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없지 않고 있는 걸까? ‘는 왜 태어난 걸까? 내가 있다는 것, 내겐 언제나 불가사의한 미스터리다. 나 하나가 있다는 것도 미스터리건만 나 외에 수십억의 타인이 또 있다. 나는 내 의식만을 갖는다. 타인들 역시 각자의 의식을 가질 것이다. 그런 사실들을 떠올릴 때마다 무력감이 밀려온다. 도대체 왜? 삶에 과연 의미가 있는 걸까? 저자에 따르면, 네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허무주의, 회의주의, 초자연주의, 자연주의. 저자는 100여 명의 20세기 사상가들의 삶의 의미에 대한 각자의 대답을 담았다. 삶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이 책에서 삶의 의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초자연주의 : 종교적 대답들

 

레프 톨스토이 : 의미의 위기와 신앙의 도약


 

톨스토이에 따르면 합리적 과학은 삶의 의미에 대해 답할 수 없다. 종교만이 답을 줄 수 있다. 소박한 사람들의 소박한 신앙.

 

앤서니 플루 : 톨스토이와 삶의 의미

 

1963년에 발표한 에세이 <톨스토이와 삶의 의미>에서 플루는 톨스토이의 논증을 아래처럼 재구성한다.

 

만일 모든 것이 죽음으로 끝난다면, 삶은 무의미하다.

모든 것은 죽음으로 끝난다.

따라서 삶은 무의미하다.

만일 삶이 무의미하다면, 충족시켜야 합당한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충족시켜야 합당한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플루에 따르면 죽음이라는 사실에서 반드시 삶의 무의미성이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어떤 것이 중요성을 가지려면 영원히 불멸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삶의 유한성이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데이비드 스웬슨 : 신은 바탕에 깔린 통일성

 

키르케고르 제자.

 

스웬슨에 따르면, 삶에서 의미와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삶을 대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스웨슨은 의미와 행복이 좋은 것들을 획득하는 것에 있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모든 사람이 발견할 수 있는 절대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삶의 근본적 의미, 삶의 존엄과 가치의 원천. 그것이 신이다.

 

루이즈 포즈먼 : 종교가 삶에 의미를 준다.

 

포즈먼은 고전적인 유신론이 참이라는 전제하에 이렇게 주장한다.

 

우주의 기원과 존속을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

유신론은 우주가 선으로 가득 차 있으며 선이 악을 이길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은 우리를 사랑하고 돌본다.”

유신론자는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다.”

정의가 우주를 지배한다.”

모든 개인은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

은총과 용서 모두에게 행복한 결말

사후의 삶이 존재한다.”

 

포즈먼 역시 유신론이 참인지 여부를 우리가 모른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유신론은 무신론보다 우월하다. 종교는 삶에 목적을 주고 도덕에 토대를 주기 때문이다.

 

라인홀드 니버 : 자아와 궁극적 의미의 추구


 

니버 역시 신앙을 합리화 할 길이 없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신앙은 인간적 자아의 궁극적 질문들에 답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신앙을 가지는 쪽으로 우리 자신을 내던져야 한다.

 

필립 퀸 : 기독교에 따른 삶의 의미

 

퀸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퀸에 따르면 인생은 다음 조건들을 충족할 때, 완전한 의미를 지닌다.

 

인생은 긍정적이고 본래적인 가치가 있으며 삶의 당사자에게 전반적으로 소중하다.

인생은 하찮지 않고 주관적이고 소중하며 당사자가 이루려 애쓰는 목적들을 포함한다.

우리는 불멸의 영혼을 가졌다.

 

기독교도의 관점에서 세계는 완전한 의미를 지녔다.

 

존 코팅엄 : 초자연적인 의미

 

신이 없다면 객관적 도덕 원리들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이 원리들이 없다면 삶은 무의미하다. 더 나아가 신이 없으면 우리는 도덕적 목표를 성취할 수 없을 것이며, 그 성취가 없다면 삶은 무의미하다. 마지막으로, 신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우리의 도덕성은 충분히 고취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의미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 : 신과 불멸이 없다면, 삶은 부조리하다

 

신이 없다면, 삶은 객관적으로 무의미하다. 그래서 무신론자들은 삶이 주관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말함으로써 삶의 유의미성을 가장한다. 신이 없으면, 도덕이 없고 모든 것이 허용 가능하다. 신이 없다면, 정의가 지배하고 악인이 벌을 받고 의인이 상을 받게 도리 불멸의 세계는 없다. 신이 없다면 삶은 목적이 없다. 그래서 무신론자들은 삶의 목적을 꾸며낸다.

 

토머스 모리스 : 파스칼과 삶의 의미

 

의미는 부여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삶과 죽음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삶의 의미는 외적이며 목적을 품은 신과 같은 행위자에 의해 부여되어야 한다.

 

윌리엄 제임스 : 우리가 신앙을 지녔다면 삶은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내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마지막 말은 이것이다.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 삶을 살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믿어라. 그러면 당신의 믿음이 그 사실을 창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심판의 날이 올 때까지는 당신이 옳다는 과학적 증명이 불분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신념에 찬 투사들, 혹은 그들을 그때 거기에서 대변할 존재들은 여기에서 계속하기를 거절하는 심약한 이들에게,, 이를테면 헨리4세가 큰 승리를 거둔 후 뒤늦게 나타난 크리용에게 건넨 인사말을 할지도 모른다. ”목매달아 죽게, 용감한 크리용! 우리는 아르크에서 싸웠고, 자네는 거기에 없었네.”

