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영화 한 편 찍은 기분이다. 장르는 재난 영화.

 

꿈속의 배경은 시대가 불분명하지만 주변 건물이나 사람들 옷을 보면 현재일 것이다. 단지 “석유”가 고갈 돼 버렸다는 설정이 주제라면 주제일 것이다. 모든 재난 영화에서 그렇듯 꿈 속 등장인물들은 어쩔 줄 몰라 난리들이다. 도시는 통제 불능에 빠지고 사람들은 약탈을 일삼는다. 라면 한 개에 사람이 죽어 나간다. 그 와중에 난 무슨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양, “질서”를 부르짖다 누군가에게 얻어맞기까지 한다. (그러고 보니 주인공이네.) 헬 게이트가 열린 세상이 아마 그런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그 와중에 난 도시를 떠나 피난을 간다. 재미있는 건 전철을 타는데 역에서 딱 다섯 정거장 밖에 못가는 상황이다.(기름이 없어서.) 제비뽑기에 당첨 되어 운 좋게 전철을 타고 다섯 정거장을 가서 이번엔 비행기를 탄다.(지구를 떠날 기세.) 역시 비행기도 일정 거리밖에 날지 못한다.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비행기 티켓을 건네주며 자기 대신 타라고 한다.(이런 류의 영화에 나오는 살신성인 캐릭터 등장) 비행기는 곧 이륙하고 지상의 풍경은 살벌하다. 사방이 불바다에 시체가 널려 있다. 그 시체 위로 사람들은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옥 같은 도시를 벗어나 한숨을 돌리고 비행기 시트에 몸을 파묻고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는다. 막 잠이 들려는 찰나 스튜어디스의 목소리가 들린다.

 

“시리얼로 드실래요? 김치찌개로 드실래요?”

 

어라.비행기에서 웬 김치찌개..?? 무시하고 다시 잠을 청한다. 또 다시 스튜어디스가 고함을 친다.

 

“늦었어..아침밥 시리얼로 먹을 거야? 김치찌개로 먹을꺼냐고..!!!”

 

둔부를 사정없이 짓누르는 고통이 엄습한다. 눈을 뜨니 마님이 서슬 퍼렇게 날 밟고 있다. 부랴부랴 아침밥 먹고 주니어 학교 데려다 주고 출근하는데…….자동차 기름등에 불이 켜졌다.

 

예지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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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2-11-30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예지몽 맞네요.

Mephistopheles 2012-12-03 18:03   좋아요 0 | URL
예 기름을 넣긴 넣었는데...기름값은 여전히 1900원대더군요.

다락방 2012-11-30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꿈에 레스토랑? 식당? 뭐 여튼 그런데 가서 친구랑 둘이 밥을 시켜먹었는데요 아저씨 한명이 합석을 하자는거에요. 그래서 네, 라고 했는데 그 아저씨가 저한테 군인이냐고 묻는거에요. 저 치마 입고 있는데. -_- 그래서 아니라고 답했는데 좀 있다가 또 아저씨 한 명이 와서 자리가 없으니 합석해도 되겠냐고 묻는거에요. 그래서 네, 라고 답했는데 그 아저씨가 자신의 식사를 시킨후에 또 저한테 군대에서 일하는가보다고, 군인포스라고 하는거에요. 아놔....ㅠㅠ 그래서 아니에요, 라고 했더니 아 목소리 들으니까 여자군요! 라고 했........orz

이것도 예지몽일까요? 제가.. 남자가 될까요? ㅠㅠ

Mephistopheles 2012-12-03 18:04   좋아요 0 | URL
툼레이더3을 찍을 준비가 되신 겁니다.

깐따삐야 2012-11-3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꿈이 잘 맞는 편이라 가끔 하루를 시작하는 게 두려울 때가 있는데 메피님의 예지몽은 너무 귀여우시다.^^

Mephistopheles 2012-12-03 18:04   좋아요 0 | URL
사실..무지 끔찍한 악몽도 아주 가끔 꾸는데...그게 예지몽이 된다면..진짜 세상은 헬게이트가 열리는 걸껍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11-30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이 스튜어디스와 비슷한 외모라는 이야기죠?

