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 친구들과 오바마는 잠정적으로 보류하기로 했다. 꼭 다시 읽자고, 우리가 완독을 하긴 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나로서는 오바마를 다시 읽는 시점에서는 이번 기수엔 쉴게, 하고 싶은 마음같은 마음같은 마음... 우리는 다들 너무 읽기 싫어서 괴로워하는 오바마 를 제쳐두고 재미있어 보이는 로맨스 소설을 읽기로 했다. 함께 읽을 책을 정할 때 나 때문에 조건이 좀 더 까다로워지는데, 왜냐하면 나는 반드시 번역서가 있는 원서를 원하기 때문이다. 나는 원서를 그 자체로 읽을 수준이 안되고, 그래서 반드시 번역서를 본 후에 보기 때문이다. 책의 분위기를 알고 읽는게 더 낫다. 읽으면서 내가 완전히 뜻을 오해할까봐 쫄려.. 여튼 그래서 지금도 번역본을 먼저 훑고 그 후에 원서를 본다.


'조지 실버'의 《12월의 어느 날》을 우리는 함께 읽고 있다. 이제 겨우 2주차이고 그래서 초반을 조금 읽었을 뿐이다. 번역본으로 만난 책의 처음은 비호감이었다. 너무 산만한 느낌이었어.


'로리'는 호텔 프런트에서 근무하느라 크리스마스 즈음에 너무나 너무나 바쁘다. 이제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이하여 고향에 돌아갈 기대를 하며 마지막 근무를 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완전 만원 버스. 앞에 서 있는 여자에게선 비듬이 떨어지고(정말?) 로리가 들고 있는 커피는 다 식었다. 이 소설은 2018년에 출간된 소설이고 작가는 영국 사람. 아직 코로나가 발병하기 전이라서 버스 안에 커피를 들고 탈 수 있었나보다. 그 만원버스 안에 커피라니. 나는 이런거 좀 민폐라고 생각해. 윽.. 어쩌면 주인공이 혼자 나래이션하는 책의 처음 부분에서 주인공의 성격이 나랑 잘 맞지 않아서 나는 이 책이 좀 산만하다, 별로일 것 같다 생각하게 된건지도 모르겠다. '로리'는 '세라'와 룸메이트이자 절친인데 늘 세라의 선택과 성격을 부러워한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나는 로리랑 역시 안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로맨스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내가 그 소설의 등장인물이 되어서 같이 사랑을 해야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로리가 될 수 없다. 나는 어쩐지 세라가 될 것 같다. 원하는 걸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는지 알고 그걸 해내는 사람. 자, 그렇지만 다시, 이 책에선 로리가 주인공이다.



그렇게 만원버스에서 고향에 갈 시간만 기다리며 지쳐 있던 로리는 이번에 정차한 역에서 사람들이 내리고 타기를 기다리면서 바깥을 보다 버스 정류장에서 책을 읽는 남자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에게서 아주 강한 느낌을 받는다. 그녀는 버스에서 내려 그에게 가고 싶다. 너무나 강한 느낌. 그리고 그 역시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 거라 확신한다. 지금 이 감정, 이 느낌은 쌍방이다! 그녀는 내리고 싶지만 버스 안에 사람이 너무 미어터질 것 같아 버스가 다시 출발하기 전에 내릴 자신이 없다. 그래서 그녀는 그를 향해 눈빛을 쏜다. 타, 네가 타, 네가 타란 말이야. 남자는 그녀의 눈빛을 느꼈을까, 책을 가방에 넣고는 버스를 탈 채비를 하는데 버스는 출발하고 그들은 멀어진다.



그 후로 로리는 이 남자를 찾는다. 절친이자 룸메인 세라에게 이 일을 얘기한 뒤로 그들은 함께 이 버스보이를 찾는다. 혹시 저 남자일까, 저 남자는 아닐까? 


나는 이 부분에서부터 할 말이 많아졌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물론 나는 처음 본 사람에게, 첫눈에 상대에게 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한 순간의 매혹 정도랄까. 그리고 그 한순간의 매혹은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그 사람을 찾을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마도 내가 그렇게 첫눈에 반한 사람으로부터의 사랑을 믿지 않기 때문일 것이고, 그런 경험 자체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내게 그런 경험이 있을 수도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나 역시 첫눈에 상대에게 반한 적이 있다. 왜 없겠는가. 그러나 조금만 대화해보면 금세 차가워지게 되는 것이다. 자기 생긴 얼굴만큼의 지성과 감성을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그래도 얼굴이..'하면서 마음을 주기보다는 '얼굴이 저래봤자..' 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아아, 역시 나는 잘생긴 남자를 만날 수 없는 병에 걸려버린 것..

그러나 로리는 내가 아니고 로리도 내가 아닌 바. 로리는 뭔가 느꼈고 그 사람을 찾고 싶다. 새해 목표의 첫번째가 그 남자를 찾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또 나랑 갈라짐.. 새해 목표 남자찾기... 네.. 그런데 그 찾는게 뭐냐면, 무슨 광고를 한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다니면서 사람들 얼굴 쳐다보는거다. 세상에. 어느 천년에 찾냐.. 찾긴 찾을 수 있냐. 그걸 찾는다고 할 수 있을까.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그가 너무 가득해서 그를 찾지 못한다면 혼자 늙어가게 될거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렇게 찾기를 일년여, 이제 그를 포기하고 소개팅도 해보지만 남자들이 다 썽에 차질 않는다. 



그러나 이 소설은 무슨 소설인가, 로맨스 소설이다. 소설의 처음에 주인공에게 왜 강력한 만남을 주었는가. 결국 그를 찾게 만들려는 속셈이다. 무릇 이야기란 그렇게 진행되는 것 아니던가. 그러니 우리는 이 초반, 그녀가 찾기를 실패하고 포기하게 되는걸 보면서도 그를 만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언제, 어떤 식으로 만나느냐는 우리가 예상할 수 없어도, 그녀와 그는 반드시 만날것이다, 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것은 로맨스 소설이니까. 왜? 그녀가 그를 만났으니까. 그녀와 그가 이제 서로를 보았고 존재를 알았다? 사랑이 시작되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 아닌가. 이것은 로맨스 소설이니까. 그리고,


당연히 일년여 지난 시점에서 그들은 재회한다. 만나자마자 첫눈에 서로를 알아본다. 어떻게 만나느냐? 로리와 세라가 주최하는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무려, 세라의 남자친구로! 유후~

그러니까 그렇게 찾아 헤맨 그 남자가 어느 순간 세라의 남자친구가 되어 있었고, 세라는 로리랑 절친이기 때문에 새로 사귄 남자친구가 아주 마음에 들고 그래서 결혼도 하고 싶고 그와의 섹스는 베리베리 굿이고..하는 얘기를 했던 터. 절친의 남친이니 소개 받는건 자연스런 일이고 아마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되겠지, 이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로리는(내가 '나는'이라고 또 써버렸다.. 나는 무엇이든 되려고 하는 빌어먹을 병에 걸려버렸어..) 남자도 소개받기로 했다. 파티 준비를 하고 손님들을 맞이하는데, 딩동, 드디어 세라의 남자친구가 왔고, 인사해~ 하는데 똭- 아니, 버스보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동공지진이 일어나지만 로리가 그를 알아봤음을 세라는 눈치채지 못한다. 왜냐하면 파티라서 술을 좀 마셨거든. 세라는 로리의 베프이고 세라는 새로운 남친을 뜨겁게 사랑해. 그런 세라는 바란다. 자신의 절친과 남자친구가 사이좋게 지내기를, 서로를 마음에 들어하기를. 그런 세라에게 '오 마이 갓  네 남친 나의 버스보이!' 할 수는 없다. 로리는 혼란스럽다.



나는 넘나 충격을 받아서, 아니, 그토록 애타게 찾아헤매던 내 이상형~~~ 왜 하필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나게 된거야 그토록 찾아 헤맬때는 없더니.. 이거 쿨의 노래인데.. 무튼, 그래가지고, 아니, 왜 하필이면 여기에서 당신은 나의 베스트프렌드의 남친으로 찾아온건가, 섹스도 기가 막히게 잘한다며 이놈아... 그걸 왜 내 친구랑 .. 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 이제 어떡해야 하냐. 이 친구는 나에게 너무 좋은 친구이다. 게다가 이 친구에게는 못할 말이 없고 이 친구도 나랑 같이 친구는 한 번도 본 적없던 버스보이를 찾아헤매지 않았던가. 그런참에 이 놈이 그 놈이다! 하면 세라와 로리 사이.. 그 사이에 흐르게 될 것은 무엇인가. 아무리 친구라도 '어머, 내 남친이 네 버스보이? 오케, 그럼 너에게 양보할게!' 이럴 수도 없지않나. 이 남자 너무 좋아서 결혼까지 생각하는데. 너와 결혼까지 생각해쒀.. 


내가 여기까지 읽고 넘나 충격을 받아가지고 같이 읽는 친구들한테 어디까지 읽었냐 자꾸 체크했다. 친구들이 받을 충격을 내가 기다리고 있었어. 친구들아 너희들이라면 어떻겠니, 너희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쩔거야? 말하지 않은채로 친구와의 우정을 지킬래, 아니면 됐어 사랑이 최고야 섹스 고고씽! 할래? 아, 너무나 혼란스러워. 충격이다. 이건 진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충격일 것이야. 아마 갈등의 도가니탕 되시겠지. 그러나 나로 말하자면 고민없이 친구다. 나는 입닥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 이 남자가 네 남친이 되었구나 할수없지, 하고는 그냥 여전히 세라와 베프로 지낼 것이다. 그것은 내가 우정을 그 무엇보다 큰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남자랑 사랑하는게 친구랑 다정하게 지내는 것보다 더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건 아마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서 선택과 결정이 달라질텐데, 내 경우에는 그렇게 갈등할 일이 아니라는 거다. 물론 이런식으로 만나게 된게 아쉽고 놀랍지만,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남자에게 첫눈에 반하게 한 까닭이 있을 것이고, 그러나 친구의 애인으로 만나게 한 뜻이 다 있겠지. 내 운명의 흐름에서 무언가 말하기 위해 이런일이 벌어지는 거겠지. 나는 여전히 세라랑 친구친구~ 하겠어.


이게 책의 초반 원서로는 50페이지도 되기 전에 일어나는 일인데 나는 이 재회를 친구들이 읽으면 얼마나 놀랄까 싶어서 두근두근했단 말이야? 그러다 지금 번역본 표지를 보았고...
















아니, 띠지 무슨 일이야...


<1년 전 크리스마스, 첫눈에 반햇던 그 남자가 내 친구의 애인이 되어 나타났다.>


라고 써있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미 띠지에서 어떻게 만나는지 다 알려줬는데, 나는 막 '친구들이 이거 읽으면 어떡하지, 얼마나 놀랄까' 이러면서 세상 쫄보가 되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나여...



나는 아직 이 책의 겨우 10프로를 번역본으로 읽었을 뿐이지만, 자, 10프로 읽고 나는 이 책의 결말을 짐작해보기로 한다. 후훗. 결말 짐작 여기다 써두고 완독한 후에 맞는지 아닌지 봐야지. 후훗. 

자, 내가 생각하는 결말은요~


저기 위에 썼던 말을 다시 쓰자면, 그러나 로리랑 버스보이를 만나게 한 까닭이 있을 것이다. 애초에 버스 안에서 그리고 버스 바깥에서 서로를 보고 눈이 마주치게 했으며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그 일이 일어난 이유. 그리고 이것이 로맨스 소설이라는 데에 근거하여, 그들은 만나서 사랑을 할 수밖에 없다. 다만, 피 튀기는 막장흐름보다는, 로리도 그리고 버스보이도 상대를 알아보았으나 상대가 나를 알아보기를 원치는 않는 이 상황에서 그들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로리는 세라의 친구로, 버스보이는 세라의 남자친구로. 그러나 그들은 서로에게 호감을 멈출 수 없을 것이고, 감추려 하지만 어떻게든 세라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로리의 버스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꼭 그래서라는 이유보다는 어쨌든 세라와 남자친구는 헤어질것인데, 그들이 헤어졌다고 해서 로리와 버스보이가 바로 연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무수히 긴 시간들이 놓일 것이고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연을 이어나가면서, 로리는 또 로리의 연애를 하면서 살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더 어른이 되고 더 성숙하고 각자의 몫만큼 더 성장한 뒤에 이제 서로의 연인이 될것이다.


