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원 가꾸는 일 며칠 쉬기로 하여 종일 집에 머물렀더니 책 읽을 짬이 났던지라 포르노랜드를 절반을 조금 넘기고 읽을 수 있었다. 오전에 모모스 커피 마시고 좀 특이한 부산 맛?이 느껴져 이건 뭐지? 싶었는데 다락방님이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한 집 커피 아니냐고 하셔서 아! 그래서 모모스 이름이 낯설지 않았구나!! 세계 바리스타 오호~ 커피 좀 만드시나봐?
‘부산 맛‘ 을 이렇게 로스팅을 하시나? 모모스 검색해 봤더니 본점 건물이 눈에 좀 익은 거다. 응??? 몇 년 전, 남편이랑 부산 나갈 일이 있어 갔다가, 남편 기사가 지하철 근처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대주던데 바로 앞에 카페가 눈에 띄었는데 지하철 타고 지나갈 때마다 눈여겨 본 곳이었었다. 들어가서 커피나 한 잔 마셔볼까? 들어갔더니 깜놀!!! 사람이 사람이 바글바글~
카페에서 줄 서서 마시는 문화엔 익숙치 않았던 때라, 그냥 가던 길을 가면서도 좀 아쉬웠었는데, 아 그 집 커피였었어!!
모모스!!!!

이것 참,
커피 얘기를 하려던 게 아녔는데,
또 산으로 갑니다!!ㅜㅜ
암튼 커피 마시고, 대왕 초콜릿 콱콱 박힌 대왕 스콘 부셔 먹으면서 <포르노랜드> 를 읽으니 갑자기 소화가 안돼!!ㅜㅜ
초콜릿이 콱콱 내 가슴에 박힌 것인가??
글을 읽을 때마다 속이 느글거린다.
잠깐 책을 덮어야겠다! 싶어 덮고,
또 습관적으로 핸드폰 잡고 북플 들어오고,
댓글에 대한 답글을 다다다~ 적다 보니,
<포르노랜드>를 읽는다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의 댓글을 읽다 보니, 또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작년 겨울쯤에 읽었었나? <여성과 광기> 그 책을 읽을 때가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도 살짝 그러하다.
포르노라는 영상은 ‘곤조 포르노‘라고 스토리가 없는 오로지 성행위만을 묘사한 형식의 영상을 곤조 포르노라고 부른다는데, 요즘의 포르노라고 하는 것은 곧 이것을 가리킨다고 한다.
나는 여적 수위가 높은 정사 장면이 깃든 B급 영화를 포르노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그것 말고 저것이 진짜 포르노라는 걸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작가는 영상 속 장면들을 일부 소개해주고 있는데 하...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거나, 스콘이랑 커피 마시면서 책을 읽는다면 바로 뿜어버릴 것 같은 역겨움이 인다.(먹으면서 이 책 읽기는 금물입니다!)
헌데 그 역겨움이 이는 장면들도 작가는 일부만 전달한다고 하니, 이게 도대체 어느 정도의 강도란 말인 것인가?

포르노 영상은 결코 성교육을 대신하는 대용물이 아니다.
일부 남성들은 그리 알고 있고, 청소년들도 그리 알고 있다.
가족인 엄마나 애인, 누나, 여동생, 이모, 고모, 사촌여자형제들 뭐 기타등등의 여성들과 포르노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들과는 별개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남자 아이들 또는 대학생 남자 아이들 또는 어른 남자들 성교육 입문용으로 봐도 괜찮은, 오락적 유희처럼 얘기들 하곤 하는데...허참!!!!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구요?

영상에 출연하는 여성들은 즐기려고 포르노 영상을 찍는 게 아닌 것이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영상을 찍은 것인데, 그 돈이 액수가 커지다 보니, 쉽게 돈도 많이 벌고 하니 자기 만족도가 큰 것이라고 오해를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책을 읽어 보면 내 눈에는 이렇게 읽힌다.
그들은 생계를 위해 버는 돈인 것이고, 목숨을 걸고 촬영에 임하는 듯해 보여 그것은 목숨수당처럼 보인다.
왜,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함부로 다뤄도 되는,
여성위에 군림하는 왕처럼 보여야 마땅한,
강간이나 다름 없는 영상을 찍으며,
또 그 영상을 보고자 그것을 조회하는 수가 폭주하여,
그저 사업이 아닌 포르노 산업화가 되는 것에 일조하는 것인가?

