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와퍼주니어

 

 

 

1

 

가장 추운 하늘은 모서리가 익는 중. 몇 번을 미끄러지면서도 끝내 넘어지지 않는 사람들. 퇴근하는 그림자로 축축하게 젖은 마을버스 정류장. 검은 눈, 회색 입김, 하얀 분위기. 입 있는 사람들이 말을 아끼는 저녁에, 흔들리고 흔들리며 돌아오는 저녁에, 되돌아가는 마음에, 혼자 먹는 저녁 식사에. 지나치게 넓은 테이블이 있을 작은 집으로 들어가면서도 서둘러 작아지지 않는 마음들. 가장 추운 날을 가장 추운 날로 기억하지 않겠다며 조금 더 안타까운 형용사들을 찾으려는 연약한 습관에 지지 않도록, 더러 미끄러지면서도 끝내는 넘어지지 않도록, 작아지지 않는 마음들, 작아지지 않는 마음을,



 


이를테면 아침이 다가올 때 어쩔 수 없이 품게 되는 기대 같은 것, 어제보다는 낫지 않겠어, 하고 식빵처럼 부푸는 마음 같은 것. 하지만 경애는 그러다가도 왠지 자기가 그런 것에 속아 넘어갈까봐, 그래서 또다시 무언가를 바라고 실망하게 될까봐 마음을 붙들곤 했다.

_ 김금희, 『경애의 마음』

 

  녀석이 다섯 살 무렵이었는데 어선이 들어오는 거 구경하려고 같이 라쿠르비에르로 걸어가던 중이었어요. 길 한복판에 캔버스 천으로 된 낡은 해수욕 신발 한 짝이 놓여 있었습니다. 엘리 녀석은 신발을 유심히 보며 그 옆으로 걸어가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 신발은 혼자예요, 할아버지."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어요. 녀석은 신발을 한동안 더 바라보고는 그냥 지나쳐 갔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녀석이 "할아버지, 나는 결코 저렇게 안 돼요"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물었지요.
  "저렇게라니?"
  그러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마음이 외로운 사람."

_ 메리 앤 섀퍼,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제주에 부는 바람 때문에 깃털이 다 뽑혔어요,
 발전에 끝이 없죠

 매일 김포로 도망가는 상상을 해요
 김포를 훔치는 상상을 해요
 그렇다고 도망가진 않을 거예요
 그렇다고 훔치진 않을 거예요

_ 이원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부분




2

 

결과로만 놓고 보면 2020년에는 푸코에 패배했다. 정확히 말하면, 푸코에 패배한 건지 푸코 입문서에 패배한 건지 모르겠다. 성의 역사를 읽기 전에, 사라 밀스의 현재의 역사가 미셸 푸코, 박정수 선생님의 장판에서 푸코 읽기, 오생근 선생님의 미셸 푸코와 현대성, 양운덕 선생님의 푸코를 미리 읽고 시작했더니, 목적지로 출발하기도 전에 거기가 어떤 곳인지 지나치게많이 알아버린 것이다.


먼지같이 미미한 syo의 독서력으로 성의 역사를 읽은들, 어차피 저 뛰어난 선생님들이 낚아챈 것들 이상의 뭔가를 건지기는 어려울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랬다. 성의 역사 1: 지식의 의지를 읽는 내내 나는 푸코의 그 기이함을 넘어 기괴한 문장들이 겨냥하는 바가 뭔지 이해하기가 지나치게쉬웠다. 그리고 정말 수월하게 1권을 완독하고 책을 딱 덮으며 느꼈다. , 망했구나. 내가 입문서를 너무 많이 읽어서, 입문서를 통과한 부분은 해답을 알고 푸는 문제처럼 쉽고 의미 없이 지나갔고, 입문서가 조명하지 않은 부분은 아예 시야에 포착조차 하지 않고 지나쳤구나. 그 사실을 알고 나자 도무지 다음 권을 펼칠 수가 없었다. 독을 빼야 해, 입문서 독을.

 

다행히 syo는 머리에 쑤셔 넣은 걸 잊어버리는 데 채 닷새 이상이 필요치 않은 Hi-Class Mersery Brain의 소유자이므로, 1월이 1/3 지난 이 시점에 벌써 뇌가 충분히 청순해졌다. 그래서 푸코 평전이나 다시 읽으며, 평전 속 푸코가 한 권씩 책을 내는 족족 평전 밖의 syo가 그 책을 읽는 전략을 수립했다. 그래서 오늘의 푸코.


 


푸코 가문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를 이어 모든 아들들에게 폴이라는 똑같은 이름을 붙인 것은 아마도 세월을 거역하기 위한 것인 듯하다할아버지 폴 푸코아버지 폴 푸코아들 폴 푸코……그러나 푸코 부인은 이 전통에 완전히 굴복하기를 원치 않았다그의 아들 이름은 폴 푸코이어야만 한다그건 좋다그러나 그녀는 거기에 짧은 줄을 하나 긋고 두번째 이름인 미셸을 집어넣었다호적이나 학적부에는 폴이라고 적힐 것이다그녀는 그정도에서 만족했다정작 이해당사자는 어떻게 생각했는가행정서류와는 정반대로 그는 미셸 하나만을 선택했다푸코 부인에게 있어서 그는 항상 폴-미셸이었다죽기 얼마 전에 아들의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에도 그녀가 부른 것은 언제나 폴-미셸이었다오늘날까지도 그의 가족들은 아직 그를 폴-미셸이라고 부른다왜 그는 이름을 바꿨을까? "그의 이니셜이 P-M F로 되어서 '피에르 망데스 프랑스'(1907~1982. 프랑스의 좌파 정치인총리 겸 외무장관을 지냄)와 혼동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푸코 부인은 말했다그녀의 아들이 그렇게 설명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친구들에게 그는 전혀 다르게 설명했다청소년 시절에 자신이 그토록 증오했던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디디에 에리봉미셸 푸코, 1926~1984, 12-13

  

어려서부터 푸코는 아버지가 싫었다. 그런 푸코가 아버지도 싫었다. 장남 녀석이 자기 뒤를 이어(그리고 자기 아버지와 장인의 뒤를 이어) 의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장래 대머리가 될 아들 녀석은 의사의 길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역사학인지 철학인지 문과애들이나 하는 걸 하겠다고 설쳐댄다. 옛말에 어른 말씀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그랬거늘, 내 말을 들었으면 버젓이 의사가 되었을 텐데 끝내 지 맘대로 하니까 고작 생전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고 사후에는 철학사에서 이름이 삭제되지 않을 전설적인 인물이 되어 후대까지 칭송이나 받고야 만 것이지! 푸코도 만만치 않았다. 가족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이름 폴(할아버지도 폴 푸코, 아버지도 폴 푸코, 하마터면 그도 역시 폴 푸코)을 버리고, 엄마가 만들어준 이름 -미셸중 미셸만을 추출하여 미셸 푸코로서의 삶을 선택한다.

 

현재 푸코는 프랑스를 떠나 스웨덴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푸코의 다음 소식은 다음 이 시간에…. 

 

 

 

--- 읽은 ---



8. 한동일의 공부법

한동일 지음 / EBS BOOKS / 2020

 

사실 공부를 잘하는 비법은 이미 다 밝혀졌다. 키보드만 몇 번 뚱땅뚱땅 두드리면 우리는 즉시 그 비법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비법秘法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하다. 그러니까 학이시습지, 혹은 그 이전부터 시작되어 세상에 전개된 무수한 공부법 책들은 거진 다 같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굵직한 몇 개만 남겨놓고 다 죽여야 하는가? 뭐 그래도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나쁠 것은 없다. 비슷한 영양소를 함유한 요리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건, 맛의 스펙트럼이 넓어져 먹는 이 각자의 취향을 바투 겨냥하는 건, 널리 인간에게 이로운 일이니까. 그리고 이 책은 따뜻한 라틴어 맛이 난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다.

 

앞으로 20년간 무엇을 할까요가난했던 소년 시절 제 기도는 하느님제게 하루 세끼의 정갈한 식사를 주십시오였습니다지금은 여러 면에서 부유한 사람이 됐습니다요즘 기도는 그렇게 가난한 사람을 이렇게 부유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셨으니 이제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쳐주십시오입니다앞으로 얼마나 살지 모르지만살아 있는 동안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려 합니다모든 인간은 자기 나름대로 삽니다suo more vivere, 수오 모레 비베레.’ 저도 저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이제까지 해왔던 공부는 긴 인생에서 최선을 다한 하나의 매듭이었고저의 진짜 공부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다시 공부하는 노동자로 살고자 합니다.

한동일한동일의 공부법

 

 

 


9. 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김윤성 지음 / 푸른향기 / 2020


제목보다 아름다운 꼭지는 없었다. 여행으로 은유할 여력이 없어 은유로 여행하는 사람은 배가 아프다.

