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인데 몹시 추웠다. 외출했다 돌아와서는 씻지도 않고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손도 발도 그리고 온 몸이 꽁꽁 얼어붙어 있는 것 같았다. 아빠는 보일러를 틀어줬다. 잠시후 몸이 녹고, 씻고, 잠을 청하려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남동생이 맥주를 사가지고 들어와서는 같이 마시자고 했다. 나는 싫다고, 자겠다고 했다. 남동생은 정말로 진심이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리고 잤는데,  

 

새벽에 깼다. 두시쯤. 그리고 다시 잠들지 못하겠더라. 뒤척이다가 일어나서 불을 켜고, 책을 읽었다. 웃어넘기기엔 좀 슬픈 책.  

-네 말이 맞아, 내 귀여운 것. 난 돌아왔어. 하지만 난 이제 뭘 가지고 일을 해? 톱질할 판자를 뭘로 잡느냔 말이야. 내 윗도리의 텅 빈 소맷자락으로? 

의자에 앉아 있던 다른 젊은이가 비웃으며 말했다. 

-나도 살아 돌아왔어. 아랫도리가 마비되긴 했지만. 다리는 물론 그 나머지 것도 말을 듣지 않아. 차라리 한방에 아주 가는 편이 나을 뻔했어. 

다른 여자가 말했다. 

-당신들은 만족할 줄 모르는군요. 나는 병원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모두들 그러더군요. "내 몸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난 살고 싶어, 살아서 고향에 돌아가 아내도 보고 어머니도 보고 싶어. 조금만 더 살았으면..." 

한 남자가 말했다. 

-당신, 입 닥쳐. 여자들은 전쟁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 

그 여자가 말했다. 

-아무 것도 모른다고? 바보 같은 소리! 온갖 궂은 일, 온갖 걱정에 빠져 지내는 게 여자야. 아이들 먹여 살려야지, 부상병들 돌바야지. 당신들은 일단 전쟁만 끝나면 모두 다 영웅이 되잖아. 죽었으면 죽어서 영웅, 살아 남았으면 살아서 영웅, 부상병은 다쳐서 영웅. 전쟁을 일으킨 것도 당신들 남자들이고, 전쟁은 당신들 거야. 당신들이 원해서 그렇게 한 거야. 개똥같은 영웅들아! 

모두들 왁자지껄 떠들고 고함치기 시작했다. 우리 옆에 있던 노인이 말했다. 

-아무도 이런 전쟁을 원하지 않았어. 아무도, 아무도.

 

 

 

 

 

따뜻한 차 한잔이 간절했다. 따뜻하고 맛있는 차. 방문을 열고 나가보니 거실에서는 남동생이 텔레비젼을 켜두고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다. 나는 남은 맥주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남동생을 흔들어 깨웠다. 니 방 가서 자. 그리고 물을 끓였다. 따뜻하고 맛있는 유자차를 한잔 해야지. 컵을 꺼내고 숟가락을 들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유자차를 꺼냈는데, 그 유자차 병 속엔, 

 

된장이 가득 들어있었다. 유자차는 없었다. 

인생은 이따위다. 

유자차병 속엔 된장이 가득 들어있고, 꿈 속에선 나를 들뜨게 하는 남자 대신 직장 상사가 나왔다.  

유자차대신 녹차를 마셨지만, 꿈은 오늘 밤 잠자면서 또 꿀 수 있을테지만, 어쩐지 모든게 다 서운하고 쓸쓸하다. 쓸쓸하게만 느껴지는 아침이다.

 

 

종종  달로 보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꼭 그 마음만큼  달에서 도로 데려오고 싶은 상대는 좀처럼 꿈에 나타나주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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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3-2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자차병 속에 든 된장.
이런 거죠 뭐 인생이란.. ^^
달로 함께 가서 살고싶은 사람 있으면 좋을텐데요.
잘 보내요, 오늘은 일요일.

다락방 2010-03-28 20:33   좋아요 0 | URL
잘 보내셨나요, 일요일은?

전 음, 일요일은 본래 술을 잘 마시지 않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꼭 소주 한잔 하고 싶어서, 소주 한잔 하고 들어왔어요. 귀까지 열이 나는 일요일이에요. 이렇게 조금 뜨거워지고 나면 한주일을 또 잘 버텨낼 수 있겠지요?

네, 인생은 그런거에요.

2010-03-28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8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8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8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weetrain 2010-03-28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저도, 인생이...초콜렛 상자 안에,
쓰디 쓴 카카오 99% 초콜렛만 들어 있는 기분이어요.
저도 꿈에서 회사 상사의 모습을 봤던적 있어요.

그냥...확 달나라로 보내버리고 싶은, 그런 사람도 있고요.

다락방 2010-03-28 20:38   좋아요 0 | URL
1% 달디단 초콜릿을 꺼내기 위해서 우리는 99%의 쓰디쓴 인생을 살고있는건가 봐요. 인생은 그래서 의미있는건지도 모르겠어요.

내일이 월요일이라는게 저는 아직도 끔찍해요. 직장생활을 해볼만큼 해봤지만 말예요.

우리, 잘 보내보기로 해요. 남은 일요일도, 그리고 다가올 한주도, 계속되는 삶도.

sweetrain 2010-03-29 11:34   좋아요 0 | URL
오늘은, 그래서 부장님께 정식으로 말씀드렸어요.
사무실에서 야, 너라고 불리고 반말 듣는게 불쾌하니,
단비씨라고 부르고 존칭해달라고요.
만약 부장님 선에서 해결이 안되면, 나중에 본부장님 찾아갈 생각입니다.
(본부장님 부터가 저한테 반말을 하시니;)

그래도 달라지는게 없으면, 4월 15일 월급 받고 회사 그만두려고요.
(그동안 새 직장도 좀 알아보고...)

일단 말해 놓으니 맘이 홀가분해요. 그러니, 저도, 잘 보내려고 해요.^^

다락방 2010-03-30 08:53   좋아요 0 | URL
저는 반말 자체는 쓰는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야, 너 라는 호칭은 정말 심하네요. 전 처음에 미쓰~ 이렇게 부르는것도 소름 돋았더랬어요. 뭐, 지금은 직함때문에 미쓰라고는 아무도 부르지 못하지만 말이죠.

어떻게 됐을까요, 지금쯤? 네네, 잘 보내요, 잘.

