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은 구원하지 않는다
라파엘의 경우
깊은 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0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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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젯 밤엔 <깊은 강>을 읽고 레비나스를 떠올렸는 데, 잠들 기 전에는 아리송했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좀 알겠다. 언제가 <소피의 선택>을 읽고 썼던 무력감과 구원서사에 관한 페이퍼(링크:https://blog.aladin.co.kr/jyang0202/12799417) 가 있는 데, 그 이야기와 일맥 상통한다. 2차 대전 혹은 전쟁 이후에 남자 작가, 철학가, 사상가들이 천착한 어떤 인간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파고 파고 또 파내려간 심오함이 도달하는 지점에 그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내면이든 세계의 무엇이든 ‘모성적인 어떤 느낌’을 설명에 섞는 데 —나의 고통은 그들의 고통과는 다르므로 윤리적 비아냥은 할 생각이 없다— 여기에 그것이 그들의 삶을 가능하게 한, 메일 바디가 경험(체험)한, 고통에 대한 어떤 안도가 있나보다… 하고 추측할 뿐이다. 그리고 난 그런 안도/구원을 구할 수가 없으니 이 지점에서 차라리 한나 아렌트(끝까지 안도하지 않기를 주문한)에 관심이 생겨버린다.

2.
이소베, 누마다, 기구치, 심지어 오쓰까지… 이 소설에서 엔도 슈사쿠가 그린 남성 인물들 모두에 나는 이입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독서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가 쓴 미쓰코에 대해 (그가 뭘 그리고 싶은지는 알 것 같았는 데)선 딱 절반 정도만 이해했고 이입했다(추후에 <깊은 강> 읽은 여자 독자들의 이입량이 궁금하다). 그리고 이소베의 아내에 대해선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미안하지만, 이소베의 아내는 이소베의 판타지거나 엔도 슈사쿠의 판타지다. 그러므로 엔도 슈사쿠는 ‘남자’ 작가다.
쫌 더 성급한 일반화로 가볼까? 슈사쿠가 내세운 인물중 가장 깨달은 자에 가까운(?) 오쓰는 남자고, 그를 시험하며 온갖 위악을 떠는(그 역시 슈사쿠의 내면이겠지만) 인물 미쓰코는 여자다. 일본 전후 문학의 거장 엔도 슈사쿠여, 왜 그렇게 캐릭터를 할당했나요?


3.
인물들이 ‘인도’까지 가서 만난 뒤 인상 깊게 소회하는 소설에 등장하는 (하, 독을 견디며 젖이 쪼그라들어 말라붙은 상태로도 젖을 물리는ㅋㅋㅋㅋ)수난의 여신은, 그 모든 고통과 기아아와 죽음을 ‘견디는’ 메타포다. 나는 여기서 읅ㅋ했다. 으어어, 참으로 인류는 고통을 견디는 주체에 여신을 할당(?)하기를 즐기는 도다(자, 이 지점은 읽고 있는 <가부장제의 창조>를 마저 다 읽고 까는 것으로 하겠다.) 그러므로 차라리 천형 앞에 모두를 위해 대신 고통 받는 주체로 젊은 남자인 예수를 할당한 기독교가 양심(?)있게 느껴져버리는 나다(ㅋㅋ).

고통받은 동아시아 남자는 예수를 양파로 바꾸어 부르지만 나 역시 무엇으로 바꿔 불러도 상관 없다. 내게도 이 지독한 삶을 견딜 신이 필요하고, 양파가 필요하고, 기도가 필요하고, 어떤 나만의 내면이 필요하다. 고통의 경험 앞에서 그것의 의미를 희구하는 각자들 만이 발견해 낼 수 있는 태도, 방법, 반응이 있는 것 같다. <깊은 강>은 그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이를 구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의미라고 잠정적으로 부르고 있는 데, 그 의미의 결론으로써의 어떤 삶/죽음이 있다고 하면 오쓰의 경우 혹은 엔도 슈사쿠의 경우는 품위있게 느껴진다.


4. 공쟝쟝의 경우.


천착, 나는 뭔가를 찾고 있다. 그게 뭘까.

공허함?
나는 공허하지 않다. 삶 자체가 허무하긴 하지만 미쓰코가 느끼는 무료함에 가까운 공허는 잘 모르는 감정이다.

빈 곳?
나는 비어있지 않다. 내가 허덕이는 것은 없음보다는 차라리 압도적인 있음에 훨씬 가깝다. 당연 나의 내면에도 어떤 진공처럼 빈 공간이 분명있다. 그런데 현재의 나는 그것이 비어져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비어져 있는 곳이 아니다. (그것이 채워지리라 기대하지 않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살지 않는다) 채우고 싶다거나 충족하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상황들을 뚫어져라 응시한다. 그걸 쓴다. 그럼 그걸 채우지 않아도 재밌게 살 수 있다.

의미?
지금으로서는 가장 가까운데, 꽉꽉 들어차 있는 삶을 눈앞에 두고 의미에 몰두하는 것은 다른 종류의 의미로 의미가 없다. 덧붙여 자신의 의미부여가 너무도 심오한 나머지 다른 인간의 생산/재생산에 기대면서 안착(?)해버리거나 초극(!)해 버리는 브루주아적/남성적(동서양막론하고) 무의식…은… 그 맹점이 현재 인류에게 너무 치명적이기 때문에… 와따시는 다른 독자들처럼 그저 심오한 인간애에 감격해서 별 다섯을 줄 수가 절대 없는 것이다.

2차 대전같은 거대한 것을 겪지 않은 나 역시도 (그러나 꼭 그런 거대한 걸 겪어야지 거대한 사유를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통 이후에 삶을 재건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천착하는 혹은 천착해야 할 주제일지도 모르겠다고. 어제 그런 생각을 했다. 각자의 재건 방식이 있겠지만 그것은 내게 신의 존재나 구원은 아니다. 굳건한 물적 토대(피부에 와닿는 것…)와 현실 인식(고통은 현실로 부터 달아나려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에 근거한 어떤 삶의 태도이고 실천인 데… 아, 아직은 구체화되지 않았으므로 표현이 쉽지가 않다. 그냥 막연히 아렌트… 푸코… 뇌과학… 읽으면…? 이러고 있다.

사실 몇 년 동안 일기를 쓰면서 난 그것이 ‘언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더란다(이 지점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생각난다). 그런데 지금은 언어는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비교적 싸다) 재료일 뿐, 내가 살고 싶은 현실 자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5.
운동을 가야하기 때문에 글을 성급히 마무리 짓자.
‘제2의 성(여성)’인 내 안에 있는 *신*은 ‘고통받는 주체’이기도 전에 먼저 ‘타자’로서 체험된다. 그것이 나의 분열이고, 허덕임의 기원이며, 어쩌면 글쓰기를 일으키는 역량—크리스테바는 이러한 글쓰기가 곧 사랑의 활동이라고 했다. 아, 크리스테바 읽고 싶어ㅠㅠ—이다.
고통이 고통인지도 몰랐던… 내가 분명히 있고, 온전한(온전할 수 있을까?) 자아감의 회복 이후에야 나의 *신*은 정말 ‘신’ 처럼 경험되는 것일지도🤔.

엔도 슈사쿠는 혹은 오쓰는 자신 안에 있는 신을 그렇게 경험하고 살아보려고 했을 테다.
나 역시 그렇게 살면 되지 않을까. 내 안에 있는 *신*을.

