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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무도 - 왜 우리는 호러 문화에 열광하는가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죽음의 무도란 책 제목을 보니 지금은 미국 어디에선가 꼭 꼭 숨어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을 김연아가 생각난다.혹 올림피 금메달 리스트인 김연아의 자서전인가? 나오면 잘 팔리기야 하겠지만 요즘 슬슬 안티가 늘고 있는 판인데 좀 이르지 않나 싶어 저자를 보니 웬걸 김연아가 아니고 공포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이다.
알라딘 책 소개를 잠시 인용하면 이 책은 2010년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1위에 꼽힌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이 공포에 관한 모든 것을 파헤친 논픽션. 영화에서부터 TV 드라마, 라디오, 소설, 만화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대중적으로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는 공포를 하나의 현상으로 보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의 심리부터 공포 문화의 역사와 그 영향력에까지 공포와 관련된 모든 것을 분석한 책이다라고 한다.
스티븐 킹은 명실 상분한 현대 공포문학의 거장으로 수백편의 공포 소설을 써왔지만 그 중에는 Sf소설과 추리 소설도 있을 정도로 이른바 장르 문학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다.아마 장르 문학을 좀 천시하는 국내 현실속에서 그와 같은 거장은 탄생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독자들을 유혹하는 글을 무수히 써낸 스티븐 킹이 왜 우리는 호러 문화에 열광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죽음의 무도란 작품으로 우리를 찾아왔는데 이 작품은 자그마치 약 30년전에 발표한 작품인 것을 보면 우리 나라의 장르 소설이 얼마나 시장이 협소한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죽음의 무도는 그가 주로 쓰는 호러 소설은 아니고 미국 B급 문화-소설,영화-들을 위주로 진행되는 공포 문화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동시에 호러물에 대한 스티븐 킹의 변함 없는 애정을 표출한 에세이물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영화,TV 드라마,라디오,소설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는 공포를 하나의 현상으로 바라보면서 사람들은 왜 공포에 끌릴까, 극도로 불편한 감정에 휩싸이면서도 왜 기꺼이 돈을 지불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작가인 자신의 관점으로 다양한 공포문화에 대해 논하는 있다.
저자는 19세기와 20세기에 걸친 중요한 호러 소설을 분석하고 있는데 빅토리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공포 장르의 역사를 시발로 1950년부터 1980년까지에 소설에 초점을 맞추면서 공포의 원형, 주요 작가들,소설속 장치 및 공포에 대한 작가의 이론 등에 대해 말하면서 공포의 본질에 대해 설명해 나간다.
그러다 보니 저자의 다른 작품인 글쓰기의 유혹처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생각외로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이거 책이 약 700페이지정도나 된다)들고 다나면서 읽을 수는 없다.
이 책의 특징중에 하나는 물론 에세이라는 성격의 글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자서전과 같이 자신의 겪은 경험담을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보는데 실제로 겪은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말하고 있지만 그것이 묘하게 장르 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 한테 더 크게 와닿는다.
그리고 호러 소설의 제왕으로서 스티브 킹의 모습이 아니라 진정한 호러 영화 팬으로서의 스티븐 킹을 볼수 있는데 그는 호러 영화 역사의 발자취와 진화를 설명하고 공포 영화의 경향성에 따라 사회적,정치적,과학 기술적으로 분류하는데 그치지 않고, 호러에 열광하는 팬들의 정신 상태까지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그간 나온 공포 영화를 패러디 했으면서도 그 영화의 원작을 생각하며 웃음지다가도 갑자기 튀어나오는 공포에 놀라게 되는 스크림,시각적으로 탁월하고 아찔하면서도 공포의 세계를 우주로 확대해서 우주안에 홀로 표류하는 우주선안에서의 공포를 그린 SF호러물 이벤트 호라이즌-개인적으로 이 영화 참 재미있게 봤다-,특별히 살인마등이 등장하여 유혈이 낭자함을 보여주는 않지만 예정된 미래라는 구성을 통해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무자비한 공포를 보여준 데스티네이션,볼수록 스산한 공포를 느낄수 있지만 호러영화라기 보다는 미스터리 영화에 가까운 쏘우,몇 십명의 자살자가 나온 호텔 1408호실에 혼자 투숙한 존 큐잭이 하룻밤 사이에 무한 공폴를 느끼는 '1408' 등 지난 15년간 자신을 흥분시킨 공포영화 26편에 대해 말하 고있다.
킹이 책속에서 눈에 띄는 겉 표면보다는 그 아래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더 많고 그 표면 아래에 바로 여러 가지 음산한 즐거움이 있다고 말한 것처럼 7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속에는 저자가 말한 그 음산한 즐거움이 한 가득해서 장르 소설 팬의 마음을 충족시키고 있다.
책속에서 저자는 이 책을 즐기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스티븐 킹의 매력에 다시 한번 빠져 들게 만들고 있다.
혹 공포 소설이나 영화에 그닥 흥미가 없다고 할지라도 장르 소설 애독자라면 책속에서 말한 스티븐 킹의 의견은 추리 소설이나 SF소설로도 치환할 수 있으므로 필히 한권쯤을 가지고 있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참고로 죽음의 무도는 1981년에 출간되서 완전히 오래된 구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번역된책은 2010년 개정판으로 「디스트릭트 9」, 「드래그 미 투 헬」, 「왼편 마지막 집」, 「쏘우」 시리즈 등의 최근 영화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어 안심하고 구매해도 될 듯 싶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