이렇게 짐작하고난 뒤에, 이 책의 시작이 2008년이었던 것을 기억했고 또한 2009년, 1년이 지난 시점에 드디어 서로 만나게 됐던바, 나는 이 책의 목차를 들춰본다. 내 짐작이 맞으려면 이 이야기는 먼 훗날까지 이어져야 하니까. 책의 목차를 보니 2008년에 시작한 이야기는 2017년에 끝나는 걸로 되어잇더라. 후훗. 내 짐작이 맞을 가능성 오십프로... 샤라라랑~

이 글은 이제 성지가 됩니다.



나는 이런 이야기 좋아한다. 한 명의 성인 어른이 다른 한 명의 성인어른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관계를 더 깊게 만들고 그것을 유지하고자 할 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각자 다르게 자라고 살아온 환경에서 나랑 많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익숙해지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어떤 것들은 도무지 내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있을테고, 그러나 상대가 그런 사람이구나, 하고 나 자신에게 알려주는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가야만 관계는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로리와 버스보이가 십년간을 알아가게 된다면 그 시간들동안 각자에게 그리고 둘 사이에도 지극히 사소하고 때로는 큰 일들이 쌓일 것이다. 그런 일들을 맞이하는 자세 받아들이는 태도 그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또 그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는지를 서로 바라보면서 혹은 함께하면서 하는 연애는 기존의 연애들과는 또 다를 것이며 그 무게도 다를 것이다. 



내가 짐작하는 결말과는 아주 다른 결말로 진행될지도 모르지만 십년여에 걸친 이들의 관계를 지켜보게 될것이 너무 흥미롭다. 십년간이나 알고 지냈다면, 십년간이나 이어지는 관계라면, 거기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서로 상대를 내치지 않는 이유가 있을 것이야. 그게 무엇인지 보는 것도 너무 흥미롭고 그렇게 나는 또 이 책을 읽기 전의 나와는 다른 내가 되어있겠지. 


다만 유감인 것은, 내가 영어를 쭉쭉 읽을 수 없다는 것.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빡치는데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너무 쉽게 자주 빡치고 있다는 거... 영어 실력 늘리자고 원서를 읽다가 성격이 포악해질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서 나를 달래야겠다.



일요일에 1월 책구매 사진 올릴건데 어제 집에 갔더니 알라딘 박스 세개 쌓여있는 거 보고 내가 나 자신이 싫어져서... 이 미친 사람아 책 그만사! 하고 속으로 부르짖었다. 으르렁- 일요일에 책 구매 사진 올릴거라는 예고를 하며 금요일의 페이퍼를 마친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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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4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1-14 09: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띠지를 이제 막 발견하셨군요. 조마조마한 마음 가라앉히시고 ㅋㅋㅋㅋㅋㅋㅋ 편안한 독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운명적인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것도 사실이죠. 로리 이야기 앞으로도 기대할께요^^

추신 : 원서 표지 이뻐요!!

다락방 2022-01-14 10:17   좋아요 3 | URL
저는 종이책 사도 띠지를 바로 버리는 편이거든요. 띠지는 세상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래도 요즘은 최상의 상태로 팔기 위해 띠지 안버리고 바로 빼서 책에 꽂아두긴 합니다. 그래서 띠지 읽을 생각도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다가 오늘 목차 보려 처음으로 돌아갔더니 저런 띠지가 똭-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1-14 09: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친구의 남자라니………. 더구나 잠자리까지 좋다니…….. 허벅지를 바늘로 찌르며 울면서 로리는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겁니까?! 왜? 왜! 왜?! 니 사랑인데!!!!!!!!! 어흥흥흥흥흥 🦁 아니 왜 갑자기 사자가…….

다락방 2022-01-14 10:18   좋아요 3 | URL
저는 친구의 남자라는 설정 봤으면 이 책 선택 안했을 것 같아요. 딱 싫어요. ㅋㅋㅋ 그리고 그 남자 아무리 좋았어도 친구랑 이미 섹스해서 그 섹스가 어떤지도 알고 있다면 저의 애정은 급격하게 식어버립니다. 남의 섹스라이프 알고 싶지 않은 1인...
아무튼지간에 로리랑 버스보이가 어떻게 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어요.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로리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커밍 순...

책읽는나무 2022-01-14 09: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올 해 부터는 일주일 단위로 책을 구매하시는 게 목표시군요??ㅋㅋ
오바마님은 슬프지만 잠깐 비켜주셨군요?ㅜㅜ
그래도 새 책은 이쁘군요^^
새 애인이 생겨 버렸어요.ㅋㅋㅋ
저는 번역본 표지 진짜 이쁜데요?
원서 표지는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는 듯한?
책 두 권이 다 이쁘군요.
영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듯한!!!!
즐거운 원서 읽기 시간 되시길♡
오바마씨 빠빠이....ㅜㅜ

다락방 2022-01-14 10:20   좋아요 4 | URL
원서든 번역본이든 여러분께 이쁨받는 표지네요. 책아, 성공했다 너는.. 이쁨 받기가 쉬운게 아니야..
어휴 얼른 읽고 싶은데 제 실력이 따라주질 않으니 답답합니다. 언젠가는 실력이 나아질까요?
확실히 어릴 때랑 다르더라고요. 중학교때는 영어 단어 외우기가 세상에서 제일 쉬웠는데 지금은 아무리 기를 쓰고 외우려고 해도 단어가 외워지질 않아요. 하하하하하. 그래서 영어책 읽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흑 ㅠㅠ

2022-01-14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01-14 09: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 이작가님이 직접 이런 로멘스 책 써주세요. 세부 구매하겠습니다 ㅋ 아 이 책 재미있을거 같아요. 결말이 궁금해집니다~ 무슨 노래 가사 같은 내용이네요 ㅋ

다락방 2022-01-14 10:27   좋아요 5 | URL
제가요 새파랑님. 근사한 로맨스 소설을 하나 써보는 꿈을 아주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상을 하다보면 자꾸 제 얘기를 쓰고 있어서... 하아- 역시 소설은 아무나 쓰는게 아닌 것 같아요.

로리의 이야기는 제가 수시로 들려드릴게요! :)

잠자냥 2022-01-14 11:55   좋아요 5 | URL
다부장님 알라딘 서재에 올리는 글이 늘 로맨스이던데요.

음식과의 로맨스... 그것도 늘 삼각관계!

다락방 2022-01-14 11:56   좋아요 5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잠자냥 님 이러시기에요? 오늘은 쌀국수에 공심채볶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1-14 1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베스트셀러 띠지 보고 샀다가 낭패본 일도 있어서 안 믿는 편요^^
제목 때문인가요?
내용은 다르지만 One day가 생각나요^^

다락방 2022-01-14 10:29   좋아요 2 | URL
저는 띠지에 관심이 전혀 없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띠지는 지금 봤어요. 아마 전자책이라 띠지를 더 못본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레이스 님, 저도 원데이 생각했어요! 제목도 제목이지만 원데이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이어지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런 스토리의 유사성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2-01-14 1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바마는 오디오북으로도 힘들겠죠?^^; 미쉘 비커밍 오디오북으로 들으면서 원서 읽고 있는데 그래도 괜찮은 것 같아서요. 오바마는 문장이 워낙 길다고 하셔서 겁나긴 합니다.
전 최대한 사들이는 걸 자제하고는 있으나 보통 한 권이 4-5만원 하는 책들이 많아서 2,3권만 담아도 10만원을 채워버리네요 1월 말쯤 사려고 벼르는 중입니다ㅋㅋ

다락방 2022-01-14 10:30   좋아요 2 | URL
거리의화가 님, 저한테는 오바마가 진짜 너무 힘들었거든요. 번역본 옆에 두고 봐도 힘들었어요. 이 사람이 한 번 문장을 시작하면 끝내지를 않고 말이 많아가지고.. 그런데 저는 원서 읽기 완전 초보자 애긔애긔 한 사람이고요, 다른 분들의 리뷰를 참고하시는 게 나을듯 합니다. 비커밍 오디오북 들으시며 원서 읽고 계시다면 오바마도 읽으실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제가 모르는사이(정말?) 하도 결제를 하는 바람에 퇴근후 집에 가면 박스 여러개를 목격하는 일이 최근에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부팅이.. ㅜㅜ

- 2022-01-14 11: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뭐여 ㅋㅋㅋ 페이퍼 하나에서 노래가 몇개가 나와 ㅋㅋㅋ 니가 왜 거기서나오는데 왜 하필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나게 된거야 음~ 결혼까지 생각해쒀~ㅋㅋㅋㅋㅋ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그러니까 지금 다락방이 쓴 이야기는 버스보이랑도 소울메이트 되는 이야기군요? ㅋㅋㅋㅋ 아니 소울메이트를 몇 놈을 가져야 하는 것이여 ㅋㅋㅋ 이여자여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1-14 11:56   좋아요 3 | URL
식욕과 성욕은 비례한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다부장님 매끼 두 가지 메뉴 먹는 분.

그럼 전 이만 바빠서 =33

다락방 2022-01-14 11:58   좋아요 3 | URL
페이퍼를 쓸 때 리듬을 타는 거죠. 둠칫 두둠칫. 너와 결혼까지 생각해쒀~ 워 우후후~~
저는 소울메이트가 좋습니다. 육체적 관계는 힘들어요. 육체를 써서 힘들고 쓰다가 안쓰는 관계 되어도 힘들고 애초에 안쓰는 관계로 딱 거시기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 살아보니 그렇습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14 11:58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에로틱과는 거리가 아주 먼 성인여자입니다. 정신! 정신이 중요합니다.

밥이랑..

- 2022-01-14 12:17   좋아요 2 | URL
어쩐지.. 제가 요즘 그렇게 음식에 대한 욕심이 없어지던데….. 아, 여자나이 35살이 성욕 정점이라던데 찍고 내려오나봄… 사흘째 김치찌개에 밥말아먹는 나… 아 식욕 없다 ㅋㅋㅋㅋ 정점에서 모든 것을 놓아버린 열반의 생… 나를 생불이라 불러다오 ㅎㅎㅎ

다락방 2022-01-14 12:34   좋아요 1 | URL
쟝님 뭐 먹으러 나갔다와요. 바람되 쐬면서 맛난거 먹고 와요. 저는 쌀국수랑 모닝글로리 먹을거예요.
근처에 똠양꿍 파는데 없어요? 입맛 없을 때 똠양꿍 먹으면 또 그 맛이 끝내주는데! >.<

- 2022-01-14 12:50   좋아요 0 | URL
엄마가 오기 전에 김치를 한통은 다 먹어둬야한다는 불타오르는 사명감…..(ㅋㅋㅋㅋ 아놔 진짜 겁나 착한 딸임)…. 그래도 사흘 먹어도 김치찌갠 맛있쪙!! 전 내일 곱창에 술먹을 거라서 우하하하하하하 ㅋㅋㅋ 주말에 술마실 생각하면 너무도 너무도 신이납니다… 아우… 똠양꿍!! 아무래도 안먹어본 것 같은데 먹어볼께요 ㅋㅋㅋ 그거 쌀국수집에서 파는 거죠?

