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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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성과 섹슈얼리티 😤

섹슈얼리티 글로 배운다고 또 혼나겠다 ㅋㅋㅋ


#정희진 의 #혼자서본영화 에서 내가 가장 제일 최고 좋아하는 챕터는 “사랑하기와 말하기 사이에서”이다. 진짜 정말 너무 좋다. 안읽어보신 분? 꼭 읽으시라. 모든 페이지에. 명문이 펼쳐진다. (책으로도 전자책으로도 오디오북으로도 있는 사람!)ㅋㅋ 


협상은 피곤하고 평등은 복잡하다. 관계는 본디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래서 각본에 기댄다. 감정마저 제도에 편입 시킨다. 그것이 주는 안전함. 확신할 것이 없는 불안한 우리는 그것을 갈망하지만 때문에 굳어지는 스크립트는 또 다시 스스로를 억압하는 무엇이 되어버린다. 


그러니 변화. 인생의 단짠을 느끼지 않기 위해 사랑을 포기한다? 바보 같은 짓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내 옆의 사람에 대한 예의와 책임감 아닐까. 어쨌든 조금은 다른 언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공유하는 문장.

다시 말해 가부장제 사회는 여성에게 마조히즘이 있다고 강요하지만, 여성이 마조히즘을 선택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 P59

여성이 다른 삶을 모색하거나,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을 때,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을 때, 성은 이 모든 것들의 변화를 알려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여성에게 섹스는 이토록 중요하다. 섹스가 여성에게 정치적 의미를 발생시키지 않을 때는 젠더도 작동하지 않는다.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을 섹스에 묶어 두었기 때문에, 여성에게 섹슈얼리티는 자기 혁명의 증표가 되어버린다. 사회가 얼마나 야비한 구도로 형성되어 있는지를 섹슈얼리티보다 더 분명하게 드러내는 영역은 없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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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9-02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 댓글 위에 ㅋㅋㅋㅋ
단발머리님도 <혼자서 본 영화>를 좋아합니다. 네, 맞아요. 저도 그 책 좋아해요. 전 실물책이랑 오디오북 있는데 실물책은 찾아야하고 오디오북은 지난번 공장초기화 상태로 없어져서 다시 다운받으려는뎈ㅋㅋ전자책 살까봐욬ㅋㅋㅋ

공쟝쟝 2024-09-02 22:18   좋아요 1 | URL
아니 지금 제가 어찌하다보니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다시 공부해야하는 상황이 와버려가지고 다시 읽고 있는데.......... 모든 칸에 형광펜을 칠하다가...... 지쳐버린 것입니다.......... 읽어야할 책 봐야할 영화 너무 많고.. 선생님이 나의 레퍼런스인거 너무 ...... 너므 앎의 쾌락과 광폭한 공부량의 통증이시다..

단발머리 2024-09-02 22:20   좋아요 2 | URL
중요한 책들은 네 번씩. 원서로도 읽고 ㅋㅋㅋㅋㅋ제2의 성, 포르노그라피 거의 외움 ㅋㅋㅋㅋㅋ 😼못 따라감ㅋㅋㅋㅋ 범인들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9-02 22:21   좋아요 1 | URL
우...ㅓ...원서로요?... 그래요... 130살... 나에겐 아직 추구해야할 성과 사랑이 있다... 체력이.. 체력... 하... 일단 목에 피어나는 버섯을 뽑고 오겠습니다. 으드득 (스트레칭).........

청아 2024-09-03 0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이 책을 안 읽은 사실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저, 사랑을 글로 배우는 것에 대해 쓰고 싶었던 적이 있는데 섹슈얼리티도 가능하지 않을까요?ㅋㅋㅋㅋ 어차피 다 시뮬레이션이라던데요. 수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대요🙄 마조히즘...어렵다 흐아!

