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주어야 할 곳이 세상엔 한 가득인데, 책에다만 이렇게 주구장창 눈길주는 것이 면구스럽니다. 요즘 UCC가 나도는 것을 지나치기만 했는데, 마노아님 서재에서 보고는 기겁을 했다. 진성고의 학생 인권 유린 사태를 당국은 조속히 조속하여 해당자를 처벌하고 상처받은 학생들에게 다시금 밝음을 주어야 할 것이다.

아까 낮에는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갔다가 얼결에 당원으로 가입했다. 특정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진보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하에 그들이 그런 세상을 만드는 정말 진보로 신나는 당이 되길 바란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니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그들이 그런 노력을 보여준다면, 매달 나가는 당비가 거금 10,000원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개는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내 버릇은 개를 줄 수가 없으니, 오늘도 이 노릇만 어쩔 수 없이 한다. ㅎㅎ

[종교/기독교]
꿈꾸는 터 편집부,『개(開)독교를 위한 변명』, 꿈꾸는 터, 2007.12.

종교가 싸잡아 욕먹긴 하지만, 언제나 그 중심엔 기독교가 있었다. 최근에 이르러 많은 이들이 '개독교'라고 부르고, '먹사'라고들 부르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다. 그런데도, 이들 개독교 먹사들은 자성은 커녕 반성 한마디 하지 않는다. 장로 대통령 만들겠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데만 혈안이었고, 결국 성공했다. 그러나 그 장로 대통령이 개독교를 더 망치면 망쳤지 고쳐 줄 수는 만무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스스로 개독교를 표방한 젊은 기독교 청년들의 자성의 목소리, 혹은 변화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간 개[犬]독교로 대표되는 기독교가 외부와의 문을 차단하고 폐쇄적으로 안에서 곪아 터져왔다면, 이제는 사회와 소통하고 열린 기독교로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어디까지는 기독교 내부의 청년들의 목소리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온건히 개독교 내부의 목소리, 내부에서 울어나는 자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개독교의 먹사들, 주류 기독교의 지배층들은 반성할 기미가 전혀 없으니까.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언어 유희가 돋보이지만, 사실 어감이 영 이상하긴 한다. 분명 개(開)독교는 좋은 기독교 하자는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구분해 발음할 필요가 있다. 개[犬]독교의 개는 장음이다. 그래서 발음은 [개-독교]해야 한다. 그리고 개(開)는 단음이다. 그래서 그냥 짧게 [개독교]하자.

[역사/미국사]
하워드 진 · 레베카 스테포프, 『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 추수밭, 2008.3.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전2권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 읽지 못했다. 이 책은 그 두껍고 벅찬 책을 읽기 부담스러운 사람이거나 미국사에 대한 초보적 입문 단계를 거치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다 쉽게 간략히 전하는 미국민중사라고 보면 된다. 하워드 진의 명성이야 두 말할 필요 없고, 그가 전하는 정말 살아있는 미국의 역사, 곧 미국 민중들의 역사가 어떤 것인지를 이 책으로마나 맛보고, 곧 『미국민중사』로 본론에 들어가면 되겠다. 참고로 이책은 2006년, 그러니까 부시 정권의 그 폭력적 세계 지배의 추악함도 다루고 있다고 한다.

[만화/바둑]
김종서, 『바둑 삼국지 1, 2』,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2.

나는 만화를 잘 안 본다. 지금까지 본 만화가 『고스트 바둑왕』하고 이 만화다. 그러니까 나는 바둑 만화만 본다. 이 만화는 예전에 파란에 연재되었었다. 그게 단행본으로 나온 것인데, 이 만화의 주인공은 뭐니뭐니 해도 조훈현이다. 쿤켄. 그가 1988년 잉창치배에 혈혈단신으로 출전해서 이중허리 린하이펑과 녜웨이핑을 이기고 우승한 내용의 전반부에서부터 이어지는 흥미진진한 만화다. 조훈현의 이 우승으로 바둑기사로는 처음으로 카퍼레이드도 했다. 아무튼 당시 바둑 불모지, 혹은 중국, 일본에 밀려 바둑 후진국 한국의 바둑기사가 세계 바둑 올림픽이라 불리는 어마어마한 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으로 보는 느낌은 또 다를 것이다. 근데, 김종서는 조훈현의 조카로 알고 있다. 그는 참 조훈현 팔아서 이것저것 많이 한다. 뭐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이창호는 조카가 없나?

