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과거부터 '근성의 팀'으로 통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9회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는 법이 없다. 두산 좌익수 김현수가 타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듯이(사진=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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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스피디 시대’라고 하지 않나.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노력하는 ‘기동력의 야구’ ‘발야구’야말로 시대적 요구이자 우리 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다.”
2006시즌 두산은 리그 5위에 머물렀다. 2004, 2005시즌 2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올랐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그러나 이해 두산은 한국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과감한 도루와 공격적 주루를 바탕으로 한 ‘기동력의 야구’를 선보인 것이다.
2003년만 해도 두산은 ‘느림보’ 팀이었다. 팀 도루가 고작 58개밖에 되지 않았다. 2004년에도 팀 도루가 71개에 지나지 않아 상대팀 배터리는 두산의 주자가 1루에 있어도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2005년 팀 도루 103개로 이 부문 2위에 오르며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그리고 1년 후.
2006년 두산은 팀 도루 132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느림보’ 두산이 ‘기동력의 팀’으로 거듭나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이 걸리리라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 예외가 있었다면 그가 바로 두산 김경문 감독이었다.
2006시즌이 끝나고 김 감독에게 “팀 도루 1위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하고 물었을 때 그는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21세기를 ‘스피디 시대’라고 하지 않나.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노력하는 ‘기동력의 야구’ ‘발야구’야말로 시대적 요구이자 우리 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다.”
2007, 2008시즌에도 두산은 각각 팀 도루 161, 189개를 기록하며 부동의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야구팬들은 이런 두산의 놀랄만한 ‘기동력의 야구’를 보며 언제부터인가 ‘발야구’란 별명을 달아줬다. 나머지 7개 팀도 두산을 놀라운 눈빛으로 보긴 마찬가지였다. 그 가운데 SK는 두산의 장점을 가장 정확하게 바라 본 팀이었다.
2007년 SK 신임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성근 감독은 두산의 스피드 야구를 누구보다 관심 있게 지켜봤다. 취임 당시 김 감독은
“두산의 기동력 야구를 도루 수로만 평가하지만, 실제로는 상대팀 배터리와 야수를 흔드는 공격적이고 과감한 주루가 더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며 “두산의 팀 칼라가 한국프로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이 이끄는 SK 야구는 이후 두산보다 더 공격적이고 과감한 주루로 두산이 창조한 ‘기동력의 야구’가 한국프로야구에 정착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이 금메달과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가장 큰 원동력이 된 건 두산이 씨앗을 뿌린 ‘기동력의 야구’였다.
김경문 감독이 역설한 변화와 미래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두산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했다. 시즌이 시작하고 이윽고 준비는 현실이 됐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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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3할 이상 타자와 2할5푼 타자를 비교해 보라. 언뜻 3할 타자가 변화에 수동적일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대타자일수록 더 변화하고자 노력하고, 끊임없이 바꾸려고 시도한다. 팀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것만을 고집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면 하위권으로 전락하게 마련이다. 팀 성적이 좋으면 좋을수록 감독이 신경 써야 하는 건 팀의 현재가 아니라 미래다.”
2010시즌을 앞두고 일본 미야자키 두산 스프링캠프를 찾았다. 2007, 200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가 아깝게 준우승에 그친 두산은 2009년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맞수’ SK에 지며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만은 반드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별렀던 두산의 원대한 꿈이 또다시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마음을 비웠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은 마음을 비웠어도 두산을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팀을 재정비하기에 바빴다.
이때 <스포츠춘추>가 던진 질문은 “어떻게 우승에 도전하겠느냐”란 것이었다. 사실 특별한 대답을 기대했던 건 아니었다. 두산의 ‘발야구’ 기조가 바뀔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정작 듣고 싶었던 대답은 일반적인 각오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김 감독이 4년 전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몇 번이나 강조한 말은 바로 ‘변화’였다.
“타율 3할 이상 타자와 2할5푼 타자를 비교해 보라. 언뜻 3할 타자가 변화에 수동적일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대타자일수록 더 변화하려고 끊임없이 바꾸려고 시도한다. 팀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것만을 고집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면 하위권으로 전락하게 마련이다. 팀 성적이 좋으면 좋을수록 감독이 신경 써야 하는 건 팀의 현재가 아니라 미래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잘할 때'보다 '못할 때'를 중시한다. 못할 때 '왜 못하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철저히 준비하는 선수'에게 더 많은 점수를 준다. 김 감독은 시즌 전 이성열과 유재웅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자 마음먹었다. 이성열은 못했을 때 더 죽기살기로 매달렸기에 계속 출전기회를 잡았으나 유재웅은 못했을 때 움츠려들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유재웅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많은 연구를 하는 선수이기에 계속 기회를 줄 것"이라고 공언했고, 유재웅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13, 15일 2경기 연속 대타 홈런을 쳤다. 믿음이란 '믿는 자의 인내와 믿음을 받는 자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빛을 내는 것'이다(사진=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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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기존의 것’과 ‘현재’는 다름 아닌 ‘발야구’였다. 그리고 ‘변화’와 ‘미래’는 놀랍게도 ‘장타 야구’였다. 당시 김 감독은 2009년 데이터를 토대로 두산의 ‘발야구’가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랐음을 감지했다.
