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마을 버스 2-1에서 뛰어내리신.......요즘 인기있는 신인 개그맨의
유행어 중에 한대목이다.
그런데 난 어제 저녁에 퇴근길에 탄 버스에서 이 육봉달 회장의 행동을
따라할 뻔했다.
내용은 이렇다.
이래저래 잔돈이 많이 생겨 주머니가 처질 정도가 되버렸고 은행에서도
푸대접을 받는 잔돈소비가 마땅치 않아 100원짜리 9개를 사무실에서부터
챙겨나와 버스요금을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퇴근길에 올랐다.
운동핑개로 한정거장을 걸어서 자주타는 버스에 올라 버스요금통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100원짜리 9개가 삼켜지고 자리를 이동하는 순간..
` 아저씨...얼마 냈어요..??'
상당히 퉁명스러운 버스기사의 한마디가 내 뒷통수를 쳤다.
`100원짜라 9갠데요...' 라면서 혹시나 내가 주머니에서 덜 꺼냈나 싶어 주머니를
살피고 있는 순간...
`허허...800원을 내고 무슨 900원을 냈다 그래요...??'
퉁명의 경지를 벗어나 아주 이젠 노골적으로 버스를 정차시키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날 쳐다 보는 버스기사...
순간 나는 정말 내가 800원만 낸 줄 알았고 당황하면서 달린 주머니란 주머니를 상세
검색하기에 이르렀다...그런데 난 애초에 900원만을 챙겨서 사무실을 나왔고, 언제나
동전을 넣는 주머니에서 900원만 있는 잔돈을 돈통에 굴렸으며.... 버스를 타는 순간에
주머니에서 꺼낸 900원을 확인한 후에 돈통에 넣은 사실이 생각났다.
순간 오기 발동 전투력 상승.....
기사양반에게 걸어가서 한마디 했다..
`900원 넣은거 맞고 사실이 아니면 종점까지 가서 돈통 까볼까요.?'
그 순간부터인가 이 버스를 모는 기사양반은 표정은 그 표정 그대로 있고 입도 뻥긋
안하고 버스를 모는게 아닌가...
오기와 전투력 게이지는 이미 허용범위를 벗어나 버렸다......
`아저씨...900원 냈다니까..?? 왜 아무말도 안해요...??'
`.........'
`900원 냈다고...왜 아무말 안하냐고...???'
`........'
`이봐요...?? 아저씨...??'
그때서야 버스기사양반 상당히 귀찮다는 어투로 한마디 한다.
`아 거참....알았다니까....!!'
허허...이거참...미치고 팔짝 뛰고 육봉달 마냥 달리는 시내버스에서 유리창을
박살내고 뛰어 내리고 싶은 심정은 행동으로 발전하기 30초전 난 이성을 차리고
조용히 뒷문쪽에 붙어있는 운수회사 전화번호와 기사양반 얼굴이 박혀있는 사진을
확인했다...
본인이 맞군...바로 운수회사와 전화번호 기사양반 이름 핸드폰에 입력...
버스에서 내린 후 아주 거칠게 번호를 누르고 상세내용 조목모목 따지고 바로 항의에
들어갔다.
지도교육 시키겠단다....글쎄 믿을 순 없겠지만..분이 풀리진 않았다...
1년이 채 못된 교통체계의 변화(이시장과 그 측근들은 혁신적인 개혁이라고 한다)은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간다고 한다...아니 시민들이 이젠 불편해도 익숙해 졌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래도 난 잊지 않는다. 엄청난 퍼센테이지의 교통비 인상....제도의 변화로 인해
버스를 모는 기사양반들은 고액은 아니지만 규정적인 월급제로 변했고 이번 교통개혁(?)으로
최대 수해를 입은 사람은 버스기사와 버스카드 만드는 회사라는 사실도 안다.
하지만 사무실 이사 후 출퇴근으로 자주 이용하는 버스는 내가 옛날 고등학교때 등하교시
타고 다녔던 버스의 퀼리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언제나 거칠고 급정거에 급제동에..
물론 아침마다 타는 버스에 따라.. 우렁찬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하는
정말로 고마운 기사양반들도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건 정말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요금도 올리고 근무환경도 좋아졌다면..당연하게 서비스 향상을 기대하는게 정말 우매한
일인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어제 하루였다..
P.S. 사무실에 있는 10원짜리 잔돈을 세고 있다... 10원짜리 90개를 모아서 그 기사양반이
모는 버스에 쏟아 붓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왜 800원 낸거 같아요..?? 여기 10원짜리 10개 더 있는데.....?? '
P.S. 역시....나는 요즘 자주 찾아가는 서재의 마모모모님과 같은 천사표는 아닌 듯 하다...
닉이...메피스토니....할말 다했지.....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