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高馬肥(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들 하지요. 가을입니다. 가을 중에서도 10월은 그 마지막 밤을 기억하게 하는 달이지요.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어데 계절이 따로 있어 책을 읽는 것이겠습니까마는, 오늘은 따사로운 햇살을 내려 받으며 서늘한 바람부는 벤치에 앉아 세상 모르고 책을 읽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일까요?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은.

책을 읽다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한평생을 이렇게 여유 있고 한가하게 책이나 읽으면서 유유자적 보내고 싶다는. 무엇에 쫓기지 않고, 걱정 없이, 가는 세월을 벗 삼아서, 책 속의 글줄기들을 찬찬히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어질 수 없는 상상이겠지요?

陶淵明(도연명)의 「五柳先生傳(오류선생전)」에 이런 글귀가 있어 옮겨 봅니다.

   
 

閑靖少言(한정소언), 不慕榮利(불모영리),

 好讀書(호독서), 不求甚解(불구심해).

한가하고 편안하게 생활하며
말을 줄이고,
명예나 실리를 바라지 않고,
책 읽기를 좋아하나
깊이 따지려 하지는 않는다.

 
   

삶은 항상 분주하고, 이 일이 끝나면 저 일이 닥치고, 말은 점점 늘어만가고, 높아만 가고.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읽는 것은 어쩌면 죄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여유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겠지만, 늘상 한없이 책에 빠져 지내고 싶은 마음 또한 숨기지 못하겠습니다.

한가하고 편안하게, 쓸데없는 말 섞을 필요도 없이, 별반 이익이 될 것도 없지만, 그저 책에 묻혀 한세상 여유로이 살아봤으면,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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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0-1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끔.

승주나무 2007-10-13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맡아보는 동양의 향취.. 감사합니다. 아프 님은 좀 뜨끔했을 것이에욧.. 저도 좀 뜨끔~~~

순오기 2007-10-2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끔... 침 맞았어요!

멜기세덱 2007-10-20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 엥...저는 뱉은 적이 없는뎅...ㅋㅋ
 

[語文隨想]

"'한글' 創制 전에는 어느 나라 말을 썼나요?"

우리 학교 편입생 面接試驗을 치를 때마다 내가 즐겨서 던지는 質問이 있다. "世宗大王이 한글을 만들기 전에는 우리 민족은 어느 나라 말을 썼을까요?" 그 질문을 면접시험 문제로 추가하게 된 데는 背景이 있다.

평소에 가깝게 지내는 어느 學者와 대화하던 어느 날이었다. 이른바 一流 大學을 나오고 博士學位까지 받은 그분이 아주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創制하시기 전에는 우리는 어느 나라 말을 썼지요?" 나는 너무도 놀라 그 질문의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혹시 내가 잘못 듣지는 않았나 해서였다. 하지만 그분의 질문은 確實했다. 그분은 세종대왕이 만든 것이 바로 우리말(國語)이라 알고 있었고, 따라서 세종대왕이 우리말을 만들기 전에는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있었다면 어느 나라 말을 썼는지 이 점이 궁금해서 내게 물은 것이었다. 아주 심각하게.

세상에, 박사이며 교수인 분도 한글과 국어를 混同할 수 있구나! 國語敎育에 문제가 있구나! 그 후로부터 나는 시험 때 이 질문을 종종 한다. 지난번 수시면접 때도 물었더니, 세종대왕이 만든 게 우리말이라고 自信 있게 대답하기에 설명해 주었다.

