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 거실에서 우주까지, 먼지의 작은 역사
요제프 셰파흐 지음, 장혜경 옮김 / 에코리브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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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이 세상은 티끌세상이다. 티끌은 먼지를 뜻한다. 티끌세상은 우리에 고통을 주는 어수선한 속세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티끌은 집요하게 우리를 계속 따라다니고 달라붙으면서 괴롭힌다. , , 입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는 건강에 해롭다티끌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자. 티끌이 없으면 공기가 깨끗해질 것 같다. 티끌을 털지 않아도 되니까 청소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미세먼지를 피하고 싶은 사람들은 티끌 없는 세상이야말로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맑은 천국이라고 생각한다과연 티끌 없는 세상은 정말로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일까티끌이 없다면 살아있는 모든 존재가 태어날 수 없다. 우리만 없는 게 아니다. 이 세상도 없다. 수많은 티끌이 한데 뭉쳐지고 분해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주와 생명체가 만들어졌다. 티끌 없는 세상은 ()’ 그 자체다.


김광섭 시인은 저녁에별 하나를 바라보면서 생긴 감정을 그러모아서 한 편의 시로 엮었다.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970)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광섭, 저녁에』(1969년)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화가 김환기는 김광섭의 시 저녁에의 마지막 구절에 감명받아 그림을 그렸다. 그는 화폭에 네모로 된 푸른 점을 촘촘하게 그려 넣었다. 화가의 붓을 휘어잡은 시의 마지막 구절은 그림 제목이 되었다.


먼지: 거실에서 우주까지, 먼지의 작은 역사라는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수 있는지알 수 있다. 죽은 별이 남긴 먼지로 가득한 우주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이 생겼고, 지구 위에 인간이 생겼다. 수명이 다한 별은 폭발한다(초신성). 먼지가 된 별의 잔해들이 만나면 정전기가 생긴다. 정전기는 아주 가벼운 별 먼지 알갱이들을 합쳐지게 만든다. 먼지 알갱이들이 뭉쳐지면 먼짓덩어리가 된다. 먼지 알갱이들이 계속 달라붙을수록 먼짓덩어리는 커진다


지름 1킬로미터의 먼짓덩어리는 미세 소행성(Planetesimal)’으로 분류된다. 중력은 미세 소행성들이 서로 만나서 부딪힐 수 있게 부추긴다. 미세 소행성들이 부서지고 뭉쳐지면 행성이 생긴다별 먼지 알갱이 속에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화학 원소들이 있다. 우주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원소는 탄소, 수소, 산소 등이다. 이 원소들이 만나서 지구의 물과 암석이 생겼고, 우리 몸의 구성 성분이 되었다. 우리는 죽으면 다시 먼지가 된다. 살아있을 때 각각 ‘너‘나’에 들어 있었던 두 개의 먼지는 하나의 생명체로 만들어져 다시 만난다.

 

김광섭 시인은 자신도 언젠가는 별처럼 어둠 속에 사라진다면서 슬퍼했다. 시인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이 시를 쓴 지 8년 후에 시인은 세상을 떠났다먼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저녁에를 읽으면, 인생의 무상함을 떠올리는 서글픈 눈물이 우리 마음을 적시지 않는다. 우리는 죽으면 이름만 남기지 않는다. 먼지도 남긴다. 우리 몸의 일부였던 먼지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 세상의 빈 자리는 먼지로 채워진다먼지는 흙이 되고, 물이 되고, 공기가 되고, 구름이 된다.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지구가 된다. 별 먼지 알갱이를 흡수한 생명체는 지구를 마시고 먹으면서 자란다지금도 먼지는 이 세상을 만들고 있다티끌 모아 괴로운 티끌세상이 아니다. 우리는 티끌 모아 풍요로운 지구’ 속에 살고 있.






* 17

 




 태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는 4개의 바위 행성(지구형 행성), 즉 수성 · 금성 · 화성 · 지구가 남았고, 바깥에서는 지금의 가스 행성(목성형 행성), 즉 목성 · 토성 · 천왕성 · 해왕성[1]이 남았다.



[1] 천왕성과 해왕성의 표면은 , 암모니아, 메테인(메탄)이 포함된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두 행성만 따로 거대 얼음 행성(Ice giant Planet)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 150

 





 화산은 166조 리터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먼지와 황 입자, 재를 하늘로 던졌다. 그 먼지가 햇빛을 흡수해 땅에 떨어지는 빛의 양을 줄였다. 거대한 검은 구름이 세상을 뒤덮었다. 그 구름이 유럽에 도착한 1816년은 여름이 없는 해였다. 한여름에 눈이 내리고 수확량이 급감해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했다.

 하지만 화산 폭발은 창의력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중략] 세상을 어둡게 물들인 그림자는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문학적 인물을 만들었다. 바로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괴물[2]이다.

