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자유를 관리하는 여성들편이 마지막 편으로 끝이 난다.
읽으면서 좀 순진하게 뭔가 끝맺음 편에서는 속시원한 해답이 있기를 기대한 것 같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서 무엇을 기대하고 바란 것일까?
특히나 좀 있으면 뒤집히는 세상에서 말이다.
‘자유가 정치적 삶에서 경제적 삶으로 재배치되면서 자유는 경제적 삶에 내재된 불평등의 대상이 되고, 동시에 불평등을 유지하는데 일조하게 된다‘(266쪽, 웬디 브라운의 <민주주의 살해하기: 보수주의자의 은밀한 공격>)
성매매 종사자의 여성들에게 진정한 자유가 있단 것인가?
웬디 브라운의 책에서 인용문에 제시된 경제적 삶의 불평등을 유지하는데 일조된 삶이 바로 여성들의 삶을 의미하는 것 같다.
한 사람의 개인은 없고, 그저 성상품화된 모습으로만 존재하여 부채의 수렁속에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룸살롱 문화가 난무할까? 생각하다 보니, 예전 20 여 년 전 직장생활을 할때 접대 문화가 어렴풋하게 한 번씩 떠올랐다. 다니던 회사는 하도급 업체였었는데 원청 업체에 정기적으로 술접대를 하는 일이 빈번했었고, 원청 업체의 노골적인 접대를 요구하는 일이 잦았다. 접대는 늘 술접대다 보니
룸살롱에서 이루어졌고, 2차 접대도 당연했었다. 늘 그런식의 시스템이었지만 그리 깊게 생각해 보질 않았던 시절이었고, 뭐랄까, 그저 쉽게 돈을 버는 세상이 따로 있나 보다, 나와는 다른 세계의 일이다.라고 치부했었던 것 같다. 아니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았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힘겹게 읽히는 대목들이었다. 내가 뭐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술접대 문화가 오랜 시간 뿌리 깊히 박혀 있었기 때문에 성매매 문화가 더 성행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여성들의 경제적인 사회활동이 넓지 못한 것도 어쩌면 성매매의 세계에 쉽게 발을 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란 것도 안타깝다.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고,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는 상황과 방법은 계속 강구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대로 계속 이어진다면 여성들은 걷잡을 수 없이 희생되는, 그야말로 미친 세상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인데...앞날이 깜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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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1만 명 이상 대학 중 2011년 이전에 ‘졸업유예 제도를 도입한 26개 대학의졸업 유예 신청자는 2011년 8270명에서 2013년 14975명으로 약 2배가량 증가했다(심제획 김경근, 2015). 게다가 여자 대학생의 초과 등록률이 남자 대학생의 초과 등록 보다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이재성, 2015), 여자 대학생은 남자 대학생보다 더 오래 학교에서 교육받지만 더 적게 노동시장으로 흡수되고 있는 것이다. - P298
결국 ‘남성의 돈, 그중에서도 ‘눈먼 돈을 나누어 써야, 이 빚은 모두 상환될 수 있다. ‘눈먼 돈‘은 ‘주인 없는 돈이기도 하다. 실제로 인터뷰한 많은 여성들은 룸살롱과 같은 접대가 이루어지는업소에서 남성들이 결코 자기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한국 사회 ‘접대비의 규모는 9조 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룸살롱은 접대가 선물로 제공되는 장으로 남성들은 상대 남성에게 여성을 선물하며, 혹은 여성들에 의한 ‘접대‘를 선물하며 유대를 공고히 한다. 여성들을 매개로 남성들의 공적 친교를 가능하도록 하는 ‘접대비‘는 남성들의 임금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남성들이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지위를 만들어내는 돈이다. <다혜>는 ‘눈먼 돈의 출처와 흐름, 목적을 간파하고 자신의 몸을 타고 흘러가는 이러한 돈을 집어삼키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 P342
13...물론 접대비가 모두 성매매 업소에서 사용된 것은 아니다. 2015년 유흥업소에서사용된 법인카드의 공식적 사용금액은 1조 1천억 원을 넘었고, 룸살롱에서만 6772억 원, 단란주점에서 2013억 원, 요정에서 1032억 원이 결제되었다 (김동호, 2016). - P342
성매매를 성별화된 경제 체제의 문제로 구성하지 않는다면 구제된 여성 한 명의 빈자리를 다른 여성이 채우는 현실을 피할 수없다. 또한 ‘노동 없는‘여성들에게 신용이 부여되는 현실에 도전하지 않으면 ‘여성의 매춘화‘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매매경험을 가진 여성들에 한정된 구제 활동과 임파워 활동을 넘어 성매매 문제를 이 시대의 여성 문제로 적극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동시에 금융화, 부채 경제, 신용의 민주화라는 최근의 변화가 여성들의 몸을 본원적 토대로 삼고 확대재생산하는 현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화하는 후속 연구와 실천이 필요하다. 앞으로 현실 경제체제에 대한 여성주의적 비판을 통해 성매매 문제 해결이 모색되길 바란다.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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