공쟝쟝 2024-09-03 10:14   좋아요 1 | URL
인간 언어로지어진 존재 ㅋㅋㅋ 특별히 텍스트 종족은 더 그렇지 않을까요? 섹슈얼리티는 입과 귀 입니다ㅋㅋㅋㅋ 담론예요 ㅋㅋㅋㅋ 푸코가 ㅋㅋㅋ

아이참 별걸다 시뮬레이션 ㅋㅋㅋ
 


저녁메뉴 #소떡소떡🍡 과 함께… 오늘의 책

굳이 #돈말고무엇을갖고있는가 라고 물으신다면 소신은 돈 빼고 다가진 평민이올시다… 이제 그것만 가지면 되는 데 그런데 그런데…. 🥲 제목부터 이딴 책을 읽으면 돈이 잘도 다갈다갈 굴러 들어오겠어… 양자역학과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재무장해서 뇌와 무의식을 속여 도오오오온을 그으으응정을… 하…기에 나는 자본주의를 넘나 미워하던 습성을 개를 못주고 있고요… 아니야 나 돈조아 온우주는 돈만 주면 됩니다. 나 다 있어. 고양이도. 고양이.. 고양..🙄

#정지우 작가의 오랜 팬이다. 띠지에 “정지우 작가는 진짜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는 진짜다. 왜냐믄 진짜니까. 읽는 나는 좀 비뚤어진 사람이라서 글을 읽다가 울컥울컥 샘이 난다. 부럽다… 아… 부럽네…. 인생 치트키를 태도로 갖춘 작가님… 으아니 근데 읽자마자 언제 변호사되신거냐능😶 나는 언제나 필력주의자 였으나, 역시 자계서는 간판인 것… 같기도… 1위하새요. 이 책으로 자계서 1위 한번 가봅시다!!! 작가님은 1위해도 됨. 아니, 이런 책이 해야함.

“(40) 투신하거나 헌신하지 않으면, 모른다. 모든 게 아주 단순 하게만 보인다. 일이란 다 그냥 돈벌이 이상 아무것도 아니고, 글쓰기도 자기 명성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될 뿐이다. 결혼도 그저 자유를 포기한 바보 같은 일로 보이거나, 육아도 스스로 자처하는 고생과 희생 이상으로는 생각되지 않을 수 있다. 무엇이든 그 ’안‘에 들어가기 전에는 모른다. ’밖‘에서 보는 시선은 진실의 100분의 1에도 닿지 못한다.”

물론 그 안에 진입하는 것 부터가 너무도 많은 신경을 갉아먹는 일이라 힘들다는 게 슬프긴 하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의 헌신을 단순하게 넘겨 짚지는 말자. 그가 되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거고. 그가 될 수는 없는 거라. 인생. 얼렁 읽고 동생 줘야지!! 😆기다려라. -돈 말고 다 있는 언니 씀-




나는 단기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거의 모든 것에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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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4-08-29 1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떡소떡 하나로 저녁이 되나요 공쟝쟝님 너무 소식소식인데

공쟝쟝 2024-08-29 17:50   좋아요 2 | URL
대식대식 하면 안돼요... 다리 부상 이후로 없는 근육이 다 빠져버렸으므로.......운동도 열시미하고.... 저녁 소식 해야하는데... 정크한거 너무 먹고 싶고.....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4-08-29 1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나 이 글에 세일즈 당함... 근데 나도 돈 말고 다 있는 거 같아서 (아니 돈도 없진 않은 거 같고 내 돈 아니고 은행 돈인가) 하여간에 궁금해서 80 아니 70며칠 후에 읽어봐야갰습니다....

공쟝쟝 2024-08-29 17:51   좋아요 1 | URL
돈도 없진 않은 거 같고에서 간지 터져버린다. 반님. 선선한 바람부니 공부 박차가하시고 70며칠 후에 실컷 읽고 싶은 책 읽읍시다. 건투를 빌어요. ^^

건수하 2024-08-29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계서예요…?

공쟝쟝 2024-08-29 17:51   좋아요 2 | URL
알라딘 서재에서 자계서 읽는 사람 나 말고 또 있습니까? ㅋㅋㅋ

수이 2024-08-29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또 누군가 있습니다만 그 이름을 명명하지 않겠습니다 ㅋㅋ

공쟝쟝 2024-08-29 19:14   좋아요 1 | URL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독서괭 2024-08-30 13: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정지우 작가군요! 자계서 맞아요? 자계서의 탈을 쓴 인문에세이 아니고? ㅎㅎ

공쟝쟝 2024-09-02 01:38   좋아요 1 | URL
본격 자계서 입니다 ㅋㅋㅋ 자계서팔이피플 비판하는 모양새가 없진 않습니다. ㅋㅋ 건실한 육아청년으로 자라던 작가님, 변호사 그랜드 슬램 달성! 이시대의 알파메일!!
 


