행주를 끓은 물에 팍팍 삶으며 그 김이 모락모락 나는 향과 소리를 느끼며 식탁에 앉아 있습니다.
호떡집에 불난 상황에 이렇게 여유롭다니
아침엔 김밥까지 쌌답니다
어디 갈 것도 아니고 그냥 먹었을 뿐이지만 나름~
이럴때 아닌데 하면서 말이에요.
라이팅 클럽을 아껴가며 읽고 있습니다
책이 아까운 것도 그까닭이요, 바쁜 것도 그까닭이요 하지만 읽지 않고는 못 베기는 것은 너무나 책이 내 마음을 콕콕 찌르기 때문입니다.
책 첫장부터 제 중고 시절과 너무도 닮아서요.
양철나무꾼님께서 제가 보고싶단 책을 보내주셨네요.
늘 받기만 해서 극구 사양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과 스카프까지.
고마움과 기쁨과 미안함과 죄송함과 걱정과 어쩌지 하는 맘이 한번에 몰려옵니다.
사실 이 마음은 알라딘에 내내 드는 마음입니다.
이러다 마음의 빚으로 파산하는 건 아닌지.
얼마전부터 받기만 하고 입 씻고 지내는 나날들이 넘 많아서 제 마음은 거의 두근반 세근반이랍니다. 하지만 정말 하나도 잊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다 몇배로 갚을 생각만 맘으로 하지요.
작년 회사 일과 집 일로 우울증 같은 증세가 심했습니다.
병원을 안 가서 얼마나 심한지는 알 수 없지만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주르르 나는 시간, 자전거를 타고 가족모두 한강을 달리면서도 눈물이 앞으로 가려 몇번을 숨어서 눈물을 훔쳤었습니다.
억울함과 답답함과 속상함이 자세한 사연을 쓰면 배가 될 거 같아 자세한 내막도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선물보내주세요 라는 뻔뻔한 사연에 양철나무꾼님께서 멋진 뜨게가방에 양말을 보내주신게 엊그제 같습니다. 우울증책과 주역책도 보내주시고 시집도 보내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정말 이젠 지나가다 웃기도 한답니다.
어제도 그제도 그 가방을 들고 보라매 공원에 다녀왔지요.
알라딘에 고마운 분들이 많아서 저는 알라딘을 떠날 생각은 추어도 못한답니다.
양철나무꾼님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