순오기 2010-03-2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집엔 유자차를 잘 마시지 않아서 작년, 재작년 것도 있는데... 보내드릴까요?^^

간밤에 TV에서 멋진 영화를 봤어요.
오도리 토드의 인게이지먼트, 전쟁에 나간 약혼자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해 찾아내는 감동....
이런 사랑이라면 달로 보내버리지 않아도 되는데...^^

다락방 2010-03-28 20:4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저희집도 유자차를 잘 마시지 않거든요. 저는 식구들중에서 저 혼자만 가끔 아주 가끔 유자차를 마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유자차병에 된장이 들어있을 때 정말 놀랐고 엄청나게 실망했답니다. 어제 새벽에 제게는 유자차가 간절했어요. 사람도 그렇잖아요. 간절히 원하는 대상은 누군가 대신해줄 수는 없는거잖아요. 녹차를 마셔서 그런대로 좀 따뜻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못내 서운했어요.

제가 달로 보내고 싶은 상대는 저를 휘저어놓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달로 보냈다한들, 다시 데려오고 싶을거에요, 반드시. 아니면 내가 달로 가든가. 새벽 세시의 레오가, 에미를 그렇게 생각했어요.

... 2010-03-28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제가 여는 모든 병에 유자차가 아닌 된장이 있는걸요, 흑흑.

이런 젠장스런 봄에 읽기엔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너무 서슬퍼런 칼날이 아닌가요? 저는 사무라이 칼에 스윽 베이는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도대체, 왜, 어찌하여, 지금 이 순간 다시 그 젠장스런 기분이 새삼스레 그리워지는 거지?)

다락방 2010-03-28 20:42   좋아요 0 | URL
저는 정말이지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 그렇게 서슬퍼런 칼날일줄은 몰랐어요. 예쁘고 아련한 책이 아닐까 생각하고 펴들었다구요. 그 책이 저를 그렇게 혹독하게 고문할 줄은 몰랐어요. 웃는게 웃는게 아닌, 그런 책이에요. 그런걸 블랙유머라고 하는걸까요?

네, 젠장스런 봄에 읽기엔 너무 잔혹한 소설이죠.

요즘 모든 유자차병에 된장이 가득해서 잘 보이지 않으셨던가요? 저는, 빌어먹을, 일요일인데 소주 한잔 했어요. 도무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요. 저를.

2010-03-28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8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fiore 2010-03-28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만화 아르미안의 네딸들에 나오는 말이지요? 혹 다른 곳에 나온 건가요?
여튼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

레오'가 누구인가요? 흠.. 저 문장같은 저런 여자'가 되어야하는데 말예요.
누굴 좋아하면 순둥이가 되어버리는 저로서는 --; 그치만, 저렇게 되고야 말거예욧! ㅎㅎ

다락방 2010-03-28 20:47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fiore 님. 아르미안의 네딸들에 나오는 구절이에요. 가장 인상깊은 구절이었고, 그래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구절이지요. 저 역시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정말 그렇잖아요. 미래는 예측불허잖아요.

레오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의 남자 주인공이에요. 레오는 에미가 자신을 휘저어놓기 때문에 달로 보내고 싶었다가 다시 데려오고 싶어하지요. 저는 세상에, 그 마음이 너무나 이해되요. 절실하게.

네, 우리, 이 봄에 누군가를 아주 그냥 휘저어 놓자구요!!

무스탕 2010-03-28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정말 오랫동안 제 다이어리 맨 앞장에 씌여져 있던 문구지요. 정말 예측 불허더군요. 조금의 힌트도 안주고.. -_-+

달로 보내버리고 싶은 맘이 들때 쏴 보내버리고, 보고싶을땐 델꼬오지 말고 내가 가서 질릴만큼 보다가 다시 비기(보기가 아니고 비기)싫어지면 나만 오면 안될까.. 하는 생각도.. ㅎㅎㅎ

다락방 2010-03-28 21:4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무스탕님. 유자차 병 속엔 된장이 들어있을지도 몰라, 라고 누군가 미리 언질을 주었더라면 제 기대치도 낮아졌을 수 있었을텐데 말예요. 그쵸?

음, 생각해봤는데요, 저는 아마도 제게 그런 상대를 달로 보내버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괴롭든 괴롭지 않든 여기서 함께 살고 싶을것 같아요. 왜 그런 노래 가사가 있잖아요.

"그댈 잊는것 보다 그댈 인정하는게 조금 더 쉬울 것 같아요~"


ㅎㅎ

치니 2010-03-29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 이래서 다락방님 페이퍼를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와하하하, 혼자 크게 웃었어요.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음음, 대단했어요. 책을 읽고 깜짝 놀란 기분이 된 건 드물게 몇 번인데 그 중 이 책이 있었어요.

다락방 2010-03-29 09:40   좋아요 0 | URL
치니님. 치니님은 유자차병에 된장을 담지 말아주세요. 최소한 꿀이라도 담아줘야죠 ㅠㅠ 된장이 뭐야, 된장이 ㅠㅠ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네 정말 대단했어요. 음, 뭐라 말해야할지 잘 모를 그런 기분이에요. 제가 읽은게 상권인데 그 다음 이야기들을 읽어도 좋을지 아닐지..아 정말 모르겠어요. 이 책에 그런거 나오거든요, 언청이에다가 사팔이 소녀가 개(멍멍이)를 유혹해서 섹스하는 장면요. 그 장면이 너무 슬픈거에요, 너무. 하아-

치니 2010-03-29 09:56   좋아요 0 | URL
그 다음 이야기들을 꼭꼭 읽어야해요, 다락방님.
읽지 않으면 무지무지하게 후회하게 됩니다.
읽어야만 해요.

다락방 2010-03-29 10:03   좋아요 0 | URL
알았어요, 치니님.
지를게요.
안그래도 [마더 나이트] 읽고 커트 보네거트가 좋아져서(뜬금없이 웬 커트 보네거트 이야기?) 그 분의 책도 보관함에 막 넣었거든요. 마침 반값할인을!! 그거랑 같이 질러야겠어요. 아잉.

비로그인 2010-03-2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저희 부친이 린스 병에다 섬유 유연제 부어두셔서 그걸로 머리 감은 적 있어요.

다락방 2010-03-29 10:17   좋아요 0 | URL
역시 미래는 예측불허. Jude님이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나는 언젠가 섬유 유연제로 머리를 감게 되겠지, 하고 말입니다.

월요일 아침, 잘 보내고 있어요?

sweetrain 2010-03-29 11:57   좋아요 0 | URL
저는 폼클렌징으로 양치해본적 있어요. ㅜ.ㅜ

웽스북스 2010-03-29 16:13   좋아요 0 | URL
저는 아이리무버 스킨인줄 알고 3일동안 발랐어요.
나이들었나봐. 피부가 점점 이상해져, 하면서 듬뿍 듬뿍

다락방 2010-03-30 08:53   좋아요 0 | URL
우리는 모두들 예측불허의 삶을 살고 있군요! ㅎㅎ

저도 바디 클렌져로 세수한적 있고, 화장실에 스카치 테이프 들고 간적도 있어요. ㅋㅋㅋㅋㅋ

니나 2010-04-01 00:00   좋아요 0 | URL
악, 저도 저희 엄마께서 린스 병에 섬유 유연제 부어두셔서 그걸로 머리 감은 적 있다는
하하 ;; 보편적인 일이었던가...