 

삶이 유의미하기 위하여 우리는 낙관적일 필요가 있으며 비가시적인 영적 세계에 대한 신앙을 가질 필요가 있다.

 

휴스턴 스미스 : 일반적인 종교적 관점에서 본 의미.

 

인간의 삶은 신의 무한성을 표현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유의미하다.

 

존 히크 : 종교와 우주적 낙관론

 

20세기 가장 중요한 종교철학자.

 

 

우리의 관점에서 우리 인생의 의미는 우리가 우주의 본성이 무엇이라고 믿느냐에 달려 있다. 대규모 세계 종교들은 우주의 운행이 인간적 관점에서 볼 때 좋다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우주의 궁극적 원리 혹은 지배자가 우호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종교적 전제는 왜 삶의 의미와 무관한가?

 

종교적 주장들은 거짓일 수도 있다. 이것이 문제다. 종교적 믿음은 단지 희망뿐일지도 모른다. 심지어 종교는 해로울 수도 있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덜 종교적인 국가들이 가장 살기 좋은 국가다. 여러 저자들에 따르면 종교의 진리성은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과 아무 상관이 없다. , 어떤 종교가 참이라하더라도, 의미 탐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종교적 주장들은 대개 아래와 같은 논증을 취한다.

 

신이 존재한다면, 삶은 전적으로 유의미하다.

신이 존재한다

따라서 삶은 전적으로 유의미하다.

 

타당한 연역적 논증이지만, 두 전제가 모두 불확실하다. 저자는 보다 보편적인 설득력을 지닌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철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종교적 주장들을 배제하고 최소의 전제들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삶의 의미에 대한 두 번째 대답은 불가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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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7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8-27 12:22   좋아요 0 | URL
역시나 핵심을 찌르시네요. 이 책이 도달하는 결론들 중에 하나죠^^

yamoo 2016-08-27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에 <인생은 살아야 할 가치가 있는가>를 서점에서 봤는데, 제임스의 책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보다는 훨씬 별루더라구요~ 제임스의 책은 <심리학 원리>와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이 짱이거 같습니다. 물론 제임스의 책을 다 읽어본 적도 없고, 읽을 요량도 없지만 말입니다^^

시이소오 2016-08-27 19:23   좋아요 0 | URL
제임스 책은 또 언제 읽을 런지. 산 넘어 산이네요. ^^
 

 

유혹당하고 말았다. 무슨 책인가 싶어 책 정보를 살펴보다 저자 사진을 보고 혹해......, 이런 적이 없었건만. 책을 읽던 중 혹시나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책에 실린 사진과 동일인물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작가의 사진들......세월 앞에 장사 없다. 책에 실린 저자 사진은 아마도 20년 전 사진이 아닐까? 이것 참, 차라리 아니 검색해야 했거늘

 

<유혹의 학교>란 제목을 지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은 젊은 여성들보다 오히려 10대나 20대 남성들에게 유익한 책이라고 본다. 특히나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난 남자라면 더더욱

 




이곳은 모든 관계가 유혹에 기반을 뒀다고 생각하는 사회야. 서로를 유혹하고 유혹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 하지. 눈앞의 결과를 위해서만 유혹하는 게 아니라 존재의 방식으로서 유혹한다고나 할까. (16)

 

저자가 프랑스 유학시절 프랑스 친구의 조언이다. 프랑스인에게 유혹은 존재의 방식이다. 토마 마티외의 <악어 프로젝트>를 보니 딱히 그렇지도 않더라. 프랑스 남성이 그 정도라면 한국 남성들은 얼마나 유혹에 서툴고 폭력적으로 여성에게 접근할는지.

 

“‘유혹하다라는 의미의 seduce라는 단어는 라틴어 seducere에 연원을 두고 있다. seaway, 즉 떨어져 있음을 의미하고 ducerelead, 즉 이끈다는 의미다. 연결해보면 떨어져서 이끄는 것을 말한다.”

 

여성이 자신의 맘에 든다고, 남성에게 섹스 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중세의 면죄부마냥 섹스권이나 섹스부같은 건 발급되지 않는다. 호감 가는 여성을 만난다면 무작정 들이대지 말아라. 사랑은 면죄부가 아니다. 강간은 사랑이 아니다. 거리를 두고 이끌기를.


 

“5분이 넘지 않은 시간동안 우리의 몸은 단 한 차례도 부딪치지 않았다. 비로소 상황에서 벗어났을 때에는 내 몸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어 당황스러웠다. 둘 사이의 좁은 공간이 남기고 간 감각이 한동안 등 뒤에서 어른거렸다. 뒤늦게 깨달았다. 둘 사이에 또렷이 자리 잡은 경계와 거리에 대한 의식이 나를 욕망하게 했다는 것을. 우리는 가까이 있으나 분리되어 있다는 인식, 경계를 짓고 있는 개체라는 인정, 하지만 그 경계가 출렁이는 순간 유혹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

 

즉 닿을 듯 닿지 않는 적당한 거리가 욕망을 생성한다. 자리를 잡았다면 언제든 유혹은 가능하다. 무작정 들이대는 건 폭력이지, 사랑이 아니다. 타인을 유혹하기 위해선 먼저 이성의 입장이 돼야 한다. 

