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오랜만에 k 와 술을 마셨다. 2차까지 가서 많이 먹었더니 다음날 컨디션이 좀 별로였어. 아침 일찍 눈을 떠 달릴까, 하다가 아아 따뜻한 침대 너무 좋아, 하고 다시 좀 더 누워있었다. 그러다가 이대로 이번 주에 한 번도 안달리는 삶을 살지는 말자! 하고 벌떡 일어났다. 지난주에는 눈이 많이 와서 달리지를 못했던거다. 눈 안오는 오늘, 달리는거야! 그렇게 일주일만에 달리러 나갔다. 이번에는 올림픽공원에 가서 달리자. 티셔츠 세 개를 겹쳐입고 패딩조끼를 입고 패딩 조끼 주머니에는 코 풀 휴지를 잔뜩 넣어가지고 갔다.


그렇게 페이스 일정하게-하지만 느리게- 달리는데 아, 오랜만이라 그런가 5km 넘어가니까 힘드네요.. 내심 7km 생각하고 나갔지만 6km 도 못가 멈췄다. 아쉽..



토요일에 수육 삶아먹으려고 했는데 전날 금요일에 갑자기 k 와 급 술을 마셨고 과음하는 바람에 토요일에 술을 마실 상태가 아니었다. 하는수없이 일요일에 수육 삶아버림 ㅋㅋ 그리고 일요일 점심에는 엄빠 모시고 가서 탄탄면과 소룡포를 사드렸다. 우리 아빠.. 여태 탄탄면 드셔본 적이 없어, 여행프로그램 같이 보다 홍콩편 탄탄면 나왔을 때, 아빠 저거 내가 사드릴게 한 번 잡숴봐, 하고 어제 모시고간거다. 이제 지팡이를 늘 가지고 다니셔야 하고 중증장애등급 받은 우리 아빠는 해외는 앞으로 나가시지 않을거라고 하신다. 척추 수술을 한 뒤 신장 때문에도 응급실 가셨고 심근경색으로도 응급실로 가 바로 수술하셧던터라, 한국을 떠난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으신 것 같다. 우리 아빠.. 친구도 별로 없고 사회적 모임도 없고.. 하여간 내가 아니면 탄탄면 평생 드셔보실 일도 없다. 물론 탄탄면이 안먹으면 서운할만큼 기가 막힌 음식이라든가 하는건 아니지만, 아빠의 색다른 경험은 나로 인해서 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 잡숴봐, 이제 홍콩여행 프로그램 보면 탄탄면, 나도 저거 먹어봤다 할 수 있어! 하고 모시고 갔던거다.



탄탄면 여러차례 드셔본 엄마는 계절메뉴 굴탕면 드셨고, 소룡포도 사드리려고 했는데 네이버로 예약했더니 소룡포 서비스로 줘서 ㅋㅋ 대신 부추딤섬을 추가주문했다.



먹느라고 ㅋㅋ 사진 찍는걸 잊어서 하나 남았을 때 사진 찍었네. ㅋㅋ 소룡포가 나오자 나는 아빠한테 아빠, 이게 소룡포, 샤오롱바오 라는 거야. 내가 먹는법 설명드릴게. 일단 숟가락에 소룡포 하나를 살짝 집어서 올려둬. 아빠는 따라하셨다. 자, 이제 젓가락으로 밑에를 이렇게 찢어서 구멍을 내. 그러면 육수가 나오지? 그걸 일단 마셔. 그리고 이제 이 간장생강을 살짝 소룡포 위에 올려서 먹으면 돼. 


그리고 부추딤섬!



엄빠는 식사를 맛있게 하시고 아빠는 너 때문에 색다른 거 먹어봤다며 좋아하셨다. 마침 백화점 커피 무료쿠폰이 있던터라 엄빠를 모시고 백화점 6층으로 가 커피 두잔, 역시 공짜쿠폰으로 따뜻한 뱅쇼까지 받아가지고 셋이서 사이좋게 앉아서 나눠마셨다. 호로록 호로록. 이게 뱅쇼라는건데, 다들 한번씩 잡숴봐. 이게 와인을 끓인거거든, 여기 보이는 이런 건더기 넣고 팔팔 끓여서 마시는겨.


저녁에는 수육을 삶아 먹었다. ㅋㅋ 그리고 또 소주 마시고 ㅋㅋ 맥주도 마시고 ㅋㅋㅋ 오늘 아침 후회. 나는 왜이럴까 진짜루... ㅋㅋㅋㅋㅋ



책을 샀다.

















[펜타닐]은 출간되자마자 관심이 갔던 책인데 이번에  샀다.


[섹스와 젠더에 대한 페미니즘의 관점들]도 궁금해서 샀는데 이 책이 아마 절판일거다.  중고로 샀다. 전기 가오리.. 페미니즘 지리학..다시 출간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언제 나오나요..


[스페인에서의 나의 시간들]은 제목과 표지만 보고 스페인 여행기인줄 알고 중고로 같이 산건데 ㅋㅋ 받고나서야 비로소 소제목을 보게 됐다. <스페인어 회화&작문> 이라고 되어있다. 응?? 뭐야?? 회화...작문 이라고? 하고 책 펼쳐보니 회화 공부하는 책이었어 ㅠㅠ 난 여행기 산 줄 알았는데.. 하아- 덮어놓고 책 사지말자. 좀 살펴보고 사자. 막 내 마음대로 혼자 짐작해서 사지말자. 


[오키나와 이야기]는 내가 오키나와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 샀다. 하긴.. 그동안 책 사는거 보면 몰라서 샀지 알아서 산 건 없는 것 같다.



오늘 점심은 잡채밥 먹을거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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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2-02 1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의 탄탄면은 사랑이네요.
읽는 내내 약간 흐믓한 미소가 지어졌....(이런 댓글 안 어울린다 그만 쓸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토요일날 술이 개가 되도록 먹어서 이젠 금주! 했는데 일요일에 또 마심 ㅋㅋㅋ 아 우리는 왜 그럴까요?! ㅋㅋㅋ
오늘은 안 마셔야지.....
저도 눈 많이 와서 지난주 내내 테니스코트 예약한 거 다 취소했는데... 그러다 보니 이젠 추워져서 나가기 자꾸 싫어지네요?! ㅋㅋ 그럼에도 5킬로미터나 달린 다락방 칭찬합니다.

건수하 2024-12-02 13:31   좋아요 3 | URL
개가 되도록 술을 먹는다는 건 어떤 건가요..? (진지함)


망고 2024-12-02 13:49   좋아요 5 | URL
댕댕이처럼 귀여워진다는 뜻?🤔

독서괭 2024-12-02 17:47   좋아요 1 | URL
술이 개가 되도록..? ㅋㅋㅋ

잠자냥 2024-12-03 09:41   좋아요 1 | URL
건수하/ 정답은 망고! ㅋㅋㅋㅋㅋㅋ

뻥입니다. 술 먹고 개소리를 많이 한다는 뜻입니다....

다락방 2024-12-04 12:17   좋아요 1 | URL
저 진짜 이제 평일에 술마시지 말자고 또!! 다짐했습니다. 벌써 몇번째 다짐인지 모르겠네요? 다음날 일어나기 싫어하면서 ‘대체 이런 술을 왜 마시냐...‘ 이러는데 퇴근하면 또 술 마시고 싶고... 하아-
아무튼 개가 될 지경으로 마시지는 맙시다. 이제 그러면 다음날 진짜 너무 힘들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금씩만 마십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시다보면 그게 잘 안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12-02 1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너무 착한 딸이라 감동ㅠㅠ 잡채밥 두그릇 드세요😭

잠자냥 2024-12-02 13:08   좋아요 2 | URL
이 인간... 두 가지 메뉴 먹었을 거예요. 걱정마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04 12:18   좋아요 0 | URL
어제 저녁에는 두가지 메뉴 먹고 오늘 아침 체중계 위에서 후회했습니다. 하아-

거리의화가 2024-12-02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았어요^^ 그친 눈 위로 달리기 하신 것도 멋집니다.
화요일에 필테 수업 후 목요일에 눈폭탄이 내리는 바람에 수업을 못했거든요. 그리고는 며칠째 너무 몸을 안 움직인 것 같아 어제 홀로 나가 몸을 움직이고 왔네요.
잡채밥 맛있게 드셨기를!!!