밑줄을 긋다가 어떤 대목에선 손이 부들부들!!
감옥에 집어 넣고 싶은 포르노 남자 배우!!!!!
이름은 또 모르겠네!! 이 와중에 사람 이름 기억 못하는 나의 기억력이 얼마나 고마운지!!!!!!!!!!
재판을 받고 징역을 살고 나왔는데도 또 찍어???
감옥에 영원히 집어 넣어야 할 사람이다.

왠만해선 좋은 게 좋은 거야!!!
불의를 봐도 아주 잘 참는 조금 아니, 많이 비굴한 사람인데,
책을 읽다가 😡😡
참을 수가 없어!!!!

몇 주 전, 책의 앞부분을 읽다가 깜놀 중이긴 했는데,
요즘 포르노 영상을 보는 연령대가 자꾸 낮아져 10 대들이 더 많이 본다는 대목에서 나름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아침을 먹는 아들에게 ˝너 혹시 포르노 본 적 있어?˝
물으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네˝.
나 너무 당황했었다.
아니...
조금은 망설임이 있을 것이고, 아님 능글맞게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나름 시나리오를 짜놓았더랬지!
근데 녀석이 나의 예상과 다르게 너무 빛의 속도로 yes!라고 하니까.....B플랜이 내겐 없었던 거야!!!
그래서 다짜고짜 내뱉은 말이 ˝아니!!! 너....언제부터 봤어?˝
˝계속 보고 있었던 거야? 어쩐지 밤 늦게 잠 안자고 딴짓 하는 것 같더라니, 그동안 포르노 본 거?˝
˝응? 너 혹시 어젯밤에도 본 거?˝
˝너 정신있어? 없어? 다음 달 너 수능 치는 애가!!!
야가~ 야가~~시험 치는데 계속 그 장면 떠올리는 거 아냐??˝
............................
쩝~
머릿속으로는 얘 지금 스무 살이 넘었는데 나 지금 뭐하는 걸까?
싶은데, 요 입이 계속 계속 속사포로 가스 라이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너 어떤 사이트 봐? 유료 결재해서 보는 거?˝
아들이 누가 그걸 돈 주고 보냐고 한 마디 툭!
˝혹시 곤조 포르노를 알아?˝
그건 모르는지 눈을 멀뚱멀뚱~ 그건 뭐냐고 묻는다.
속으로 그나마 다행이다! 가슴 쓸어내렸다.
중독 단계 위험 수위까지는 안간 듯해서!!
그날부터 아들이랑 눈만 마주치면,
포르노는 보지 말라고 한 번씩 잔소리 중이다.
아들은 나에게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질 않은 상태에서
자꾸 책만 읽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고,
현 시대에 뒤떨어지는 소릴 하는 것 같다고!
되려 면박을 준다.
모르겠다.
육아가 다 끝난 것 같은 자식이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건 엄마인 내가 별나다는 소릴 듣더라도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또 잔소릴 했지!!
포르노 영상을 본 걸 야단치는 것이 아니다.(벌써 야단법석은 다 떨었지만!!!) 또래집단들이 다 그것을 한 번씩 보는 분위기라면 한 두 번은 볼 수 있겠지만, 너희들도 봐서 알겠지만 그 영상은 여성을 결코 인격체로 바라보는 시점이 아니란 것을 보고 느끼지 않았니? 그렇다면 이것은 자꾸 봐선 안되겠다는 것을 자각할 줄 아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니 앞에 서 있는 엄마가 바로 여자란 말이지!! 그리고 니 동생들도 여자란 말이고!!!
..............
모르겠다. 다다다~~ 잔소릴 해대긴 했는데 그 다음은 녀석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긴 하다만,
정말 내 자식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키우는 게 올바른 것인지? 너무나 혼란스럽다.
남편과 아들은 이 엄마가 매달 여성주의 책을 읽을 때 긴장하는 것 같다. 내가 여성주의 책을 읽는 날이 곧 남편과 아들을 잡는 날이기 때문이다.
오늘 좀 많이 흥분했네ㅜㅜ