Mephistopheles 2012-12-03 18:04   좋아요 0 | URL
음....설.마.요.
 

 

 

고백하건데 난 로큰롤 베이비다.(헉!) 내 또래 대부분 남자들이 그러하듯 내 젊은 시절은 헤비메탈과 데스메탈, 하드록까지 소음이라 규정지어질 수 있는 음악 속에서 보냈다. 저항정신이라 말할 수 있는 로큰롤의 시대를 그대로 관통했다. 하지만 세월은 지났고 이제 로큰롤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뒤 이어 보이밴드와 팝이 세상을 점령하더니 이젠 힙합이 대세인 시대를 살고 있다.

 

음악이라고 별 수 있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이제 대부분의 가수들은 밴드를 대동하지도 않고 마이크를 붙잡고 공연 앞좌석 청중들에게 아밀라아제 그득한 타액을 흩뿌리지도 않는다. 현란한 댄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고 인형 같은 외모가 무대를 채우기 시작했다. 뮤지션은 사라지고 엔터테이너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 더불어 각종 기계의 힘을 빌려 요즘 듣는 노래들은 왠지 그 노래가 그 노래 같아 보인다. 과거로 돌아갈 방법이야 철 지난 앨범을 들으며 흥얼거리는 정도였는데 요즘 불고 있는 복고 바람 덕인지 난 다시 록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응답하는 건 1997년만은 아니었나 보다. 10년을 더 넘어가면 이 영화가 등장한다.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 하였고 2시간 넘게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 시대를 점령했었을 부류들이다. 뮤지컬 맘마미아가 처음부터 끝까지 아바의 노래로 도배가 되었다면 이 영화 속 노래들은 록의 시대에 쉽게 접하고 귀에 잘 감기는 음악들의 편곡이 돋보인다. 스토리의 진부함이나 결말의 일관적인 형태는 논외로 치고라도 영화 자체는 귀를 즐겁게 해준다. 오리지널 곡이 아닌 기존의 곡을 사용하여 무리수를 줄이고 모험을 배제시켰으나 서로 다른 두곡을 혼합하여 새로운 느낌을 주는 참신함이 존재한다.

 

맘마미아가 기라성 같은 배우들을 포진시킨데 비해 이 영화는 특별한 주목을 받는 배우는 사실 존재하진 않는다.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아주 퇴폐적이며 느끼하신 톰 아저씨(톰 크루즈)의 존재가 도드라져 보일 뿐이다. (어쩜 그리도 영화에서 현실 속 자기 모습을 비하해주시는지..) 이런 핀 포인트가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영화 내내 감칠 맛 나는 음악을 들려준다. 언어 문화권이 틀린 이국에서도 제법 흥얼거릴 정도로 선곡은 꽤 대중적인 포석을 둔만큼 록을 좋아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보인다.

 

paradise city - Guns N Roses

Just like paradise - David Lee Roth

Nothin' But A Good Time - Poison

Jukebox Hero - Foreigner

I Love Rock & Roll - Joan Jett & the Blackhearts

Hit Me With Your Best Shot - Pat Benatar

More Than Words - Extreme

Heaven - Warrant

Wanted Dead Or Alive - Bon Jovi

I Want To Know What Love Is - Foreigner

I Wanna Rock - Twisted Sister

Pour Some Sugar On Me - Def Leppard

harden my heart - quarterflash

shadows of the night - Pat Benatar

Here I Go Again - Whitesnake

Can't Fight This Feeling - REO Speedwagon

Any Way You Want It - Journey

Every Rose Has Its Thorn - Poison

Rock You Like A Hurricane - Scorpions

We Built This City - Starship

We're not gonna take it - Twisted Sister

Don't Stop Believin - Journey

 

간만에 영화 한 편 보고 심장이 뜨끈뜨끈해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그런가. 난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록 스피릿”으로 충만하다.

 

 

We Built This City VS We're not gonna take it

 

 

Any Way You Wan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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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2-11-22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베이비래! 말도 안돼!!! =3=3=3

Mephistopheles 2012-11-22 17:38   좋아요 0 | URL
어머. 왜! 왜요..!! 락엔롤 시니어여야 하나요.!!

야클 2012-11-2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큰롤 베어의 오타 아닌가요?