   

여행에서 만나는 예기치 못한 색깔은 작은 팔레트에 머물고 있는 내가 가진 색깔의 한계를 자주 넘어서곤 했다그때마다 왜 여행을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여행을 통해 색깔의 한계뿐만 아니라스스로 알지 못했던 한계들이 하나하나 무너지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윤성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10. 아무튼, 떡볶이

요조 (Yozoh) 지음 / 위고 / 2019

 

머나먼 하늘 저 높은 곳 어딘가에 영혼의 커다란 바위가 있어서 위대한 누군가가 그 바위를 쪼아 돌멩이를 만들어 세상에 뿌린다고 상상해보았다. 아마도 요조 선생님과 syo는 같은 정을 맞고 튕겨나간 돌조각 몇 개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다른 책에서, 미루고 미루다 겨우 써냈으나 이게 독후감이냐는 평을 받는 글쓰기의 슬픔을 토로했을 때, syo는 처음 그것을 느꼈다. 그 순간, 쓴 사람이 이 사람이고 읽는 사람이 나라면, 뭐든 읽기에 괜찮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고, 꾸준히 그 생각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귀여움을 대하는 요조 선생님의 마음가짐을 접하며, syo는 다시금 영혼의 안정감을 느낀다. , 귀여움, 그것을 빼 버린다면 우리 우주는 그냥 한 줌만 남는 것이다.

 

이렇게 작은 인간의 눈동자와 입술과 손가락을 보면서 나는 귀여움의 공포에 대해서 생각했다나는 진짜 무서운 것은 귀여움이라고 생각한다그걸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악마가 시커멓고 꼬리가 길고 눈알이 빨갛고 이빨이 뾰족하기 때문에 세상이 아직 안전한 것이다제하 같은 애가 악마였다면 세상은 진즉에 끝났어그런 생각을 하면서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요조아무튼떡볶이

 

 

 


11.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4

 

행복은 사적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적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 사적인 것들만은 아니다. 어떤 것이 행복인지를 정의하는 것은 개인의 영역이지만, 그가 정의한 것들을 제공할 능력과 의무가 있는 것들은 공공의 영역에 속할 수도 있다. 그래서 논의의 장은 여러 곳에서 펼쳐져야 한다. 행복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개인의 공간, 개인이 정의한 행복을 위해 사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정하는 공적 공간, 그리고 그렇게 정해진 것들을 서로에게 주고받기 위해 노력해야 할 개인과 사회 가운데 쯤에 있는 제3의 공간. 길은 멀고, 날은 춥다.

 

  당신도 행복하고 싶습니까그러면 당신의 나라를당신이 속한 공동체를 기본이 되어 있는 사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대한민국을 행복사회로 만들기 위해동창회에 나가 "나는 웨이터다우리 아들은 열쇠 수리공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기 위해부당한 실직과 불안한 노후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오연호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12. 도쿄에 왔지만

타카기 나오코 지음 / 고현진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7

 

작정하고 도쿄에 왔지만 제대로 되는 일은 없었어요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후회한 적도 있었어요하지만 제가 도쿄에 온 것으로 제 인생도저와 인연을 맺은 사람의 인생도이렇게 조금씩 함께 변해가는 거겠죠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조금 더 이 도시에서 열심히 살아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타카기 나오코도쿄에 왔지만

 

서울에 오는데 어떤 작정 같은 것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겨냥하던 학교가 대전에 있거나 포항에 있거나 했기 때문에, 대학을 가면 대구를 떠날 거라는 건 당연했지만 도착지가 서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대전과 포항을 차례로 실패하자 syo는 재수에 뜻을 품었고, 모교의 현수막을 위해 가지도 않을 서울의 어느 학교, 가장 만만하다 싶었던 과에 뜻없이 지원했다. 그때였다. 그러니까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겠는데, 그때 서울에 처음 간 것은 아니었지만, 그때 서울에 처음 간 것이었다. 2004년 이맘때였던 것 같고, 그 학교 기숙사는 이상하게 추웠지만 그래도 나는 서울이 그냥 좋았다.

 

붙어도 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인지 편하게 마음먹은 면접은 잘 진행되었고 결과도 좋았다. syo는 학교 현수막에 한 줄을 추가했고(공부 못하는 학교라 두 줄이 다였다), 그 공로로 100만원을 받으며 졸업했다. 그리고 재수학원에 들어갔고, 실패했다. 결국은 대전도 포항도 가지 못했다. 뜻밖의 서울행이었다. 기숙사가 추웠던 그 학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서울에 간다는 게 그냥 좋았다.

 

작정하고 서울에 오지 않은 syo는 별로 작정하고 살지 않았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살았고, 읽고 싶은 것을 읽었으며,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다 사랑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후회한 적은 없었고, 그렇게 살지 말았어야 했는데 후회하는 대목은 적지 않다. 나는 서울을 좋아하지만, 서울에서 고생한 어떤 사람들처럼 차가운 도시의 이면을 핥아본 적도 없고, 개인들이 싸락눈처럼 저마다 흩날리며 외로워한다는 서울의 인간관계에 허망해 해본 적도 없다. 어디서 살았건 높은 확률로 나는 지금처럼 이렇게 살았을 것이지만, 나는 서울이 그냥 좋았고, 지금도 서울이 그냥 좋다.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른다. 그냥 점점 넓어지는 서울의 어느 한 귀퉁이에서, 불안과 무덤덤함 사이에서 널을 뛰면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 읽는 ---


미셸 푸코, 1926~1984 / 디디에 에리봉

나를 위한 현대철학 사용법 / 다카다 아키노리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 박민영

베르그송 / 황수영

정희진처럼 읽기 / 정희진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 / 박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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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1-11 13: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할아버지 폴 푸코, 아버지 폴 푸코, 아들 폴 푸코…….
할아버지 폴 푸코, 아버지 폴 푸코, 아들 폴 푸코…….
할아버지 폴 푸코, 아버지 폴 푸코, 아들 폴 푸코…….
할아버지 폴 푸코, 아버지 폴 푸코, 아들 폴 푸코…….


푸코.......

syo 2021-01-11 13:45   좋아요 2 | URL
그 집안의 명맥은 당연히 이어지고 있을 텐데,
지금쯤 어딘가 6살의 폴 푸코가 유치원을 다니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ㅎㄸ

비연 2021-01-11 16:5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폴푸코 도돌이표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1-11 17:01   좋아요 1 | URL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임에는 분명합니다.....

공쟝쟝 2021-01-11 19:49   좋아요 1 | URL
폴 미셸이야~ ㅋㅋㅋㅋㅋㅋ 폴 미셸 푸코 ~~ (저도 디디에 에리봉 읽는 중)

반유행열반인 2021-01-11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오늘 11일인데 12권 읽은 사람 뭐지...뭐죠... 저는 그 반절 겨우 봤는데 난 뭐지...

붕붕툐툐 2021-01-12 00:27   좋아요 1 | URL
그 반절의 반절 읽은 사람 여기 있어요!!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1-12 08:25   좋아요 1 | URL
헤헤 그래도 읽었다는 게 중요한 거쥬?

syo 2021-01-12 09:26   좋아요 2 | URL
2021년에는 365권을 달성하여 하락세에 있는 독서량 반등의 원년으로 삼는가.....

붕붕툐툐 2021-01-12 09:48   좋아요 1 | URL
요~ 쇼님~ 독서량 반등의 해~ 요즘같은 주식 광풍의 시대에 작명 센스 구웃~👍

붕붕툐툐 2021-01-12 09:48   좋아요 1 | URL
반열님, 맞습니다. 그냥 꾸준히 읽고 있다는데 의의를!!^^

2021-01-11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2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1-01-11 15: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제목을 계속 (3번) 치즈와 주니퍼, 라고 읽어요. 저 문제 있죠!!😢 오늘 글 완전 😍

syo 2021-01-12 09:2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치즈와주니퍼.
망했다 이제 버거킹 갈때마다 생각나겠내요.

라로 2021-01-12 16:57   좋아요 0 | URL
주니퍼 뭔지 알죠??ㅎㅎㅎㅎㅎㅎㅎㅎ

syo 2021-01-14 23:20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주니퍼는 가수인데.....
노래방에서 남자애들 여럿 뒷목잡게 만들었는데.....

공쟝쟝 2021-01-11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입문서를 읽으면 그런 오작동이 있군요..... 알기도 전에 알아버리는 오작동 ㅋㅋㅋㅋ 한 수 배웠어요.

syo 2021-01-12 09:30   좋아요 1 | URL
입문서 쳐돌이의 위엄이 드러난다!! 으하하하

공쟝쟝 2021-01-12 14:19   좋아요 1 | URL
삐삐 신조어 감별위원회에서 나왔습니다 쳐돌이(x) 처돌이 (0) 신조어 습득을 게을리하지 맙시다

반유행열반인 2021-01-12 14:28   좋아요 0 | URL
나는 제대로 썼다 처돌이 삐삐

syo 2021-01-12 14:30   좋아요 1 | URL
좋겠다.... 어디 학원들 다녀요??
연습장에 적어놔야겠다.
쳐돌이(x) 처돌이(o)

감별 위원회 감사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1-12 14:53   좋아요 0 | URL
처갓집 양념통닭 마스코트 하면 금방 외워요

stella.K 2021-01-11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짝 좋아요만 누르고 가려고 했는데
저기 한동일 교수의 책 땜에 댓글을 안 쓸 수 없잖아욧. 흥!
저는 한동일 교수도 좋고 최근 주원준 교수와 한승찬 교수도 좋아하게 됐어요.
어쩌면 좋습니까?ㅠㅠ ㅋㅋ

syo 2021-01-12 09:31   좋아요 0 | URL
교수에 약하신 스텔라님 ㅋㅋㅋㅋ
어쩌긴요, 다 읽으시면 되지요. 화이팅 ㅎㅎㅎ

stella.K 2021-01-12 19:20   좋아요 1 | URL
ㅎㅎㅎ 교수에 약하다기 보다
.카톨릭의 그 학풍이 좋은 거죠.
장중한 뭔가가 느껴지잖아요.
대충 장중한에 약한 걸로 하죠.ㅋㅋ
근데 가톨릭 대학여 여학생도 있나 모르겠어요.‘
거긴 왠지 남학생들만 있을 것 같은...