 

 

유혹은 상대의 입장이 되어 바라보는 데서 시작하면 좋다. 자신을 드러내는 속도가 상대를 발견하는 속도보다 앞서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에 매달리기보다 상대를 느끼고 이해하는 데 집중한다. 상대방이 당신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역할에 만족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누구나 자신이 그리는 자아상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자아상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그것을 발견해주고 때로는 북돋아주는 편이 좋다. (39)

 

유혹은 남녀관계 뿐만 아니라 관계의 방식으로서도 유효하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기.

 

저자의 연애 경험들을 들여다보니 내가 지나온 연인들의 얼굴들이 아른거린다. 만일 과거에 이런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좀 더 현명하게 유혹하지 않았을까. 더 이상 이성을 유혹할 수 없는 상태가 된 지 오래다. (유효기간이 지났다) 이제 자식을 유혹해야 하는데, 이것도 만만치가 않다. 삶이란 결국 끊임없는 유혹의 전장터는 아닐지.

 


내가 사랑하는 그대

부디, 내내 어여쁘소서.

 

, 유혹하고 싶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라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 이상, 이런 시

 

바르트는 허무함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선언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무언가 알려지려면 말해야만 하고, 또 그것은 일단 말해진 이상 일시적이나마 진실이 된다고. 또 다른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사랑 예찬>에서 사랑의 선언에 우연을 운명으로 끌어들이는 힘을 부여한다. 사랑의 선언은 단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길고 산만하며,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선언되고 다시 선언되며, 그런 후에조차 여전히 다시 선언 되도록 예정된 무엇이 된다.


 

에릭 오르세나의 소설 <오래 오래>의 주인공인 원예사 가브리엘은 군더더기 없는 기하학과 잠들어 있으나 오롯이 느껴지는 생명의 위대한 현존때문에 겨울의 정원을 가장 사랑한다고 말한다. 잎을 벗은 나무들이 알몸을 드러내고 그 뼈대와 굴곡, 뒤틀림과 상흔까지 볼 수 있는 겨울 정원은 경이롭다. 간략해진 선의 율동 속에서 창조자의 참뜻이 드러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영화 <보이후드>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함께 있던 어느 여성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듣는다.

 

흔히 순간을 잡으라고 하잖아. 하지만 난 모르겠어.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지 않아? 순간이 우리를 사로잡는 것 같아.”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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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8-2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막 출간됐을 때 관심있게 봤는데 여기서 보게 되네요.
정말 이 책은 여자 보다는 남자가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솔직히 유혹은 우리나라에선 남자 보단 여자가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잖아요.
정확히 저자가 남자를 겨냥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남자가 읽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책 남자들이 더럽게 안 읽죠.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8-26 18:37   좋아요 1 | URL
남자들이 유혹하는 사회. 근사하네요. 남자들도 진화해야죠 ^^
 
팩트체크 : 정치.사회 편 - 세상을 바로 읽는 진실의 힘 팩트체크 2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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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가 또 나왔다. 정치, 사회편 뿐만 아니라 경제,상식 편도 출간됐다. 뉴스를 매일 보지 못하는 나에겐 단비와도 같은 책이다.

 

막말에 일가견이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노조를 비난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공권력이 노조의 불법파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우리나라가 2만 달러에서 10년 고생했다. 그런 일 없었다면 3만 달러 넘어갔다..... CNN에 연일 매시간 쇠파이프로 경찰 두드려 패는 장면이 보도되는데 어느 나라가 투자하겠느냐?”




 

JTBC 팩트체크 팀이 CNN에 문의한 결과 CNN은 그런 방송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경찰이 얻어 맞냐? 노조가 얻어맞지! 저런 버러지보다도 못한 새끼가 여당 대표를 해쳐먹는 나라라니. 부끄러운 일이다. 친일파 매국노 아버지가 저승에서 기뻐하시겠다?

 

일본이 전쟁가능국가가 됐다. 자위대가 한국 영토에 발을 들일 수 있을까, 없을까?

 

당장 납북 일본인 문제만해도 그렇다. 일본 총리가 국민의 안위가 기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라고 판단해 구출을 결정한다면, 우리 정부의 동의없이 한반도 북쪽으로 자위대를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한반도에 정말 전쟁 위협이 높아져서 데프콘 3단계, 전투준비태세 상황이 되면 전작권이 미군 쪽으로 넘어간다. 이때 미군이 요청하면 한국 정부의 동의없이도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그래서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자위대가 전 세계에 다 나갈 수 있게 됐는데 왜 제일 중요한 한반도만 빼놓겠느냐라며 이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문은 열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123)

 

지난달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3분의 2이상 의석을 차지했다. 이로서 아베는 평화헌법을 죄다 뜯어고칠 수 있게 됐다. 아베가 평화헌법 뜯어고치고, 박근혜가 사드 배치 강행한다면, 한반도에서 언제라도 미- 중 대리전이 가능하게 된다. 쪽바리 군대가 또 다시 한반도로 들어온다. 그래서 서울에서 자위대 창설 기념식도 하는걸까? 왜 박근혜 정권은  다른 나라 군대의기념식 행사를 개최케하고, 반대하는 자국 국민들을 경찰로 때려잡는걸까?  대한민국 경찰은 한국 사람이냐? 일본 사람이냐? 타국 군대 기념식 행사를 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경우는  일본 자위대 기념식 행사 말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한국 대통령 애비 이름이 다카기 마사오여서?  그래서 한국 국방부도,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도 참석하는 건가? 대한민국 주권은 미국에 있는 거냐, 일본에 있는거냐?  





