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관 TURN 10
유진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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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한겨레출판의 서포턴즈 3기 활동 중 제공받았습니다>


“오늘날에 이르러 ‘전환’만큼 의미가 크게 변한 단어는 없을 것이다. 과거에는 그저 바뀌는 것을 의미했다면 지금은 살아 있는 인간의 생명을 희생해 죽은 인간을 부활시키는 형벌을, 나아가서는 살인자를 희생해 살인 피해자를 부활시키는 행위를 일컫게 되었다.” (p9)

한겨레출판과 이디가 공동 기획한 장르 소설 시리즈, 턴의 열 번째 소설 <전환기관>은 국가 기관인 전환기관 소속 요원인 주승우가 이끌어가는 이야기이다.
현재에서 머지않은 미래에는 살인 피의자에게 전환형이 선고되면 희생당한 살인 피해자는 살인자를 대신해 새 생명을 얻게 되는 형벌이 생기고 그로인해 범죄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렇다고 모든 범죄가 사라지지는 않고 여전히 흉악범은 날뛰고 전환형이 선고되어도 전환을 실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를 훼손하는 살인 사건이 횡횡하기도 한다.
어느 날 주승우는 마지막 범죄를 완강하게 부인하는 연쇄 살인범 강병찬을 조사하면서 의문을 품지만 피의자에게 전환형이 선고되고 강병찬은 마지막 피해자인 한지혜 변호사와 전환된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오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상가를 배회하던 범인은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둘러 시민을 살상한다.
그 사건으로 이제 막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취업한 젊은 여성과 성실한 노동자이자 가장이었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중년의 남성이 사망한다.

주승우가 조사하는 사건들은 실재로 현실에서 벌어진 어떤 살인 사건들을 떠오르게 한다.
무차별적인 묻지마 범죄를 비롯해 연예인이 관련된 마약과 성폭행 사건, 그리고 돈과 권력만 있다면 어떤 범죄도 무마할 수 있는 현실이 반영된 사건들이 등장한다.
소설 속 범죄는 잔인하지만 마지막까지 질문에 질문을 던지며 생각하게 한다.

연쇄 살인범이 분명한데 전환할 수 있는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어도 전환형을 진행해야 할까?
피해자가 여럿일 때 어떤 기준으로 누구를 선택해 전환해야 하는 가?
돈 있는 사람이 전환형이 진행될 경우 갖고 있는 병이 낫는 효과를 노려 살인을 유도했다면 그래도 전환형을 진행해야 할까?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진 사고인데 모든 증거는 사라지고 언론까지 사고가 일어난 원인이 동승자에게 있다고 한다면 그대로 전환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증거를 조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연인을 살리기 위해 살인 사건의 피해자로 조작한다면 만약 내가 조작에 의해 전환된 피해자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피의자를 죽여 피해자를 살린다는 설정으로 진행되는 소설은 개개인의 갖고 있는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저울 하나를 품고 타인의 가치를 재고 있지는 않나 반성하며 오랫동안 소설이 던진 질문에 답을 찾아보게 된다.

그리고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는 피해자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품어 왔는지 한지혜를 통해 생각해 보게된다.
주승우의 활약에 찬사를 보내며 사지에서 살아온 한지혜 변호사의 당당하게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사건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어 박수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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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탉과 아기 새 보림 창작 그림책
지현경 지음 / 보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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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수탉이 점박이 알을 주웠습니다.
둥지를 지을 줄 모르는 수탉은 알을 겨드랑이에
품고 다녔습니다.”

수탉이 안고 다닌 점박이 알에서 아기 새가 깨어나자, 수탉은 작고 보드라운 아기 새를 품에 안고 어디든 함께 다녔습니다.
아기 새가 쑥쑥 자라 하늘 높이 나는 새들을 보며 날개를 퍼덕이자, 수탉은 아기 새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줄 새를 찾아 주기로 마음먹었어요.

연못에 사는 청둥오리 부부를 찾아가기도 하고 소나무 꼭대기에 사는 학 가족을 찾아가 보기도 합니다.
무화과나무 아래 바위에 앉아 있는 꿩 가족에게 부탁해 보기도 하지만 아기 새가 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지요.

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아기 새를 바라보는 수탉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의지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아기를 처음 안았을 때는 그저 안전하게 아기를 보호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다니면서 점점 자라 제 의지가 생긴 아이를 보면 뿌듯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품을 떠날 때가 머지않은 것 같아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마음으로는 힘찬 날갯짓으로 더 높이 더 멀리 훨훨 날아가기를 바라면서도 커다랗게 자란 아기 새를 품에서 놓지 못하는 수탉의 모습이 종종거리며 아이를 키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기 새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생각과 독립시켜 창공을 자유롭게 날갯짓하게 해야 한다는 수탉의 고뇌가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습니다.

숲속에 살고 있는 날짐승들을 찾아가 각각의 개성 넘치는 날기수업을 받는 모습은 아기 새가 과연 날 수 있을지 궁금해하며 읽게 됩니다.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하다 보면 익숙하지 않은 그림인 우리 민화가 어느새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민화풍의 그림이 이야기와 어울려 더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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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탉과 아기 새 보림 창작 그림책
지현경 지음 / 보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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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수탉이 점박이 알을 주웠습니다.
둥지를 지을 줄 모르는 수탉은 알을 겨드랑이에
품고 다녔습니다.”

