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세계사 - 개정판 거꾸로 읽는 책 3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보건 복지부 장관을 역임하고 국회의원을 지냈으면 국민 참여당 대표를 맡고있는 진보 정치인으로 더 알려진 유시민은 자가 홍보용으로 책을 출간하는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정치 경력이전에 시사 평론가로 널리 활약한 사람이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독일 마인츠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시사 평론가로 날카로운 필봉을 휘두른 이답게 저서도 상당히 많은 편인데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후불제 민주주의』, 『대한민국 개조론』, 『청춘의 독서』,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광주민중항쟁』등과 노무현 대통령 사후 자서전 『운명이다』를 정리하기도 했다.

유시민이 지은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2008년에 개정판이 나왔지만 사실 상당히 오랜전에 저술된 책으로 알고 있다.지금도 유시민하면 일부 보수층에서는 좌충우돌,독불장군 같은 이미지가 있는 갖고 있는 편인데 젊은 시절 유시민 역시 반골기질이 다분이 있다보니(서울대 재학시절 2번이나 제적당했다고 한다),이 책 역시 출판 당시 시각에서 본다면 요즘 국방부에서 지적하는 불온 서적에 포함될 만한 책이다.
왜냐하면 저자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 서문에 이 책의 앞 절반은 박종철 씨 고문살해사건에서 6월 항쟁에 이르는 격동기에 군사독재정권 타도투쟁을 선동하는 유인물을 찍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쓴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6.29선언을 속임수라고 비난하는 유인물을 만든 죄로 경찰에 쫓기던 1987년 막바지에서 다음해 봄 사이에 곰팡내 나는 반 지하 자취방에 숨어 지내면서 썼다. 하루 종일 최루탄 가스 마시며 돌을 던지고 돌아와 밤새워 썼으니 점잖고 온순한 글이 나올 수야 없는 일이다.초판 서문에서도 말한 것처럼 이 책을 군사독재정권과 양식 없는 보수주의자들이 교과서와 매스컴을 제멋대로 주물러 국민에게 주입한 맹목적 반공주의와 냉전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이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저자 약력에 소개했듯 비록 서울대 입학 초기에 사회과학계열에 진학하지만 서울대와 독일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경제학자다.즉 정식으로 역사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라는 뜻인데 그러다보니 오히려 역사학자들이 자신의 틀안에서만 생각할수 있는 것을 과감히 타파하여 새로운 역사 해석의 시각을 독자들에게 제공하였기에 스스로 얼치기 역사학자라고 자평하지만 이 책이 88년에 초판이 출간된 이후 근 20년 넘게 스터디 셀러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역사란 흔히 승리한 자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의 뜻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란 것은 대부분 승자가 자신이 유리한 위주로 서술하다보니 후대의 사람들은 오로지 승자가 쓴 역사만을 진실로 알 확률이 높다.하지만 아주 가끔은 패배한 측의 역사가 살아남는 경우가 있는데 패자의 역사가 승자의 역사에 대항하여 후대인들에게 역사적 균형감을 제공하는 경우도 가끔은 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주류의 역사,혹은 승자의 역사나 우리가 배울기회가 없거나 배울수 없어서 그냥 지나쳐 버린 매우 중요한 현대사의 한 부분을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있다.이 책은 수십년간 국시로 자리잡았던 반공주의로 인해 우리가 수업시간에 배울 수 없었던 매우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에 대해 쓴 책으로 이 책의 초판은 1980년대 말은 이른바 군사독재,공안 정국이 살벌하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좌파적 이념인 담긴 내용이 검열에 통과되어 간행되었지 참 불가사의한데 아마도 이념적 요소가 전혀 안보이는 제목 거꾸로 읽는 세계사 덕분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아래와 같다.