사진 좋습니다. 원근법이 살아있는 게.ㅋ

추풍오장원 2021-01-13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코 평전은 정말 재미있는 책입니다..^^

syo 2021-01-14 23:18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좋은 책이고 잘 읽히는 것 같아요. 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2-01-30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판푸코 읽다가, syo님 1월달 올리신.리뷰인줄 알고 드뎌 귀환이시네여 환영하려다 보니.2021년.글이네요..흑.디디에 에리봉의.책도 필히 읽겠습니다 소개해 주신부분들 보니.군침뚝
 

 

 

하는 이야기 아니고 말하는 이야긴데요

 

 

 

대뜸 정상위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진 것이다. 아니 그러니까, 그게 뭐고 뭐 어떻게 하는 건지는 잘 알면서 정상위라는 단어의 정체는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아무래도 정상正常일까? 혹은 정상正像?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정상定相이면 예쁘겠지. 하지만 정상正上이라든지 정상頂上이라면 그야말로 최악인데…….

 

정답. 정상위(正常位). 최악은 면한 것으로.

 

그렇지만 어째서 정상위가 정상正常인 것일까? 스무 살 꼬꼬마 시절에 읽었던 히라노 게이치로의 데뷔작 일식에 후배위 하는 거인의 그림자(거인 자체였나? 사실 가물가물)가 하늘에 전개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짐승처럼섹스하는 동작 자체가 거인만큼 전복적이라는 듯이 서술되어 있었다. 이런저런 소설 속에는 정상위 이외의 자세는 점잖지 못하거나 심지어 흉하고 저열한 자세라는 관념에 사로잡힌 핵꼰대들이 등장하곤 한다. 좀 더 매섭게 눈을 뜨고 보자면, 성관계 시 남성이 동작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자세를 정상적이라고 명명하는 것을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관점은 권력적이기도 하다. 섹스를 둘러싼 이미지들, 섹스-속의-여성을 대상화하는 많은 단어들과의 연관성을 생각해보면 지배-피지배, 정복-피정복의 이분법적 관계를 형상화하는 권력 작용과 정상위라는 단어가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섹스를 권력 표현의 장으로 보는 이런 관점은 설득력도 있고 이미 전통도 있다. ‘정상위라는 단어는 자체로 착취적인 것.

 

게다가 21세기에 이르러 이 정상이라는 말이 굉장히 위험한 어휘로 자리매김해 버렸다. 외연 바깥에 자리한 모든 존재에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비정상의 자리를 부여하고 마는, 마치 배제의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악마의 혓바닥 같은 단어. 일단 기분이 나쁘다. 카마수트라에 등장하는 수많은 자세들이 죄 들고 일어나 우리는 뭐 비정상위냐고 득달같이 따질 것 같은 느낌이다. 정상위로 진행 중에 자세를 바꾸려고 하자 파트너가, 너 지금부터 비정상위를 시도하려고 하는구나- 라고 말하는 장면은 섹시하지 않군요. normal position이라는 데서 착안하여 보통위랄지 보편위랄지 하는 식으로 불러봤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 같은 문제가 있다. ‘무난위는 어떨까 생각해보았는데 세상에는 그 자세가 길어지면 무릎이 무난하지 않은 사람도 있어서 역시…….

 

그렇다면 영어의 man-on-top처럼 남성상위자세라고 부르면 괜찮을 듯도 한데, 사실 남성상위라는 표현은 보통명사라기보다는 집합명사에 가깝다는 게 문제다. 저 단어를 한가지 자세에 부여해버리면 다종다양한 자세 중 남성이 위에 위치하는 자세를 통칭하여 말하고자 할 때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남성상위자세말고 남자가 위에 있는 다른 자세들 말인데라는 길고 지루한 표현을 반복해야 하거나.

 

결국은 그 자세에 맞는 고유명사를 부여해야 한다. 영어권에서는 missionary position이라고 부르던데 그 문화권 밖에 있는 이들에게 저 단어는 ‘a182-k7 position’(막 만듦)처럼 그냥 새로 외워야 하는(하지만 연상작용을 통해 a뭐시기 그것보다는 다소 외우기 쉬운) 단어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우리가 쓰는 언어라는 게 이렇다. 권력작용에 복무하거나, 문화에 염색되었거나, 자체로 배제를 수행하거나, 한 어휘가 다른 어휘의 자리를 빼앗거나, 한없이 길어지거나, 그냥 외워야 하는 낱말들의 집합체로 환원되거나. 소실 없는 전달은 물론 불가능하고, 내가 다소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크게 불편하게 만드는 불균형한 시소 위에 올라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언어 밖에서 사고할 수 없다. 언어의 한계가 사고의 지평을 긋고 사고의 지평이 다시 인간의 한계선을 긋는 것이라면,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더 나은 사고를 하고 더 나은 사고를 위해 더 나은 언어를 주조하는 작은 일이, 그저 작은 일이기만 할까.

 

좋은 말을 고안하는 것은 좋은 사람을 도안하는 일이다.

 

 

--- 읽은 ---



5.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20

 

중학생쯤 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귀여운 도형 책이다. 도형 공부와 인생 공부를 버무려서 한 숟갈로 떠먹여 주는 저자 선생님의 마음이 따뜻하다. 이런 식이다.

 

  이렇게 다각형들은 삼각형 덕분에 자신의 내각의 크기의 합을 쉽게 알게 되었어다각형들은 내각의 크기의 합이라는 문제를 삼각형으로 분해하는 방법을 통해 해결한 거지.

  인간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야자신을 보다 더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분해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다각형도 자신을 삼각형으로 분해하고 그 내각의 크기의 합을 이용해 자신의 내각의 크기의 합을 구했잖아도형뿐만 아니라 수의 정수도 소수의 도움으로 자신을 소인수분해함으로써 자신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어.

  수뿐만 아니라 문장도 주어서술어목적어 등의 문장 구성 성분들을 분석하고 분해할 때 의미를 더 깊게 파악할 수 있잖아전체의 성질이 부분들의 성질에 담겨 있기 때문에 전체를 부분으로 분해할 때 보다 더 자세하게분명하게 자신의 모습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것 같아.

최영기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6.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 지음 /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

 

생존을 위해 북클럽인 척 해보았는데 그 북클럽 때문에 생존하는 귀엽고 다정한 사람들의 웃었다가 울었다가 인생 이야기. 수전, 당신은 한낱 조연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누구보다 당신이 웃겼어요.

 

그때도 놀라웠고 지금도 여전히 놀라운 점은서점에 들어와 어슬렁대는 숱한 사람 중에 자기가 진정 뭘 찾는지 아는 이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에요그냥 슬렁슬렁 둘러보다가 취향에 딱 맞는 책이 눈에 들어오길 바라는 거죠어쩌다 그런 책을 찾으면출판사의 선전 문구를 믿지 않을 만큼 똑똑한 사람이라면 점원에게 가서 세 가지를 묻겠죠무엇에 관한 책인가당신은 읽어봤는가읽으니까 괜찮던가?

매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7. 을의 철학

송수진 지음 / 한빛비즈 / 2019

 

모든 독해는 어느 정도는 오독이고 대부분의 이해는 얼마만큼 오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읽은 칸트와 너가 읽은 칸트가 다를 수 있고, 우리 두 사람이 읽은 칸트 중 어느 칸트가 칸트 자신이 쓴(그러므로 읽은) 칸트에 더 가까운 칸트인지는 물론 중요한 문제지만, 그건 사람에 따라 크게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고 작게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확실히 더 중요한 문제는, 그래서 두 사람 중 누가 칸트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더 멀리 끌고 갔느냐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철학 입문서나 개론서는 아니고 철학을 삶에 비비고 버무리는 방법의 입문서나 개론서다. 같은 장르의 다른 책들보다 특출나지는 않은 것 같다. ‘2019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라고 한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그것이 설령 세상이 원하지 않는 것일지라도 자신이 원하면 자신만의 철학이 될 수 있다만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죽이라는 임제 스님의 말은 그런 뜻이다.