다락방 2022-01-14 14:53   좋아요 0 | URL
아 똠양꿍은 태국 음식이에요. 이게 또 맛이 기가 막혀! 나중에 나랑 먹으러 갑시다! 똠양꿍이랑 쏨땀이랑 사줄게. 맛이 진짜 끝내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1-14 1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 페이퍼에 웃음 포인트가 넘 여러개라 댓글을 어찌 달아야할지 ㅋㅋ
일단 다락방님이 왜 잘생긴 남자는 못 만나는지 알겠고, (정말로 뇌섹남에게 섹시함을 느끼시는 듯요!) 쿨 노래 막 따라부르게 되고~ㅋㅋ 결혼까지 생각해쒀에 빵 터지고 ㅋㅋ 하이라이트는 역시 띠지 ㅋㅋㅋㅋㅋ 원서읽다가 성격 포악해질 것 같다는 말씀에 공감😋
원서읽기 계속 해나가시는 것도 대단해요! 로리이야기 연재 기대하겠습니다😍

다락방 2022-01-14 14:53   좋아요 4 | URL
네, 그러합니다, 독서괭 님. 저는 지성과 감성 모두 팡팡 터지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지성과 감성을 장착하지 않으면 저로서는 무관심 되는 것입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로리 이야기 제가 앞으로 따끈따끈하게 들려드릴게요. 이야기 들려주는 다락방이 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라파엘 2022-01-14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혹시 필요하면 참고하실 수 있도록 교육학적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안 읽히는 책은 굳이 완독할 필요없이 언제든 과감히 접으시고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책만 읽어나가시는 게 영어실력 향상에 좋습니다. 단어를 찾는 것도 독서에 방해가 될 정도로는 하지 않는 게 좋고, 전체 맥락만 따라갈 수 있다면 모국어책 독서할 때처럼 단어검색 등 다른 방해 없이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게 좋아요. 결국에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흥미˝가 영어실력 향상에 가장 중요한 요인인데, 개인적으로 다락방님은 외국어습득에 핵심적인 자질을 누구보다도 제대로 가지고 계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다락방님 개인취향의 로맨스만 잘 찾아서 독서하시면 꾸준히 한두해만 지나도 영어천재가 되실 것 같습니다 ㅎㅎ

다락방 2022-01-14 15:19   좋아요 3 | URL
라파엘 님 진짜 알라딘 최고 다정꾼이세요. 너무 감사합니다. 라파엘 님의 댓글을 읽고 저도 자신감을 다시 장착하고! 흥미있는 책으로 열심히 읽어볼게요. 영어천재가 되는 그 날 제대로 감사 인사 다시 올릴게요, 라파엘 님.
아 저는 너무나 행복합니다. 뭘 하고 싶어하면 이렇게 누군가 유용한 조언을 해주시니 ㅠㅠ 인생을 살아볼만한 것이고 역시 영생을 누려야겠어요. (뜬금 결론)

PersonaSchatten 2022-01-14 15: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데 친구한테 사실대로 말하고 내가 혼자만의 망상이었으니 포기하겠다 말하면 안되는 걸까요? 왜 이런 게 고민거리가 되고 소설이 되는지 이해가 잘은 안가는 1인입니다. 친구가 화내고 절교하자고 하면 절교 하는 거고요. 버스보이든 친구든 인연이면 그리 쉽게 끊어지진 않을 터이고. 첫눈에 호감을 느꼈어도 나랑 맞는진 사귀어봐야 알 거 같아서 저도 첫눈에 푹 빠지는 건 공감이 좀 어렵더라고요. 저도 이 책 영서랑 번역서 같이 쟁여놨는데 비울까봐요;; ㅎㅎㅎ
그리고 오바마 그냥 읽지 마세요. ㅋㅋㅋ 모임 사람들이 모두가 반응이 안 좋으면 읽을 만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따로 읽으라고 하고 접어버려요. ㅋㅋㅋ 저 audacity of hope이미 오래전에 접어버렸어요. ㅋㅋㅋ 이후로 정치인들 자서전 그냥 안 읽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1-17 09:04   좋아요 1 | URL
포기도 잘 안될것 같고, 절교도 못하겠으니까.. 그러는거 아닐까요? 사실 저의 경우에는 이런 갈등적 상황에서 그냥 ‘나라면‘ 을 넣기 보다는 구체적 대상을 넣곤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경우에 내가 빠진 남자가 만약 현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좋아했던) 그 남자라면? 을 넣었는데, 저는 금세 결론이 나더라고요. 저는 사랑을 포기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저라도 지금보다 더 젊었다면 또 어떤 생각을 했을지, 어떤 결정을 했을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디셈버 이 책 얼른 읽고 싶어요. 제가 생각한대로 이야기가 흘러가는지,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페르소나 님 말씀처럼 저는 오바마 포기하고 앞으로 재미난 로맨스만 원서로 시도해볼래요. 그게 성격 안버리는 지름길일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mini74 2022-01-14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띠지. 전 띠지를 책갈피로 활용하곤 합니다. 중요 포인트가 띠지에 적혀있기도 하죠.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 일요일에 구매 글 올라온다니 기대됩니다. 무슨 책 사셨나 ㅎㅎ

다락방 2022-01-17 09:05   좋아요 2 | URL
제가 사놓고서도 깜짝깜짝 놀라는 책들을 샀습니다. 잔뜩 쌓아둔 뒤에 이걸 내가 언제 다 읽나 싶고요. 저는 이제 앞으로 책 안사도 몇 년간 읽을 책이 쌓였는데 그런데 그 후의 몇년.. 아마도 영생을 위해 책을 계속 사는가 봅니다. 휴..

mini74 2022-02-10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과 댓글 모두 정말 즐겁게 웃으며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축하드려요 *^^*

새파랑 2022-02-10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멘스의 황제 이작가님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2-02-10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2-02-1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이 재미난 페이퍼 당선됐네요. 축하드려요^^
 
알라딘 블렌드 다이어리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분쇄된 커피를 사는 것과 홀빈으로 사는 건 커피빵에서 차이가 확 드러나는 것 같다. 오늘 커피빵은 역대 최고였는데, 그것은 내가 절묘하게 잘 갈았기 때문인가.
산미는 거의 없고 그간 커피들과는 확연히 다른데 아주 마음에 든다. 좋은데?
그리고 내게는 에이스가 있지롱.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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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1-14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홀빈으로 사서 기계로 분쇄해요. 커피 좋아해서 산 거 아니고 ㅋㅋㅋㅋ 누가 머신 사주셔서 어쩔수 없이 ㅋㅋㅋㅋ 절묘한 솜씨 실사판으로 보고 싶군요. 제게는… 그레이스가 있습니다. 푸하하하하하하.

다락방 2022-01-14 08:15   좋아요 1 | URL
저도 얼마전에 예전에 친구에게 추천받은 전동 그라인더 사서 갈아 마시고 있어요. 귀찮긴한데 커피빵 보는 재미가 있네요. 껄껄. 저는 초쿄다이제도 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 저 지금 디셈버 페이퍼 쓰고 있어요. 우정 뽀에벌~

단발머리 2022-01-14 08:20   좋아요 2 | URL
아아아… 초코 다이제면 내가 아무래도 밀리는데… 아… 역시나 디저트계의 큰손 맞으시군요ㅎㅎㅎㅎ 우정 포에버!!!

잠자냥 2022-01-14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커피값 올라서 슬포요…. ㅠㅠ

다락방 2022-01-14 08:53   좋아요 2 | URL
커피값 올라서 안사먹겠다!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올랐네? 슬포..‘ 하면서 계속 사서 더 슬퍼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2-01-14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이젠 바리스타가 되신 건가요??^^
캡슐 찍 내려 먹는 게 편하다고, 드립은 기다리는 게 힘들다고 하신 게 엊그제 같더니 이젠 커피빵을 그냥 막 만드시는 경지까지???
저는 커피빵 만드는 게 쉽지 않던데 말입니다!!
손이 떨려서.....ㅜㅜ
저는 치즈케잌이랑 커피 원샷 했네요.쩝쩝~

다락방 2022-01-14 10:16   좋아요 2 | URL
이게요, 커피빵이 직접 원두를 갈아서 내리면 그냥 되는거더라고요!!! >.<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었어요.
그러게요 책나무님.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어떡하다가 제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원두 갈고 뜨거운 물 부어서 내리는 거 세상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이제 커피빵 보면서 꺅꺅 거려요. 아놔.. 역시 사람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초콜렛도 먹고 이것저것 과자도 집어먹다가 이제 에이스 먹을겁니다. ㅋㅋ 먹으러 회사다니는 1인 ㅋㅋ

책읽는나무 2022-01-14 10:28   좋아요 1 | URL
책 사려고 회사 다니신 게 아녔어요??ㅋㅋㅋㅋ
완전 빵~터졌네요?ㅋㅋㅋ
저는 새벽에 눈 뜨면 양치하고 바로 새벽밥을 먹고, 잠깐 눈 부쳤다가 아침겸 브런치를 먹고...또 졸다가 일어나 점심을 먹고,또~
요즘 전 먹으려고 눈을 뜨는구나??
이래도 되는 건가? 좀 멍~했었는데...다락방님 보고 용기를 얻었네요.
오늘도 화이팅입니다ㅋㅋㅋ

다락방 2022-01-14 10:31   좋아요 1 | URL
무슨 말씀이세요, 책나무 님. 회사는 먹으러 다니는 겁니다. 이건 저희 가족의 특징인것 같아요. 아빠도 여동생도 출근할 때 간식으로 가방을 무겁게 채우고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전이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심히 먹읍시다, 책나무 님! 우리가 아무리 실컷 먹어도 기껏해야 백년이예요. 껄껄.

웽스북스 2022-01-14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넘 좋죠. 어우 초코다이제 먹고싶네요. (댓글까지 정독 ㅋㅋ)

다락방 2022-01-14 11:14   좋아요 1 | URL
전 에이스를 먹고 있어요. 아 에이스 진짜 너무 맛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커피는 간식을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 2022-01-1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나도 방금 운동하고 와서 커피빵 보고 멍때렸는데 ㅋㅋㅋ 저 오늘부터 월요일까지 자유임 ㅋㅋㅋㅋ 아임 프리~~~~~~

다락방 2022-01-14 12:03   좋아요 1 | URL
우하하핫 그렇다면 죄와벌 끝냅니까? 깔깔.

- 2022-01-14 12:1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넵 ㅋㅋㅋ 읽다만 페미니즘의 투쟁도 읽어볼까 드릉드릉 중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무언지 확실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워하게 된다는 건 사실이다. 안다면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 그게 많은 책이나 영화에서 그리고 실생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소리에 두려워하면서도 기어코  정체를 확인하려고 하는 이유일 것이다. 난 니가 뭔지 몰라 무서워, 넌 뭐니? 그러다 쥐라는 작은 동물이든가 고양이라든가 하는 걸 발견할 때면, 아 그렇게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구나, 하고 안도하게 된다. 물론 공포영화에서는 그렇게 안도하고 돌아서는 장면에서 도끼살인마가 나오고 막 그러지만.. 흠흠.


나는 죽음이 두렵다. 몇번이나 언급했지만 죽음이 두렵다. 죽음이 내게 찾아올 것이 두렵고, 죽음이 찾아온다면 그 뒤에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사실이 두렵다.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헤맨 그 마음을 나는 알겠다. 죽기 싫다. 죽기 싫고 이 세상을 영원히 살아가고 싶다. 이렇게 얘기하노라면 간혹 친구들이 "늙지 않고 아프지 않다면 괜찮겠지만 늙어가고 아파서 거동도 힘들면 그렇게 사는 건 더 힘들것 같지 않아?" 라고 내게 묻곤 한다. 물론 내가 영원히 살고싶다고 말할 때에는 지금 모습 그대로, 건강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렇게 늙고 병이 드는, 약해지는 자연스런 현상이 찾아온다 해도 나는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 세상이 변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고 그 세상을 변하게 하고 혹은 유지하게 하는 사람들을 보고 관계를 맺고 싶다. 


죽음이 두려운 것을 내가 '극복'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 두려움을 끌어안고 가야할텐데, 뭔지도 모르는채로 끌어안고 가는것보다는 아는게 낫지 않을까. 안다면 두려움을 좀 가볍게 만들면서 혹은 다독여가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죽음에 대한 책을 가끔 찾아 읽는다.


이 책,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에서도 언급된 '셸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2013년에 읽었는데, 역시나 읽은게 도움이 되었다. 내가 이렇게나 죽음을 두려워하는 건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라는 사실, 죽고난 후에는 나의 존재 없음에 대한 걸 내가 알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지금도 나는 밤에 자려고 누워서 죽음이 찾아올 것이고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내가 내 가슴을 쓰다듬으면서 내게 속삭인다. 괜찮아, 어차피 죽고 나면 나는 내가 죽었다는 것도 몰라.


그러므로 가장 끔찍한 불행인 죽음은 사실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한 죽음은 우리와 아무 상관없다. 하지만 죽음이 우리를 찾아왔을 때 우리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따라서 우리가 살아있든 이미 죽었든 간에 죽음은 우리와 무관하다. 살아있을 때는 죽음이 없고 죽었을 때는 우리가 없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셸리 케이건, p.306



유성호 교수는 일전에 채널을 돌리다 <유퀴즈>에서 보게 됐다. 오, 저런 교수님의 책을 읽고싶네, 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미 사두었더라 ㅋㅋㅋㅋ 역시 준비성 철저한 퍼펙트 우먼 되시겠다. 유성호 교수는 서울대에서 죽음에 대한 교양 강의를 한다셨는데, 책을 끝내면서는 더 듣고 싶다면 서울대에 입학해서 강의를 들으라 하신다. 교수님.. 그 농담 너무 쎄요..



법의학자가 하는 일에 대해 유성호 교수는 책에서 말하고 있지만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주체적인 죽음'이다. 내가 내 죽음에 주체적일 수 있는 것. 그것은 당연히 삶과 연관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 병원에 입원해있다가 죽음을 접하게 되지만, 예전에는 생명의 빛이 사라져가는 걸 누군가가 지켜보고 그래서 임종의 자리에 가족들을 불러 이별할 수 있었다는 얘기도 들려준다. 내 삶을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면 죽음 역시도 내가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마땅할 것이겠다. 죽음이 늘 두려워 주체적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면 결국 죽음이 내 삶의 종착지인만큼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주체적으로 내가 죽음을 '선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숱한 자살시도와 또 안락사 등에 대한 일화들을 이야기하면서 죽고 싶었으나 사실은 죽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노라면, 나 역시 그들의 마음이 너무나 이해되는 것이다. 