다락방 2024-12-04 12:16   좋아요 0 | URL
눈이 아직 녹지 않아 미끄러운 곳도 있었지만 올림픽공원 주변 다른 곳은 또 괜찮아서 잠깐 미끄럽다 나머진 괜찮았어요. 물론 오랜만에 달려서 제가 목표한만큼 달려내진 못했지만요.
저는 월요일에 필테 하고 화요일에 달리고 오늘 또 필테하는 날입니다. 젊엇을 때 이렇게 운동할걸..하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그럼 제 육체가 지금 이지경이 되진 않았을텐데 말예요.. 하하하하하.

잡채밥 맛있게 먹었습니다. 거리의화가 님, 점심 맛있게 드세요!

페넬로페 2024-12-02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까지 탄탄면 한 번도 안 먹어 봤는데 먹고 싶어졌어요.
아직 엄빠에게 밥 살 능력 안 되는 딸아이 데리고 가서 제가 사주고 같이 먹어봐야 겠어요.
책 보다 탄탄면에게~~🤪🤪

다락방 2024-12-04 12:15   좋아요 0 | URL
후훗. 나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맛있는 걸 사줄 수 있다는 건 큰 행복 아니겠습니까.
아무쪼록 탄탄면이 입에 맞으시기를 바랍니다. 국물은 빨갛지만 땅콩소스가 베이스라 맵지 않아요. 저희 아빠도 매운거 잘 못드시는데 탄탄면은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후훗.

구단씨 2024-12-0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드신다는 게 그런 거 같아요.
부모님은 이제 몸 어디가 불편하지 않아도 멀리 여행을 다니는 건 불안해질 수 있는 나이가 되어버리셔서,
괜히 마음이 아픕니다.
맛있는 음식, 안 먹어본 음식, 기억에 남은 음식을 먹는 것처럼, 소박하다면 소박한 일상이 마냥 귀해지네요.

아버님 이야기에 저희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저희 엄마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드시고 몸이 불편하셔서, 예전처럼 서울에 있는 손주들 보러 다니지 못하시는 게 좀 슬프네요.

부모님과 맛난 거 많이 드시고, 좋은 시간 많이 함께 하시기를. ^^

다락방 2024-12-04 12:14   좋아요 0 | URL
네, 아빠가 특히나 해외로 가는 걸 불안해하시고 안가겠다 하시는 거 너무 이해합니다. 다리가 불편하기도 하시지만 최근 2,3년간 병원 응급실에 여러차례 가셔야 했는데, 외국에서는 응급상황 대응이 더 힘들테니까요. 그래서 다른 가족들도 여행갈 때면 다같이 가지는 말자, 누군가는 한국에 남겨두자, 하고 있습니다. 아빠에게 무슨 일이 있을시 대응할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지금은 아빠의 얘기지만 언젠가 제 얘기가 되기도 하겠지요. 늙는다는 건 뭔지 아니, 산다는 건 뭔지..

할 수 있을 때 즐겁게 사는게 답인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구단씨 님!!

blanca 2024-12-0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아버님 이야기 읽으니....다락방님 따뜻한 마음도 전해지고 아버님 안쓰럽고. 탄탄면 사주는 다락방 같은 따님 두셔서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그러다 스페인 여행 책인 줄 알고 산 책이 스페인어 책이라는데 빵 터지고 ㅋㅋ <펜타닐> 아, 궁금하다, 그러기도 하고. 저도 오키나와 <망고와 수류탄> 읽고 너무 놀라서... 참, 몰랐다 싶어요. 같은 일본인 줄 알았는데 일본 역사에서 소외되고 심지어 주민들 자결 요구까지 한 곳이었다 해서 충격 받고...두서 없는 댓글 달고 가네요. 잡채밥은 맛있었나요?

다락방 2024-12-04 12:12   좋아요 0 | URL
블랑카 님 댓글 읽고나니 아, 나 망고와 수류탄 있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 잊고 있었다, 다른 많은 책들을 가졌다는 걸 잊었듯이.. 하아- 책이 부족한게 아닌데 자꾸 사가지고 이걸 어쩌면 좋아요?
잡채밥은 맛있게 먹었고 그 다음날 점심은 돌솥비빔밥 맛있게 먹었고 오늘은 오늘의 점심이 기다립니다.
블랑카 님도 식사 맛있게 하세요!!

단발머리 2024-12-02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효도에는 탄탄면이 최고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 엄마도 탄탄면 처음 드시고는 많이 놀라워하셨어요. 이게 무슨 국물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저는 전문집이 아니어서 소룡포를 못 사드렸네요. 다음은 소룡포입니다! (수육은 못 따라함 ㅋㅋㅋㅋㅋㅋㅋㅋ 할 수가 없음요)
눈이 빨리 녹았네요. 책탑은 소박하고....... 잘 지내나요, 캐나다?

다락방 2024-12-04 12:11   좋아요 0 | URL
탄탄면과 소룡포를 맛있게 드시고 야무지게 커피에 뱅쇼도 드시고 좋은 주말 맞이하셨습니다. 사드린 저도 뿌듯했고요. 저희 부모님, 특히 아빠는 사회적 관계가 거의 없으시기 때문에 혼자서는 늘 가던 곳만 가고 먹던 것만 드셔요. 저랑 동생들이 새로운 경험을 시켜드려야 비로고 가능해지십니다. ㅠㅠ

캐나다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밤새 대한민국에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요. ㅠㅠ

독서괭 2024-12-02 17: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너무나 알찬 주말 보내셨는데 왜 후회하시는 거죠? 저는 몸살로 입맛이 확 떨어졌다가 이제 회복했는데 확실히 입맛이 없으면 삶이 재미가 확 떨어져요 ㅜㅜ 맛난 거 먹고 살아야합니다.. 추운데도 달리기도 하시고, 왕 멋짐!!

다락방 2024-12-04 12:10   좋아요 0 | URL
그것은 월요일 아침에 일어날랬더니 피곤해가지고 ㅋㅋ 더자고 싶고 ㅋㅋ 술 마시지 말걸..하는 후회였지만, 금세 극복하고 출근하여 새로운 날을 맞이하였습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님 맛있는거 많이 드세요. 아픈 동안 못드셨던 거 다 드세요!!

잠자냥 2024-12-04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인간 서재의 달인 엠블럼이 몇 개야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16개?!
20개 30개까지 고고!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04 12:09   좋아요 1 | URL
아이고 제가 바빠가지고 못오는동안 서재의 달인이 되었군요. 안바빠서 왔어도 서재의 달인은 되었겠지만.. ㅋㅋㅋㅋㅋ
이쯤되면 나한테 수고했다고 적립금 백만원쯤 쏴줘도 되는거 아니냐, 알라딘!!
 
페미사냥 - 젠더 정치 탐구 민음사 탐구 시리즈 12
이민주 지음 / 민음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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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는 내용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모르는 내용이 훨씬 더 많았다. 