전 친구 아빠 칫솔로 이 닦은적 있어요 윽.
친구네 자러 갔다가 친구가 제가 쓸 칫솔 잘못 알려줘서 ㅠㅠ

어릴 때 물파스 뚜껑 안열려서 입으로 열려고 했다가
혓바닥 파열 위기에 처한적도

쓰고 있으니 주마등같이 지나가네요 지난 일들이... ㅋㅋㅋ

마노아 2010-03-29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에 참기름을 부어 밥을 비볐는데, 그 병에 든 건 웬 약품이었어요ㅜ.ㅜ
어제 울 엄니는 들기름을 잘못 드셨다는데, 아마 당신이 넣어두신 걸 잊으셨을 거예요...;;;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 그래서 슬프고, 그래서 매력적이에요.

다락방 2010-03-30 08:54   좋아요 0 | URL
전 어릴적에 바퀴벌레 죽이겠다고 집안 구석구석에 깔아놓은 바퀴벌레 약을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본 적이 있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칼 날이 잘 갈아졌는지 손가락 데고 베본적도 있어요. 피가 철철 났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이건 예측불허가 아니고 바보같은 짓이로군요. orz

L.SHIN 2010-03-2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슬픔. 그리고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공감. 그래서 또 슬픈.
냉장고를 열었는데 박박 긁어도 티스푼으로 1스푼 밖에 나올 거 같지 않은 빈 유자차 통을 봤을 때의 기분이란.
배는 고픈데, 어쩐지 기분이 꿀꿀해 대충 먹고 싶어 냉장고를 열었는데, 우유가 없을 때.
아몬드 후레이크를 우적우적 그냥 씹으며 생각하죠. 이 늦은 밤에 우유 하나 사자고 편의점에 가?

그런데, 다락님의 '꼭 그 마음만큼 달에서 도로 데려오고 싶은 상대는' 누구일까.
희한하게도 말이죠, 내가 좋아하는 알라디너가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그리워하는 등의 문장을 쓰면
질투가 나요. 내가 데리고 살 것도 아니면서 말이죠.(웃음)

다락님은 결혼할 때, 다락님과 그리고 다락님의 글과 사랑에 빠지느라 마음을 뺏긴 수 많은 알라디너들에게
위자료를 지불해야 해요. 저한텐 소세지 10개로는 어림도 없어요!

다락방 2010-03-30 08:56   좋아요 0 | URL
저는요, 위자료를 지급할 돈이 없어요. 소세지 열개쯤은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그걸로 안된다고 하시니 음, 그냥, 그냥, 결혼하지 않는쪽을 택하겠어요. 불끈! ㅎㅎ

아, 그러나 미래란 예측불허. 누군가 무릎꿇고 결혼해달라고 애원하면 저도모르게 예스라고 외칠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미래는 예측불허라잖아요. 히히.

닭갈비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시고 싶은 하루가 시작됐어요! 잘 보내요, L.SHIN 님! :)

기억의집 2010-04-01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무래도 다락방님을 위해 된장차를 발명해야 겠어요.^^

다락방 2010-04-01 23:18   좋아요 0 | URL
아잉~ 된장차라면..맛있을까요? 그냥 유자차병에는 유자차만 넣어주세요. 흑 ㅜㅡ

stillyours 2010-04-05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이지 !!
(다락방 님이 제 서재에 남겨주신 댓글의 댓글에도 제대로 끝맺은 문장이 없는데,
이곳에 와서도 저는 마찬가지군요. 흣. 좋은 글 열심히 읽고 갑니다* 오늘은 날씨가 참 좋으네요.)

다락방 2010-04-05 09:26   좋아요 0 | URL
저 이번에 지를때 이거 중,하권 산다는걸 또 깜빡했지 뭐에요! 으윽!!

꽃핑키 2010-04-0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유자차 병속에 된장이라 ㅠ ㅋㅋ
덕분에 저는 빵~터졌지만. 인생은 이따위다 라는 말씀에 고개가 아프도록 끄덕끄덕해봅니다..
저는 이책 상권 읽고 다음권이 너무 궁금해서 미치겠더라구요 ㅋㅋㅋ 반가운 책이네요 :)

다락방 2010-04-09 14:55   좋아요 0 | URL
저 일단 중권 주문해놨습니다. 히히
오늘 집에 가면 와있을거에요.

네네, 인생은 이따위지요. 흐음, 그래도 뭐 맹렬하고 가열차게 좀 살아봐야 하지 않겠어요? 좋은 날들을 기대해 보면서 말입니다.

오랜만이네요, 핑키님!
:)
 
셔터 아일랜드 - Shutter Islan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가 본 영화속의 모든 레오는 한번도 연기를 못한적이 없다. 그가 절규하면 나도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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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3-25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개봉을 했군요 올해 가장 보고 싶은 영화예욧!

다락방 2010-03-25 09:00   좋아요 0 | URL
저는 오히려 책보다 더 좋더라구요. 책은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 않았는데 이 영화는 참 가슴아팠어요. 레오가 아파하는게 막 와서 닿아요. 휴..

무해한모리군 2010-03-25 09:32   좋아요 0 | URL
꽃미남을 편애해서 그러실거예요 ㅎㅎㅎ

다락방 2010-03-25 10:39   좋아요 0 | URL
이제는 꽃중년. ㅎㅎ

마노아 2010-03-25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한 번도 없었어요. 데뷔작 크리터스 3에서도 얼마나 불쌍했다구요...T^T

다락방 2010-03-25 10:40   좋아요 0 | URL
레오는 정말이지 한번도 연기를 못한적이 없는데, 지독하게 잘생겨서 언제나 연기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불운의 배우인것 같아요. 이제는 모두들 그를 인정하려하지만, 이미 그는 나이 들어버렸죠. 그는 한번도 진지하지 않은 연기를 한적이 없는데 사람들은 그를 진지하지 않게 받아들인것 같아요. 갱스 오브 뉴욕에서도 토탈 이클립스에서도, 타이타닉에서도, 디파티드에서도 그는 정말 훌륭했어요.

비로그인 2010-03-2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도 하필이면 레오 일 게 뭐랍니까.

다락방 2010-03-25 10:41   좋아요 0 | URL
저 개명신청할까봐요. 에미로. 히히

nada 2010-03-25 10:55   좋아요 0 | URL
전 '감자껍질'로 바꿀까봐요. 어울리지 않나요?