Mephistopheles 2012-11-22 17:38   좋아요 0 | URL
그리즐리라면 모를까......

짱구아빠 2012-11-26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롹큰롤 어덜트? 롹큰롤 그리즐리?? ㅍㅎㅎㅎ
고딩때 한참 헤비메탈과 록큰롤에 몰입을 했었죠.. 전영혁의 <25시의 데이트>를 전부 녹음해서 듣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특히 <캐멀>의 국내 미공개 음반을 녹음하고는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 들뜨기도 했는디... 레드제플린, 마이클쉥커, 섹스피스톨즈, 블랙사바스,메탈리카, 핑크 플로이드 등등등.
우와 간만에 추억이 새록새록...지금 그때 사모았던 빽판들은 다 어데로 갔는지 원..
(하기야 빽판이 있다고 혀도 전부 엘피판이라 턴테이블을 구하는게 또 문제겠군여..)
메피님 알라딘 아주머니들의 무시를 극복하고 우리 20여년 전으로 돌아가 "록큰롤 그리즐리스"를 결성해 보아여..ㅎㅎ
<락오브에이지>는 홋카이도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뱅기안에서 보았는데,신나는 롹뮤직이 나온거는 좋았으나, 중간중간에 민망한 장면들이 나와서 좀 당황스러웠던....^^;;;;

Mephistopheles 2012-11-28 17:52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LA쪽 락이다 보니..좀 퇴폐적인(스트립 클럽)같은 것도 넣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상반신 벗는 건 톰 크루즈 말곤 없으니 그래도 민망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먼 산)
 

“커피 한 잔 하고 가요”

 

익숙한 종이컵에 미인 이나영이 화사하게 웃고 있는 길쭉한 비닐 막대의 상단이 뜯겨져 나가며 내용물이 투척된다. 정수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물이 부어진 후 포장지는 커피를 저어주는 최후의 임무를 수행하고 쓰레기 통으로 직행한다.

 

날이 추워진 까닭에 이런 온기 나는 액체는 반갑다. 조금씩 나눠 마시며 담배를 한 대 피며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어지럽고 복잡한 정치, 사회이야기가 아닌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가 오고간다. 종이컵을 비우고 감사합니다. 한마디를 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 준비를 한다. 그 뒤에 들려오는 목소리는 대충 이렇다.

 

“수고 했어요. 다음에 봐요.”

 

내가 요즘 많이 마주치는 분들의 모습이다. 이 분들의 근무처는 화사한 색채나 질감을 자랑하는 인테리어하곤 거리가 멀다. 겨우 빛을 밝히는 형광등 몇 개가 높은 천장에 매달려 있고 투박하고 둔탁한 금속제 앵글이 겹겹이 자리 잡고 그 위에 거대한 박스들을 역학적으로 쌓여 무너짐을 방지한 공간이다. 다시 말해 창고다. 종류와 형태가 다양한 가지각색의 물건들이 분류별, 항목별로 자리 잡고 있는 장소이다.

 

하루에 엄청난 무게의 화물이 들어오고 나가며, 이를 관리하는 직업. 그들에게 화사한 와이셔츠에 단정하게 묶은 넥타이, 광이 나는 구두는 어울리지 않은 패션이다. 두툼한 작업복에 안전화, 그리고 빨간 고무가 코팅된 목장갑이 가장 어울리는 패션일 것이다. 화사한 언변과 유창한 전문용어도 필요 없다. 오히려 식민지 문화의 잔재일 수밖에 없는 일본어가 섞인 변칙적인 외래어가 난무한다. 통로를 질주하는 지게차와 크레인으로 인한 소음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차화통 같은 목소리가 튀어나오곤 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부대낌이더라도 어마어마한 양의 화물이 들어오면 너나 할 것 없이 덤벼들어 조금이라도 손을 보탠다. 이런 낯선 부류의 사람들과의 만남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 서로 땀을 흘리며 화물을 나르며 감사와 고마움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 작은 인스턴트커피 한 잔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투박하지만 구수한 사람냄새는 꽤 오래갈 것 같다.

 

내 인생에 깊이보다 폭이 넓어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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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1-12-18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방끈의 길이보다 두께. 그러게요 :)
갑자기 저도 커피를 마시고 싶어졌어요!