서브컬쳐(만화와 더불어 만화를 둘러싼 일련의 시청각 문화(만화, 애니매이션, 게임, 라이트 노벨등)와 그 파생 문화들(코스프레 등)을 가리키는 표현) 에서도 게임계에서도 여성 창작자나 여성 노동자의 사상을 검증하며 페미일 경우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행위를, 도대체 왜 하는지 그리고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 내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지점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들만의 견고한 세계에 결코 페미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받아들이는게 다 뭐야, 페미에게는 꼴리지가 않는데 내가 사랑하는 이 캐릭터에 페미가 묻어? 그러면 내 발기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페미인걸 다른 남자들이 놀릴텐데? 오타쿠의 세계는 좁고 견고하고 폐쇄적이었다. 그리고 게임계도 서브컬쳐계도 그런 남자들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여주었고.  '소녀들은 왕자님이 필요없다'는 티셔츠에 메갈이라고 발작하며 성우를 결국 자르게 한 일은 유명한데, 사실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내가 들어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많아서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사례들을 보고 참.. 하아. 내가 '병신'을 대체할 욕을 찾고 있지만 찾지 못해서, 그냥 쓴다. 이 남자들 되게 병신같다. '나는 안그랬어'라고 하는 남자들도 결국 뭐 크게 다를 바는 없는 것 같고.


아니, 내가 너무 놀라서 찍어봤다니까. 이걸 보자.



게임 캐릭터 노출이 적은걸 보면 분명 페미가 묻은 거라고 ... 왜이렇게 노출에 환장했냐. 아 진짜 병신들 같아 ㅠㅠ



'이 걸레년이' 라는 대사가 수정됐다고 페미 묻은거래.. 그렇게 걸레년이란 말을 하고 듣고 싶냐? 이런 남자들하고 같은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이 너무 쪽팔린다. 진짜. 병신이라는 욕 쓰면 안된다는 거 여성학 책 읽고 또 강연에서도 숱하게 들었는데, 그래서 안쓰려고 하는데, 하, 지금 그것 밖에 생각이 안납니다. 여기에 관계된 남자들, 그거 항의한 놈들이나 낄낄댄 놈들이나 그렇다고 직원 자른 놈들이나 사과문 게시하는 놈들이나, 죄다 병신들 같다 ㅠㅠ 



게임계도 서브컬처계도 남자들의 항의에 겁먹고 사과하고 직원 자르고 그러는데, 음, 글쎄 내가 회사 경영자가 아니라서 잘 몰라서 그러는걸까, 그 남자들을 잃는게 그렇게나 큰일일까? 그들의 불매가 지금 눈 앞에서 확 일어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보면 어차피 게임에 시간과 돈 들이는 놈들이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노출 좀 덜하게 됐다고 걸레년 못쓰게 했다고, 그렇다고 게임을 떠나는 놈들이라면 대체 이 게임계는 어떻게 변화할 수 있나. 계속 그런 용어를 쓰고 노출을 보고 발기하면서 사는 그런 남자들이 계속 계속 유지되는 거잖아? 그렇게 사는게, 다들 괜찮습니까? 캐릭터의 큰 젖 보고 발기하는 삶, 그거 괜찮아요? 다른 여성(캐릭터)에게 걸레년이라고 욕하는 삶이 즐겁습니까? 


기업들도 너무나 한심하다. 집게손 항의에 응답하는 기업이라니... 난 좀 그렇다. 남자들은 집게 손가락 항의하고, 걸레년 쓰게 해달라고 항의하고, 좀 더 벗기라고 항의하는데, 이민주는 서브컬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상실을 겪고 페미사냥을 연구하고 조사하고 기록하고 이렇게 책으로 낸다. 남성과 여성사이의 세상을 보는 시각과 사고의 능력의 차이는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여자들은 이대로 있을 수 없어 앞으로 가고 남자들은 내 것 못 잃어! 퇴보하고. 그렇지만 동일노동에서 남성의 임금이 훨씬 더 높고. 


하여간 세상은 똥이다, 라고 쓰려다가

세상이 똥인가? 걍 남자들이 똥이지? 라는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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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4-12-01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이라는 표현이...가소로울 정도로.... 하........가장 최악의 대상으로 비유해서 욕을 하려고 대상을 찾는데 그 최악이 내가 욕하고 싶은 대상일 때의 그 심정....

다락방 2024-12-02 07:48   좋아요 1 | URL
이런 놈들하고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산다는게 수치스럽습니다. 하아- 진짜 상상을 초월하게 후졌어요. 뭘 상상하든 항상 그 이하....

잠자냥 2024-12-02 08:3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상상 그 이하에 진짜 공감합니다. 어쩌다 저런 인간들이 되는지 🤔🤔

다락방 2024-12-02 09:10   좋아요 0 | URL
메갈이 아무리 미러링을 해도 이들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원본이 추악해도 너무 추악해서요.. 하아-

잠자냥 2024-12-02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진짜 이 책 읽으면서 와… 계속 놀람의 연속. 비슷한 사회에서 비슷한 공교육이나 집안 교육을 받았을 텐데 어쩌다 정말 저렇게 다른 시민 구성원이 될 수 있는지 진짜 이해불가였어요. 근데 이 책 저자도 말했지만 저런 남자들이 단지 일부 오타쿠/인셀/일베들만의 문제라고 보면 안 된다는 거도 공감합니다… 기업이나 국회의원 같은 인간들이 그 억지에 동조하고 있잖아요… 어휴 :(

암튼 이 책으로 땡투받지 않았슈? ㅋㅋ 그거 나야.😻

다락방 2024-12-02 09: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리고 저는 인셀들의 그 문화를 웃으며 관람하는 보통남자들도 당연히 이 문화의 동조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읽다가 만 책, [인셀테러]도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여자들 이런 책 쓸 동안 걸레년 쓰게 해달라고 광광거리는 거 너무.. 하아. 진짜 너무 쪽팔린 일입니다 ㅠㅠ

땡투는 저를 책 사게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4-12-02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02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02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02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12-0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태를 글로 보는 것만도 짜증나는데 말이지요. 세상에 그걸 밀어붙이는 그 힘을 어쩌나... 게임 쪽에 여성 소비자들도 많은데 분위기가 그러다보니 닉네임을 남자처럼 쓴다는 이야기는 언뜻 들은 거 같애요. 기업이 제일 무서워하는게 불매니깐 그걸 미끼로.... 아이구야........

다락방 2024-12-02 12:14   좋아요 0 | URL
불매가 저는 이 게임 업계에 대해서라면 딱히 효용이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항의할 정도의 남성들은 오타쿠, 즉 게임에 엄청 중독되어버린 자들이므로 그 불매가..지속될까.. 싶은게, 게임사가 쫄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라는건 게임을 전혀 모르는 제 생각일까요. 하여간 저 책 읽으면서 아 진짜 미친 나라다, 똥같은 남자들이 가득한 나라다 생각했어요. 어휴 ㅠㅠ

건수하 2024-12-02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일부인지 어느 정도의 비율인지 모르겠지만... 소비자가 그런다고 바로 그래 그럼 우리 바꿀게! 하는 기업에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철학이든 뭐든 아무것도 없고 돈만 벌면 되는거냐고!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41113500007
최근에 이런 기사를 봤는데, 드물게 상식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보드게임 사주고 싶더란..