깔깔!! 센세 🥹자제하지 않을게요! (언제는 자제했냐며…) 명심!
나는 최고다. 나는 전능한 독자시다.
이걸 다 알아 먹는 내 인생의 천재이시다!
이 책은 나를 위해 내게 읽히기 위해 만들어졌다.
온 우주가 간절히 도와서 나에게 현현하였으니.
만약 내가 못 알아 먹는다?
알아 먹게 쓰지 않은 저자가 잘못한 것.

#우치다타츠루 #어떤글이살아남는가

(영어 번역 책 읽다가 일본 책 읽으니 속이 다 시원하네 ㅋㅋㅋ 친일파냐며)




좀 자기만의 색깔을 내봤습니다. 하지만 괜히 튀어 보이기는 싫으니까 적당히 자제했습니다. 이런식이 제일 재미 없습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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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8-24 1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이 책을 다시 소환해주신 분께 깊은 감사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국이 하 수상하니 만세 삼창 부르시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덥네요. 자제 없는 더위와 자제 없는 독서열!!

공쟝쟝 2024-08-24 10:08   좋아요 2 | URL
아리가또 센세 고자이마스! 대한독립만세! 오 필승 코리아! (삼개국어 능통)

단발머리 2024-08-24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앜ㅋㅋㅋㅋㅋ 약간 개성적인데 재미없는 글 ㅋㅋㅋㅋㅋㅋㅋ 반성합니다. 저는 개성도 없고 재미도 없는 글을 쓰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손 두 발 다 들고 항복합니다!

공쟝쟝 2024-08-24 10:59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은 우아함을 자제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ㅋㅋㅋ
 

“(17)그러나 주요 원인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다른 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특정 서식지에서 더는 생존과 번식을 할 수 없게 되고 새로운 서식지를 찾지 못할 때, 그 종은 영원히 사라진 것으로 간주된다.”


(황정은의 소설처럼) 특별히 ‘나’라는 종을 멸종시키겠다고 다짐한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라는 서식지에는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스스로한테 많이 물어봤는데, 잘못된 것도 잘못한 것도 없다는 결론.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고로 자칫하면 영원히 사라지겠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명랑하게 살자. what a wonderful world!



“(12) 이 사진을 찍은 윌리엄 앤더스는 그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곧, 달은 지루해졌다. 마치 더러운 모래밭 같았다. 그러다 불현듯이 지구를 바라봤다. 그곳은 우주에서 유일하게 색이 있는 곳이었다.˝ 이 사진은 역사에 남았고, 아마도 오늘날 가장 유명한 사 진 중 하나일 것이다. 달 지평선 위에 매달린 지구의 모습이 담 긴 이 사진을 사람들은 ‘지구돋이(Earthrise)‘라고 불렀다. 자연 사진작가 갈렌 로웰(Galen Rowell, 1940~2002)은 이 사진을 ˝역대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사진˝이라고 평가했다.”


나는 이 문장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인간이 지구에게서 온 인간이 그러니까 지구에서 왔기에 지구에 색이 있는 것이라고. 지구만 색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구인이기에 지구의 색을 감각하는 거라고.






이 사진을 찍은 윌리엄 앤더스는 그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곧, 달은 지루해졌다. 마치 더러운 모래밭 같았다. 그러다 불현듯이 지구를 바라봤다. 그곳은 우주에서 유일하게 색이 있는 곳이었다." 이 사진은 역사에 남았고, 아마도 오늘날 가장 유명한 사 진 중 하나일 것이다. 달 지평선 위에 매달린 지구의 모습이 담 긴 이 사진을 사람들은 ‘지구돋이(Earthrise)‘라고 불렀다. 자연 사진작가 갈렌 로웰(Galen Rowell, 1940~2002)은 이 사진을 "역대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사진"이라고 평가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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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8-20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일하게 색이 있는‘에 나는 감동 받는 사람이거든요.
왜? 왜 지구에만 색이 있을까요? 왜 지구에만 생명이 존재할까요?
어떻게 해서... 우리 지구에만 문자를 사용하는 이런 특이한 종이 진화했던 걸까요? 궁금하면 500원 ㅋㅋㅋㅋ

공쟝쟝 2024-08-20 11:25   좋아요 1 | URL
푸코를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규범적인 공쟝쟝이 말합니다. 인간의 시력이 색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달에서 지구를 보기에 아름답더라.