 “주먹만 한 우박과 피처럼 붉은빛이 감도는 비를 피해 메리 고드윈은 제네바 호숫가의 빌라 디오다티를 자주 방문했다. 이 젊은 여성 작가는 그곳에서 몇 주 동안 문학에 열정적인 세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었다. 시인 바이런 경과 그의 주치의 존 폴리도리, 미래의 남편인 작가 퍼시 비시 셸리가 그들이다. 음침한 멸망의 분위기는 네 사람을 자극했고, 괴담이 쏟아졌다. 그런 분위기 덕분이었는지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메리는 진정한 고전 프랑켄슈타인을 완성했다.

 

 

[2] 인용문은 메리 셸리(Mary Wollstonecraft Shelley)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진 된 계기에 관한 내용이다. 메리 고드윈(Mary Godwin)메리가 시인 퍼시 비시 셸리(Percy Bysshe Shelley)와 결혼하기 전에 쓴 이름이다. 


소설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Victor Frankenstein)괴물을 만든 과학자의 이름이다. 소설에 묘사된 괴물의 이름을 프랑켄슈타인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정작 소설에 괴물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만든 창조물을 ‘creature’, ‘thing’, ‘devil’, ‘spectre’, ‘wretch’ 등의 여러 가지 단어를 써가면서 언급한다.





* 204

 




 블랙홀 주변에는 수많은 별이 통조림에 들어간 청어처럼 다닥다닥 붙어서 날고 있다. 블랙홀의 인력, 즉 중력이 공간을 강하게 구부리는 바람에 이 별들은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혼란이 일어난다. 자살하려고 벼랑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쥐 떼[3]처럼 수천 개의 별과 태양이 검은 목구멍으로 곤두박질친다.


[3] 레밍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나그네쥐는 오랫동안 물에 빠져 자살하는 쥐로 잘못 알려졌다. 레밍은 죽으려고 물에 빠지는 동물이 아니다. 레밍은 무리를 지어서 이동한다. 레밍 무리는 우두머리가 이동하는 대로 따라다니는 습성이 있다. 우두머리 레밍이 벼랑이나 물가로 향하면 무리도 그를 따라가는 것이다. 레밍은 헤엄칠 수 있다. 수심이 깊지 않은 물이라면 레밍은 수영해서 건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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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8-13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리뷰는 좀 시적이네.
그래서 영화에서 사람이 사라지는 장면을 그렇게 묘사하나 봐. ㅋ
수와진의 노래가 생각나는구만. 아나? ㅋㅋ

cyrus 2024-08-15 13:43   좋아요 0 | URL
수와 진 알죠. 쌍둥이 가수잖아요. 대표곡 <파초>, <새벽 아침>.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가 안상수의 <영원히 내게>에요. 가끔 생각나면 이 노래를 듣곤 해요. ^^
 
운석 - 돌이 간직한 우주의 비밀
팀 그레고리 지음, 이충호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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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운석은 살아있는 돌덩이다. 우주에서 온 돌덩이는 아주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지구와 인류보다 더 오래 살았다운석을 잘 모르는 우리는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돌덩이를 별똥별이라고 부른다사실 별똥별의 정체는 유성체. 유성체는 혜성이 지나가면서 생기는 암석 조각이다. 여러 개의 유성체가 빛을 내면서 밤하늘을 지나는 현상이 유성우. 유성체 중 일부가 지구에 떨어지면 운석이 된다


운석의 순우리말 이름을 새로 정할 수 있다면, 별 먼지또는 별 알갱이로 부르고 싶다운석은 한때 별의 일부였다. 별은 죽기 직전에 핵융합을 일으켜 자기 몸을 뜨겁게 달군다. 뜨거워진 별은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다. 그 순간 별은 매우 밝은 빛을 뿜은 채 산산이 부서진다. 별이 폭발하면서 눈부신 최후를 맞이하는 순간을 초신성이라고 한다


산산이 흩어진 별 알갱이는 중력에 이끌려 또 다른 별 알갱이를 만나고 부딪힌다. 두 물체 사이에 가스가 스며든다. 이렇게 별 알갱이와 가스가 섞이고 뭉치자 행성이 태어난다행성이 되지 못한 별 알갱이는 우주의 방랑객이다. 외따로 지낸 별 알갱이는 우주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지구가 내뻗은 중력을 우연히 만난다. 지구의 중력을 느낀 별 알갱이는 지구 쪽으로 내달린다대기권을 뚫은 별 알갱이는 매우 뜨거운 상태가 된다. 이때 별 알갱이는 다 타버리면서 사라진다대기권은 별 알갱이들이 생을 마감하는 장소이다하지만 생명력이 강한 별 알갱이는 화염을 버틴다. 비록 크기는 줄어들었지만, 결국 지구의 땅에 닿는다과학자들은 땅에서 운 좋게 만난 별 알갱이를 운석이라고 부른다.


오랫동안 운석은 지구로 찾아오는 우주의 불청객으로 알려졌다어쩌다가 한번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호들갑을 떠는 뉴스가 나오면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언젠가 지구 종말이 오는 건가라고과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공룡이 멸종된 원인을 잘 안다. 지구에 충돌한 거대한 운석이 공룡을 몰살시켰다는 상식을.