1. 드레퓌스사건-진실의 승리와 더불어 영원한 이름
2. 피의 일요일-혁명과 전쟁의 시대가 열리다
3. 사라예보 사건-총알 하나가 세계를 불사르다
4. 러시아 10월 혁명-세계를 뒤흔든 붉은 깃발
5. 대공황-보이지 않는 손의 파산
6. 대장정-중화인민공화국을 낳은 현대의 신화
7. 아돌프 히틀러-벌거벗은 현대 자본주의의 얼굴
8. 거부하는 팔레스타인-피와 눈물이 흐르는 수난의 땅
9. 미완의 혁명 4.19-자유의 비결은 용기일 뿐이다
10. 베트남 전쟁-골리앗을 구원한 현대의 다윗
11. 검은 이카루스, 말콤 X-번영의 뒷골목 할렘의 암울한 미래
12. 일본의 역사왜곡-일본제국주의 부활 행진곡
13. 핵과 인간-해방된 자연의 힘이 인간을 역습하다
14. 20세기의 종언, 독일 통일-통일된 나라 분열된 사회
.
위 목차에 있는 내용들 대부분은 아마 다른 책들 읽거나 현대사에서 몇페이지로 다루었기에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강 어떤 내용인지는 알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당시 위정자들에게는 매우 불온한 내용들이어서 이 책 초판이 나오는 88년 당시의 독자들은 대부분 잘 몰랐던 사실이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 책 맨 처음에 나오는 드레프스 사건은 세계사 그중에서도 프랑스사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면 당최 알 수 없는 내용이고 솔직히 한국에 사는 독자들이 굳이 알 필요도 없고 사는데 하등의 지장도 없지만 저자 유시민은 자신으 저서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맨 첫머리에 둔다.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드레프스 사건은 평범한 유태계 프랑스 장교가 적국에 기밀을 팔았다는 혐의로 체포되고 유죄선고를 받게된다. 그는 유럽에서 천년간 박해받았던 유태인이고 그점 하나만으로 군부에서 그를 강력한 혐의자로 여겼지만 드레프스의 유죄를 확정지을 증거는 전혀 없었다.이에 반 유태주의를 공공연히 선전하던 몇몇 신문사가 이 내용을 크게 다루었고 이에 군부는 몇가지 거짓 증거를 작성해 군사재판에 유죄로 확정짓는다.물론 드레프스의 무죄를 주장한 신문도 있었지만 군부와 유착한 반 유태주의 신문의 목소리에 파묻혔다.하지만 드레프스의 무죄를 믿는 피카르 중령의 노력으로 군부의 갖은 조작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재 조명되고 에밀 졸라 같은 대문호는 드레프스의 무죄를 주장하며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을 쓰게되고 결국 드레프스는 무죄선고를 받게된다.
사실 이 내용 자체만으로 현재 우리에게 크게 와 닿는 부분은 없다.하지만 저자는 이 글을 처음 쓴 88년의 상황,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씨 치사 사건과 이를 은폐하려던 당시 정부와 이에 동조한 일부 신문들의 모습에서 아마 드레프스 사건을 떠올리고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맨 앞부분에 썼는지도 모르겠다.
드레프스 사건에서 드레프스의 무죄를 증명하려고 애쓴 사람들은 단지 드레프스 개인의 무죄를 증명하기 보다는 자기 이익을 위한는 것이 국가 이익이라고 착각하는 군부나 지도층,공정한 재판을 하지 않는 사법부,자기의 이익을 위해 펜을 휘두른 일부 신문들,그리고 드레프스의 재심을 반대했던 이들(왕정복고파,군국주의,인종차별 주의자등등)에 맞서 시민의 자유와 권리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이해서 싸웠던 것이고 저자가 당시 독자들에게 이점을 상기시켜 주고 싶었단 생각이 든다.

피의 일요일과 사라예보 사건,러시아 10월 혁명은 모두 연관이 되있는 사건인데 제정 러시아에서 1905년 당시 러시아의 수도인 페테르부르크의 짜르가 살고 있던 겨울 궁전앞에 수십만의 가난한 노동자와 농민의 가족들이 짜르에게 일을 경감시키고 임금을 올려달라는 자비의 청원을 올리자 니콜라이 2세는 군대를 보내 수천명을 학살한 사건이 바로 피의 일요일 사건이다.러시아는 이전부터 자유 사상을 품은 젊은 청년 장교들의 개혁 움직임고 농노해방등으로 왕족과 귀족들은 불안감을 가졌기에 피의 일요일 사건을 일으킨 것인데 이로 인해 그간 자비로운 아버지의 짜르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오히려 제정타파의 혁명의 불길은 러시아 전국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사라에보 사건은 세르비아 젊은이가 자신의 국가가 아닌 오스트리아의 국적을 갖는데 현실에 분노하여 오스트리아 황태자를 저격하고 오스트리아는 범슬라브계인 세르바아에 보복을 다짐하고 러시아는 슬라브계를 돕고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그리고 1차 대전중 러시아에는 레닌의 볼세비키가 세계 최초로 사회주의 혁명을 달성하여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리고 소비에트 사회주의 인민 공화국을 세우게 된다.