周知하듯, 우리말은 세종대왕 이전부터 있었다. 다만 우리말을 적는 文字가 없어 漢字를 빌어다 적었고, 세종대왕께서 우리 글자인 한글을 만들어 우리말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종대왕이 만든 것은 우리 글자인 한글이지 우리말은 아니다. 정확히 말해서 한글은 國文과도 다르다. 한글은 英語의 'A B C D' 같은 알파벳이다. 'ㄱ ㄴ ㄷ ㄹ ㅏ ㅑ ㅓ ㅕ' 같은 우리 알파벳을 運用해 우리의 입말(국어)을 적어 놓은 결과물은 國文이다. A, B, C, D를 운용해서 영국인의 입말을 적은 것이 英文이고, 한자를 활용하여 작문해 놓은 것이 漢文이듯 말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우리말, 즉 국어는 한글로 表記할 수도 있고 漢字로도 로마자로도 표기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영어를 한글을 이용해 표기할 수 있다. 실제로 요즘 자기네 固有 文字가 없는 種族에게 우리 한글을 가르쳐서 자기네 말을 적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한글이 얼마나 優秀한지, 자음 모음 몇 가지만 補完하면 대부분의 音價를 다 적을 수 있다. 예컨대 脣輕音(순경음) 'ㅸ'같은 것을 되살리면 有聲音 'ㅂ'의 표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제음성기호로는 90여 개 소리밖에 못 적는데 우리 字母音을 활용하면 120여 개의 발음과 억양과 聲까지 적을 수 있다니 분명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한글'과 '韓國語(우리말)'를 혼동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알파벳'을 '英語'로, '한자'를 '中國語'로, '가나(假名)'를 '日本語'로 혼동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도 우리 학교의 그 학자만이 아니라, 평소에는 물론 한글날 무렵이면 "한글의 危機", "영어를 잘하려면 한글부터 잘해야" 이런 말들이 신문과 방송에 반드시 등장해 매년 필자의 귀를 괴롭게 한다. 하도 괴로워 최근에는 아예 이 문제를 논문으로 썼다. 그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고등학생, 국어 교사, 국문과 강사와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보니 정말 심각하였다. '한글'은 '우리 글자(문자)라고 남북한 國語辭典에서 분명하게 規定하고 있는데도 學生의 58%, 敎師 29%, 敎授 및 講師의 24%가 '한글'의 개념을 '우리말'로까지 認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욱 용기를 얻고 개탄하는 마음으로 '한글을  한국어의 의미로까지 쓰는 것은 誤用'이란 주장을 담아 이 논문을 어느 학회에 투고했더니만 審査委員 중의 한 사람이 '揭載不可' 판정을 내렸다. 그 이유가 내게는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誤用이 아니다. 文脈에 따라 한글을 한국어로 쓸 수 있다. 따라서 게재 불가"라는 것이었다. 국문과 교수(국어학자) 중에서도 이 두 어휘를 혼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어 놀랍기만 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왜 국어학자까지 '한글'과 '한국어'를 같은 말로 쓰는 세상이 되었을까? 그 原因으로 몇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는데, 가장 源泉的인 것은 '訓民正音', '正音' 같은 원래의 漢字語 명칭을 그대로 쓰거나 '國字', '韓字' 같은 명칭을 썼더라면 괜찮았을 텐데, '한글'이라는 새 명칭을 만들어 내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다고 본다. '글'과 '글자'는 엄연히 다른 것인데, '한글'이라 하여 글자의 이름에 '글'이란 말을 붙여 무리하게 造語하다 보니 이상하게 된 것이다. '한글學會'라는 기관명도 이 문제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朝鮮語學會'가 光復 이후 改名할 때 마땅히 '韓國語學會'라고 했어야 자연스러웠을 텐데,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한글학회'라 하면서 잘못되었다. '한글학회'라고 기관명을 고쳤다면 '한글(훈민정음)' 연구에만 주력했어야 하지만, 이름은 그렇게 바꾸고 우리말(한국어) 연구와 보급에 주력해 오다보니, 言衆의 뇌리에 不知不識間에 '한글=한국어(우리말)'라는 인식이 계속하여 심어지고 확산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제부터라도 각급 학교 '國語' 과목 첫 시간에 이 문제부터 확실하게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국어(한국어)와 한글'이 어떤 관계인지, 이 지극히 基本的인 문제부터 정확하게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제발 한글날마다 내 귀를 자극하는 誤用 표현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李福揆 (西京大 敎授)/ <語文生活> 통권 제119호, 2007.10, 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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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07-10-09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 58%, 교사 29%, 교수 및 강사 24%. 틀린 이들이 정말 많네요.

순오기 2007-10-09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군요~~~ 특히 가르치는 분들이!

2007-10-10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7-10-10 22:06   좋아요 0 | URL
어디....가시나요?
 

행복은 이렇게 오더니라

                                               유치환

 

마침내 행복은 이렇게 오더니라.

무량한 안식을 거느린 저녁의 손길이
집도 새도 나무도 마음도 온갖 것을
소리 없이 포근히 껴안으며 껴안기며―

그리하여 그지없이 안온한 상냥스럼 위에
아슬한 조각달이 거리위에 내걸리고

등들이 오르고
교회당 종이 고요히 소리를 흩뿌리고.