자살에 대해서 지면을 꽤 할애하는데(자살하지 말라고!!), 자살하는데 술의 영향에 대해서도 말한다. 술을 마시는 사람도 그리고 마시지 않는 사람도, 술을 마시면 개가 되는 경우를 알고 있고 보아왔을 것이다. 술을 마시면 왜 개가 되냐, 그것이 술이 한 일이냐. 그것은 그 술을 마신 '내가' 한 일이라는 걸 모두 알 것이다. 개였던 사람이 꾹꾹 눌렀던 자기의 개성질이 술을 마시면 억누르지 못하고 발현되어 버린다. 유승호 교수는 알코올이 '억제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억제하고 살다가 알콜을 흡수하는 순간 그 억제를 놓아버린다는 것. 그렇다는 것은 평소에 그것을 억제했다는 것이고 그런 욕망을 품고 있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범죄가 그 안에 있었다는 것. 자살 역시 마찬가지. 억제를 억제하는 알코올로 인해 우울한 마음을 부여잡고 있다가 놓아버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자살을 하는데, 그러므로 우울한 사람에게 술이 치명적이라고 유승호 교수는 말한다.


우리는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주로 술을 마신다. 예를 들어 실연당했을 때 "야 너, 실연당했다며? 술 한 잔 먹고 잊어버려" 라고 한다. 물론 정서적 취약 계층이 아닌 사람으로 건전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상태라면 술 한 잔으로우울한 느낌을 날려버릴 수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정서적으로 취약한 사람, 사회적인 어려움이 있어 우울감이 심각한 사람에게 알코올이 주어지면 그 자체로 문제가 매우심각해진다.

실제 우리나라 통계를 보면 자살자의 상당수가 자살 직전 높은 알코올 수치를 기록했고 알코올이 깰 때쯤 자살을시도했다. 자살한 유명 연예인들 모두가 다 일정 수준 이상의 알코올 수치를 보였는데, 실제 음주 농도가 0.1퍼센트의 만취한 상태에서 자살이 일어난 경우도 여러 건이었다.

물론 단순하게 알코올을 자살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알코올이 자살을 생각해왔던 사람에게 실행력을 높이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기쁠 때 술 한 잔 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울한 사람에게는 절대로 알코올을 섭취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자주 만나는 친구 말고, 오랜만에 만났는데약간의 문제가 있어 보이는 상대에게는 절대 술을 권하면안 된다. 알코올이란 분명 장점에 비해 단점이 많은 물질인것을 명심해야 한다. (p.183-184)



이십대 중반에 만났던 남자친구는 내게 우울할 때는 술마시지마, 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보다 나이가 훌쩍 많았던 그의 그 말이 그런데 잔소리로 들리지 않고 그 당시에 오케이, 하며 듣는 말이 되었는데, 그 가르침은 지금까지도 내게 퍽 유용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번 잘 지킬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심하게 우울한 날에 술생각이 난다면, '오늘 너무 우울하니까 술 마시지 말고 내일 마시자'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연애에서 그는 그것 말고도 여러 가르침을 주었지만 지금까지도 나는 이 가르침이 제일 좋았다. 나는 그로부터, 그 연애로부터 우울할 때는 술을 마시지 말자는 것을 배웠다. 모든 연애에서는 지나고나면 하나라도 꼭 배울 게 있다. 하다못해 '이런 놈은 절대 만나지말고 피하자' 라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 우울할 때 술마시지 마세요. 기쁠 때 마셔!!


각설하고,

나의 주체적 죽음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결국은 그것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죽음에 대한 강의를 나도 듣고 싶다.. 라고 생각하다가, 그런데 나는 뜻밖에, 정말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맙소사, 이런 구절을 만나게 된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기보다 어떤 질병에 의해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급속도로 삶이 무너져 사망에 이르렀던 반면 이제는 의학의 발전으로 질병에 걸렸다 해도 완치율이나 생존율 또한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게다가 뒤에서 다시 살피겠지만, 콕 집어 2045년이 되면 놀라운 과학의 발달로 영생의 가능성까지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그래서 더더욱 죽음을 멀리하고자하는 사회 풍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죽음을 방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생을 잠시 보류한다면 어쨌든 우리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렇기에 미리미리 죽음이라는 것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두자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은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끝낼 수 있어야 한다고 반복하는 것이다.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 본인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아프지 않고 건강할 때 준비해야 한다. 학창 시절에 다들 시험을 치러봤을 텐데 시험 보기 하루 전날에 공부하면 성적이 잘 안 나오지 않던가. 조금이라도 일찍 공부를 시작하면 성적이 잘 나오는 경험을 다들 해봤을 것이다.

마찬가지다. 죽음이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죽음을 떠올리는 것을 재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고지금 건강할 때 죽음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2045년 이후에는 혹여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의 죽음은 너무도 명백한 사실이다.

삶은 유한하기 때문에 그처럼 찬란한 칭송을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토록 찬란한 내 삶의 모험 같은스토리, 그 마지막이 어떻게 마무리되어야 하는지도 지금건강할 때 조금은 치밀하게 계획해두는 것이 찬란한 삶을 끝까지 빛나게 하는 방법이지 않나 싶다. (p.240-241)



콕 집어 2045년이 되면 놀라운 과학의 발달로 영생의 가능성까지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콕 집어 2045년이 되면 놀라운 과학의 발달로 영생의 가능성까지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콕 집어 2045년이 되면 놀라운 과학의 발달로 영생의 가능성까지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콕 집어 2045년이 되면 놀라운 과학의 발달로 영생의 가능성까지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네?? 뭐라고요???


아, 내가 이러려고 이 책을 읽었구나. 이 구절을 보기 위해 이 책을 읽었어. 신은 나를 사랑하셔 나를 두렵게 하지 않으시려고 이 책을 읽게 하셨다. 앞으로 23년, 23년만 건강하게 살아가다보면 영생을.. 누릴 수도 있는거야. 할렐루야! 영생의 가능성이라니. 만세! 나는 영생하면서 잘 살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그래야 영생을 누리는동안 지적인 여성으로 우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지.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과학의 발달, 컴온! 나는 영생으로 간다...



(어쩐지 사이비종교 같은 끝맺음이 되어버렸군.)

그런데 지금은 그때처럼 죽음의 순간을 가족이 모여 함께하기가 어렵다. 세상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의료 행위의 한복판에서 죽음을 처분당하는 것이요즘 우리 사회 죽음의 대세가 아닌가 싶어 씁쓸한 심정이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대세를 거슬러 이제 우리는 죽음을 당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맞이하는 쪽으로 생각해볼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 P142

그런데 과연 죽음을 원한 환자들이 모두 그 죽음의 버튼을 눌렀을까? 그렇지 않았다. 신청자의 60퍼센트만 누르고, 40퍼센트의 누르지 않았다. 말로는 번복하지 않고 죽음의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로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죽음을 시행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 P163

그들은 모두 말한다. 죽음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해왔고, 자기가 죽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해서 실제로 실행했는데, 막상 죽으려는 순간에는 살고 싶었다고 말이다. 그순간에는 모두 다 자기 판단을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다들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중학교 1학년 때 시험을 망친 후세상을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 기억이 있다. 그 나이에도 잘 못 본 시험은 엄청난 시련으로 느껴졌고 내가 세상을 떠나면 그 시련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이정도 수준에서 그러한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이 실행이 되는 것은 아무에게나 일어나는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충동적‘으로 일어나는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 P175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소속감이 있다면, 가족의 일원, 회사의 일원, 어느 공동체의 일원으로 죽음에 대한 관념은 실제로 실행되지 않는다. 그런데 사회적 교류가 단절된 상태에서는죽음에 대한 관념이 지속적으로 조금 더 구체화된다. - P175

앞서 통계로 살펴봤듯이 우리나라는 자살의 증가 추세가 유독 가파른 나라다. 그래서 죽음 하면 우선적으로 자살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셸리 케이건 교수가 충분히합리적이고 윤리적인 자살도 있다고 주장한 것처럼 실제로 충분한 숙고 끝에 내려진 결정이라고 해서 자살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잡지 《뉴요커The New Yorker)》가 금문교에서 투신 자살을 시도했다가 다행히 구출되어 살아남은 사람들을 인터뷰했을 때,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뛰어내린 순간 나는 인생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방금 다리에서 뛰어내렸다는 사실을 빼고는요.

뛰어내리고 처음 떠오른 생각은 방금 무슨 짓을 한 거지‘였습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았습니다. - P174

알코올 또한 자살과 상관관계가 있다. 실제로 알코올 접근성이 높은 나라는 자살률 또한 높다. 동유럽 국가들 중에는 우리나라보다 자살률이 높은 나라가 있다. 최근 OECD통계에서 우리나라를 제치고 자살률 1위를 차지한 리투아니아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곳에 가보면 경제도 굉장히 침체되어 있고, 그래서인지 알코올을 상당히 많이 섭취하는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알코올 접근성이 꽤 높은 나라에 속한다. 또한 모든 음주 사고에 대해 외국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은편으로, 알코올에 대해서 굉장히 너그러운 나라에 속한다. - P181

이러한 노인 자살자는 대개 혼자 사는 독거노인인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가족과의 소통이 없었던 경우다. 가족과오랜 기간 연락이 없었던 이러한 경우는 사후에도 가족을찾기가 쉽지 않다. 자식들이 멀쩡히 있는데도 말이다. 노인자살에 관한 흥미로운 통계는 자식이 많은 사람들의 자살률이 굉장히 낮다는 것이다. 자식이 많으면 적어도 그중 하나의 자식과는 정서적 교류가 분명히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노년의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서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친구가 가장 필요한데, 한국 남자들에게친구가 없다는 것도 자살 증가의 큰 이유다. 헌신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지만 퇴직하면 직장에서 알았던 사람들과는어울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보니 노인 자살에서 남성 자살이 3.5배나 많은 것이다. - P185

그렇기에 노인 자살은 사실상 사회적 타살이라고도 할수 있다. 본인의 모든 것을 자식들에게 투자하고 결국 스스로는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죽음으로 내몰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젊은 여성의 자살률 또한 상당히 높다. 어떤 사람들은우리 사회의 자살 증가를 내적 가치관의 부재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는데 일부분 맞는 말이기는 하다. 급속한 산업화과정에서 삶을 지탱해줄 내적 가치관이 흔들리면서 고독감을 느끼게 된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사실상정신과 의사들에게 자문을 구하면 모든 자살의 원인은 정신 질환 때문인 것으로 귀결된다.
물론 사회가 산업화되고 복잡해지면서 정신 질환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정신 질환만으로 모든 자살을 해석할 수는 없다. 왜 유달리 노인층과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높은지를 정신 질환이라는 기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 P186

한번 자살 제지를 받은 사람 중 67퍼센트는 다시 자살 시도를 하지 않고 자신의 평균 수명을 다했다. 누군가의 자살 시도는 오랫동안 준비하고 생각해온 결심의 표출이지만 막상 그날 누군가의중재로 당신의 잘못된 판단이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를진심으로 이야기해주면 그 사람의 마음이 죽음이 아닌 쪽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자살 장소로 유명했던 마포대교에 자살 방지 캠페인을 벌여 자살률을 많이 줄인 것으로알고 있다. 삶의 소중함에 대한 글귀도 붙여놓아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게 하고 경찰도 수시로 순찰하면서 자살자를 방지하고 있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는 굉장히 훌륭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 P191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 자살 사고는 단계적으로 일어나는 일로, 우선 자살을 오래도록 계획한 후에 자살 시도를하게 되기에 중간에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관심그리고 사회적 안전망까지 잠재적 자살자에 대한 우리의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국가적으로도 자살 방지 정책을 시행하는 데 일정 정도의 예산을 들이는 것을 당연시해야 한다. - P192

결코 자살은 자기 통제 수단의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정서적감정, 사회로부터 소속감이 없어지는 기분, 자포자기와 체념 및 절망 등의 정서 문제에 의해서 발생한다.
혹시나 지금 죽음을 떠올리고 있는 사람들이있다면 자신의 정서 문제가 치료를 통해 회복될수 있으며, 결코 자살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주기를 바란다.
정서 문제는 신체의 질병, 예컨대 감기 등과같이 적절한 치료와 따뜻한 지지를 받으면 회복될 수 있다. 따라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해 삶이라는 소중한 여정이 중단되지 않기를 바란다. - P202

