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희네 꽃밭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67
권윤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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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길벗어린이에서 진행한 서평단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

2026년 새해에 <#만희네집> 30주년 기념판 출간 소식에 가슴이 설렜는데 드디어 30년 만에 동네에서 나무와 꽃이 가장 많은 만희네 집 꽃밭을 구경 갑니다.
찬바람 속에 따뜻한 햇살이 오래 머물면 쪼글쪼글하던 손바닥선인장에 물이 돌고 명자나무에는 꽃망울이 터집니다.
만희는 할아버지와 상추, 고추 모종을 심고 직박구리 날갯짓에 살구 꽃잎이 나풀거리지요.

봄이 온 만희네 꽃밭은 부추는 물론 봄꽃으로 가득합니다.
앞집 시윤이가 만희네 꽃밭에 놀러 와 함께 소꿉놀이하고 앵두가 익으면 따러 오기도 합니다.
살구가 열리고 먼저 핀 작약이 지면 나리꽃이 피고 감꽃이 피고 손바닥선인장이 노랗고 튼튼한 꽃을 피우면 벌들이 찾아옵니다.
만희네 꽃밭은 계절에 따라 피는 꽃도 달리는 열매도 다릅니다.

할머니 댁으로 이사 온 ‘만희네 집’을 둘러보면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 살던 집을 그리워하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할머니 댁을 떠올리게 하지요.
이번에 후속으로 나온 ‘만희네 꽃밭’은 별로 크지도 않고 특별한 규칙을 두고서 심은 것도 아닌 꽃밭의 꽃과 나무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나는 모습을 환한 원색을 사용해 꼼꼼히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만희네 꽃밭에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좋은 그림책은 긴 생명력으로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자랍니다.
‘만희네 집’을 보며 자란 아이들이 이제는 어른이 돼 자식을 낳아 함께 ’만희네 꽃밭‘을 보는 즐거움을 얻게 됩니다.
대부분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에게 만희네 꽃밭은 신기한 보물 창고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집안 어른들과 함께 가꾸던 추억의 꽃밭이 됩니다.

어린 시절 우리 집에는 수돗가 한쪽에 병을 거꾸로 세워 경계를 지었던 작은 꽃밭이 있었습니다.
땅에 가까운 채송화를 제일 앞에 심고 그 뒤로 금잔화, 봉숭아, 샐비어를 심고 뒤쪽에는 키가 큰 접시꽃, 맨드라미, 해바라기를 심었습니다.
할머니는 꽃이 지고 씨앗이 열리면 잘 갈무리해 뒀다 봄이 오면 작은 꽃밭에 꽃씨를 뿌렸습니다.
지금은 작은 꽃밭도 할머니도 다 사라졌지만 만희네 꽃밭을 보며 어릴 적 가꾸던 작은 꽃밭을 만들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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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커빌가의 사냥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8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박산호 옮김 / 민음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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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탐정 캐릭터의 대명사인 <셜록 홈스>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자신을 찰스 버스커빌의 주치의이자 친구였다고 소개하는 모티머 박사가 홈스를 찾아와 버스커빌 가문에서 내려오는 고문서를 보여준다.
버스커빌 정원을 휴고가 소유하고 있던 시절 악행을 일삼던 그는 이웃하고 있는 자작농의 딸을 납치한다.
휴고가 술에 취해 감시가 느슨해지자, 아가씨는 그의 손아귀에서 가까스로 도망치지만 그녀를 붙잡기 위해 황야로 향한 휴고는 무시무시한 개에게 물려 죽는다.

그 후 버스커빌 가문에서는 어두운 밤에 황야를 지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전해 오는 데 석 달 전 찰스 버스커빌이 산책하던 도중 황야 근처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고 그 근처에 거대한 개의 발자국이 발견된다.
버스커빌 가는 찰스의 조카인 헨리 버스커빌에게 상속되고 삼촌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헨리는 홈스에게 진상을 밝혀 달라고 의뢰한다.
저택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헨리가 묵고 있는 호텔로 황야에 가지 말라는 협박 편지가 도착하고 그의 구두가 없어진다.
바쁜 홈스를 대신에 조수인 왓슨이 바스커빌 가로 함께 출발해 사건을 조사하고 홈스에게 보고서를 보낸다.

스산한 황야의 전경과 간혹 들려오는 사냥개의 울음소리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실루엣의 남자, 그리고 교도소를 탈옥한 살인범 등 등장인물 모두가 의심스럽고 의뢰인마저 흑막이 있는 것만 같다.
출간된 지 100년이 넘은 이야기지만 지금 읽어도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홈스가 아닌 조수 왓슨이 사건을 조사해 보고 한다는 설정의 소설이라 홈스의 활약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모든 걸 통달하고 있는 듯한 홈스가 사건의 내막을 밝히는 순간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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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처럼 비웃는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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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아닌 방랑작가, 또는 유랑하는 괴기소설가로 불리길 원하는 도조 겐야가 주인공인 시리즈 중 한 권이다.
하도 지방의 산림 지주인 고키 집안의 넷째 아들 노부요시는 집안의 성화에 못 이겨 성인 참배를 위해 고향에 내려와 삼산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괴이한 일을 겪게 된다.
다행히 산속을 헤매던 중 집 한 채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하룻밤 신세를 진다.