[사회과학]
조국,『성찰하는 진보』, 지성사, 2008.3.

얼굴 잘생긴 법대 교수로 널리 알려진 조국 교수의 신간이다. 나는 사실 그를 잘 알지 못하고 이름만 안다. 그런데, 언젠가 걸리겠다고 싶었다. 그가 얘기하고 떠드는 게 나의 관심사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이 참에 확 걸어버릴까? 무엇이든지 성찰하지 않으면 안된다. 조국 교수의 이 성찰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지, 사실 궁금한 내용은 아니다. 뻔한 것일 수 있으니까. 예를 들어, 정치 개혁이나 인권 신장 등은 진보가 아니어도 너무나 잘 아는 내용들이고 많이들 떠들지 않는가? 그러나 바뀌는 것은 미세하다. 그렇더라도 이런 미세한 변화 속에서 인류는 진화해 오지 않았던가?

[역사/현대사]
최영태, 김상봉 외, 『5.18 그리고 역사』, 길, 2008.2.

얼마 전 김상봉 교수를 만남 이벤트 강연회에서 만나 강연도 듣고 술도 한 잔 하고 한 적이 있다. 그때 본인이 학술대회에서 5.18 관련 논문을 발표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 학술대회 발표문들이 모여 나온 것이 이 책이다. 우리에게 5.18은 여전히 가슴 아프다. 그러나 아파만 해서는 안 된다. 5.18이 김상봉의 발표 제목대로 라면 '그들의 나라'를 '우리의 나라'로 바꾸어 가는 밑거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나온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지 않을까? 헌데, 김상봉 교수는 지난 만남 이벤트 뒷풀이 자리에서 선거거부운동 운운했었다. 그런데 오늘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가보니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8순윈가 그러던데, 어찌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모쪼록 진보신당이 이번 선거에서 선전하길 바란다.

[종교/기독교]
맹용길, 『예수의 윤리』, 살림, 2008.3.

오늘은 기독교 관련 책이 눈길에 많이 사로잡혔다. 내가 이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실 지금 한국기독교가 비판받는 이유는 기독교가 그 근본을 잃어버리고 제멋대로 개독교가 되어서 그런 것이란 생각에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말하는 '예수의 윤리' 곧, 사랑으로 되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책이 말하는 예수의 윤리가 정확인 어떤 것인지는 책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내가 단언하기는 이 책에서 말하는 예수의 윤리가 지금의 개독교의 행각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비판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자, 어디 예수가 보여주는 기독교의 그 근본이 무엇인지들, 당신님네들께서 생각 좀 해보이소. 그리고 이땅을 살아가는 기독교인들도 예수의 윤리는 무엇인지를 낮게 낮게 내려앉아서 차분히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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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3-26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김상봉 교수, 조국 교수 또 책냈어. 사야되자나요.
 

* 3월은 이래저래 바빴다. 봄을 맞아서 해야 할 일들이 밀려들었다. 봄이어서 그런지 이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생동하는 느낌을 갖지만, 그래도 바쁘고 정신 없는 건 딱 질색이다. 내 본질적 게으름일지, 대다수의 바쁜 일상에 대한 반항적 게으름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들 바쁜 것이 좋은 것이고 제일이라고 생각하고 바쁘게, 주위를 돌아다 볼 여유 없이 앞만 보고 가는 사람들을 볼 때, 내가 다 어지럽다. 예전 군대에서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을 '바쁘게' 읽은 적이 있다. 세 권이나 나왔는데, 지금 기억으로는 세 권을 다 읽었던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던 것은 우연이었다. 심심하던 차에 몇 권 없는 소대의 책꽂이에 이 책이 꽂혀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 때는 책 읽을 만한 여유로운 짬밥이 아니었던지라, 눈치코치 살펴가며 '바쁘게' 읽었다. 그래서인지,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척 궁금했지만, 진정으로 그 의미를 깨닫지는 못했다. 그래서 제대하면 다시 찬찬히, 제대로 '느리게'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 그 생각을 이루지 못했다. 하여간 바쁜 탓은 아니었던 걸로 안다.

 

 

 

 

 

(어라! 그 새 4권도 나왔네.)