아, 그리고 제가 자주 구매하는 펜샵에서 최근 여성 참정권 기념 블랙윙 연필을 파는데 참정권 관련 내용은 쏙 빼놓고 인스타에 광고를 올린 적이 있었어요. 불매하겠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었는데...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4-12-02 12:13   좋아요 1 | URL
오, 정말 드물게 상식적으로 대응한 경우네요. 보드게임 관심 1도 없는데 사주고 싶어지는 그런 대응입니다.
아니 근데 완경도 페미 언어라고 불매한다고 하다니 진짜 너무 상식 이하에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후져서 매번 당황합니다. 이런다고?? 거짓말같아요. 아 진짜 너무 쪽팔려요 ㅠㅠ

왜이렇게 기업들이 페미 지적에 벌벌 떠는걸까요? 기업에 다 남자 구성원들이 더 많기 때문일까요? 기업도 다 똥같아요 ㅠㅠ

건수하 2024-12-02 13:14   좋아요 0 | URL
뭐 하나 핑계를 만들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나봐요. 할 일도 되게 없죠.. 완경이든 폐경이든 너네는 하지도 않잖아! -_-

여성 소비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니깐요 정말... 그런 노출 많은 게임이야 남성 소비자가 다수겠지만 GS25인가에서 대응하는 것도 웃겼어요. 불매운동 리스트라도 만들고 싶네요.

독서괭 2024-12-0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도 몰랐던 사례가 많다니.. 세상엔 얼마나 똥같은 일이 많은 건가요 ㅜㅜ 올려주신 내용만으로도 너무 한심스럽네요.
아들내미 잘 키워야지…

다락방 2024-12-04 12:19   좋아요 1 | URL
진짜 이런다고?? 할 정도의 사례들이더라고요. 도대체 뭘 잘못먹고 저렇게 된건지 모르겠어요 ㅠㅠ 오늘도 경찰청 블라인드에는 페미정신차리게 계엄령 성공했으면 좋았을거라는 글이 올라왔다더라고요. 머릿속에 페미 타도 밖에 없는것 같아요 ㅠㅠ

독서괭 2024-12-04 12:33   좋아요 0 | URL
네?? 진짜요?? 제정신인가요 와….
 














나는 이 책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가까스로 말일까지 다 읽었네.

굉장히 맹렬하다는 인상을 받으면서 읽었는데 마지막에 저자의 후기 보면 자신이 맹렬하게 썼다고 되어있더라.

구절구절 굉장한 분노가 느껴지는데 그러다 곧잘 자기 모순과 맞닥뜨린다. 이건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주 만나게 되는 문제이다. 그녀에게도 그게 다를 바 없는데, 왜 다나카 미쓰의 그 맹렬함과 자기 모순이 더 힘들게 느껴졌을까. 나는 다나카 미쓰가 자신의 모순을 발견하거나 혹은 세상의 다른 문제를 자각할 때 자기 분열이 심하게 일어나는 사람 같다고 느껴졌다. 그 누구보다 맹렬하게 남자의 그간 삶과 또 그런 남자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여자들을 비난하지만, 그러나 다나카 미쓰에게서 나는 어마어마하게 사랑을 갈구함이 느껴졌고, 그게 굉장히 나를 힘들게 했다. 왜이렇게 타인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지. 그런데 이 책의 2장 개인사를 읽으면서 어떤 어른이 되느냐 혹은 어떤 성격이 형성되느냐는 정말 어린 시절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도 하고, 그런 한편 그런 성향을 불편하게 느꼈던 나인지라 미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구절은 정말 뭐지.. 싶다.


맨얼굴이라도 그걸 충분히 자기 긍정의 기반으로 삼을 수 있는 젊은여자들이 자신의 맨얼굴에 대한 자신감의 연장선상에서 '맨얼굴혁명적'이라는 논리를 갖고 와서 그 부분에서만 자신의 혁명성을 과시하려한다. 더군다나 그런 여자들의 비난 섞인 눈초리에서 '나는 화장하면 좀 더 예쁘거든.' 하고 생각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자신은 문제시하지 않는 모습이 참 싫다. -P.75


몇십년전에 쓰여진 글이지만 위의 구절은 지금 이곳의 탈코르셋 운동을 생각나게 한다. 왜이렇게 젊은 여성들의 탈코르셋을 안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본인들이 탈코르셋 운동을 함께 참여하지 않을거면 그 운동을 비난이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서도 탈코르셋 운동한다니 '너네들은 남자가 되겠다는 거냐', '남자처럼 잘 씻지도 않을려고 하네' 라는 비난을 하는걸 보고서, 대체 왜 꾸밈노동을 멈추겠다는 것에 안씼겠다는 거냐로 되받아치는걸까? 궁금했다. 그들은 화장을 해야만 씻는걸까? 그런데 다나카 미쓰의 저 구절에서 '맨얼굴을 충분히 자기 긍정의 기반으로 삼을 수 있는' 이라는 부분이나, '나는 화장하면 좀 더 예쁘거든 하고 생각하는 모습' 이라는 부분은, 정말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 왜 그렇게 꼬아서 보는걸까?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한다고 하면 간혹 여성주의가 뭐냐고 묻는 남자들이 있는데,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대신 그 질문을 그냥 무시해버린다. 그리고 다나카 미쓰의 이런 글을 읽는다.


걸핏하면 "여성해방이 뭐냐?"고 묻는 남자들이 있는데, 남자들이 스스로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끓어오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은 그 질문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남자에게 평가받는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가 되어 버린 여자들의 역사성이, 입을 벌려 남자의 물음에 답하려는 모습이 내 속에도 보여서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히는 것이다. 내 안에서 혼자서 꿀을 빨고 싶어 하는 나를 보기 ㄸ대문인데, 나는 한 번 남자를 외면하고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를 외면하고, 말문이 막힌 채로 있는 나의 그런 '엉망인 상태'가 바로 내 현재이며, 내 '진짜 속내'이다. 즉 나는 그렇게 답하지 않는 상태로 여성해방이 여성해방인 까닭을 남자에게 알리고, 알릴 수밖에 없는 사람, '지금 여기에 있는 여자'인 것이다. 

(중략)

자기 속내를 딴 데다 두고 어디까지나 스스로 노예 우두머리로 있으려고 그 자리를 유지하면서 "여성해방이 뭡니까?"라고 묻는 남자들에게 나는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은 걸인의 마음"이라고 중얼거린다. -P.89


다나카 미쓰와 같은 이유는 아니지만, 나에게 그걸 묻는 남자들이 여성주의가 뭔지를 정말로 제대로 진지하게 알고 싶어서 묻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그렇다해도 내가 그걸 그에게 알려줄 의무도 없고. 알고 싶으면 얼마든지 자기가 알아서 공부하면 될 일이다. 다른 책 다 읽으면서 여성주의 책은 안읽고, 그러면서 여성주의가 뭐냐고 묻는 그 심뽀 징그럽다. 상대하고 싶지 않은 질문이다.



책의 말미 해설을 읽다보면 다나카 미쓰가 침구사가 됐다는 걸 알게 된다. 해설을 쓴 '이토 히로미'는 다나카 미쓰가 자신에게 침을 놔준 적이 있다면서 


내 몸에서 이물질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은 섹스할 때 페니스가 몸속에서 움직이는 것과 가장 비슷했다. 그런데 페니스는 페니스 크기 정도밖에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데에 비해, 내 몸속에 들어온 가늘고 작은 침은 분명 페니스보다 훨씬 컸다. 큰 봉처럼 크게 움직였다. -P.364


라고 쓴다. 침 맞은 걸 이렇게 표현할 일이야? 나는 좀 어이가 없었지만, 그런데 이 해설을 쓴 사람과 다나카 미쓰는 어쩐지 결이 잘 맞는 사람들일 것 같다. 그나저나 침구사가 됐다니, 침을 놓아주는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들이 육체적으로 아픈 걸 치료해주고 또 정신적으로도 위로를 준다니, 다나카 미쓰가 이 책을 쓰고나서 걸어간 길은 뭔가 독특하게 느껴졌지만, 그런데 어쩐지 맞춤한 길을 찾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나카 미쓰는 줄곧 내가 나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참말로 옳은 말이다. 나는 나로 살아야 하고 나로 살아야 하는 건 바로 나인 것이다.

