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서가의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은 도서입니다.>베테랑 예능 작가의 에세이는 재미있습니다.줄거리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지라 평소 에세이는 거의 읽지 않는 까닭에 어떻게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할지 한참을 고민합니다.3부로 나눠 전해지는 에피소드 부자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는 울고 웃는 삶 속에서 인생의 따스함을 느끼게 합니다.8년째 같은 사람을 찾는 잘못 걸려온 전화의 숨겨진 사연과 그 뒷 이야기는 바쁜 세상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싶게 마음이 뜨거워집니다.아주 개인적이라 남 앞에서 쉽게 꺼낼 수 없는 이혼을 대하는 작가의 마인드도 훌륭하고 훌훌 떠난 일본 여행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멋져 보입니다.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는 마음을 터놓는 친구 부부가 가까이에 있어 힘이 되어 주는 것도 행복해 보이고 부럽기도 합니다.뭐니 뭐니 해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사는 작가의 삶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입니다.가끔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고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우리 삶은 언제나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오늘 벌어진 불행이 내일의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작가님의 글은 오늘의 불행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내일은 괜찮아질 거라고 용기를 줍니다.유머는 힘이 강하다는 진리와 함께 “이휘”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는 참 재미있습니다.
<빨간콩출판사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은 도서입니다.>언제나 심심한 도깨비 심심이는 같이 놀 친구도, 재미있는 놀이도 없어 언제나 심심했어요.하도하도 심심해 마을로 내려가 보기로 한 심심이는 한 고개, 두 고개, 세 고개를 넘고 넘어 마을에 다다랐어요.심심이는 이 집 저 집 쿵쾅거리고 돌아다니며 꽥 소리도 질렀습니다.심심이가 아무리 무서운 도깨비가 아니라 심심한 도깨비라고 말해도 마을 사람들은 허둥지둥 달아나기만 합니다.사람들이 모두 도망가 버리자 할 수 없이 심심이는 동물들을 줄줄이 매달고 노래를 부르며 동네를 한 바퀴 돌았어요.호랑이가 무서워하는 건 곶감이라는 데 깊디깊은 산속에 사는 도깨비 심심이가 무서워하는 것은 ‘꼬꼬댁 꼬꼬‘입니다.사람들은 모두 도망가고 마을에 있는 동물들도 모두 줄줄이 매달아 끌고 가던 심심이가 왜 꼬꼬댁 꼬꼬를 무서워하게 됐을까요?한병호 작가의 도깨비를 처음 만난 건 20년이 훨씬 넘은 것 같은데 다시 만난 도깨비는 변함없이 즐거움을 줍니다.벨벳코팅된 새까만 표지에 그려진 선명하고 커다란 도깨비 그림의 감촉이 좋아 자꾸만 만져보게 됩니다.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 속 도깨비는 험상궂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장난꾸러기라 껌껌한 밤 숲길을 지나는 사람과 밤새 씨름을 하기도 합니다.메밀묵을 좋아하고 도깨비방망이로는 무엇이든 나오게 하고 착한 사람에게는 복을 주고 욕심쟁이에게는 벌을 주기도 하지요.심심이도 할머니 이야기 속 도깨비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해를 입히기 위해 마을에 내려온 게 아니라 그저 심심해서 내려온 것뿐인데 사람들은 도깨비를 피해 도망가고 도깨비가 외치는 말은 통 들으려 하지 않은 탓에 소란이 일어났지요.도깨비가 낮에는 절대로 마을에 내려오지 않고 닭이 울면 사라지는 까닭을 심심이를 통해 알려 줍니다.옛이야기와 어울리는 수묵으로 그린 도깨비 그림은 왠지 억울해 보이는 도깨비 심심이와 잘 어울려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커다란 판형의 벨벳코팅의 표지, 고급스럽고 선명한 그림, 재미난 이야기와 수묵화 특유의 농담과 여백까지 지금까지 만난 작가님의 도깨비 책 중 단연 최고입니다.
<전래인물도>라는 소제목이 붙은 커다란 판형의 그림책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우리나라 전래동화 속 인물들이 동화 속에서는 차마 하지 못한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별주부전 속 토끼는 처음부터 용궁의 금은보화를 가져올 요량이었고별주부는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도 신하 된 도리로 토끼를 찾아 나섰지요.용왕은 별주부를 가장 믿을 만한 신하로 생각하고 그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랐답니다.아버지 없이 서럽게 자라 온 팥쥐가 왜 그토록 콩쥐를 싫어했는지콩쥐는 진짜로 팥쥐와 새엄마를 미워하지 않았는지그리고 진짜 누가 콩쥐가 해야 할 일을 도와줬는지 속마음을 통해 알 수 있어요.세상에는 철저한 악인도 그렇다고 무조건 선인도 없습니다.지금까지 알고 있는 전래동화 속 인물들은 대부분 정형화된 선인과 악인으로 나눠져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결말을 맺습니다.우리는 한 번도 동화 속 주인공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진짜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더군다나 그 사람이 악인이라면 진짜 악행을 저질렀는지 아니면 이유라도 들어줄 마음 따위는 없이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친숙한 이야기 속 인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진짜 속마음을 듣게 되고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됩니다.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동화 속 인물의 특징을 잘 살린 얼굴 그림과 핑계로 들리기도 하는 속마음을 읽는 즐거움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동화로도 최고입니다.
5~6월에 피는 “모란”은 꽃이 크고 화려해 꽃 중의 왕이라고 불리며 화조도에 가장 많이 그려진 꽃이랍니다.<모란의 친구 누구?>는 모란과 다양한 동물들이 그려진 민화를 모아 거기에 맞게 글을 쓴 그림책입니다.수록된 모란도는 ‘가회민화박물관‘에서 소장한 작품들로 화려한 모란은 물론 ’나비, 토끼, 강아지, 사슴‘ 등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들이 함께 등장합니다.모란은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뜻하고 대부분 두 마리가 함께 그려진 동물들은 부부가 행복하게 살기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고 합니다.모란의 친구 누구?파랑새파랑새는 왜 모란의 친구?“빨갛고 커다랗고 향기도 좋지.그 속엔 우리의 먹이들도 많이 숨어 있다고,모란이 있으면, 우리 부부는 신이 나지”모란의 친구가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그림 속 동물들이 답을 하는 형식입니다.입에 착 붙는 글은 오랫동안 어린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만들어 오신 이호백 작가의 글로 다음 장에서는 어떤 동물이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할지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옛날에는 궁궐은 물론 민간에서도 혼례식과 같은 길상 의례 때 사용하던 병풍에 많이 그려진 꽃이 모란이었습니다. 지금은 박물관에 가야지만 볼 수 있는 화려한 모란이 그려진 민화를 두고두고 가까이 볼 수 있어 더없이 소중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