  자기 삶을 해석해보자해석을 시작하는 순간 누구든 니체가 말하는 철학자가 된다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완충지대에 모른 척 있다가는 세상의 탁류에 쓸려갈 수밖에 없다.

송수진을의 철학

 

 

 

--- 읽는 ---

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 김윤성

정희진처럼 읽기 / 정희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오연호

한동일의 공부법 / 한동일

나를 위한 현대철학 사용법 / 다카다 아키노리

아무튼, 떡볶이 / 요조

인간 루쉰 / 린시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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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2021-01-06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자꾸 야한 글 쓰구 그르세요~

syo 2021-01-06 20:41   좋아요 2 | URL
이게 야하다니, 대체 뭐 어떻게 살고 계시는 거예요.....

단발머리 2021-01-06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둘 중 하나만 해야지요! 야한데 고급지면 반칙입니다. 에헴!!

syo 2021-01-06 20:54   좋아요 1 | URL
대체 뭐가 야하다는 거예요.
나 지금 시동도 안 걸었어?!

반유행열반인 2021-01-06 20: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걍 올라 온나, 올라 가께, 하죠 뭐...

syo 2021-01-06 21:44   좋아요 3 | URL
다들 이 댓글 보시라구요. 이게 야한 거지!

반유행열반인 2021-01-06 21:44   좋아요 1 | URL
이게 왜 대체 뭐요!!!!

syo 2021-01-06 21:44   좋아요 2 | URL
🙄

공쟝쟝 2021-01-06 21:47   좋아요 2 | URL
이게 야한거지 ㅋㅋㅋㅋ

비연 2021-01-06 21:48   좋아요 3 | URL
말로 해야 하나요? 올라 온나 올라 가께.. 이렇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syo 2021-01-06 21:49   좋아요 3 | URL
이것 봐. 야한 글은 이런 거야.
사람들이 다 어쩐지 신명이 났잖아!

반유행열반인 2021-01-06 21:50   좋아요 2 | URL
제 전문분야를 찾은 기분입니다...기분 탓이길...

비연 2021-01-06 21:51   좋아요 2 | URL
누..누가 신명이 났..??????
그냥 question. ㅋㅋㅋㅋ

syo 2021-01-06 21:53   좋아요 2 | URL
신명나는 주제 덕분인지 댓글 수가 좋아요 수를 초과했네요.

비연 2021-01-06 2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흠.... 뭐라고 댓글을 달아야 하나...;;;;;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넘 좋죠?^^;

syo 2021-01-06 21:4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1-06 21: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님 댓글 정화시스템 작동시키다 아래 댓글에서 이내 포기 ㅋㅋ

수이 2021-01-06 22:2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댓글 놀이에서 그대가 짱!

공쟝쟝 2021-01-06 2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 기념으로 정상위에 대응할만한 언어를 만들어 전파를 시켜보심이.. 알라딘 서재마을ㅇㅔ서라면 가능하다!!

비연 2021-01-06 21:52   좋아요 2 | URL
나 하나 생각났는데 말 안할래요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1-06 21:54   좋아요 2 | URL
야, 타. (주도적임)

syo 2021-01-06 21:54   좋아요 3 | URL
경진대회를 개최할까? ˝syo배 정상위 대체 낱말 경진대회˝

공쟝쟝 2021-01-06 21:5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좋은 대회다 상품 걸자!!

붕붕툐툐 2021-01-07 22:43   좋아요 0 | URL
비연님,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제 글에 비밀 댓글로 남겨주심 안될까요?ㅋㅋㅋㅋ

syo 2021-01-07 22:53   좋아요 1 | URL
툐툐님, 그런 밀거래는 시장질서를 교란하므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모운 2021-01-06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상위는 앙와위(仰臥位)라고도 한대. 여자가 누워서 위를 보는 자세라서.tmi

syo 2021-01-07 20:54   좋아요 1 | URL
앞으로도 종종 이렇듯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주시길 바라요....

이하라 2021-01-06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작명의 의지가 일어나는 것 같아요. 그래도 1,2,3,4체위를 정하면 되지않나 싶은 건 너무 단순한 건가요.

syo 2021-01-07 20:55   좋아요 2 | URL
너무 1234는 조지오웰적인 것 같습니다.... 자 우리 1 다음에 4 다음에 2로 갔다가 가능하면 7로 마무리 해보자, 라고 말하는 걸 상상해보니 슬프네요. 체위가 체조도 아니고...

독서괭 2021-01-06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상위란 단어 하나에 저렇게 심오한 생각까지 나아갈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댓글 마구 달리는 거 넘 재밌고 유쾌하네요 ㅋㅋ 자려고 누웠는데 대체어 고민하다 잠못이룰듯요 ㅋㅋ

syo 2021-01-07 20:56   좋아요 1 | URL
누구나 마음 속에 쓸만한 대체어 하나쯤은 품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엉큼 듭니다.

scott 2021-01-06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요님이 붙인 🔥에 우리모두 활활 댓글이 달리는 중 ㅋㅋㅋ

syo 2021-01-07 20:56   좋아요 1 | URL
별 거 아닌데 🔥들 붙고 그러셔들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1-01-07 19: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다 신명이 났잖아!˝ ㅋ syo님과 반유행열반인님의 댓글 랩배틀 보는 듯^^ 갑자기 푸후훗, 웃음 소리가 나옵니다. 언어의 달인이신 분들!

syo 2021-01-07 20:57   좋아요 2 | URL
정말 이야기 안 꺼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로 열광적이었습니다....
 

 

오보일배

 

 

 

1

 

새해, syo 자신에게 한 첫 번째 질문은, 니가 다섯 권을 읽었으면 그 중 한 권이라도 리뷰로 토해내야 사람 자격 있는 거 아니냐, 양심상- 이었다. 양심良心. 표준국어대사전은 그것을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라고 정의하는 데, 그렇다면 표준과 국어와 대사전의 성삼위일체는 아무래도 syo가 변별력 없고 도덕적 의식이 멀건, 그야말로 개차반이라고 선고하고 싶은 모양이다. 개차반. 그것을 표준국어대사전은 개가 먹는 음식인 똥이라는 뜻으로, 언행이 몹시 더러운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적시한다는 점을 또한 거론할 만하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새해는 왔어도 리뷰를 쓰지 않는다면 syo란 그저 새해에 새로 싼 똥일 뿐이고, 표준국어대사전은 도무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줄 모르는 냉혹한 언어 살인기계라는 것이다…….

 

 

 

2

 

카드회사에서 문자가 오기를, 12syo의 대중교통 이용 건수는 3, 총 교통비는 3,300원이라고 한다. 집 밖에 어지간히 안 나간다는 거, 내 몸뚱이라서 내가 제일 잘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였다고!? ,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코로나 시대의 참시민을 목도하고 계십니다.

 

이제 상남자의 시대는 끝났다, 밝아오는 새 시대는 방남자의 것이다…….

 

 

 

3

 

연말연시에는 대구에 있었다. 친구 호밀이 일터 근처에 작은 오피스텔을 구한 덕에 코로나 시기에도 우리 패밀리(syo, , 호밀, 박곰돌 : 5인 미만입니다)는 작당 모의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11일이었다. 모여서 대충 치킨이나 시켜 먹을 줄 알았더니, 근래 요리에 꽂혔는지 호밀이 직접 손님 대접을 하겠다고 오전부터 수선을 떨어대는 것이었다.

 

<돼지 탐험대 단톡방>

- 호밀 : 어제 장 봐놓고 지금 음식 준비 중임. 오늘 저녁에 보면 될 듯?

- syo : 굿.

- 三 : 굿굿.

- 박곰돌 : 굿굿굿.

- 호밀 : 1. 슈바인 학센 / 2. 투움바 파스타 + 치킨 + 3종 치즈를 곁들인 감자튀김 / 3. 스테이크 + 순두부찌개 + 버섯곤드레밥 / 4. 치즈케이크 + 초코브라우니 + 생딸기쉐이크

- 三 : 22222222

- syo : 닥치고 2번 아니냐.

- 박곰돌 : 곤드레…….

- 호밀 : 아니, 니들한테 선택권 따위는 없다. 왜냐하면 이건 1234 다 나오는 코스요리거든.

- syo : 😲!!!!!!!

- 三 : 😨!!!!!!!

- 박곰돌 : 😱😱😱😱곤드레!!!!!!

 

호밀. 그는 점심나절부터 브라우니와 치즈케이크를 미리 구워놓고(오늘을 위해 90만원짜리 오븐을 샀다는 호기로운 구라는 존경심으로 상쇄), 딸기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는 쉐이크를 미리 제조하고, 스테이크를 숙성시키고, 매실이 들어간 독창적인 치킨소스를 창조하는 등등의 일을 하며 우리를 기다렸다. 그리고 19시에 집합이 완료되자 숙련된 셰프처럼 착착착 코스 요리를 내왔는데, 마지막 브라우니를 입에 집어넣으며 아씨의 발, 겁나 배 터져!를 외쳤을 때가 2230분이었다. 네 명 합쳐 350kg에 육박하는 우리 돼지돼지 패밀리의 배를 터뜨리고도 남음이 있던 저 막대한 식량의 flow를 부드럽게 감당한 호밀. 그의 재바르고 정밀한 손과 우리가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며 씨익 웃던 그의 어미새 마인드를 다시 칭송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렇게 기름진 육폭식을 마친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새벽 1시까지 무려 <리틀 포레스트>를 감상했다고 합니다…….