내가 중환자실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죽음에 대한대화가 단절됨으로써 오는 가족 간의 비극, 그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특히 죽음을 앞둔 환자가 부모님이라면 어떤 자식이라도 대부분, "우리 부모님 꼭 살려주십시오"라는 이야기를 한다. 정말 고생 많으셨던 부모님이라서 이렇게 보내드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입원한 경우 대개 말기암 환자이다. 사실상 죽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함에도 환자와 가족은 ‘죽음‘을 두고 대화하지 않는다. - P225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어떠한 모습이기를 바라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깊은 의미를 품는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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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11 12: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미쳐 ㅋㅋㅋㅋ 부장님 영생하고 싶은 사람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아놬ㅋㅋㅋㅋ 저는 영생까진 아니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지내다가 차페크처럼 자서전 한편쓰고 준비한 뒤에 존엄사하는 방향으로 방법 찾는 중이요! 근데 또 영생을 영생.. 영생을 고민해야해?
그리고 또 에 뭐랄까 술은 희노애락심심할때 언제나 이유를 만들어내며 마셔왔던 저로서는 다락방님의 그 습관이 부럽고, 습관이 되게된 그 스토리가 넘나 🤭🤭🤭
ㅋㅋㅋㅋ 아무튼 ㅋㅋㅋㅋ 진짜 이렇게 영원히 살려고 하는 사람 제 주변에 처음봅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12 08:35   좋아요 1 | URL
나는 다 나같은 줄 알았다가 또 나같은 사람을 나밖에 못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나서 아니 그러면 나같은 사람은 나 밖에 없는건가 했다가 그런데 2045년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영생 가능..이런거 얘기 나오는 거 보면 영생을 바라는 사람은 그렇다면 아주 많은거 아닌가 싶고 그렇습니다. 아무튼 저는 영생편!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 2016년에 이별하고서는 두 달 내내 술마시고 두 달 내내 울어서 속이 아주 난리가 난 적이 있었어요. 이별..그거슨 무엇... 아휴 역시 삶은 혼자가 진리다!! 아무튼 영생으로 고고씽!!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1-11 1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045년에 무슨 일이…..@.@

다락방 2022-01-12 08:36   좋아요 2 | URL
저는 일단 건강하게 버텨서 영생을 겟하겠어요! ㅋㅋㅋㅋㅋ

Falstaff 2022-01-11 1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생할까봐 걱정하는 인간입니다. 죽는 거 무서워요. 딱 죽는 순간이 얼마나 아플까, 힘들까, 괴로울까, 이게 무섭지 죽은 다음에 벌어질 일은 하나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ㅋㅋㅋ
마누라는 자기 죽으면 제가 다른 년한테 장가갈까봐 먼저 못 죽겠다고 하고,
전 저 먼저 죽으면 돈 많고 젊은 남자 골라 재혼하라고 합니다. ㅎㅎㅎㅎ

다락방 2022-01-12 08:37   좋아요 0 | URL
저는 죽는 순간에 아플까, 힘들까 이런걱정 보다는 ‘윽 내가 죽는다니!!‘ 이런 마음이 제일 힘들고 걱정될 것 같아요. 그 와중에도 ‘안죽고싶다 어떻게 해야 될까?‘ 계속 생각할듯요. 생각을 하자 생각을 그러면 답이 나온다.. 하면서 ㅎㅎㅎ
저는 제가 없는 세상이 몹시 걱정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2-01-11 1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죽음에 대한 생각이 다락방님과 같아요. 너무 무서워요. 영생이라 ㅋㅋ 2045년까지만 버티면 되는 거죠?

다락방 2022-01-12 08:37   좋아요 0 | URL
아, 저 드디어 영생프렌드 찾은건가요? 다들 영생 별로라고 하시는데 블랑카님은 저처럼 죽음이 두렵고 저처럼 영생을 바라시는거죠? 흑. 우리 영생베프 하도록 해요. 2045년까지 버티고 우리 영생친구 하기예요. 약속!!

수이 2022-01-11 1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골드문트님처럼 영생까지는 좀...... 읽어보고 싶었는데 락방님 리뷰 읽으니 후딱 빌려야겠어요. 죽음은 역시 무섭지만 그렇다고 마냥 무섭다고 피해서 끝까지 피할 수 있는 성질의 종류는 아닌지라.

다락방 2022-01-12 08:38   좋아요 0 | URL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이니만큼 담대하게 넘겨야할텐데, 그것이 자연스런 일이라고 받아들여야 할텐데 제가 그걸 진짜 못하고 있네요. 그래서 이렇게 죽음에 대한 책을 읽게 되는가봅니다. 저를 더 훈련시키느라고... 아무튼 저는 영생을 택합니다. 샤라라랑~

- 2022-01-11 13: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으로 찬물끼얹어서 죄송한데 2045년 오기 전에 인류 망할거 같지 않아요… 여러분!? ㅋㅋㅋㅋㅋ 영생의 욕망은 공도동망의 길 (어둠의 오라 투척하고 가기 ㅋㅋㅋㅋ)

건수하 2022-01-11 13:45   좋아요 3 | URL
23년 남았는데, 지금보다 23년 전이면 1999년….? 오 이 엄청난 괴리감…

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드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2-01-12 08:39   좋아요 1 | URL
나는 안망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내가 안망하길 바라니까! 껄껄.

건수하 2022-01-12 12:24   좋아요 1 | URL
긍정적인 자세 좋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1-11 14: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독교적 내세관을 가진 사람으로서 죽음이 두렵지는 않지만 죽음이 궁금하기는 하고요. 두려운 건, 죽지 않은 상태에서 연약한 육체를 이끌고 긴 생을 유지하는 겁니다. 그니까 정확히 제가 두려워하는 건 죽음이라기 보다는 늙음 되겠죠. 스스로를 어찌할 수 없을 정도의 늙음이요.

제가 읽은 <죽음> 관련 책의 결론을, 저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보는데요. 하나는 ‘받아들여라‘. 어차피 인간은 죽는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또 한 가지는 다락방님이 읽으신 책의 그 문장대로, 곧 조만간 ㅋㅋㅋㅋㅋㅋㅋ 인간은 질병을 극복하고 노화를 극복하고 영생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는 전 세계 최고의 부자들부터. 그다음은 일반인들에게도 그런 시대가 열릴 테고. 그 때는 인공심장, 인공신장, 인공무릎, 인조피부 ㅋㅋㅋㅋㅋ인조인간 되는 거죠.

그래서, 저의 관심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그럼 어디까지를 ‘나‘라고 볼 수 있는건가 하는 거에요. 내 뇌가 나인가. 뇌만 그대로 가지고 모든 신체 기관을 리모델링했을 때, 그 존재를 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니, 당연히 고민은 의식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렇다면, 나라는 의식을 나는 신뢰할 수 있는가. 나는 정말 나인가.
그래서 오늘 도서관에서 빌려온 뇌과학 책은 이러합니다. 느끼고 아는 존재, 뇌과학공부, 생명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추신 : 2045년 전에 인류가 멸망할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제 생각 ㅋㅋㅋ 생각보다 지구가 참을성이 많더라구요.

- 2022-01-11 14:57   좋아요 1 | URL
오 이런 접근의 뇌과학 공부 ㅋㅋ 저는 거의 찐 유물론자라 ㅋㅋㅋ 인간의 의식 활동이 물질적 근원이상도 이하도 아니라서 그래서 물적인 근원이 궁금한데 ㅋㅋㅋ 결국 그래서 뇌과학으로 통한다 ㅋㅋ
추신 : 지구야 미안하다 ㅠㅠ

라파엘 2022-01-11 16:47   좋아요 2 | URL
삶에 답을 제시하고 그것을 설명해준다는 점이 지적인 사람들이 종교를 갖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저도 기독교적 내세관을 가진 사람으로서 죽음이 두렵지는 않지만 그것이 궁금하기는 합니다. 게다가 저는 앎에 대한 추구가 강해서 그런지, 나이가 들어가는 늙음의 과정도 자연스럽게 겪으면서 알아가고 싶어요. 다만 삶에서 나이듦과 죽음은 제 선택과 관계없이 겪게 될텐데, 결혼과 육아는 제 선택에 달린 문제여서 때로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혼자인 게 좋은 사람이어서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독신을 선택하고 있기는 한데, 결혼과 육아의 모든 과정을 경험적으로 알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도 하거든요. 특히, 육아의 경우에는 한 생명의 탄생부터 나이듦의 과정을 양육자의 입장에서 직접 겪어보고 싶은 마음이 많아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저는 죽음의 문제보다 삶의 문제가 더 고민이네요 ㅎㅎ

다락방 2022-01-12 08:44   좋아요 3 | URL
저는 ‘죽음이 궁금하다‘는게 너무나 신기해요! 인간에게 누구나 찾아오는 죽음을 두고 저는 두려워하는데 단발머리 님과 라파엘 님은 궁금해하시다니. 저는 그걸 닮고 싶습니다. 저도 제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궁금해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분의 댓글을 읽으면서 하게 되네요. 그게 더 나을것 같은데, 그게 그러니까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나은 방법 같아서요. 그런데 저는 어쩌자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었을까요. 에휴..
저는 대체적으로 경험주의자 라서 뭐든 경험을 해야 알게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죽음에 대해서는 그런식으로 접근하는게 저에게 완전히 불가능해요. 그래서 좀 더 알아야겠어요.

뇌과학..사실 저는 뇌과학에 대해 크게 신경 안쓰고 관심도 없이 살았다가 좀 알아야 하지않나 싶어서 책을 몇 권 사둔 참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단발머리 님께서 빌려오신 <느끼고 아는 존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 제게로 오고 있습니다. 뇌과학이, 삶과 죽음 그리고 ‘나‘에 대해 어느정도 답을 줄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저는 또 그것을 역시 공부해봐야 겠네요.

라파엘 님의 말씀처럼 결국은 삶의 문제라는 것에 동의하게 됩니다. 죽음이 두렵든 혹은 궁금하든 어쨌든 그 모든걸 더불어 가져가거나 해결해가는 과정은 ‘삶‘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이루지 못한 것,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 역시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요.

라파엘 님, 저 역시 비혼이고 육아를 경험한 적 없고 그것은 여태 제 선택에 의한 것이었으나, 말씀하신 것처럼 그것을 선택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역시, 삶에 충실한게 결국은 궁극적 해결방법인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2-01-11 14: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 인간들은 마치 자기가 인간의 평균수명만큼은 다 살거라고 생각들 하는 경향이 있대요. 생각해보면 맞는 말인듯.... 저는 그냥 사고사만 안했으면 좋겠다는.... 제 마지막 순간을 제가 준비할 시간을 이렇게 생각하는데 또 막상 아파보면 그것도 못할 짓이더라구요. ㅠㅠ 어쨌든 다락방님의 영생은 기원해드릴게요. 음 그다지 권하고싶지는 않지만 딱 한가지 책 읽을 시간이 무한하다는건 좀 좋을듯..... ㅎㅎ

다락방 2022-01-12 08:46   좋아요 2 | URL
책 읽을 시간이 무한하다는 건 너무 좋지만, 벌써 노안 때문에 힘든데 영생하는동안 책 읽는게.. 가능할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진짜 건강관리가 필수겠어요. 무한한 시간 책을 읽으려면 시력이 받쳐줘야 하니깐요. 영생은 또 영생대로 할 게 많네요.. 흠.. 그래도 저는 영생 편! ㅋㅋㅋㅋㅋ

인간에게 누구나 죽음이 찾아오는 바 저 역시도 제 마지막 순간이 갑작스럽기 보다는 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그 준비과정 내내 저는 너무 힘들것 같아서.. 역시 죽음에 대한 생각은 생각만으로도 저는 힘들어요 흑 ㅜㅜ

레와 2022-01-11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죽음은 오히려 기대되고 건강하지 못한 비루한 육체로 오래 살아 남는게 걱정이에요.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보니 (이제 이틀) 활력 넘치는 이 육체가 참으로 좋구나란 생각이 새삼 들었어요. ㅎㅎ


다락방 2022-01-12 08:47   좋아요 1 | URL
나는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긴 하지만, 비루한 육체로 살아남는것 보다는 건강한 육체가 더 좋은 건 말할것도 없겠지요. 그렇다면 영생에 대비해서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체력단련을 해야겠어요. 빠샤!

mini74 2022-01-11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이 인간을 질투한 이유 중 하나가 생명의 유한성이라던데요 ㅎㅎㅎ 죽음도 이제 부익부빈익빈이 되는건가요. 2045년 영생의 삶 또한 부자들 몫이 아닐까요 ㅠㅠ 이제 주택부금 뿐만 아니라 영생부금 들어야 하나요 ㅎㅎㅎ

다락방 2022-01-12 08:49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아, 그 무슨 영화더라.. 주인공이 죽지를 못해서 죽고싶어하는.. 그런식의 영화도 있었던 것 같아요. 자꾸 살아나니까 죽고 싶어하던.. 아 그런 영화들이 몇 편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은 죽음이 고통스런 삶에 대한 해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오래 살면 그건 지루할까요? 저는.. 안지루할 것 같은데..
말씀을 듣고 보니 체력이고 뭐고 영생에 가장 필요한 건 돈이겠네요. 평생 먹고 살아야 할텐데..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겠죠. 크- 역시 삶은 고민의 연속이에요.