그도 그럴 게 두산의 팀 도루는 2009년 129개로 떨어졌다. 이종욱의 부상과 고영민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김 감독이 감지한 ‘한계’는 30살이 된 이종욱이 과연 내년에도 예전 같은 도루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과 고영민이 쉽게 부활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즈음 김 감독이 주목한 이가 있었다. 이성열이었다.
2009시즌이 끝나고 김 감독은 이성열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웠다. 1루수와 외야수를 전전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만개하지 못한 이성열을 김 감독은 늘 안타깝게 바라보던 차였다. 김 감독은 이성열에게 중요한 건 노력이 아니라, 자신감이라고 봤다. 노력은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봤다.
자신감을 심어주려면 자기 포지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감독은 모두의 의표를 찌르는 포수직을 이성열에게 권했다. 이성열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땀을 흘렸고, 김 감독은 그런 이성열에게 ‘열심히만 한다면’이란 전제하에 ‘출전기회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미 김 감독은 ‘포수로서의 이성열’에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포수 훈련을 통해 이성열이 자신감을 되찾고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잠재해 있는 ‘거포 본능’이 살아나기만을 바랐다. 만약 이성열이 거포로 거듭난다면 김동주, 김현수, 최준석과 함께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그렇다면 이종욱과 고영민의 ‘도루’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일이었다. 과연 김 감독이 준비한 미래가 현실에 들어맞을 수 있을까.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미래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것
시즌 초보다 타율은 다소 떨어졌지만 이성열은 팀 내 타점, 홈런 1위를 고수하고 있다(사진=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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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야구는 무슨 발야구? 올 시즌 두산은 과거 삼성을 보는 것 같다. ‘뻥야구’도 이런 뻥야구가 없다. 쳤다 하면 홈런에다, 주자만 나갔다 하면 득점으로 연결된다. 되레 이전 ‘발야구’가 상대하기 쉬웠다.”
최근 모 팀 수비코치가 털어놓은 진심이다. 이 코치는 “두산의 팀 칼라가 완전히 변했다”고 평가했다. “도루는 준 대신 타선의 폭발력이 늘었다”는 게 이 코치의 소감이었다. 맞는 말이다.
6월 16일까지 두산은 팀 타율, 장타율, OPS(출루율+장타율)에서 2할9푼5리, 4할5푼. 8할2푼5리로 1위, 팀 홈런과 팀 득점은 70개, 369점으로 롯데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중반이지만, 두산이 창단 이래 팀 타율 2할9푼, OPS 8할 이상을 넘기기는 올 시즌이 처음이다. 많은 야구전문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팀 타율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두산의 팀 타율은 2할9푼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두산의 막강 타격을 이끄는 이들은 누구나 예상한 대로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이다. 여기다 김 감독만이 예상했던 이성열이 한몫하고 있다. 이성열은 팀이 치른 62경기에 김현수와 함께 유이하게 모두 출전해 타율 2할7푼2리, 12홈런, 46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에서 팀 내 1위다. 스프링캠프에서 김 감독이 구상한 ‘미래’가 현실에 맞았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팀 타율과 장타율이 치솟은 반면 도루는 예상대로 줄었다. 팀 도루 46개로 한화와 공동 5위에 머물고 있다. 5월 하순까진 이 부문에서 아예 최하위였다. 하지만, 6월 1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이)종욱의 도루시도가 줄었지만, 타율은 지난해 2할7푼6리에서 올 시즌 3할4푼으로 부쩍 뛰었다. 도루 부담이 줄어들면서 대신 타격 감각이 되살아났다. (고)영민이는 시즌 초 부진해 도루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일단은 선수 스스로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도루는 그다음 문제다.”
올 시즌 두산의 팀 도루는 감소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기동력의 야구'가 부활하고 있다. 이종욱이 몸을 사리지 않고 도루를 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 선수들에게 '희생'은 '플레이 볼!'이란 구호처럼 일상의 단어다(사진=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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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여기까지만 보면 두산의 ‘기동력 야구’는 ‘빅볼’로 변신한 듯 보인다. 그러나 ‘빅볼’의 이면엔 ‘스몰볼’이 숨겨져 있다. 6월 16일까지 62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산의 희생번트는 24개다. 롯데의 22개에 이어 가장 적다. 그러나 지난 시즌 두산은 희생번트를 26개만 댔다. 지난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시즌만큼의 희생번트를 기록한 셈이다.