 

 

역사교과서도 걸고 넘어지더니 이제 문학교과서까지. 새누리당은 역사 바로 세우기포럼을 열고 자유경제원을 초청해 문학교과서 문제를 공론화했다.


 

자유경제원 전희경 사무총장은 최인훈의 <광장>, 신경림의 <농무>,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등이 헬조선 현상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정말 이 미친것들을 어이할꼬. 최인훈의 <광장>2004년 소설가와 평론가가 뽑은 한국문학 100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된 작품이다. 최인훈은 노벨 문학상 후보였다. (노벨상 제정 위원회도 빨갱이냐?) 신경림의 <농무>무조건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과정을 비판, 왜곡할 수 있다? 박근혜가 시킨 걸까? 지 혼자 아부하는걸까

 

전희경의 정신 나간 주장에 김무성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내가 발견한 우리 이 시대의 영웅 전희경 사무총장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되는데, 사무총장은 내가 국민의 이름으로 요구하는데 밤잠 자지 말고 전국 돌아다니면서 이 강의를 좀 하고 다니시길 부탁합니다.”

 

저런 버러지보다 못한 것들이 대한민국 상위 1%. 소설 한 권이 헬조선을 부추겨? 지금 헬조선을 만들어 논 게 누군데!! 내가 혐오하는 나라의 대통령이지만 오바마는 노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여러 나라를 다녀보니 노조가 없거나 금지한 나라도 많다....그런 곳에서 가혹한 착취가 일어나고, 노동자들은 늘 산재를 입고 보호받지 못한다. 노조운동이 없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빨갱이다!’ 외치고 싶지? 미국 대통령만 아니면


 

노조 가입률을 한번 살펴볼까. 한국은 9.7%로 전 세계에서 꼴찌권이다. 노조가입률과 행복지수를 비교해보자. 대체적으로 노조 가입률이 높은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이 행복 지수도 높다. 반면 노조가입률이 낮은 한국은 행복지수도 낮다



그러니까 무성씨, 노조가입률 10%도 안 되는 노조 탓하지 말라고.  썩어빠진 새끼야. 외국 투자자들은 니들 부정부패한 정치인들 때문에 투자 안 한다잖니. 헬조선 만든 장본인들이 뻔뻔하게도 입만 살아서 노동자 탓하니. 연산군 갖고 놀던 장녹수는 백성들이 던진 돌에 맞아 뒤졌지? 조선 시대였으면 돌에 쳐 맞아 뒤졌을 것들이 입만 살아서는. 감사히 살아라.

송로버섯 사 줄테니 아가리 닥치고.



 

공중파 방송이 박근혜와 새누리당 당송이 돼버린 기레기들 천국에서

JTBC 뉴스는 홍석현의 것, 삼성의 것이거늘, 손석희를 비롯한 기자들의 힘으로

방송으론 유일하게 언론(言論)의 역할을 하고 있다.

JTBC 뉴스 제작하시는 모든 기자님들과 스텝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팩트체크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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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8-25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논의중인 한일 해저터널이 실제로 착공된다면 일본 자위대가 이 터널로 쳐들어와도 미국의 승인없이는 대항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이순신 장군님께서 다시 살아오셔도 일본제국으로 편입을 막을 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시이소오 2016-08-25 08:59   좋아요 1 | URL
한국의 기득권들이 죄다 친일파 후손들이니. 그렇게 당하면서 왜 매번 저런 매국노들을에게 표를 주는지. 한숨만 나오네요 ㅠㅠ

2016-08-25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8-25 09:01   좋아요 0 | URL
언론 플레이는 어찌나 해대는지요. 오바이트 쏠려서 못봐주겠어요 ㅋ

다락방 2016-08-25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바마랑 트뤼도 총리는 현실의 인물 같지가 않아요....
휴.....

시이소오 2016-08-25 09:05   좋아요 0 | URL
저는 스웨덴 올로프 팔메 총리나 체코의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 같은 분이 떠오르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5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븨 안 본 지 오래입니다. 대신 대안 언론을 통해 돌아가는 꼴을 지켜보게 되는데.... 한숨부터 나오게 됩니다..

시이소오 2016-08-25 09:47   좋아요 0 | URL
저는 홧병날거 같네요 ㅋ

비연 2016-08-2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얼굴을 볼 때마다 속에서 천불이 입니다.

시이소오 2016-08-25 11:12   좋아요 0 | URL
입을 꿰매버렸으면 좋겠어요 ㅎ

yamoo 2016-08-25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썅 소리가 절로 튀어나오네욤.. 하~

시이소오 2016-08-25 11:21   좋아요 0 | URL
그쵸? 쓰다가 열받아서 담배만 뻑뻑 피웠네요 ㅋ

기억의집 2016-08-25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게 대통령 후보라니... 여당도 인물이 없긴 없어요.

