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의 빈곤', 2011년

 

 2011년도 이제 3일 밖에 안 남았다. 항상 느꼈던 것이지만 시간 한 번, 참 빠르게 지나간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나름 개인적인 시간이 많았던 휴학생 신분으로 한 해를 보냈기 때문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복학을 하게 되면서 워낙에 바쁜 대학 생활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올해는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고 느껴진다.

 2011년 한 해를 개인적으로 평가해보라고 한다면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대학생활은 이전에 비해 학습활동 부분에 있어서 많은 진전의 성과가 있었다. 군 입대 이후 복학한 터라 행정학이라는 전공과목을 공부할 수 있을지 내심 걱정도 들기도 했지만 열심히 노력한 끝에 좋은 학업성적을 얻게 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그리고 토론 및 발표 형식의 수업을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소심적인 성격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었다. 이번 학기만 해도 수많은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한 횟수만 해도 5번이다. 많이 해봤자 평균 세, 네 번하게 되는데 이보다 더 많이 한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전달하는 것이 서재나 인터넷 카페에서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학업에 있어서는 부족한 것은 없지만 과 생활을 하지 않다보니 인맥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한정적이었고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과 후배들과의 교류가 전혀 없었다. 과 생활은 안 해도 선배들과의 교류는 군 입대 전부터 만나기 시작했으니 별로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나보다 세, 네 살 어린 후배들에게는 친해지고 싶은 정이 샘솟지 않았다. 친한 과 동기에게 들은 말에 의하면 우리 과 후배들은 나이가 점점 어린 학번일수록 소위 ‘개념이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리고 학번이 낮을수록 여자 학생들이 많아지다 보니 학교생활 오래한 남자 선배라도 여학생들의 입김(?)에 휘둘린다고 한다. 또 생긴 것과는 다르게 잘 노는 편이란다. 그 대신에 성적은 뭐... 그저 그런 것이다.

 솔직히 올해 복학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필자처럼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마음씨 착한 여자 후배를 만나기를 내심 바랬다. 그런 후배들과 친하게 지내면 공부도 더 열심히 할 의욕도 불끈 생기게 될 것이고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웃긴 일지만) 잘만 하면 캠퍼스 커플로 성사되는 결과까지 생각해봤다. 하지만 한낱 ‘희망고문’이었을 뿐 현실은 그런 여자 후배 한 명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그런 기회마저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누굴 탓하랴. 과 생활을 하지 않는 필자의 잘못이다. 올해도 여자친구를 만들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지만 더 안타까운 사실은 이번 학기 수업에서 수많은 조별 활동을 하게 되면서 내가 속한 조원들 중에 단 한 명의 여자 학생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필자가 캠퍼스 내에서만큼은 여학생들과의 인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보니 이런 불운한 조 편성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수업 내 과제를 위해서 조원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필자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게 결정적인 폐인이었다. 이제는 과 동기라는 녀석들이 필자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올해는 필자에게 있어서는 군 생활을 제외한 여복이 없는,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정말로 빈곤의 해인 것 같다.

 빈곤의 해와 관련해서 인간관계도 있었지만 올해를 보내면서 또 하나 아쉬웠던 것은 작년에 비해 독서의 시간이 줄어들었고 서재 블로그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이다.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이 없더라도 종종 블로그에 들렸던 서재 이웃 분들에게 안부 인사를 남겼어야 하는 것이 예의인데 항상 머릿속만 염두에 두었을 뿐 막상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했다. 지금 필자가 즐겨 찾는 서재의 이웃 분들만 해도 20명 족히 넘는데 일일이 직접 들러서 방명록에 안부 인사를 하지 못한 점, 이 글에서나마 송구스러운 감정을 전하고 싶다.

 

 

 

 

 다시 읽은 책 그리고 올해의 책

 

 얼마 남지 않은 2011년에 있었던 일들 중에 나름 좋은 성과와 부족한 점을 개인적인 입장에서 읊조려 봤다. 원래는 필자가 여기서 쓰고 싶은 것은 2011년의 독서의 일상 중에서 다시 읽었던 책, 내년에도 다시 읽을 책 그리고 올해 읽었던 책들 중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올해의 책’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은 필자가 자주 들렸던 모 출판사 온라인 카페의 매니저님이 이 주제로 글을 써 보자고 제안했기에 오랜만에 카페에 글을 남길 겸해서 써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전에 올해 읽었던 책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블로그를 통해서 확인을 해봤는데 가장 기억남을 만한, 인상 깊은 책이 없어서 조금은 난감했다. 작년에 비해 소설, 에세이 분야보다는 인문, 사회과학 분야의 독서를 많이 한 탓에 필자가 생각해봐도 사람들이 읽기 어려워하고, 심지어 사람들이 잘 읽지 않은 책들만을 골라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름 고심해서 선정을 해봤는데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 ‘올해의 책’이라는 정의에 대해서 사람들마다 각자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올해의 책’은 사람들이 많이 읽고, 많은 공감을 얻은 유명한 책보다는 잊히지 않을 정도로 자신에게 기쁨, 슬픔, 감동, 영감을 제공해준 책, 다시 말하자면 자신의 감정을 뒤흔들어 놓을 정도 영향을 주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에 읽었던 책들 중에서 유독 재독한 책이 많았는데 이 두 권의 책이 필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인상 깊은 ‘올해의 책’으로 소개하고 싶다.

 

 

 

 

 

 

 

 

 

 

 

 

 

 

 

 

 

 

 2011년은 부당한 권력 앞에서 상처를 입고 희생을 당해야만 하는 약한 자들의 슬픔이 많았던 해이다.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소연하지 못한 채 눈물을 삼켜야했던 사회적 약자들의 입장이 대중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은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해야 할 법이 아니라 대중들을 향한 문화의 파급력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일어난 실제로 일어난 비인간적인 성폭력 및 학대 사건의 진실은 영화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낱낱이 공개되었다. 영화 개봉 이후에 정신지체 장애아동뿐만 아니라 아동 성폭력 사건에 대한 심각한 피해에 대해서 공론화되었고 솜방망이에 불과했던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었다.

 필자는 올해 개봉한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원작은 올해 읽은 것만 해서 두 번째이다. 이 책이 필자가 군 복무 시절이었던 2009년에 출판되었는데 그 당시 군부대에 비치된 진중문고 중의 하나로 공지영의 <도가니>를 읽었다. 군부대 내에서만 생활을 하다 보니 당시 이 책의 등장이 불어 닥친 파급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책이 출간했을 때도 소설 내용의 실제 사건인 청각장애인학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 여론 내에서 진상규명해 볼 것을 제기한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올해 영화 개봉 후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전에 비해서 아동 및 정신치제 장애아동의 성폭력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서 크게 조명을 받기 시작했고 다시는 ‘제2의 도가니’가 일어나지 않도록 인면수심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인 처벌을 강화하는 여론까지 조성되고 있다는 점은 크나큰 성과가 아닐 수가 없다.