그립고 애달픔에 꾸겨진 혼 하나
이제 어디메에 숨 지우고 있어도.

행복은 이렇게 오더니라.
귀를 막고―

그리고 외로운 사랑은
또한 그렇게 죽어 가더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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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상스레 "도를 아십니까?"식 접근을 받는다. 근 몇 해만의 일인지 모르겠다. 얼추 5년은 넘은 것 같다.

어느 날이었던가?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엘 갔더랬는데, 어느 이쁘장한 아가씨가 내게 오더니, 시간 있으시냐, 얘기 좀 할 수 있겠느냐, 하면서 접근을 해 왔다. 이땅의 순진건전한 당당한 청년으로서 어찌 그 제안을 마다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덜커덩, "도를 아십니까?"가 나온다. 아차 싶었고, 참한 그 아가씨가 안타까웠고, 못내 아쉬웠다. 그 '도'만 아니었어도 열심히 들어줬을텐데. 그런데 그 이전의 몇 번의 이런 공격에도 끄떡 없던 내가, 이때만은 '이참에 도를 한 번 알아볼까'하는 흔들림을 강하게 받았더랬다.

"도를 아십니까?"와 쌍벽을 이루는 것은 또한 "예수 믿으세요."다. 명색이 그리스도인으로 자처하고 있는 나로서는 오히려 "도를 아십니까?"보다 이 물음이 더욱 곤혹스럽다. 그들이 왜 나를 알아보지 못할까? 한때 어떤 목사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말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예수 냄새가 나게 되어있다"고. 나한테는 그게 안난다는 걸까? 그네들이 못 알아보는 것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여간 찝찝하지 않은게 아니다. 하긴, 어떤 우락부락하게 생긴 목사님도 매번 이 예수 믿으라는 소리를 단골로다가 듣다더란다.

내 기억으로는 꽤 오랫동안 이 "도를 아십니까?"나 "예수 믿으세요."를 못 들었던 것 같다. 특히, 길을 지나면서 기독교 전도자들을 몇 번 지나친 것도 같은데, 그들은 별 말 없이 그냥 지나쳐가 버렸다. 혹시 이젠느 날 알아보는 것일까? 아니, 어쩌면 아무리 얘기해도 나한테선 별 믿을만한 구석을 찾기 어려워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이런 귀찮은 부류들의 접근을 받지 않아서 편했더랬다.

그런데, 요 근래 몇 차례 "도를 아십니까?"식 공격을 받았다. "얼굴에 복이 많으시네요."라나. 몇 주 전 부평의 한 서점에 들렀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비를 피해 건물 한쪽에 서 있더랬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확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나한테 복소리를 한다. 이럴 땐, 그저 외면하고 피해버리는 것이 상책이라는 걸 난 잘 알고있다. 문제는 비가 오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비를 맞으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엊그제던가? 밤에 주안역 근처를 지나가는데, 어떤 아줌마, 아저씨 커플에 다가오더니, 또 그런다. "복이 많다"고. "아줌마 저 복 없어요." "아니에요 복 많으세요."하면서 계속 따라붙는다. 나는 아무 대꾸없이 20여미터를 걸어갔다. 얼마간 따라붙던 그 아줌마의 소리가 잠잠해 졌다. 역시나 말을 섞으면 문제다. 간단히 외면하고 지나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내가 "저 복 없어요."라고 말했을까 못내 후회스럽다. 이왕이면 "저 복 많은 거 저도 잘 압니다."할걸. 더욱이 요 근래의 이 두 차례 공습을 받고 드는 생각은, 조금 이상한 곳으로 흐른다. 왜 하필 나일까? 아무래도 그들이 무턱대고 공격하는 것은 아닐거란 생각이 든다. 뭔가 넘어올 만한 껀덕지가 보이니까 접근해 오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내 얼굴에서, 내 모습에서, 그들에게 뭔가의 기회를 엿보게 해주는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은 아닐까?

이런 몇 차례의 공격을 받고 나는 나를 좀 생각해 보아야겠다고 싶었다. 그 사람의 마음은 얼굴에 비친다고들 하지 않던가? 뭔가 근심, 걱정, 불안, 초조 등등이 있으니, 뭔가 낚일 것만 같은 느낌을 그들에게 주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종류의 걱정거리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무념이라고 해야할까? 내가 과연 고독한지 아닌지조차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나는 행복한 지금은 아니다. 결국 나의 정체를 전혀 파악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어쩌면 이 정체의 혼돈이 내 모습에서 보여졌던 것은 아닐까? 그리하여 그들이 나에게 그 어떤 "도를 아십니까?"식 정체성을 이식해 놓으려던 것은 아닐까?

