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원 가꾸는 일 며칠 쉬기로 하여 종일 집에 머물렀더니 책 읽을 짬이 났던지라 포르노랜드를 절반을 조금 넘기고 읽을 수 있었다. 오전에 모모스 커피 마시고 좀 특이한 부산 맛?이 느껴져 이건 뭐지? 싶었는데 다락방님이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한 집 커피 아니냐고 하셔서 아! 그래서 모모스 이름이 낯설지 않았구나!! 세계 바리스타 오호~ 커피 좀 만드시나봐?
‘부산 맛‘ 을 이렇게 로스팅을 하시나? 모모스 검색해 봤더니 본점 건물이 눈에 좀 익은 거다. 응??? 몇 년 전, 남편이랑 부산 나갈 일이 있어 갔다가, 남편 기사가 지하철 근처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대주던데 바로 앞에 카페가 눈에 띄었는데 지하철 타고 지나갈 때마다 눈여겨 본 곳이었었다. 들어가서 커피나 한 잔 마셔볼까? 들어갔더니 깜놀!!! 사람이 사람이 바글바글~
카페에서 줄 서서 마시는 문화엔 익숙치 않았던 때라, 그냥 가던 길을 가면서도 좀 아쉬웠었는데, 아 그 집 커피였었어!!
모모스!!!!
이것 참,
커피 얘기를 하려던 게 아녔는데,
또 산으로 갑니다!!ㅜㅜ
암튼 커피 마시고, 대왕 초콜릿 콱콱 박힌 대왕 스콘 부셔 먹으면서 <포르노랜드> 를 읽으니 갑자기 소화가 안돼!!ㅜㅜ
초콜릿이 콱콱 내 가슴에 박힌 것인가??
글을 읽을 때마다 속이 느글거린다.
잠깐 책을 덮어야겠다! 싶어 덮고,
또 습관적으로 핸드폰 잡고 북플 들어오고,
댓글에 대한 답글을 다다다~ 적다 보니,
<포르노랜드>를 읽는다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의 댓글을 읽다 보니, 또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작년 겨울쯤에 읽었었나? <여성과 광기> 그 책을 읽을 때가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도 살짝 그러하다.
포르노라는 영상은 ‘곤조 포르노‘라고 스토리가 없는 오로지 성행위만을 묘사한 형식의 영상을 곤조 포르노라고 부른다는데, 요즘의 포르노라고 하는 것은 곧 이것을 가리킨다고 한다.
나는 여적 수위가 높은 정사 장면이 깃든 B급 영화를 포르노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그것 말고 저것이 진짜 포르노라는 걸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작가는 영상 속 장면들을 일부 소개해주고 있는데 하...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거나, 스콘이랑 커피 마시면서 책을 읽는다면 바로 뿜어버릴 것 같은 역겨움이 인다.(먹으면서 이 책 읽기는 금물입니다!)
헌데 그 역겨움이 이는 장면들도 작가는 일부만 전달한다고 하니, 이게 도대체 어느 정도의 강도란 말인 것인가?
포르노 영상은 결코 성교육을 대신하는 대용물이 아니다.
일부 남성들은 그리 알고 있고, 청소년들도 그리 알고 있다.
가족인 엄마나 애인, 누나, 여동생, 이모, 고모, 사촌여자형제들 뭐 기타등등의 여성들과 포르노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들과는 별개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남자 아이들 또는 대학생 남자 아이들 또는 어른 남자들 성교육 입문용으로 봐도 괜찮은, 오락적 유희처럼 얘기들 하곤 하는데...허참!!!!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구요?
영상에 출연하는 여성들은 즐기려고 포르노 영상을 찍는 게 아닌 것이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영상을 찍은 것인데, 그 돈이 액수가 커지다 보니, 쉽게 돈도 많이 벌고 하니 자기 만족도가 큰 것이라고 오해를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책을 읽어 보면 내 눈에는 이렇게 읽힌다.
그들은 생계를 위해 버는 돈인 것이고, 목숨을 걸고 촬영에 임하는 듯해 보여 그것은 목숨수당처럼 보인다.
왜,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함부로 다뤄도 되는,
여성위에 군림하는 왕처럼 보여야 마땅한,
강간이나 다름 없는 영상을 찍으며,
또 그 영상을 보고자 그것을 조회하는 수가 폭주하여,
그저 사업이 아닌 포르노 산업화가 되는 것에 일조하는 것인가?
밑줄을 긋다가 어떤 대목에선 손이 부들부들!!
감옥에 집어 넣고 싶은 포르노 남자 배우!!!!!
이름은 또 모르겠네!! 이 와중에 사람 이름 기억 못하는 나의 기억력이 얼마나 고마운지!!!!!!!!!!