지금이야 이런 내용들을 쉽게 접할 수 있지나 80년대만 하더라도 소련은 반공이 국시인 나라에서는 제 일의 적국이었기에 이런 내용들을 감히 책을 쓴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이 책은 이처럼 당시 사람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을 세계적인 사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전달해 주고 있다는 것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가 갖고 있는 의의가 아닌가 싶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역사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역사학자의 책이 아니라 진보적인 생각을 가졌던 유시민의 글이다 보니 솔직히 이념적 편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하지만 그간 학교에서 획일적인 시각으로 역사는 딱딱한 거야 하는 편견을 깨고 색다른 시각으로 역사를 보게 만든다.
저자는 1995년 개정판 서문에서 역사를 쓰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정치권력이 제멋대로 통제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과 토론을 억압하는 그릇된 풍토가 사라져 아무도 이 책이 전하는 '지적 반항'에 귀기울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내가 진정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썼는데 과연 이 책을 읽는 현재 독자들의 입장에서 그런 자유로운 시대가 왔는지 사뭇 궁금해 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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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11-2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8년 초판에는 서문에 카스피 님이 인용한 박종철이니 육이구 선언이니 하는 글은 없었는데 나중에 개정할 때 집어넣었군요.

카스피 2011-11-29 19:22   좋아요 0 | URL
넵,제가 가진 책은 95년도 개정판이니 아마 그때 새로 넣은것 같습니다^^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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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미수다에 나온 여대생들의 근황에 대해서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당시에 여대생들의 다수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어는 정도는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그러한 발언-예를 들면 키작은 남자는 별로다,결혼은 조건,남자를 위해 치장을 하니 데이트 비용은 남성 부담이 당연-을 과감히 밝힌 이른다 미수다 8적 여대생들이 현재 모습들에 관한 내용이었다.
대부분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들이라던가,아니며 TV에 나온 내용들인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여러가지 이유로 TV에 나온 여대생들이 자신이 한 경솔한 발언탓으로 당시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마녀 사냥식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데 과연 그녀들의 발언이 지금까지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못할 정도로 큰 잘못이냐는 논지였다.
이미 2년이나 지난 일이었기에 대부분 기억속에서 사라졌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웬걸 아직도 키작은 남자는 루저다라는 발언을 기억하는 남성들이 상당수인지,별로 인지도도 없는 알라딘 블로그에 찾아와 댓글을 남기는 분들이 많았는데 결국 오늘은 그와 관련한 악플까지 받게 되었다.

오늘 그 악플을 보니 과연 대한 민국에서 페미니즘 운운하는 것을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뭐 내글도 페미니즘의 페자도 나오질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미수다 여대생들을 옹호했다는 이유만으로 별로 찾는 이도 없는 블로그에 찾아와 댓글을 다니 말이다.
물론 과거에 비해서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향상되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은 남성위주의 경직된 가부장적 사회-물론 이 가부장적 사회는 경제 불황으로 남성들이 직장에서 쫒겨나면서 서서히 무너지는 것도 사실이다-이며 비록 일부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남성들과 대등하게 경쟁하여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소수자이면 피해자라고 할 수있다.
물론 남성들도 이 사실에 대해 부인을 하지 않지만 이번 미수다 여대생 동정글에 대한 댓글에서 알수 있듯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다란 남성들에게 전혀 피해가 없는-피해가 있다면 키 작은 남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정도??- 발언에 대해 마치 벌떼 처럼 들고 일어나 커다란 피해를 입고 상처를 받은양 행동하고 있다.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그간 입힌 피해는 깡그리 잊어버린채 말이다.