독서괭 2022-01-11 2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셸리 케이건의 말이 딱 제가 죽음을 많이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 같아요. 전 아픈 게 두렵지 죽음은 별로 두렵지는 않은데 애들 다 클 때까지는 절대 죽지 않기를 바랍니다.. 80세까지 책 읽는 게 가능한 상태로 살다 죽으면 딱 좋을 것 같아요. 막상 그 나이 되면 생각이 달라지겠지만?^^ 미니님 말씀대로 영생의 삶도 부자들 몫일 것 같네요 ㅠㅠ

다락방 2022-01-12 08:50   좋아요 2 | URL
저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은데 그게 안되네요, 저는 ㅠㅠ
앞으로도 계속, 특히나 영생을 하게 된다면 책을 읽으면서 살고 싶은데, 벌써 노안이니 어쩌나 싶어요. 영생하는 동안 이 눈을 계속 써야할텐데, 영생을 하게 된다면 중간에 눈을 교체하는.. 타이밍도 있을까요? 아, 역시 이게 쉽지 않은일이구나... 그렇지만 영생 하고싶어요 ㅠㅠ

mini74 2022-02-10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하면서 봤던 리뷰입니다
다락방님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2-02-10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2-02-10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 2관왕 축하드려요 ^^

독서괭 2022-02-10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 영생글이 당선되었군요! 다락방님 축하드려요^^

러블리땡 2022-02-11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2관왕 축하드립니다~ 이 책 이북으로 읽었었는데 리뷰 읽으니까 생각나네요
 















필립 말로 시리즈 국내 번역을 오래전에 다 읽었었고 말로를 꽤 좋아했었다. 그 시니컬함과 유머감각 넘나 내 스타일인 것. 그러니까 이런 걸 보자.

우연히 덩치 큰 남자를 만났는데 덩치로 그 우악스런 손으로 필립 말로를 억압한다. 그리고는 필립 말로에게 자신은 '벨마'라는 여자를 찾고 있고 그녀가 여기 있을것이니 같이 찾으러 올라가자고 말한다. 그 때 필립 말로가 이런다.



"당신하고 같이 올라가주지. 하지만 나를 안고 갈 생각은 마시오. 걸어가게 놔두란 말이오. 나도 다 컸으니까.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있고 뭐든 혼자 할 수 있다고. 나를 들고 가지만 말란 말이오." -책속에서 (페이지 안적어서 모름)



아 너무 웃기지 않나.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있고 뭐든 혼자 할 수 있다고, 라고 말하는 필립 말로 몇 짤? 삼십대 되시겠다. ㅋㅋㅋㅋㅋ 나는 저런 조크 왜케 웃기지? 필립 말로의 유머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헤밍웨이에 대한 것도 그렇다.


"이제 숙녀들도 없고 친구들끼리니까, 당신이 왜 거기까지 올라갔는지 따지려고 별로 시간 낭비 하지 않겠소. 하지만 이렇게 나를 헤밍웨이라고 부르는 건 진짜 기분이 언짢거든."

"농담 좀 한 거요. 케케묵은 농담이지."

"허밍웨이라는 사람이 누구길래?"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훌륭하다고 해줄 때까지 똑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남자지."

"그러자면 시간이 죽도록 오래걸리겠군." - P239



ㅋㅋㅋㅋ 자기를 잡아가는 형사가 남이 하는 말을 그대로 다시 반복하는 걸 보고는 헤밍웨이라고 부르면서 저렇게 말하는 거다. 웃김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오래전에 좋아했고 여전히 그의 농담에 웃지만 오만년만에 재독하는 필립 말로는 그런데 이제는 작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머는 여전히 좋지만 이게 원래 이렇게 문장이 산만했었나? 읽다보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것 같은 문장들도 있고 여튼 매력은 여전하지만 이제 세이 굿바이 해야 하겠다. 필립 말로 시리즈도 내 책장 한 칸을 당당히 차지 했었는데 지난번에 빅 슬립 읽고 팔고 이젠 안녕 내사랑 읽었으니 팔겠다. 하나씩 정리해주고 그 자리에 잭 리처 넣어야지.. 미안 말로여.. 잭 리처 승! ㅋㅋㅋㅋㅋ


아무튼 다시 읽으면서 필립 말로 캐스팅을 해보았는데, 필립 말로를 좋아하는 내 친구는 내가 말로에 어떤 배우가 좋을까, 했더니 대뜸 '존 햄'을 댔다. 자, 그는 이렇게 생겼다.


(단백질 쉐이크를 잔뜩 먹고 웨이트한 필립 말로)


(우연히 만난 여자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필립 말로)


이미지가 확 오긴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는 필립 말로라기엔 지나치게 잘생긴 거 아닌가 싶다. 좀 부담스럽게 잘생긴 타입이랄까. 친구에게 아니, 잘 어울리는데 좀 너무 잘생긴 느낌인데? 했다.


사실 시니컬한 유머에 있어서 나는 '재이슨 스태덤'을 떠올렸더랬다. 그런건 그가 정말 잘하지. 게다가 사람이 뭔가 똭 단단한 이미지이고 좋잖아? 그런데 <안녕 내사랑> 읽다가 재이슨 스태덤을 필립 말로 시키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필립 말로 너무 여자들하고 썸씽 일으키고 다녀. 확 로맨스도 아니고.. 나는 영화에서 재이슨 스태덤의 로맨스를 보고 싶지 않다. 아, 근데 이렇게 쓰는 순간 그가 호주의 어떤 큰 초원을 말 타고 달리고 여자가 그를 찾아갔던 그런 영화가 있었던것 같은데.. 아, 그거 보고 내가 오천년전에 페이퍼도 썼던 것 같은데.. 로맨스도 있고 찾아가는 여자도 있고 그런 영화였는데... 뭐였는지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다. 신이시여..



어째 내가 생각하는 필립 말로가 '주드 로' 라거나 '브루스 윌리스' 라거나 해서, 아아, 나의 나이 너무 여기서 나와버리는구나. 나의 필립 말로 나랑 같이 늙어간거임? 하고 다시 찾아보고 또다시 찾아보고 했다. 그러다 최근 본 <돈 룩 업>의 디카프리오 생각이 났다. 꽃미모 시절의 디카프리오는 필립 말로와 거리가 멀지만, 영화에서 내내 '섹시하다'고 나오고 살찌고 어딘지 살짝 비열한 듯한 디카프리오는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은거다.


(나에게도 리즈 시절이 있었다고 부르짖는 필립 말로)


(매력적인 여자를 만난 필립 말로. 욕망의 노예)



(역시 술이 짱인 필립 말로)

(술을 먹어도 너무 먹은 필립 말로)



사실 헤밍웨이 농담에서 떠올린 건 '레지 장 페이지' 였다. 다른 장면은 잘 안어울리는데 문학적인 조소는 레지 장 페이지가 하면 좀 괜찮지 않을까 했던 것.


(명함은 이렇게 박았지만 돈을 하도 못벌어서 곧 망가질 필립 말로)


(내가 어제 다른 여자랑 키스했지만 널 아껴.. 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한마디로 개수작중인 필립 말로)


"허밍웨이라는 사람이 누구길래?"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훌륭하다고 해줄 때까지 똑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남자지."



그러다가 브리저튼 에서 앤소니 역을 맡았던 배우 생각도 났다. 그가 브리저튼 시즌1에서는 상태 메롱인걸로 나와서 매력 진짜 1도 없는데, 제대로 찍은 사진은 나름 근사한거다.


(여성 의뢰인이군. 앉으세요. 초라한 사무실이지만..)


(납치되었다 눈 뜬 필립 말로. 난 누구 여긴 어디?)


(처음엔 이런 모습으로 시작한 필립 말로)


그러나 내 결론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프로 흡족하진 않지만, '톰 하디'로 났다. 톰 하디가 가장 적합한듯하다. 뭔가 더럽고 비열한 목소리도 잘 낼 것 같고, 술 잔뜩 먹고 헤롱거리는 것도, 얻어터지는 것도 이만큼 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아오 돈 다 떨어졌는데 사건 의뢰가 왔어? 굿. 하러가자.)


(당신 옆에 앉아있지만 당신 정체를 눈치챘지. 훗. 난 탐정이니까. I am a 탐정.)


(날 어디로 데려가는건가, 헤밍웨이.)



(납치된 장소에서 눈을 뜬 필립 말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최근에 베놈을 봐가지고. 그런데 톰 하디도 필립 말로 하기에는 좀 잘생긴 느낌이다. 현실에서 잘생긴 남자 보기는 넘나 어려운데 왜때문에 필립 말로 역할 찾으려니 지나치게 잘생긴 놈들이 넘쳐나는거지? 세상은 요지경이구먼.



내가 딱히 못생긴 남자를 좋아하는 취향은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못생긴 남자들하고만 연애했던 것은 내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어쩌면 잘생긴 남자를 만날 수 없는 병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잘생긴 배우들 사진 좌르륵 올리면서 보는네 다 너무 부담스러운거다. 와 이런 얼굴하고 어떻게 사귀냐.. 막 이런 생각이 들어. 아 역시 .. 여기까지가 나의 한개인건가...


한개를 극보카자!!
















모델이라고 말했어도 믿겠더라고요. 그 남자가 내게 관심을 보이는데, 믿을 수가 없었죠. 우리는 딱 한 번 섹스를 했어요. 그 후로도 그가 계속 전화를 했는데, 정말 이상하더군요. 여러 가지 이유로 관계를 지속하지 않기로 했죠. 우선은, 그 남자가 너무 잘생겼어요. 그가 나한테 정말 빠져 있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둘째로, 나한테는 나보다 더 예쁜 사람이랑은 절대로 데이트하지 말자는 원칙이 있어요. 자부심이나 정신 건강 면에서 좋지 않거든요.  


                                                                                          -이성애자 여성, 26세 (p.41)



아주 잘생긴 남자랑 사귀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랑은 장기적 관계를 맺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었어요. 그가 나한테 동침하자고 요구했죠. 불안하기도 했지만...거절할 수가 없더라고요. 누가 봐도 잘생겼다고 할 만한 남자였죠. 하지만 그는 아주 불안한 성격에, 절대로 순응주의자가 아니더라고요. 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주로 이성애를 하는 여성, 36세 (p.44)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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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1-11 1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톰 하디 괜찮은것 같아요!! ㅋㅋㅋ장난과 진지함을 오가는 느낌은 어쩐지 톰 히들스턴도 나쁘진 않을듯하고요ㅋ

다락방 2022-01-11 12:03   좋아요 4 | URL
톰 히들스턴도 제가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바로 제꼈어요. 필립 말로 하기에는 좀 가벼운 느낌이라서요. 아, 미미님. 필립 말로 시리즈 새로 번역되고 있으니 한 번 만나보세요. 유머가 찰집니다. 후훗.

- 2022-01-11 1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잘생긴 남자를 못만나는 병이라니요 ㅋㅋㅋㅋㅋㅋ 아놬ㅋㅋㅋㅋ 잘생길 수록 소울메이트하려는 악취미 ㅋㅋㅋㅋㅋ
톰 하디도 그럴 듯 하구요!
근데 리처는 진짜 제이슨 스타뎀이요 ㅋㅋ 그리고 제이슨이랑 맬리사맥카시 넘 잘어울려요 ㅋㅋ 두분 로맨스 영원히 😻

다락방 2022-01-11 12:02   좋아요 3 | URL
아... 그래서 내가 자꾸 잘생긴 놈들(크리스토퍼!!)하고는 소울메이트를 하려고 하는거구나. 잘생긴 남자랑 사귀지 못하는 치명적 병에 걸려버려서.. 이거 치료 안되나요? 아.. 역시 크리스토퍼는 소울메이트여. 어떻게 사귀냐 그런 얼굴하고.. 나 사실 자존감이 낮은걸까? 그런 얼굴 감당 못할만큼?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제이슨이랑 맬리사 맥카시 로맨스 찍어라!! 대환영이다! 거기서도 제이슨 똥멍충이로 나왔으면 좋겠다. 똥멍충이 근육돼지 사랑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1-11 12:05   좋아요 2 | URL
저눈 사귀지는 않아도 하룻밤 정도는 (머쓱…) 잘생겼다면요… 잘 아주 잘….