 공지영의 <도가니>가 아동 성폭력 사건의 심각성을 고발한 소설이라면 조세희의 <난쏘공>은 삶의 터전을 강제로 빼앗기는 철거민들의 애환과 관련해서 자주 언급되는 사회 문제적 소설이다. 필자는 수업을 통해서 <난쏘공>과 관련한 철거민들에 대한 동영상을 보게 된 계기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2년 전에 발생한 용산 철거민 참사 사건 때 <난쏘공>이 많이 읽혀진 걸로 알고 있다. <난쏘공>에서 일어나고 있는 철거민들의 비극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해서 하루 끼니도 때우지 못하는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그런 형편 속에서도 유일한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삶의 터전마저도 돈과 권력을 지닌 사람들에게 강제로 빼앗겨야만 하는 고통의 장면은 비단 30여 년 전에 쓰인 소설 속의 내용이 아니다. 작가 조세희의 말대로 그의 대표작이 해가 갈수록 판매 부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아직도 철거민이라는 사회적 약자들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으며 이들을 위한 어떠한 법적 보호 및 보상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아니, 30년의 세월동안 우리나라 사회는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않았으며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볼 수 있다.

 3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여전히 유효한 문제를 제기하는 <난쏘공>의 문학적 위대함을 기려야 할까, 아니면 아직도 <난쏘공>이 읽히는 시대의 남루를 애도해야 하는 입장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게다가 그런 책을 2011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것 역시...

 

 

 

 

 

 내년부터 다시 읽을 책

 

 

 

 

 

 

 

 

 

 

 

 

 

 

 

 

 

(덧붙임: 이제 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초짜라서 행정학 공부하기에 좋은 내용을 갖춘 전공도서가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전공도서는 내용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내용도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행정법과 같은 경우는 법의 조항이 해마다 바뀌고 정부 부처 역시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통폐합되고 기능과 성격이 달라진다. 그래서 전공도서는 해마다 개정판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행정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최신 개정판일수록 공부하기에 알맞다. 

 

참고로 이 책(현재 3판까지 나왔음)은 출간된 지 내년으로 따지면 6년이나 되었다. 그래서 행정적인 제도와 관련된 내용에 있어서 이전 노무현 정부의 내용까지 담고 있다. 공무원 공부하는 도서로 추천하기에는 조금은 한계가 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각종 고시(구 행정고시, 입법고시 등) 관련 기출문제들이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2006년까지 수록되어 있지만 약술형 및 논문형 주관식으로 문제가 출제되는 5, 7, 9급 공채시험(구 행정고시)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읽어야 할 책을 고르게 된다면 지금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서 행정학 관련 전공도서를 읽는 것이 우선이다. 아니, 읽는다기보다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암기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정확한 말일 것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노량진 같은 수도권 지역에 위치하는 유명 강사가 배치된 학원에서 알려주는 강의내용만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면 합격이 보장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수도권 지역의 고시학원에서 수강을 한 고시생들이 고시 합격률이 높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행정학 과목이라는 내용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알지 못하게 된다면 아무리 비싼 돈을 내서라도 학원 강의를 듣는다고 해서 합격을 보장할 수 없다. 공무원 관련 고시에 합격한 사람들의 공부 비결을 보게 되면 행정학 대부분 행정학 관련 전공도서 한 권 쯤은 기본으로 독파했다.

 필자 역시 이번 방학만큼은 행정학 전공도서를 다시 읽어볼 계획이다. 필자가 다닌 행정학과 전공교수님 말씀이 생각난다. 기본적으로 행정학과 학생이라면 행정학 원론과 각론을 포함한 두꺼운 분량의 전공도서 한 권쯤은 7번 정도 읽어봐야 한다고 하셨다. 두 달 간의 겨울방학동안 많은 분량의 책을 7번 정도 완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지만 여러 번 읽고 복습하면서 광범위한 행정학의 내용에 대한 학습 감각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시 읽어야 할 책을 전공도서로 고른 사람이 아마도 필자가 유일할 것이다. 좀 더 현실지향적인 관점에서 골라봤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사실이 우습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수많은 책들 중에서 딱히 한 권을 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진지하게 다시 읽을 책을 고르게 된다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 인 조르바>다.

 지금까지 나오게 된 수많은 소설 속 주인공들 중에는 일반 사람들과 달리 비범하면서도 독특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유별난 성격을 지닌 인물들이 많이 있다. 그런 인물들은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영화, 드라마를 통해서 재구성될 정도로 개성이 뚜렷하다.

 그런 개성이 강한 문학작품 속 주인공들 중에서 조르바를 제외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무척 센 조르바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실례이다. 조르바만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제약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의 자유로움을 누릴 줄 아는 인물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필자는 조르바의 자유분방한 삶을 ‘동경’할 뿐 ‘동의’할 수 없다. 조르바의 삶을 ‘동의’하기에는 필자 역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심한 시인과 같은 처지이니까.

 그러나 조르바가 내뿜는 자유와 긍정적인 생의 에너지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치인 노회찬 씨뿐만 아니라 불혹을 넘은 사회적 공인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책이 바로 <그리스 인 조르바>다. 조르바처럼 똑같이 될 수는 없어도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서는 자유의 행복을 누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 먹고 사는 현실 속에서는 그런 자유와 행복감을 누리기는 어렵지만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구체적인 행복의 경험을 통해서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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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12-28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여자친구, 내년에는 꼭!!!!!!^^

cyrus 2011-12-29 20:06   좋아요 0 | URL
ㅎㅎ 내년에는 꼭 만들어보록 노력해볼께요 ^^

아이리시스 2011-12-29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안녕. 늘 응원하고 있어요. 정말 똑똑하고 욕심많은 남동생처럼 느껴지거든요. 여자친구, 내년에는 꼭!!!!2^^

cyrus 2011-12-29 20:06   좋아요 0 | URL
욕심은 많은데 똑똑하지는 않아요, 아이리시스님 ^^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stella.K 2011-12-29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시루스 정말 멋지다. 재독하기 쉽지 않은데
너의 글의 내공은 다 이런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내가 볼 때 넌 정말 성실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좋은 사람 만날 거야. 아직 포기하지 말라구.ㅋ
나도 올해를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시간이 없는 건지, 마음이 없는 건지
영 그러네.ㅋ
암튼 내년에도 좋은 책 많이 읽고, 공부도 쑥쑥 잘하고,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이다. 홧팅!!

cyrus 2011-12-29 20:05   좋아요 0 | URL
누님이 먼저 좋은 사람 만나셔야 될 거 같은데요 ^^
고마워요, 이렇게 좋은 격려를 해주셔서요.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 ㅎㅎ

마녀고양이 2011-12-29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이 글은 어디 연재하는 글인가요?
`필자` 라는 단어가 신기해서요. ^^. 여하튼, 올한해 너무 고생하셨고
항상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난쏘공>은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읽었는데, 너무 인상깊어서, 함께 도서관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그려지네요.