그러한 페미니즘 이데올로기에 노출된 남성은 극히 드물다. 남자 (그리고 여자) 대다수는 성 불평등이 자연스러우며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현실인 것처럼 느낄 정도로 지배적인 성차별 이데올로기를 매일 주입당하며 살아간다. 포르노는 이 이데올로기를 최대한으로 뽑아 먹을 뿐 아니라, 그것을 포장해서 고도로 성애화한 형태로 남자에게 돌려준다. 그것에 대항하는 반이데올로기가 부재한 상태에서, 이같이 달콤한 성차별 이데올로기는 지배적 사고방식이자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포르노는 사회화의 유일한 행위자는 결코 아니지만, 그 강렬한 이미지와 우리 신체에 미치는 영향 덕분에 강력한 설득의 도구가 되었으며,
남자가 여자를 동등한 존재로, 자기가 당연히 갖는 인권을 마찬가지로 당연히 가지는 존재로 보는 능력을 잠식하고 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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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20 22:1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남편과 아드님이 여성주의 책 읽을때마다 긴장하신다는 글이 왜 이리 웃기죠 ㅋㅋ 울 남편은 그러려니 합니다. 이 책 정말 힘들죠. 남자들은 원래 다 본다고 그것까지고 뭘 그리 예민하게 구냐며 쉽게 용인하는 분위기가 바뀌면 좋겠어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2-10-20 22:37   좋아요 3 | URL
아들한테 막 잔소리 하니까, 얘가 밥 먹다가 갑자기 막 두리번 거리더니만 <포르노랜드> 책 딱 발견하고 이번엔 저 책 때문이냐고 그러더군요!!!
참나~~ 녀석이 엄마 또 시작인가보다!! 하고 있더라는~~남편한테 SOS 쳤더니 쩝~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남자들은 원래 다 본다고!!! 등짝 쓰매싱 날려줬더니 또 나더러 별나다고!!!!ㅜㅜ
헬쓰장 등록하러 가야할 판입니다.
내가 허벌나게 이래선 안된다고 설치니까, 세상엔 이상한 남자들보다 좋은 남자들이 더 많다!!고 그러던데???? 믿을 수가 없네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좋은 남자들이 왜 포르노를 보는 게 당연하냐구요!!!! 아~ 또 흥분!!!ㅋㅋㅋ

바람돌이 2022-10-20 22: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들이 없어서... ㅎㅎ 남편도 조금 부족한 페미니스트이므로 집안에서는 딱히 긴장할 사람은 없네요. ㅎㅎ
민이가 조금 날벼락 맞은것 같은 느낌일거 같아요. ㅎㅎ 포르노를 보는건 10대 아이들에겐 좀 또래문화같은 거라서 혼자서 피해갈 수 있는게 아닐거에요. 물론 이런 문화를 바꾸기는 해야겟지만 이게 지들끼리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거니 애들을 잡을게 아니라 포르노를 만들고 유통하는 어른들을 잡아야하는거겠죠. 그리고 아이들이 말로 표현을 안해도 다 생각은 있고, 포르노의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쯤은 인지하고 있을테니 너무 걱정않으셔도 될걸요. ^^

책읽는나무 2022-10-20 22:45   좋아요 3 | URL
ㅋㅋㅋ
안그래도 그날, 바람돌이님의 조언 덕택에 조금 안심을 하긴 했습니다만, 노파심에 오늘 아침에 또 한 번 더 ˝포르노 보는 거 아니지? 안된다!!˝
일침을 가했습니다. 별난 엄마!!!ㅋㅋㅋ
믿곤 있지만, 내 새끼가 집에서의 모습과 밖에 나가서의 모습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아 계속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더라구요. 극성이죠??^^
안그래도 아들은 뭐~ 엄마 또 시작이네? 그러면서 맨날 듣는 둥 마는 둥 그럽니다ㅋㅋㅋ
효과가 그닥 없죠^^