시이소오 2016-08-25 12:55   좋아요 0 | URL
제가 새누리당이라면 개새끼를 내보내겠어요.
이마나 맞빡인데, 개는 그래도 김무성에 비해 시끄럽지도 않고ᆢ

블랙겟타 2016-08-25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무성이 콜트악기노조에대해서 사실과 다른 막말한 건에 대해 1년만에 법원의 강제조정때문에 (어쩔수 없이?) 사과를 한다고는 하는데요. 김무성 그 사람은 그렇다 치더라고 메이저 언론사들은 잘못된 발언인지 이 책 이름대로 펙트체크하면 알 수 있는 걸 그대로 받아쓰기만 해서 기사화 시키고 이후에도 맞는지 안맞는지 확인도 안하니까 틀린 발언에 대한 사과가 1년만에 이루어지는거겠죠?. 제대로만 보도했다면 1년이나 걸렸을까요? 김무성한테도 화나고 공정한 보도는 잊어버린지 오래인 메이저 언론한테도 화나네요. ㅜㅜ

시이소오 2016-08-25 19:40   좋아요 1 | URL
콜트악기건도 사과로 되나요? 하여간 입만열면 거짓말이죠.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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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여행기겠거니 했건만, 하루키의 <여행기 모음집>이다. 독후감을 안 써도 되건만 <시드니>처럼 이상하게도 뭔가 궁금한 게 남아 쓰게 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어렵다는 아이슬란드어를 쓰는 아이슬란드인 인구는 고작 30만 명이라고. 이 아이슬란드의 명물이 퍼핀이라고 한다. 펭귄 비슷한 새로 다리는 오렌지색이라고. 이런, 괴상하게 생겼는데 은근 귀엽다.




 

블루 라군 온천도 궁금하다. 커다란 호수 규모라 할 만큼 넓은 온천이라니! 하루키가 갔을 때 한국에는 온천이 없나할 정도로 한국 단체 관광객으로 바글바글 했다는데. 어디가나 한국인이군. 아이슬란드에서는 도시 한 복판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다니.



 

오리건 주 포틀랜드와 메인 주 포틀랜드의 공통점은 수준 높은 레스토랑이 많다고.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하루키가 추천한 레스토랑은 히스먼 호텔 레스토랑이다. 하루키에게 여행 작가 폴 서루가 추천했다고 한다. 포틀랜드는 미국에서 인구당 레스토랑 수가 가장 많은 도시며 인구당 독서량이 가장 많고,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 가장 적은 도시라고 한다.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 가장 적다니! 급 호감이다. 특히나 메인주 포틀랜드는 여행 작가 폴 서루가 뽑은 이곳에서 죽어도 좋다고 한 전 세계 9군데의 장소 중 한 곳이기도 하다.



 

한 때 하루키는 그리스 섬에 살았다. 스페체스 섬과 미코노스 섬. 겨우 석 달이라지만 부럽다. 부러워. 나도 그리스에 가면 석 달 만에 <노르웨이 숲>같은 소설을 뚝딱 쓰는 거 아닐까? ...아니겠지. 하루키는 섬을 떠날 때 마다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섬은 어디 다른 곳에 가는 길에 훌쩍 들르듯 방문할 수 없다. 작정하고 그 섬을 찾아가든지, 아니면 영영 찾지 않든지. 둘 중 하나다. 중간은 없다. (114)

 

그렇겠구나. 섬은. ‘그 섬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 간절히 가고 싶은 거구나.

 

하루키는 타임머신을 탈 수 있다면 1954년의 뉴욕, 클리퍼드 브라운& 맥스 로치5중주단의 라이브를 원 없이 듣고 싶은 게 소원이라고 한다. 그 숱한 기라성같은 재즈 뮤지션을 제치고?! 하루키는 뉴욕에서 전설적인 재즈 클럽 빌리지 뱅가드를 방문한다. 소니 롤린스, 빌 에번스, 존 콜트레인, 캐넌볼 애덜리 등이 이곳에서 라이브 실황을 녹음했다니. 명성에 상관없이 출연료는 똑같단다. 그럼에도 윈턴 마살리스 같은 후덜덜한 뮤지션도 빌리지 뱅가드에서 연주하고 싶어한다고.

 

이외에 뉴욕엔 <버드랜드>, <스모크>와 같은 재즈 라이브 클럽이 있다. , 뉴욕은 언제 갈 수 있으려나.

 


핀란드에서 하루키는 영화감독 카이리시마키 형제가 운영하는 카페 모스크바에 방문했다. 짐작대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핀란드 배경 장면들은 모두 하루키의 상상에 의한 것이었다. 하루키는 소설을 쓰고 나서 소설 공간을 여행한 셈이다. 왠지 그것조차 부럽다.

 

라오스 루앙프라방 에서는 매일 아침 의식처럼 승려들이 탁발을 한다고 한다.

 

여러분도 혹시 루앙프라방에 올 일이 생기면 꼭 일찍 이러나 탁발 체험을 해보기 바랍니다. 직접 땅바닥에 앉아 스님들에게 카오냐오를 시주하다보면, 의식의 힘이랄지, 그 장소의 힘이랄지, 예상을 뛰어넘은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체험을 안 해봤지만 무슨 느낌일지 왠지 알 것 같다. 그러나, 라오스에 간다면 직접 시주를 해봐야지. 

 

 

보스턴에는 하버드가 있고, 던킨 도너츠가 있고 또한 레드 삭스가 있다. 또한 고래를 볼 수 있다니! 상어가 아니고? (상어 생각을 하니 또 샥스핀 생각에 열 불나네.)