단발머리 2024-08-20 11:26   좋아요 1 | URL
😳😜😎

수이 2024-08-20 21:17   좋아요 2 | URL
너무 유식한 대화를 나누니까 나는 빠질래요, 삐졌어요 흥

공쟝쟝 2024-08-23 08:06   좋아요 0 | URL
만약에 우리가 화성인이었다면 아무것도 없는 우주에서 화성 만의 주파수를 들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게 계속 업데이트 중인 저의 ‘사랑론/욕망론‘입니다. 내게 있는 것만 보이고, 내게 있는 것만 들려요. 내게 없는 것은 나를 자극하지 않죠. 인간이 왜 그렇게 생겨 먹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수이 2024-08-23 10:14   좋아요 0 | URL
🐬🌹🐥🦍🥰🍎🐸🥺🦧😍🦖🍊🥰
 

어제는 욕망의 특정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고 했다. 왜 굳이 어찌하여. 거기에 그 이상한 데에 꽂혀버리는 거냐능. 난 ㅇㅇ에 꽂혔어. 말로 하면 재미없고 시시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꽂혀있는 것은 욕망을 말하는 것. 그러니까 ‘말’ 하는 것. 그 원리.

심각한 구조주의자는 각자의 욕망이 특수하면서도 ‘구조적’ 원리를 지닌다는 사실이 재밌고. 그리고 그것은 이해가 아니라 오해에 빚을 지며 드러나고 또 발명되어간다는 지식에서 상쾌함을 느낀다.

내가 친밀함을 느끼는 타자들이 나를 통해 보는 것과 그들이 하는 말들. 그들 혹은 우리들이 갈망하는 기호. 여기에 조금 더 사적이고 어쩌면 사회적일 수 있는 나라는 사람을 이루고 있는 역사(특별히 사건이 현재 진행형인. 다뤄지지 않은 다뤄져야 하는. 아니, 했던. 내 입 말로 밀린 숙제)와 공명할 때. 그래 그때 그게 빛나 보였어. 아무도 못 보는데 나에게는 반짝반짝했다니까.


삶에서 인식해야 했던 것들. 때로는 순진함의 제거, 깊은 환멸을 동반한. 내 안에서 같이 살고 있는 것들. 내가 살려고 밀어내 버린 것들. 다시 귀환 되어야 하는 무엇. 욕망. 곧, 그 사람. 그를 움직이게 하는 것. 그것은 고유하므로 기성의 도덕은 일시정지된다.

욕망의 인식에 필요한 것은 좀 짜증 나는 개념이지만 … 그리하여 더 자명한 타자, ‘안다고 가정된 주체’. 한동안 니가 뭘 알아,를 입에 달고 살았던 나는 저 ‘안다고 가정된’의 자명함에 뼈를 맞았다.

어떤 부분에서 내 말은 완전히 효과가 없어졌는데, 그 말은 염려의 외피를 두르고 있었지만 결국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었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을 그가 두려워하지 않고 있어서 무력화된 걸까. 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말하는가 이겠지. 똑같은 말이라도 내 말에는 없는 발화자의 기호가 섞여있는 말. 우리는 표식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 권위를 필요로 하는 인간에게 전문가의 말이란 더는 알기 싫음의 증거로 기능한다.

음.

모든 주체는 (여기서는 라캉의 주체, 말하는 주체) 분열되어 있고… 애석하지만 여성의 욕망은 조금 더 복잡하고 왜곡되어 있다. 욕망이 젠더화 되어있다는 게 서글프지만ㅋㅋㅋㅋㅋ 신은 여성에게 섹슈얼리티를 주셨다! (물론 이건 이성애적 욕망이다… 제도화된 모성 포함) 암튼.

옆으로 새지 말고.
그래서 무엇을 원하냐고?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건데.

나는 고독을 원한다. 가랑비처럼 옷 젖는 줄 모르게 스며들어버리는 타인들의 말로부터 떨어져 있는 시간. 이 시간에 나에게 진지하게 다시 묻는다.

뭘 원해?

내가 도달하지 못한 기호들. 거기에 따라오는 권력들. 안다고 가정되는. 안다고 가정된. 안다. 안다는 것. 알고 싶다. 궁금하면 오백원.

분석이 끝나는 시점이 사랑이 끝나는 시점이다. 즉 안다고 가정된.에서 당신이 내려와야 하는 시점. 보다 더 정확하게는 그것이 오해라는, 내가 오해하고 싶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91) 주체는 '타자'를 의문시하는 데까지, 즉 자신의 출발점이었던 가설을 완전히 뒤집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진리는 더 이상 '타자'가 존재하지 않는 지점에서 주체가 자신의 힘으로 결정함으로써 비로소 창조된다. 이는 어디까지나 주체 자신의 문제다.”