포르노 산업을 자꾸 부풀리는 어른들이 제일 문제이긴한데, 너무 덩치가 커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일이라 제 생각엔, 포르노를 보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야지 그 산업이 적자를 봐서 좀 사그라들게 만들어야지 않나? 싶은데, 힘들겠죠??ㅜㅜ

미미 2022-10-20 2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것은 몇배로 힘이드는것 같아요. 순응주의는 그 순응에 보상도 주어지고 저항은 저항대로 처벌(여러형태의)까지 받을 수 있는?

나무님 실천하는 배움~♡너무너무 멋지고 너무 재밌고요ㅋㅋㅋㅋ한번씩 긴장하는 가족들 이미지가 그려져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0-20 22:52   좋아요 2 | URL
울집에선 가족들이 제가 여성주의 책만 잡음...엄마 또 시작되는구나!! 눈빛이 딱 느껴져요. 이거 좀 방법을 바꿔야겠어요.
너무 요란 떠니까 안먹히는 것 같아서, 요즘 고민 중입니다.
아직 좀 더 많은 연구와 공부가 더 필요합니다^^

책을 읽으면 왜 이렇게 답답할까요?
그 답이 보이지 않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뒷편도 마저 읽어야 하는데, 넘 힘들어서...내일로 미뤘습니다ㅜㅜ

건수하 2022-10-20 23:03   좋아요 2 | URL
나무님/ 저는 싸우고 싶지 않아서 <악어 프로젝트> 책을 갖다주는 걸로 시작했어요. 만화라 접하기도 쉬우니 고려해보셔요 ^^

책읽는나무 2022-10-21 07:56   좋아요 2 | URL
울 집 남자들은 책을 잘 안 읽어서요ㅜㅜ
언젠가부터 힘으로 싸우고 있었어요^^
아들은 말로...
남편은 주먹으로....
예전에 팔팔할 땐 헬쓰장 가서 팔 근육 만들어 힘으로 제압했었는데, 요즘은 늙어서 운동 하기 싫어 안했더니, 근육 다 풀려서....그래서 안되겠어서 한 번씩 머리채만 잡았는데 남편 머리숱도 적어져 마음이 아파 머리채도 못 잡겠고... 안되겠네요. 책을 안 읽는 남자 둘이지만 , <악어 프로젝트>를 한 번 사다 읽혀야겠군요?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10-20 23: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포르노 랜드 책 읽기 힘드신데 책나무님이 들려주시는 에피소드는 넘 재밌어요.
저는 아들 키워보지는 않았는데 요즘 아이들 거의 다 포르노 보는것 같아요 ㅠㅠ
솔직하게 봤다고 말해주는 아드님이 더 시원하네요^^

책읽는나무 2022-10-21 08:02   좋아요 3 | URL
책 읽기 정말 쉽지 않습니다.ㅜㅜ
처음 조금 읽다가 숨 고르기 하느라... 한다고 하는 게 책을 다시 잡기가 두렵더군요. 어젠 진짜 맘 먹고 종일 읽었는데 아....아이고 머리야!!! 했어요. ㅜㅜ
얼마 전, 아들과 남편과의 대화도 떠올랐구요. 둘이서 한꺼번에 공격하니 참나....열불나서 죽여버리고 싶!!!ㅋㅋㅋ
또 흥분되네요!! 릴렉스~ 인어피스!!!
나 이런 사람 아니었어요^^
힘과 지식을 무장하려구요. 남편이랑 이야기하면 항상 말빨이 딸려서 말입니다. 요즘은 아들한테도 말빨이..ㅜㅜ
봤다고 넘 당당하게 얘기하니까 한편으론 내 아들이지만 넘 징그러워...ㅜㅜ
아.....마음이 여러갈래입니다^^;;;;

