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나는 고양이를 미워한다.
그의 아첨한 목소리를
그 너무나 敏捷(민첩)한 적은 動作(동작)을
그 너무나 山脈(산맥)의 냄새를 잊었음을
그리고 그의 사람을 憤怒(분노)ㅎ지 않음을
범에 닮었어도 범 아님을.

- 유치환, 『청마시초』, 문학사상사, 1939.

며칠 전 경남으로 학술답사를 따라갔다 왔어요. 갔다왔더니 또 한바탕 뜨거웠었나 보더군요. 경상남도 통영에 있는 청마문학관엘 갔었는데, 통영이 시인 유치환의 고향이라죠. 유치환의 시 중에 재밌게도 이런 시가 있더군요.

야성을 잃은, 본성을 잃은 고양이. 그런 고양이를 유치환은 '미워'하기까지 하네요. 여하건간에, 체셔고양2님의 그 본연의 매력이 끝내 살아남아서, '산맥의 냄새' 물씬 풍기는, 진정한 고양이 되셔야겠습니다. 진정 체셔고양2님은 '범'이었을지도 모를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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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0-0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울뻔 했네... ㅠㅠ

비로그인 2007-10-0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보다 더 적절한 위로가 또 있을까, 체셔님한테.
멋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