 

하루키는 그리스에 산 것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도 살았다. 작가는 진짜 부럽구나. 로마에 살며 가끔은 차를 렌트해 토스카나 지방으로 여행을 가 맛있는 와인을 트렁크 가득 담아 왔다니. 이 책에서 가장 부러운 순간이었다. 박연준, 장석주의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를 읽고는 호주 와인을 사다 마셨다. 너무 싼 걸 사서였을까? 그다지 맛이 없었다. 이번엔 키안티 와인을 한 병 사 마시고는 들썩이는 엉덩이를 달래야겠다.

 

구마모토 현의 구마몬이 뭐길래? 니혼 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구마몬에 의한 경제 효과가 1244조 엔에 이른다고 하니. 한국 지자체들도 지역 마스코트를 개발하면 어떨지.



엉덩이가 들썩거려 혼났다. 어지간히 떠나고 싶은가 보다. 라오스에 뭐가 있느냐고

하루키에 따르면 풍경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런 풍경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국은 대단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한낱 추억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래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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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08-24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가 작가라 부러운게 아니라 책 잘 팔리는 작가라 부럽습니다.

시이소오 2016-08-24 08:14   좋아요 1 | URL
ㅋ 전 안 팔리는 작가들도 부러워요 ^^

겨울호랑이 2016-08-24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많은 여행은 하루키에게 풍부한 소재와 영감을 준 것 같네요^^: 여행은 투자인 것 같습니다.(yureka01님 말씀에 따르면 `관광이 아닌 여행`으로요^^)

시이소오 2016-08-24 08:22   좋아요 2 | URL
아, 저도 떠나고 싶네요 ~~ ^^

singri 2016-08-24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읽을려고 준비중인데 ㅋㅋ

시이소오 2016-08-24 09:39   좋아요 0 | URL
싱그리님도 엉덩이가 들썩들썩 하실거에요 ^^

blanca 2016-08-24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퍼핀은 좀 심하게 귀엽잖아요 ㅋ 포틀랜드는 작가 엘리자베스 키터리지 고향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 매력적인 곳이군요. 하루키는 음, 그 건강과 체력, 여건 및 여러 가지로 부럽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시이소오 2016-08-24 10:07   좋아요 0 | URL
퍼핀 귀엽죠? 올리브 키터리지의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맗씀하신거죠?
포틀랜드가 고향이었군요. 스티븐 킹 소설도 그쪽 배경이라네요 ^^

stella.K 2016-08-2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 가장 적다니! 급 호감이다.˝
에이, 저는 교회 나가는 사람으로서 이제 막 시이소님께 호감이었는데....ㅠ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8-24 18:46   좋아요 0 | URL
ㅋ 덴마크국민 80프로가 기독교인이래요. 근데 교회가는 교인들은 3프로 정도로 들었어요.
덴마크 목사도 사람들이 교회에 너무 자주가면 불행한 나라라고 하네요. 교회에 자주간다는건 그 나라 사람들이 그만큼 불행하다는 증거죠.

기독교인일수록 교회에 안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교회에 있지 않거든요. ^^

2016-08-24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8-24 18:48   좋아요 0 | URL
아, 여행작가되면 너무 좋겠네요 ^^

고양이라디오 2016-09-0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핀 너무 귀엽네요ㅠ 시이소오님 좋은 사진, 좋은 페이퍼 감사드려요^^

시이소오 2016-09-01 1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 귀엽죠? 9월이 되었군요.

원하는 것 이루시는 새로운 한 달이 되시길.

제가 감사하죠 ^^
 

블로그를 뒤적여 보니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독후감을 쓴 게 20145월이었다. 그로부터 23개월 정도가 지나 <다시, 책은 도끼다>를 읽었다. 그 사이에 나는 몇 권의 책을 읽었나? 나도 놀랐지만 대충 800권의 책을 읽었다. 허걱. 그럼에도 이 책에서 박웅현이 소개한 책과 겹치는 책이 없다. 쿤데라의 <커튼>이나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책 블로그 하기 전에 읽었던 책이므로 단 한권도 겹치는 책이 없다.

 

박웅현의 도끼날이 무녀진걸까? 아니면 나의 주파수가 달라진 걸까. <책은 도끼다>를 읽을 때만 하더라도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기 바빴다면 이제는 저자의 생각이 불편하다. 박웅현 정도 되면 이제는 어느 정도 옳고 그름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 자본주의의 앞잡이인 광고쟁이로서 불가능한 일일까. 체제비판적이라기 보다는 체제옹호적이다. <진심이 짓는다>고 하지만 어차피 집 팔아먹기 위한 포장 아닌가. 진심으로 구걸한다고 누군가 집을 덜컥 사 주진 않는다. 집은 돈 주고 사야한다. 소비를 조장해야 하는 광고쟁이로서 소비를 조장하는 체제를 비판할 수 없는 거겠지.

 

그러니까 박웅현의 독법은 안전하다. 자신 안에, 현실에 안주하는 독서. 브루즈아 독법, 기득권 독법이라고 할까? 박웅현의 독서법으로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깰 수 있을까

금조차 가지 않을걸. 아니, 도끼가 아예 얼음에 녹지는 않을는지.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의 무지함을 깨닫는다.

특히 구본창의 <일상의 보석>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보석 결정체처럼 보였던 사물들이  쓰다 남은 비누였다니.