** 아침부터 서울서 일이 많았다. 지금까지 사교육을 혐오하고, 나 자신도 사교육을 혜택을 받은 바가 없었지만, 이 땅에서 선생이 되기 위해서는 어쩜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건지 모른다는 생각이 이제는 강하게 든다. 그래서 요새는 고시생들이 칩거하는 옆동네에서 토요일 오전엔 기웃거린다. 사실 뭔가는 해야겠는데, 내 스스로의 의지로는 그 뭔가를 하기가 너무 싫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사교육과 손잡았다. 여전히 공부는 안 되지만, 토요일 아침을 잠으로 허비하지 않고 깨어 있게 해주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낮에는 바둑 동호회 모임엘 가서 바둑 몇 판을 두고 왔다. 변화 무쌍한 바둑의 세계에서 나는 한갓 하수에 지나지 않지만, 361개의 바둑판은 하수의 돌을 가리지 않는다. 내 무모하고 허접한 인생의 수를 놓을 세상의 바둑판은, 그리 썩 보이지 않아서, 나는 그저 바둑을 두는 것에 무력하게 심취하게 된다.

*** 세상이 자꾸 거꾸로 가는 것 같다. 구 시대적 발상이 광기를 선동하는 것일까? 삽질의 신화로 경제 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세상, 이런 세상에 자꾸들 몰입하면, 적어도 미국에 가서 어륀쥐는 사먹을 수 있으려나? 오늘, 지하철 1호선 막차를 타고 주안역에 12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버스는 모두 끊기고, 비가 오는 토요일 밤이라 그런지,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았다. 나도 택시를 타야해서 역 앞 택시 승강장으로 갔다. 이상한 것은 승강장으로 마련된 지붕있는 공간은 텅 비어 있고, 죄다들 우산을 쓰고 승강장 반대로 줄을 서 있다. 나는 어쩌라고? 나는 승강장에서 혼자 우뚝하게 서서 택시를 기다려봤다. 하지만 택시는 내 반대로 줄을 서 있는 우산쓴 사람들 차지였다. 내가 선 옆으로 어느 중년 부부가 무거운 짐을 들고 다가왔다. 여기가 택시 타는 줄 맞냐고 묻는다. 나도 택시를 타려고 하는 데, 이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우산 쓴 사람들의 줄을 본 그 중년 부부는 뭐가 뭔지를 몰라 했다. "비 오는 데, 왜 다들 승강장에서 줄을 서지 않고 거기들 비맞고 있어요?" 그 부부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묵묵히 우산을 들고, 그들은 줄을 서서 간혹 오는 택시를 자기들 줄의 순서대로 탑승했다. 나는 몇 분을 그냥 우둑하니 혼자 서 있다가, 비를 맞으며 조금 먼길을 돌아, 택시가 종종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택시를 잡아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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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23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우린 2001년이던가 학부모독서회 토론도서였어요. 그 당시 화두가 '느림'이었지요.^^

멜기세덱 2008-03-24 00:43   좋아요 0 | URL
제 삶의 화두는 늘 '게으름'인데요...ㅎㅎ

2008-03-23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24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로 두 달 여만에 눈길주기다. 두 달 동안 새로나온 책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내가 그 책들에 눈길주는 일을 (조금 소홀히 하긴 했지만) 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두 달 사이에 계절은 바뀌고 있고, 나는 하루 하루 쇠락해지고만 있는 것 같고, 그간 무심했던 내 눈길을 피해 요리조리 잘도 숨어 있던 책들이 한가득이다.

오랫만의 눈길주기에는 오늘 깔끔한 봄날씨 마냥 산뜻한 책들이 가득해서 기분 좋다.

 

[역사/인물]
KBS 한국사傳 제작팀,『한국사傳』, 한겨레출판, 2008.3.

KBS에서 방영된 역사 관련 프로그램이 책으로 나왔다. 그간 KBS에서 제작, 방영된 의미심장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이 책으로 많이 나왔었고, 대단히 칭찬받을 만한 일들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역사를 뒤흔든 개인들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라는 데에 있다. 그간의 역사 서술이 왕조의 역사, 전쟁의 역사에 치우친 것이었다면, 그것으로부터 소외된 역사적 개인, 민중의 이야기로 새로쓰여진 역사 서술이 요구되어지고 있는 지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대단히 흥미롭다. 영조와 신숙주를 제외하고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다. 가령 "임진왜란의 숨은 주역"이었다는 홍순언이라든지, 최근 소설화 되었던 리진의 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이런 책을 흥미있게 탐독하는 것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소외 당했던 진정한 역사의 주인공들, 곧 개개인으로서의 역사적 민중들의 이야기들을 복원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 분명하다.