오늘 그런 악플을 받으니 몇 년전에 읽었던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이 생각났다.정희진이 페미니즘의 도전은 일반 남성들이 페미니스트하면 흔히 생각하는 남성과 싸우려고만 하는 과격한 여자라는 식의 페미니즘에 대한 일반적인 고정 관념과 선입견을 깨주는 책이다.
기존의 페미니즘 책들이 사소 딱딱하고 이론적인 것에 치우쳤다면 이 책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이라고 믿었던 현실 세계가 사실은 남성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해 주입된 편견과 왜곡에 의한 세계였음을 알려주면서 군위안부,스와핑,위안부,성 매매 등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여러 사건들을 여성의 시각에서 재해석 하면서 한국의 여성 현실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저자가 말하는 여성주의 무엇이며 그것이 왜 필요한지를 차분하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페미니즘이 저항운동이 아니라 협상,공존을 위한 운동이라고 말하고 있다.페미니즘은 남성위주의 세계를 뒤엎는 것이 아니라 남성 위주로 되어있는 세계관과 가치관을 보편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남성과의 차이나 차별에 대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이해토록 하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여성들의 말을 귀담아 듣게되면 상대방(여성)의 존재를 깨닫고 대화를 통해 좀더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해 남성들이 머리로 이해를 하게 되면 몸으로 이를 행할시 그간 남성에게 억압받던 여성의 현실외에도 빈부 격차에 따른 사회계급,학벌,외모,나이,장애,성정체성 그리고 인종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과 제약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을 깨지 않을까 생각된다.그간 생각해왔던 투쟁과 혁명으로써 페미가 아니라 소통,협상과 공존을 통해 상호 발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그간 남성위주의 억압적 사회체제에 대해 냉소를 표하지 않고 있기에 아마 많은 남성들이 공감을 표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남성들은 군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저자의 의견에 반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래전에 읽은거라 자세하진 않지만 저자는 군 가산제 논쟁 때마다 “여자들이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한다” 는 남성들의 비난에 대해 근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무와 권리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국가는 일정한 자격을 갖출 경우, 개인을 국민으로 인정했으며 국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의무나 권리는 국민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여성이나 장애인은 국민 기준에 미달하는 2등시민이므로 의무, 권리가 없기에 병역 의무에서 면제된 것이 아니라 배제된 것이므로 처음부터 면제된 의무를 이행 안했다고 개인 권리와 취업권을 제한을 두는 군 가산점 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군 가산점 문제는 군대를 가지 않으면서도 지배 계급이 된 남성들과 군대에 가야만 되는 남성들간의 계급간의 갈등이 군대간 남성과 군대 안가는 여성간의 갈등으로 치환되었다고 주장한다.또한 군대간 남성들은 군대르 면제받은 특권층 남성에 대한 열등감을 군대를 안간 여성과 장애인에게 공격성을 표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희진의 군대에 관한 의견은 남성들이 비아냥 거리는 기존의 이른바 꼴통 페미들의 무식한 견해보다는 어는 정도 논리 정연함을 가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현대의 관점에서 여성과 장애인의 2등시민이므로 군대를 면제받는 다는 논리는 남성과의 평등을 주장하는 그간의 의견과는 다소 배치되고있어 남성들의 적극적인 찬동을 얻긴 어렵단 생각이 든다.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저자는 페미니즘은 여성을 위한 목소리만을 내는 학문이 아니라 각기 다른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라면서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으며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저자의 의견에 어느 정도 수긍할하게 된다. 
이 책은 군 문제에 대한 저자와 남성 독자들간의 이견이 분명히 있을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의 편견을 많이 불식시키는 책이기에 많은 남성들이 읽어야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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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1 - 모음 편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1
최승호 시, 윤정주 그림 / 비룡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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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바닥을 뒹글면서 굴러가던 아이들이 무릎을 기기시작하고 드디어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면 엄마들은 마음이 조급해 지기 시작하면서 유아 지능 발달을 위한 책이라든가 장난감을 사주면서 아이들의 지능 개발에 온갖 정성을 쏟게 됩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인 5세(음 잘 몰랐는데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선지 유치원도 5~7세까지 3년간을 다닌다고 하는군요.예전에는 유치원도 안가고 동네 골목길에서 뛰어놀다 학교를 간 분들도 많으시다고 하는데 말이죠)쯤 되면은 더욱 더 마음이 조급해 집니다.
아니 옆집 철수는 벌써 한글을 다 떼었다는데 우리 아이는……그런 마음에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거나(요즘 유아 교육이론중 하나가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게 하려면 어려서부터 부모들이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들이 그걸 듣는 습관을 들려주라고 합니다),아니면 선생님들을 모셔서 한글 공부를 배우게 하더군요.
사실 이게 옳은지는 모르게지만 제가 아는 분중에 고등학교 선생님이 계셨는데 아이들은 유치원 시절에는 활달하게 놀다가 한글은 초등학교 들어가면 깨치는 것이 많다는 지론을 가지셔서 그분 아이가 한글을 모른채 초등학교에 입학했다가 지진아 취급을 받으며 또래사이에서 놀림감이 되어 결국 1년을 쉬었다고 하니 엄마들의 불안한 마음이 이해가 가긴 합니다.