덧1, 이소베의 아내는 환생하고 싶지 않았다에 내 손톱을 걸지. 만약 환생한 세상이 2010년대의 한국이라면 페미물 꼭 먹으세요. 환생하고 싶지 않아지실 거에요.
덧2, 그러므로 여기까지가 일본 문학의 성취이자 한계인가? 그렇다면 몇 년 전 내가 일본 남자 소설가들의 작품을 다시는 안 읽고 싶다고 했던 이유는 분명해진다. 하지만 그렇게 치자면 인류가 생산한 숱한 고전은 9할 이상이 남자들의 작품이므로…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는 상황인데. 즐겨지지 않음에 내 훌륭함이 있는 것이지.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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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6-24 12: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의 리뷰도 수긍이 가고 새파랑님의 리뷰도 수긍이 갔으니 이건 결국 직접 읽어봐야 알겠네요. 저는 어느쪽일까요? 제가 궁금해서 다음주 도서관 갈때 이 책 들고 오는걸로... ㅎㅎ

다락방 2022-06-24 13:17   좋아요 4 | URL
저는 바람돌이 님의 리뷰도 기다리겠습니다!! 저도 이 책 사놨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감상할지도 궁금하네요. 저는 일단 <침묵>이 너무 좋았습니다. 후훗.

공쟝쟝 2022-06-24 17:45   좋아요 2 | URL
헤헤! 사실 좋은 책인 데, 너무 좋다는 리뷰 일색이라 관종(?)돋아서 먼저 까고 시작한 게 좀 있습니다. 아무리 잘써도 남자 작가는 앞으로 별 다섯 안 주겠다는 것이 (푸코 제외 ㅋㅋㅋ 그는 게이....?) 저의 나름 결심이었...는 데.... 사실 뭐 그래도 정말 좋은 책은 별 다섯 주겠지만.... 아무튼 ............. 저도 참 헤르만 헤세 좋아하는 데, 헤르만 헤세 책 읽다보면 딱 정떨어지는 지점이 있거든요. ㅋㅋㅋ <깊은 강>도 정이 딱 떨어지는 지점이 딱 와버렸는 데.. 나중에 회복해주지 않을까? 하면서 꾹 참고 읽었는 데.... 음......... 서양남이 아닌 동양남의 결론이군. 하면서 끝났어요....

미미 2022-06-24 1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별 3개인데 수준높은 리뷰 인걸요?!! (저는 별3개의 경우 거의 안쓰는데ㅋㅋㅋㅋ일단 던져버림ㅋ)저도 어떤 작품들을 읽을때 걸리는 것들이 있는데(여성학 공부하며 더더욱) 공부하고 알면 알수록 앞으로도 더 그럴것 같아요! 너무 좋은 면! 엔도 슈사쿠는 계속 읽어보려고 하는데 <깊은 강>을 읽고 쟝쟝님의 리뷰를 다시 보렵니다.^^*

공쟝쟝 2022-06-24 17:47   좋아요 1 | URL
저는 별을 아예 안다는 책들도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간을 버렸는데 굳이..... 달아야 하는가? 그러다가 아 이건 좀 까서 알려야겠다 하면 복수의 마음으로 별 둘 별 하나 ㅋㅋㅋㅋㅋㅋ 전 상반기 알라디너들의 원픽인 듯한 <침묵>까지만 읽고 패스하렵니다. 침묵은 마음이 소란할때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잠자냥 2022-06-24 15:2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깊은 강>에서 레비나스 어리둥절..ㅋㅋㅋㅋㅋ
남성 작가들이 쓴 여성 캐릭터 한계점 많지요. 그럼에도 저는 작품에서 무엇을 더 중요하게 볼 것인가 하다 보면, 결국 엔도 슈사쿠 작품은 그런 면은 그냥 넘길 수 있게 되더라고요. (물론 그냥 넘길 수 없는 작가도 있습니다...대표적인 예 하루키)

공쟝쟝 2022-06-24 18:27   좋아요 3 | URL
제가 <깊은 강>이 아니라 <침묵>을 먼저 만났더라면, 혹은 여러분들의 극찬이 없는 채로 이 책을 만났더라면 (아... 그러면 안 읽었을 거 같아.. 극찬 안했으면 안읽었습니다 백퍼 ㅋㅋㅋㅋ) 또 모르겠습니다..? 근데 기대 높아서 읽기 시작했는 데 계속 ‘그런 면‘을 넘길 수 없는 지점을 참다가 중간에 살짝 오 좋은데? 이러다가.. 결국..... 딱 술맛 떨어져버린 부분이 나왔어요.
갑자기 레비나스 등장시킨 것은... 그가 홀로코스트 이후를 천착한 철학가이고 그의 철학에 대해 제가 잔뜩 기대하면서 읽다가 딱 술맛 떨어지는 부분이 나와서 화딱지났던 부분이 있었거든요 ㅋㅋㅋ 그 지점이 두 거장에게 정확히 공명해서!! 그렇습니다.
이이들의 철학과 문학에서 제가 간과할 수 없는 바로 그 지점에 현 세대의 몫이 있고(이들은 전후 세대로서의 몫을 다했습니다), 그들의 천착의 깊이가 얕다는 것이 아니라 그걸 넘어서는 다른 프레임을 제시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게 해결책인 것처럼 붙잡고 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어져여...그렇다면 칭찬하기 전에 후진 부분 먼저 짚어줘야한다 생각합니다. 전 좀 급한게... 인류멸망은....이미 임박하지 않았나요?..
일단 제가 심오함과 깊에 비해 이이들이 인류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ㅋㅋㅋㅋ 그들의 이야기가 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1번이고, 근본은 이분들이 남자 몸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인게 큽니다.ㅋㅋㅋㅋㅋㅋ 암튼 거장님들아, 저를 설득하지 못한다면ㅋㅋㅋ 도태된거예여... 2022년에 맞는 걸 읽고 싶다, 나는.
물론 해결책은 하나가 아닐 것이고, 그것이 문학일지 철학일지 페미니즘일지 저는 잘 모르겠는 데요 ㅋㅋㅋ 일단 ‘천착‘할겁니다.

p.s. 전 이 책에서 하루키의 씨앗ㅋㅋㅋ을 느껴버린 것이죠... 한남이 아닌 일본남 감성이랄까...?

새파랑 2022-06-24 17: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밝고 자기애(?)가 풍부한 공쟝쟝님에겐 어울리지 않은 소설이었나 봅니다~!! 저는 그 환생을 바라는 마음이 인상적이었는데 😅
공쟝쟝님이 찾는건

양꼬치에 칭따오? ㅋ

공쟝쟝 2022-06-24 18:25   좋아요 2 | URL
아니요. 저는 누구보다 고통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ㅋㅋ 그건 자기애가 풍부해서가 아니랍니다~ㅋㅋㅋ
이소베는 그렇게까지 사랑할 가치가 없는 남자입니다. 썩 사랑할 능력을 계발한 것 같아보이지 않는 그와 다시 사랑하기 위해 환생까지 불사하신다니요. 일단 저는 환생이 있다면 가능하면 안하고 싶고요 ㅋㅋㅋㅋ (이 한생으로도 충분히 버거웠다) 만약에 환생하고 싶으셨다면 다른 삶을 좀 살아보고 싶으셨던 거라고 생각할렵니다.
사실 뭐 별 셋은 너무 서운해 마세요. 정치적인 입장(?)이 큽니다 ㅋㅋㅋ 일본 전후 문학의 거장! 이신데, 너무 거장이라서.. 후대들이 ㅜㅜ 따라서 쓰나봅니다... 자꼬 여성에 고통을 할당하고 자기 고통의 구원을 여자한테서 찾아.... 그러니까 일본이 도태하지... 아 일본아..