내년,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일 가득하세요.

cyrus 2011-12-29 20:08   좋아요 0 | URL
아니요, 그냥 한 번 써본 거에요. 제가 딱히 따로 연재하는 곳은 없고요^^;;
온라인상에서 글 써봤자 여기 알라딘이랑 출판사 카페 한 군데 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연재문 올리는 것도 아니고요ㅎㅎ

오히려 마고님이 올해 고생 많이 하신거 같아요. 공부할 때는 공부하고,
놀 땐 놀고, 코알라와 잘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요 ^^
마고님도 내년에도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 있기를 바랍니다.

blanca 2011-12-29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친구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꼭 학교에서 만들어 사회에 나가기를 권유합니다.^^그래서 공유가 군대에서 <도가니>를 읽은 거군요. 저는 행정학은 교양으로만 들었었는데 정말 저 책만 제대로 이해해도 전공자가 아니어도 사는 데에 있어 직간접으로 도움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여러가지로 올해 많은 결실이 있었군요. 내년에는 더욱더 많은 결실과 꿈을 꿀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cyrus 2011-12-29 20:11   좋아요 0 | URL
그래야겠죠ㅎㅎ 예전에느 안 그랬는데,, 요즘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가데 뭔가 초조감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저도 얼른 여자친구
사귀어봐야 결혼도 할 수 있는데 말이죠^^;; 좋은 조언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랑카님도 행복하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는 2012년의 해를
보내기를 바랍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12-30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친구에게 "나는 조르바처럼 살겠다"고 선언하면 그 즉시 여자는 결별을 선언할 겁니다.

cyrus 2011-12-30 22:02   좋아요 0 | URL
하하~ 노자님 댓글 보고 한참 웃었네요ㅎㅎ
솔직히 남자라면 거리낄없이 아무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자유분방한
조르바의 삶을 동경해봤을거 같아요. 그리고 그런 남자는 여자 입장에서는
싫어할 수 있겠고요. 그런데 어떤 여자는 조르바라는 인물을 모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네요ㅎㅎ
 

 

 

 이고그램 (Ego Gram)   

이번 주 월요일에 이고그램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게 되었다. '이고그램'이란 개인의 성격을 알 수 있는지 심리학적인 검사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이고그램 검사를 하기 전에 먼저 이고그램의 탄생 및 배경부터 시작해서 이고그램 검사 내용을 뒷받참해주는 TA 성격이론까지 알고 있어야하는데 여기서 설명하기에는 서론이 너무 길 우려가 있다. 이고그램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다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이고그램'이라고 쳐 볼 것. 한국이고그램연구소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데 이번에 필자가 한 검사도 그 연구소에서 만든 것이다.   

검사 과정은 간단하면서도 은근히(?) 까다로울 수 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처음에는 지능검사르 하는 것처럼 수십 개의 문항을 읽고 그 문항에 맞는 답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문항은 이런 형식이다.  

   
 

1, 나는 항상 창의적인 발상을 잘 한다.        

(1) 매우 그렇다.  (2) 그렇다.  (3) 보통    (4) 그렇지 않은 편이다.    (5) 매우 그렇지 않다. 

 
   

이런 형식의 문항을 보고 체크한 다음, 체크한 문항에 매겨진 점수를 합산하여 자신의 성격 유형을 분석할 수 있다. (점수 합산 과정 역시 세부적으로 설명하기에는 길며, 계산하는 데 취약한 사람에게는 조금은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문항 점수를 합산한 수치를 여러가지 유형의 분석 결과 항목대로 적용할 수 있는데 먼저 구조에 따른 기능적 성격 유형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출처: 한국이고그램연구소

  

 

 분석 결과, cyrus의 성격 유형은...? 

그래서 점수 합산 결과, 필자가 나온 성격 유형은 다음과 같다.    

 

CP: 20점, NP: 41점, A: 44점, FC: 36점, AC: 33점  

 

CP : 적당한 책임감으로 자신의 위치에 따라 경우에 맞게 행동하고 적절한 역할을 수행할 줄 아는 사람이다. 비판적, 통제적 성격이 한국인의 평균에 속하며 한국적인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평범한 위치에 있다.   

NP : 온정적이고 관용주의자이다. 그러나 타인에게 지나치게 간섭하며 일방적이다. 타인이 무엇인가를 시도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주려 하기 때문에 자립심을 해치기 쉽다.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이용당하거나, 타인 중심적인 일에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A : 현실적이며 철저한 합리주의자이다. 그러나 감정이나 감수성이 둔해 인간미가 결여되어 있으므로 삶을 즐기지 못하고 정서가 결핍된 기계와 같은 사람으로 비춰 줄 있다. 타인과의 관계보다는 일에 몰두하여 마음이 차갑고 사실에 입각한 대화로 재미가 없는 사람으로 비춰진다.

FC : 감정표현이 솔직하고, 재미와 재치로서 분위기를 주도하며 행동이 자유롭고 자발적이며 창조성이 풍부하다. 자신의 생각이나 바람을 곧잘 행동으로 옮기고 명랑하며 적극성이 있다. 그러나 순간적인 쾌락을 추구하고 현실을 고려하는 신중성이 떨어져 어려움을 견디지 못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AC :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 대해 민감하며,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고 따른다. 감정 조절력이 있고, 선한 이미지를 타인에게 심어준다. 순응적, 소극적, 비대결적인 성격이 한국인 평균에 속하는 위치에 있다.

 

이 검사에서는 TA 성격이론에 따라 인간의 마음 구조를 세 가지 자아 상태로 분류하고 있다. P, A, C로 구분하고 있다. 

P는 Parent의 역자로써 아버지의 자아상태, C는 Child, 어린이의 자아상태를 뜻한다. 필자는 A 구조결과가 나왔다.  

 

 A 구조편향  

 (여기서 A는 Adult, 즉 어른의 자아상태를 말함) 

 

일상생활에서 사실에 입각한 판단과 행동으로 논리적이며 이성적임.

원인과 결과를 예측하여 행동하며, 계획을 세운 후 실행에 옮김.

냉정하고 사실이나 상황을 꿰뚫어보는 능력이 탁월하지만,고민이 있어도 감정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드뭄.

자타에 대한 엄격성이 부족하나, 감정에 지배되지 않는 목적지향적 사고를 지님.

합리적이긴 하나 지적편중으로 무미건조한 대화와 정감이 없는 대화 방식을 보임으로써 무감정적임.

기계적이어서 상대에게 차갑고 냉정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음.

어떠한 일이든 확실한 목적과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안심이 되지 않는 경향이 있음.

주위에는 이성적, 합리적, 논리적인 태도를 취하는 A 구조편향인 사람이 많음

 

자아 형성 결과 분석 내용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이성적', '논리적'이라는 말이 눈에 띄기는 하는데, 특히 '기계적', '무감정적'이라는 단어만큼은 눈에 거슬렸다. 자아의 모습을 정확히 표현했다는 점에서는 놀라웠지만 한편으로는 단점적인 면을 알게 되어서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검사를 하고난 뒤에 친구들과 함께 서로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대부분 친구들에게는 C 유형이 많이 나왔다. 나는 A 유형이 나왔다고 하자 C 유형, 즉 유아기 자아를 가진 자들은 나에게 부러운 눈치를 주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필자 혼자서 진지하게 검사 결과에 생각을 해봤다. '성격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고쳐나갈까?'  그리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너무 합리적이며 기계적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았는지 그들의 입장도 생각해봤다.  