다락방 2022-01-11 12:06   좋아요 3 | URL
아니 근데 하룻밤 자면 뭔가 그대로 끝나버릴 것 같아서... 나는 잘생긴 놈하고 좀 오래오래 알고 지내고 싶다. 그럴라믄 섹스없이 가야 돼... 그치? 역시 .. 소울메이트가 답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1-11 12:08   좋아요 1 | URL
굳이 뭐 오래오래 알고 지내야돼? 어차피 껍데기잖앜ㅋㅋㅋ 껍데기면 하루 정도 뭐 취하고 ㅋㅋㅋㅋㅋㅋ (쓰레기 같은 이야기 더 하려다 말았음 ㅋㅋㅋ) 나 엄연히 이제 3관왕한 알라딘 셀럽이다 ㅋㅋㅋ

다락방 2022-01-11 12:13   좋아요 2 | URL
오래알고 지내는 사람중에 잘생긴 사람이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을까? (그렁그렁)
그렇지만 짧은 기간 치고 나가는 로맨스여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요. 그렇다면 나에겐 추억이 남을테니. 나중에 손주들한테 얘기해주겠지.

˝이 할미가 말이다, 정말 잘생긴 남자에게 영혼을 빼앗겨서 몇날밤을 불태웟더랬지. 그는 그 후로 훌쩍 떠나버렸고 세계적 대스타가 되었단다. 할미는 지구촌 대한민국 서울에서 그를 응원하며 조용히 살아왔어..˝

그만두자, 이런 얘긴..

- 2022-01-11 12:2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아이고 내 배꼽 ㅋㅋㅋ 할미… 지구촌…. ㅋㅋㅋㅋㅋㅋㅋ
짧치나로 합시다 ㅋㅋ 전 지나치게 잘생긴 사람을 친구로 오래둬야한다면 가스라이팅 오지게해서 자존감을 아주 밟아준뒤에 내가 친구 ‘해주는 거’ 아니면 ㅋㅋ 것도 사양 ㅋㅋㅋ 내 편견인가 ㅋㅋㅋ 지나치게 잘생긴 사람은 인생이 쉬울 것 같다 ㅋㅋㅋㅋ 배아픔 ㅋㅋㅋ

- 2022-01-11 12:31   좋아요 1 | URL
잘남 : 너 왜 나랑 친구 안해줘?
나 : 넌 지나치게 잘생겼어.
잘 : 잘생긴게 왜?
나 : 온 세상이 너한테 친절할거 아냐! 그럼 니 내면은 번듯 하겠지! 락방같은 여자가 소울메이트 하려들고, 응? 난 그게 배아파!!
잘 : 넌 몰라, 잘생긴게 얼마나 힘든 건줄 알아?
나 : 쉬바 하루만 너로 살아보자 이새키야

잠자냥 2022-01-11 1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 님도 그렇고 락방 님도 그렇고 다들 필립 말로 엄청 잘생기게 상상하셨구나... 전 좀 살집 있는 딱히 잘나지 않은 얼굴로 상상해서(본인만 잘생겼다고 착각하는 ㅋㅋ) 이런 꽃미남들 등장에 어리둥절합니다. 영화에서 필립 말로를 유일하게 두 번 연기했던 로버트 미첨이 한 40대쯤 그 연기를 했다면 가장 필립 말로에 가까웠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ㅎㅎㅎㅎ

다락방 2022-01-11 12:00   좋아요 2 | URL
여자들이 다 필립 말로를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잘생겼다.. 라고 자연스레 생각하게 됐어요. 잘생기고 매력적인, 그런데 그 매력이 좀 짐승같은.. 그런 거여서 ㅋㅋㅋㅋㅋ 저는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희미했는데, 아니, <안녕 내사랑>에서 엄청 얻어 터지더라고요? 껄껄. 얻어 터지는 거 톰 하디가 너무 잘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1-11 12:04   좋아요 1 | URL
아니 대사가 다 ‘지나치게 잘생겼다’라고 한단 말예욧 ㅋㅋㅋ 등장부터 잘생기고 ㅋㅋㅋ 계속 잘생겼다고 하는데 여자들이 다 보면 주딩이 부터 내밀어 키쓰하자고 ㅋㅋㅋㅋ 그러면 ㅋㅋㅋㅋㅋ 잘생겨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로버트 미첨 ㅋㅋㅋㅋ 뉘신지… (응?)

다락방 2022-01-11 12:05   좋아요 2 | URL
로버트 미첨은 책 뒷편 해설에 아마 사진 있을거예요. 누가 해설해놨더라고요. ㅎㅎ
맞아. 잘생겼다는 말 자주 나오고요, 여자가 막 ˝바보. 키스해달란 말이예요!˝ 막 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1-11 12:07   좋아요 1 | URL
나 해설 읽었는데….? 다들 너무옛배우라서 건너띄고 읽었나봐요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11 12:08   좋아요 1 | URL
나도 그냥 대충 훑고 말았어요. ㅋㅋㅋㅋㅋ 말해봤자 모르겠더라고요. 아는 배우들 나오면 봤겠지만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1-11 12: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이작가님의 세번째 책 출판이 얼마 안남은거 같아요. 개수작중인 필립 말로가 가장 인상적입니다~!!

납치된 장소에서 눈을 뜬 필립 말로는 왠지 행복해보이네요~!! 2022년에는 잘생긴 남자를 만날 수 없는 병을 극복하시길 응원합니다 ^^

- 2022-01-11 12:09   좋아요 5 | URL
새파랑님 이상한 응원 금지령 내려야지 이사람ㅋㅋ 이 알라딘 연쇄응원마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11 12:12   좋아요 4 | URL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응원이 뭔가 이상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생긴 남자를 만날 수 없는 병을 극복... 하겠습니다. 약 없이 될지 모르게어요? 껄껄.

새파랑 2022-01-11 12:15   좋아요 3 | URL
앗 ㅋㅋㅋ 저 공쟝쟝님도 재벌 유튜버가 되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

Falstaff 2022-01-11 12: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흠. 아무리 봐도 저 비슷한 남자는 안 보이는군요.

다락방 2022-01-11 12:14   좋아요 3 | URL
사실 저도 본 적 없는 사람들입니다. 영화에서 말고는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2022-01-11 12:2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아이코 ㅋㅋㅋㅋ 술마시는 ‘잘생긴 사내’라구욧!!!!

망고 2022-01-11 1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외모 묘사가 나왔는지 어땠는지 기억 안 나지만 저도 존 햄이 떠올라요ㅋㅋㅋㅋㅋ양복에 모자까지 딱쓰고 두들겨 맞고나서 양복 탁탁정리하고 모자 다시 쓰고 별거 아니라는 표정으로 담배피울거 같은 이미지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12 09:01   좋아요 1 | URL
잘생겼다고도 나오고 보는 여자들마다 반해요. 막 키스를 원해요. 아놔..어처구니 없어요. 잘생기고 매력적이라고 해서 막 키스를 원하게 되고 그러는건 아닌데, 뭐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는 유부녀랑 키스하다가 그녀의 신랑에게 그 장면이 걸리기도 해서 완전 필립 말로 별로였어요. 유부녀랑 키스하는 것과 그걸 신랑에게 들키는 것은 또 다른 거니까요. 윽-
저도 친구가 ‘존 햄‘이라고 해서 이미지 찾아보자마자 바로 오! 했어요. 근데 보다보니까 필립 말로라기에는 지나치게 잘생기고 묵직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고요. 존 햄을 더 봐야겠어요. 그의 로맨스 영화가 있다니 그것부터.. ㅋㅋ

책읽는나무 2022-01-11 14: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안읽어서 필립 말로를 정확히 알 순 없어도 젊은 시절 디카프리오는 괜찮은데, 지금은 캐스팅 하기엔 좀 그렇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ㅜㅜ
디카프리오!!!!! 왜 그리 됐어??ㅜㅜ
외국영화를 많이 안봐서 누가 누군지 잘 몰라...
존 햄...마초적인 분위기랑 푼수끼도 있어 보여 어울릴 것 같고, 톰 하디도 괜찮을 것도 같고..전 지금 외모 순으로 보고 있네요ㅋㅋㅋ

다락방 2022-01-12 08:58   좋아요 1 | URL
저는 디카프리오 지금 외모도 좋아요. 그 외모가 좋다는게 아니라 뭔가 어릴 때 예쁘고 찬란했다고 그걸 지키려고 애쓰지 않았다는 데에서 오는 그 어떤 반항과 만족이 저는 있어요. 마음대로 살아라~~ 막 이렇게 된달까요? ㅋㅋㅋㅋㅋ 남들이 역변이라 하든 뭐라하든 살고싶은대로 살아버렷~ 막 이런 마음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존 햄 완전 마쵸적 분위기 있죠? 저도 드라마 <블랙 미러>단편 하나 본 게 전부라서 다른 영화 하나 더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 분이 로맨스를 찍으셨더라고요? 그 로맨스를 한 번 볼 참입니다. 로맨스라니.. 뭔가 상상도 안되지만... 존 햄의 로맨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

mini74 2022-01-11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머리숱 줄어든 필립말로 ~ 브루스 윌리스
ㅎㅎㅎ 넘 유쾌하네요 ~~

다락방 2022-01-12 08:52   좋아요 1 | URL
브루스 윌리스가 나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지금 너무 할아버지 되셔서 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저는 좋아하는 대머리가 여럿이네요. 재이슨 스태덤, 브루스 윌리스... 딱 둘인가? ( ˝)

독서괭 2022-01-11 2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필립말로 안 읽었고 톰 하디도 모르지만 다락방님 설명 보니 어울리는 것 같네요 ㅎㅎ 그나저나 다락방님 외모 안 따졌다는 말씀은 그동안 여러번 봤지만 잘생긴 남자랑 못 사귀는 병까지?? 잘생긴 남자가 꺼려지는 부분을 저도 이해하지만 평생 한번이라면 사귀어 보고 싶긴 하지 않아요? ㅋㅋ

다락방 2022-01-12 08:52   좋아요 2 | URL
잘생긴 남자 사귀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보다는 잘생긴 남자는 그냥 소울메이트가 좋은것 같아요. 헤어지지말고 영원히 친구하자. 우리 베프.. 여행도 같이 가고 가끔 만나 밥도 먹고 대화도 나누고.. 우린 친! 구! ㅋㅋㅋㅋ 저도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잘생긴 남자 못사귀는 병에 걸린것 같아요. 이거.. 제가 너무 그렇게 살아와서.. 낫지 못할 병인 것 같아 슬픕니다. 슬픔.. 새드니스.. 슬픔... ㅠㅠ

그레이스 2022-01-12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모습으로 상상하시는거예요? ^^

다락방 2022-01-12 08:50   좋아요 2 | URL
근데 딱 백프로 ‘바로 이사람이야!‘ 하는 배우는 떠오르지 않네요? ㅋㅋ

- 2022-01-25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놈 감상 후) 이제 저의 말로는 톰 하디 입니다! ㅋㅋㅋㅋㅋ 배우에서 영감을 얻어 말로시리즈 독서에 마저 매진하겠습니다. 뭔가 너무 어울림. 톰 하디 지저분하고 선량한 데 허술한 데 뭔가 섹시한 매력 .....

다락방 2022-01-25 17:41   좋아요 1 | URL
특히 얻어터지는 거에 너무 잘 어울리지 않아요? ㅋㅋㅋㅋㅋ
 
자본주의 키즈의 반자본주의적 분투기 - 조용하게 이긴다 우아하게 바꾼다.
이혜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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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세대는 이렇다'고 규정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특히나 그 속의 당사자들이라면 더 그럴 것이고. 인간은 무릇 모두다 다를진데, 한 명 한 명에게 고유의 역사가 있고 스토리가 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하나의 집단으로 퉁쳐질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게 무리짓고 구별하는 것이 옳지 않다든가 얄팍하다는 것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고 또 동의하는 바일 것이다(이건 이 책의 저자도 전제하는 바다). 그러나 분명 공통된 조건하에서 그들에게 흐르는 공통된 정서라는 건 있다. 같은 성별에게 흐르는 공통된 정서, 같은 인종에게 같은 나라의 국민에게 같은 지역 사람들에게 흐르는 정서, 같은 사건을 겪은 사람들에게 흐르는 정서. 그것이 세대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그 모두는 하나하나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사람이지만, 이 시대 이 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정서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순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런 굵직한 줄기에도 '나는 아닌데?' 하면 거기다대고 '너도 그렇거든?!' 할 생각은 없다. 