2022-10-20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1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10-21 01: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드님한테 물으니 바로 그렇다고 말하다니... 바로 대답해주니 괜찮은 것도 같네요 책읽는나무 님이 여러 가지 말씀 잘하셔서 괜찮을 거예요 그걸 보는 사람보다 그걸 만드는 사람이 문제겠습니다


희선

책읽는나무 2022-10-21 08:14   좋아요 2 | URL
바로 대답해서 바로 당황했잖아요^^;;;
다 큰 아들 키우기도 쉽지 않네요.
어디까지 간섭해야 하고, 어디까지 물러서야 할지???
포르노는 만드는 사람도 문제고, 그걸 보는 사람도 문제이지 싶습니다.
보는 사람이 적다면 만들지도 않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ㅜㅜ

2022-10-21 0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1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10-21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솔직하게 말하는 아드님이 그래도 다행이라 느껴지네요. 대부분 그렇게 말하지 않고 회피하거나 숨기기에 급급할 것 같아서. 친구들도 다 보는 포르노인데 왜 내 부모는 유별나냐 이런 반응이 나무님께서는 답답하시겠지만요^^;
나무님이 여성주의책 읽을 때 남편분도, 아드님도 긴장하는 풍경이 그려집니다~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10-21 20:27   좋아요 2 | URL
이제 녀석도 20 살이 넘었다고 아주 그냥 기고만장해진 것 같아요.
그걸 볼 나이 아닌가? 그런 자신감이 들었다고 착각하는 것도 같고??? ^^
그래도 재수 한다고 집에 계속 붙어 있었던 게 좀 다행스럽긴 합니다.
계속 예의주시 하면서 잔소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가서 기숙사에 처박혀 있었다면 정말 내가 싫어하는 유형의 이대남으로 변해있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완전 내 편도 아닌 것 같구요?? 또래 친구들 편인 듯 한데 또래 친구들이 어떤 애들인지 또 알 수가 없군요. 지금은 다들 군대를 가서...ㅋㅋㅋ
암튼 녀석에겐 이런 나의 모습이 극성맞아 보이겠죠?? 다 컸는데도 잔소리 한다구요ㅜㅜ
우리집은 거의 뭐 제가 책 한 권 읽음 누구든 나랑 눈이 마주치면 앉혀 놓고 계속 그 책 얘기를 하는 편이라...남편, 아들, 딸들 긴장하고, 도망가고, 영혼 없는 눈빛으로 흐리멍텅하게 듣고...ㅜㅜ
여성주의 책을 읽고 나면 거의 남편이랑 아들에게 훈계조로 이야기가 끝나니...ㅋㅋㅋ

다락방 2022-10-21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나무 님이 여성주의 책을 읽고 그에 관련된 질문을 남편이나 아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너무 좋습니다. 그간 어떤 생각을 했든 그런 질문을 마주한 순간, 그런 질문을 들어본 적 없었던 것과는 좀 달라질 것 같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 책나무 님이 같이 읽어주시는 게 저는 참 감사하고 응원하게 되고 그렇습니다. 후훗.

책나무 님, 앞으로도 계속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2-10-21 21:07   좋아요 2 | URL
좋게 보아주시니 고맙습니다^^
저는 좀 극성맞은 엄마처럼 보일 때도 있어 수위조절이 잘 안되어 그게 좀 고민인 거에요.
책을 읽으면 그곳에 답이 있을 것 같아 좀 더 세련되게 이론적으로 차근차근~ 내 의견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1 년이 지나도 늘 제자리인 것 같고, 오히려 몰랐던 부분들을 더 많이 알게 되어...남편에게 정말 남자들 세계는 이런 것이냐? 왜 그런 것이냐? 자기도 그런 것이냐? 질문을 한다고 하는 게 나중엔 흥분되니 질타로 이어지게 되더군요.
얼마 전, 포르노에 관한 이야기를 남편과 나누다가, 남자들은 다 본다!! 어쩔 수 없다!! 라는 말에 또 싸울 뻔하다가, 뒤에 남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세상엔 나쁜 남자들보다 좋은 남자들이 더 많으니 넘 걱정하지마라고 하던데...글쎄요?? 뉴스기사거리를 보면 남편 말을 믿을 수가 없다고 하니 또 제가 예민하다는 쪽으로 결론이!!!ㅜㅜ