공쟝쟝 2022-06-24 17: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여러분~ 오해마세요~ 저에게 별 셋은 훌륭한 책입니다 ㅋㅋㅋ
별 둘 부터 복수(? 시간 조금 아까워 내 시간내놔라!)입니다 ㅋㅋㅋㅋㅋ
별 다섯은 나 자신에게 특별한 책이 될 것 같아서 아끼다 보니 ㅋㅋㅋ 아무나 줄 수 없어서ㅋㅋㅋㅋㅋㅋ
대충~ 별 넷이 별 다섯 별셋이 별넷 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아놔~~ 이 책 좋은 책임 ㅋㅋㅋ

라파엘 2022-06-24 18:35   좋아요 3 | URL
저는 인내와 희생을 동반하는 사랑을 모성이나 인간애가 아닌 신성으로 접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의미 있게 다가왔는데, 충분히 쟝님처럼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의 삶의 경험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오니까, 이렇게 책을 같이 읽고 대화하는 건 정말 흥미롭고 좋네요 ㅎㅎ

공쟝쟝 2022-06-24 18:46   좋아요 3 | URL
네! 정확하게 짚어주셨어요. 인내와 희생을 동반하는 사랑을 여성에게 주되게 할당하는 것이 인류의 오천년 문화인데, 그것을 짚기 위해서 여성을 은유로 메타포로 한번 더 가져다 써봤자 인류의 절반의 절반은 그걸 숭배/혐오 하는 데 쓸겁니다. 숭배 혐오 하는 자의 입장이 아니라 당해온 입장이고 그런 사회안에서 인내와 희생을 질문없이 수행해온 저로서는 오독이라는 혐의를 받더라도 ㅋㅋㅋ 왜 다른 언어와 서사가 필요한지를 이야기하여야 겠다 싶었습니다 ㅋㅋㅋ 사실 알라딘 전체 리뷰들을 좀 살펴보니까 (동양남 찬양 ㅋㅋ) 더 밸이 꼴렸던 게 큽니다 ㅋㅋㅋ

라파엘 2022-06-24 20:44   좋아요 3 | URL
글에서 간혹 과격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있다보니 쟝님을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왜 그렇게 표현하는지 좀 더 생각해보면 쟝님을 이해할 수 있어요. 쟝님은 똑똑한 사람입니다!! 늘 공부하며 꾸준히 읽고 쓰는 멋진 공천착!!! 😃

공쟝쟝 2022-06-24 20:54   좋아요 3 | URL
네 이념적 과격성(?)은 저의 성향입니다. 모든 걸 걷어낸 추상화가 가지는 비약의 약점을 알면서도 그걸 상정해야 현실의 진부함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페미도 파이어스톤 이런 사람 좋아함ㅋㅋㅋ) 표현의 과격성은 전략입니다. 광고도 어그로 끄는데요, 모… 건강한 호기심을 가진 건강한 인격들은 제 과격한 언어 사용을 찌푸리고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
다만 극강 이상주의자인 저는 현실주의자 친구들과 사귀는 것을 좋아하며, 저를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낭비할 시간적 에너지는 없습니다. 왜냐, 책읽고 글쓰고 북플하기 바쁘기 때문입니다. 앗, 그리고 쓰는 저는 이렇지만 말하는 저는 좀 다릅니다…ㅋㅋㅋ

공쟝쟝 2022-06-24 22:57   좋아요 3 | URL
라파엘님은 기분 나빠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기분나쁘지 않았습니다. 인간 이하의 고통을 당하는 일본 군인에게 충분히 이입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또 어떻게 했습니까? 먼저 저는 일단 급한 자신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타인의 고통과 인내와 희생을 활용하는 치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한테 충분히 당했습니다(제가 만든 고통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슈사쿠는 오쓰를 가져와 고통의 밑바닥이길 자처하며 신성으로 인내와 희생의 윤리를 설파합니다. 그것은 선택한 삶이고 그렇기에 어떤 품위를 간직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기 삶을 선택할 권한이 없이 애시당초 고통받이처럼 사용되고 양육되는 인간이 아닌 여자들이 있습니다. (한때 인류는 노예같은 것을 거느렸다고 하더라고요) 여성의 인내와 희생은 천연자원이지요. 그녀들은 전쟁에 참여할 자격도 없지만, 인내와 희생을 거부할 재간도 없습니다. 환생까지 당해서(?) 누군가의 재생산을 돕고, 사랑해드려야 하고, 안도감을 제공해야합니다. 그걸 정말 그녀들이 원했을까요?
저는 이 소설이 (혹은 지금까지의 인류가) 그걸 묻지 않는 다고 봤습니다. 다른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아직 하나도 이야기 되지 않았습니다.

라파엘 2022-06-25 00:05   좋아요 3 | URL
소설에 대한 해석이나 감상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쟝님의 문제의식에 동의합니다!! 인내와 희생이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당사자들에게 숭고한 사랑이 아니라 단지 억압이고 폭력일 뿐이지요... 정말 필요한 이야기들을 쟝님이 해주어서 진심으로 좋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2-06-25 00:19   좋아요 3 | URL
텍스트가 현실과 만나서 콘텍스트가 되는 지점, 거기서 논쟁이 되고 다른 생각을 소통하면서 자기를 수정하는 걸 푸코가 저자의 일이라고 불렀던 것 같습니다… (맞나?ㅋㅋㅋ 암튼 그랫던거 같습니다) 텍스트 내적인 감상은 사실 저나 라님이나 많이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끝까지 열린 태도로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그레이스 2022-06-27 12:01   좋아요 2 | URL
저는 별 3개 있으면 일단 걸르는데...
각자 기준이 달라서, ㅎㅎ
참고하겠습니다.

공쟝쟝 2022-06-27 13:05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아 그렇군요… ㅜ_ㅡ 저는 분류쟁이라서…. 흑흑 이렇게 해놔야할 거 같아요. 별점 인플레를 극복하고 별 다섯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별 반개를 달라고 알라딘에게 요구한지 어언 몇년… 뭐 안바뀔 거 같으니 ㅋㅋㅋ )

독서괭 2022-06-27 1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점점 남성 작가들 작품이 거슬립니다 ㅠㅠ 하... 몇년전에 <설국> 읽고 막 깐 적 있는데, 얼마전 첨 읽어본 필립로스도 넘 별로였고.. 지금 읽는 자우메 카브레는 아직까진 좋아요!
나중에 엔도 슈샤쿠 읽게 되면 <침묵>부터 읽어보겠습니다.

공쟝쟝 2022-06-27 13:1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이제 그게 시작되면 여자 작가들이 쓴 로맨스도 못보는 경지에 이르른다? ㅋㅋㅋㅋㅋㅋ 조심하세요 ㅋㅋㅋㅋ
일전에 제게 페미니즘의 언어가 없었을 때는 전혀 문제의식이 없었어여. 저는 데미안을 11번 읽은 사람입니다. (지금은 헤세..ㅋㅋㅋㅋ) 지금 읽고 있는 가부장제의 창조에도 나오지만 언어와 역사에 대한 해석권이 남성들에게 있었으니 기록은 글씨는 그들의 것일 수 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이 세상에 나온지도 얼마 안됐지만, 여성들이 급여를 받는 일을 하기 시작한지는 더 얼마 안됐고요, 거기에 글자를 가지고 글을 쓴 여자들은 너무 소수였다 생각합니다. 예전에 소수의 엘리트 여성들은 남자들의 글자들을 배우고 남자들이 평가하는 글을 썼겠지만요… 저는 아닙니다. 일단 전 엘리트 아니고 소수 아니거덩여… (앞으로 굳이 남자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을까요? 신자유주의 덕에 여자들도 다 돈버는데 ㅋㅋㅋ)
저는 제 글을 남자들 보라고 쓰지 않고 여자들 보라고 씁니다. 인간 본연의 깊은 심연의 밑바닥과 전후 문학의 거장의 치밀한 사유를 여자라서 못배워서 이해 못해서 별을 깐게 아니고… 거기까지만이 ‘인간’으로 퉁쳐지던 20세기에 대한 감사함을 담아 ㅋㅋㅋ 소중하게 별을 깎습니다.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응?)

단발머리 2022-07-02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아.... 여기는 진짜 무슨 방이에요. 넘나 고급지다. 근데 글도 어려운데 댓글들도 어려워ㅠㅠㅠ 흐미 ㅠㅠㅠㅠ
전 <깊은 강> 읽고 오실게요. 이제 막 푸코의 <푸른 강> 건넜는데, 이번주 내내 비왔는데... 물로만 채워지네요. 물, 파랑색, 강....