날씨가 갑작스레 싸늘해 진 이 가을에, 아무렴 나는 더이상의 이런 공격을 방문당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이 무언가의 공허같은 느낌을 쉬이 지울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방법은 싸돌아 다니지 않는 것이겠다. 아직 '파수꾼'들의 방문을 받지는 않고 있다. 조만간 방안에 쳐박혀 있는 나의 못난 심사가 그들의 눈에 포착되어, 그들의 방문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이 "높고 외롭고 쓸쓸한" 이 가을의 심사는 여러모로 날 귀찮게 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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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7-10-0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 재밌네요. ㅎㅎㅎ

멜기세덱 2007-10-08 17:35   좋아요 0 | URL
이게, 재밌는 일만은 아니에요..ㅎㅎ 사람 좀 괴롭게 하기도 해요...ㅋㅋ

비로그인 2007-10-08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찔립니다 ㅠㅠ

멜기세덱 2007-10-08 17:35   좋아요 0 | URL
아니, 왜 찌리실까요? 혹시 道걸이셨어요?

무스탕 2007-10-08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녁 너무너무 힘든 상태로 동네에서 걷고 있는데 어느 아주머니가 '실례합니다' 하길래 길을 물으시려나하고 잠시 멈칫했더니 '얼굴이 참 공덕이 있게 생기셨어요' 이러는거에요.
그래서 순간 A~~C 하고 그냥 와버렸죠 -_-;;
근데 정말 이런 마주침이 잊을만 하면 반복되다보니 정말 내 관상이 후졌나 싶다니까요..

라주미힌 2007-10-08 16:57   좋아요 0 | URL
복 있다는 말은 그나마 기분이라도 좋죠...
저는 뭐가 끼었데요... 그래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나 ㅡ..ㅡ;

멜기세덱 2007-10-08 17:36   좋아요 0 | URL
ㅋㅋㅋ:)

마늘빵 2007-10-0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와 '예수'로부터 가끔씩 찜당하곤 한답니다. 20대초반엔 자주 그랬는데 요샌 뜸하더라고요.

멜기세덱 2007-10-08 18:53   좋아요 0 | URL
그건 아프님께 그들이 넘볼 수 없는 그 어떤 포스가 느껴져서 그런 것일지도 몰라요. 혹시 요새 행복한 일이라도....? ㅋㅋ

마노아 2007-10-08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며칠 전 편의점에서 책 찾는데 알바생이 "혹시 교회 다니세요?"하고 물었더랍니다. 아니, 어떻게 알았지? 궁금했는데 안 말해주더군요..;;;

멜기세덱 2007-10-09 17:57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의 앳된 미소 가운데, 행복을 머금고 있어서 그런가.....ㅋㅋ

비로그인 2007-10-08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저도 道걸 만났었어요 ㅋㅋ 따끔하게 정신차리라고 일갈했는데 정신 차렸을레나..

멜기세덱 2007-10-09 17:57   좋아요 0 | URL
道걸이 은근히 이쁘면 어케하죠?

2007-10-08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7-10-08 21:02   좋아요 0 | URL
헉...
울뻔 했어요...ㅎㅎㅎ

잃어버린우산 2007-10-08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합니다 ^^ 많이당하는일이라 공감가서요 하핫.

멜기세덱 2007-10-09 17:57   좋아요 0 | URL
이거 많이 당하면 성질나죠...ㅋㅋ

순오기 2007-10-08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독주택에 사노라면 봄에 무차별 공격을 당합니다. '도'가 아닌 '파수대'를 들고 다니는 분들한데... 참,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난감...

멜기세덱 2007-10-09 17:58   좋아요 0 | URL
그 사람들이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니깐요...ㅎㅎㅎ
근데, 집에 있으면, 이날은 꼭 제대로 질펀하게 자는 날인뎅...꼭 그때 와서 신경르 돋구죠...ㅋㅋ

심술 2007-10-08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님/전 94년 9월부터 뉴질랜드 교민인데 99년에 교민 된 뒤 첨으로 한국 갔다가 "복스럽게 생기셨다"는 칭찬에 우쭐해서 대순진리회까지 '자발적으로' 끌려가서 4시간과 3만원을 버렸습니다. 나중에 한국 친척들한테 얘기했더니 모두들 웃어제끼면서 "한국엔 요새 그런 사람들 많으니 조심하라."고 그러시더군요. 그게 벌써 8년 전 얘기네. 시간 빠르다.

