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일하는 회사에서는 직원에게 독서지원금을 준다. 예전에 한 번 이와 관련된 내용의 글을 써서 밝힌 적이 있다. 독서지원금은 2만 원. 무조건 2만 원 이내 가격의 책을 사야 한다. 2만 원으로 책 두 권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책을 사고 나면 독후감을 써서 회사 인트라넷에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독후감을 대신 써줬다. 독후감을 잘 쓴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지도 않을 거면서 왜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제 동생이 카톡으로 회사의 독서지원금 제도가 변경된 사실을 알려줬다. 독서지원금 액수는 변경되지 않았지만, 고를 수 있는 책의 분야가 확 줄어들었다. 이번 달부터 요리 관련 책만 사야 한다. 웃긴 건 회사가 직원의 독후감 제출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생이 요리책 독후감을 어떻게 쓸 것이냐고 말했다. 나는 ‘줌마체’로 쓰겠다고 대답했다.

 

 

줌마체는 전업주부들이 블로그, 육아 카페 등에서 사용하는 말투를 의미한다. 줌마체의 가장 큰 특징은 친근하고 다정한 느낌을 주는 표현을 많이 쓴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쓴 내용을 줌마체로 변경하면 이렇게 된다.

 

 

 

이번 달에도 울남푠이 회사에서 주는 독서지원금을 받았다고 하네요. 무조건 2만 원 이내 가격의 책을 살 수 있답니당~ 그래서 2만 원으로 책 두 권을 살 수 없어요ㅠ 흑흑 ㅠㅠ 아유~ 저는 왜 이리 책 욕심이 많은걸까용??? *^^* 책을 다 읽었으면 리뷰를 써야 해요. 제가 리뷰를 대신 써준답니다. 리뷰 잘 쓴 직원에게 뽀나스 주지도 않을거면서 왜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

 

 

에공~ 깜빡할뻔 했네요. 또 하나 중요한 사실!!! 이제부터 요리책만 살 수 있대요. 리뷰를 써야겠지만 마음에 드는 요리책을 살 수 있어서 넘 좋아요. 호호호 *^^* 요리책에 나온 음식 만들어서 울남푠이랑 딸램에게 제 실력 함보여줘야겠네요. 잇님들~ 제가 사는 요리책이 뭔지 기대해주세용~ *^^* 열씨미 읽고 리뷰랑 음식 인증샷 올릴께용~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용~~~!! 구럼 20000 총총~~ ^^

 

 

※ 울남푠 : 우리 남편

뽀나스 : 보너스

딸램 : 딸내미

함보여줘야겠네요 : 한 번 보여줘야겠어요

잇님들 : 이웃님들

 

 

어떤 이들은 줌마체가 오글거려서 싫다고는 하지만, 나는 줌마체를 좋아한다. 나도 모르게 줌마체를 따라서 읽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가끔 너무 과할 정도로 오글거리는 표현이 있지만, 딱딱한 문체보다 읽기가 편하다. 그런데 시험 삼아 줌마체로 글을 써보니까 은근히 어렵다. 줄임말을 쓰는 게 어색하다. 역시 나는 ‘아저씨’였다. 그나저나 요리책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난감하다. 사진까지 첨부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알라디너 잇님들은 요리책 리뷰를 어떻게 쓰는지 참고해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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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5-19 1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2만원가지고 요리책은 좀 약한데요.ㅎㅎㅎ요리책은 두껍고 사진이 많이들어가서 30000원되야.ㅋ 그런데 서평제출이라 아고.ㅎㅎㅎㅎ

cyrus 2016-05-19 18:19   좋아요 0 | URL
사진집을 읽으라고 하면 정성을 담아서 쓸 것입니다. ㅎㅎㅎ

서니데이 2016-05-19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줌마체가 글씨체를 먼저 떠올렸는데 그런 의미였군요.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모르는 단어도 있었어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cyrus님 좋은하루되세요.

cyrus 2016-05-19 18:21   좋아요 1 | URL
주부들만 사용하면서 공유하는 줄임말이 엄청 많아요. ‘~체’로 시작하는 양식이 꽤 많습니다. 서니데이님, 편안한 밤 보내세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잇님들 가내 평화가... ㅋㅋㅋㅋㅋ

cyrus 2016-05-19 18:22   좋아요 0 | URL
줌마체에서만 사용하는 재미있는 줄임말이 많습니다. 진짜 ‘잇님’은 대박입니다. 어떻게 ‘이웃’을 줄일 생각을 했을까요? ㅎㅎㅎ

stella.K 2016-05-19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고책 사면 되는데...
근데 왜 요리책만 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짱나겠다.
근데 줌마체 웃기긴 하다.ㅋㅋ

cyrus 2016-05-19 18:24   좋아요 0 | URL
살 수 있는 조건이 엄청 까다로워요. 신간인데도 못 사는 책이 있어요. 그리고 중고책으로 살 수가 없어요. 독서지원금이 회사 내 서점에 주문해야 써야 되거든요. 진짜 짜증납니다. 차라리 이런 제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수이 2016-05-19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마체 난 싫던데;;;; 나도 모르게 줌마체 썼던 적 있나 뒤돌아보게 되네;;;

cyrus 2016-05-19 21:13   좋아요 0 | URL
카페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하면 줌마체를 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ㅎㅎㅎ

boooo 2016-05-1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는걸요-

cyrus 2016-05-19 21:13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singri 2016-05-19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줌만데 줌마체 못쓰고

cyrus 2016-05-19 21:13   좋아요 0 | URL
아유~ 안 써도 됩니다. ㅎㅎㅎ

보물선 2016-05-19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귀여우셔라~

cyrus 2016-05-19 21:14   좋아요 1 | URL
예상하지 못한 반응인데요. ㅎㅎㅎ

찔레꽃 2016-05-1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마체, 마음에 온기가 있어야 나올 것 같아요. 왠지 쉬울 듯 하면서도 쉽지 않을 듯...

cyrus 2016-05-20 16:27   좋아요 0 | URL
줌마체를 잘 쓰려면 친근감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

감은빛 2016-05-20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마체가 뭔가 했더니 인터넷에서 자주 접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투로군요.

어제도 누군가랑 얘기하다가 인터넷 상에서 읽는 글의 상당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더니, 오히려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더라구요.

잇님들은 이 글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단어군요.

cyrus 2016-05-21 17:06   좋아요 0 | URL
젊은 사람들이 주부들의 줄임말을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러다가 특정 세대만 사용하는 줄임말이 계속 생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