 

칼로리 폭탄으로 우리 일당의 배를 빵 터뜨린 호밀이를 syo202111일부로 윤봉길 선생님과 동급으로 존경하기로 결심했다.

 

 

 

--- 읽은 ---



1. 마흔에 관하여

정여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

 

새해 벽두부터 이런 책을 읽고 말았지만, 아직 마흔은 아니랍니다.

 

일단 좋다. 아름답고, 든든하다. 에세이스트 정여울 선생님의 기량이야 논할 필요가 없지. 그렇지만 선생님의 책을 두 자리수로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또 이런 것은 있다.

 

알라딘에 정여울이라고 때려 넣으면 찾아지는 국내 도서의 수가 64종이다. 대부분 에세이고. 그러면 당연히 작가가 자신의 글로 겨냥하는 분야가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 인간이 무언가에 대해 책을 쓸 만큼 정통해지는 일이란 쉽지 않으니 종횡무진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 결국 이야기는 겹치거나 얇아질밖에. 그렇게 자연스레 쓸 말은 줄어드는데 한 권을 채워내려면 중언부언을 동원해 길게 써야만 한다. 그러면 이번에는 밀도가 감소하고 마는데 또 그걸 막으려면 내용의 유사를 표현의 다채로움으로 메꿔야 한다. 여기까지 오면 어떻게든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한 권의 제대로 된 책을 뽑아낼 수는 있는 것 같다. 각자 자신의 색을 자랑하지만 실은 유사한 말들일 뿐인 문장들의 반복된 공격은 지나치게 현란한 느낌을 줄 때가 있다. 마치 해가 두 개 뜬 하늘처럼. 그리고 그런 느낌은 작가의 여러 책을 읽다 보면 더 크게 다가온다. 1년에도 책이 두세 권씩 나오는 다작 에세이스트의 슬픈 숙명 중 하나는, 그의 책 한두 권을 새로 접한 이에게는 더없이 달콤하지만, 십수 권을 읽는 단골손님에게는 도리어 그렇지 못하게 되는 일이다.

 

결론. 아름답지만 필연적으로 다소 중언부언.

 

  중년은 결코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이 아니다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비로소 나 혼자만의 힘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시기지혜와 용기를 굳이 저 멀리 타인의 참고문헌에서 꺼내오지 않고 나 자신에게서 바로 참고할 수 있는 시기그리하여 내 안에 깃든 밝음과 향기만으로도 능히 내 세상을 지탱할 수 있는 뱃심이 두둑해지는 시기그것이 바로 찬란한 마흔이라는 시간이다.

정여울마흔에 관하여

 

  

 


2. 아침 3분 데카르트를 읽다

오가와 히토시 지음 /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17

 

이번에는 진심이다. 자기계발과 철학을 버무린 책은, 그리고 그 책이 일본에서 건너왔다면, 이제 더는 읽지 않아야겠다.

 

이런 대목이 있다.

 

  가슴 아픈 경험이 하나 있다. 철학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던 무역상사 신입사원 시절의 이야기다. 대기업에 입사하여 스스로 위대하다는 착각에 빠진 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난 척 함부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특별히 아는 척을 했던 것은 아니고 정말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다, 오만이다. 함부로 판단을 내렸다가 나중에 상사로부터 자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나?”, “그런 말을 했다면서?”라는 질책을 듣고 후회하곤 했다. 그때는 나 자신의 잣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잣대로 사물을 판단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후에, “자신감을 가지고 단언하라는 명제를 중심으로 이런 대목도 등장한다.

 

  한번 상상해보자자신감이 없는 의사가 다음과 같이 자신의 소견을 말한다. “아마 약으로도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수술을 하면 아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말을 듣는다면 환자는 불안을 느끼고확신하지 못할 것이다. “이 수술을 하면 반드시 좋아집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의사가 아니라면 환자나 보호자는 수술을 맡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앞의 의사의 예는 극단적일 수 있지만 사실 자신감을 어떤 직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물론 이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전제를 붙이지만, 그건 뭐 김치볶음밥을 김치와 밥을 볶아서 만든다는 말이라서 별로 언급할 가치가 없다. syo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이것이 철학서라면, 저 두 개의 대목이 상충하는 지점을 해소하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야 한다. 뒷 문단에 등장하는 의사가 앞 문단의 저자처럼 특별히 아는 척을 했던 것은 아니고 정말로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 수술을 하면 반드시 좋아진다고 자신있게 단언했다가 실패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면 어떨까. 내가 아는 것이 진짜로 아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혹은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그 불가능성에 대해) 다루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 책이 지식에 대한 회의의 상징인 데카르트를 다룬 책이라서 아쉬움이 더 크다.

 

  중요한 것은 머리를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점이다바꾸어 말하면 모든 일을 대할 때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다예르 들어, 1+1=2라는 것은 누구나 지식으로서 알고 있다하지만 “1+1?”이라는 질문을 듣고 기계처럼 “2”라고 대답하는 것과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화학 반응에 따라서는 무한대가 될 수도 있다.”라고 대답하거나 성질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1이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오가와 히토시아침 3분 데카르트를 읽다


  

  


3. Chaeg 2020. 12

()(월간지) 편집부 지음 / ()(잡지) / 2020

 

늘 느끼지만 이 잡지 참 든든하다. 그리고 점점 전지윤 에디터님의 팬이 되고 있다. 그래놓고 막상 발췌 포인트는 지은경 편집장님의 걸로 따오네.

 

  어쨌거나 우리는 사회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될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최소한의 연결만을 유지하며 사회가 보기 좋다고 정해 놓은 많은 허상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연습을 해 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우리 뜻대로 될 수 없는 여러 가지 허상을 찾아다니며 그것이 유일한 의미인 양 살기보다는 실제인 것을 바라보고 만족하는 삶이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는 삶이 아닌 스스로 계절과 자연을 느끼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은경허상이 이상인 세계

 


 


4.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에이브러햄 플렉스너,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지음 / 김아림 옮김 / 책세상 / 2020

 

기초과학 연구 지원 미흡이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어제오늘 문제도 아니고, 매번 노벨상 시즌마다 반복되어 지적되는 걸 보면 아직 해결된 문제도 아니다. 이 책 역시 요약하자면 결국 그 말이긴 하다. 그래도 다른 방식으로 읽어 볼 여지도 있다. 이를테면 사내에서 업무와 관련 없는 자유로운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어떤 기업의 생산성에 대한 고찰이랄지, 아니면 쓸모없는 인간에게 어떤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랄지……. 왜 이 책을 읽었는지 들켰군. 실은 제목을 보고 유추적용의 욕망이 일었던 것이다. 쓸모없는 인간으로 산다는 건 이렇듯 저거라도 잡아보면 나아질까 싶은 지푸라기들이 사방천지에 둥둥 떠다니는 삶을 사는 일이다.

 

  응용된 연구와 아직 응용되지 않은 연구라는 구별법을 따르는 일은 현명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다수많은 중요한 방식으로 사회에 공급되는 과학적 혁신을 가동하고 장려하기 위해서는잘 관리된 금융 자원에 접근하는 것처럼 연구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개발하는 것이 더욱 생산적이다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단기 투자는 물론본질적으로 더욱 위험하지만 어마어마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장기적인 투자를 포함한다건강하고 균형 잡힌 생태계라면 상호의존성과 피드백 고리가 어우러져 복잡한 망을 육성할 수 있는 완전한 범위의 학문을 지원할 것이다.

에이브러햄 플렉스너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 읽는 ---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 최영기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 메리 앤 셰퍼, 애니 배로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오연호

을의 철학 / 송수진

육식의 성정치 / 캐럴 J. 아담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다나베 세이코

실험실의 진화 / 홍성욱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 김훈종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클림트 / 전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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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1-0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운 돼지돼지 패거리를 배부르게 하신 진짜 존경스러운 호밀 선생님...그래서 다음 쓰실 리뷰는 무엇인가요. 궁금합니다. (맞은 데 또 때림)

syo 2021-01-04 14:24   좋아요 2 | URL
네. 정말이지 호선생님은 의롭습니다!
그리고 새해 첫 리뷰는 아무래도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 아닐까 하고 있습니다 ㅎ

얄라알라 2021-01-0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남자 아니라 방남자 ㅋ점잖게 지나가려다 너무나 재밌어서^^호밀친구분 대단하신 애정꾼이시네요. 친구를 향한 애정

syo 2021-01-04 14:25   좋아요 1 | URL
니들이 먹는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 이러는데, 진짜 배가 많이 불러있더라구요..... 언행일치에 깜놀.

