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격’이 아주 사정없이 떨어지고 계시다. G20 개최하시고 입으로만 선진국을 주창하시더니만 그리 멀지 않은 중국의 도시에서 외교관님들이 중국 여자 치마폭에 넋을 잃고 간, 쓸개 다 빼주시는 품위 없는 행동을 하셨단다. 이런저런 말이 많다. 비전문가를 보은인사로 영사 자리에 앉힌 정권의 인사정책이 큰 문제라는 둥.(이게 뭐 어제 오늘 일인가 이제 식상하다.) 전반적 외교관들의 마인드 자체가 문제라는 둥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더불어 상하이뿐만 아니라 몽고에선 외교관이라는 작자가 꽤나 파렴치한 행동을 했다고 기사가 뜨기 시작한다. 돌이켜 보면 이런 사건 사고는 계속해서 기사화 되곤 했다.
리비아가 민중봉기로 한참 혼란할 때 리비아 대사는 교민 내팽개치고 가카 강연 듣겠다고 홀로 귀국했다가 내전 상태인 리비아로 귀환을 못해 제 3국에서 머물고 있었다는 이야기. 중국에서 여행 중인 한국인이 급한 지병으로 쓰러져서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여직원이 싸늘하고 퉁명스럽게 도움을 거절하고 전화를 끊어 결국 객사한 사건 등등 외교관들의 사건 사고는 인이 박히도록 듣고 또 들리고 있다.
우리나라 관의 행태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수준이긴 하지만 이젠 더 나아가 소도 잃고 외양간도 태워먹는 모습으로 업그레이드 돼 버렸나 보다. 어찌 보면 이게 대한민국 엘리트의 현주소일지도 모른다.
2. 얼마 전 뉴스를 보다. 하도 어이가 없어 실소가 나왔던 적이 있다. K사의 C라는 자동차가 국내 소비자를 제대로 물 먹였나 보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고 한다. C 차종을 판매하는 K사는 그 차에 안전장치로 에어백을 커튼월로 측면 창 쪽에도 설치했다고 선전을 했다고 한다. 그리 믿고 고객들은 차를 산 모양이다. 근데 자동차 수리 맡긴 어느 고객이 에어백은 있지도 않다는 사실을 알게 돼 버렸다고 한다. 문제는 수출하는 차에는 장착되어 있는 에어백이 내수용 판매차에는 전부 빠져 버렸다는 사실.
이를 항의하는 고객들에게 K사가 이런 언급을 했단다.
‘자동차 판매용 카달록과 제원을 표시하는 전단물과 게시물들이 오류가 났으니 이를 수정하고 고치겠다.’
그럼 고객님들이 예! 알겠습니다. 하고 넘어갈 줄 알았나 보다. 결국 공정위가 전 방위적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건 뭐 남의 집에 공 차 넣고 안 들키면 도둑질, 들키면 공 찾으러 왔슈. 도 아니고... 가끔 우리나라 물건 파는 대기업들은 아직도 소비자를 바지 저고로 동네북으로 알고 있나 보다. 소비자들 수준과 보는 눈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그걸 안다면 저런 졸렬한 짓은 안할 텐데 말이다.
3. 내가 일하는 사무실은 갑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종종 갑의 횡포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모습을 종종 보이곤 한다. 작년 모 업체와 조인하여 벌였던 프로젝트가 순탄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발주처는 전면 변경을 요구하고 이에 따른 변경비용 발생에 따라 순차적 수순을 밟아야 함에도 갑이라는 회사는 변경비용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의 계약금액을 무슨 아카데미 행사도 아닌데 전화통화 몇 마디로 자꾸만 깎아 내려고 혈안을 벌이고 있다. 아무리 우리가 깨갱하는 을이지만 정도가 너무 심했다고 판단을 했는지 거부 의사를 밝혔더니 꽤나 치졸한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한다. 발주처에 가서 고해바치고 발주처에서 직접 우리에게 이런저런 부탁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더불어 갑 사무실에 같이 일했던 직원들이 우리 사무실하고 일 못하겠다는 이상한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소장님은 직접적인 대응을 피하고 그냥 간단하게 대꾸했다고 한다. 그냥 다른 사무실이랑 일하세요. 일단 우리 쪽하고 일한 것 정산부터 끝냅시다. 이런 반응을 보인지 보름이 지났을까. 소장님의 지인이 연락이 왔다. 갑의 오너와 소장님 지인은 친분이 있었던 모양이다. 좀 만나서 그 프로젝트에 관련해 이야기 하자고 한다. 하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의 프로젝트를 다른 업체에 넘기는 것은 지들 입장에서도 꽤나 손해가 발생할 것이다. 더불어 자기 회사 직원들을 돌려 일을 진행하기엔 그 회사 직원들은 거의 월급도둑 수준이다 보니 우회적인 방법으로 회유책을 내놓는 것 같다.
내가 갑의 오너라면 겉멋 잔뜩 들고 설계에 계자도 모르고 디자인과 아트를 운운하는 사무실 직원부터 죄다 잘라버릴 것이다. 좀 굶어 보면 우리가 행하는 아트와 디자인이 엔지니어링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림은 멋지게 그리는 일은 쉽다. 그걸 공학적으로 풀 수 없다면 그건 그냥 종이 위에서만 만들어지는 건축물에 불과할 뿐이다.
뱀꼬리 : 근래 들었던 제일 웃겼던 이야기 중 하나는 '왜 우니나라 중, 고등학생들이 노스페이스 검은 색 패딩점퍼를 교복처럼 입고 다니는 줄 알아?'의 답변이었다. 정답은 교육이 산으로 가니까. 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