애초에 이 세상을 포르노로 만들어 놓고서는 그때마다 팬티를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를 문제시하니 예술인지 외설인지 논쟁을 벌인다 한들 사람들의 눈에는 고발하는 쪽 검사가 가장 외설적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거리낌 없는 추악함이야말로 권력이라는 것의 정체이다. 포르노의 총감독이면서 동시에 포르노를 고발할 수 있는 권력, 그 기만성은 바로 결혼이라는 절차를 밟아야만 암컷과 수컷의 성적 결합을 허락한다. 결혼은 이러한 기만성과 표리일체를 이루는 것이다. 결혼은 권력이 보증한 ‘포르노‘이고, 포르노를 상영할 현장을 덮칠 필요가 없게끔 한 절차에 다름 아니다.
여자에게 결혼이란, 또 결혼식이란, 아내로 엄마로 암컷의 생을 살아 살아 내기 위한 결의를 세상에 알리는 창구이다. 생각건대 공인된 포르노인 결혼은 거리에서 남녀 간 성행위 퍼포먼스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 P62

더욱 우스운 것은 거리를 지나며 그 퍼포먼스를 본 사람들이 누구도 성행위를 보지 않았다고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와 비슷하게 입모아 거짓말을 하는 꼴이다. 이렇게 결혼 포르노가 상연되어 왔다. 그러니까 모두가 결혼이 포르노인 것을 알고 있는데도, 포르노라고 외친다면 이 세상의 중심 뼈대에 금이 갈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이 공인된 포르노 ‘결혼‘이 계속 상영될 수 있다는 소리이다. 이런 속임수를 숨기려고 ‘예술이냐 외설이냐‘ 왈가왈부한다. 마치 결혼 이상으로 외설적인 것이 있는 것처럼 여기게 하고서 체제를 정비한다. - P63

그러나 문제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성의 주체인 우리이다. 항상 그렇다. 나는 맨얼굴을 뽐내는 여성해방운동가들한테서 자신의 지성과 교양을 모성애로 뭉뚱그려서 남자를 위해 헌신하는 고급 노예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한다. 이제 세상이 복잡해져서 전처럼 여자가 남자의 분부대로 "예." 하면서 따르는 건 더 이상 유행이 아니다. 전보다 좀더 건방지고 건방지게 된 만큼 경제적으로 자립해 있으면서 남자의 약함을 알고 그것을 채워 줄 만큼 현명한 여자가 요즘 기대되고 선망받는 여성상이 됐다. 그러니까 여성해방운동을 해도 남자한테 제법 인기가 있을 이유가 있게 됐다. 그러나 남자의 서랍에서 밀려나온 것을 받아들여 주는 한, 여자는 진한 화장을 하든지 맨얼굴을 하든지 남자를향한 교태의 역사에서 벗어나려야 벗어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다. 맨얼굴을 한 여자가 뽐낼 수 있는 것은 진한 화장을 한 여자에 대한 경멸의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 P88

남자한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을 우리 속에 없애지 못한채 늘 가지고 있지 않은가. 남자를 제대로 만나고 싶은 것인지 남자한테 사랑받고 싶은 것인지 그 경계가 항상 구별이 안 되게 섞여 있다. (??)
- P89

여덟 살 아이가 엄마에게 버림받았다고 느끼는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것인지, 이는 마치 이 세상과 삶으로부터 버림받은 것과 같았다.
더군다나 마땅히 그런 공포심을 나와 공유해야만 하는 상대방은 다음달에도 그다음 해에도 우리 집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직원이었다. 그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천연덕스럽게 계속 일했다. 그리고 지금도 추석이나 설에 처자식을 데리고 과자를 사 들고 우리 집에 오고, 의리가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한다. - P104

어둠 편에 있는 여자는 보기 싫어도 남자가 잘 보인다. 남자가 헛도는 꼴이 잘 보인다. 그렇기에 여자는 자칫 헛도는 남자를 안아주고싶어 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현모양처란 아이한테도 엄마, 남편한테도 엄마, 이렇게 두 엄마 노릇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여자가 너그러움을 보이는 가운데 남자는 자신의 자궁 회귀 욕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 P131

서머셋 몸의 유명한 단편으로 <비>라는 작품이 있다. 한 선교사가 매춘부를 깨끗하고 성스러운 생활로 인도하려고 한다. 이제 매춘부가 조금만 더 하면 하나님 앞으로 갈 수 있겠다 싶은 찰나에 선교사는 의문의 자살을 한다. 야단법석이 일어난 가운데 매춘부가 내뱉는다. "남자란 모두 돼지 같아." 매춘부가 돼지라면, 선교사도 돼지라고 알려 준이 실제 같은 허구의 작품은 여자와 남자의 숙명적인 대립의 근원을 밝혔다. - P157

범죄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서 전부가 다 그렇다고는 단언할 수 없으나, 범죄라 부르는 행위 대부분은 지금 아픈 사람이 그 엉망인 상태를 극한의 형태로 나타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거꾸로 말해 이 세상에서는 엉망인 상태가 바로 악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인간존재의 그러한 본질이 엉망인 상태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 P180

[옮긴이] 연합적군파 내부에서 혁명 자금을 아끼기 위해 여자가 생리대를 사는 것을 문제시한 적이 있다. 한편 기업에서의 생리휴가를 살펴보면, 전후 일본의 노동기준법(1947년)은 생리휴가를 생리 당일 여성의 휴가뿐만 아니라 생식 건강에 유해한 업무를 하는 여성이 청구할 수 있는 휴가로 규정한다. 그러나 후자의 조항에 대해 사용자 측은 지속적으로 여성 과보호라는 이유로 폐지를 주장했고, 일본의 노동조합 내여성 조직의 주요한 의제는 생리휴가에 관한 것이었다. - P220

빌헬름 라이히는 저서 《파시즘의 대중심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개인적인 쾌감(오르가슴)을 대중적인 규모의 쾌감(오르가슴)으로 바꿔차는 조작으로 파시즘의 토대가 생긴다. 대중적인 규모로 쾌감을 바란다는 말은 사회의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 하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개인이 집단으로서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는 것이다. 말하자면 집단할복이다. - P231

한 지붕 아래 맞벌이하고 일상을 공유하면서도 남편을 그저 집안일을 돕는 사람으로 삼고, 자신을 집안일의 주체로 삼는 사고방식은 여자가 자신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된 여자다움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탓이다. 다시 말해 남자다움에 대한 여자의 환상 탓이다. 집안일에 협조적인 남편을 두고 기쁨을 느끼는 맞벌이 여자는 남편을 따라 죽기를 강요당하는 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환상이 있어서 맞벌이 여자는 자신이 대의를 위해 살아갈 남자, 무대 위 배우처럼 살아갈 남자에게 별볼일없는 일상 잡일을 가지고 성가시게 한다는 식으로 부담을 느끼면서 불평하지 않는 온화한 아내가 된다. - P240

주간지에서 운운하는 성의 해방 그러니까 프리섹스란 실은 여자를 변소(성욕 배출구)로 보는 남자들의 더러운 배설욕이자, 당장 눈앞의 것만 신경 쓰고 나중 일은 나 몰라라 하는 남자의 구미에 맞춰 조리한말일 뿐이다. 또 그것은 성에 대한 죄책감을 방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프리섹스는 ‘혼전 성교‘, ‘혼외 성교‘라고도 하는데 이렇듯 어디까지나 결혼을 전제로 성립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늘날 ‘프리섹스‘란 말은 돈을 내지 않고 여자를 안을 수 있는 남자의 자유를 뜻한다. - P262

내가 싫은 것을 말하지 못한 어제였지만 오늘은 내가 싫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것, 그렇게 할 수 있는 내가 멋진 것이고, 또 그런 여성을 보면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 사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집합체니까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사회를 바꿀 수 있다." 특히 저자는 여성해방과 사회운동에서 사회적 약자인 주체들의 ‘야만의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때 ‘야만의 힘‘이란 나를 억압하고 차별하는 것들로 인해 느끼는 아픔을 무시하고 자기 안으로 삼켜 버리지 않고, 아픔에서 나온 분노로 맞받아쳐 나온 첫 순간의 말이나 행동을 일컫는다. 저자가 쓴 글 <세계는 ‘야만스러운 힘을 기다린다>(1996년)에 따르면 여성해방은 차별이나 억압을 받으면 그 원인이나 구조를 분석하거나 머리로 따지기에 앞서 ‘야만스러움‘으로 즉각 맞받아치는 것에서 시작한다. - P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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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11-30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셨습니다 ~~^^
말일까지 그래도 다 읽으신거 축하드려요.