다락방 2010-03-25 11:09   좋아요 0 | URL
오! 좋아요, 감자껍질! 낭만적인데요! 흐음, 감자껍질 감자껍질. 아이 좋아요 ㅎㅎ
물론 꽃양배추도 아주 좋지만요!! ㅎㅎ

nada 2010-03-2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도 참 괜찮았어요.
예언자보다 이걸 먼저 보셨군요! 악. 영화 보고파라~

다락방 2010-03-25 11:16   좋아요 0 | URL
아 맞다! 저 영화들 적으면서 내가 뭘 빠뜨렸는데 빠뜨렸는데 계속 답답했는데 레볼루셔너리 로드였군요!! 네네, 맞아요, 맞아요.
전 또 (영화)보고 싶은데(예언자 말입니다) 진짜 피곤에 쩔어서 오늘은 집에 좀 일찍가서 잠 좀 자야겠어요. ㅜㅡ

예언자를 보기 위해서는 훨씬 먼 극장을 찾아야해요. 이런 엿같은 상황. 왜 좋은 영화는 아무곳에서나 보여주질 않는걸까요?

다락방 2010-03-26 09:15   좋아요 0 | URL
[블러드 다이아몬드]도 제가 빼먹었네요. 저 그영화 보고 엄청 울고 극장을 나서면서 지인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마구 날렸었는데요. 꼭 보라고.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거라고 그러면서.

그런데 저는 여전히 이런 삶을 살고 있군요.

moonnight 2010-03-25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봤어요. 다락방님 말씀이 천번 옳습니다. 레오는 한번도 연기를 못한 적이 없었어요. 지나치게 잘 생겨서 손해봤어요. 훌쩍. ㅠ_ㅠ;

다락방 2010-03-25 12:51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그쵸그쵸 문나잇님!! 레오는 외모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외모가 무척 대단히 훌륭하다보니 문나잇님 말씀대로 손해를 봤어요. 훌쩍. ㅠ.ㅠ

점심은 먹었나요, 문나잇님? 전 순대국 잔뜩 먹고 지금 배 두들기고 있어요. ㅎㅎ

2010-03-25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5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5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3-25 16:20   좋아요 0 | URL
나도 어제 영화보기전에 밥집에서 주는 서비스 막걸리 마셨다요 ㅋㅋ

2010-03-25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5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5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5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0-03-26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셔터아일랜드..이거 영화 예고편 보고 개봉하면 봐야지...하고있었는데...평이 않좋아서 못보고 있습니다..어떤가요?

다락방 2010-03-26 09:16   좋아요 1 | URL
제 남동생도 이 영화를 별로라고 하던데 저는 엄청 좋았어요. 저는 이미 책을 몇년전에 읽었기 때문에 반전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초반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는데(반전을 알고 있으니까요) 중간을 넘어서면서부터 흠뻑 빠져들었답니다. 게다가 레오가 절규하는 장면에서는 눈물도 흘렀어요. 슬프고 서늘해요, 이 영화는.

레와 2010-03-26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견뎌야해요.


3번째 추천은 나에요.

다락방 2010-03-26 15:50   좋아요 0 | URL
레와님의 이 댓글은 나의 열아홉번째 시에 다는 댓글인가요? 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10-0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오 연기 좋습니다ㅎ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최근에 오래된 영화 <시민 케인>을 봤는데, 레오가 케인 역을 하면 너무 잘 어울리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
 

나는 고딩이라 부르고 세경이는 준혁학생이라 부르는 그 남자(혹은 소년)에겐 로망이 있었다.  

누나랑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윤중로를 걷고 싶었어요, 누나랑 캠퍼스를 걷고 싶었어요, 누나랑 같이 강의를 듣고 싶었어요. 

빌어먹을, 같이 강의를 듣는거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윤중로를 걷는 거,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영화 [워크 투 리멤버] 는 뻔한 사랑이야기다. 심지어 여자는 시한부 인생이다. 그런 여자에겐 몇가지의 로망이 있다. 남자는 여자를 (그럴줄 몰랐지만) 사랑하게 되고, 그녀가 죽기전에 그녀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고 싶어한다. 그는 그녀에게, 

밤 하늘의 별을 보여주고, 같이 춤을 춰주고, 결혼식을 올리게 해준다.      

여자가 죽고, 남자는 여자의 아버지를 찾아온다. 그리고 얘기한다. 그녀가 원하는 걸 다 해주려고 노력했지만 하나는 해줄수 없었다고. 그녀는 기적을 보는 것을 가장 큰 소원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그녀에게 기적을 보여주질 못했다고. 그러자 그녀의 아버지가 그에게 말한다. 

 

"아니, 그 애는 기적을 봤네. 자네가 그 애의 기적이었어."  

 

 책의 결말은 내가 기억하는 영화와는 조금 다른데, 책의 결말은 이렇다. 

It is now forty years later, and I can still remember everything from that day. I may be older and wiser, I may have lived another life since then, but I know that when my time eventually comes, the memories of that day will be the final images that float through my mind. I still love her, you see, and I've never removed my ring. In all these years I've never felt the desire to do so. 

I breathe deeply, taking in the fresh spring air. Though Beaufort has changed and I have changed, the air itself has not. It's still the air of my childhood, the air of my seventeenth year, and when I finally exhale, I'm fifty-seven once more. But this is okay. I smile slightly, looking toward the sky, knowing there's one thing I still haven't told you: I now believe, by the way, that miracles can happen.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어요, 라는 세경의 소원이, 정말로 그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러나 세경이 바라는 그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누나랑 윤중로를 걷고 싶어요, 라는 고딩의 '전혀 어렵지 않았던 소원'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기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고딩에게도 언젠가 기적이 일어날까? 그게 가능할까? 세경의 시간은 멈추었는데? 

 

기적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말 그대로 기적이라면, 포기하는 법도 배워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얼마동안,  내게도 일어날 수 있을거라 꿈꿔왔던, '나만의' 기적을, 포기하고 싶어졌다.  

 

아래는 영화 [워크 투 리멤버]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반해버리고 만, 여자의 노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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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이 만난 기적
    from 마지막 키스 2014-11-24 10:36 
    먼댓글로 연결한 페이퍼는 무려 2010년에 작성한 것이다. 내가 기적은 일어난다는 내용의 페이퍼를 썼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고, 그것을 영화 《워크 투 리멤버》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저 오래된 페이퍼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댓글을 읽다가 '사랑은 키스로 오는가봐요' 라고 써놓은 걸 보고 갑자기 빵 터져버렸다. 나란 여자, 2010년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사랑은 키스로 오기도 하지만, 키스가 반드시 사랑을 불러오는 건 아니라는 것도 이제는 안다
 
 
레와 2010-03-2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 왜 포기해야 하는데요?!
나는 다락방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 기적이 무엇이든..