수탉이 안고 다닌 점박이 알에서 아기 새가 깨어나자, 수탉은 작고 보드라운 아기 새를 품에 안고 어디든 함께 다녔습니다.
아기 새가 쑥쑥 자라 하늘 높이 나는 새들을 보며 날개를 퍼덕이자, 수탉은 아기 새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줄 새를 찾아 주기로 마음먹었어요.

연못에 사는 청둥오리 부부를 찾아가기도 하고 소나무 꼭대기에 사는 학 가족을 찾아가 보기도 합니다.
무화과나무 아래 바위에 앉아 있는 꿩 가족에게 부탁해 보기도 하지만 아기 새가 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지요.

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아기 새를 바라보는 수탉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의지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아기를 처음 안았을 때는 그저 안전하게 아기를 보호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다니면서 점점 자라 제 의지가 생긴 아이를 보면 뿌듯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품을 떠날 때가 머지않은 것 같아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마음으로는 힘찬 날갯짓으로 더 높이 더 멀리 훨훨 날아가기를 바라면서도 커다랗게 자란 아기 새를 품에서 놓지 못하는 수탉의 모습이 종종거리며 아이를 키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기 새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생각과 독립시켜 창공을 자유롭게 날갯짓하게 해야 한다는 수탉의 고뇌가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습니다.

숲속에 살고 있는 날짐승들을 찾아가 각각의 개성 넘치는 날기수업을 받는 모습은 아기 새가 과연 날 수 있을지 궁금해하며 읽게 됩니다.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하다 보면 익숙하지 않은 그림인 우리 민화가 어느새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민화풍의 그림이 이야기와 어울려 더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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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준 것 마음산책 짧은 소설
문지혁 지음, 박선엽 그림 / 마음산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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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혁 작가가 sf소설도 썼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읽은 작가의 소설은 전부 자전적 이야기에 허구적 내용을 더한 ’오토픽션‘이었다.
박선엽 작가의 일러스트가 함께 한 <당신이 준 것>을 통해 문지혁 작가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게 된다.

모두 12편의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에는 20년 가까운 시차를 두고 쓴 소설들로 채워졌다.
2007년 대학원 워크숍에서 쓴 가장 오래된 <KISS>를 시작으로 2024년 봄 문예지에 발표한 <멸종과 생존>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특히 작가의 책 어디에도 담기지 못한 데뷔작 단편 <체이서>를 소개하고 있다.

잔인했던 어떤 사건이 떠오르는 <7초만 더>는 이유도 모른 채 7초만 더를 외치는 등장인물과 현실의 피해자들이 오버랩돼 마음이 아프다.
살다 보면 그때 그 순간을 잡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기도 하기에 <굿 나잇, 웨스트엔드>라는 짧은 이야기가 마음에 콕 박힌다.
작가의 오토픽션에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홀 시커>를 읽으면서도 괜히 어떤 장면에 작가의 진짜 모습이 숨어 있지나 않을지 찾아보게 된다.

마지막 소설 <멸종과 생존>은 2020년 <초급 한국어>를 쓴 15년 후 초급, 중급, 실전, 상급, 실용을 거쳐 고급을 끝으로 마지막 종이책을 내는 소설가의 이야기다.
오로지 종이책만 읽고 작가의 초급, 중급 한국어를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고급 편이 나오길 기다리는 독자인 나는 작가의 한국어가 여러 편 출간될 수도 있겠다는 설렘 뒤에 종이책이 사라지는 근미래의 이야기가 두렵기까지 하다.

“장편소설이나 소설집은 저의 특정한 시절을 담은 결과물이지만, 어쩌면 이 책은 온전한 제 역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12편의 짧은 소설로 작가의 역사를 다 알았다고 할 수 없지만 20여 년 동안 차근차근 밟아온 작가의 길을 함께 걸어볼 수 있어 더없이 좋은 소설집이다.
이따금 등장하는 그림 역시 소설과 잘 어울려 좋았고 언제 어디서든 짬을 내 꺼내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소설이라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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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궐 - 제171회 나오키상 수상작
이치호 미치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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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겸비한 소설에 주는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띠지 문구만 보고 고른 소설집이다.
6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 속 이야기는 모두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호객 행위 중 만난 여자가 죽은 동급생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등장하고 첫눈에 반한 배달앱 기사를 만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배달앱을 이용하는 여자도 등장한다.
십오 년 전 호우로 죽은 소녀가 유령이 되어 나타나 자기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찾기도 한다.

이웃 노인에게 음흉한 목적을 가지고 요리를 해주기 시작하는 남자도 있고 임신한 고등학생 딸은 대책 없이 아이를 낳겠다고 선포한다.
코로나로 삶의 의지가 꺾인 사람들은 자살클럽을 만들어 죽을 곳을 찾아가기도 한다.

가정 폭력과 무엇엔가 중독된 부모가 자녀에게 가하는 방임을 비롯해 미성년자를 지켜줘야 할 위치의 어른에 의한 성폭력과 자살 문제 등 광범위한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은 암울하다.
그러나 미스터리, 범죄, 추리 등의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는 분명 어둡지만 재미있다.
사회 문제를 다룬 심각한 이야기를 재미있다고 하기엔 적당치 않을지 모르지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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