행복한책읽기 2021-01-04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준국어대사전 정의는 개나 줘버리구요(개 비하 발언일까요ㅋ), 리뷰랑 페이퍼랑 뭐가 다른지 몰라 다 리뷰로 보는 1인^^;;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를 쓸모있게 담아감다~~~^^

syo 2021-01-04 14:25   좋아요 1 | URL
쉿. 표준국어대사전이 들으면 어쩌시려구. 무려 표준+국어+대사전이잖아요! ㅎㅎㅎ

다락방 2021-01-0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님의 친구에 대한 찐사랑... 샤라라랑 ♡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정성스레 요리해 먹을 것을 차려내고 대접하는 것은 제 경우에는 애정없이 불가합니다.

데카르트 아침 3분..은 3분씩 데카르트 생각한다는거에요? 데카르트 읽는다는거에요? 데카르트가 되어 생각한다는거에요? (제목처럼 그냥 순수하게 읽는다는건데 제가 막 꼬아서 생각하나요?)

그리고..
육식의 성정치.. 시작하신 겁니까? @.@


다락방 2021-01-04 14:24   좋아요 0 | URL
저 너무 궁금해서 책 검색해보고 왔는데, 저는 3분씩 데카르트에 투자하는 사람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이미 철학자인 사람이 데카르트의 책에서 발췌해서 독자에게 3분씩 데카르트 보라고 하는 얘기인가 보네요?

syo 2021-01-04 14:2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데카르트의 말을 인용(이용?)하여 ‘자기계발‘의 지혜를 전수하는 한 꼭지당 3분 분량의 글들이 모여있는 책입니다. 이 작가가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쓰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제가 거의 다 보게 되네요. 상당수는 그지 같습니다.

육식의 성정치는 어제 침대에 누워서 시작했어요. 저는 원없는 육식의 유희를 마쳤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레삭매냐 2021-01-0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칩거 모드에서 책달리시기?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작당 모의
부럽습니다.

syo 2021-01-04 14:2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작당 모의가 즐거운 일임을 뼈로 느끼게 되는 요즘입니다.
레삭매냐님, 인사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ㅎ

페넬로페 2021-01-04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남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삼님에게도 전해주세요~~
다른 친구분들은 잘 몰라서요
그러나 호밀님!
존경해요^^
양심있는 쇼님의 많은 리뷰 기대할께요^^
정여울의 책을 한 권도 안읽어서
한 두권 읽는것도 괜찮을듯 한데
무려 64종중에 뭘 읽어야할지~~

syo 2021-01-04 14:30   좋아요 0 | URL
정여울 책은 뭐든 다 읽을 만했던 것 같아요.
64권. 경험치가 장난이 아니시잖아요.

페넬로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책 즐거운 책 많이 많이 읽으세요^-^

blanca 2021-01-04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 작가에 ㅋㅋ 유독 일본 작가들이 이런 뭐랄까, 하이브리드적인데 깊이는 얕은 자기계발 책을 많이 쓰더라고요. 오, 요새 문학 관련 잡지 보는 재미에 빠졌는데 <책>도 한번 봐야겠네요. 와 코스요리는 주부들이 모여도 쉽지 않은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syo 2021-01-05 14:37   좋아요 0 | URL
blanca님! 새해도 벌써 닷새째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ㅎㅎㅎ^-^

단발머리 2021-01-0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미새 모드 호밀님 칭찬합니다!! 이제 리뷰 자주 올라오는 거에요. 그죠?

syo 2021-01-05 14:37   좋아요 0 | URL
........🙄

모운 2021-01-0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전면허 따는데 90만원 쓰고 아직 못 딴 나 같은 사람도 있으므로, 댁은 전기장판 취침모드 정도는 된다고 이 연사 외칩니다

syo 2021-01-05 14:38   좋아요 0 | URL
제길,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댁은 90만원을 들였으나 운전면허를 못땄다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stella.K 2021-01-04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지난 코로나 때 교통비 5천원도 안 나온 적도 있어요.
원래도 그다지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성미가 아닌데
너무 안 나오니까 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러니까요. 책 써서 벌어먹고 산다는 건 그런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건 이 작가가 언제 책을 쓰나 독자를 기다리게 만들고
적게 써서 많이 파는 작가가 제일 좋은 것 같은데 이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정여울 같은 케이스는 뭐 그냥 자기만의 시그니처 뭐 그런 걸로 해 두죠.
예전에 앙드레 김은 옷이 다 거기서 거기야 하다가 무식하다고 찍히기도 했다는 걸 보면.ㅎ

syo 2021-01-05 14:4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지난 코로나 때‘ 하시니까 코로나 끝난 것 같아서 기분 좋네요.

뭐 책 많이 내주시는 거야 나쁠 건 없죠. 읽는 사람들이 잘 골라서 읽으면 되니까.
그나저나 책 써서 벌어먹고 사는 이들의 고달픔을 제가 이해하게 될 날이 올 것 같진 않네요 ㅎㅎ


stella.K 2021-01-05 19:52   좋아요 0 | URL
엇, 제가 그런 깜찍한 실수를!
아, 정말 저런 얘기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ㅠ

cyrus 2021-01-0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책방에 갈려고 했는데, 그 책방이 카페를 겸업하고 있어서요. 그래서 그곳에서 커피를 못 마실 것 같아요. 코로나 유행이 잠잠해지면 맛있는 음식을 사들고 책방에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런 날이 언제 올지 막막하네요. 음료를 팔지 않는 책방에 빈손으로 들어오고, 빈손으로 돌아가니 괜히 책방지기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책방도 작당 모의하기에 정말 좋은 장소에요. ^^

syo 2021-01-05 14:43   좋아요 0 | URL
언제나 작당모의는 소중한 것이지요.
올해는 전국의 책방지기님도 손님들도 방실방실 웃으면서 작당모의가 꽃피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바람돌이 2021-01-05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분인 호밀님은 성자의 반역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집 아이들이 어린 시절 저는 식탁 한켠에 계란신과 김(먹는 김)신을 모셨습니다. 늘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죠. 지금은 모실 신이 사라져 안타까워하고 있었는데, syo님의 친구님 호밀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간절히요. ^^;;

syo 2021-01-05 14:47   좋아요 0 | URL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면 그때는 지극한 마음으로 모셔야지요.
손재주 있고 마음씨 좋은 친구가 연애-결혼을 포기할 때 떨어질 수 있는 콩고물에 대해 소화기관을 통해 절절히 배우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바람돌이 2021-01-05 14:55   좋아요 0 | URL
음 이 댓글은 좀 슬프군요. 새해에는 syo님도 호밀님도 다른건 몰라도 연애운은 다시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결혼은 옵션이고 연애는 필수입니당

syo 2021-01-06 20:4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호밀의 모습을 보며 일단 슬픈 표정을 지었습니다만,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고 그게 왜 아무런 것이 되기나 해야하냐는 듯한 반응이어서, 아 내가 내 잣대로 또 저 아이를 판단하는 오만을 부리고 말았구나, 하게 되었습니다.

저야 원체 연애지상주의자지만요.....

독서괭 2021-01-05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혹한 언어 살인기계 ㅋㅋㅋ
호밀님 진심 존경합니다. 코스요리라니 부럽기 짝이 없네요..(식단 조절 중인데 ㅠ)
정여울작가 책은 헤세로가는길 하나 봤는데 저렇게 많은 책을 쓰셨군요. 게다가 중언부언이라고는 하나 대체로 다 괜찮다고 평하시는 걸 보니 더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부지런한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syo 2021-01-06 20:42   좋아요 0 | URL
그날 이후로도 호밀은 오븐을 돌려가며 저 혼자 만들어 먹은 이런 저런 빵쪼가리 사진들을 단톡방에 부지런히 올리고 있습니다. 놀리는 것 같아서 점점 존경심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공쟝쟝 2021-01-06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300원! 존경! 저 3월에 2200원 도전!

syo 2021-01-11 13:46   좋아요 0 | URL
응원합니다! 근데 2,200원이 나올 수 있는 구성인가??

tintin2506 2021-01-09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통비에 진심으로 리스펙트 하고 갑니다 ^^

syo 2021-01-11 13:4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여느때 같았으면 자랑거리는커녕 부끄러움거리였을 텐데 말이지요 ㅎㅎ
 

  

*


이걸 4년째 하고 있군요. 2017년 처음 결산을 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2018년 두 번째로 결산을 할 때쯤 내가 뭐라고 이런 거창한 짓을 하고 있나 싶더라구요. 2019년 결산을 하면서는, 그래, 내가 뭐라고 아이고 내가 뭐라고 징징징- 하고 있지 말고 차라리 힘을 모아서 진짜 뭐라도 되어 보자 했는데, 오늘 결산을 하며 되돌아보니 뭣도 되지 못한 2020년이었습니다. 서글픔.

 

먼저, 2019년 말까지 백수였다가 올해 13일 자로 직장인이 되었는데, 지금은 다시 백수입니다. 직장 같은 직장은 처음 다녀봤는데, 그냥 그랬어요. 원래 끈기가 없는 인간인 탓도 있지만, 빈번히 불행하더라구요. 좋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는데도 자주 불행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삶은 아무렇지도 않게 잘 견디는데 불행한 삶에는 면역이 없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았네요.