운석: 돌이 간직한 우주의 비밀은 운석을 별똥별이 아닌 별 알갱이라고 불러야 할 과학적인 이유를 알려 주는 책이다별똥별은 운석을 둘러싼 부정적인 편견을 불러일으킨다별똥별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운석은 지구에 절대로 떨어지면 안 되는 우주 쓰레기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운석을 찾으러 남극에 가는 과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에게 운석은 꼭 찾고 싶은 소중한 별 알갱이


아주 작은 부스러기가 된 별 알갱이도 운석이다. 이런 운석을 우주 먼지라고 하며 맨눈으로 볼 수 없다. 하지만 별 부스러기라고 해서 절대로 하찮지 않다. 크기가 어떻든 간에 운석 안에 ‘젊은 우주와 아기 지구’가 함께 들어 있다젊은 우주와 아기 지구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엄청 오래된 과거 흔적이다우주가 젊었을 땐 태양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초신성으로 인해 생긴 별 알갱이들과 가스가 만나서 또 다른 별과 행성이 되었다. 아기 지구의 땅과 암석은 운석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것들이다운석에 들어 있는 유기물은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운석은 지구를 포함한 우주를 만든 씨앗이다. 돌로 된 씨앗은 아주 오래된 우주와 지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별이 죽어서 파괴되면 별 알갱이들이 모여서 새로운 별이 탄생하듯이 운석이 지구와 부딪혀서 파괴되면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한다. 공룡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기후 재앙을 ‘K-Pg 대멸종이라 한다K-Pg 대멸종이 일어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많이 알려진 운석(소행성) 충돌설은 멸종 원인의 유력한 가설 중 하나이다운석 충돌 이후로 생긴 엄청난 양의 먼지가 대기를 뒤덮었다. 햇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대기가 장기간 지속되었으며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왔다싸늘한 지구는 죽음의 땅이 아니었다. 낯선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새로운 종들이 나타났다대멸종 이전까지 몸집이 작은 포유류는 땅속에 살았다. 공룡이 사라지고 난 후에 포유류가 본격적으로 땅 위에 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온몸에 털이 나 있어서 추운 날씨에 적응할 수 있었다.


운석은 지구를 위협하는 불길한 불청객이 아니다. 귀중한 씨앗이다. 지구에 안착한 운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대기권을 뚫다가 반쯤 타버린 운석은 땅에 떨어질 때 완전히 분해된다. 땅에 박히거나 묻힌 운석 파편은 산소와 미생물에 의해 서서히 분해되기 시작한다돌로 된 씨앗이 잘게 부서지면서 다시 뭉쳐지는 순간 거대한 우주가 발아되었다. 홀로 된 씨앗은 수백만 년 동안 우주를 떠돌다가 지구로 향한다. 어느 별의 일부였던 운석은 푸른 별 지구의 일부가 된다운석은 알고 있다. 자신들이 엄청 긴 세월을 살아가면서 우주와 지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cyrus의 주석>



* 86



 


 북반구의 겨울철 밤하늘에는 오리온자리의 성운(오리온성운은 오리온의 검에 해당하는 곳에 위치한다)[1]과 플레이아데스성단을 희미한 얼룩처럼 둘러싸고 있는 성운을 볼 수 있다.

 

 

[1] 오리온자리에 성운이 많다. 오리온자리에 있는 성운들과 성단, 별들을 묶어서 오리온자리 분자운 복합체(Orion molecular cloud complex)’라고 부른다. 가장 많이 관측된 성운은 M42 오리온 대성운, M43 드 모이란 성운, 불꽃 성운, 말머리성운이다


M42 오리온 대성운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들과 함께 오리온의 허리띠에 해당하는 위치에 있다M43 드 모이란 성운은 M42 바로 밑에 위치한 오리온의 검에 있다. 오리온의 검이라고 알려진 곳에서도 밝게 빛나는 별들이 있다. M42 오리온 대성운과 드 모이란 성운에 붙여진 메시에 번호(M: Messier number)가 다르지만, 드 모이란 성운은 오리온 대성운의 일부이다.






* 108

 




나트륨 나트륨(소듐) [2]



[2] 2014년에 화학 용어 개정안을 발표한 대한화학회는 나트륨을 영어식 명칭인 소듐으로 표기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나트륨과 소듐을 표준어로 인정했다. 







이 책은 독일어인 기존 원소 이름과 대한화학회가 권장하는 영어식 이름을 동시에 표기했다(173: 크로뮴-크롬, 타이타늄-티타늄, 몰리브데넘-몰리브덴). 그런데 나트륨은 소듐과 함께 표기되지 않았다.