 

 

 

 

[고전소설]
남영로,『옥루몽 1~4』, 보리, 2008.1.

겨레고전문학선집 31권부터 34권까지를 "19세기 당대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옥루몽이 차지했다. 사실 보리에서 펴내는 겨레고전문학선집 시리즈에 무척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들이 정열적으로 펴내는 물량공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옥루몽 완역은 더욱 반갑다. 이 옥루몽은 19세기에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듯 하다. 구운몽에서처럼 환몽구조를 가져오면서도 사랑이야기, 박진감 넘치는 대결 구도 등이 재미를 더한다. 옛 소설이 오늘날에도 재미나게 읽힐 수 있다면, 그 첫째가 이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사회과학]
박경태,『소수자와 한국사회』, 후마니타스, 2008.2.

후마니타스에서 펴내는 민주주의 총서 7번째 책이다. "인종주의, 민족주의, 혈연주의적 시각에서 차별의 대상인 한국 사회의 소수자 문제를 비판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이 책이 민주주의 총서에 포함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른 민주주의라면 소수자에 대한 소외와 공존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수자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지만, 사실 해결된 것은 거의 없다. 저자 박경태가 풀어나가는 한국사회에 있어서의 소수자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 그리에 그에 대한 대안과 우리 사회의 방향을 함께 경청하고 싶다.

[소설/음악]
전지한,『누구나 일주일 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 에듀박스, 2008.2.

교본인 줄만 알았더니, 소설이라네. 예전에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했더니 부모님께 야단만 맞은 기억, 보충수업 빼먹고 두 달 간 피아노 배우러 다녔던 기억, 패달도 닿지 않는 작은 꼬마 녀석을 보고 피아노를 포기했던 좌절, 나는 이런 기억과 좌절 속에서 피아노에 대한 연민의 정이 가득하다. 언제가 꼭 피아노를 배우고 말 거라는 다짐을 해왔는데, 제목이 내 눈길을 정면으로 받아버렸다. 그런데, 소설이라고? 소설이면 어떻게 교본이면 어떠랴? 아무튼 이 조합은 특이하면서도 재밌을 것만 같고, 정말로 일주일 만에 피아노 쳐서 누군가를 죽일지도 모르겠다는 공포감이 밀려온다. "2002년 결성된 밴드 '피터팬컴플렉스'의 리더 전지한이 쓴 연애소설 겸 피아노 교본"이란다. '피터팬컴플렉스'가 뭐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여하간 연애소설이란다. 이 참에 연애소설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이 산뜻한 봄맞이로는 나쁠 것 같지 않다. 그런데 내 로망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남자"가 되어 보는 것이다. 이 로망의 미래가 이 책에 그려져 있다고 하니, 피아노도 배우면서 확인해 보자.

[심리]
루보미르 라미,『우리는 왜 친구의 애인에게 끌리는가』, 브리즈, 2008.2.

이상도 하지, 제목이 딱 내 증상이다. 평소에 거들떠도 안 보던 여자애가 연애만 한다고 하면 왜 그리 예뻐보이는지, 나 원 참. 이런 얘기를 주위에 하면, 놀보심보라고들 한다. "남주긴 아깝다"고 생각하는 거라나, 그렇담 세상 모든 여자들이 다 내 여자라고 생각한다는 말인가? 아무튼 모르겠다. 이 책의 제목에 내가 속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책은 다소간 '금지된 사랑'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 듯하다. 일종의 타부다. 이 책이 나의 이런 심리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여기서 다루고 있는 '금지된 사랑'은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호기심도 발동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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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3-19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마지막건 뭡니까.