Mephistopheles 2011-12-20 22:58   좋아요 0 | URL
설마 원효면옥에선 뜨거운 육수에 커피를 타주진 않겠죠?(쓰고 보니 그 맛이 궁금해진다는.......)

세실 2011-12-1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인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그 말씀 참 좋으네요. 저도 그런 느낌 듭니다. 요즘^*^

하지만 전 저 다방 커피 안 마셔요. 살 찌니까요. 쿨럭~~~

Mephistopheles 2011-12-20 22:59   좋아요 0 | URL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허리의 폭이 넓어지지 않는 전업이라서요. ㅋㅋㅋㅋ

무스탕 2011-12-18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오전에만 나영양 커피 세 잔을 해치운 사람, 여기 있습니다. 쿨럭~~~
팔딱팔딱 뛰는 생간의 모습을 접하고 계시군요 ^^

Mephistopheles 2011-12-20 23:01   좋아요 0 | URL
시끌시끌하고 분위기는 화사하지 않아도 에너지는 넘치는 공간이더군요.

BRINY 2011-12-18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이 생기면 너나없이 달려들어 손을 보태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그래도 주위에 있기에 힘을 낼 수 있습니다.

Mephistopheles 2011-12-20 23:03   좋아요 0 | URL
저처럼 잠깐 들리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남의 화물임에도 도와주더라고요. 저고 자연스럽게 따라하게 되더군요. 근데 너무 고마워하시는 겁니다. 참 이 나이에 감사하는 마음이 무언지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잘잘라 2011-12-19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봉지커피만 마셔요. 그래서 살쪘어요. 흑흑

Mephistopheles 2011-12-20 23:05   좋아요 0 | URL
어쩝니까. 바람을 타고 우산을 펼치며 날아다니는 메리포핀스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건가요??

Joule 2011-12-19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왠 청승인지 모르겠는데, 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멋진 건축가의 전업 페이퍼를 읽고 있자니 왜 눈물이 글썽, 하는지 모르겠어요. 생전에 그런 일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제 바람 중 하나가 메피님께 집 한 채 지어달라고 부탁해야지,거든요.
메피님, 화!이!팅!

Mephistopheles 2011-12-20 23:05   좋아요 0 | URL
줄님. 성형만 야매가 있는 건 아닙니다. ㅋㅋㅋ

네꼬 2011-12-22 13:47   좋아요 0 | URL
어? 야매도 해주시는 거예요?

Mephistopheles 2011-12-25 23:14   좋아요 0 | URL
쉿! 네꼬님.. 야매는 여차하면 쇠고랑 차고 경찰 출동해요...ㅋㅋ

머큐리 2011-12-1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의 마음이...오늘 추위를 녹여주네요...^^

Mephistopheles 2011-12-20 23:07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뜨거운 남자(라고 쓰고 아저씨라고 읽는다.)랍니다. 뚜하하하하

nada 2011-12-19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의 도전, 변화, 감사하는 마음..
오늘 아침도 졸 추워하며 일어났는데,
이 글 읽고 한결 따뜻해진 기분이에요. :)

Mephistopheles 2011-12-20 23:07   좋아요 0 | URL
페이퍼 하나 쓰고 핫팩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moonnight 2011-12-19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따뜻해요!!! ^^
읽는 것만으로도 따스함이 전해지는 글이에요. 처음 퇴직하시고 전업하셨단 얘기 들었을 땐 조금 걱정도 되었었는데(주제넘게도 말이죠. -_-;;;) 인생의 폭이 넓어지는 기분을 느끼신다니, 저도 막 찡해지는 거 있죠. 메피님. 홧팅 ^^

Mephistopheles 2011-12-20 23:09   좋아요 0 | URL
새로운 분야, 전혀다른 세계를 접한다면 폭은 아마 당연히 넓어진다 보고 싶은데. 그 못지않게 파스도 참 많이 넓게 붙이고 다닙니다. ㅋㅋ

마녀고양이 2011-12-1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추운데, 고생하지 않으실까...
하지만 인생의 폭이 더 넓어졌다는 문구에서 따스함을 느낍니다.
따스하게 입고 다니셔염..