사실 필자는 군 입대 전만 해도 사람들 만나는 곳에 가면 대화가 별로 없었다. 특히 친구들 사이에서는 외모에 비해 행동이나 성격이 성숙하다라는 핀잔을 들을 때가 많았다.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하기 전부터 먼저 생각을 하는 편이고 상대방에게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그 사람을 위해서 비판도 서슴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번 이고그램 검사 결과를 본 후, 상대방에게는 나의 그런 모습이 피곤하고 까다롭게 여기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런 모습이 오래 유지하게 되면 감정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이다.  

무감정적이면서도 기계적이라는 점을 이고그램 검사하기 전부터 알고 있어서 천만다행이지 자아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지금도 그 성격이 유지되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경상도 출신 남자에게는.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 만나보려고 하거나 모임에 참석하면 많이 웃어보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상대방을 위해서 비판을 하되 좀 더 온화하게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만의 감수성 훈련  

 

 

 

  

 

 

 

 

몽테뉴의 <수상록> 중에 '슬픔에 대하여'라는 에세이가 있다. 이 글의 말미에 테뉴는 자신의 자아를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이렇게 마무리 짓고 있다.  

나는 천성적으로 감수성이 둔하다. 그리고 날마다 생각으로 거적을 씌워 감수성을 무디게 만들고 있다.  (pp 24)

 

몽테뉴의 표현대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그리고 독서 습관이나 글을 쓰는 특성을 되돌아본다면 나 역시 어쩌면 천성적으로 감수성이 둔한 경상도 남자일 수 있으며 1년 365일 이성의 생각으로 거적을 씌워 감수성을 무디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몽테뉴는 본인 스스로 자아의 특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죽기 전까지 이성적인 감상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에세이를 남겼다. 덕분에 후대 사람들은 그의 멋진 글을 읽을 수 있었지만 감수성 둔한 몽테뉴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소유한 성에서 평생 독신으로 독서와 명상 그리고 글쓰는 삶으로 선택해야했다. 

경영학, 특히 인사조직에 관한 분야에는 '감수성 훈련' 이라는 기법이 있다. 인간 관계의 개선이나 지도성을 양성하는 조직구성원을 위한 교육훈련 중의 하나이다. 이 훈련을 체험함으로써 자신들의 감정과 그 감정이 상대방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집단 상호작용 과정의 역학을 보다 잘 이해하게 만들어 결국 인간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필자에게는 아직 감수성이 죽었다고 볼 수 없다. 아직은 젊기에 얼마든지 감수성을 다시 되살릴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감수성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시집이나 에세이를 읽어보는 중이다.  그리고 평소에 좋아했던 많은 그림이 곁들인 예술 관련 책들도 읽고 있다. 

몽테뉴는 평생 독서와 명상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서 혼자서 '이성'이라는 성(城)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감수성'이라는 성은 세우지 못했다. 인간의 마음이 끝이 없는 광활한 영역의 지대라고 한다면 그 곳에는 '이성'이라는 성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감수성'이라는 성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날씨가 쌀쌀해진 지금, 우리륻 둘러싼 세상 역시 추운 날씨만큼 따뜻한 정이라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각박해졌다. 그럴수록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감수성이 움츠려 들 수 밖에 없다.  이성이라는 적에 의해 감수성이 함락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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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12-0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상도 남자들은 두 갈래 길에 서 있습니다.무뚝뚝함을 남성다움으로 여겨 계속 밀고 나갈 것이냐, 아니면 소통의 시대를 맞이하여 여성이나 어린이들과도 다정다감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남자로 변모할 것이냐 하는 것이죠. 영남출신 연예인들도 경상도 남자의 무뚝뚝함과 마초 기질을 개성으로 내세우는 사람과, 이젠 경상도 남자도 바뀌어야 한다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더라고요.토크 쇼 같은 데 나와서 말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Cyrus 님은 어느 쪽인가요?

cyrus 2011-12-02 13:33   좋아요 0 | URL
저는 남성다움과 여성의 감수성이 동시에 공존하는 성격으로 지니고
싶습니다. 그래서 경상도 남자도 너무 무뚝뚝한 것도 좋지 않다고 봐요.
시대 분위기의 흐름에 맞게 성격이나 행동에 대한 생각도 스스로
변화할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
 

 

  

  과제 준비의 어려움  

항상 학기중은 언제나 바빴지만, 이번 주 같은 경우에는 조별 과제가 많아서 정신이 없었던 시기였다. 조별 과제는 여러 명의 조원들과 함께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별 과제보다는 편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조별 과제는 어떤 조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작업하는 데 편할 수도 있거나 아니면 본인이 힘들어 질 수 있다. 조원 중에는 전혀 친하지도 않는, 타 과 학생이 한 두 명 있는데 조별 과제를 준비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다면 본인뿐만 아나리 다른 조원들 입장에서는 피곤하고 기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그렇다면 친한 친구들이 나와 같은 조원이라면?  많은 학생들이 조별 편성할 때 가장 선호하는 유형이다. 과제를 준비하는 데 서먹한 기분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한 친구들도 믿을게 못 된다. 아무래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우정이라는 것이 있어서 나름 열심히 참여하려고 하지만, 꼭 한 명은 슬쩍 눈치를 보면서 참여하는 척만 하는 친구 녀석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대학 과제는 혼자를 하든,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든...  결론은 쉬운 게 없다. -_-;;   

  

 

  상금에 눈이 멀다

과제 타령은 여기까지만 하고, 사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과제라는 것은 다른 이름으로는 '리포트'(Report)라고 부르기도 한다. 리포트를 쓰는 방법에 관한 책을 읽어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리포트의 정의를 논문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논문'이라고 하면 자신이 연구하거나 공부하는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주장 또는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작성하는 글이다. 평소에 글쓰기에 대한 훈련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리포트 한 개 쓰는 데 고역으로 여기기 마련이다. 

그래도 필자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리포트를 작성하는 방법을 습득했으며 일상적으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리포트 쓰는 데 크게 어려움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 올해 2학년 1학기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3학기를 수학(修學)했는데 단 한 과목을 제외하고는 리포트 점수는 상위권에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리포트 작성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가진 상태라서 최근에 학교에서 주최한 리포트 공모전에 참가해보려고 했었다.  말 그대로 자신이 작성한 리포트를 제출하여 가장 잘 쓴 리포트에 상장과 상금(!)을 수여하는 대회이다. 1등이 30만원이었다! 

며칠 전부터 리포트 공모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이번 학기 때 쓴 '진보와 보수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한국정부의 역사'라는 주제로 쓴 리포트를 제출해보려고 했다. (리포트 속 내용의 일부는 지난 달에 페이퍼 형식으로 쓴 적이 있었다) 당시 리포트를 본 교수님도 좋은 평가를 주셨고, 내용의 일부를 쓴 페이퍼 역시 나름 반응이 좋아서(^^;;) 솔직히 공모전 수상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감이 너무 지나쳤던 것일까? 기존에 쓴 리포트 내용을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보완하면 좋았을 것을, 다른 과목 과제 준비하느라 소홀하게 준비를 했다. 준비할 수 있었던 많은 기간동안에 어영부영하다가 제출 마감날 3일 전이 되어서야 드디어 공모전에 제출하기 위한 리포트의 내용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이제 곧 준비해야 할 과제가 많은 상태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작성한 과제를 보완하는 데 열중해야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과제의 내용이 어떻게 보완해야 되는지 염두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잘 써서 리포트 공모전에 상금을 타고 싶은 마음만 앞섰다. 결국에는 주말에는 잠을 제대로 하지 않을 정도로 좀 더 새로운 내용으로 다듬었다.  