* 115쪽 원주



 


가장 큰 금속 소행성은 폭이 약 200킬로미터인 프시케이다. [3]

 


[3] 지금까지 밝혀진 16 프시케(16 Psyche)의 금속(-니켈) 함량은 95%2021년 미국 애리조나대학 행성 과학 연구팀은 프시케의 금속 함량이 82.5%이며 공극률은 3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공극률이란 암석의 빈 부분을 나타내는 비율이다. (출처: <‘쇳덩어리소행성 금속 함량 알려진 것만큼 높지 않아>, 연합뉴스, 2021610)

 

애리조나대학 행성 과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가설이다. 과학자들은 실험과 관찰을 반복하면서 가설을 검증한다. NASA의 무인 탐사선 프시케의 관측 자료가 나올 때까지 16 프시케의 금속 함량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 310



 


 공룡이 사라지자, 땅굴을 파고 살던 작은 동물 집단이 땅굴에서 나와 지상으로 진출할 기회를 얻었다. 살아 있는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고 몸에 털이 있다는 점에서 동물계에서 아주 독특한 부류인 작은 온혈 동물[4]인 대재앙의 여파를 금방 떨쳐 내고 크게 번성했다.

 


[4] 온혈 동물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동물을 뜻한다. 온혈 동물은 체내에 있는 열을 이용해 체온을 조절한다. 그래서 뜨거운 피라는 뜻을 가진 온혈은 잘못된 표현이다. 지금은 온혈 동물 대신에 정온 동물또는 항온 동물이라고 쓴다.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없어서 외부 환경에 맞춰 체온을 조절하는 동물은 과거에 냉혈 동물이라고 했다. ‘냉혈이라는 표현 역시 과학적으로 맞지 않아서 변온 동물로 용어가 바뀌었다.





* 324



 


사분의자리 유성우 [5]



[5] 사분의자리는 과거 별자리 목록에 포함되었으나 국제천문연맹(IAU) 공인 별자리 목록에 제외되었다. 사분의자리 유성우(유성군)용자리 이요타(Iota, 요타)’라는 별 부근을 지나는데, 용자리는 국제천문연맹 공인 별자리다. 그래서 사분의자리 유성우를 용자리 유성우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책의 유성우 목록에 사분의자리 유성우가 딱 한 개만 소개되어 있는데, 사실 사분의자리 또는 용자리를 지나는 유성우는 두 개. 하나는 방금 언급한 사분의자리(용자리) 유성우이며 나머지 하나는 1933109일에 처음으로 관측된 용자리 감마 유성우또는 자코비니 유성우. 이 유성우의 모 혜성은 자코비니-지너 혜성(Giacobini-Zinner)’이다. 하지만 자코비니 유성우는 아시아에서 관측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우리나라에 볼 수 있다. 오늘 밤 1130에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나타난다. 이 시간대가 유성우를 볼 수 있는 최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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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8-1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운석이 별먼지라고? 그냥 지구의 먼지라고 생각하면 크게 오산이네. 별먼지 모으는 사람도 있잖아. 예전에 우박 맞고 죽은 사람도 있다던데 그게 그냥 우스개 소리가 이니었어. ㅋ

cyrus 2024-08-13 06:43   좋아요 0 | URL
다 타지 않고 지구에 떨어진 운석이 희귀한 편이에요. 이걸 빨리 발견하지 못하면 돌이 지구의 미생물에 의해서 오염되거나 풍화돼서 없어져요. 그래서 아주 작은 운석 알갱이도 찾는 과학자들도 있대요. ^^

서니데이 2024-08-13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말씀해주셔서 알았네요.
밤하늘 별자리는 설명을 들어도 하늘에서 보고 찾는 게 어렵더라구요.
뉴스를 검색해보니, 작년 12월에 8월 12일 유성우 기사가 있어요.
아마 이전에 읽었다고 해도 그 사이 몇 달 지나서 기억하지 못했을거예요.
잘 읽었습니다.
cyrus님,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cyrus 2024-08-15 13:45   좋아요 1 | URL
유성우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서 집 옥상에 올라갔어요. 제가 본 게 유성우인지 모르겠지만, 밤하늘에 천천히 움직이는 별 몇 개가 보였어요. ^^;;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 우주에서 일상을 바라본다면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 지음, 양미래 옮김 / 돌베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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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가 물 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 양희은 노래, <작은 연못>(1972) 1절 노랫말, 김민기 작사 · 작곡 -






우주가 까만 사막이라면, 지구는 작은 연못이다. 시푸른 연못이 비좁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우주로 가고 싶어 한다하지만 우주는 온통 위험투성이다. 우주는 인간이 살 수 없을 정도로 거칠다우주 방사선(Cosmic Ray)은 우주인의 건강을 위협한다소행성은 가탈스럽게 우주를 떠돈다. 묵직한 소행성이 이리저리 우주를 배회하다가 갑자기 지구 쪽으로 다가올 수 있다. 같이 놀고 싶지 않은 불청객으로 돌변한 소행성이 작은 연못으로 풍덩 빠져 버리면 연못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다 죽는다. 소행성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은 중력이다. 천문학자들이 소행성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어도 소행성이 움직이는 방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소행성은 우주여행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다.