몇 년전 이야기인데 제 친척 조카애들중에서 엄마가 한글을 가르켜줄라고 해도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가 있었죠.엄마는 아이에게 여러 그림책을 사주면서 한글 공부를 시킬려고 했지만 ㅎㅎ 어디 아이가 엄마뜻대로만 되나요.
저도 친척분의 고민을 듣고 어디 아이가 쉽고 재미있게 한글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이 있나 찾아보다가 서점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인데 시는 그림책이나 동화책과 같은 산문과 달리 주변 생활이나 자연 사회의 여러 현상에서 느낀 감동 및 생각을 운율을 띄고 간결학 나타내서 아이들도 쉽게 그 리듬을 맞출수가 있단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1은 7세 이전의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두꺼운 책입니다.이시기 아이들이 읽거나 보는 책들이 아무리 많아봐야 30페이지를 넘지 않는 것을 생각한다면 190페이지나 되는 이 책을 아이들이 과연 볼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긴 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어린이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우리말을 배울 수 있도록 각운을 맞춰 운율을 최대한 살린 동시 84편이 실려 있습니다.
1권에는 ㅏ ㅓ ㅗ ㅜ ㅡ ㅣ 총 6개의 모음이 나오는데 각 모음별로 왼편에는 커다랗게 해당 운이 나오고 오른편에는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시가 나와 호흡 조절을 하면서 긑까지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책 왼편에 커다랗게 해당 운이 나오면 오른편에는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시가 나오는데 시의 내용 자체가 재미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시속에 해당 단어가 계속 반복되서 운율을 타고 엄마와 아이가 읽으면 어느새 단어를 이해하는 구조더군요.

예를 들면 1권 ㅏ 모음에 사자란 시가 있습니다.

<사 자>
사자사자
서커스 사자
마술사 엉덩이를 왜 물었어?
엉덩이가 사과니?
엉덩이가 사탕이야?
사자사자
마술사 엉덩이를 왜 물었어?


ㅎㅎ 어떤가요? 어른들이 보기에는 좀 유치해 보일지 모르지만 조카애는 상당히 재미있어 하면서 보더군요.
솔직히 아이들이 읽기에는 너무 두꺼운 책이라 곧 책을 집어던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재미나게 구성된 동시들과 이쁜 삽화들이 아이의 마음에 들었는지 지루해하지 않고 집중해서 잘 보는 것 같더군요.

이 책의 장점은 아이에게 아름다운 시의 운율을 느끼게 해주면서 반복되는 글자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글을 가르키는 일석 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위에서 보듯이 사자라는 제목이 있으면 시에는 사자란 단어가 아주 재미있는 내용속에서 계속적으로 반복되서 나와 아이가 사자란 글자를 자연스럽게 익힐수 있게 되지요.
그리고 이 책의 시들에 나오는 제목들에는 동물과 식물등 아이들이 익히 아는 친근한 단어들이 나옵니다.하지만 그 중에는 엄마들도 잘 알지 못하는 저어새/투구벌레/스라소니/고니/지네/날치/티티새/등이 나와 엄마와 아이가 새로운 동식물에 대해 공부할수 있는 기회도 주는 것 갈습니다.
아마 엄마와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시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함께 새로운 동식물등에 대한 흥미와 더불어 상상력도 풍부해 질거란 생각이 듭니다.그러면서 자연스레 한글까지 익힐수 있으니 아이들 한글 교육 교재로는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없을거란 생각이 듭니다(ㅎㅎ 물론 다른 좋은 교재도 많겠지만 제가 잘 보질 못해서 …^^;;;;;;)