다락방 2010-03-23 16:18   좋아요 0 | URL
대부분의 많은것들이, 포기하는쪽이 더 쉽죠.

:)

라주미힌 2010-03-23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노래가 여기서 나오는군용...

다락방 2010-03-23 16:18   좋아요 0 | URL
네, 라주미힌님. 이 노래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겁니다. ㅎㅎ

sweetrain 2010-03-23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락방 2010-03-24 16:34   좋아요 0 | URL
저는 비록 포기할지언정, 타인에게 포기를 권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무스탕 2010-03-2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노래가 여기서 나오는군용... 2
저 여배우 가수에요? 정말 목소리도 이쁘고 잘 부르네요 +_+
(문득.. 나도 저 여배우같은 머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절대 포기 못하는게 있어요. [이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안되는 일이야!] 라는거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대한민국 오천만 국민 모두가 알지만 난 내가 죽기 전까진 포기 못하는 일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셀수도, 기억할수도 없을만큼의 긴 시간을 난 아직도 노력하고 있지요.. 불끈!!

다락방 2010-03-24 16:40   좋아요 0 | URL
맨디 무어는 가수에요. 가수인데 영화도 찍고 있죠. 이미 찍은 영화가 꽤 돼요. 이 [워크 투 리멤버]도 그렇고, [프린세스 다이어리], [아찔한 그녀의 철없는 연애코치] 등이 있네요.

무스탕님이 포기하지 못하시는 그 일은 대체 뭘까요? 저는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적은 일어난다고 믿고 있고, 확신하고 있어요. 무스탕님의 기적은 이루어질거에요. 불끈!

네꼬 2010-03-23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포기 반대. 기적은 둘 다 일어나야 진짜 기적인 거 아녜요? ㅠㅠ (상심의 바다를 허우적대는 네꼬.)

다락방 2010-03-24 16:4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래야 진짜 기적이지 ㅠㅠ

상심의 바다 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nada 2010-03-23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페이퍼는 저에게 너무 난해해요.
이걸 읽으니까 알베르토 망구엘이 엮은 책에 나오는 단편이 생각나요.
<원숭이 발>이란 단편인데 진짜 무시무시하고 슬픈 단편이거든요.
왜 그 이야기가 생각났을까.. 찬찬히 생각해봐야겠어요.

앗, 네꼬씨가 가라앉고 있어요! 제 머리끄댕이를 잡아요, 얼른!

다락방 2010-03-24 16:42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가 난해한 이유는

제 머릿속이 난해하기 때문이고, 제 마음이 난해하기 때문입니다.

네꼬씨뿐만 아니라 저도 꽃양배추님의 머리끄댕이를 좀 잡아도 될까요? 네?

L.SHIN 2010-03-23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노래가 여기서 나오다니! 어랏, 얼굴이 좀 다른데...저 여인이 혹시..?
반년 넘게 핸폰에 저장해서 듣고 있는 노래...ㅜ_ㅜ 노래방에서도 두,세번 불렀던 노래...
노래에서는 남자가 나레이션을 해주는데, 노래 끝날 때의 나레이션을 통해, 그녀가 더 이상 없구나를 알았던...

Jamy, save my life. I always miss her. but I love... it's like the wind.
I can't see it, but I can feel it.

다락방 2010-03-24 16:43   좋아요 0 | URL
네, 이 노래가 여기서 나오는 노래입니다, L.SHIN님.

저 여인은 맨디 무어로 가수구요, 이 영화를 찍고는 남주와 실제로 커플이 되어 사귀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 여인이 남자가 말하는 her 입니다. :)

Forgettable. 2010-03-23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황정음이 개를 버리는 에피소드 (해리가 반장선거하는) 를 봤는데요.
이걸 보면서 엉엉 울었지 뭐에요.

동생이 아마존의 눈물은 재밌게 봐도, 북극의 눈물은 못보겠다던데, 동물의 죽음이 더 마음아프다나요.
꽤나 공감했었는데, 저역시 동물에 더 감정이입하는듯;;
아무래도 고양이를 잃은 경험도 있고 해서......

여튼 우울하네요.

그나저나 뭐를 포기? '-')* (움흉!! - 아 음흉보다 이 움흉이라니! 이 오타 정말 적절하게 움흉허지 않습니꽈)

다락방 2010-03-24 16:45   좋아요 0 | URL
뽀게터블님의 오타는 언제나 최고였어요. 안부를 아부라고 하지않나, 음흉을 움흉이라고 하지 않나. ㅎㅎ
오타가 적절하다니, 정말 재미있지 않아요?

세상에 포기할게 한두개이겠어요.. 마음 다치지 않고 그저 편하게 살려면 다 포기하는게 편하지요. 포기하고 체념한채로 사는거 말입니다. 그게 뭐든.

2010-03-24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4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0-03-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영화 안 봤는데, 노래부르는 장면이 넘 아름답네요...

다락방 2010-03-24 16:46   좋아요 0 | URL
네. 남자도 그러려고 했던게 아닌데, 노래부르는 여자를 보고 진심으로 키스를 해버리게 되요. ㅎㅎ
사랑은 키스로 오는가봐요. ( '')
 

아니었어. 나는 그저 착각했을 뿐이고, 도시는 나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는 거였어. 너무 신경질이 나서 더 이상 쓸수가 없어.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에서 줄리엣이 쓰는 편지중에 한 구절이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귀여운 신경질은 아니다. 그러니까 나는 이보다 더 포악하게 더 표독스럽게 더 까칠하게 더 히스테릭하게 신경질이났다. 

 

1. 신경질이 났다. 내가 뭘 어찌할 수 없기 때문에, 뭘 어찌해서도 안되기 때문에 신경질이 났다. 도무지 신경질이 멈추어지질 않았다. 가슴은 터질것 같고 머리는 폭발할 것만 같았다. 이 신경질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러다가, 

2.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노래가 생각이 났다. 그냥, 신나는 노래. 그래서 부랴부랴『sexy back』을  핸드폰에 다운받았고, 이것만으로도 안될것 같아서 케샤의 『 tiktok』(아, 이노래 제목 스펠링 뭐야, 아 생각도 안나, 신경질나서 찾아 쓰지도 못하겠어!)도 담아 넣었다. 그리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재생시켰다. 그 순간, 

3. 귀를 뚫는 소리들. 아, 조금 더 들으면 나아질 것 같다. 조금 더 듣자. 

4. 퇴근하는 지하철 안. 책을 읽을까, 이 둘의 노래를 좀 더 들을까, 아 뭐 이런걸로 고민해야돼? 신경질나. 

5. 음악을 듣기로 결정하고 반복해 들었다. 단지 이 두 노래들만. 그래 신나, 나는 신나고 있어. 그래, 이런 음악을 들어야 하는거야. 음악을 들으면서 쇼핑을 하자!