저도 다락방님 말씀처럼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질문이요!!!!
대화의 주제가 되지 못하여 생각지도 못했었던 모든 사안들이 여성주의 책을 읽고 남편과 아들의 생각이 항상 궁금해져서 질문을 꺼내면서 대화의 물꼬가 터지게 되는 것 같더군요.
대화를 하지 않았을 때는 내 생각처럼 생각하고 살고 있을 것 같은 내 가족도 실은 나와 완전 똑같은 100%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고 있었다는 것에 조금 놀라고 실망스러웠죠. 헌데 대화의 전과 후는 분명 다르긴 합니다.
생각을 알고 나니까 옆에서 보고만 있어선 안되겠다!! 싶으니 교묘하게 가스 라이팅을 시작하게 되더라는~ㅋㅋㅋ
그래서 가족끼리 껄끄럽고 귀찮아져도 계속 읽고 계속 가족들의 생각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뿌리가 바로 서야, 그러니까 모든 것은 가족이 똑바로 서야 사회에 나가서 허튼 짓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여성주의 책을 읽을 수록 더욱 강하게 들곤 합니다.
지난 달, 책을 읽을 당시 신당동 사건이 터졌을 때, 책을 못읽겠더군요.
책을 아무리 읽고,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올바르게 행동하며 살려고 해도, 주변에 수없이 성범죄가 일어나고 혐오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보니 책을 읽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 무력감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달 책은 읽는 것은 분명 힘이 들긴한데, 좀 정신이 번쩍 든달까요??
내 새끼, 내 남편 교육부터 똑바로 시켜야지~ 나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뒷통수가 띠잉!!!!!
그래서 책을 한 권씩 읽고 지식이 쌓이든, 안 쌓이든 그런 것을 다 떠나서 일단 가정이 바로 설 수 있는 것에 일조를 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페미니즘 책은 엄마들이 많이 읽어야 할 책인 것 같습니다. 특히 아들 키우는 집 엄마들이 많이 읽었음 좋겠어요.^^

같이 읽어 주고, 리더로서 이끌어 주는 다락방님 덕분에 1 년 넘게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며칠 전, 바람돌이님과 프레이야님을 만났었는데 여성주의 책 이야기랑 마침 프레이야님과 약속한 것도 아녔었는데 보부아르 책을 같이 읽고 있어서 보부아르 책 얘기도 좀 나눴었거든요.
같이 책을 읽으니 또 생각을 나눌 수 있더군요? 아무리 책 얘기를 나누고 싶어도 같은 책을 읽고 있지 않으면 생각을 나누기는 힘들겠구나! 또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늘 같은 책을 읽고, 상대의 생각을 듣고, 읽고, 쓰면서 얘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신 다락방님이 큰 일을 하신 거에요.
프레이야님도 알라딘이 분명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우리가 모두 변할 수 있는 것이 이게 다 책을 읽고, 또 고민해보기 때문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여성주의 책을 읽으면서 뭐랄까요?? 책을 읽는 방법이 확 바뀐 것 같아요.
이런 점도 뒤에서 소리 없이 받쳐 주는 다락방님의 힘이 큰 것 같습니다.
암튼 감사는 제가 더 백 만배 드리고 싶어요^^
부디 지치지 마시고, 좋은 책 많이 읽고, 앞서 나가시길요!!
그러면 뒤따르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요.
다락방님도 제가 늘 뒤에서 응원합니다♡

얄라알라 2022-10-23 15: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자랑(?)하러 책읽는나무님, 그리고 여성주의 책읽기 친구분들 서재 나들이 중인데요! [포르노랜드]를 좀 전에 다 읽었습니다.