공쟝쟝 2022-07-02 23:34   좋아요 0 | URL
제 사주에 물이 많으면 좋다네요 ㅋㅋㅋㅋ 역시 물이죠 ㅋㅋㅋ 물입니다 ㅋㅋㅋ
 
깊은 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0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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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나스 철학 생각남. 그것이 은유라며 비껴간들 젠더화, 타자화된 사랑 예찬은 내게 사랑의 신화고 오남용처럼 느껴진다. 동양남이 가닿을 수 있는 최대치의 심오함으로 <깊은 강>은 흐른다. 저마다의 고통을 가진 인간 각자들의 구원에의 희구를 떠안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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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제 식탁은 이처럼 아늑하고 아름답습니다… 솔직히 이정도면 완전 뒤메질인거 아닌가?ㅋㅋㅋㅋ (나 동시에 10권 읽는다…) 어차피 달리지도 못하구… 알콜 거의(?) 끊었는 데, 오늘 처럼 비 내리는 날엔 닭다리에 맥주에 소설 해야할거 같아서 ㅋㅋㅋ

어쨌든 저도 엔도 슈사쿠 탑승함 ㅋㅋㅋ
깊은 강…. 깊긴 깊네요 ㅋㅋㅋ
오늘은 이거 다 읽고, 가부장제 읽고 자야지 ㅋㅋㅋㅋ

“(185) 저는 고독하기 때문에 필시 고독할 당신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싶습니다. 한심하게도, 저는 고독합니다………….”


아니 고독이 어때서? 이렇게 좋구만 ㅋㅋㅋ 

스마트폰 있는 인류에게 고독이란 이렇게 해소(나의 고독 전시 자랑)되는 데 말이지요 ㅋㅋㅋㅋ
과아연 오쓰군의 양파사랑론이 나님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ㅋㅋㅋ

여러분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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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코의 푸른 강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06-25 13:25 
    1.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 어제 산 책 3권. 최근에 한길사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3종 세트가 품절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느낀 건데, 책은 살 수 있을 때 사야 한다. 책은 언제든 품절될 수 있다. 사야 하는 책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은, 줄 쳐야 하는 책은 미리 사 두어야 한다. 갑자기 맘이 급해져서 구입한 에이드리언 리치 두 권. 버지니아 울프 책은 예뻐서 샀다. 위의 카테고리에서 찾는다면 이
 
 
persona 2022-06-23 2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닭다리 과자 정말 맛있는데 ㅠㅠ 책상 바닥이 보이는데 뒤메질이라고요??

공쟝쟝 2022-06-23 21:48   좋아요 3 | URL
맥주랑 딱이여서 쟁여놓는 데, 요즘 맥주를 안쟁여놔서 (ㅋㅋㅋㅋ) 맥주도 딱 한 캔 닭다리도 딱 한개 밖에 없어여 ㅋㅋㅋㅋ (그리고 이 시점에 다 마셧다… 한모금 각이었다…) 아 뒤메질러는 바닥이 안보여야하고 집안에 징검다리…?!!!ㅋㅋㅋㅋ

persona 2022-06-23 22:05   좋아요 3 | URL
신흥식품 닭다리 과자가 그렇게 별미라고 해서 언제 사볼까 했는데 맥주랑 같이 사봐야겠네요. ㅎㅎ 벌크로 ㅋㅋㅋ 아마도 맥주는 맥주빵 만들때 쓸 거 같네요. ㅋㅋㅋ
뒤메질에 대한 저만의 기준을 함부로 말했다간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신고 관리 들어갈 거 같단 생각이 문득 드네요 ㅋㅋㅋ 쟝쟝님은 깰꼼한 뒤메질이신 걸로 ㅎㅎㅎ

공쟝쟝 2022-06-23 22:08   좋아요 3 | URL
전 농심 닭다리 후라이드맛 다섯개씩 쟁여놔요 ㅋㅋ 신흥식품 ㅋㅋㅋ 기억할게요 ㅋㅋㅋㅋ 알콜중독자는 중독에 빠진 뇌과학 책를 노려보며 왜 집에 맥주 한캔만 넣어놨는지 분노중 (저좀 말려줘요 ㅋㅋㅋㅋ) 비와서 사러 안나갈건데 ㅋㅋㅋ ㅇ ㅏ 까지말걸 ㅠㅠ 맥주 더 필요하다…. 왜 한캔으로는 욕구불만 상태가 되는 것인가 ㅠㅠㅠㅠㅠ 중간은 없는 것인가 ㅠㅠㅠ

persona 2022-06-23 22:14   좋아요 2 | URL
신흥 저거는 농심 새우깡보다 홈플 왕새우가 더 맛있다는 친구 이야기라 저도 검증이 필요해요. 물론 저는 왕새우 과자도 맛있지만요. ㅋㅋㅋ
택배 배송 안되나요? ㅠㅠ 저도 비와서 안나가고 부침개만 부쳐먹었어요. 부쳐먹을 재료가 없어서 그냥 또띠야 처럼 구워서 새우젓 무침에 찍어 먹었어요. ㅋㅋㅋ 어제 막걸리 살걸 테라 페트라도 살걸 막 이러면서 ㅋㅋ

공쟝쟝 2022-06-23 22:19   좋아요 3 | URL
파전…… ㅠㅠㅠㅠ ㅠㅠㅠ ㅠㅠㅠ ㅠㅠㅠㅠ ㅠㅠㅠㅠ 맞아요. 사실 파전애 막걸리 너무 생각나요 ㅠㅠㅠㅠ 한심하게도 저는 고독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 파전 막걸리ㅠㅠㅠㅠㅠ (이것은 고독인가 허기인가…)

persona 2022-06-23 22:24   좋아요 3 | URL
인간은 누구나 고독합니다. 한심하다뇨(라고 쓰고 내가 한심한 건가 자문하는 중 ㅋㅋㅋ)… 그리고 알코올도 무척 필요한 날씨에요. 저기압으로 온몸이 시큰하니 뭐라도 뜨끈한 게 땡기는데 불앞에 있긴 귀찮고 습하네요. 내일은 귀찮더라도 집 앞에 나가서 식량을 쟁여와야겠어요. 과자와 맥주가 무척 땡깁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2-06-24 11:07   좋아요 2 | URL
오늘 도 비가 내린다면 저는 주저 않고 달려가서 맥주와 냉동실에 얼려놓은 깐 새우를 해동해서 김치전을 부쳐먹겠습니다. 어제 책읽기는 잘했지만 이 댓글을 보는 순간, 참아서는 안되었다는 후회감이 막급합니다!ㅋㅋㅋ

persona 2022-06-24 11:11   좋아요 2 | URL
저는 비가 안 오길래 조금전에 마트에서 닭다리 너겟(2개 이상 사면 할인한댜고하여 두개) 이랑 왕새우 사왔어요. ㅋㅋㅋ 내일 시험이라 맥주는 좀 그래서 안 먹지만 좋네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2-06-23 2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뭐에요… 닭다리 스낵 무효

공쟝쟝 2022-06-23 22:03   좋아요 1 | URL
이거 맥주 안주로 개 짱인데…. 맥주 4캔 쌉 가능이라고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2-06-23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상이 너무 인상적이네요~!!
한심하게도 저도 고독합니다~!!!!

깊은 강 완독하시면 더 고독해집니다~!!