6. 백화점에 들렀다. 엄마가 아이크림을 다 썼다고 했지, 엄마의 화장품을 샀다. 나를 위한것도 좀 샀다. 

7. 식품코너에 들러 찐빵도 샀다. 난 찐빵을 안먹는다. 아빠 주자.

8. 그래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고 나는 다시 음악을 들었다. 어떡하지? 도대체 어떡하지? 이렇게 신경질 나면, 대체 뭘 어떡해야 하는거지? 아, 신경질 부리고 싶어. 마구 신경질 부리고 싶다. 하아- 

9. 백화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역에 내렸다. 비가 내린다. 접혀진 우산이 손에 들려있었다. 안 썼다. 손이 시려웠다. 장갑도 가방에 있었지만 안꼈다. 나는 지금 정말이지 너무 신경질이 나서 가슴이 터질것 같고 머리는 폭발할것 같으니까, 비 좀 맞고, 손도 좀 시렵자. 그러면, 좀 정신이 들지 않을까? 

10. 집에 오니 지난주에 주문한 책과 화장품이 도착해있다. 칼로 뜯다가 손을 베었다. 아, 제기랄. 아프다. 정말 아프다. 아 신경질 나! 

11.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보고 싶었다. 양복을 입고 춤추는 그가 보고 싶었다. 

 

 

 

 

12. 아, 훈훈하구나. 저스틴아, 이 누나가 언젠가는 너를 주인공으로 한 삼류에로로맨스소설을 써주마. 제목은 『새벽 세시, 무슨 옷 입고 자나요?』쯤으로 해주고. 아니면, 『새벽 세시, 옷을 입긴 입었나요?』 로 하든가. 

13. 아 정말. 신경질 잔뜩 나서 글 쓰다가, 12번 쓰면서 스스로 뿜어버렸다. 아, 뭐가 이렇게 저렴해. 난 왜 이렇게 저렴하니. orz 

14. 나는 신경질이 잔뜩나서 더이상 뭘 어찌할 수 없지만, 당신은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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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0-03-22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영상 끝까지 봤어용;;; ㅎ

다락방 2010-03-23 14:59   좋아요 0 | URL
그럴 수 밖에요 ㅋㅋ

무스탕 2010-03-22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질 막 날때 뭔가를 막 패주면 어떨까요?
빨래건조대에 비치타올 큰 거 걸어놓고 허공을 마구 허우적 거린다든지.. (아.. 이러다 누가 보면 오해할라;;;)

세벽 세시, 암것도 안 입고 안자고 있어요. 바빠요.. 이러면 어쩐다냐..
=3=3=3

다락방 2010-03-23 15:00   좋아요 0 | URL
위 두 노래들을 아주 뇌가 터져버릴 정도로 들었네요. 너무 들어서 토나오더라구요. 결국 자기전에 클래식 한 곡 들어줬어요. 솔솔~ 잠이 오더라구요.

ㅎㅎ 왜 바빠요, 무스탕님? 새벽 세시에 바쁜 일은 대체 무슨 일인가요? 말씀해주세요, 네?? ㅋㅋ

hnine 2010-03-2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잘 쓰셨어요. 읽다보니 저도 막 신경질 날라고 해요 ㅋㅋ

다락방 2010-03-23 15:01   좋아요 0 | URL
아 글쎄 신경질 나는 일이 한 두개쯤 더 있는데 빼먹었습니다. 너무 신경질이나서 아이큐가 바닥을 쳤어요. ㅎㅎ

머큐리 2010-03-22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영상을 끝까지 안볼수가 없구나...ㅎ

다락방 2010-03-23 15:01   좋아요 0 | URL
에, 그러니까 여자사람들 뿐만 아니라 남자사람들까지 동시에 만족시키는, 그런 동영상인거지요! ㅎㅎ 만족하셨습니까?

프레이야 2010-03-23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신경질 난 다락방님이 왜 이케 귀여운 거에요? ㅎㅎ
잘 자요. 꿈에서라도 마음 푸세요.^^
전 이 밤 늦은 시각에 좋은분이 보내준 직접 기른 봄푸성귀 겉절이해서 맥주 한 캔 했어요.
묘한 궁합이에요.

다락방 2010-03-23 15:02   좋아요 0 | URL
앗 저도요, 프레이야님. 저도 봄푸성귀 겉절이에 맥주 같이해요. 음, 막걸리가 더 짜릿한 궁합일것 같아요. 막걸리 들고갈테니 초대해주세요. 겉절이 ㅠㅠ

LAYLA 2010-03-23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좋아하시는 저 구절은 번역의 승ㅋ리ㅋ인거 같아요. 원래 문장은 I'm too irritated to write 뭐 이랬던거 같은데...신경질이 나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표현은 너무 귀엽잖아요 ㅋㅋㅋ거친 ㅌ 발음으론 신경질의 섬세한 짜증을 담아낼 수가 없어요.

다락방 2010-03-23 15:03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긴 한데, 음, 저 ㅌ 발음도 아주 격하게 하면 좀 귀여워질 것 같긴 하네요 ㅎㅎ
오, 번역이 정말 잘 된거로군요! ㅎㅎ 저는 저 문장이 정말 아주 마음에 쏙 들었거든요!! 음, 그러고보니, 이 책의 모든 문장들이 죄다 그런건 아닐까요?

마노아 2010-03-23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어제 너무너무 신경질 나는 일이 있었는데 전 다락방님처럼 이렇게 귀여운 글을 쓰진 못했어요.
하루 지났는데 다시 생각해봐도 역시 막 신경질이 나요. 에잇, 이걸 어떻게 풀죠? 너무 분해요. 씩씩!!

다락방 2010-03-23 15:03   좋아요 0 | URL
아, 이 글이 표독스럽게 쓸라고 한건데 왜 이렇게 되버린걸까요. 아무래도 에로버전 새벽세시 때문인가..저 어제 정말 신경질났었단 말예요. ㅠㅠ

전호인 2010-03-23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3시! ㅋ
레오와 미오의 사랑이야기의 느낌을 계속 품고 계시네요. ㅎ
새벽3시, 옷입고 자는 사람있음 나와보라고 하세요.
보일러를 연속으로 작동한 줄 모르고 잠들었다가 이불 다 걷어차고 결국 달랑하나 걸쳤던 것까지..
정작 새벽3시부터 인줄은 모르겠네욤. ㅎㅎ

다락방 2010-03-23 15:04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레오'와 '에미'의 사랑이야기입니다. ㅎㅎ

저는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세시병을 앓고있다고 합니다. 이놈의 세시병은 아주 수시로 찾아듭니다, 수시로. :)

레와 2010-03-2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와요!!!
(놀랄정도로 확! 끌어안는다!!)