나의 성장이 멈추는 순간. 너로 인해서는 더는 깨달을 게 없다는 (실은 그 역시 오해되었을지 모르는) 인식. 혹은 내가 내 일상에 이미 통합해 버린 너의 속성들.

사랑은 사건이 아니라 상태(혹은 증상)라고 생각한다. 이다음의 앎을 위해서 지금의 앎을 버리겠다는 결단. 해서 이미 많이 있는 사람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닥 자주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다. 어쩌면 일어나는 것이 기적이다.

우리는 변하기 위해서 사랑을 하고, 변하기 위해서 분석가를 찾아가고, 변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문제는 사실은 변하고 싶지 않다는 데에 있거나. 지금이 견딜만하다는 것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여 지금을 견딜 수 없어하는 사람이 사랑하기 좋은.

약자가, 되어야 하는 구나.
점점 더 사랑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간다.

내 욕망의 구조가 다른 단계(?)에 진입해버렸다는 것을 좀 느끼고 있다. 이런 나를 괴짜라고 하든 말든 이제 내 그걸 귀엽게 여겨보기로. 후후 귀여우면… 게임 끝ㅋㅋㅋㅋ

#라캉과철학자들 #자크라캉 #욕망




주체는 ‘타자‘를 의문시하는 데까지, 즉 자신의 출발점이었던 가설을 완전히 뒤집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진리는 더 이상 ‘타자‘가 존재하지 않는 지점에서 주체가 자신의 힘으로 결정함으로써 비로소 창조된다. 이는 어디까지나 주체 자신의 문제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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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4-08-15 0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제나 감탄해요. 쟝님의 이 해석들에. 마침 이 책이 왔으니 (세상에서 엄청 귀엽고 엄청 섹시하고 엄청 지적인 어떤 분이 하사하심) 저는 흥분을 좀 가라앉히고 문장들에 탐닉해봐야겠어요.

공쟝쟝 2024-08-15 08:39   좋아요 2 | URL
저랑 라깡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게 라깡을 읽혀주셔서 감사합니다. 푸코로는 부족해!

수이 2024-08-15 08:46   좋아요 2 | URL
세상을 다 가지시라고 어떤 분이 말씀하셨죠. 그 분의 탁월한 선견지명이라니!

공쟝쟝 2024-08-15 20:40   좋아요 0 | URL
세상을 가지기는 어렵구 있을 자리를 제 힘으로 만들고 싶어요. 여기 있어도 될까요?

단발머리 2024-08-15 2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욕망의 특정성‘에 대해서 마리 루티가 책에서 어깨라고 했던가, 팔뒤꿈치라고 했던가, 아무튼 신박한 표현으로 놀랐던 적이 있어요. 제 서재 뒤지면 나올텐데, 지금 미역국 끓여야 해서 못 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 아니면 안 되는 순간이 있고, 그 사람의 어떤 점에 너무 끌릴 수 있고요. 근데, 나중에는 그 사람의 어떤 점을 도저히 봐줄 수가 없는 그런 형국도 있잖아요. 저는 그걸 좀, 연구해볼께요. 호감은 언제 비호감으로 변신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8-15 20:43   좋아요 1 | URL
애정의 크기는 환멸의 크기와 비례하는 것 같아요. 호감이 비호감으로 변한다는 건 ㅋㅋㅋㅋ 잘은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 지금 즈이 집은 야구 땜시 나 빼고 난리거든요. 애정의 크기는 욕 할 권리이기도 ㅋㅋㅋㅋㅋ

cyrus 2024-08-15 13: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에 레비나스 철학책 읽기 모임이 있어서 레비나스의 <전체성과 무한>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그 책에 ‘욕망’과 ‘향유’라는 단어가 많이 나와서 신선했어요. 책 저자 이름이 안 적혀 있으면 라캉이 쓴 책인 줄 알았을 거예요. ^^;;

공쟝쟝 2024-08-15 20:47   좋아요 1 | URL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책 같아여. 저는 보부아르와 공명하는 지점에서 레비나스가 싫었는데, (편견) 타자와 환대에 대해서 레비나스를 꼭 봐야한다는 소리를 읽긴했어여. 비호감으로 치면 라깡도 만만찮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읽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