이 잼난 글엔 유용 정보가 넘처나네요.
˝부산 맛??˝ 커피? 모모스 커피, 커피 마니악 사이에는 이미 보통 명사 였나보네요^^ 덕분에 알았습니다.

그리고, 전 의외로 새우깡에 박하차 조합으로 먹으며 [포르노 랜드] 읽는데 양미간에 주름이 실제로 잡힐 뿐, 토할 것 같진 않았어요.

진짜, 너무 몰랐구나. 제대로 확실히 알아야겠다.
사명감에 외국어 논문 읽는 기분으로 읽게 되는데 새우깡 아니라, 나무님 드셨다는 서브웨이 샌드위치나 스콘이었다면 달랐겠네요.

확실히 소화는 안 됩니다!

그나저나 이 글에 본의치 않게 등장하게 된 책읽는나무님의 아드님과의 대화^^ 따뜻한 거 있죠?
편하게 그런 말씀 나눌 수 있는 어머니와 아들
책읽는나무님 가정의 훈훈함이 느껴집니다

책읽는나무 2022-10-23 21:18   좋아요 2 | URL
오호~~완독 축하축하요^^
저도 빨리 읽어야 하는데 완독이 더딥니다ㅜㅜ
쉽지 않은 책이에요.

모모스가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테라로사처럼 그런 개념인 줄 알았거든요. 당연히 본사는 서울 어디메쯤 있고, 부산은 지사? 체인점? 이어서 쫌 들어봤나보다!! 생각했었는데 아녔어요.
몇 년 전 커피 한 번 마셔 보려고 들어갔다가 복잡해서 나온 그곳 동래점이 본점이었더군요.
영도구쪽에도 한 군데가 더 생겨 현지인보다 관광객들이 부산 오면 꼭 들러 마셔보고 가는 커피랍니다.^^
보통 명사ㅋㅋㅋ 조금 웃기긴한데, 그렇네요? 보통 명사가 되었네요^^

새우깡 먹으면서는 읽으실 수 있을 것도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항문성교 , 구강성교 어쩌고 할 때는 우웩!!!😝😝
특히 첫부분에선 완전 깜놀했어요.
그 날, 인증샷만 찍고, 옆으로 밀쳐 내고 서브웨이 샌드위치 미리 먹길 정말 잘했다고 저를 칭찬했어요^^
뒷부분들은 좀 면역이 되었다고, 좀 덜 거시기해지더군요. 이래서 습관이 무섭고, 중독이 무서운 것 같아요ㅜㅜ

아들과의 대화는 그리 따뜻하진 않는데 따뜻하게 보아 주시니 감사하네요^^
실 생활은 뭐 계속 뒤끝 작렬, 가스 라이팅 중이구요. 아침에 깨웠는데 안 일어나면 너 또 어젯밤 포르노 봤지?? 계속 대화? 하고 있어요.
너 수능 망치면 맨날 포르노 봤다고 생각할 거라고 생각 잘하고 공부 하라고 주입시키고 있어요.
뒤끝 쎈 엄마라....ㅜㅜ
훈훈한 가정 절대 아닙니다.
이대남 키우는 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전 아들이 저렇게 클 것이란 생각을 못해봐서 요즘 정체성 혼란이에요. 아마도 여성주의 책을 읽으면서 더욱 그리 느끼게 된 것 같은데요? 아들과 남편, 그리고 딸들도 나더러 책 읽고, 엄마가 넘 예민해 졌다고들 하는데, 전 그래도 여성주의 책을 읽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내가 정체성이 올바르게 잡혀야 자식들을 똑바로 키울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 가족들은 벌벌벌~~ㅜㅜ
그래서 이제부터는 강압적이 아닌 은근하게 가스 라이팅을 하는 방법으로 좀 바꿔보려고 머리 쓰고 있네요. 그래서 머리가 좀 아프구요ㅜㅜ
암튼 얄라님도 파이팅입니다.

사회과학 책 많이 읽으셔서 더 많이 배울 수 있게 계속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