토닥쿵토닥쿵토닥쿵!

다락방 2010-03-23 15:04   좋아요 0 | URL
응 안아줘요 안아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로그인 2010-03-23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뭐여요! 제 패악질과는 차원이 다른 귀여움이잖아요!

다락방 2010-03-23 15:05   좋아요 0 | URL
Jude님...미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그냥 이 한줄로 Jude님이 다 알아주실거라고 생각해요!!)

L.SHIN 2010-03-2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스틴! 한 때 저 노래만 지겹게 들었었는데, 다락님처럼 핸드폰에 다운 받아서.
아, 패션쇼를 저렇게 멋지게 하면...감동을 안 할 수가 없잖아요...ㅎㅎ

근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신경질이 났나요?

다락방 2010-03-23 15:06   좋아요 0 | URL
전 CD사서도 얼렐레 하고 안들었었는데, 아 이게 글쎄 이럴때 생각이 나네요. 패션쇼 참 멋지죠? 아니, 저스틴은 어떻게 저렇게 수많은 여자들 앞에서 기 안죽고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을까요? 원래 남자들은 여자들 많은데 가면 쑥스러워 한다는데 말입니다. 어휴~ 멋져요!

신경질난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글로 쓰게 될 날이 있을것 같아요. 고마워요, L.SHIN 님!

비로그인 2010-03-2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미끈한 기럭지에 신경질 나는데....ㅋㅋ.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야죠, 뭐~~~쩝~

다락방 2010-03-23 15:07   좋아요 0 | URL
확실히 속옷모델들이라 그런지 정말 신경질나는 몸매들이에요 ㅎㅎ 다리는 또 왜 저렇게 신경질나게 긴건지 말입니다!! ㅎㅎ

새초롬너구리 2010-03-23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비로그인으로 추천만하고 가요. 여전히 님만의 사랑스러운 말들을 책속에서 뽑아내시는군요~ ^^

다락방 2010-03-23 15:09   좋아요 0 | URL
새초롬너구리님!
잘 지내고 계신거에요?

가끔, 어떻게 지내시는지 소식 남겨주세요! :)

sweetrain 2010-03-2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여러모로, 신경질나는 하루였어요.
제가 노력해서 되는일도 아니고,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제가 신경을 안 쓸 수 있는 일도 아니라서요. ㅠ.ㅠ

다락방 2010-03-23 17:45   좋아요 0 | URL
저도 여전히 신경질 나있어요. 이젠 우울하기까지 해요. 음, 시간이 지나면 좀 잊혀지겠지, 희미해지겠지, 뭐 이런 생각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휴우-

마그 2010-03-23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핑크의 소왓. 뮤즈의 업라이징, 플러그인 베이비 등을 듣습니다. 제일 큰 볼륨으로~ ^^
근데 빅토리아시크릿은 정말 홍보전략은 최고인것 같습니다.
섹시한 모델. 섹시한 속옷. 그리고 섹시한 남자가수!

다락방 2010-03-23 17:46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럴때 평소에 누노의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듣곤 하는데, 정말이지 아주 갑자기 뜻밖에 저스틴 팀버레이크 생각이 났어요. 음, 아마도 잘생겨서일까요?

그러게나말입니다. 섹시한 모델, 섹시한 속옷, 섹시한 남자가수! 보고있으니 훈훈하고 좋기는 한데, 자꾸 보면 우울할 것 같아요. 저렇게 섹시한것들 천지인데 난 왜....하면서 말이죠. 에잇, 신경질나요!

sweetrain 2010-03-2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어제 회사에서 펑펑 울었지 뭡니까.
내일은 아침에 병원갔다가 출근할 거에요.

다락방 2010-04-02 08:26   좋아요 0 | URL
스윗레인님, 앞으로 다니게 될 직장에서는 울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기억의집 2010-04-0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전 저 저스틴한테는 눈이 안 가고 여자모델한테 눈이 가죠. 와~~ 부러워요. 쭈쭈빵빵한 몸매. 밥은 제대로 먹을까요? 아니아니 빵은 제대로 먹을까요? 저런 속옷 분명 비쌀거야? 그렇겠죠~

다락방 2010-04-02 08:26   좋아요 0 | URL
속옷도 비쌀거고 빵도 제대로 안먹겠죠. 만약 빵을 먹었다면 윗몸일으키기 이천번쯤 하지 않을까요?
저는 저렇게 쭉빵한 여자들 틈에서도 저렇게 멋들어지게 춤을 추는 져스틴이 너무 이뻐보여요. 히히
 

봄밤

                                                      김사인


나 죽으면 부조돈 오마넌은 내야댜 형, 요새 삼마넌짜리도 많
던데 그래두 나한테는 형은 오마넌은 내야 댜 알었지 하고 노가
다 이아무개(47세)가 수화기 너머에서 홍시냄새로 출렁거리는
봄밤이다.


어이, 이거 풀빵이여 풀빵 따끈할 때 먹어야 되는디, 시인 박
아무개(47세)가 화통 삶는 소리를 지르며 점잖은 식장 복판까지
쳐들어와 비닐봉다리를 쥐여주고는 우리 뽀뽀나 하자고, 뽀뽀
를 한번 하자고 꺼멓게 술에 탄 얼굴을 들이대는 봄밤이다.


좌간 우리는 시작과 끝을 분명히 해야 혀 자슥들아 하며 용봉
탕집 장사장(51세)이 일단 애국가부터 불러제끼자, 하이고 우리
집서 이렇게 훌륭한 노래 들어보기는 츰이네유 해쌓며 푼수 주
모(50세)가 빈자리 남은 술까지 들고 와 연신 부어대는 봄밤이다.


십이마넌인데 십마넌만 내세유, 해서 그래두 되까유 하며 지
갑을 뒤지다 결국 오마넌은 외상을 달아놓고, 그래도 딱 한잔만
더, 하고 검지를 세워 흔들며 포장마차로 소매를 서로 끄는 봄밤이다.


죽음마저 발갛게 열꽃이 피어
강아무개 김아무개 오아무개는 먼저 떠났고
차라리 저 남쪽 갯가 어디로 흘러가
칠칠치 못한 목련같이 나도 시부적시부적 떨어나졌으면 싶은


이래저래 한 오마넌은
더 있어야 쓰겠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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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03-21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우리도 나중 아주 나중까지 봄밤 전주집에서 삼겹살 먹어요 노가리도 까요 멸치똥도 빼줄께요
나중 아주 나중까지...)

다락방 2010-03-21 21:18   좋아요 0 | URL
네, 니나님. 나중 아주 나중까지요.

딱 오만원만 더 있었으면 좋겠는 봄밤이에요.