이제 작성한 과제를 담당교수님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다 된 것이었다. 교수님은 필자가 쓴 과제를 보고 대회추천서에 과제 내용에 대한 평가를 기록해야만 했다. 리포트 대회에 교수 추천서도 같이 제출되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교수님께서 추천서만 작성해주신다면 모든 게 끝인줄만 알았다.  

공모전 마감 기간이 전날에 교수님에게 교수 추천서를 받으려고 연구실에 직접 찾아갔다. 그러나 하늘 높이 찌를 것만 같았던 공모전에 대한 자신감은 하루만에 한 풀 꺾이고 말았다.  

교수님은 리포트 내용이 예전보다 더 못했다고 제대로 된 지적을 하셨다. 문장 중에 간혹 주어가 빠져 있었고, 내용 결론과 느낀점이 너무 진보적인 관점으로 치우쳐서 균형적이지 않다는 등 하나하나 문제점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교수님이 지적하신 부분을 들으면서 나름 표정 관리를 한답시고 웃는 얼굴로 대답했지만,,,  실상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니었다.   

리포트가 지적당한 사실이 부끄럽다기보다는 교수님이 지적하신 부분을 내일 제출 마감날까지 보완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그리고 막상 다시 해야한다는 생각에 무척 난감하였다. 교수님은 제출 마감날까지라도 꼭 다시 보완해서 제출하려고 당부하셨다.  

한 시간동안 교수님의 지적을 듣고 난 뒤에서야 연구실에 나오는 순간, 온 몸의 기운이 한꺼번에 쭉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다. 정작 해야 될 과제는 많은 상황에 이미 작성한 과제를 또 수정해야 하는, 힘든 시련을 겪어야 한다는 점이 혼자 감당하기가 무척 버겁게 느껴졌다.  

 

  

  '공모전 상금' 과 '학점' 사이에서의 갈등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면서 혼자서 곰곰이 생각을 했다.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공모전 제출용 과제를 수정할 것인지, 아니면 이번 학기 학점을 결정 지을 수 있는 이제 막 시작도 해보지 않은 수많은 과제들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했다. 

나름 열심히 준비한 공모전을 위한 과제를 포기하면 공모전 상금이 아깝게 느껴졌고, 반대로 공모전을 위한 과제에만 열심히 하다보면 정작 해야 할 과제들을 준비하는 데 지체할 수 있었다. 

결국, 오랜 고민 끝에 공모전 과제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공모전은 내년에도 개최하기 때문에 그 때를 기약했다. 그리고 아직 제대로 된 구상도 하지 못한 다른 과제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1월이 끝나가기 전에 과제들을 마무리 짓게 되면 12월부터 기말고사 공부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길 수 있다. 꼭 다가올 상황, 즉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야하는 목표를 위해서 공모전이라는 기회 비용을 포기한 것이다.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았던 리포트 공모전의 상금에 얽매였던 집착이 사라진 탓일까? 

그 이후로 다른 과목 과제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준비할 수 있고, 거의 완성이 다 되어가는 상태이다. 과제가 완전히 작성되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다시 고쳐야하겠지만, 공모전 상금에 대한 욕심이 만들어 낸 집착에서 벗어나면서부터 일이 수월하게 풀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크게 버릴수록 크게 얻을 수 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無所有)는 난초에 대한 스님의 집착과 관련된 일화가 잘 알려진 너무나도 유명한 수필이다. 스님은 한 때 난초에 집착하다가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알고 친구에게 난초를 돌려주고 나면서부터 무소유의 역리를 깨닫게 되었다.  

스님은 난초가 없어진 이후부터 서운하고 허전함보다는 홀가분한 마음을 느끼셨고 그 이후로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필자는 스님과 같은 삶의 진리를 깨달은 것은 아니지만 리포트 공모전 포기 이후로 리포트라는 글을 쓰는 나의 모습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하고 내가 모르고 있었던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었다. 

만약에 공모전에 교수님의 추천서 없이 개별적으로 제출했다고 상상해보자. 운이 좋게도 대회에 당선되면 좋겠지만 결과는 꼭 좋은 쪽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공모전에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한 상태에서 입선마저도 하지 못한다면 실패에 대한 정신적 충격과 상실감이 무척 컸을 것이다.   

마음 속에 생긴 소유욕과 집착을 버리면 진정한 마음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스님은 '무소유'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비록 짧은 한 순간이었지만 며칠동안 나의 정신과 육체를 괴롭혔던 집착에서 스스로 벗어난 후 뒤의 느낌은 정말 '자유'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홀가분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무소유'의 마지막 문장 중에는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라는 구절이 있다.  올해 리포트 공모전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단지 대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수학하면서 꼭 해야 될 과제, 리포트 작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장기적인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미래의 발전이라는 2보 전진을 위해 잠시 1보 후퇴한 것뿐이다. 크게 버린만큼 언젠가는 크게 얻을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찾아 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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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11-29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지만 그런 것들을 통해 배워가는 거겠죠. 무슨 공모전이든 '순수한' 마음이어야 결과가 좋더라구요. 상금이 욕심나지만 열심히만으로 상금 보장이 없잖아요. 가만보면 시루스님은 되게 부지런하고 욕심도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좋은 쪽으로!^^

학기 끝나가요, 힘내요.

cyrus 2011-11-30 23:53   좋아요 0 | URL
맞아요, 기회는 또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이번 일을 계기로 부족한 것도
모른채 자만했다는 것도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내년이면 3힉년인데
논문 쓰는 방법이나 따로 공부해야겠어요.

몇 분 뒤면 곧 12월 1일이네요, 정말 이번 학기, 아니 2011년도
얼마 안 남았네요... ㅠ_ㅠ
 

 

  

  논술고사에 대한 일시적인 동경(?)

고등학생, 그러니까 수능시험을 준비하던 고3 수험생이었을 때, 잠시나마 논술고사에 대해서 호의적인 동경(?)을 가진 적이 있다.     

그 때 당시만해도 나에게 '논술'이란 독서를 통해서 습득한 지식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글쓰기 행위라고 생각했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는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반이 방과 후 교육으로 편성되어 있었다.  논술고사 특별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교 10등 안에 들 수 있는 내신성적이 있어야하며 수능 모의고사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이 1, 2등급 정도 받을 수 있는, 명문대 SKY를 목표로 둔 성적 최상위권자들만이 배울 수 있었다.  필자는 그런 친구들이 내심 부러워하면서도 살짝 열등감이 느꼈던 적도 있었다.  

그 때 필자의 내신성적은 전교 20등 안에도 들지 못하는 중위권만 맴도는 수준이었으며 수능 모의고사 시험 중에 가장 잘 나오는 등급이 언어영역 4등급뿐이었다.   