멜기세덱 2008-03-19 01:29   좋아요 0 | URL
ㅋㅋ, 저에게 아프님의 애인은 보여주지 마세요....ㅋㅋ

웽스북스 2008-03-19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심뽀라고 해보는건 어떨까요 ㅋㅋ

멜기세덱 2008-03-19 01:29   좋아요 0 | URL
멜기의 마음은 여리고 소심하기 짝이 없어요......ㅠㅠ;;

2008-03-19 0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8-03-19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책의 결말은 왠지 남의 눈에 눈물 지 눈엔 피눈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L.SHIN 2008-03-19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일주일 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정말 제목만 본다면 전혀..
소설로 알지 못하겠는데요.(웃음)

순오기 2008-03-22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국사전' 찜합니다. 유일하게 보는 프로거든요.
이 책은 남의 애인 아닌 알라딘의 내 애인에게도 선물해야겠어요.^^

순오기 2008-04-05 08:24   좋아요 0 | URL
이번엔 제 책으로 구입했어요.
한시간만 기다리면 도착할 것 같아요.
 

사단법인 한국어문회에서 발간하는 <어문생활>에 '대학생 좌담회'란 코너가 격월로 연재된다. 이번 3월(2008. 3. 통권 제124호) 좌담회는 인하대학교에서 맡았다. 얼떨결에 내가 사회를 보고 후배들을 데리고 좌담을 하게 됐다. 어쨌든 모여서 오랜 시간을 얘기했지만 지면 관계상 일정부분 삭제도 하고 가필도 해야 했다. 여기에는 <어문생활> 2008년 3월 통권 제124호에 실린 '대학생 좌담회'를 옮긴다.

본문 전체는 http://www.klls.or.kr/에서 PDF 파일로 내려받아 볼 수 있다.

座談 <漢字와 國語敎育>

 

司會(安炯男) : 안녕하세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이렇게 座談에 參與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모이신 분들은 모두 ‘國語敎育’을 專攻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漢字’와 關聯해서 보다 重要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漢字와 國語敎育’의 關係부터 따져보는 것이 必要할 것 같습니다.

曺大元 : 國語敎育은 말 그대로 國語를 가르치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漢字와 國語의 關係를 살펴보면 자연히 國語敎育과의 關係까지도 정리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國立國語院에 따르면 󰡔標準國語大辭典󰡕에 올라있는 主標題語 44만여 개 중, 漢字語가 57.3%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漢字語와 混合된 형태까지 합하면 國語 語彙의 60% 이상이 漢字語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漢字를 모르고서는 제대로 된 언어생활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보다 漢字와 國語의 關係를 잘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言語敎育으로서의 國語敎育에 있어 漢字 ․ 漢字語 지도는 必須的인 것이라고 할 수 있죠.

禹壯元 : ‘創意的 國語使用 能力의 伸張’이라는 國語敎育의 목표에서 볼 때도 漢字와 漢字語의 必要性은 浮刻됩니다. 풍부한 어휘의 사용은 思考力의 擴張과 直結되고 곧 ‘創意的 國語使用’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漢字語 없이는 풍부는 고사하고 言語生活 자체가 거의 不可能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國語敎育은 이런 점을 충분히 考慮하고 反映해야 합니다.

劉錫鍾 : 國語와 國語敎育은 단순한 言語敎育에만 局限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歷史와 文化, 傳統이 統合되어 있는 高度의 정신을 繼承하는 것이기도 하죠. 이러한 것을 傳承, 發展시켜 나가는 것은 바로 國語敎育이 담당해야할 부분입니다. 우리의 歷史와 傳統은 대부분 漢字를 바탕으로 이룩되어 왔습니다. 國文學이나 國語學 등도 마찬가지지요. 漢字에 대한 이해 없이 제대로 된 國語敎育이 이루어기는 萬無한 일입니다.

司會 : 우리말에 있어 漢字語가 차지하는 比重이 매우 높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國語敎育에 있어서 여기에 대한 指導가 어느 정도는 이루어지고 있을 것 같은데요?

李玹敉 : 中學校에 다니는 동생의 󰡔국어󰡕 교과서를 보니, 각 단원의 끝에 어려운 낱말이나 漢字語 등을 정리해 놓았더군요. 그런데 실제 수업에서는 여기에 대한 指導를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國語敎育課程’을 봐도 漢字語 指導를 언급하는 부분은 전혀 없고, 󰡔교사용 지도서󰡕 등에서도 여기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상 漢字 ․ 漢字語 指導는 실제 國語敎育 현장에서는 全無하다고 하겠습니다.