작은 연못 안은 항상 소란스럽다. 이 연못에서 20만 년을 살아온 인간 때문이다. 인간들은 서로 싸우느라 바쁘다. 민족 및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일으킨다온난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연못은 계속 뜨거워진다그런데도 환경 오염을 방관해 온 기업과 정치인들은 지구 온난화를 부정한다. 일론 머스크(Elon Musk)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는 우주를 까맣고 위험한 사막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우주에서 거창한 사업을 하려는 기업인들의 눈동자에 달러($)가 박혀 있다. 오직 돈만 보이는 그들의 눈동자에 비친 우주는 까만 노다지.


지구는 인간이 살기에 아주 알맞은 행성이다. 인간은 지구에서 아주 오랫동안 운 좋게 살아남았다우리는 세상 물정 모르는 타인 우물 안 개구리라는 속담을 써가면서 놀린다우리의 눈길을 익숙한 지구가 아니라 낯선 우주에서 시작해 보자. 우주에서 바라보는 인간은 작은 연못 속 물고기. ‘작은 연못 속 물고기는 지구가 얼마나 살기 좋은 아늑한 행성인지 모른다.


우주에서 일상을 바라본다면.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는 책의 부제. 책의 부제에 있는 일상이라는 단어를 우주의 작은 연못또는 지구로 바꿔 보자. 그러면 독자는 우주에 직접 가지 않고도 우주인이 될 수 있다우주선에 탑승한 우주인들은 지구를 바라보는 순간 경외감을 느꼈다. 그들은 지구가 없으면 인간도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경외감을 느끼는 우주인들의 심리 상태를 조망 효과(overview effect)’라고 한다저자는 우주 비행사의 태도를 취하면서 지구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2의 지구를 서둘러 찾을 필요 없다. 지구 바깥에 또 다른 지구는 없다.[1] 더 잘 살려고 아등바등 싸우면서 살아가는 것은 지구와 함께 자멸하는 지름길이다. 지구로 언제 올지 모르는 소행성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다.


어떤 학자는 조망 효과가 우주인들에 미치는 영향을 회의주의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주에서 딱 한 번 지구를 바라본다고 해서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단번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지구가 아닌 우주의 색다른 매력에 푹 빠진 우주인들도 있다.


저자는 우주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와 소설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저자는 과학이 낯선 독자들이 어려워할 수 있는 과학 용어를 많이 쓰지 않았다과학 용어 대신에 천문학자와 우주를 몸소 체험한 우주인들의 목소리를 많이 담았다그래서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에 실린 여러 편의 글 곳곳에 지구와 우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묻어 있다


책 속에 독자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글로 채워져 있지만,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내용도 있다. 69쪽에 저자는 파충류 뇌(reptile brain)라는 용어를 언급했다. 본문 밑에 파충류 뇌에 대한 옮긴이 각주가 있다.






 체온 조절, 숨쉬기, 맥박 조절, 먹기, 잠자기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뇌간을 가리킨다. 뇌의 구조와 기능이 생존에 필요한 행동만 하는 파충류와 닮았다는 이유로 흔히 파충류의 뇌로 불린다.



파충류 뇌’가 있다고 믿는 학자들은 3억 년 전 인류의 뇌는 도마뱀의 뇌와 비슷했다고 주장한다. 도마뱀의 뇌는 음식을 먹고 교미하는 행동을 좋아한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뇌도 진화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생존 본능을 통제하는 이성이 발달하였고, 인류는 이성적으로 살아가는 포유류가 되었다.


과거 뇌과학자들은 뇌를 세 가지 층으로 분류했다. 그들의 학설은 삼위일체의 뇌(triune brain)’라고 불린다. ‘삼위일체의 뇌모델에 따르면 뇌간파충류 뇌, 뇌의 가운데 층에 있는 변연계감정적 뇌, 뇌의 바깥층에 해당하는 대뇌피질인간에게만 있는 이성적 뇌뇌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이성적으로 진화한 사실을 강조(자랑)할 때마다 삼위일체의 뇌’ 모델을 언급했하지만 삼위일체의 뇌오류로 판명되었다. 뇌는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뇌는 신경세포를 만들어가면서 진화했고, 점점 커지면서 재조직되었다. 인간, 파충류, 포유류, 영장류 등 모든 생명체의 뇌 크기는 제각각 다르지만, 뇌 구조와 기능은 별반 차이가 없다. 전부 다 같은 종류의 신경세포들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대뇌피질이 다른 동물보다 크다고 해서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낭설이다너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삼위일체의 뇌모델은 유전적 요인과 문화적 요인이 한데 얽혀서 복잡하게 진화한 뇌를 설명하기 위한 근거가 될 수 없다. ‘파충류 뇌’는 잘못된 통념이다.[참고문헌]




[참고문헌] 리사 펠드먼 배럿, 변지영 옮김,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1/2가지 진실, 더퀘스트, 2021. (1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cyrus의 주석>



[1] 아메데오 발비, 장윤주 옮김, 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 생명체, 우주여행, 행성 식민지를 둘러싼 과학의 유감, 북인어박스, 2024, 244.