사실 이 역시 스프링캠프에서 이미 예상됐던 ‘미래’였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려면 기존 작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며 “필요하다면 (희생번트도) 과감히 대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팀의 현재 상황과 예측 가능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김 감독은 미래를 내다봤고, 그 미래에 맞춰 팀 칼라를 변화시켰다. 이것이 올 시즌 두산이 투수진의 혼란 속에서도 단독 2위를 달리는 비결 가운데 비결이라고 야구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두산의 또 다른 미래
두산 김경문 감독은 고영민의 부진을 고영민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한단계 성장하기 위한 쉼표쯤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낮은 타율인데도 주전으로 쓰고, 그 기회를 통해 스스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길 바란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고영민은 15일 잠실 LG전에서 6타수 3안타(홈런 2포함)을 치며 부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사진=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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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이 의중에 둔 또 다른 팀의 미래는 투수진에 있다. 김 감독은 시즌 전 임태훈의 선발전환을 묻는 말에 “아직 팀 전력상 (임)태훈이는 불펜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레스 왈론드, 캘빈 히메네스 두 외국인 투수가 가세했지만, 아직 선발진이 완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구계 일부에서 “두산은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들이 불펜에 몰려 있다”며 “두산의 미래를 위해선 이 투수들이 선발진에 가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이라고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김 감독은 농담조로 “올 시즌 우승하면 내년부터 임태훈을 선발로 돌릴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
5월 9일 임태훈이 부산 롯데전에서 데뷔 후 첫 정규시즌 선발로 나선 것이다. 당시 주변에선 “정재훈처럼 선발 수업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지만, 결과는 5이닝 1실점 선발승이었다.
김 감독은 “임태훈은 이제 우리 팀의 중요한 선발자원”이라고 말한다. 2군에서 컨디션을 회복 중인 이현승만 가세한다면 더 강한 선발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다 이재우가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선발진에 합류한다면 올 시즌을 넘어 다음 시즌에도 강팀이 되리라 믿는다.
김 감독은 “임태훈을 제외하고 젊은 투수 1, 2명을 내년부터 선발진에 넣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정 선수의 이름을 공개하는 건 시즌 중이라 부적절하다는 견해이지만, 내심 생각하는 투수가 있다.
“잘 훈련되고 경험을 쌓은 젊은 투수를 선발진에 넣는 것이야말로 팀의 미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준비”라고 김 감독은 믿는다.
지난 일이지만,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포수 마스크를 벗으며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닦던 이성열이 한 말이 있다.
“이제야 사람 구실을 하는 것 같습니다”였다.
우리가 이성열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건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는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포기하지 않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할 때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 기회를 내주는 지도자와 팀을 만나는 건 행운과 관련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인지명 순서와 이름값'이 아닌 '실력과 노력'에만 집중하는 두산과 김 감독은 이성열과 같은 선수들에겐 행운 이상의 존재다(사진=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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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드컵 축구를 소재로 한 두산그룹의 TV 광고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의 감동적인 장면과 그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던 김 감독이 모델로 등장했다. 이 광고의 백미는 “누군가는 2년 전 베이징의 기적이 남아공에도 이어지길 바라지만 우리는 기적을 믿지 않고 사람을 믿는다”는 김C의 내레이션이다.
김 감독과 두산 단장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기적을 믿었다면 두산의 지금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기적 대신 사람을 믿고, 그 사람들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단행했기에 지금이 있는 것이다.
두산은 지난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8시즌 동안 준우승만 세 차례 했다. 김 감독이 취임한 이후 2005년과 2007년, 2008년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그러나 ‘1등만을 기억하는 세상’에서도 두산은 늘 우승팀 이상의 강팀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두산은 야구를 통해서 많은 가치와 교훈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의 패러다임을 ‘실력’으로 바꾸는데 앞장서는 팀도 두산이다.
두산의 팀 칼라 변화가 과연 '기적'으로 연결될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 세계가 축구로 흥분하는 난 지금 야구 이야기하고 자빠졌다. 이건 순전히 박동희 기자 때문이다. 오늘 사무실에서 처음 발견한 이 기사는 어떤 야구팬들에겐 편파적 시선과 거북한 마음을 가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보고싶다.
기사는 일단 표면적으로 두산이라는 프로야구팀의 찬양일색으로 도배된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기사에서 프로야구, 두산이라는 주어들을 지워도 근사한 읽을거리로써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난 오늘 수십만 권이 출판된 자기 개발서보다 조금 길은 기사 한 토막을 읽고 내가 준비하는 혹은 해야 할 미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