 

엄마는 상태가 엉망입니다. 암이라는 게 참 알 수 없네요. 의사도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한동안 대구에 내려가 있어야겠네요.

 

2019, 35년짜리 백수 생활도 이제 신물이 나고 10년짜리 연애는 결국 파투가 났던 2019, 환자들 앓는 소리로 귀 마를 새가 없던 병실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면서 아, 올해는 좀 힘들구나, 올해는 확실히 힘들었다고 말하고 다녀도 뻔뻔하다 소리 들을 일은 없겠구나, 최악이구나, 생각했었는데요. 아무래도 2021년은 그 이상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앓는 엄마와 없는 엄마 중 그래도 뭐가 더 나은지는 선명하니까요.


 


*


책 이야기를 해야지요. 북플이 알려주는 바에 따르면, 올해는 이렇습니다.


 

01: 18

02: 11

03: 05

04: 05

05: 08

06: 34

07: 11

08: 25

09: 46

10: 38

11: 27

12: 30

---------

2020 : 258

---------

2019 : 411

2018 : 500

2017 : 689

---------

2017-2020 : 1,858

 

딱 보니까 이런 상황이네요.

 

1(18) : 인재개발원 연수라 그래도 여유가 좀 있었다.

2(11) : 구청 발령 받았지만 멋모르고 어영부영 3일에 한 권은 읽었다.

3(5) : 9급 함부로 발로 까지 마라,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직종이었다.

4(5) :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업무량이 두 배라네요, 와 신발, 적같이 신난다 내 인생! 으하하하하!

5(8) : 여긴 어디? 나는 누구?

6(34) : 이렇게는 도저히 못 살겠다 엎어보자.

7(11) : 언제 관둔다고 말하지? -> 관두기로 했으니까 하던 일은 마무리해야지 으아아아.

8(25) : 살맛 난다.

9(46) : syo가 돌아왔다.

10(38) : 그래도 먹고 살긴 해야 할 텐데…….

11(27) : 할 공부는 있지만 그래도 백수가 하루에 한 권은 읽어줘야 사람 대접 받지 않을까?

12(30) : 에라, 모르겠다. 내년에 더 빡세게 구르면 되겠지…….

 

일을 하면서 읽는 건 정말 마음 같지 않았습니다. 일도 일 나름이겠고 체력 부족 짬 부족 탓도 있겠지만, 허허허, 세상 만만한 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마음을 비웠습니다. 추세로 보면 2021년에는 150권 언저리 나오겠고, 무릎 시리기 전에 만 권 찍어보리라는 부질없는 꿈은 먼지가 되어 날아가는군요.




*

 

올해는 별로 실하게 읽지도 못해서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랍시고 목록 올리기도 뭣하네요. 내년에는 좀 더 실하고 두껍한 애들로…….

 

 

 

<>



사랑을 위한 되풀이 / 황인찬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 이원하

북항 / 안도현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 이규리

 

 

 

<에세이>



어떤 양형 이유 / 박주영

맨 얼라이브 / 토머스 페이지 맥긴

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

길 잃기 안내서 / 리베카 솔닛

언젠가, 아마도 / 김연수

보통의 언어들 / 김이나

 

 

 

<한국 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 / 김연수

마음의 빌라 / 백수린

복자에게 / 김금희

체공녀 강주룡 / 박서련

시절과 기분 / 김봉곤

경애의 마음 / 김금희

 


 

<외국 소설>



스포츠와 여가 / 제임스 설터

어젯밤 / 제임스 설터

아우스터리츠 / W. G. 제발트

그 후 / 나쓰메 소세키

 

 


<희곡>



밤으로의 긴 여로 / 유진 오닐

 

 


<철학>



왜 칸트인가 / 김상환

프로이트 패러다임 / 맹정현

성의 역사 1 / 미셸 푸코

 

 

 

<젠더 / 페미니즘>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 캐슬린 배리

흑인 페미니즘 사상 / 패트리샤 힐 콜린스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 / 모니크 위티그

 

 

 

<만화>



사브리나 / 닉 드르나소

마주 보기 / 장 자크 상뻬

 

 


* 

 

위기의 2020을 지나온 것도, 첩첩산중 2021을 지나갈 것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힘이 없었으면 어려웠겠고 어렵겠습니다.

 

더덕단 친구들 감사합니다. 처음 결성될 때는 이 정도까지 든든한 단체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요. syo 인생의 3보험, 암보험 실손보험 더덕보험 사랑합니다.

 

안아주는 일 하나조차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데도 겁 없이 늘 최선을 다해 안아주는 사람, 사랑합니다. 덕분에 버텼던 시간들 하나도 보답해주지 못했는데 또다시 덕분에 버팁니다. 누군가를 위해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거, 다신 하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었는데요.

 

2020, 코로나 없이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는 2020년인데도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이슈가 전혀 없었네요. 주변에 확진 난 사람도 하나 없고, 어차피 출근도 퇴근도 없는 인생이라 감염 위험도 낮습니다. 심지어 코로나 덕을 본 경우까지 있었네요. 허허. 다들 어떠셨는지. 우리 알라딘 작은 마을 이웃 여러분들, 격랑은 한해가 저무는 밤에 죄다 가라앉고 건강과 평안이 가득한 2021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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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12-31 1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더 힘든 한 해 보내셨습니다. ㅠ
올해는 저만 무척 힘든 줄 알았습니다. ㅠㅠ
‘이 또한 지나가리!’를 외치면 더 나은 내년을 기대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syo 2021-01-01 11:00   좋아요 1 | URL
공무원들 복무신조 비슷한 거더라구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일하던 중에는 그걸 외울 일이 별로 없었는데, 2021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북다님께는 ˝멈추어라, 너 참 아름답구나˝ 하실 2021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1-01 19:42   좋아요 0 | URL
‘이 또한 지나가리’란 말은 저도 잘 안 쓰는 말인데,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세상이 정말 무엇인지 모를 때, 만사가 내 맘 같지 않을 때 최후에 떠오르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제 느낌의 표현이 아직 짧은 것 같습니다. ㅠ

독서괭 2020-12-30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syo님 이 글을 오전에 읽고서 일단 좋아요만 눌러놨는데 지금 잠들려 하는 이 시간까지 틈틈이 계속 떠올랐어요. 한해에 한 사람에게 모두 일어나기 힘든 일들을 겪으셨네요. 부디 새해에는 “다사”는 있더라도 “다난”은 없기를...

syo 2021-01-01 10:58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도 2020년 어떻게 보내셨는지 모르겠지만 2021년은 그와 비교도 안 되게 행복하고 아름다운 한 해 만드실 거예요.
무플방지위원회 1호 위원님 늘 감사합니다^-^

AgalmA 2020-12-31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다 힘들다 하시면서 이 독서양은 무엇이죠! 저도 힘들었는데 님에 비하면 앓는 소리 말아야 할 것 같은ㅜㅜ
어머님 병세가 괴롭게 진전되지 않았으면 싶고... 기운내시길, syo 님

syo 2021-01-01 10:57   좋아요 1 | URL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희망 가져봅니다 ㅎㅎㅎㅎ 아갈마님 늘 감사해요^-^

2021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ㅎㅎ

91 2020-12-3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대단해요.. 항상 syo님의 글을 보며 읽어갈 책들을 하나하나 추가하고 있답니다. 표현은 안했지만 항상 감사해요. 저는 올 한 해 코로나라는 핑계로 책은 뒷전이었네요... 그래도 syo님 덕에 좋은 책 많이 알아갔으니 그걸로 만족한답니다 ㅎㅎ 내년에 읽으면 되니까요! 여튼 덕분에 감사한 2020년이었습니다. 2021년도 부탁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yo 2021-01-01 10:56   좋아요 0 | URL
알라딘 참 좋은 곳이죠? 읽을 책이 무한 증식한다 ㅎㅎㅎㅎ

2020년 마무리하며 91님이 가슴에 품으신 계획이나 바람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2021년 되시기를 기원할게요. 제가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자주 만나요 ㅎㅎ

나무처럼 2020-12-31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올 한 해 수고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yo 2021-01-01 10:54   좋아요 0 | URL
2020년 참 감사했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힘차게 2021 열어나가시길 기원합니다^-^

scott 2020-12-31 2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족을 잃어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지만 곁에 계실때 최대한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드세요
전 한국에 없을때 돌아가셔서 몇년뒤에 빈자리로 슬픔이 밀려와서 힘들었네요.
마음이 많이 무겁지만 쇼님 힘내세요.

천권을 가슴에 세기 신 쇼님
2021년 쇼님에게 행운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하장 놓고 갑니다.

새해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2021년 신축년
┏━━━┓
┃※☆※ ┃🐮★
┗━━━┛
힘내세요

syo 2021-01-01 10:54   좋아요 1 | URL
저런 귀여운 표정이나 트리, 연하장 이런 것들은 스캇님이 발명하시는 건가요 ㅋㅋㅋㅋ 맘에 쏙 듭니다.