저도 이 책 읽으며 내 생각과 맞지 않는 부분들이 참 많기도 했지만, 그래서 리뷰를 쓰기가 참 난감했지만, 한편으론 일본의 여성해방운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어 나름의 공부가 되었던 점은 긍정할만 하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시원하게 내뱉듯 써놓은 문장들에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던건 사실이라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24-11-30 21:45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책 속 일본의 분위기(항문 섹스 아프지않게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었나요...)에서 이렇게 내뱉을 수 있는 여성학자가 있다니,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일 자체가 맹렬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모든 운동에 나름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자하는 것도 그리고 여성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고요. 전 마지막에 침구사로 살아가는 것도 너무 놀라웠어요!!

저는 이번 읽기 너무 힘들었는데 마지막 날까지는 어떻게든 읽어내서 너무 후련합니다!! 후훗.
다음달에도 우리 열심히 읽어보아요. 빠샤!!

단발머리 2024-11-30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이 책 리뷰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번달이 다 가기 전에 쓸 수 있을 것인가. (그럴 수 없어 보임ㅋㅋㅋㅋㅋㅋ)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공감되는 면이 많았지만, 논의의 요점이 모아지지 않을 때 저도 읽기 힘들었습니다.
완독 축하해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4-12-02 07:55   좋아요 1 | URL
저는 작가의 성격이 저랑 너무 안맞는 것 같았어요. 내적 분열이 심하게 일어나는 사람인것 같아서 옆에 있으면 너무나 괴로울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책에 집중이 좀처럼 되지 않아 생각보다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말씀하신것처럼 논의의 요점이 모아지지 않는 면도 있어서 읽다 보면 무슨말인지 모르겠던 때가 많더라고요. 물론 저자가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저 시대에 저런 생각을 하고 말을 하고 글을 썼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단발머리 님의 글도 얼른 읽고 싶어요!!

건수하 2024-11-30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모범을 보여주시는 모습 항상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힘들게 완독하신 거 축하드려요!

저도 늦게라도 완독할게요.. ^^

다락방 2024-12-02 07:58   좋아요 0 | URL
모범.. 이라기 보다는, 사실 제가 뭐 모범을 보이는 타입..그런건 아닌 것 같고. 저는 그냥 저 스스로에게 쪽팔리지 말자는 신념으로 살고 있습니다. 약속 안지키는 나, 는 되고 싶지 않다보니(게다가 제가 진행하잖아요?) 언제나 다 읽어내긴 하는데, 문제는 이번 책도 그렇고 아주 자주,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읽는... 그런 때가 있다는 겁니다. ㅎㅎ

건수하 님의 완독도 응원합니다. 빠샤!!

시에나 2024-12-0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요즘 보기 드물게 펄펄 끓어오르면서 톡 쏘는 문장으로 가득찬 책이죠. 게다가 다나카 미쓰 자신이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피해자이기도 한데 그 자세가 어딘지 너무 꼿꼿하고 뻔뻔하게 되받아치는데가 있고, 본인이 당한게 많으면서도, 정말이지 정치적 올바름이나 자기 모순 속에서의 올바름 같은 건 1도 추구하지 않고 있어서...저는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왜 요즘 글들은 이렇게 쓰면 욕 디지게 먹으니까 엄청 검열하고 다듬어서 올바르게 쓰잖아요. 그런데 다나카 미쓰는 안 그런게 좋더라고요. 하하하. 생날것이랄까요. 언급하신 저 탈코르셋 부분에서도, 저는 여성들이 겪는 분열이나 모순을 잘 꼬집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었는데요. 다나카 미쓰가 저런 꼬인 마음을 갖게 돈 것도, 그 뒤에 고백을 하죠. 사실 자기가 뒤쳐질까봐 겁이 난 거였다고요. 이런 점이 저는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읽다가 이해 안 되는 부분은 그냥 패스했고요. ㅋㅋㅋㅋㅋ 이 책 읽고 어디다 떠들데가 없었는데, 저도 써주시는 글들을 읽고 다른 면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락방 2024-12-02 08:06   좋아요 0 | URL
저는 저자가 소설을 썼다면 아니 에르노 같은 작가가 되었을거란 생각을 했어요. 굉장히 솔직하게 가감없이 쓸 것 같은, 너무나 솔직해서 오히려 어떤 독자들에게는 지독하게 느껴질 그런 소설가가 될 것 같더라고요. 저는 저 위 리뷰에도 썼지만, 그 날것이 뭐랄까, 저 해설 쓴 사람도 그렇고 날것에 좀 집착하는 느낌이었어요. 다나카 미쓰의 운동도 운동의 정신 보다는 본인이 살기 위해 치열하게 운동을 해야만 했던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개인의 삶 자체가 참 힘들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개인의 몸과 마음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 치열함이 너무 생생하게 전해져서 그런 것이 저에겐 좀 힘들더라고요. 그런 한편 이 여성인권 후진 나라에서 이렇게 과격하게 나올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덕분에 일본 작가의 글을 읽게 되어 좋았어요. 사실 일본 여성학자 라고 하면 우에노 치즈코 밖에 몰랐는데 말이죠. 시에나 님 서재 자주 보면서 다른 책들에 대한 정보도 좀 얻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잠자냥 2024-12-02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자가 사랑을 받고(갈구하게) 싶어 하게 된 계기가 어린 시절하고 연관되어 있는가 보네요?
어린 시절의 어떤 경험 때문에 그렇게 사랑을 갈구하게 되었는지 여쭤봐도 되나요...? (제가 이 책은 안 읽을 것 같아서요;;;)
(남자한테 사랑받고 싶어하는 그 심리를 잘 모르겠어서요. 걍 본인이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면 사랑받게 되는 거 아닌가..... 뭘 그렇게 갈구까지하나 싶어져서 말입니다....... 올려주신 예문만 보면 이 저자는... 남자 엄청 좋아하는 느낌...? 굳이 페니스를 예로 드는 것도 그렇고)

다락방 2024-12-02 12:44   좋아요 1 | URL
저자는 8살때 엄마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어요. 그 당시에 어린 저자가 그걸 폭력으로 인식하지 않았고 그리고 본인도 그 때 그걸 싫어하지 않았다고 책에선 표현하는데요(미성년자가 그걸 좋아하고 원하고와 관계없이 그건 강간이죠), 책 뒤로 가면 그 기억은 8살때가 아니라 5살때였던 것 같다, 라고 정정하긴 합니다. 그때 엄마에게 말했는데 그 직원은 가게에서도 일을 잘하는 직원이었기 때문에 엄마는 그 직원을 계속 고용해요. 결국 저자는 어린 시절 자기 편도 없었고 엄마의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했던거죠. 애정결핍은 결국 애정을 갈구하는 어른으로 만들었던 것 같아요.

