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데 난 로큰롤 베이비다.(헉!) 내 또래 대부분 남자들이 그러하듯 내 젊은 시절은 헤비메탈과 데스메탈, 하드록까지 소음이라 규정지어질 수 있는 음악 속에서 보냈다. 저항정신이라 말할 수 있는 로큰롤의 시대를 그대로 관통했다. 하지만 세월은 지났고 이제 로큰롤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뒤 이어 보이밴드와 팝이 세상을 점령하더니 이젠 힙합이 대세인 시대를 살고 있다.
음악이라고 별 수 있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이제 대부분의 가수들은 밴드를 대동하지도 않고 마이크를 붙잡고 공연 앞좌석 청중들에게 아밀라아제 그득한 타액을 흩뿌리지도 않는다. 현란한 댄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고 인형 같은 외모가 무대를 채우기 시작했다. 뮤지션은 사라지고 엔터테이너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 더불어 각종 기계의 힘을 빌려 요즘 듣는 노래들은 왠지 그 노래가 그 노래 같아 보인다. 과거로 돌아갈 방법이야 철 지난 앨범을 들으며 흥얼거리는 정도였는데 요즘 불고 있는 복고 바람 덕인지 난 다시 록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응답하는 건 1997년만은 아니었나 보다. 10년을 더 넘어가면 이 영화가 등장한다.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 하였고 2시간 넘게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 시대를 점령했었을 부류들이다. 뮤지컬 맘마미아가 처음부터 끝까지 아바의 노래로 도배가 되었다면 이 영화 속 노래들은 록의 시대에 쉽게 접하고 귀에 잘 감기는 음악들의 편곡이 돋보인다. 스토리의 진부함이나 결말의 일관적인 형태는 논외로 치고라도 영화 자체는 귀를 즐겁게 해준다. 오리지널 곡이 아닌 기존의 곡을 사용하여 무리수를 줄이고 모험을 배제시켰으나 서로 다른 두곡을 혼합하여 새로운 느낌을 주는 참신함이 존재한다.
맘마미아가 기라성 같은 배우들을 포진시킨데 비해 이 영화는 특별한 주목을 받는 배우는 사실 존재하진 않는다.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아주 퇴폐적이며 느끼하신 톰 아저씨(톰 크루즈)의 존재가 도드라져 보일 뿐이다. (어쩜 그리도 영화에서 현실 속 자기 모습을 비하해주시는지..) 이런 핀 포인트가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영화 내내 감칠 맛 나는 음악을 들려준다. 언어 문화권이 틀린 이국에서도 제법 흥얼거릴 정도로 선곡은 꽤 대중적인 포석을 둔만큼 록을 좋아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보인다.
paradise city - Guns N Roses
Just like paradise - David Lee Roth
Nothin' But A Good Time - Poison
Jukebox Hero - Foreigner
I Love Rock & Roll - Joan Jett & the Blackhearts
Hit Me With Your Best Shot - Pat Benatar
More Than Words - Extreme
Heaven - Warrant
Wanted Dead Or Alive - Bon Jovi
I Want To Know What Love Is - Foreigner
I Wanna Rock - Twisted Sister
Pour Some Sugar On Me - Def Leppard
harden my heart - quarterflash
shadows of the night - Pat Benatar
Here I Go Again - Whitesnake
Can't Fight This Feeling - REO Speedwagon
Any Way You Want It - Journey
Every Rose Has Its Thorn - Poison
Rock You Like A Hurricane - Scorpions
We Built This City - Starship
We're not gonna take it - Twisted Sister
Don't Stop Believin - Journey
간만에 영화 한 편 보고 심장이 뜨끈뜨끈해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그런가. 난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록 스피릿”으로 충만하다.
We Built This City VS We're not gonna take it
Any Way You Want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