필자는 논술고사가 어떤 방식으로 출제되며 어떻게 공부를 해야하는지 너무나 궁금해서 전교 10등 안에 드는 친구가 항상 보는 EBS 논술고사 문제집을 본 적이 있었다.  살짝 훑어봤는데 몇 몇 출제문 중에는 내가 읽었던 책에서 인용된 것만 눈에 띄었을 뿐, 문제 유형은 무척 어렵게 느껴졌다.  그 이후로 논술고사는 정말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풀 수 있는 수준 높은 문제로만 여겨지게 되었다. 

그러나 논술고사에 대한 동경은 자기합리적인 위안 덕분에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공부를 잘 한다고 하는 성적 상위권자들은 학교 교과서와 문제집은 친할 수 있었지 책과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쉬지도 못한 채 교과서에 나오지도 않는 생소한 내용의 지문을 반복해서 읽어대고 해답을 써내야하는 그들의 모습이 무척 딱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비록 수능성적은 완전 '개판'이었지만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들도 어려워하는 논술고사  

현재는 대학생이라서 요즘 수험생들의 학습 수준을 가늠해 볼 수는 없지만 예전과 다르게 중상위권 학생들도 얼마든지 논술고사를 통해서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 되어있지않나 생각해본다. 

안 그래도 수능시험의 난이도 수준이 점점 평이화되고 있는 마당에 대학 입시 관계자들은 수능성적의 동점자 처리에 대해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에서 출제되는 논술고사의 결과가 수험생들의 대입 전형에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원래 논술고사는 창의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시험 방식이지만 아무래도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 입장에서는 시험문제를 어렵게 낼 수 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수험생뿐만 아니라 일선 학교 논술 교사들마저도 대입 전형 논술 문제가 너무나 어려워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게 되었다. 


   

 

[논술 교사들 “솔직히 나도 문제 이해하기 어렵다”] 

경향신문  2011년 11월 18일

  

 

인용한 관련기사에 언급된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출제된 논술고사 인용문의 내용과 문제를 보면 수험생 그리고 교사들 입장에서는 생소할 수 밖에 없다. 

테일러리즘은 경영 조직 부문에서 등장하는 개념이며 복지 예산에 관한 내용은 사회복지학과라면 공부할 수 있는, 대학생이라면 배우는 것들이다.   그런데 평생 학교 교과서 속 내용만 암기해왔던 수험생들 그리고 자신의 담당 과목만 학생들에게 가르쳐왔던 교사에게는 논술고사에 출제되는 인용문들이 낯설어 하게 되며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의 일간지에는 특정 요일마다 소개되는 특별 기사, 일명 섹션이 부록으로 딸려 있다. 그 중에 대부분 일간지에는 수험생들을 위한 '입시교육'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섹션이 있다. 

간혹 신문을 보게 되면 그런 특별 기사까지도 보게 되는데 수험생들을 위해 가끔은 대학교에서 만든 모의 논술고사 문제와 출제문을 게재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분석하여 설명하는 논술고사 교육 전문가의 답변도 같이 소개된다.      

 

 

 

 

 

 

 

 



한 번은 모 대학교에서 출제한 모의 논술고사 인용문을 본 적이 있었는데 내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인용하고 있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심지어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중의 문장을 인용하여 출제문으로 제시하였다.   비록 '모의' 논술고사 문제였지만 실제로 이런 내용들이 출제되었다면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출제문에서부터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논술고사를 대비하는 수험생들 중에서 단 한 번이라도 푸코와 들뢰즈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논술고사, 이대로 유지한다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문제의 난이도는 어려워져야 한다.  하지만 현행 교육 체계와는 한참 괴리된 대학원생 수준의 문제를 낸다면 논술고사의 참된 교육 목적과 취지가 변질될 우려가 있다.  

수험생들은 논술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일선 학교의 논리고사를 가르치는 교사보다는 고액의 과외료를 기꺼이 지불해가면서 대치동 학원가의 논술강사에게 배울 것이다.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논술고사로 인한 사교육비에 대해서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

정여울의 지적대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논술고사는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창의적인 사고와 소양을 배양시키기보다는 '해답'이라는 결과를 도출하는 획일적인 방식의 시험이 되고 말았다.  

엄청난 양과 시간을 입시교육에 쏟아붓는 수험생들에게는 독서 행위는 사치라고 생각한다.  즉,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고등학생들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서 공신력이 있는 교육기관에서 필독도서를 선정하고 있지만 이 역시 수험생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일각에서는 청소년들의 필독도서 목록이 청소년들의 지적 능력 수준에 맞지 않은 내용의 책이 대다수이며 그 수가 너무 과하다는 점 그리고 논술고사와 같은 단지 입시성적을 위한 부차적인 독서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서라는 기본적인 행위가 밑받침되어 있지 않은데다가 난해하기만한 내용이 출제되는 논술고사 때문에 되려 청소년들의 독서 행위 장려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

대학생인 지금, 요즘 고등학생들의 논술고사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필자의 학창시절 때보다 더 많은 양에, 더 어려운 내용의 과목을 공부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이 든다.    

오늘날의 논술고사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대학교 입학을 위한 기준으로만 남게 되었다.  '논술'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시험'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리게 된다.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지식을 얻기 위한 자율적인 독서를 통해서 거기에 대해서 자신만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참된 '논술'이다.  요즘과 같이 매년 수험생들의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논술의 의미는 그렇게 점점 퇴색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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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1-11-18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허... 앞으로 인문계로 가고자 마음먹고있었는데 기사에 나온 논술문제를 보니 후덜덜하네요.. 교사들까지도 이해하기힘든 주제를어찌학생에게 쓰라는 건지요.. 쯔쯔.

cyrus 2011-11-22 00:2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건 뭐,, 고등학생들에게 대학교 수준의 능력을 요구하고 있으니
논술고사가 수험생들에게 공부를 멀리하게끔 하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드네요.

아이리시스 2011-11-19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는 건 이쪽저쪽 쓰면 되는데 이걸 점수화 하는 게 더 힘들 것 같지 않아요? 논술이란 게 어찌보면 답이 없는건데.. 답을 요구하잖아요. 더 타당성 있는 논거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정형화 된 답을 요구하는 건데.. 이걸 보니 소설보다 인문독서를 해야한다는 맨날 하는 다짐이 다시 불끈!

주말 잘 보내요, 시루스님.

cyrus 2011-11-22 00:2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꾸준한 인문독서만이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책 읽을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문제지만요. ^^;;

BRINY 2011-11-1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니까 논술학원들이 성황을 이루고, 결국 뻔한 정형화된 답을 쓰게 되는 거겠죠.

cyrus 2011-11-22 00:2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오히려 논술학원 때문에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님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어요.

마늘빵 2011-11-19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요일 경향신문 일면에 '들뢰즈', '푸코'의 이름이 있어서 얼마나 놀랐던지. 이게 무슨 일이야. ^^ 평가를 논술로 하는 건 바람직한데, 현행 논술고사는 이해도 안 되는 사상과 철학을 암기하여 풀어내는 시험이죠. -_-

cyrus 2011-11-22 00:3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대학생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고등학생 수준에 맞지 않는
내용으로 논술시험을 친다는 점이 문제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암기하여 공부하는 것도 더욱 심각한 문제이고요. 철학과 인문학은
암기를 요구하는 과목이 아닌데 말이죠 ^^;;

노이에자이트 2011-11-19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르치는 사람이 무슨 말인지 모르고 횡설수설하고, 듣는 사람도 무슨 말인지 몰라서 횡설수설하고 그렇죠.