물론 제 친척 조카도 한글을 다 뗐는데 엄마는 자식이 똑똑해서 그렇다고 마구 자랑하시지만 아마 이 책의 도움이 상당히 컸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은 현재 모두 5권까지 간행되었는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한글을 익히게 하려는 부모님들한테 적극 권해드리고 싶네요.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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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합본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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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유쾌한 영국식 유머를 구사하는 더글라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는 과학적 지식이 난무하는 하드 SF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문 사회과학적 내용과 내우주를 지향하는 소프트 SF소설도 아닌 코믹 SF소설이다.코믹 SF소설을 표방하는 작품은 아마도 고려원에서 나온 코믹 SF 단편집을 제외하면 과문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이 아마 유일하지 않나 싶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아마 국내에선 90년대 중반에 지금은 사리진 새와 물고기(몇 달전인가 새와 물고기 대표가 출판사가 망한뒤 호주로 이민갔다가 다시 귀국하여 SF소설을 출간하고 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에 4권으로 나왔다가 절판된바 있다.절판이후 애덤스의 이 코믹 SF소설을 입소문을 타고 언제나 그렇듯 새로 SF소설계에 입문한 독자들은 이 책을 구하기 위해 여기 저기 헌책방을 전전할 수 밖에 없었고 그도 안되면 개인적으로 고가에 구입할 수빆에 없었다.다행이 2천년대 들어와서 책세상에서 재간하였고 이후 6권으로 완결되게 된다.
골수 SF팬들이라면 국내에는 SF소설 자체가 부족하기에(ㅎㅎ SF책을 전부모아도 책장 한두개를 다 챌울수 없는 실정이다),출판사별로 혹은 판본 별로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도 아는 바로만 약 5개의 판형이 존재한다.
-새와 물고기본 검은색 표지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이건 1권만 있다.
-새와 물고기본 검은색 표지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이건 4권까지..
-책세상본 초기 푸른색 표지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이건 5권까지..
-책세상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합본-이건 1~5권까지 합권이다
-책세상본 반짝이가 있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총 6권 완료

앞서말한대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합본은 앞서 출판한 문고본 5권-1부 안내서에 의한 안내/ 2부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3부 삶,우주 그리고 모든 것/ 4부 안녕히,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 /5부 대체로 무해함-을 합본했기에 상당히 책이 두껍고 무겁다.
워낙 긴 내용이라 알라딘의 책소개 내용을 소개하면 어느 평범한 목요일, 영국에 사는 아서 덴트는 자신의 집이 우회로 건설 때문에 하루아침에 철거될 위기에 처한 것을 깨닫고 불도저 앞에 누워 시위하는데 그를 오래된 친구 포드 프리텍트(사실 포드는 베텔게우스 행성 출신 외계인으로 이다)가 술집으로 데려간다.포드는 '지구' 역시 은하계 초공간 고속도로의 건설 때문에 파괴되기 직전이어서 보고인의 우주선에 히치하이킹했고 지구는 2분만에 완벽하게 파괴당하고 이후 그들은 머리가 둘 달린 은하계의 허수아비 대통령 자포드 비블브락스, 우울증에 걸린 로봇 마빈, 지구 여인 트릴리안과 함께 하는 야단법석하고 시끌벅적한 여행을 한다는 내용이다.