Mephistopheles 2011-12-21 20:12   좋아요 0 | URL
워낙에 피하지방층이 두꺼워 남보다 추위는덜 타는 편인데........전업하고 살이 쪽쪽 빠진다지요. 그래서 그런지 추위를 더 타는 것 같다는.

진주 2011-12-2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에는 메피님이 폭도 깊어지고 넓이도 넓어지신 것 같이 보여요^^

Mephistopheles 2011-12-22 00:07   좋아요 0 | URL
그 반대로 몸뚱이의 폭은 줄어들고 있다지요. (살 엄청 빠진다는 소리)

토토랑 2011-12-22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전 이런 감동적인 페퍼 읽구도
역시 커피는 맥심 노랑이가 최고!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지 ^^;;
(회사 후배가 한번은 맥심말고 다른 노랑이를 사왔다가 엄청 갈굼당했더라지요..)

글구 살 빠지면 추위타는거, 피부 밑에 입었던 내복을 벗는 셈이니 ^^;;
목도리하고 몸 따스하게 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Mephistopheles 2011-12-25 21:00   좋아요 0 | URL
원래 미각이 우선시 되는게 사람 사는 도리(?)입니다...ㅋㅋ
근데 목도리를 할 경황이 없어요. 좀 움직이다 보면 바로 열이 올라오다 보니까요..^^

네꼬 2011-12-22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봉지 커피 타 마실래요. 이 따뜻한 메피님.

Mephistopheles 2011-12-25 21:01   좋아요 0 | URL
커피 전문점 에소프레소 베이스 커피도 맛은 있지만 그래도 간편하게 한 잔하기엔 인스턴트 봉지 커피가 쵝오! 죠..ㅋㅋㅋ
 

 

처갓집이 분당에 있었을 시기에 차를 끌고 지나가면 꼭 마주치는 건물이 하나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이 병원 건물의 입구에는 꽤 큰 글씨로 이 병원에서 투병 중인 연령층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어린이 병원’

지나칠 때마다 느끼지만 짠해진다. 아프다는 것 자체가 힘들고 고통의 시간인데 그걸 어린 나이에 겪어야 한다는 것. 뭐라 말로 표현하긴 어렵고 힘들지만 그 병원의 간판을 볼때 마다 그 안에서 본의 아니게 생활하는 어린이들을 떠올리곤 했다.  

그래도 선진국 대열(헉)에 들어선 우리나라는 그나마 수준이나 환경은 나아 보일지는 몰라도 저 멀리 뜨거운 대륙 아프리카는 그 상황이 더 심각하고 열악하다고 한다. 비록 내 목구먹이 포도청이고 일촉즉발의 생활의 변환점에 와 있다지만 우연히 넷 서핑을 하다 알게 된 아름다운 행사 하나를 소개해보고 싶다.

http://happylog.naver.com/sc/post/PostView.nhn?bbsSeq=4328&artclNo=123461436638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

달리기만 해도 어린 아이들이 저 멀리 피부색도 틀리고 말도 통하지 않지만 그들에게 도움을 전할 수 있는 행사. 가족도 함께 뛸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토요일엔 학원을 다니며 보충공부를 해야지 무슨 달리기! 하며 정색하시는 학부모들에게도 “마라톤과 ‘클리닝 이벤트’까지 모든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자원봉사확인증(4시간)을 발급해드립니다.” 란 솔깃한 떡밥이 존재하니까 많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뱀꼬리1 : 이 행사로 마련된 기금이 제발 재테크니 투자니 하며 뻘짓으로 전락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뱀꼬리2 : 2000명 선착순 마감에 오늘까지(23일) 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기억해 뒀다 다음에라도 참여해보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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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9-2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지가 참 좋습니다^^ 이번엔 참가조건에는 합당하지 않지만 조만간 참가하도록 꼭! 기억해두겠습니다~

메르헨 2011-09-2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행사가 다 있었네요. 몰랐는데...^^
4킬로를 8세 아이가 달리는데는 무리가 좀 있을거 같은데 의외로 잘 할 수도 있을듯...^^

무해한모리군 2011-09-2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달리는 매피님이 상상이 안되요. 불곰처럼 상상밖으로 빠를까?