힘이 되는 말씀 꼭 품고 2021도 열심히 살아야지. 스캇님도 행복 폭발 2021되세요^-^

2020-12-31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1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20-12-31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여~~
올 한 해 감사했습니다 :-) 파이팅 한 해 기원합니다

syo 2021-01-01 10:51   좋아요 2 | URL
창밖이 어제랑 똑같은데 새해라네요.....
작년이 초딩님께 어떤 한해였든, 올해는 훨씬 더 행복한 1년이 되실 거예요^-^

페크pek0501 2021-01-01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님을 독서광으로 임명합니다.
알라딘에서 가장 기억하기 쉬운 이미지를 쓰시는 분으로도 임명합니다.
글을 맛있게 쓰는 분으로도 임명합니다. (누구 맘대로? 페트 맘대로...)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님이 뜻하는 대로 일이 술술 풀리는 행복한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 ★ ★

syo 2021-01-02 13:3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임명왕 페크님으로 임명합니다. 1댓3임명 하셨네요.

페크님께서도 올해 많이 읽고 쓰시고, 또 한 권 내시길 ㅎㅎ

2021-01-04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4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1-14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syo님. 2020년 많은 일들이 있으셨군요. 그동안 안녕하셨냐는 뻔한 인삿말을 드릴려고 했는데ㅠ

21년에는 좋은 일들 있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어머님 부디 좋아지시길.

syo 2021-01-14 23:23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고라님 오랜만입니다. 잘 사시지요? 요즘 다시 부쩍 활동량을 늘리신 것 같던데, 반갑습니다!
많은 좋은 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좋은 일 있을 거라고 좋게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라님께서도 찬란한 21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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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방향으로


 

비가 새벽을 훑고 지나가면서 지나간 몸짓들을 던져 놓았어. 빗소리만 들으면 언제고 자꾸만 커피를 내리고 싶어지는 것도 어쩌면 그런 몸짓들 가운데 어느 하나가 새겨놓은 주름일까. 빗방울이 바람의 발자국처럼 뚜벅뚜벅 골목을 적시며 걸어 나간다. 이럴 때 책은 덮어도 되는 거지. 이런 날이면 그간 이해할 수 없었던 몸짓들을 하나씩 떠올려보는 게 차라리 남는 일이지. 돌아보건대 사실은 아무래도 결국 좋았고 이해하지 못한대도 역시 좋고 마는 그것들. 배부른 표정을 하고 찰박찰박 그것들 위를 지나가고 나면, 파문처럼 한 번 일렁였다가 잠잠해지고 나면, 그것은 그냥 그것으로 남고 나는 그냥 나의 얼굴로 나서는 거지. 빗소리를 들으며 커피잔을 빙글빙글 돌리는 것은 그런 것이지. 흔들려라 흔들려라, 섞이고 섞여라, 돌고 돌아라. 돌아오지 못할 것들은 이미 돌아온 것으로 하고, 잊지 못하겠다는 말도 까맣게 잊고, 믿지 못하겠다는 말만은 끝내 믿지 말고, 울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는 최선을 다해 울리지 않고. 얼굴을 모르는 신께 올리는 아침 기도처럼, 내 이야기인 줄도 모른 채 처음 듣는 낯선 친숙한 이야기처럼, 웃다 보면 차마 웃게 되는 마음처럼, 속삭임 같은 속살을 맞대고 속살같이 속삭이던 수많은 낮과 밤처럼. , 비가 다 지나간다.

 


 

  무언가 잘 안 되어 생이 다른 쪽으로 돌아갔다면

  모쪼록

  이것도 역설의 방식이라 하면 안 될까

 

  나도 내가 아닌 곳으로 흐른 때가 많았으니

  너무 오래되었다면 그리 두어라

  긴 밤이여 솟구쳐 흘러라

이규리, <역류성 식도염부분


내가 그만두지 않으면 언젠가는 가능한 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무언가를 계속하는 것뿐이었다.

김봉곤데이 포 나이트


 

 

--- 읽은 ---

 


256. 그림으로 보는 세계문학

야마모토 시로, 오오타케 마모루 지음 / 김영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6

 

이야기를 줄이는 것, 요체를 둘러싼 먹지 못할 것들을 발라내고 피가 되고 살이 될 것들만 접시 위에 올리는 것, 바쁘게 살다보니 도무지 먹을 여유가 없는 거대한 책들이 생기는데 그런 책들을 아예 먹지 않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는, 요즘은 유튜브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몇 가지 이야기를 통과한 사람은 세계와 이어지는 힘을 가지게 되고개인의 세계를 깊이 연구한 정신은 다른 사람을 향해 열린다

야마모토 시로오오타케 마모루그림으로 보는 세계문학

 

 

 


257. 맹자를 읽다

양자오 지음 / 김결 옮김 / 유유 / 2016

 

유유에서 양자오 선생님이 읽었노라고 선언한 이런이런 책들을 나도 대부분 읽었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처럼 읽을 수는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 통달한 자들은 입문서란 원전의 요약인 동시에 원전의 해석이므로 경계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원전을 다이렉트로 읽어 가질 수 있는 것이라 해봐야 어차피 원전의 지혜가 아닌 원전에 대한 나의 해석일 따름이라,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게 syo의 생각. 원전에 대한 양자오 선생님의 견해와 syo의 견해가 테이블에 띡 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앞에 걸 쥐고 보겠다는 것 역시 syo의 생각.

 

내 것은, 어차피 알아서 자란다. 불가피하다. 내 사견을 빼고 객관적으로 읽어야지 암만 마음을 먹어 봐야, 내 것이 자라는 것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건 마치,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만 잔뜩 할 순 있어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일 자체는 결코 불가능한 인간의 한계와 흡사하다.

 

인의仁義로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는 맹자의 웅변은 듣기 좋은 말을 하거나 억지를 쓰지 않고 일관된 논리를 펼칩니다. 이 논리의 전제는 인간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감응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나의 마음으로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넓혀, 사람들을 보호하고 아끼는 자애로운 은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방향을 바꿔 보자면, 사람은 모두 마음을 가지고 있어 인의를 가진 군왕을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으며, 인의를 가진 군왕을 지지하고 그에게 달려가 의지할 수 있습니다. 민심을 얻어, 백성이 몰려와 의지하는 군주가 어떻게 천하의 왕 노릇을 하지 못하겠습니까?

_ 양자오, 맹자를 읽다

 


 


258. 나의 하루는 430분에 시작된다

김유진 지음 / 토네이도 / 2020

 

꼼꼼히 읽기를 마쳤다. 그리고 나서 이틀 전이었나, 어찌 된 일인지 아침 7시에 잠들어서 오후 1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버렸다. 도대체가.

 

결국 남들보다 빠른 삶을 산다고 꿈도 더 빨리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보다는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게 목표를 이루는 진정한 방법이었다.

  꿈을 이루는 데 이르거나 늦은 때는 없다모두에게 동일하게같은 시기에 목표를 달성할 타이밍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누군가에게는 다음 주에 문이 열리는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몇 년 뒤에야 문이 열린다.

김유진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 읽는 ---

인간 루쉰 / 린시엔즈

어른의 맞춤법 / 신선해, 정지영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다나베 세이코

분자 사용 설명서 / 김지환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 김훈종

종이 동물원 / 켄 리우

마흔에 관하여 / 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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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20-12-2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찍 일어나면 일찍 잠들어버려요ㅠㅠ
전 그냥 이렇게 생각할래요...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할 일을...
전날 밤~새벽 사이에 해버린다고...
4시 30분에 잠드는 건 가능하지만
일어나는 건 절대 불가능해요... 네버 네버 네버 ㅠㅠ

syo 2020-12-30 00:52   좋아요 0 | URL
저도요 ㅎㅎㅎㅎㅎㅎ
되는 건 책을 안 읽어도 되는 거고 안 되는 건 아무리 책을 읽어도 안 되더라구요....
인생 뭘까요ㅠ_ㅠ

페크pek0501 2020-12-2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규리 시인의 시,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를 좋아하는 1인입니다.
작년에 아포리즘 책 두 권을 한꺼번에 낸 시인인데 유능하네요. 벌써 이런 시집도 나오고...
누구는 용을 쓰고 젖먹던 힘까지 다 써서 한 권을 뽑아 내기도 어려웠는디...
인간 능력의 차이. 너무 해다...(혼잣말)ㅋ

syo 2020-12-30 00:54   좋아요 0 | URL
아포리즘 책 두 권은 빠르게 나왔지만, 시집과 시집 사이의 간격은 5년이 더 벌어졌으니, 그리 빠른 건 아닌 것 같아요. 이규리 선생님은 더 자주 뵐수록 반가울텐데 ㅎㅎㅎ

페크님 힘내세요.
저는 책 0권이잖아요 ㅎㅎㅎㅎ 인간 능력의 차이, 너무 하네요(혼잣말)

북다이제스터 2020-12-28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빗소리에 반응은 저와 다르세요. 전 커피가 생각나지 않고 빗소리가 지붕에 울리는 포장마차가 생각납니다. ㅎㅎ

syo 2020-12-30 00:55   좋아요 1 | URL
저는 포장마차 경험이 없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데ㅎㅎㅎㅎ
본질적으로는 술이냐 커피냐의 차이일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