이 책을 처음 읽으면 그 명성에 비해 좀 따분하다는 생각을 열혈 SF소설 팬이나 일반 독자나 아마 동시에 생각할 것이다. 우리와는 맞지 않은 코드탓인지 마치 미스터 빈의 영국식 코메디를 보듯이 처음에는 솔직히 그닥 재미가 없다.
과학적 지식이 난무하는 정교한 하드 SF소설들 예를 들면 아서 클라크나 그렉 이건의 책들을 좋하는 독자라면 얼른 이 책을 손에 넣은 것이 건강상 좋을 것이다.비록 초반부에 외계인의 지구 폭발 대용이 나오긴 하지마 근본적으로 코믹 SF소설이기에 하드 SF소설 열혈 독자라면 그 진지하지 못한 유머에 혹 분노를 터트릴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혹 이 책이 코믹 SF소설이란 타이틀에 혹해서 SF소설은 좀 자신 없지만 웃긴다고 하니 읽어볼까 하고 생각하는 일반 독자들이 계시다면 역시 얼른 이 책을 손에 넣은 것이 건강상 좋을 것이다.코믹 SF소설이라고 하지만 그 웃음 코드는 한국의 웃음코드 예를 들면 개콘?? 과는 전혀 다른 영국식 유머이기 때문이다.웃음 코드가 한박자 늦는데다가 읽는데 큰 지장은 없어도 약간의 인문 사회과학,자연과학,철학,예술 상식이 있어야지만이 웃을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자는 커트 보네거트의 블랙 유머를 사랑하거나 딱히 할일이 없어서 시간적 여유가 널널하게 많은,혹은 다른 SF소설들을 다 읽고 정 읽을 책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처음의 지루함을 꾹 참고-뭐 정히 지루하다면 굳이 눈을 부릎뜨고 정독할 필요가 없다.설렁 설렁 페이지를 넘겨도 책 내용을 이해하는데 하등의 지장이 없다- 읽다보면 어느새 저자인 더글라스 애덤스의 영국식 유머에 푹 빠져 낄낄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는 앞서 말한대로 더글라스 애덤스란 작가 쓴 책으로 살아 생전에 총 5권을 집필하였다.하지만 그의 사후 열화와 같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그의 유족들은 이오인 콜퍼를 시리즈 후속을 집필할 작가로 선정했다.물론 여기에는 독자들의 요청도 있었겠지만 유족들 짭짤한 저작권 수입을 생각해서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독자들 입장에선 후속작이 나오니 즐겁기 그지없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합본의 단점은 애덤스의 5권의 작품만 합본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물론 합본 이후에 이오인 콜퍼의 작품이 번역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합본을 구입한다면 문고본 형식의 6권과 함께 서가에 놓으면 상당히 모양새가 이상해 진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게다가 이 책은 800페이지가 넘는지라 책을 읽기도 상당히 불편하다.
그래서 제일 좋은 방법은 합본은 서가에 장식용으로 비치에 두고 문고본 6권을 구매하여 틈틈히 여유있는 시간에 편한 자세로 읽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참고로 책 읽기가 귀찮은 분들이라면 소설 1권을 영화화한 동명의 영화를 보기 권장한다.좀 지루한듯 싶지만 역시 시간 때우기는 상당히 좋은 영화인 것 같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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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2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때 비록 돈은 없지만 참 가고 싶은곳이 많던 때가 있었는데 남들처럼 럭셔리한 해외 여행은 가
지 못하더라도 배낭 여행이라고 가고 싶었고,해외가 아니라면 국내 여행이라고 맘껏 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 당장 어디로 여행은 가지 못하더라도 미리 가고싶은곳에 대한 지식을 쌓자는 생각에서 각종 여행 관련 책들과 여행 에세이들을 사 모았는데 마치 가정일에 지친 주부들이 그 쌓인 스트레스를 각종 홈쇼핑을 보면서 쇼핑하듯,여행 하고 싶은 욕구를 각종 여행기와 에세이를 보면서 풀었던 것 같다.