논술답안지가 거의 똑같은 답안이 많이 나와서 알고 봤더니 같은 학원에서 논술강의 듣던 수험생들이라서 그랬다네요.

cyrus 2011-11-22 00:31   좋아요 0 | URL
논술학원을 다녀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정말로 정해진 답안을 쓰도록
그렇게 가르치는가보군요.

노이에자이트 2011-11-22 16:41   좋아요 0 | URL
그럼요.유명한 사건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11-19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동감하는... ^^
이번에 제가 모학교 시험을 쳤잖아요. 그런데 문제가 너무 어려운거예요.
그래서 우리 교수님께 이런 문제가 나왔더라 했더니,
나도 못 풀겠다 하시더군요. 사람이 하두 몰리니 변별력을 위해서 점점 수준이 올라가는데
이 정도면, 중요한 핵심은 빼고, 세부 사항이나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 전문 사항만
파고들어야겠더라구요..... 머가 뒤바뀐거 같죠? ㅋㅋ

cyrus 2011-11-22 00:32   좋아요 0 | URL
대학교 시험도 논술고사처럼 나오게 된다면,, 이거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요. ^^;;

루쉰P 2011-11-19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의 글을 읽으니 루쉰 선생을 글이 떠 오르네요. 예전에도 썼지만 중국의 과거시험을 빗대어 예전 중국에서는 집 대문을 두드릴 때 벽돌을 썼다고 해요. 근데 그 벽돌은 문 두드릴 때만 쓸모가 있어서 집에 들어가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죠. ㅋㅋ
중국의 과거시험이 그 벽돌과 같다고 루쉰 선생은 비유해 줬거든요. 지금의 논술고사가 그런 처지이지는 않는지란 생각을 하네요. ㅋㅋ

잘 지내시죠? 경외하는 대학생 시루스님 ㅋㅋㅋ

cyrus 2011-11-22 00:35   좋아요 0 | URL
루쉰님도 잘 지내시죠? 요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는데
경비 업무하시는데 몸조리 잘 하셨으면 해요. ^^

지금의 논술시험이나 옛날 과거시험이나 항상 시험이라는 것은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정형화된 답을 요구하는 형식인거 같아요. 물론 자신의 생각을
중점적으로 쓰도록 요구하는 시험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시험은
객관식 아니면 주관식이잖아요. 주관식도 거의 문제 유형이
암기를 해야 풀 수 있는 것이고요. ^^
 

  

 

  인간의 욕구는 모두 '외투'에서 나왔다 

 

날씨가 무척 쌀쌀해졌다.  문득 겨울이 왔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겨울동안 입을 옷을 장만하게 된다.  필자는 이번 2011년의 겨울을 패딩으로 버틸 예정이다.  패딩 두 세벌 정도면 내년 봄까지는 따뜻하게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패딩 한 벌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품 의류 회사의 정품이라면 가격이 10만원 훌쩍 넘기기도 한다.  명품 의류 브랜드의 패딩은 착용감만 좋을뿐만 아니라 멋진 디자인에 착용할 때 드러나게 되는 옷 맵시가 살려져 있어서 가격이 높더라도 한 벌 정도는 구입하고 싶은 게 소비자의 마음이다. 

사실 옷이라는 물건은 입을 때 착용감만 좋으면 되지만 옷에 박혀 있는 조그만 제품 브랜드 로고까지도 고려하는 것이 우리나라 특유 소비 의식이다.  자신이 걸치고 있는 옷뿐만 아니라 손목시계, 가방 심지어 신발까지 명품 브랜드 회사의 로고가 박혀 있다면 상대방에게 과시하고 싶은 성향이 있다.  즉, 나라는 사람은 비싸면서도 품질 좋은 '명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타자에게 은연중에 알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명품을 구입하지 않는다거나 애용하지 않는 타자에게는 무시를 하거나 사회적 무리에서 은근히 소외되는 경우도 있다.  

 

욕구는 타고난 것이며 욕구를 강도와 중요성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한 매슬로우욕구단계설의 내용을 살펴보면,,,   

 

 

 

1단계 욕구는 생리적 욕구로 먹고, 자고, 종족보존 등 최하위 단계의 욕구이다.  2단계 욕구는 안전의 욕구로 추위, 질병, 위험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욕구이다. 장래를 위해 저축하는 것도 안전 욕구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3단계 욕구는 애정과 사회 소속에 대한 욕구로 가정을 이루거나 친구를 사귀는 등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애정을 주고받는 욕구이다.  4단계 욕구는 자기존중의 욕구로 소속단체의 구성원으로 명예나 권력을 누리려는 욕구이다.  5단계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로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해서 자기가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성취하려는 최고수준의 욕구이다.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바로 자아실현의 욕구가 표출된 것이다.  

그러나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강도나 중요성에 따라 계층적으로 배열한 것이지 결코 행복 그 자체를 계층적으로 배열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결국 인간이 원한다는 것은 위의 5단계 중에서 애정과 사회 소속에 대한 욕구일 수도 있고, 또는 안전의 욕구를 최우선으로 추구할 때도 있다.  각기 다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잠재력 개발을 통해서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인간의 욕구 특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라면 바로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에 등장하는 주인공 아까끼 아까끼예비치일 것이다.  

아까끼는 관청에 근무하는 하급 관리이다.  성실한 인품에도 불구하고 처세 능력이 부족하여 동료 관료들로부터 무시를 받는, 그야말로 존재감이 낮은 인물이다.   한 번은 자신이 입고 있던 외투가 너무 낡아 새로 맞추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처하자 아까끼는 몇 년 동안 근검 절약하여 간신히 고급 외투를 마련하게 된다.   고급 외투를 입은 뒤로부터 아까끼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의기양양, 맵시를 뽐내며 출근하여 관료 동료들과 상관에게 축하를 받은 그는 날아갈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즐거운 기분도 잠시,  관료들이 한자리에 모인 화려한 연회를 참석하고 난 후 흥건히 취한 상태에 집으로 귀가하는 도중에 강도에게 고급 외투를 빼앗기고 만다.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외투를 도둑맞은 아까끼는 경찰과 관료 유력 인사들에게 찾아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리게 되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대와 무시, 호통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까끼는 고급 외투를 입지 않은, 그저 존재감 없는 하급 관리일뿐이었다.  러시아 특유 차디찬 겨울 날씨만큼이나 주위 사람들의 냉담한 반응에다가 외투를 찾을 수 앖는 절망감에 실의에 빠진 아까끼는 결국 독감을 얻게 되고 한을 품은 채 쓸쓸히 죽어간다.  그리고 그는 유령이 되어서도 자신의 외투를 찾아 달라고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호소를 하면서 다니게 된다.  

아까끼에게 외투는 혹한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건 최소한의 품위유지를 위해서건 아카키의 삶에서는 절대로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면시도 사회적 인정의 상징물이다.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의 입장에서 본다면 외투는 아까끼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하나의 매개체이다.  