* 99, 옮긴이 주

 




[아리안 로켓]

 유럽 우주국이 개발한 인공위성 발사용 로켓. 197912월 아리안 1 발사에 성공한 후 아리안 5까지 차례로 개발되었다.[2]

 


[2] 올해 79일 오후 4(한국 시간 710일 오전 2)아리안 6가 발사되었다. 아리안 6호에 초소형 위성 9가 장착되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항공대 연구팀이 만든 위성 ‘OOV-CUBE’.




* 185





 

데이비드 포스트 월리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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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 - 생명체, 우주여행, 행성 식민지를 둘러싼 과학의 유감
아메데오 발비 지음, 장윤주 옮김, 황호성 감수 / 북인어박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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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푸르스름한 집은 거대하다. 크고 작은 모든 생명체가 이 집에 함께 산다. 푸르스름한 집의 나이는 45억 살이다. 집이 20만 살이 되었을 때 인간이 살기 시작했다. 거대한 집에 정착한 인간은 또 하나의 집을 만들었다. 인간은 자기만의 집을 만들기 위해 동물이 살던 숲 집을 부쉈다. 숲 집이 파괴된 자리에 도시가 생겼고, 도시는 점점 커지면서 국가가 되었다. 인간은 거대한 집을 독차지했다. 욕심 많은 인간은 자신이 이 집의 주인이라고 떵떵거렸다. 그들은 계속 민폐를 끼치고 다녔다. 불도저로 숲 집을 싹 밀어버리고, 썩지 않는 쓰레기를 버렸


인간의 행패는 멈추지 않았고 푸르스름한 집은 시름시름 앓았다. 화를 잔뜩 품은 집은 산꼭대기에 구멍을 내서 빨간 고름을 내뿜는다. 모든 것을 다 녹을 정도로 엄청 뜨거운 빨간 고름은 용암이다. 용암이 나오는 이 병의 이름은 화산이다. 푸르스름한 집은 너무 아프면 몸부림을 심하게 치는 편이다. 거대한 집이 한 번 흔들면 땅이 쩍 갈라지고, 도시는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진다. 푸르스름한 집이 경련을 일으키면 지진이 일어난다. 푸르스름한 집이 예전 같지 않다. 과학자들은 병든 집에 계속 살면 언젠가 모든 생명체가 멸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기감을 느낀 인간은 푸르스름한 집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우주선을 만들어 새로운 ’을 찾으러 나섰.


푸르스름한 집의 성격은 둥글둥글하다. 무려 20만 년이나 연약한 인간을 보호해 주었고, 자신을 괴롭히는 인간을 쫓아내지 않는다. 성격도, 생긴 것도 둥글둥글한 이 집의 이름은 지구.[주1] 인간의 욕심과 오만함은 하늘을 뚫을 정도로 치솟는 중이다. 이제는 우주까지 넘본다. 인간은 우주에 2의 지구가 될만한 행성이 있기를 바란다. 사업가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인류의 새로운 거주지는 화성이라고 주장한다화성과 함께 자주 거론되는 또 다른 우주 거주지는 달이다. 총 여섯 번이나 우주인들이 달에 발을 디뎠다화성은 제2의 지구가 절대로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달 유인 탐사에 큰 기대를 건다.







인간은 몰염치하다. 푸르스름한 집이 망가질 정도로 20만 년 동안 제멋대로 이용해 놓고선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집에서 얼른 탈출해야 한다면서 주장한다. 그러는 와중에 인간은 계속 공장을 만들어서 오염 물질을 배출한다. 집 나가면 개고생한다. 인간이 지구라는 소중한 집을 나가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고난을 겪는다


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인간이 지구를 떠나면 안 되는 과학적인 이유를 알려 준다. 이 책의 저자이자 천체물리학자인 아메데오 발비(Amedeo Balbi)과학적 회의주의 핀셋을 이용해 동료 과학자와 사업가들이 낙관적으로 보는 우주여행과 2의 지구찾기 프로젝트의 문제점과 현실적인 한계를 꼬집는다. 저자는 우주가 인간에게 적대적인 곳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우주에 중력이 없고, 지구에 살면서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물과 공기도 없다. 지구에 태양풍과 우주 방사선을 막아주는 밴 앨런 대(Van Allen Belt)’라는 거대한 자기장이 있다. 하지만 달과 화성에 자기장 보호막이 없다. 우주 방사선을 오래 쬐면 몸이 망가진다. 인간이 우주에 생활하려면 보호 장비를 입어야 하며 완전히 밀폐된 우주선 안에서만 살아야 한다.