공쟝쟝 2022-06-23 22:41   좋아요 2 | URL
응? 안돼….. 고독➕고독➕독거 🟰눈물의 달리기🏃🏽‍♀️🏃🏽‍♀️🏃🏽‍♀️ but 오늘은 비오는 데🥹

persona 2022-06-23 2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양파를 먹은 바, 양파와 마늘은 어디에나 있어도 부족함이 없는 식재료고, 해외여행갈 때도 그걸 냄새난다고 잘 안 먹는 그 나라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는 그런 식재료같아요. 예찬할만 한 거 같아요. 다마네기 또 닌니꾸 뽀레버! ㅋㅋㅋ
문득 책표지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윤형근 생각도 나고 제임스 휘슬러도 생각나고. ㅎㅎㅎ

공쟝쟝 2022-06-24 11:08   좋아요 1 | URL
아 막 표지 보면서 윤형근! 을 떠올려버리고 막그래? 고급진 사람... ㅋㅋㅋ 저도 무슨 작품인가 싶어 정작 책 살펴보니 그림 출처 게티 이미지 ㅋㅋㅋㅋㅋ

persona 2022-06-24 11:12   좋아요 1 | URL
아 어쩐지 저런 천떼기 팔드라고요. 인터넷에 보면 ㅋㅋㅋ

공쟝쟝 2022-06-24 11: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어디서 비슷한 보자기 본거 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 (현실 웃음)

scott 2022-06-23 2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장쟝님 사발에 있는 스낵 닭다리가 유독 커보이능 ㅎㅎ

맥주 잔에 술 가득 채워 넣어 드려요
+ .*  。
 *  。
. .∵∴ * 。
 ┏┓
 ┣┫
╭╯╰╮∧_∧
┣━┓┃^ω^。)
┣━┛⊂ |
┗━━┛し∪=3=3=3=3=3=3=3=3=3=3

공쟝쟝 2022-06-24 11:09   좋아요 0 | URL
웅? 제 컴에서는 술병 모가지가 분리되서 보이는데요? ㅋㅋㅋ 맥주를 따서 그런거여? ㅋㅋㅋㅋ

12N5 2022-06-24 0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필기구 덕후라 공쟝쟝님 필기구통에 먼저 눈길이..언제 왓츠인마이펜슬케이스 부탁드려도 될까요?ㅎㅎ 즐겁고 뽀송한 주말 보내세요!!

공쟝쟝 2022-06-24 11:12   좋아요 1 | URL
제 투머치 필기구통 ㅋㅋㅋㅋ 저도 문구류 사모으는 거 좋아하는 데... 독서로 전향(?)한 후에는 완전 사라져서, 그냥 몇년 동안 모은거 업데이트 안하고 계속 쓰고 있어요. 한국인 치고는 일본 펜 밖에 안쓰는 제가 바로 전범 기업 미쯔비시의 훌륭한 호갱입니다 ㅋㅋㅋㅋ

건수하 2022-06-24 09: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같은 브랜드의 닭다리 너겟도 맛있어요 :)

책 10권 넘는거 같은데요? 으하하
저 너무 심한 줄 알았는데 쟝쟝님 보니 다들 그렇구나..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가 눈에 딱 들어와요. +_+!

공쟝쟝 2022-06-24 11:14   좋아요 0 | URL
오... 너겟? 과자 스낵인데 너겟예요? 담에 한번 사먹어 보겠음다!
그쳐.. 열권.. 넘죠.... 50년 후에 대현자가 되기 위한 삶은 이토록 지적 욕망에 목말라 갈피를 잃고 방황한다. ㅋㅋㅋㅋㅋ
후후후후후후후후...룩..룩..룩셈부르크... (이건 아껴놓겠다)

다락방 2022-06-24 1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닭다리 스낵 먹으면 손에 냄새 스며들것 같아서 먹기도 싫은데 그렇다면 이번 참에 나도 먹어볼까..
그리고 책상은 뒤메질에 가까워졌네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4 11:15   좋아요 1 | URL
커서 내가 될 사람을 따라가는 것............. 이라고 하기에는 제가 읽는 것들에 소설은 거의 없다는 것이 함정?!! ㅋㅋㅋㅋ
스낵은 동양인 답게 젓가락으로 집어드시면 됩니다ㅋㅋㅋㅋ 우리의 단발머리님의 가르침이십니다 ㅋㅋ

다락방 2022-06-24 11:19   좋아요 3 | URL
제 남동생은 예전부터 찝게 로 먹어요. 절대 과자를 손에 닿게 할 수 없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4 11:39   좋아요 2 | URL
아 그리고 부스러기 다 입에 털어 넣고? 누나를 닮아 자원 활용에 진심 이신 분 ㅋㅋㅋㅋㅋㅋ

2022-06-24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4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6-24 1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무릇 책상이란 것 위에는 맥주도 있고 안주도 있고 안치운 커피잔이며 와인잔도 있고 책도 있고 컴터도 있고 종이 쪼가리도 있고 노트도 있고 펜도 여러개 있고 뭐 그런 거 아닙니까?!

독서괭 2022-06-27 11:52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무릇 책상이란...
쟝쟝님의 저 책상,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 책상과 상태가 별반 다르지 않은데요(물론 맥주는 없습니다. 대신 커피가.. 과자는 있고요 ㅋ). 이 정도로는 아직 멀었어요! 더 노력하라구요! (음?)

공쟝쟝 2022-06-27 22:36   좋아요 1 | URL
키키키 이 댓글 보고 슬쩍 주변을 쳐다봤는데... 지금도 깨끗하네...? 나 왜 책상 깨끗하지?.... ;;;;; 저 정말 깨끗한 사람인가봐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6-30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뒤메질 책상~~사랑합니다♡.♡

공쟝쟝 2022-06-30 20:08   좋아요 1 | URL
저는 꼬마 뒤메질입니다 🤭
 

고코로야진노스케 선생님의 가르침("돈을 쓰세요. 자신의 존재 가치 만큼 실컷 쓰세요~ 그러면 돈이 들어옵니다 ㅎㅎ")



에 따라ㅋㅋㅋ 일급 오백만원의 가치(나의 존재급ㅋ)인 나에게 돈을 쓰기로 한지 2일째...

아침에 잠깐 없는 사람처럼 할인 요거트를 사면서 흔들릴뻔 하였지만, 

다시 마음을 부여 잡고 있는 사람처럼 펑펑쓰자.. 



반성하는 마음으로 오전에 종이책 세권(나는 소중하니까) 
















오후에 ebook 세권 (나는 정말정말 소중하니까) 샀다.





 











윤지선님 힘내세요. 인세 보태지나? 암튼 인세 뿐만 아니라 읽을게요~ 이것이 저의 뒤메질 연대입니다.

저 출근길에 매일 그래피티로 보이루 써져있는거 보고 그랬어요. 누구 보라고 누구 기분 나쁘라고 쓴 걸까요. 그 청소년들은.     

[서울신문]‘보이루 패소’ 윤지선 , 항소 예고 “여성 억압… 부조리에 맞설 것”   

김상근 판사는 집에서 설거지 많이 하고, 딸 있으면 따님이시여, 꼭 페미 되십시오. 이미 페미겠지만. 


윤지선님과 자매님이신 윤김지영님도 힘내시고요... ㅋㅋ (자매라고 해서 괜히 자매애 돋아서 삼) 

책 소개에 이런거 있더라?



<한나 아렌트의 생각>은 막판에 김선욱님이 이 책 다 읽었으면 쓰레기통에 버리고 

인제 아렌트 진짜로 읽으라고 해서 그 진심이 느껴져서 기특해서 삼.

 

이 부분 좋다. 누구 생각났다. 그리고..... 일단 판단하고 수정하는 거 해보자.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중립의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중요한 것은 현실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것이고, 그 판단을 바탕으로 만들어가는 좋은 세상이다. 그런 기준에 따라 중립적으로 생각하고 올바르게 판단한다면, 비판해야 할 것은 확실히 비판하고, 옹호해야 할 것은 확실히 옹호하게 된다. 사안에 따라 지지와 비판이 교차할 수도 있다. 공정한 학자가 잘못된 집단에 줄곧 비판을 가한다면, 그것은 편파적이어서가 아니라 해당 집단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학문과 학자의 학문적 중립성은 학문적 공정성과 타당성의 문제인 것이다.