L.SHIN 2011-09-23 19:11   좋아요 0 | URL
네, 아마 그럴 것 같아요, 라고 근거없이 댓글 달고 도망가기(후다다닥)
 

 

고백하건데 난 요즘 술을 끊고 살고 있다. 어쩌다 회식을 하더라도 맥주 한 두 모금으로 그날의 술을 끝냈다.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건강. 어찌 보면 술과 관련하여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과거로 뾰로롱 거슬러 올라가자면 올해 초 별 시답잖은 수술을 한 번 받고 고생을 하며 내 몸 상태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나. 어쩠다나. 수술 전 받았던 체크에서 당뇨의 위험성이 감지됩니다.....란 소견을 의사를 통해 들었다. 식겁. 어디보자 우리집안 가족력이 어찌되나 혈압은 좀 높아도 당뇨는 없었는데.....아니구나. 우리 외할머니가 살짝 당뇨 끼가 있었었지.....

그리하여 수술 직후 나름 관리를 했다. 운동도 하고, 육식을 배제하고 풀떼기로 식사를 하고 혈당을 낮춰준다는 메밀을 열심히 섭취하며 밥은 쌀밥은 안녕, 현미밥 웰컴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디 직장인 그것도 우리 같은 엄청난 노동시간을 강요당하는 직종에선 관리가 말처럼 쉽지 않더라. 야근이 일상화되면 점심은 어찌어찌 도시락으로 관리를 한다 치더라도 저녁식단은 버겁기 마련이다. 이런저런 환경상태에서 저번 병원을 찾아갔을 때. 의사 샘이 한마디 하신다.

‘그동안 잘 관리하셨나 숙제검사 겸 다음 병원에 오실 땐 피검사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댁께서 그동안 몸 상태를 망각하고 주지육림의 세계에 빠지셨나 피를 뽑아 검사를 하시겠다는 말씀. 삼개월치 누적 혈당검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두둥......

하지만 이런 통보를 받고나 말거나 난 여전히 야근 중이었다. 아침 9시 출근, 퇴근시간은 기약 없는....밖에서 일하는 직종이 아니다보니 등에 땀으로 소금 꽃이 피어 날리는 없겠지만, 엉덩이에 굳은살 꽃이 피는 직종... 이렇게 석 달이 지나고 저번 주 숙제검사를 맡으러 병원으로 갔다. 나름 한다고 했는데...남들 술 마실 때, 맥주 두 모금 마시고....남들 탕슉 먹을 때 난 짬뽕 밥을 먹었는데...남들 제육볶음 먹을 때 난 비빕밥 먹었는데.....남들 버스타고 집에 갈 때 난 걸어갔는데....

그리하여 결과가 오늘 나왔다. 수많은 대기자들을 앞에 두고 기다리다 간호사 호명에 따라 의사 샘을 만나러 진찰실로 들어간다. 인상 좋게 생기신 선생님은 날 보며 싱긋 웃는다.

‘검사 결과 좋게 나왔네요. 관리 잘되고 있습니다.’

휴우.. 그러니까 의사 샘을 초면에 들었던 당뇨란 병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수많은 협박과 경고를 인이 박히도록 들어야 할 단계를 지나쳤다는 말씀이었다. 지금 관리 잘하면 평생 잘 먹고 잘 살수 있다는 다시 말해 병원에 돈 갖다 안 바쳐도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제 활동량은 그대로 유지하되 남들 다 먹는 고기도 먹고, 술도 적당히 마실 수 있는 그런 평범한 몸 상태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지화자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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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7-1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습니다. 강한 의지력의 메피님 ^^
유지 잘 되면 어느 정도 좋아하는 식사 하셔도 될 거에요. 식사조절은 사실 평생 해야 하는 일이니깐요. 근데, 야클님이 장어를 쏘기로 하셨군요!!! 그날 저도 스리슬쩍 얹히고 싶어라. ^^;

Mephistopheles 2011-07-12 22:27   좋아요 0 | URL
고생이라기보단..일단 살아야하기 때문에....나이 들어 병나서 돈나가면....
천덕꾸러기가 되버린다는 생각을 하니..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관리해야한다는 걸 느꼈다고나 할까요.