曺大元 : 개정 敎育課程에서는 ‘狀況’과 ‘脈絡’이라는 요소를 매우 重視합니다. 이를 근거로 漢字語의 해석을 單語의 前後 맥락에 맡기는 식의 어휘지도를 强調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漢字를 몰라도 되죠. 게다가 한문교과가 따로 있으니 漢字는 國語敎育의 소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國語敎育에서의 漢字 ․ 漢字語 指導의 死角이 形成되고 있습니다. 文脈에서 대강 해결하면 된다거나 한문교과에 책임을 轉嫁하는 식으로요.

司會 : 그렇다면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닙니까? 요즘 학생들의 경우, ‘主觀’이나 ‘客觀’, ‘形象化’ 같은 기본적인 용어들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약간의 漢字에 대한 지식이라도 있었다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國語敎育에서 漢字 ․ 漢字語 指導가 必要한 이유가 될 수 있을 텐데요?

曺大元 : 그렇습니다. 漢字語는 漢字를 통해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이 가장 效果的입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문맥을 통해 그 의미를 대강 類推하는 것은 限界가 있죠. 우리말에서 漢字語가 차지하는 부분이 대다수라는 점을 통해 볼 때, 漢字語 指導는 다름 아닌 國語敎育의 소관인 것입니다. 결국 漢字를 통한 漢字語 指導가 國語敎育에서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죠. 특히 意味 辨別로서의 漢字 ․ 漢字語 指導가 가장 重要합니다. 漢字語를 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狀況에 맞는 意味 傳達이 圓滑하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생활에서 적절하게 使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漢字 指導가 必須的인 것이죠.

司會 : 얼마 전 <語文生活>에 실린 러시아에서 귀화한 朴露子 敎授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外國과 달리 우리의 경우, 漢字를 모르기 때문에 오는 傳統과의 斷絶이 심각한 지경이라고 합니다. 청소년이나 일반인들의 경우 책이나 신문에 조금이라도 漢字가 있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일종의 漢字에 대한 두려움 내지 偏見도 두드러져 보이는데요, 여기에는 國語敎育의 責任도 가볍지 못할 것 같습니다.

劉錫鍾 : 맞습니다. 近代에 들어오면서 漢字 ․ 漢文에 대한 偏見이 조장되어 왔습니다. 近代化와 함께 옛날 것은 나쁜 것, 버려야 할 것이란 二分法的 사고가 나타나는데요, 漢字도 그와 함께 버려야 할 것으로 인식되기에 이릅니다. 國語敎育에 있어서도 漢字語는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할 것으로 여기고 우리 고유어만을 강조해 오다보니 자연히 學生들도 그런 偏見 속에 갇혀버린 것이죠. 그에 따라 漢字에 대한 接近性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반면 異質性은 높아졌죠. 漢字는 우리 것이 아니고 外國 것이라는 偏見, 固定觀念으로부터 否定的 認識이 만연하게 된 것입니다.

司會 :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텐데요?

禹壯元 : 漢字나 漢字語에 대한 그러한 二分法的 사고, 否定的 認識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早期敎育을 통한 接近性을 높이고, 漢字에 대한 興味나 관심 유발을 위해 다양한 매체나 교수 ․ 학습 방법을 개발해야 하겠죠.

劉錫鍾 : 原論的인 이야기 같습니다만 傳統文化에 대한 强調가 必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것’을 소중히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傳統文化에 대해서는 케케묵은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國語敎育을 통해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의 소중한 傳統文化가 있기까지, 漢字가 얼마나 유용하게 使用되었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司會 : 지금까지 충분하지는 못했지만 매우 중요한 이야기들을 한 것 같습니다. 國語敎育에 있어 漢字 ․ 漢字語 指導의 重要性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매우 소홀했었다는 사실을 反省하는 기회였던 것도 같습니다. 사실 그것을 소홀히 하고 배제해서는 올바른 國語敎育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國語敎育 專攻者로서 우리부터라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바꾸어 나가야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오늘 座談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漢字와 國語敎育’에 대해 말씀을 나눠주신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參席者

安炯男(안형남 / 인하대 국어교육과 조교)

趙大元(인하대 국어교육과 학사과정)

禹壯元(인하대 국어교육과 학사과정)

劉錫鍾(인하대 한국학과 대학원 석사과정)

李玹敉(인하대 국어교육과 학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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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3-16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한글 전용에 대해서만 주로 듣고 살았는데, 오늘 새로운 시각을 배우고 갑니다.