*아렌트는 우리에게 판단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잘못된 판단이라도 아예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보다 내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잘못된 판단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수정하고 교정함으로써 바로잡을 수 있다.* 판단을 내릴 때 자신의 관점만을 고집하지 않고, 생각을 거듭해 사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자신의 관점을 수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판단을 아예 내리지 않으면 옳고 그름을 알 수 없게 된다."


자 그럼 책 다 산 나는 일하러 간다.. 

내 존재급은 오백만원인데 내 시급은............... 

하지만 신자유주의는 달콤하다..


신자유주의는 노동 계급 여성인 나에게 저임금의 일자리를 주었다..

저임금이 아니었다면 나는 책 같은 거 못 샀겠지. 

아무튼 고오맙다. 신자유주의ㅋㅋㅋㅋ


사고 나니 후련해져서

더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노동력 갈러가야지, 빠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중립의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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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6-22 1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의 무한 소비를 응원하며 윤지선씨의 재판 항소결과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항상 객관적 태도를 강조하고 중립을 강조하는 인간들이 가장 편파적이고 가장 오른쪽에 있었다는건 뭐 역사가 증명하는.... 걔들은 할말 없으면 중도를 지켜야지하면서 물타기를 하죠.
걔들이 한나 아렌트를 몰라서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ㅠ.ㅠ

공쟝쟝 2022-06-23 21:50   좋아요 0 | URL
아렌트는 정말 훌륭한 정치사상가인 것 같아요 (철학자라고 하고 싶은데 ㅠ 아렌트가 싫어하려나…) 저는 제가 독단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먼저 검토하는 데, 그 전에 판단을 내리고 의견을 말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에대해 서슴지 않아야하겠다…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새파랑 2022-06-22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은 소중하니까 오백만원의 가치가 있습니다~!!!

오백만원 고려시 책을 좀더 질르셔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공쟝쟝 2022-06-23 21:51   좋아요 1 | URL
응 아쉬워서 오늘 아침에도 질렀어요 ^.^ 두근두근 오고 있어요~ 알라딘 우주점에서~

독서괭 2022-06-22 1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존재급과 시급의 엄청난 차이 어쩌나요ㅠ 한나 아렌트, 판단을 일단 내려야 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나는 소중한 것 치고 책 많이 안 지르셨는걸요 ㅎㅎ 사고 나니 후련해져서 더 일을 잘하셨는지 궁금하구요^^

공쟝쟝 2022-06-23 21:52   좋아요 1 | URL
(돈을) 썼으니까 (돈을) 벌자! 라는 노동중심주의적 마인드를 버리라고 고코로야 진노스케가 말씀 하셨지만 ㅠㅠ 쓰고나니 어쩐지 의욕이 솟아올라 열심히 밤 늦게까지 일하고 오늘도 아침에 또 사고 또 열심히 일하고… 이렇게 나는 다락방을 닮아간다….
 
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 큰딸로 태어난 여자들의 성장과 치유의 심리학
리세터 스하위테마커르.비스 엔트호번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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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님 지금 아프잖아. 쟝님, 쟝님 먼저 챙겨요.”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안다(아주 조금) 나는 조력자 증후군을 앓고 있고, 내 인생의 7할은 그놈의 동정심(연민) 때문에 개고생을 한 삶이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 보다 악독한 평강공주 증후군이라고 세상에는 그런 걸 겪는 여자들이 있다. 부족한 자기애의 충족을 타인을 도우려는 성향으로 방어하다가, 결국에는 자기를 해치는 선택을 반복하는 사람.

나는 내가 그러한 성향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를 돌보는 일, 내 욕구와 감정을 먼저 살피는 일을 의식적으로 노력해왔다. 그래도 뭐든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돌보는 것은 나의 기본 값이라… 어쩔 수 없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꾸 다 맞춰주고 싶어했다. 그러니 내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연민/미안함을 자극하는 상황인데, 최근 내 신변에 어떤 이슈가 있어서 나의 첫째 딸이지만 줏대있는 ENFP와 ESFP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둘 다 “아니야, 너 아직 아파!”라고 했고, 비행기 위급 상황에서 산소 호흡기는 무조건 보호자가 먼저 써야 하는 거야! 애한테 먼저 씌우면 둘다 죽어. 절대,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에게 오지랖 부리는 것 안돼!라고 예시까지 들어가며 내 그릇된 연민에 대못을 딱딱 박아주었다. 난 내가 좀 괜찮아진 상태라고 생각 했는데, 그 생각이 안 괜찮다는 거라고. 하아. 나는 수긍했고, 어떤 인연은 아주 없던 일처럼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기로 했다.

그것과는 또 다른 측면이긴 하지만 괜히 나를 잡아 채는 것 같은 상황에서 느끼는 짜증스러움과 불편함들… 그것이 내가 나에게 보내는 경고라는 것도 알았다. 드디어 나는 불편해진 것이다!!! 넌 또 ‘괜히 그래야 할 것 같은 상황’의 덫에 빠진 거야! 그러니까 자꾸 찜찜해지는 거라고. 그렇다면 드디어 나에게도 나를 보호하는 촉이 생긴건가? 안도의 내적 미소를 지었다.

*

그런데, 저 줏대 곧은 나의 EXFP 여자 친구들은 이걸 어떻게 아는 걸까. 나는 꼬치꼬치 캐물었는 데, mbti 말고도 여러가지 공통점이 발견되어 너무 신기했다. 이들은 사람과 여행, 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세상은 너무 재밌고 흥분되는 일들로 가득한 것 같기 때문에 영원히 살고 싶고, 그래서 인류가 멸망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그래도 함께 살아가야 하잖아요!라고 진짜로(!) 눈 반짝이면서 말하는 이들은 지구는 좀 걱정하는 데 남 걱정은 안 한다. 그리고 살다 보니 사람 보는 눈이 생겼다고 했다. 아, 난 진짜 그거 없는데. 대체 어떻게 아는 거야? 언니, 그걸 왜 몰라? 보면 알아. 아, 처음엔 모르지. 그런데 지내다 보면 쎄-해! 쎄! 촉이야, 촉. 촉은 과학이라니까. 


사람에만 촉이 있는 게 아니다. 상황도 잘 알아 맞춘다. 대충 딱 듣더니 각을 재고 그거 아니야? 한다. 맞아요, 맞아! 그건 뭐죠? 나도 모르겠는 데, 이런 걸 신기가 있다고 하는 거야. 훗!

아. 나는 앞으로의 생에서 발달 시켜야 하는 식스센스가 있나보다. 아직…. 덜 된 인간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나는 nt라서 그른가… 식스센스가 아니라 그 식스센스의 형성 조건이 넘나뤼 궁금해져 벌인 것이다. 이. 끝을 모르는 지독한 호기심… 또 물음표 살인마가 되어 그걸 어떻게 알아? 넌 언제부터 그랬어? 어떻게 그런게 된 거야? 바로 아픈 사람이 보여? 안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치고. 사람이 아프다고 하는 데, 어떻게 지나가? 그래도 좀 도와주고 싶은 마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해주고 싶다는 마음은 안생겨?라고 10초에 한 번씩 캐물었더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이여…😌”라고 깨달은 자는 말했다.

*

물에 빠진 놈을 구해 놨더니 보따리를 내 놓으래 (겪어 보셨나요?)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 인줄 알아 (알고 계신가요?)
라는 말의 이면.