그 집에는 구마도의 가스미 가 아들로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소식이 끊긴 다쓰이치가 가족과 함께 돌아와 머물고 있다.
아침이 되자 밀실 상태의 집안에는 노부요시 혼자 남아 있고 그곳에 머물던 가족들은 식사를 하던 중 연기처럼 사라진 상태라 극도에 공포에 휩싸인 상태로 산을 내려가게 되고 괴이한 웃음소리를 내는 존재와 맞닥뜨린다.

소설은 성인 참배에서 기이한 경험을 한 노부요시가 그 두려움을 덜기 위해 수기를 작성한 것을 도조 겐야가 읽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수기를 남긴 후에도 노부요시의 두려움이 더더욱 커지자 도조 겐야가 직접 하도 지방을 찾아 괴이의 실체를 조사하기로 한다.
도조 겐야가 도착한 후 연달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살인이 그 고장에서 전해 내려오는 동요의 내용에 맞춘 듯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도조 겐야의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사건의 배경이 된 지역은 교통이 불편한 외진 마을이다.
노부요시가 길을 잃고 헤매다 가게 된 부름산은 20년 전 금광 개발 실패한 후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짐작되지만 사체도 범인도 발견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른 뒤 흉산이라 불리며 사람들의 접근을 꺼리는 곳이다.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동요와 마을에 있는 여섯 개의 지장님과 연결된 살인의 잔혹함은 인간이 아닌 흉산에 있다는 산마의 소행이 아닌가 의심하게 한다.
특히나 도조 겐야가 경찰과 공조해 범인 찾기에 나선 후 마지막 펼치는 추리는 단순하게 범인을 지목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독자에게도 추리해 보기를 권하고 있어 더 흥미롭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이가 복수를 꿈꾸고 실행에 옮기는 순간 벌어지는 가장 참혹한 잔혹사는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을 불행으로 몰고 간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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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집 - 보림 창립 50주년 기념 그림책 내일의 책
이혜리 지음 / 보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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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올해는 보림출판사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보림출판사와의 인연은 첫아들 돌 즈음 구매한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시리즈 중 앞, 뒤 어느 쪽으로도 볼 수 있게 제작된 #도깨비방망이 부터 시작됐지요.

보림 창립 50주년 기념 도서 내일의 책 시리즈는 특별 창작 지원금을 통해 제작된 그림책입니다.
#기억의집 은 한지 느낌의 하드커버 가장자리를 잘라 단면을 드러내 책 표지를 만들었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 사철 제본으로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사자 씨와 토끼 씨 이야기를 읽으며 엄마와 시어머니를 떠올렸습니다.
엄마의 세상에서는 돌아가신 지 10년도 넘은 아버지가 아직도 논 갈고 밭 갈며 모내기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가끔 찾아뵙는 엄마는 면회 시간 내내 찾아온 사람이 누구인지 이름을 묻고 기억하신 듯하다 다시 묻기를 반복합니다.
엄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천사가 된 엄마의 아기 안부를 묻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사자 씨의 눈앞을 지나갔던 ‘초록색 옷을 입은 아이‘가 누구인지 알기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
당신이 치매인지도 모르고 이웃 할머니의 치매를 걱정하는 시어머니의 멍한 눈빛을 대면할 때면 어디를 헤매고 계시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이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알기에 더 무섭고 두렵습니다.
두 어머니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기에 더더욱 무섭고 두려워집니다.
모든 사자 씨의 기억이 가장 좋았던 시절에 머물길 바라며 세상의 모든 토끼 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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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비밀 레시피
박새한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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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문학동네 그림책 서포터즈 뭉끄 6기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나물만 준비하면 누구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게 비빔밥입니다.
아이는 배가 고파 헐레벌떡 집으로 돌아오지만, 엄마는 안 계시고 냉장고에 편지만 덩그러니 붙어 있습니다.
아이는 편지에 적힌 대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습니다.

먼저 밥솥을 열어서 따끈한 밥을 가득 퍼 담고 그다음 하얀 애벌레를 닮은 무나물을 넣고 나뭇가지같이 생긴 당근볶음을 넣고 그 옆에는 잡초를 닮은 애호박나물을 놓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평범한 비빔밥은 아이가 나물을 담는 순간 특별한 비빔밥으로 탄생합니다.
무나물, 당근볶음, 애호박나물 다음에는 어떤 나물을 넣을지 궁금해하며 그림책을 봅니다.

원색을 사용한 단순한 그림은 아이 혼자 비빔밥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어울려 군침을 돌게 합니다.
엄마가 만들어 준 평범한 나물은 아이가 나물의 특징을 살려 말하는 순간 특별한 존재가 돼 비빔밥을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참기름과 용기를 내 넣어보는 고추장도 빠져서는 안 되는 자료들입니다.

“푸슉, 꾸물꾸물, 엉금엉금, 흐물흐물, 아슬아슬, 휘리릭, 반짝반짝, 쓱쓱, 싹싹,냠냠, 뇸뇸,달그락달그락, 꿀꺽”

그림책에 등장하는 흉내 내는 말은 소리 내 읽었을 때 더 큰 즐거움을 줍니다.
저는 여린 상추잎이 잔뜩 들어간 비빔밥을 좋아하는 데 앞으로는 ”하늘하늘 손짓하는 상추잎”을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맛있는 그림책,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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