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막 번호 붙여 이것저것 써 재껴버리는 페이퍼.
1. 아침부터 마님은 흥분 만땅. 이유는 인터넷에 올라온 고양이 관련 내용이었는데. 대략 정리하면 이렇다.
(사진은 제대로 된 스코티시폴드)
스코티시폴드라는 고양이 종이 있나보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유난히 짧고 앞으로 폭 접히는 귀를 가진 외모를 가지고 있단다. 슈렉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 하면 아하! 할지도 모르겠다. 어느 고양이 분양 인터넷 카페에 대전에 사는 누군가가 이 고양이를 분양한다고 글을 쓰고 사진까지 올렸나 보다. 국내에선 접하기 힘든 종이라 그런지 일반 다른 종 고양이 보다 분양가가 꽤 높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람이 올린 고양이 사진이 좀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스코티시폴드라는 종이 아닌 타 종의 고양이를 인위적으로 귀를 잘라 마치 스코티시폴드와 같은 귀를 만들어 내고 이걸 비싼 분양가에 돈 받고 팔려는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평소 그 카페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분개하였고, 인위적이고 잔인하게 외모를 변형시킨 분양 개시물의 당자사의 신상이 털리기 시작했나 보다. 물론 당사자는 오히려 큰소리 뻥뻥치다 지금은 잠적상태라고 한다. 이러면서 마님이 내게 보여준 사진은 참 해도 너무한 느낌이 들었다.
누가 봐도 샴 고양이인데 귀는 인위적으로 자른 티가 난다. 누군가는 확대사진에 해상도까지 올렸더니 잘린 면에 귀의 연골이 보이는 것 같다는 끔찍한 내용을 전파한다. 분노한 애묘가 들은 이는 동물학대임이 명백하다며 각종 관련 기관에 신고를 했고, 일부 회원들은 내가 직접 방문하여 확인해보겠다는 적극성까지 보인다고 한다.
진위여부를 떠나. 인간이 행하는 행위의 잔인함이 끝이 없다는 사실을 느낀다. 내 돈으로 내 얼굴, 몸을 뜯어 고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자신이외의 생물에게까지 금전적 이익을 위해 칼을 들이댄다는 사실이 놀랍지만은 않다. 인간을 능가하는 상위 포식종이 나타나야 정신들을 차릴런지...
2. only god forgives.....
아마도 신이 존재한다면 그 신은 결코 자비롭거나 인자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신을 섬기는 종교는 이미 금전을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된지 오래고, 신이 있다고 강변하는 세상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사실 영화 한편을 보며 이런 생각을 떠올린다는 것이 오지랖 구만 평에 오버액션 이천 컷 같은 소리겠지만.....
오직 신만이 용서가 가능하다라 고 해석이 가능한 이 영화의 배경은 태국이다. 불교국가이며 오랜 기간 독립을 유지해온 아주 그럴싸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무시하자. 태국이라는 나라는 섹스와 매춘의 천국이라는 건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니까. 영화 역시 이런 어두운 태국이 배경이다. 16살이 겨우 넘은 딸에게 몸을 팔게 하는 아버지가 존재하는 그곳에 파란 눈의 낯선 이방인들이 섞여있다. 그들 역시 어두운 행동과 생각을 서슴지 않는다. 마약에 불법 도박에 매춘의 범위까지 진행된다. 문제는 그 범위를 넘어서는 살인이 발생하며, 이에 상응하는 복수와 응징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실 이 영화는 감독이름과 배우이름(니콜라스 윈딩 레픈, 라이언 고슬링)만을 가지고 낭패를 보고 말았다. 똑같은 배우와 감독의 전작 ‘드라이버’를 인상 깊게 봤기에 이 영화 역시 같은 범주로 생각하고 시청하였으나 결과는 감독이 굉장한 기복을 가지고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사실과 배우가 살짝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최악이라고 말하기는 주저스럽다. 장면 장면의 미장센(아싸! 전문용어)은 꽤 감각적이다. 붉고 푸르고 노란 강렬한 원색을 교차시키며 시각적 이미지만큼은 이 을씨년스럽게 암울한 태국이라는 배경을 근사하게 포장한다. 단지 지나치게 느린 장면의 연속과 감독이 지나치게 예술가임을 강조하는 나머지 대중성을 처박아 버렸다는 사실만큼은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발할라 라이징에서 저점을 찍고 드라이브에서 높이 날고 온니 갓 포기븐스에서 다시 떨어졌으니, 순서대로라면 아마도 다음 영화에서 날아오를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욕망과, 죄악, 신이라는 자격조건을 가진 듯한 무자비한 심판이 연쇄적으로 진행되는 과정과 그 모든 걸 풀어버리고 결착시키는 마지막 장면까지 지극히 자극적이며 화려하였으나, 콘티에 들어가는 내용이 활동사진으로 넘어갔을 때의 장점이 제대로 죽어버린 영화. 재미를 떠나 뇌리에는 제대로 박혀버렸다.
3. 공직자.
이해할 수 있다. 떠안으면 골치 아프다는 사실. 더불어 민원인이 빡이 돌아 소송전을 불사하고 책임소재까지 물고 늘어지게 된다면 자신의 인사고과에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거란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지 문제로 불거진 사항에 대해 관할 구역 공직자들의 행동을 좋게 보일 수가 없다.
가족 오락관에서 보여줬던 치지직 타오르는 폭탄을 들고 미션을 수행한 후 다음 출연진에게 재빨리 넘겨 뻥 터지는 걸 넘기려는 모습과 흡사하다. A구청은 B관할에 넘기고 B는 다시 C에게 그리고 C는 다시 B에게 다시 A에서 이렇게 A, B, C, B, C, A, C..의 무한 루프가 한 달 가까이 진행 돼 버렸다.
진이 빠진다. 단내 나게 전화통을 붙잡고 이야기를 해보고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해줘도 그들의 결론은 언제나 “우리 관할이 아닙니다.”로 마무리한다. 그 뒤에 투 비 콘티뉴는 우리가 억지로 붙여 탁구대 위에서 요란하게 튀각 거리는 탁구공 마냥 이리 튕기고 저리 튕긴다. 다행히 해결점을 발견하여 돌파구를 마련했다지만 그 과정이 제법 피곤하다. 그래도 옛날처럼 고자세에 막말하는 공무원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