그러니까. 나의 호의와 도움 주려는 마음 이면에는 부족한 자기애를 보충하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걸 꿰뚫는 경고의 말로 스스로에게 돌려줘야 하는 속담은 아닌지. 난, 좀 그런 생각을 했다. 도움을 주고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고 싶었던 맘이 없다고는 말을 못하겠는 것도, 그건 일종의 습관처럼 굳어있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도 보였다. 좀 소름 끼쳤고, 이건 계속 경계해야 하는 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물론 내 상황을 일반화 할 필요는 없다. 이건 내 특수한 심리 구조다. *나의 경우로만 한정*해서 말하자면, 누군가를 돕거나 돌보고 싶어하는 이면 뒤에는 일종의 구원자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결코 타인을 돕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일, 그들이 성장하는 일을 막는 나쁜 행위라는 것도 이번에 좀 깨지면서 알았다. 겪었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면서 계속 그런 것들을 예의주시 했었다. (자신의 취약점을 글로 배워 아는 사람은 바로 나) 그래서 그런 작품들을 에이 별로다 별로~ 라고 해놓고… 현실에서는 또 그러려고 했…지만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마음을 잘 돌보고 추스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아, 하나 더 써 놔야지. 그리고 내가 이렇게 생겨 먹은 인간이라고 해서 타인의 호의에 비뚤어진 나를 투사해서 오지랖으로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이것도 까먹지 말아야겠다.(처절하다 처절해 촉 없는 자의 사회화 ㅜ_ㅜ)

*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러니까 어느 순간에 정말로 나를 회복 시키는 것은 나 자신이 될 수 밖에 없다. 돌이켜 보니 내가 그랬다. 가장 아팠을 때의 나는 가깝고 쉬운 주위의 도움이 아니라 전문가를 찾아갔다. 어쩌면 스스로를 돕기 위해, 자기애적 도움들을 거부하기 위해, 이토록 나를 고립시켜야 했던 건 아닐까. 과정이야 지난 했지만 결론적으로 나를 회복 시킨 것은 나다, 나를 치유한 것도 나고, 나를 돌본 것도 나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있었다. 난 오늘 아침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했고, 아직은 내가 아픈 상태란 것도 직시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책에 나와 있었다. 난 그걸 다 읽었고. 

이제는 겪어야 한다. 안해 본 것들을 하고, 안 살아본 삶도 살아봐야 한다. 그것은 모험이고, 아마 혼자하는 모험은 아닐 것이다. 나에겐 좋은 친구들과 가족들이 있으니까.

로맨스를 싫어하는 나는 성장 서사를 좋아하고, 내가 성장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성장 서사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데, 다시 생각해보니 고통이 고통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함이 건강함을 알아본 것 같다. 살려고. 잘 살고 싶어서. 살기 위해서 스스로를 도운 것이다. 내 직관에 의하면 이것은 어떤 원칙이다. 

여전히 관계에 서툴다. (먹고 살기 위한 사회생활을 예외로 하자. 그건 잘함. 살려고ㅋㅋㅋㅋ) 그런 나에게 내가 묻지 않으면 절대 조언을 하지 않는 나의 친구들(ㅋㅋㅋ 이것이 어른인 것 같다. 내 주변엔 나보다 나이 어린 어른들이 참 많다…ㅋ),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단아한 반짝임을 나는 사랑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나를 돕고 싶어서 다가온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내가 좋아해서 곁에 남겨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도움은 오래 전의 과거에 내가 맺은 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그걸 느낄 수 있어서 조금 행복해졌다. 나는 내가 읽었던 책들이 시키는 대로 내 고통을 먼저 바라본다. 나의 이 훌륭한 공감 능력을 내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쓰기로 한다.

천천히 세상과 만날 것이다. 인류애를 회복하고 (과연…) 나도 영원히 살고 싶어지고 싶다.

요즘 <아티스트 웨이>를 읽다가 꽂혀서 모닝 페이지(아침에 쓰는 일기)를 쓰고 있는데, 기분이 참 좋다. 문제는 쓰다 보면 오전을 다 쓰고 ㅋㅋㅋㅋ 오후와 저녁 늦게 까지 일을 하게 된다는 건데. 그냥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하루의 시작에 제일 먼저 하니까 이것도 좋다. 아침에 운동가기 싫어하면서 겨우 일어 났는데, 모닝 페이지 쓰고 싶어서 일찍 일어나게 된다. 아침에 글을 쓰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이제 아침에 쓰는 인간이 되어볼까?


맏딸들은 이끄는 사람 혹은 돌보는 사람으로 종종 분류된다. 이끄는 사람은 책임을 즐긴다. 돌보는 사람은 늘 남들을 행복하게 하려고 애쓴다. 실제 사례들을 보면 맏딸들이 동시에 두 가지 역할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상의 고통에 책임감을 느끼는 리더가 되어 돌보는 역할까지 담당하는 것이다.
🥲 동시에 두 가지 역할 하다가 번 아웃 올때 까지 무리 햇던 삶… 나다. - P64

돌봐주는 사람으로서 당신은 분위기는 깨는 사람이 되기 싫은 마음에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떠맡고 만다. 당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좋은 먹이가 되는 셈이다. 이 유형의 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일 먼저 돌봐야할 존재가 자기 자신이라는 깨달음이다.
🥲글로는 깨달았는 데 살면서 좀 더 다져야 할 것 같습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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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6-21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티스트웨이 좋은데 참 좋은데 ㅋㅋ

공쟝쟝 2022-06-21 13:23   좋아요 1 | URL
오래전 1은 모르고 ㅋㅋ 2가 나와서 읽고 있는 데, 읽기도 전에 실천 중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6-21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맏딸도 맏딸 나름인 것 같아요. 저는 책임감은 큰 것 같지만 그렇다고 돌보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찌 보면 뭐 살려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공쟝쟝 2022-06-21 13:27   좋아요 1 | URL
맞아요 ㅋ 케바케이고 저는 두가지가 섞어있었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도 저를 알기가 까다로웠습니다… 화가님 여자는 이기적인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아니 이기적일 수록 좋습니다! 절대 남자 첫째와 같은 방식으로 양육되었을리없으니까요. 자신의 이기심에 훌륭한 자기보호능력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세요!

잠자냥 2022-06-21 13: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쟝님 평쟝공주였구나! ㅎ 돌이켜보니 저도 몸이든 마음이든 아픈 사람한테 약해지던 시기가 있었는데, 몸 아픈 사람은 아픈 거 나으면 그렇지 않지만 마음 아픈 사람은 같이 있으면 나까지 병 드는 느낌이더라거요. 그러니까 나를 위해 구원자 콤플렉스는 벗어나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아니 나도 로맨스는 싫어해도 성장서사(소설)는 진짜 좋아하는데! ㅋㅋㅋ

공쟝쟝 2022-06-21 13:33   좋아요 3 | URL
내 친구 정확하게 둘다 그렇게 말했어요. 마음이 아픈 사람은 자기가 스스로를 치유하게 냅두는 게 맞다고. 괜히 옆에 있으면 나도 아파진다고…
아 저는 지금까지 그걸 몰랐던 것 같아요. 맘 한켠엔… 그래도… 내게 능력이나 자질이 있다면 그걸 써야하지 않을까? 이 물음표가 지워지진 않았거든요.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하는 기회를 빼앗는 것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이건 제가 고독에서 스스로 알아낸 경험이 없었음 몰랏을 지도요) 그게 콤플렉스 였단 것도 새삼 다시 보였어요!