고급 외투를 구입하기 위해서 식사를 줄일 정도로 생리적 욕구를 자기 스스로 절제한 것을 제외한다면 아까끼는 외투를 통해서 러시아의 혹한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의 욕구에서 동료 관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랑과 사회 소속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했다.  만약에 아까끼가 외투를 도둑맞지 않았더라면 더 나아가 관료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경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 더 나아가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을 성취하려는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은전 한 닢을 모은 거지의 사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은 중요성에 따라 계층적으로 배열한 것이지 결코 행복 그 자체를 계층적으로 배열한 것은 아니다.  욕구의 정도가 지나치게 되면 '집착'으로 변질되어 욕구를 통한 행복 추구는 커녕 오히려 고통과 번뇌만 따르게 된다.  외투에 집착하는 아까끼의 경우처럼 맹목적인 욕구는 때론 자신의 삶을 스스로 파괴하는 지름길이 되기도 하며 정작 자신의 삶에 중요한 또 다른 가치들을 무시하게 되는 처사를 행할 수 있다. 

피천득의 '은전 한 닢' 이라는 짤막한 수필에 등장하는 늙은 거지의 사연은 과연 인간의 소유하려는 욕구가 무조건 옳다고 볼 수 있는지 독자들에게 판단을 부여하고 있다.

 '나'는 자신이 지닌 은전 한 닢이 진짜인지 거듭 확인하는 중국 상해의 늙은 거지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자신이 은전 한 닢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쁘게 여기고 있다.    

 

"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일 원짜릴 줍니까?  각전(角錢) 한 닢을 받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동전 한 닢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돈에서 몇 닢씩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 마흔 여덟 닢을 각전 닢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대양(大洋) 한 푼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돈을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 

그의 빰에는 눈물이 흘렸다.  나는, 

"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돈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돈으로 무엇을 하려오? " 하고 물었다. 그는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 

(샘터, pp 221~222) 

 

수필은 은전 한 닢을 가져 보는 것이라는 대답으로 결말을 맺게 되는데 '나'는 어떠한 논평도 하지 않고 있다.  거지의 행동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 

거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수중에 들어오는 은전 한 닢도 먹고 살아가기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대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은전 한 닢만 가지고 하루 식사 세 끼를 할 수가 없다.  간난신고(艱難辛苦) 끝에 은전 한 닢을 얻기 위한 거지의 소박하고도 눈물겨운 노력은 가상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거지의 소망은 맹목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렵게 모은 돈 마흔 여덟 닢만 가지고도 식사 한 끼라도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실질적 가치였음에도 불구하고 거지는 그저 은전 한 닢이라는 교환적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수단적인 대상으로만 인식했다.  은전 한 닢을 갖기 위해 여섯 달에 걸쳐 눈물겨운 노력을 한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손을 펴라  

 

 

 

 

 

 

 

  

 

법정 스님은 <무소유(無所有)>를 통해서 '무소유의 자세'를 갖춤으로써 인간은 욕구가 만들어 낸 소유욕과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며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법정 스님의 결론은 스님이 입적하신 지금까지도 인생의 중요한 진리로써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지만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음으로써 탐욕과 집착에 벗어나는 것은 이미 욕구의 소유욕에 갇혀 버린 우리 현대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외투>의 아까끼와 <은전 한 닢>의 늙은 거지의 사례처럼 소유욕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을 스스로 파멸을 초래할 수 있으며 정작 중요한 삶의 가치를 얻지 못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글의 결말을 박노해 시인의 짧은 우화로 마무리지으려고 한다.  아무리 이성과 지혜를 가진 똑똑한 인간이라도 욕구의 감옥에 갇히게 된다면 우화 속에 등장하는 어리석은 원숭이가 될 수도 있다.

 

 

  손을 펴라  

 

원숭이는 영리한 동물입니다.
토착민들은 이 영리한 원숭이를 생포할 때
가죽으로 만든 자루에 원숭이가 제일 좋아하는
쌀을 넣어 나뭇가지에 단단히 매달아 놓습니다.
가죽 자루의 입구는 좁아서 원숭이의 손이
겨우 들어갈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얼마 동안을 기다리면 원숭이가 찾아와
맛있는 쌀이 담긴 자루 속에 손을 집어넣습니다.
그리곤 쌀을 가득 움켜쥐고는 흐뭇해합니다.
그런데 쌀을 가득 움켜쥔 원숭이는 아무리 기를 써봐도
그 자루 속에는 손을 빼낼 수가 없었습니다.

놀란 원숭이는 몸부림치며 울부짖기 시작합니다.
손을 펴고 쌀을 놓아버리기만 하면 쉽게 손을 빼내
저 푸른 숲 속을 다시 자유롭게 누비며 살 수 있으련만
원숭이는 한 줌의 쌀을 움켜쥔 손을 펴지 못한 채
울부짖다가 결국 토착민에게 생포당하고 마는 것입니다.

손을 펴라
움켜쥔 손을 펴라
놓아라 놓아버려라
한 번 크게 놓아버려라 

(pp 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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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7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8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7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8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1-11-1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메슬로우의 욕구단계설 도덕시간에 배웠습니다.. 외운다고 얼마나 힘들었던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ㅋㅋ

저는... 이번겨울에 날만한 외투가 없는걸요... 하나 장만해야하는데 돈이업습니다 ㅋㅋ

cyrus 2011-11-18 17:26   좋아요 0 | URL
고등학교 윤리 과목에서도 매슬로우 이론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배운 기억도 나고요. 그런데 심리학에 나올법한 이론이라서
외우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어요 ^^

이번 학기도 얼마 안 남았는데,, 저도 그냥 작년에 구입한 패딩 몇 벌만
으로 올해 연말을 버틸려고요 ㅎㅎ 방학 때 알바를 해서 새로 장만해야겠어요 ^^

마녀고양이 2011-11-17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은전을 갖기 위해 6달이나 노력한 거지가 멋지다고 생각해요.
남이 보기에는 무의미한 행위였을 수 있으나, 그것은 그만의 의미를 가진 행위였던거지요.
고급 외투의 경우도, 물론 맹목적인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인간에게 자신만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어요.

다 놓아버려야지요, 크게 한번 놓아버려야하지요,
하지만 진정 움켜쥐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 봅니다.

cyrus 2011-11-18 17:2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목표나 욕구가 과연 자신의 삶에 의미 있는지
꼼꼼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거 같아요. ^^

꽃도둑 2011-11-1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리적 욕구나 안전의 욕구에서 허덕이고 있을 거 같은데요?
...그나저나 박노해의 시 '손을 펴라' 가 새롭게 읽힙니다.
그게 지금 가장 절실한 문제일 수도 있을 테니까 다른 건 보이지 않을 수도,,,
지금 저 손마자 풀어 버린다면 어쩌면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수도,,
어쩌면 누군가는 그럴지도 모를거라는 아주 짧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cyrus 2011-11-18 20: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사람들마다 추구하는 욕구가 다르죠. ^^
저는 요즘 먹기 위한 생리적 욕구를 이기지 못해서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