저 페니스 구절은 저자의 것은 아니고 이 책의 해설을 쓴 ‘이토 히로미‘가 쓴건데요,
제가 이 책 읽으면서 너무 힘들었던건 저자가 누구보다 당시에 과격하게 운동을 하지만, 그런데 누구보다 남자를 사랑하는게 보여서였어요. 남자를 놓을 수 없는 사람인데 저는 인생에 남자 없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여자들보면, 어떻게든 남자의 사랑을 갈구하는 여자들, 그 남자가 자신을 괴롭거나 고통스럽게 해도 옆에 남자는 무조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여자들 보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데, 저자로부터 그런 스트레스를 좀 받았어요. 해설을 쓴 사람도 그런 다나카 미쓰의 기질과 비슷한 것 같고요. 침 들어가는데 페니스라니.. 절레절레.

제가 이렇게 남자의 사랑을 갈구하는 걸 이해못하겠다, 왜이렇게 사랑 받으려고 몸부림치느냐고 일전에도 다른 책을 읽고 평을 쓴 적이 있는데 그 때 바람돌이 님이 애정결핍에 대해 얘기해주시더라고요. 그게 어릴 때 충족되지 않으면 계속 그걸 갈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로구나, 어떻게든 충족시키고 싶어하는 거구나, 라고 이해를 하긴 했습니다만, 하여간 그래서 좀 읽기에 괴로웠습니다. 전 인생에서 남자에게 사랑받는게 일순위인 사람이 페미니즘적 삶을 살아가기는 너무나 어려울 것 같아요. 페미니즘의 아주 많은 것들이 그들에게 걸리적거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나카 미쓰는 래디컬한 여성주의를 실천하려고 하니 본인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자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해 급하게 돈 필요했을 땐 짧게 호스티스로 일하는데, 저는 .. 거기에 있어서도 참 복잡한 마음이었습니다. 휴..

잠자냥 2024-12-02 12:56   좋아요 0 | URL
아하. 호스티스로 일한 전력도 있군요... 다락방 님의 그 복잡한 심정에 저도 지금 동의하게 되네요....으으음.
 

11월 책 완독하신 분들의 글이 최근에 연달아 올라왔는데요, 읽고 계신 분들 힘내세요! 저도 아직 뒤에 조금 남았습니다만, 11월 안에는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왜이렇게 이 책 안읽히죠? 하아- 넘나 힘들다..


자, 시간은 잘도 흘러가고 우리가 이제 12월의 도서를 읽어야 할 때가 되었네요.

12월 도서는 '마리아 미즈'의 [마을과 세계] 입니다.

음.. 어쩐지 소프트할.. 것 같지 않나요? 그러나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는 알 수 음슴..

우리가 함께 읽었던 마리아 미즈에 대해 생각해보면, 마을과 세계는 역시나 자본주의와 자급자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내용일지 그리고 얼마나 어려울지는 직접 읽어보고 확인해봅시다!!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의 도서를 안내합니다.


1월은 '설혜심, 박형지' 의 [제국주의와 남성성] 입니다.



책소개를 보면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제국주의의 맥락에서 남성성이 어떻게 정의되고 작용했는지 고찰한 연구서다. 영국사와 영문학이라는 다른 두 분야의 전공자가 탈식민주의와 페미니즘의 이론을 바탕으로 제국주의와 젠더라는 주체를 조망하고 있다' 라고 되어있는데요,


제국주의, 탈식민주의...

학술서라 읽기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우리 한 번 읽어봅시다. 









2월은 '캐런 윌슨-부터바우'의 [아기 퍼가기 시대] 입니다.



1950~1960년대의 미국에서는 혼외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임신한 미혼 여성들은 지역사회에서 분리되었다고 합니다. 뭐, 어디 미국만의 일이겠습니까.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건 대한민국에서도 곱게 보지 않던 시간이 오래였죠. 이 책의 지은이는 갓 출산한 딸을 입양보내야 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다른 미혼모들의 경험을 수집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의 분류는 여성학/젠더 에서도 <여성문제> 입니다.









3월은 '조앤 스콧'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입니다.




책소개에 보면 1986년 처음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도 역사학계와 여성학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 중 하나인 <젠더:역사 분석의 유용한 범주>를 비록한 연구의 결과물들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3월이 어떤 달입니까.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달 아닙니까.

우리도 학기를 시작하는 마음으로다가 어려운 책으로 뽝- 공부 의지 다져서... 읽어봅시다.







4월은  '수지 오바크'의 [몸에 갇힌 사람들] 입니다.




나온지 좀 된 책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분류는 '교양 인문학' 이면서 동시에 '여성학/젠더' 이기도 합니다.

몸에 대한 책들을 우리가 좀 읽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후딱 읽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라고

11월 책 아직 다 못읽은 제가 감히 추측해봅니다. ㅎㅎ








5월은 '클레어 혼'의 [재생산 유토피아] 입니다.


 

2월에 미혼모, 4월에 몸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면, 5월, 인공자궁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읽어보는게 어떨까 해서 골라넣은 책입니다. 사실 아주 고민이 많았는데요, 이 책을 할까말까... 그건 '인공자궁'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책의 분류는 여성학/젠더 이면서 동시에 '미래학' 이기도 하며 '사회문제 일반' 이기도 합니다.


책소개를 보면 '현재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부분 인공자궁' 기술의 현실화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라고 써있는데요, 이 기술이 걸어온 궤적과 윤리적 문제등을 검토하고 또 악용 가능성을 포함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들여다본다고 합니다. 


사실, 현재 부분 인공자궁... 기술의 현실화.. 같은건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하여간, '미래학' 이라니, 우리 미래학에 대해서도 좀 읽어봅시다.




제가 지난번에 책을 선정하면서 고민햇던 흔적을 사진으로 올린 적이 있었죠. 다시 올려보자면, 이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리스트 고민의 흔적




진심인 나..... 여러분이 나를 만난 건 행운.....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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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1-29 1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낙서만 보면 공부 엄청 잘하는 사람의 노트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생산 유토피아> 관심 있어서 보관함에 담아뒀던 책인데 나중에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아기 퍼가기 시대> 제목이 참 재미있네요.

다락방 2024-11-30 21:0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아이패드 이러려고 샀습니다. 아이패드에 이것저것 메모 많이 해요.

재생산 유토피아 보관함에 있다고요? 대박.. 잠자냥 님, 우리 같이 읽어요!! 인공자궁.. 도대체 어떤 내용이 나오고 또 어떤 생각을 하게될지 잘 모르겠어요. 같이 읽어요!! >.<

단발머리 2024-11-29 1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 문장에 저도 동감! 동감 & 기립 & 열광! ❤️🧡💛💚🩵💙🩷💜

다락방 2024-11-30 21:05   좋아요 1 | URL
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를 알고 지내는 이들은 인생에 있어서 큰 행운을 만난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1-29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한 권 빼고 다 모르는 책이에요. 심지어 한 권 여기서 이미 읽은 줄 알았는데….

다락방님을 알고 알라딘 서재를 알게 된 건 제 행운! 다락방님을 소개해준 그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저 혼자) 보내봅니다 ^^!