나이를 먹어가고 사회적 연차가 쌓이고 시대가 바뀌는 걸 목격하면서 나는 점점 내 스스로가 꼰대가 되어간다고 느꼈다. 내가 나를 단속하지 않으면 나의 꼰대 성질이 어김없이 바깥으로 튀어나오려고 했고, 그래서 상대가 나를 꼰대로 여길까봐 걱정이 됐다. 내가 꼰대인 거 뽀롱나면 어떡하지, 나를 꼰대로 생각하면 어떡하지, 하는 작은 걱정들. 그러다 좀 더 시간이 흐르고 좀 더 나이가 들고 확실히 내가 요즘의 시대 흐름에는 뒤쳐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내 스스로 꼰대임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게 됐다. 이건 내가 부인할 게 아니라 자꾸 감출 게 아니라 인정하고 시작해야 하는 부분이구나, 나는 꼰대구나, 하고. 내가 꼰대임을 인정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렇게 내가 꼰대인 걸 알고 인정한다는 것은 내가 확실히 지금의 젊은 세대들과는 다른 특성을 가졌다는 걸 의미했다. 나는 젊은 세대들의 어떤 특성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또 어떤 특성들은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특히 유튜브.. 나는 아직도 유튜브를 보지 않는 사람이고 어떻게도 활용을 안하는 사람인데(크리스토퍼 라이브만 찾아봅니다..), 요즘 세대는 유튜브로 수익을 창출하고 검색조차 유튜브로 하는거다. 아, 당신들은 확실히 나랑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구나!



이 책의 저자는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MZ 세대의 끄트머리 쯤이라고 한다. 정치 성향을 물으면 어떤 면에서는 진보이고 어떤 면에서는 보수라고 답하는 사람이다. 진보이기만 하지도 않고 보수이기만 하지도 않은 건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일텐데, 내 세대와 나의 윗세대는 확실히 자신의 정치 성향을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는 걸로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저자 자신이 혹여라도 얄팍한 세대론에 휩쓸리는 걸로 보일까 우려하지만, 저자는 그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직장인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삶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자신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이유, 환경을 생각해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는 이유, 명상과 요가를 하고 경제신문을 읽는 이유. 그것을 윗세대가 쉽게 '자기계발'로 칭하는 것은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연신 강조한다. 아니, 이건 자기계발로 퉁칠 수 있는게 아니야, 나는 그저 나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하고 싶고 삶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거야. 나는 이런 지점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저자에게 동의하고 공감한다.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었는데 읽다보니 내가 그렇게까지 꼰대는 아닐지도 모른다고 또 스스로 한걸음 젊은 세대에게 가까워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삶의 자세이지만, 그러나 나랑 다른 시간적 공간과 공간적 공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흐르는 공통된 정서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소설을 좋아하고 여성학 책 읽기를 즐겨하는 나에게 사실 <자본주의 키즈의 반자본주의적 분투기> 같은 것은 전혀 읽을 관심이 생기지 않는 종류의 책이지만, 나는 알고 싶었다. '요즘 애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사는지. 그렇게 읽은 이 책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재미잇었고 책장도 술렁술렁 잘도 넘어갔다. 물론 어느 지점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뭐랄까, '그건 너 자신에 대한 합리화네' 라고 생각되는 지점들이 더러 있지만-저자는 국민청원 제도를 좋아하지도 않고 그래서 참여도 잘 하지 않지만 동물에 대한 것은 반드시 참여한다고 한다. 어차피 참여하는 사람이면서 그렇게 말하는 화법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최근 MZ 세대를 다룬 '앤 헬렌 피터슨'의 《요즘 애들》을 읽었고 그 후에 이 책을 읽었는데, 담고 있는 내용이나 분위기가 비슷하다. 이들은 아주 똑똑하고 자기 삶을 분명하게 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역시나, 그렇지 못한 요즘 애들이 있지만 그건 뭐 요즘 애들 아닌 사람들에게도 있는 바. 역시 남걱정 할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나 걱정하는 게 최선이라 하겠다. 요즘 애들은 대체 왜그래? 가 아니라 '나는 대체 왜이러지?' 를 묻는게 가장 필요한 일일 것이다.


아무튼 이 꼰대의 젊은 세대 이해하려는 노력은 계속될것이며, 이렇게 그들에 대해 알고자 책을 읽는 내가 또 너무 멋지다. 아침부터...


‘레토르트 밥‘과 ‘직접 지은 얼린 밥‘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 아니냐는 게으른 사유, 하루 한 끼만 먹어도 일주일이면 7개나 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내면서 자연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무심한 언어. 삶과 살림에 대한 사소한 태도 한가지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한 사람이 생활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앞으로도 과잉에 저항하고 낭비를 거부하며 살 것이다. 그것이 좋은 날 태어나 시대의 풍요를 맘껏 누려온 것에 대한 작은 환원이라고 믿는다. - P36

삶의 이유를 모르겠다고? 그러면 정말 유튜브를 틀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지켜보는 게 도움이 된다. 몇 시간이고 볕 잘 드는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대학생, 타지 유학생활 중 터진 코로나로 귀국하지도 못하고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유학생, 재택근무를 하는 와중에도 집밥을 살뜰하게 챙겨 먹는 또래 직장인, 밖에 나가지 못하는 대신 베란다를 멋진 정원으로 꾸며 난생처음 보는 온갖 식물을 능수능란하게 키워내는 주부 등 사소한 순간도 자신만의 에너지로 채워가는 이들을 보노라면, 삶은 큰 의미를 발견하진 못하더라도 꾸준히 살아가는 데서 동력을 얻는 것이라는 깨달음에 닿게 된다. 나는 더 이상 자기계발 구호를 외치며 나의 존재 이유를 묻지 ㅇ낳는다. 그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소한 순간들로 이 위기를 소소하게 타개하는 보통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삶의 태도를 닮고자 노력할 뿐이다. - P190

흡사 ‘번아웃‘을 유발하는 일상에 치인 사람에게 "당장 나가서 사람을 만나세요" "지금 당신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입니다"와 같은 말은 폭력적이다. 일방적이다 못해 거부감이 든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지친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름의 해결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대부분 그러했다. 진솔한 위로를 건네기보다 ‘더 뛰어라‘ ‘일어나라‘는 식의 단순 처방들, 머무르고 있지 않기만을 강요하는 모든 소음에서 해방되고, 그저 매 순간을 충실히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 나는 일상을 살뜰하게 경영해나갈 의욕에 사로잡힌다. 어떤 자기계발 강연보다 유튜브의 브이로그를 보고 더 큰힘을 얻는 이유다. - P190

책을 쓰며 세상을 납작하게 해석하는 ‘세대론‘에 영합하는 것 같아 마음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다른 연령대와 구분되어 트히 도드라지는 우리 또래의 행동, 그리고 그 저변에 깔려 있는 정서를 설명하는 책이 한 권쯤은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아무도 1년 뒤를 예상할 수 없는 이 시기를 특유의 예민한 감각을 총동원해 건너가고 있는 ‘나‘.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삶의 규범을 조금씩 직조해가는 ‘나‘. 이 모든 ‘나‘를 대신해 세상에 나의 이야기를 내어놓는다. "요즘 애들은 대체 왜 저러느냐"는 무신경한 질문에 대항하기 위하여.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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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0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유튜브는 보시는거 아닌가요? ^^ 뭔가 나이로만 세대를 구분하는건 좀 안맞는거 같긴 하지만 약간 세대별 특징이 있긴 있더라구요. 다르다는게 틀린건 아니지만 다락방님처럼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한거 같아요. 저도 깨어있는 꼰대가 되도록 노력중입니다 ^^ 역시 멋진 부장님~!@

다락방 2022-01-10 11:21   좋아요 2 | URL
공쟝쟝님 유튜브 봅니다! ㅎㅎ 유튜브는 근데 사실 그 사람 개인의 성향인듯도 하고요. 그런데 그걸 이용하는 사람과 딱히 관심 없는 사람의 성향이라는 게 누구나 다 갈릴텐데, ‘요즘 애들‘은 확실히 좀 더 유튜브 친화적인 것 같아요.
맞네요, 새파랑 님. 꼰대가 되지 않을 순 없으니 깨어 있는 꼰대가 되도록 해야겠어요. 후훗. 이렇게 하나 배웁니다.

웽스북스 2022-01-10 17:44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깨어 있는 꼰대라니, 큰 깨달음 얻었습니다. 저도 깨어 있는 꼰대가 되어야겠습니다. : ) ㅎㅎㅎ (초면에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새파랑 2022-01-10 19:41   좋아요 0 | URL
앗 ㅋ 웽스북스님 감사합니다~!! 저도 실천을^^

- 2022-01-10 09: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장님…!!…. 부장님은 꼰대들의 희망이세요! 요즘애들보다 더 요즘애들을 공부하는 부장님 😚

다락방 2022-01-10 11:22   좋아요 3 | URL
어휴 저 메타버스가 도대체 뭔지 몰라가지고 (삼프로 안철수 듣는데도 뭔 소리여.. 이렇게 되어서요) 지금은 막 메타버스 책을 주문했습니다. 일단 한 권 보고 이해안되면 한 권 더 보고 그래야겠어요. 현실 생존 넘나 힘들고 빡세다...

- 2022-01-10 12:40   좋아요 0 | URL
아 막 읽고 싶어요에 체크하신 그책 (비추인데…)보지말고 제가 유튜브 알려드릴게여 그거 한 번 보면 끝나요 ㅋㅋ

다락방 2022-01-10 12:53   좋아요 1 | URL
이미 샀어요.. ㅠㅠ 쟝님 별점 낮더라고요. 힝 ㅠㅠ 그치만 링크 준 영상도 볼게요. 불끈!

mini74 2022-01-10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떼가 안 되려 노력하는데, 그럼에도 깔끔한 아메리카보단 뿌연 모카쯤 되는 거 같습니다 ㅎㅎ

다락방 2022-01-10 11:22   좋아요 2 | URL
라떼가 안 될 순 없더라고요. 저도 ‘아 라떼는.. 안되는데, 하면서도 라떼는..‘ 하고 있더라고요. 아놔 ㅋㅋㅋㅋㅋ 위의 새파랑 님 말씀처럼 꼰대가 안될 순 없고 깨어있는 꼰대가 되도록 해야할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2-01-10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변에 젊은 세대들이 제법 있는데 확실히 다르다는걸 많이 느껴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확 다르달까? 달라서 부럽고 좋아보이는 것도 있고, 저건 좀 아닌데 싶은 것도 있고.... 꼰대와 선배의 경계 어려워요.

다락방 2022-01-10 11:25   좋아요 1 | URL
맞아요, 바람돌이 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도 다르고 삶의 태도도 다른것 같아요. 물론 이건 개개인의 차이겠지만요. 저는 ‘요즘 애들‘중에 너무 좋은 친구가 있고 그런데 ‘요즘 애들‘ 중에 너무 스트레스 주는 사람이 있어요. 근데 이 스트레스 주는 젊은이를 제가 자꾸 미워하게 되는데, 미워하는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어떻게 하면 안미워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요즘 애들 공부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했어요. 요즘 애들에 대해 공부해야겠다 하던 참에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도 거기에 더한거죠. 어휴 직장생활 빡세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01-10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동감되는 바예요. 저도 분명 이젠 꼰대일텐데 스스로 나는 아직 젊어 그렇다 해도 MZ세대가 볼 땐 저 꼰대는 왜 저래 싶을 때가 많을 거라는 것.
하지만 다락방님 말씀처럼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고 노력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세대별로 생각이 너무 달라 서로를 이해조차 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인 것 같거든요.
저도 꼰대처럼 안 보일 수는 없겠지만 노력해보렵니다. 다락방님 멋져요!

다락방 2022-01-11 10:49   좋아요 0 | URL
제가 멋지다기 보다는요,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젊은 사람을 아주 나이든 사람들 만나는 만큼이나 자주 만나게 되고 그러다보니 누군가 미워지기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나 직급 높은 사람을 미워하거나 대드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불편함이 없는데요, 저보다 어리거나 직급 낮은 사람에 대해 미운 마음을 가지는 건 되게 불편해요. 제가 조심하지 않으면 상대는 큰 상처를 입을테니까요. 그러다보니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직장생활 하려면, 계속 해내려면 알아야겠다... 라는. 멋있다고 자기뽕에 차서 글 쓰긴 햇지만 사실은 어떻게든 잘 살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흑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