 

이 책을 통해 다른 책들이 더 많이 팔린다면 그걸로 충분한걸까. 예를 들어 곽재구 시인의 <곽재구의 포구기행>이나 <길귀신의 노래>같은 책. 혹은 생의 저력이 느껴지는 문장들한 두 문장을 만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할까

 

갈매기들은 이쁜 소의 눈빛을 하고 있다. 그들이 꾸는 꿈의 정갈함 탓이다. (55)

 

신선이 노닌다는 그 섬의 백사장을 처음 본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맑고 넓은 원고지를 생각했다. 햇볕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모래들은 빛났고 파도소리들은 푸르렀다. (58)

 

삶이란 때로 상상력의 허름한 그물보다 훨씬 파릇한 그물을 펼 때가 있다. (61)

 

꽤 많은 바닷가를 지나온 적이 있지만 파도 소리가 꽃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는 느낌을 받은 것은 처음입니다. (61)

 

연륜은 사물의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길의 이름이다. (62)

 

혹은 모르던 시 한 편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김사인, <조용한 일> 전문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김종삼, <墨畵>전문

 














<책은 도끼다>를 읽은 이후, 김화영 선생의 <행복의 충격>을 찾아 읽었다.  이 책에서 박웅현이 인용한 문장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프로방스에 내리는 각종 햇빛의 감도. 부활절 무렵 애무하는 꽃물결처럼 피부를 간질이는 햇빛, 저녁나절 가벼운 바람에 실려와서 당신의 목덜미를 쓸고 가며 벌써 저 앞에 걸어가는 처녀의 갈색 머리털을 번뜩이는 햇빛, 한여름 심벌즈를 난타하는 듯 금속성을 내며 찌르릉거리는 햇빛, 가을철 분수의 물줄키를 타고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햇빛, 한겨울 론 강 골짜기를 따라 살을 에도록 미스트랄 바람이 불 때도 창 밖에서 내다보면 언제나 따뜻한 겨울의 환상을 주는 노랗고 투명한 햇빛, 베란다의 베고니아 꽃 속에 자란자란 고이는 햇빛, 작은 커피 잔 위로 플라타너스 잎새들 사이로 스며 나와 짤랑짤랑 흔들리며 요령 소리를 내는 은빛 반점의 햇빛. (79)

 

-김화영, <행복의 충격> 



수행은 늘 깨어 있는 삶을 사는 일이다. 깨어 있다는 것은 늘 자신을 성찰하고 생각을 높이며 끊임없이 성숙시키는 것이다. 성찰은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살피는 것이다. 사색은 사물과 일에서 참되고 깊은 의미를 찾는 일이다.


-법인,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김재인의 <혁명의 거리에서 들뢰즈를 읽다>와 이 책에 겹치는 작가가 있다면 <1417, 근대의 탄생>에서 소개된 루크레티우스다. 루크레티우스 읽으라는 계시일까??

 

무한한 우주 공간에서 영속적으로 서로 충돌하고 결합하여 일탈한결과로서 물질들을 구성한다. (137)

 

예측 불가능한 비껴감, 그것을 클리나멘이라고 부른다. 루크레티우스가 부활한 해가 1417년이다. 1417년 포조 브라촐리니가 독일 남부 한 수도원 서가에서 루크레티우스가 쓴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필사본을 발견하면서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루크레티우스를 부활시킨 이는 단연 들뢰즈가 아닐까.

 

아직까지 카잔차키스의 책을 읽지 못했다. <그리스인 조르바>도 재미없어서 반 도 못 읽었다. 언젠가 읽어야지 했는데 책에 소개된 카잔차키스의 면면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다. 이렇게 시시한 작가였나. 특히나 <영국 기행>은 카잔차키스가 얼마나 지성이 결여된 사람인지 깨닫게 해준다. 영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의 글들. 영국인은 내면에 입법자가 있다고? 그래서 아편 안 산다고 전쟁을 벌인 건가? 오늘날로 치자면 히로뽕, 대마초 같은 마약 안 산다고 전쟁을 벌인 건데, 영국인들 마음속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입법자가 계시길래? <아편전쟁>은 아무리 생각해도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추악한 전쟁이다.














 

결국 커튼의 앞과 뒤는 키치와 키치가 아닌 세계의 대비입니다. 키치가 뭡니까? 치통이 없는 세계입니다. 키치는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의 세계예요. 반면에 비키치는 모두 다 드러내는 세계입니다. (222)

 

안타깝게도 나는 이 책 자체가 키치적이라고 생각한다. 커튼 앞만을 보여준다.

 

평범한 배관공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존재이지만, 일부러 덧없고, 진부하고, 판에 박힌, 그래서 무익하고, 결국 성가시고, 마침내 해를 미치는 책들을 만들어내는 평범한 소설가들은 경멸당해 마땅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236)

 

- 밀란 쿤데라, <커튼>

 

이 책 역시도 진부하고, 판에 박힌, 그래서 무익하고, 결국 성가시고, 마침내 해를 미치는책은 아닐까. , 나는 키치가 정말 싫다. 왜 이 책이 키치적이고 체제옹호적인지 박웅현이 발췌한 두 문장을 더 예로 들겠다.

 

이러쿵저러쿵 따지지 말고 일합시다. 그것이 인생을 견딜만하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 볼테르, <미크로메가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육체노동을 할 때만이

지적이고 영적인 삶이 가능하다.