저자는 우주여행과 우주를 식민지로 만들려는 계획이 공상과학소설에 나올법한 허구에 가깝다고 주장한다50년 안이든, 100년 안이든 몇 년 안에 인간을 우주로 보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은 천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을 현혹하는 헛소리천문학은 단순히 지구 밖에 쫙 펼쳐진 무한한 우주를 이해하거나 새로운 행성을 찾기 위한 실용적인 학문이 아니다. 비록 우주는 차갑지만, 천문학은 무수히 많은 소행성에 둘러싸인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 행성인지 다시 보게 만드는 포근한 학문이다. 우주의 실체를 이해하면 인간이 지구에서 20만 년 동안 살았다는 사실이 행운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천문학은 우주뿐만 아니라 진짜 지구를 비추는 거울이다. 천문학자들은 천문학 거울을 만날 들여다보면서 말한다. “거울아, 거울아. 오늘의 우주와 지구의 상태는 어때?” 천문학 거울의 성능은 뛰어나지만, 크기를 알 수 없는 우주 전체를 담기에 비좁다. 그래서 천문학 거울에 드러난 우주는 전체가 아닌 일부분에 불과하. 여전히 우주에는 천문학자들이 발견하지 못한 지식이 널려 있다. 천문학 거울은 담담하게 푸르스름하고 거대한 집의 전체 모습을 보여 준다. 천문학 거울은 지구를 비출 때마다 러시아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Yuri Gagarin)이 했던 말을 알려 준다.

 

우주는 매우 어두웠지만, 지구는 푸르렀습니다.”

 

천문학자가 아니더라도 지구에 오랫동안 거주한 인간은 천문학 거울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45만 년 동안 잘 버티고 있는 푸르스름한 집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1] 지구의 형태는 완전한 구체가 아니다. 동서 방향으로 약간 불룩한 타원체로 이루어져 있다(출처: 국토지리정보원, 공간정보 용어사전 편평률항목)






<cyrus의 주석>



* 25쪽, 67








<2001: 우주의 오디세이> <2001: 우주 오디세이> [주2]



[2]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감독이 만든 영화 <2001: A Space Odyssey>‘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알려졌다. 그런데 이 책에 영화 제목이 다르게 나온다. 처음에는 ‘2001: 우주 오디세이로 표기되어 있다(25). 67쪽에 영화 제목이 잘못 적혀 있다. ‘2001: 우주의 오디세이로 되어 있다. 160에 영화 제목이 또 한 번 나오는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100



 


우주왕복선 계획(30년간 운영되다 2011년에 종료된 재사용 가능한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으로, 두 차례의 큰 재난으로 14명의 우주인이 사망한 비극[3]도 포함된다)

 


[3] 미국 우주탐사 역사상 최악의 참사는 1986챌린저호 폭발 사고2003컬럼비아호 폭발 사고. 챌린저호는 발사된 지 2분이 채 안 돼 공중에 폭발했고,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일곱 명의 우주인이 사망했다. 컬럼비아호는 지구로 귀환하는 중에 공중 폭발하여 우주인 일곱 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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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8-0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 그 비용으로 어떻게 하면 지구를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야지 지구는 엉망인데 무슨 얼어죽을 우주여행이냐. 설사 갈수있다고 해도 있는 사람 얘기지 서민들은 꿈도 못 꿀 일을. 하여간 머스크는 참 독특한 사람이야. 맘에 안 들어. ㅉ

cyrus 2024-08-06 06:48   좋아요 0 | URL
민간 우주여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찬성하는 사람들은 우주여행을 너무나도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주 구체적으로 우주여행을 준비하면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고, 제대로 준비한 만큼 비용이 엄청 많이 들어요.

페넬로페 2024-08-05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로 나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이 필요한데~~
우주로 가든, 가지 않든
인류의 먼 미래는 설국열차나 매드맥스가 될 가능성이 많아 보여요 ㅠㅠ

cyrus 2024-08-06 06:50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우주에 가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고, 우주에 단기간 머무를 때도 돈이 많이 있어야 해요.. ^^;;

공쟝쟝 2024-08-12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으려고 찜해뒀는데.... 냉큼 읽으셨네.. (허탈.. 왜?)

cyrus 2024-08-12 06:50   좋아요 1 | URL
<과학책방 담다> 다음 북큐레이션 주제가 ‘지구와 우주’라서 지난달부터 천문학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

공쟝쟝 2024-08-12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너무 멀리가진 마시고 저는 이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ㅋㅋㅋㅋ
 



나는 무신론자다. ()종교인이다. 종교에 대해 잘 모른다. 어린 시절, 내게 불쑥 다가와서 교회에 다녀보라면서 전도하는 사람들이 싫었다. 신이 어쩌고저쩌고 말하는 그들이 이상했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 위인전을 읽고 나서 적은 독후감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한 글이었다당시에 썼던 감상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나는 교회가 싫어요!” 


인간과 유인원은 같은 조상에게서 진화된 종()이라고 주장한 다윈. 종교는 다윈의 진화론을 반기지 않았다성직자들은 만물을 창조한 신이 설 자리가 없어 보이는 진화론을 비난했다. 종교를 미워한 나는 다윈이 무지하고 편협한 종교에 괴롭힘을 당하는 위인이라고 믿었다.