L.SHIN 2010-03-2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쩌지, 나 이거 너무 좋은데...
외계인에겐 다소 어려운 사투리지만, 그래도 느낌이 좋아져 버렸어요.
뭐랄까, 누가 가슴 안에, 먹다 남은 솜사탕이라도 휙- 던지고 간 듯한 기분.
읽을수록 그 구겨진 솜사탕이 지 혼자 펴지고 있어요, 어쩔 거에요, 다락님.

다락방 2010-03-21 21:52   좋아요 0 | URL
참 좋지요? 원래 저 위에 내야댜는 내야'도ㅑ' 인데 저게 글자가 안써지네요. 시집에는 저렇게 써있는데 말입니다. 할 수 없이 댜로 썼어요.

윤중로를 걷고 싶어졌거든요. 하이킥을 보고났더니, 다정한 사람과 손을 잡고 윤중로를 걷고 싶어졌어요. 꽃잎이 눈처럼 내리는 걸 같이 맞고 싶어서요. 그래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오래전에 선물 받은 시집을 펼쳐서 훑다가 이 시가 확- 들어오더라구요. 그런 시이니만큼, L.SHIN님도 느낌이 좋으셨다면, 헤헷, 다행입니다.


봄밤이라는 단어는 단어 그 자체만으로 설레이는데 뽀뽀나 하자구요, 뽀뽀나.

또치 2010-03-21 22:20   좋아요 0 | URL
어흑, 윤중로... 그건 너무 슬프잖아요 다락님 ㅠㅠ
이제 윤중로, 벚꽃,이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하이킥 때문에 아주 눈물바람이 된 슬픈 봄이에요.
그나저나,
김사인 아저씨 시 읽으니까 괜히, 잘 먹지도 못하는 소주가 땡기네요.
이래저래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거 보니까 봄은 봄인가 봅니다.

다락방 2010-03-22 09:13   좋아요 0 | URL
또치님. 일요일 오후에 하이킥 보다가 완전 울음바다 됐네요. 해리가 울때마다 저도 같이 울었어요. 아 진짜 어찌나 눈물을 쏟았는지. 해리의 슬픔은 너무나 순수했어요!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저 아이에게는 이런 이별이 처음이겠지, 이런 헤어짐이 처음이겠지, 헤어지기 싫고 안타까워 눈물을 흘리는 것이 지금이 처음이겠지, 하면서 말이죠.

고딩의 로망은 참 예쁘죠?
누나랑 윤중로를 걷고 싶었어요, 누나랑 캠퍼스를 걷고 싶었어요, 누나랑 같이 강의를 듣고 싶었어요.

그런 로망을 가진 고딩을 두고 세경은 또 다른곳에서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다니! 하아- 이래저래 한사람을 향한 마음이 오로지 나만의 것이라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에요.

봄밤을 견디기 힘드게 만드는 스토리였어요.

L.SHIN 2010-03-22 12:13   좋아요 0 | URL
뽑-♡
(내가 뽀뽀하는 소리에요.ㅋㅋ)

아, 정말이지! 뽀뽀 안 해본지도, 안 받아본지도 백만년! ㅜ_ㅜ
자꾸 이렇게 가슴 후려팔 거에요, 다락님!

다락방 2010-03-22 12:26   좋아요 0 | URL
L.SHIN님. 저도 백만년.
전 이제 어떻게 하는지 방법도 잊어버렸어요. ㅎㅎ

Alicia 2010-03-2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봄밤이에요.봄밤봄밤봄밤봄밤 술도안마셨는데 취해있어요. 흠..*
:D

다락방 2010-03-22 09:13   좋아요 0 | URL
저는 만약 봄밤,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거리를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면 이렇게 말할것 같아요.

뽀뽀나 하자구요, 뽀뽀나.
:)

Alicia 2010-03-22 11:01   좋아요 0 | URL

다락님 터프하게 말고, 부드럽게 말해요 약하게. ^^* ㅇㅎㅎㅎㅎㅎ!
나는 다락님이 뽀뽀나 합시다!라고 말할까봐 걱정돼요 아주 많이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03-22 12:25   좋아요 0 | URL
아니, 왜 내가 뽀뽀해달라는 말을 터프하게 할거라 생각했나요? 네? 왜요왜요? 대체 왜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알리샤님 나를 좀 잘 아는 듯. ㅋㅋ

근데 뽀뽀나 해요, 라고 다정하게 말했는데 뭔소리하는거냣, 저리 꺼졋! 이러면 어떡하죠? ㅎㅎ 무서워요. ㅋㅋ

poptrash 2010-03-22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난 짜리 부조돈은 저승길에 한 잔 할 노자돈인가봐요.
할 일이 있어서 맥주 세병을 사놓고 컴퓨터 앞에 붙어 있는데
일은 진척되는 게 없고 맥주만 50ml 가량 남았다는... T.T

다락방 2010-03-22 09:1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이 아침에, poptrash님, 맥주는 어찌하셨고, 할 일은 어찌되었나요?

이래저래 오마넌이 더 있다면, poptrash님께 맥두 두어병쯤 더 사드릴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담배는 이미 충분하시니까요!)

무스탕 2010-03-22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시집에도 줄바꾸기가 저렇게 단어 중간에 끊어져 있어요?
내야도ㅑ 라니.. 이렇게 입에 짝짝 붙다니.. ^^

다락방 2010-03-22 12:24   좋아요 0 | URL
네, 무스탕님. 원래 시집에도 줄바꾸기가 저렇게 되어 있어요. 그거 보고 고대로 베낀거랍니다. 도ㅑ는 못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밤, 좋지요?
:)

sweetrain 2010-03-2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딱 오만원만 더 있었으면 좋겠는 봄날이어요. >_<
오만원이 더 있으면 새빨간 립스틱을 사고 티셔츠도 살래요.
그러고도 남으면 사탕 하나쯤 입에 물고 올 수 있을지 모르죠.
아웅, 일 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말랑말랑하고 멜랑꼴리 해지나요.

다락방 2010-03-22 13:03   좋아요 0 | URL
전 오만원이 더 있었으면 신카이 마코토의 [초속5센티미터] DVD를 살 거에요. 아까 사려고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넣었더니 가격이 어마어마하더라구요. 그래서 빼버렸거든요. 히잉. 벚꽃이 날리는 애니매이션 한번 보고싶었는데 말이죠. ㅠㅠ

2010-03-22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2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3-0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은 봄에 태어나는가봐요.
이 책을 사놓고 2011년 삼월 봄밤엔 누가 태어나나
한번 기다려볼까봐요.

다락방 2011-03-03 14:09   좋아요 0 | URL
무려 1년전의 페이퍼를 찾아내셨군요, 메리포핀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