- 톨스토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분명 노동에는 신성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나 같은 천민들은 이러쿵저러쿵 따지지 말고 죽어라 일만해야 할까? 재벌들이나 정치가들, 기득권들은 좋아라하겠지. 마르크스에 따르면 인간은 어느 계급에 속해 있는가에 따라 사고방식이 달라진다. 박웅현은 자신이 브루주아 계급의식으로 똘똘 뭉쳐있음을 의식할까?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의 글들은 그의 의식 위로 떠오를 수 없을 것이다. 억압을 통해 무의식으로 몰아내겠지. 자신이 어떤 사회의 시각을 내면화했는지 깨닫지 못한다면 박웅현의 글은 앞으로도 키치에 머물 수밖에 없다. 영겁회귀의 키치의 지옥.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게 없지만

두고 보자니 모두가 꽃이더라

 

- 주자

 

벨 수는 없고 두고 보자니

꽃도 아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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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8-2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쩐지 박웅현의 책에 관심이 가질 않지만, 올리신 사진 보고 설명 읽기 전까지 보석이라고 생각했어요. ㅎㅎ 비누였네요!!

인용하신 김사인의 시는, 좋아서, 친구들에게 몇 번 베껴서 보낸 기억이 납니다. 좋지요?

시이소오 2016-08-23 10:26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저는 시에 문외한이라 몰랐어요. 좋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비누 맞췄심~ ^^

시이소오 2016-08-23 12:02   좋아요 0 | URL
오, 역시 비범한 눈썰미심니당 ~~^^

yamoo 2016-08-23 12:05   좋아요 0 | URL
저도 바로 비누라고 생각했슴돠~~^^

시이소오 2016-08-23 12:09   좋아요 0 | URL
오, 야무님도, 두분다 대단하심돠~~^^

yamoo 2016-08-2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번쩨 단락을 거쳐 이른 시이소님의 글..
박웅현의 독서법으로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깰 수 있을까? 금조차 가지 않을걸. 아니, 도끼가 아예 얼음에 녹지는 않을는지...

완전 공감 만빵입니다!! 자본주의의 앞잡이가 쓴 폼나는 문장들...결국 광고쟁이에 불과한 자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글을 쓸 수 있을지...자본주의를 넘는 성찰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 자체가 어불성설 같습니다. 광고와 인문학은 극과 극인거 같은데....요즘 광고나 자기계발서 그리고 경영서에서 잘도 울궈먹는 인문학...거참 이상한 조합같아요....

시이소오 2016-08-23 12:12   좋아요 0 | URL
김정은이 공산주의 욕할 수 없는것과 비슷한거 아닐까요? ㅋ
정말 해괴한 조합입니다 ㅋ

물고기자리 2016-08-2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르바가 재미없어요;; (제겐 여러 의미로 좀 시끄러워요..)

조용조용 툭 던지듯 말씀하시는데도 느껴지는 강렬한 반항이, 시스템에 저항하는 시이소오 님의 생각이 저는 좋습니다! ㅎ

시이소오 2016-08-23 12:35   좋아요 0 | URL
정말 시끄럽죠 ㅋㅋ
저는 천민계급의식을 지녀서 반항은 저의 운명입니다. ^^

cyrus 2016-08-23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동생이 이 책을 사고 싶다하길래 말렸습니다. 하지만 사고 말았습니다. 중고 서점에 전작이 있어도 안 살 겁니다. 읽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시이소오 2016-08-23 13:58   좋아요 0 | URL
ㅋ 말렸는데 사셨군요. 동생님 . 아깝네요 ㅎㅎ

cyrus 2016-08-23 13:59   좋아요 0 | URL
원래 제가 가진 적립금으로 동생이 읽고 싶은 책을 사줍니다. 그런데 가끔 엉뚱한 책을 고르기도 합니다.. ㅎㅎㅎ

시이소오 2016-08-23 14:03   좋아요 0 | URL
오, 동생 책을 사주시다니, 자상한 형/오빠네요.
그러고보니 저는 동생들 책 사준적이 없네요. 나쁜 형/오빠였네요 ~~

cyrus 2016-08-23 14:05   좋아요 0 | URL
동생분이 책과 담을 쌓았으면 시이소오님 읽고 싶은 책을 사시는 것이 이롭습니다. ^^

시이소오 2016-08-23 14:07   좋아요 0 | URL
ㅋ 저는 소장한 책들 버리기전엔 안 살려구요^^

stella.K 2016-08-23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이 참 필요하다고 봐요.
박웅현이 볼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글 안 쓰면 평생 모르고 자신이 글 잘 쓰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살 것 아닙니까?ㅋㅋ

김화영 교수가 저런 책도 냈군요.
저는 올여름 이래저래 카뮈와 김화영 교수에게 엮겨서
영감이 쓴 `번역수첩`이란 책이 있더군요. 함 읽어 볼까 해요.

`벨 수는 없고 두고 보자니 꽃도 아니어라.`
멋진 말이군요.^^

시이소오 2016-08-23 18:40   좋아요 0 | URL
카뮈와 김화영이라
태양과 바다의 여름 보내셨군요 ^^

푸른희망 2016-08-23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변에 박웅현의 책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나만 무지하거나 삐딱한 사람인가 했는데 속이 시원합니다!!

시이소오 2016-08-23 21:17   좋아요 0 | URL
저도 저만 삐딱한줄 알았더니 많은 분들이 동감해주셔 놀랐어요^^

2016-08-25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르바 별로인 1인 추가요~

시이소오 2016-08-25 22:34   좋아요 0 | URL
ㅋ 힌님도요 ^^

박소망 2016-08-27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선학 2022-01-11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읽어 보아야 비판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