다락방 2024-11-30 21:07   좋아요 1 | URL
아앗 건수하 님. 건수하 님으로부터 이렇게나 따뜻한 댓글이라니요. 아니, 건수하 님이 차갑다는게 아니라요, 건수하 님이 이렇게 막 다정 뿅뿅 하는 댓글은 잘 안 다는 타입 아니셨나요? ㅋㅋ 기분이 너무나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축배를 들어야겠어요. 수육 삶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1-30 23:05   좋아요 1 | URL
음 그래도 다락방님께는 좀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요 ㅎㅎㅎ
기분 좋으시다니 저도 좋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4-11-29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기 퍼가기 ㅠㅠ 제목이 재미있으면서도 슬프네요.
페이드포 처럼 다시 읽고 싶은 좋은 책 재독도 추가 기다려요!
내년에도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4-11-30 21:07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 님, 이번 해에 함께 읽어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우리 내년에도 열심히 읽어봅시다. 빠샤!!
 

신문 기사를 보니 11월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건 117년 만에 처음이란다. 오 마이 갓.. 어제 눈 온 사진 올리고나서 점심 무렵에는 눈이 더 많이 쌓였고 그러다 해가 반짝 나다가 눈이 또 오다가.. 나는 풍경에 감탄해 사진을 찍었다.

오전에 찍은 사진을 동료1 이게 보내주었는데 동료1이 동료2 에게 보여주었고 그러자 동료2가 자기도 사진 달라 했고 동료 3도 달라 했고 동료 4도 달라 했고.. 갑자기 사진 전송의 날이 되어버렸다. 동료4는 사진전 열어도 되겠다고 했는데, 사진은 내가 잘 찍은건 아니고 진짜 풍경이 다했다.

어제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대만 친구는 stunning 하다고 댓글 달아주었고 다른 한친구는 북유럽인줄 알았다고 댓글을 달았다. ㅋ ㅑ - 진짜 이 풍경 어쩔거야. 나는 오늘 임원에게 옥상에 집 좀 지어달라고, 나는 거기서 월세 안내고 출퇴근 하겠노라 말했다. 


"진지하게 생각해주세요."


그러자 임원이며 보쓰의 썬인 그는 


"그렇게하면 어디 도망은 못가시겠네요."


라고 답했다. ㅋㅋㅋ



오늘 아침엔 동료5가 사진을 보내달라길래 보내주었는데 ㅋㅋ 문자메세지로 받으니 사진이 좀 깨지는 것 같다고 카톡으로 보내달라고 하는거다. 그래서 나는 카톡 안하고 라인과 왓츠앱만 한다, 고 말하자


"저는 안하지만 지금 깔겠습니다"


하더니 라인 깔아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또 사진 뭉텅이로 전송해주었더니 "와 진짜 감성 난리났네요" 라고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갑자기 사진 작가 된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러면 내가 찍은 사진들을 여러분께도 보여드리도록 하지요. 나라는 예술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사람..















그리고 밑에 사진은 오늘 아침.

평소처럼 사진 찍으러 나가고 싶었지만, 베란다 난간에 머그컵을 놓을 수가 없네요..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컵이 쏙 들어가겠어요.

설사 놓는다해도 놓으러 나갈 수가 없음. 가는 길도 너무 눈이 쌓여서 내 발 푹 빠질 것 같아.. 오늘은 나도 나가지는 않고 보는 걸로만..




아.. 이렇게 예쁘다고 사진 올렸지만, 집에 갈 길이 벌써 걱정이다. 휴..

어제 자가용 끌고 다니는 동료는 집에 가는데 세시간 걸렸단다. 여동생은 운전 엄두가 안나 버스를 타려했더니 버스는 한 시간 후에 도착한다해 집까지 걸어갔다고 한다. 두시간 걸렸다고.. 여동생 동료는 자가용 운전해서 집에 가는데 다섯시간 걸렸대.. 대중교통로 힘들다고 징징댔는데 자가용 운전자들은 오천배 더 힘들었겠네요... 휴........ 



오늘 저녁 메뉴나 생각해야겠다. 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리스트 업뎃할 예정입니다.


뿅!!



(사진 다운및 보관을 허락합니다. 마음대로들 쓰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나다와 북유럽에서 다락방 씀.



*************단발머리 님의 요청에 의하여 지난 사진들 추가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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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1-28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껏 캐나다와 북유럽이러더니 ㅋㅋㅋㅋㅋ 태그가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오늘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요.. (아 그때 다락방 님도 기상했을 시간이군요) 창밖이 뿌옇기에 내다보니 눈이 펑펑펑!
와 정말 11월에 이렇게 눈 많이 온 거 태어나 처음이라고 생각했더니...117년만이라....!

저기에 머그컵 넣으면 순식간에 아이스커피 ㅋㅋㅋ


다락방 2024-11-28 11:21   좋아요 1 | URL
제가 또 그만 넘나 솔직해버려서..

대중에게 친근하며 또 솔직한 아티스트,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7년 만이니 태어나 처음인게 맞네요!!

햇살과함께 2024-11-28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북유럽이네요~!
사진 보다 더 반가운 리스트 업뎃!! 기다립니다!!

다락방 2024-11-28 11:26   좋아요 2 | URL
네네 오늘 내로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빠샤!!

그레이스 2024-11-28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사진 다운받고 싶게 멋있네요
양재천변 메타세쿼이아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보니 진짜 북유럽이네요.
오늘 오후 또 눈소식이 있네요 ㅠㅠ

다락방 2024-11-29 11:25   좋아요 1 | URL
와 그런데 그 눈이 엄청 금박 녹아버리더라고요? 나무들 사이 차 타고 지나갈 일 있었는데 눈이 녹아서 계속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더라고요. 눈이 녹은 양재천도 참 예쁩니다. 양재천은 그냥 사계절 내내 어떤 날씨여도 예뻐요. 후훗. 여기에 저도 집 한 채 있으면 좋겠어요. ㅠㅠ

감은빛 2024-11-2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다락방님께서 직접 찍은 사진을 엽서로 만들어 판매하셨었죠. 그때 샀던 엽서가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어요.

오늘 서재에 글 하나 쓰면서도 썼지만, 눈은 화면에 담겨있을 때만 예쁜 것 같아요. 이 사진들의 눈도 참 예쁘네요.

다락방 2024-11-29 11:24   좋아요 0 | URL
하아- 부끄러운 기억입니다. 저는 정말 엽서를 원하는 구매자들에게 판매하고 싶었는데 너무 지인 장사 해버린 느낌... 게다가 저는 그걸 팔면서 돈을 많이 남기지도 않아 장사에는 소질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은 예쁘지만, 저는 출퇴근때 너무 힘들어서.. 겨울이면 동남아에 살러 가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1-2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ㅋㅋㅋㅋ 누가 서울이라 하겠어요! 근데 이번 사진들은 캐나다보다는 북유럽쪽 ㅋㅋㅋㅋㅋㅋ 노르웨이로 가시지요. 그 쪽이 끌려요, 노르웨이 ㅋㅋㅋㅋㅋㅋ
리스트 기다릴게요! 뽜야! 😤

다락방 2024-11-29 11:23   좋아요 0 | URL
그쵸. 눈이 오니까 완전 북유럽 사진 같아요. 그렇다면 저는.. 오로라를 볼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로라여, 나타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스트도 업데이트 하였습니다. 확인하시죠!!

단발머리 2024-11-28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고 ㅋㅋㅋㅋ 마지막 사진 위에 예전 책, 커피 사진도 좀 올려주세요! 비교해서 보고 싶은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1-29 11:22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의 요청대로 예전 사진 몇 장을 추가하였습니다. 후훗.

단발머리 2024-11-29 11:36   좋아요 0 | URL
이뻐요~~~~ 참…. 나무가 이렇게 예쁘네요. 시원하고 깔끔하고 무해하다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1-28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업데이트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퇴근하신 듯) ^^

다락방 2024-11-28 21:12   좋아요 1 | URL
아오 ㅋㅋ 오후에 너무 바빴어요!! ㅋㅋ 지금은 와인중이고 내일은 가급적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