순오기님/딱 봐서 여호와 증인인 거 같으면, 깔끔한 옷차림과 분위기 때문에 쉬 알 수 있죠,틈주지 말고 "여호와 증인이세요?"라고 물으세요. 그럼 십중팔구 "네."라고 대답합니다. 여호와 증인들은 거짓말 안 하니까요. 나머지 십중일이는 아무 대답 안 하고 멈칫하며 잘못하다 들킨 애들이 짓는 표정을 할 겁니다. 다음 짜증과 염증, 분노를 잔뜩 섞은 목소리와 얼굴표정으로 "아이 씨 오지 말랬는데 왜 또 오고 지랄이야? 니들 글자 읽을 줄 몰라? 자 우리집 주소 모모구 모모동 어쩌구저쩌구야. 똑바로 들어. 한 번만 더 오면 그 땐 (경찰 부른다/대야로 물 퍼붓는다 가운데 맘에 드는 걸로 고르세요) 그리고 니들 모임 가서 말해. 그 집 절대 가지 말라고. 알았지? 아! 왜 대답이 없어? 귀머거리냐? 알았어? 몰랐어?" 라고 말씀하신 뒤 문 부서져라 있는 힘껏 꽝 소리 내게 닫아버리세요. 네, 심한 거 저도 인정합니다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떨어지더라구요.

멜기세덱 2007-10-09 17:59   좋아요 0 | URL
크아~~~ 무섭당....ㅋㅋ

웽스북스 2007-10-08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종종 잡히는 편인데, 한번은 단순한 호기심에 정말 궁금해서 같이 앉아서 그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나름 거기도 재밌는 세계더라고요 ^^ 자꾸만 제 속에 할머니귀신과 아기 귀신이 있다면서 해원식 하러 가자고 ;; ㅋㅋ 시간이 좀 지나고 한국종교 수업을 들으면서 그사람들이 증산교였다는 걸 알았죠-

멜기세덱 2007-10-09 17:59   좋아요 0 | URL
주류 교회에서 이단시 하는 것들에 대해 우리가 너무 편견을 가지고 있기도 한 것 같아요. 알고 보면 괜찮은 점들도 있을텐데....

Mephistopheles 2007-10-09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건 도를 믿어라 예수 믿어라가 아닙니다.
헌혈하세요 하면 팔을 잡아끄는 아주머니들이 제일 무섭습니다.

멜기세덱 2007-10-09 18:00   좋아요 0 | URL
피는 좀 나눠야겠습죠...

2007-10-09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7-10-09 18:0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애초에 말을 섞지 않는게 편한데...
"됐습니다."하고 문 닫아버려면 그냥 가더라구요...
 

고양이

나는 고양이를 미워한다.
그의 아첨한 목소리를
그 너무나 敏捷(민첩)한 적은 動作(동작)을
그 너무나 山脈(산맥)의 냄새를 잊었음을
그리고 그의 사람을 憤怒(분노)ㅎ지 않음을
범에 닮었어도 범 아님을.

- 유치환, 『청마시초』, 문학사상사, 1939.

며칠 전 경남으로 학술답사를 따라갔다 왔어요. 갔다왔더니 또 한바탕 뜨거웠었나 보더군요. 경상남도 통영에 있는 청마문학관엘 갔었는데, 통영이 시인 유치환의 고향이라죠. 유치환의 시 중에 재밌게도 이런 시가 있더군요.

야성을 잃은, 본성을 잃은 고양이. 그런 고양이를 유치환은 '미워'하기까지 하네요. 여하건간에, 체셔고양2님의 그 본연의 매력이 끝내 살아남아서, '산맥의 냄새' 물씬 풍기는, 진정한 고양이 되셔야겠습니다. 진정 체셔고양2님은 '범'이었을지도 모를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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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0-0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울뻔 했네... ㅠㅠ

비로그인 2007-10-0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보다 더 적절한 위로가 또 있을까, 체셔님한테.
멋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