야클님이 장어를 쏘기로 하셨지만...시간이 좀 많이 흘러서..아직도 유효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야클 2011-07-13 11:15   좋아요 0 | URL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달밤님도 오세요.

날씨도 더운데 목에 한마리씩 두르고 한 손에 소금구이, 또 한 손엔 양념구이로 먹자구요. ^^


Mephistopheles 2011-07-14 09:12   좋아요 0 | URL
그니까..소금구이...양넘구이...거기다가 목에다가 뱀장어 한마리 두르고....음..그림이 꽤나 그로테스크할 것 같은 느낌이...ㅋㅋㅋ

마노아 2011-07-1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축하합니다. 볕들 날이 도래했군요! 가급적 탄수화물을 배척하느라 애쓰고 있는데 지금 옥수수 하나가 저를 유혹하고 있어요. 참겠습니다. 불끈!

Mephistopheles 2011-07-12 22:2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옥수수 하나 정도는.....차라리 한끼 밥을 굶으시고 옥수수를 하나 드시는 편이 낫지 않을까나요 탄수화물 불매하시는 마노아님...ㅋㅋ

비연 2011-07-12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축하드려요^^ 그래도 계속 관리하셔야겠지요? 그나저나 장어! 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1-07-12 22:28   좋아요 0 | URL
아직 당뇨병 판정을 받는 건 아니고 그냥 위험군이었으니까..이제 좀 슬슬 먹고 마시면서...관리는 평소대로 하면...되겠죠...호호 그러게요..장어....장어....몸에 좋고 맛도 좋은 장어다..입니다..ㅋㅋ

울보 2011-07-1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행이네요,
"관리 잘하시고 계시네요"전 언제즘 이말을 들을 수있을까 싶네요,,,ㅎㅎ, 우리 옆지기도 관리좀 시켜야 하는데,,

Mephistopheles 2011-07-12 22:29   좋아요 0 | URL
옆지기님께 딱 한마디만 하시면 됩니다. 나이들어 병 걸리면 돈은 돈대로 들고 천덕꾸러기 된다..찬밥 수준이 아닌 쉰밥취급 받는다고요..

마녀고양이 2011-07-12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말씀은 다시 술도 드시고 고기도 드시는 환락의 세계로 진입을 뜻하시는겁니까?
여하간 건강이 좋아시셔서 다행입니다. ^^

Mephistopheles 2011-07-12 22:30   좋아요 0 | URL
다시...라기 보단 적당량은 섭취하면서 관리는 계속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디만.....건강을 위해서는 일단 야근을 줄여야겠죠. 돈도 못받고 하는 야근 철야..한진 중공업보다 심하면 더 심하겠죠..^^

메르헨 2011-07-13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대단하십니다.
몸관리가 쉽게 되는게 아닌데 의지력 최고신걸요.^^
저는...근육량은 없고 지방만 있다더라구요. ㅎㅎㅎ 근육 좀 키울 시기가 되었어요.
사실...숨쉬기 운동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하는 사람입니다.ㅜㅜ

Mephistopheles 2011-07-14 09:11   좋아요 0 | URL
이건...의지력 이전에....내가 과연 방만하게 몸을 굴리면 어찌되나 곰곰히 계산을 해보니....일단 돈이 많이 깨지더군요. 모든 걸 자본으로 생각하는게 속물스럽긴 하지만...그래도 일단 돈 굳는다면 관리해야겠죠..ㅋㅋ

무스탕 2011-07-1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활 습관중 식생활 바꾸기가 좀처럼 쉬운게 아닌데 잘 하고 계신다는 판정(?)을 받으셨으니 애 많이 쓰신걸 알겠어요.

저희 신랑은 치아 상태가 안좋아서 빼내고 임플란트를 하든지 해야 한다고 치과 선생님이 말씀하시면서 그러면서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치료가 '금연' 이래요.
과연 '관리 잘 하고 계시네요' 소리를 들을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Mephistopheles 2011-07-14 09:11   좋아요 0 | URL
아...금연에 대해선...저도 그리 떳떳하지 않기 때문에....술은 좀 멀리하는 상태지만 아직까지 담배는...여전히 이용중이랍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