즉, 자냥님도 내 친구들도 스스로 돕는 경험이 있는 자들 이었나 봅니다. 😌

단발머리 2022-06-21 1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첫째이기는 한데... 맏딸 컴플렉스가 없는 맏딸이라서... 아무리 찾아도 내 안에는 없어. 왜 그런지 오래 생각해봤는데.
나는 성격 & 성향이 아빠 판박이인데, 아빠가 5남매 셋째 아들이라서 자유로운 영혼. 이게 내가 찾은 이유 중 가장 설득력 있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를 먼저 생각합시다. (나는 다짐 안 해도 되는데, 쟝님은 큰 소리로 외쳐야 되니까) 나를 먼저 생각하자!!! 복창 세 번 하시고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1 20:10   좋아요 2 | URL
저는 성향은 아빠인데 아빠가 돈벌러 나가셔서 거의 부재했어요ㅋㅋ 제가 엄마에겐 딸이면서 아빠였던 것 같기도? 자칫 심한 꼰대가 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고, 선량하게 자란 건 엄마의 영향이 크긴 한 것 같아요. 엄마가 그러시거든요. 되게 따뜻하심. (저희 아빤 무뚝뚝 장남~ㅋㅋ)

엊그제 유튜브 틀어놓고 일하는 데 세바시 강연에서 정신과 의사가 채식주의자, 82년생 김지영의 공통점이 둘째 딸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들 낳기 위해 낳은. 얼마전에 동생 주려고 읽은 차녀 힙합!도 그렇고... 음.. 장녀도 장녀지만 차녀들의 고통도 힘겨워보였고, (역시 인간은 위치마다 다른 고통이 있는 법..) 무엇보다 모든 생존의 문제를 가족에게 떠넘겼던 한국현대사와 한국 특유의 가부장제가 제 마음의 병의 원인이라는 걸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ㅋㅋㅋ

저는 저를 잘 생각하는 게 저 만을 위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딸들아 자신을 생각하자! ㅋㅋㅋ

12N5 2022-06-21 14: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모님 편찮으실때마다 차출되는 K-장녀라 너무 공감되네요 ㅜㅜ

공쟝쟝 2022-06-21 20:11   좋아요 2 | URL
동생들과 꼭 그 고충을 나누기를 추천 드립니다.. ㅜ_ㅜ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됨.. ㅜㅜ

미미 2022-06-21 15: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엔 쟝쟝님에게있는 평강공주 증후군을 살려서(더 쓰고 더 영상찍고 해서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트리거만 있음
되는 사람들에게) 트리거가 되어주어야한다고 봅니다.
글을 읽고 영상 찾아보는 사람은
한탄만하고 마는 사람보다 적극적이니까요. 알라딘에 쟝쟝님 유튭 구독자(저 포함)도
쟝쟝님따라 왔잖아요?(분명 더
있을것!!)
그런 쟝쟝님의 성향도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각하는것보다
잠재된 것들이 그 안에 꽃피우길 기다리고 있다고요.
타깃을 잘못잡았던것 뿐이라고요.
쟝쟝님이 꽃피우길 기대하며🌷

공쟝쟝 2022-06-21 20:14   좋아요 3 | URL
평강공주 증후군이라고 하니까 무슨 바보 온달 키운 사람 같은 데... 말이 그렇다는 거지 ㅋㅋㅋㅋ
그냥 좀 착한 딸였던 걸로...? 근데 그렇게 살기가 싫더라고요.
저의 성향이 재능이라고 해주신 말씀 잘 접수하겠습니다. 나 자신이 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 인 것 같고, 언제나 처럼 읽고 쓰며 조금씩 꽃에 물을 주십시다 ^^

mini74 2022-06-21 17: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국 무슨 논문에서 발표했다는데 대부분의 부모는 맏이를 가장 사랑한다네요 ㅎㅎㅎ 믿거나 말거나지만 ㅠㅠ 전 가장 어리다고 매번 온갖 잡일에 동원되는 막내, 바라만봐도 흐뭇하고 귀여운 막내따윈 거리가 먼 저예요 ㅋㅋ 쟝쟝님도 충분히 반짝이십니다. 아이 눈부셔 ! ㅎㅎ

공쟝쟝 2022-06-21 20:16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알아요. 제가 가장 사랑 받고 자란 거. 그래서 참 삶이 무겁고 그래서 제가 사랑을 안믿습니...(.........)
눈이 부시죵~ 너무나 아름답죠~ 응(?) 미니님은 그렇게 말하셔도 천진한 귀여움이 막 느껴지세요 ㅋㅋㅋ ~ 막내 포지션 유지해주세용!

singri 2022-06-21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용해먹는거 뻔히 아는데도 또 이상하게 마음이 쓰이고 그래서 이용당해줄때가 있었는데 최근 나편한데까지만 받아주자 그러는걸로 정리했습니다. 불편하다 느끼기 시작하니 끝이 없어지는.
가족간에 문제는 또 다른 얘기긴합니다.ㅡㅡ

공쟝쟝 2022-06-21 20:17   좋아요 3 | URL
제 경우는 언제나 그 선을 사후에 느끼는 것이 문제니까 촉을 좀 발달 시켜야할 거 같습니다.^^
가족은 또 다르죠. 그래서 제가 가족을 안만듭니.......(...)

그레이스 2022-06-22 09: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nt이고 맏딸이지만 오히려 조력자 기질이 부족함을 절감할 때가 많습니다.^^

공쟝쟝 2022-06-22 10:43   좋아요 3 | URL
헤헤, 저는 두가지 모습 다 공존합니다 ㅋㅋㅋ 대상에 대한 관심을 저 자신에게 돌리니 자의식 과잉의 과몰입러가 되었지만 ㅋㅋㅋㅋ 제가 좀 귀엽고 똑똑하고 좋습니다 ㅋㅋㅋ 이런 나를 괴롭혔던 세상은 밉습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2-06-22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참 좋은 친구들을 두셨어요! 저는 둘째이고.. SF라 그런지(?) 말씀하신 것 같은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했는데요. 흠, 미미님 말씀대로 쟝쟝님 나름의 장점일 수도 있는데, 말려주는 친구들 곁에 두시고 적절히 꽃피우시면 좋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저도 로판을 성장서사 때문에 봐요 ㅋㅋㅋㅋ 로맨스는 부차적이고, 여주성장물이 많아서^^ 하지만 애초에 소설을 별로 안 좋아하는 쟝쟝님이 웹소를 좋아할 리 없지.. 안 보셔도 됩니다 ㅋ 저의 현 과제는 쟝쟝님이 좋아할 만한 *소설*을 찾아내어 선물하는 것이예요..

공쟝쟝 2022-06-23 21:58   좋아요 2 | URL
이상주의자인 저는 주변에 *현실주의자* 친구들을 사귀면서 스스로의 시야를 조절하는 그런 사람인 것 입니다. 저는 제가 부족한 걸 계속 극복하고 싶어하는 사람인가봐요 ㅠㅠ 근데 결국은 극복안하는 거 보면 고집 드럽게 쎄 ㅋㅋㅋ 저는 음… 솔직히 소설은 힘들어요! (싫은게 아님 ㅋㅋㅋㅋ) 그리고 읽으면서 확 빠져들지 않고 뭔가 훈계조나 뭔가 요상한게(?) 느껴져버리면 바로 윽… 이렇게 되거든요? 잘 골라주세요!! 그리고 진짜 이제 소설 볼래요…. 나 너무 정치적이어서 안되겟어 ㅠㅠㅠ

바람돌이 2022-06-22 2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아프고 난 이후 왜 내가 아플까를 좀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진거니까 뭔가 나의 생활태도다 삶의 방식과도 관련이 있겠다 싶어서요. 근데 진짜 공쟝쟝님 말하는 저 조력자 증후군요. 그거 비슷해요. 제가.... 역시 큰딸이라서 그런걸까요? 거기다 더해 직장에서는 유능해야 해요. 무능한거 참을 수 없어요. 그러니까 딱 병걸려요. ㅎㅎ
그래서 지금은 마음보를 고쳐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

공쟝쟝 2022-06-23 22:0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기준은 높은 데, 기준이 사람이 되면 그게 뭐랄까… 끝없이 자기를 학대하는… ㅠㅠ <무력한 조력자>라는 책이 있어요. 번역은 엉망이지만, 제게는 인생책 입니다! 마음을 고치는게 아니라 초자아에서 자아가 되라라고 처방하더라고요. 말이 쉽지 …. 뭔지 모르겠어서… 전.. 직종을 전환 했어요 ㅠㅠㅠㅠㅠㅠ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만… 일을 사랑할 수 없는 것은 함정! 분명 각자의 한계 안에서 각자의 해답이 있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님! 지금입니다. 언제나 지금…^^ 지금 가장 평안하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