과학과 종교. 이 두 단어를 한자리에 모아놓으면 대부분 사람은 제일 먼저 갈등충돌을 떠올린다. 과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한 손에 성경을 들고 다니면서 창조론을 주장하는 종교인들을 비난한다. 종교인들은 기적과 천국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을 싫어한다. 그들 중에는 종교를 비판하는 과학자들이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와 같은 전투적 무신론자에 속한다고 인식한다. 종교인이 과학자들을 싫어하면 과학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과학을 외면하는 종교인들을 싫어하면 종교를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과학자와 종교인들은 과학과 종교 사이에 커다란 갈등의 벽이 세워져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분리의 역사가 아닌 ‘상호보완의 역사였다는 관점이 주목받고 있다과학책방 담다의 두 번째 큐레이션 주제는 과학과 종교 톺아보기. 국어사전은 톺아 보다의 뜻이 샅샅이 살피다라고 말한다과학과 종교를 톺아보는 일은 과학과 종교에 오랫동안 달라붙은 편견을 씻어내는 일이다. 과학과 종교를 둘러싼 편견의 대표적인 예가 앞서 언급한 과학과 종교의 갈등 관계이다.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 편견이 지속되면 또 다른 편견을 낳는다. 과학의 입지가 줄어든 중세를 암흑시대로 규정하는 관점 역시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오해해서 생긴 편견이다.


















* 로널드 L. 넘버스, 코스타스 캄푸러키스 엮음, 김무준 옮김 통념과 상식을 거스르는 과학사: 뉴턴에서 멘델까지, 과학을 둘러싼 역사적 오해들(글항아리사이언스, 2019)

 

* [절판] 로널드 L. 넘버스 엮음, 김정은 옮김 과학과 종교는 적인가 동지인가(뜨인돌, 2010)




과학이 종교보다 우위에 서 있는 학문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종교의 부정적인 면을 바라본다. 이러면 과학과 종교가 서로 만나면서 발전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보지 못하게 된다통념과 상식을 거스르는 과학사과학과 종교는 적인가, 동지인가라는 두 권의 책의 집필에 참여한 역사가와 과학철학자들은 과학과 종교의 갈등 관계중세는 암흑시대라는 상식이 잘못된 통념이라고 입을 모아 주장한다.

















* 토머드 딕슨, 김명주 옮김 과학과 종교(교유서가, 2017)




과학과 종교는 과학과 종교, 두 분야 모두 생소한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다.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과학과 종교 관계는 갈등또는 조화로 너무나도 쉽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진화론 대 창조론과 같은 과학과 종교가 충돌한 역사적인 사례를 분석한 이 책은 과학과 종교가 만나는 지점에 정치적 이해 관계도 작용하고 있음을 설명한다과학 대 종교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은 과학과 종교가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이해하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 바이올렛 몰러, 김승진 옮김 지식의 지도: 일곱 개 도시로 보는 중세 천 년의 과학과 지식 지형도(마농지, 2023)


* 김주연 김주연의 철학사 수업 2: 고중세 그리스도교 철학(사색의숲, 2022)


* 움베르토 에코, 이윤기 옮김 《장미의 이름》 (열린책들, 2009)




중세는 우리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어둡지 않았다중세에도 과학이라는 학문이 있었다지식의 지도고대 그리스의 과학 지식을 보존하고 독자적인 방식으로 연구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지적 풍토를 주목한 책이다. 이 책은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유럽 학문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을 보여준다.


중세 영국의 신학자이자 스콜라 철학자인 로저 베이컨(Roger Bacon)실험을 통해 지식이 옳은지 아닌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험과학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강조한 학자.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프란체스코회 수도사 윌리엄은 자신의 스승이 로저 베이컨이라고 언급한다김주연의 철학사 수업 2: 고중세 그리스도교 철학에 로저 베이컨의 철학을 자세하게 소개한 내용이 나온다.
















* 도널드 R. 프로세로, 류운 옮김 화석은 말한다: 화석이 말하는 진화와 창조론의 진실(바다출판사, 2024)




화석은 말한다화석과 같은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잔뜩 널려 있는데도 이를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창조론자들을 반박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을 이해하는 종교의 긍정적인 사례들도 언급한다. 진화론을 이해한 종교가 있었기에 진화론 연구가 발전되었다. 현재 활동 중인 고생물학자들 대다수는 기독교인이다. 이들은 교적 교리와 별개로 반복된 실험을 거쳐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연구한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관한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고른 책들에 담긴 모든 지식은 오류 가능성이 있다. 정설에 반하는 증거가 나오면 정설을 의심해 보고 검증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실행하는 학문이 바로 과학이다.








[과학책방 담다]

2021421일 작성

https://blog.aladin.co.kr/haesung/15476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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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7-20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갈다˝ ˝담다˝^^

cyrus 2024-07-21 20:43   좋아요 2 | URL
‘갈다’보다 ‘담다’라는 표현이 더 좋지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