재판을 받고 징역을 살고 나왔는데도 또 찍어???
감옥에 영원히 집어 넣어야 할 사람이다.
왠만해선 좋은 게 좋은 거야!!!
불의를 봐도 아주 잘 참는 조금 아니, 많이 비굴한 사람인데,
책을 읽다가 😡😡
참을 수가 없어!!!!
몇 주 전, 책의 앞부분을 읽다가 깜놀 중이긴 했는데,
요즘 포르노 영상을 보는 연령대가 자꾸 낮아져 10 대들이 더 많이 본다는 대목에서 나름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아침을 먹는 아들에게 ˝너 혹시 포르노 본 적 있어?˝
물으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네˝.
나 너무 당황했었다.
아니...
조금은 망설임이 있을 것이고, 아님 능글맞게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나름 시나리오를 짜놓았더랬지!
근데 녀석이 나의 예상과 다르게 너무 빛의 속도로 yes!라고 하니까.....B플랜이 내겐 없었던 거야!!!
그래서 다짜고짜 내뱉은 말이 ˝아니!!! 너....언제부터 봤어?˝
˝계속 보고 있었던 거야? 어쩐지 밤 늦게 잠 안자고 딴짓 하는 것 같더라니, 그동안 포르노 본 거?˝
˝응? 너 혹시 어젯밤에도 본 거?˝
˝너 정신있어? 없어? 다음 달 너 수능 치는 애가!!!
야가~ 야가~~시험 치는데 계속 그 장면 떠올리는 거 아냐??˝
............................
쩝~
머릿속으로는 얘 지금 스무 살이 넘었는데 나 지금 뭐하는 걸까?
싶은데, 요 입이 계속 계속 속사포로 가스 라이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너 어떤 사이트 봐? 유료 결재해서 보는 거?˝
아들이 누가 그걸 돈 주고 보냐고 한 마디 툭!
˝혹시 곤조 포르노를 알아?˝
그건 모르는지 눈을 멀뚱멀뚱~ 그건 뭐냐고 묻는다.
속으로 그나마 다행이다! 가슴 쓸어내렸다.
중독 단계 위험 수위까지는 안간 듯해서!!
그날부터 아들이랑 눈만 마주치면,
포르노는 보지 말라고 한 번씩 잔소리 중이다.
아들은 나에게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질 않은 상태에서
자꾸 책만 읽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고,
현 시대에 뒤떨어지는 소릴 하는 것 같다고!
되려 면박을 준다.
모르겠다.
육아가 다 끝난 것 같은 자식이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건 엄마인 내가 별나다는 소릴 듣더라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또 잔소릴 했지!!
포르노 영상을 본 걸 야단치는 것이 아니다.(벌써 야단법석은 다 떨었지만!!!) 또래집단들이 다 그것을 한 번씩 보는 분위기라면 한 두 번은 볼 수 있겠지만, 너희들도 봐서 알겠지만 그 영상은 여성을 결코 인격체로 바라보는 시점이 아니란 것을 보고 느끼지 않았니? 그렇다면 이것은 자꾸 봐선 안되겠다는 것을 자각할 줄 아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니 앞에 서 있는 엄마가 바로 여자란 말이지!! 그리고 니 동생들도 여자란 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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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다다다~~ 잔소릴 해대긴 했는데 그 다음은 녀석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긴 하다만,
정말 내 자식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키우는 게 올바른 것인지? 너무나 혼란스럽다.
남편과 아들은 이 엄마가 매달 여성주의 책을 읽을 때 긴장하는 것 같다. 내가 여성주의 책을 읽는 날이 곧 남편과 아들을 잡는 날이기 때문이다.
오늘 좀 많이 흥분했네ㅜㅜ
![](https://image.aladin.co.kr/product/23227/28/cover150/k732637205_1.jpg)
그러한 페미니즘 이데올로기에 노출된 남성은 극히 드물다. 남자 (그리고 여자) 대다수는 성 불평등이 자연스러우며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현실인 것처럼 느낄 정도로 지배적인 성차별 이데올로기를 매일 주입당하며 살아간다. 포르노는 이 이데올로기를 최대한으로 뽑아 먹을 뿐 아니라, 그것을 포장해서 고도로 성애화한 형태로 남자에게 돌려준다. 그것에 대항하는 반이데올로기가 부재한 상태에서, 이같이 달콤한 성차별 이데올로기는 지배적 사고방식이자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포르노는 사회화의 유일한 행위자는 결코 아니지만, 그 강렬한 이미지와 우리 신체에 미치는 영향 덕분에 강력한 설득의 도구가 되었으며, 남자가 여자를 동등한 존재로, 자기가 당연히 갖는 인권을 마찬가지로 당연히 가지는 존재로 보는 능력을 잠식하고 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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