멜기세덱 2008-03-17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시각이랄 것까지는 없고요, 논의가 겉핥기 수준이라서...
 

오늘은 대보름입니다.



오곡밥은 자셨쎄요?



자, 자, 귀밝이술(耳明酒)도 한 잔 하시죠.

오곡밥과 귀밝이술을 덤으로 드립니다.

대보름 맞이 초저가도 모자라, 완전 공짜~~~~~

 

 

 

 

내 더위 사가세요.....ㅋㅋㅋㅋ

무조건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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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21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반품처리 혹은 주문취소 해버렸습니다.흐흐흐흐

멜기세덱 2008-02-21 13:32   좋아요 0 | URL
아, 말씀드린다는 걸 깜빡했어요.....이거 반품 및 주문취소 절대 불가합니다.

웽스북스 2008-02-2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살게요, 겨울의 더위를 ^_^
멜기님은 제 여름의 더위를 사가 주세요~ ㅎㅎ

멜기세덱 2008-02-21 13:33   좋아요 0 | URL
이건 말하자면, 에어컨 같은 거에요....
겨울에 사면, 무더운 여름이 오기전에 배달되는 거죠...ㅋㅋㅋ

반딧불이 2008-02-2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기 잘잘 흐르는 오곡밥과 투명한 이슬의 과장 광고, 혹시나 보시던 책을 덤핑으로 넘기시나 꿀꺽 침삼키고 온 기대를 저버린 정신적피해. 어떤 식으로든 보상해주셔야겠슴댜.

멜기세덱 2008-02-21 21:45   좋아요 0 | URL
지금 밖으로 나가서, 둥근 달을 보세요.....ㅋㅋ 정신이 맑아지실거에요...ㅎㅎ

무스탕 2008-02-2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땅콩이랑 호두랑 밤이랑 없어서 무효에욧!

멜기세덱 2008-02-21 21:45   좋아요 0 | URL
숟가락으로 속을 파보면 나오는뎅....ㅎㅎ

stella.K 2008-02-21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우리집 오곡밥엔 대추가 빠졌네...ㅜ.ㅜ

멜기세덱 2008-02-21 21:46   좋아요 0 | URL
오곡밥에 대추가 빠지면 안되죠.ㅋㅋ
뻘건 대추가 참 맛나보이지 않습니까? ㅎㅎㅎ

bookJourney 2008-02-21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고전적으로 거래할까요? 물물교환~
제가 멜기님 더위 사는 대신에, 제 더위는 멜기님께서 사세요 ~~

멜기세덱 2008-02-21 21:47   좋아요 0 | URL
제가 더위를 많이타요.ㅎㅎㅎ
괜찮으시겠어요? ㅎㅎㅎㅎ

bookJourney 2008-02-22 08:54   좋아요 0 | URL
하하, 제가 워낙 더위를 많이 타서 손해보지 않는 맞교환이라고 생각했는데 ... 멜기님도라고요?

마늘빵 2008-02-2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다. 장바구니에만 넣었다가 뺐어요.

멜기세덱 2008-02-21 21:47   좋아요 0 | URL
걱정하지 마세요, 사야지 생각만 해도, 바로 배송됩니다...ㅎㅎ

프레이야 2008-02-2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오는 아직 멀었는데 벌써 더위를요? ㅎㅎ
더위를 많이 타시군요...
귀밝이술 한 잔 하고 있어요. 백세주로다가..
같이 마셔요, 세덱님.^^

멜기세덱 2008-02-21 23:10   좋아요 0 | URL
매서(賣暑)는 주로 대보름에 하잖아요....ㅎㅎ

ㅎㅎ
근데, 전 술을 잘 못해서....ㅎㅎ
그래도 같이 마셔요.....ㅎㅎㅎ 혜경누님과 함께라면.....ㅎㅎ

전호인 2008-02-22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과음했습니다.
귀가 뚫려 버렸네요.
끝에 있는 것 보고 불량품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ㅋㅋ

L.SHIN 2008-02-22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룬...자동반사(파슝-)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