그렇게 사모았던 여행관련 책들중의 하나가 칼의 노래,현의 노래등으로 유명한 작가 김훈이 지은 자전거 여행2이다.저자 김훈은 웬만한 그의 팬들이라면 다아는 자전거 매니어라고 한다.아마 그런 자전거 매니어이기에 이런 여행기도 썼지 않나 싶다.
어디 인터뷰에서 본 글인데 작가 김훈은 스스로 풍륜이라고 불리우는 자신의 고가 자전거를 할부로 구입하면서 부인에게 이걸로 돈을 벌 테니 걱정말라고 큰소리를 쳤다고 하는데 그의 장담대로 자전거를 타면서 여행한 곳에 대해 쓴 여행 에세이 자전거 여행 1,2는 상당한 판매 부수를 올린 스터디셀러가 되어서 작가의 장담처럼 부인한테 상당한 액수의 생활비를 주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자전거 여행2이라는 제목에서도 알수 있듯이 자전거 여행이란 여행 에세이가 있는데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자전거를 타고 남해안 일대를 다닌후 쓴 글이라고 한다.자전거 여행이 나온후 4년뒤에 자전거 여행2가 나오는데 이때는 기력이 좀 딸리시는지 강화를 시작해 가평,안성,수원 등 경기도 일대를 다닌후 쓴 글인 것 같다.
자전거 여행2에서 저자는 기존의 여행기들이 주로 차나 기차등으로 이동하거나 도보로 여행하면서 쓴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데 아무래도 저자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는냐에 따라 여행의 성격이나 보고 느끼는 풍경이 완연히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차등을 이용한 여행기의 경우 그 이동 속도로 인해 이동시 풍경을 잘 묘사하지 못하고 도로로 이용시 느린 발걸움으로 주변 풍광을 디테일하게 묘사할수 있지만 속도감이 없는데 자전거 여행은 그 단점을 잘 커버하고 있는 것 같다.자전거는 자동차와는 달리 빠르게 멀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차가 다니지 못하는 좁은 오솔길도 다소 험한 비포장길도 다닐수 있어 비교적 길의 구애를 받지않고 어디든지 갈수있어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을 열정만 있다면 어디든지 색다른 여행을 떠날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위적인 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홀홀단신 자전거 한대로 여행하면서 그가 지나쳐 가는 곳의 아름다움과 그가 만난 사람들-농부와 어부,염전을 가꾸는 사람등- 작가 특유의 아름다운 문체로 묘사하고 있다.특히 책 속에는 작가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따라 사진작기 이강빈이 찍은 사진들이 들어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작가가 여행한 곳을 함께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 사실 경기도는 서울과 멀지 않은 곳이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쉬이 갈수 있는 곳이라 일반인들의 흥미를 자아내지 못하고 있지만 흔한다고 생각되는 풍경을 이처럼 아름답게 묘사하는 것을 보면 작가 김훈의 탁월한 문학능력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책속에는 경기도의 일상이라고 하지만 인근 서울 시민들이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 한 가득이다.예를 들면 한강 최하류 포구인 김포 전류리 포구에는 웅어라는 귀한 물고기가 잡히지만 도시인들이 그 맛을 몰라 20마리 한 두름에 2만원이라든가, 임진강 태풍 전망대에는 1984년 9월 홍수때 떠내려온 북한 여성의 브래지어 2개가 전시되어 있다는등 소소한 이야기가 깨알 같은 재미를 주고 있다.

자전거 여행2는 얼핏보면 가벼운 일상의 여행 에세이같지만 김훈 작가의 글이다보니 한편으론 묵직한 내용의 글들도 다수 보인다.
갯벌의 먹이사슬은 약육강식의 고통이라기보다는 순환하는 먹이의 조화와 질서를 느끼게 한다. 새가 벌레를 쪼아 먹는 사태 앞에서 부처가 느낀 절망은 그 개별적 존재들의 고통을 사유하고 있다. 그때 부처는 미성년이었다. 갯벌은 미성년의 슬픔을 훨씬 넘어선 공간으로 펼쳐져 있다. (p.116)

남한산성의 서문은 처연하다. 산성 내의 수많은 문루와 옹성과 전각들 중에서 서문은 가장 비통하고 무참하다. 남한산성 서문의 치욕과 고통을 성찰하는 일은, 죽을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세상에서 그러나 죽을 수 없는 삶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마도 받아들일 수 없는 고통과 치욕이란 없는 모양이다………….삶으로부터 치욕을 제거할 수는 없다. 삶과 죽음이 서로를 겨누며 목통을 조일 때 삶이 치욕이고 죽음이 광휘인 것도 아니고 그 반대도 아니다.이 세상에는 말하여질 수 있는 것보다도 말하여질 수 없는 것들이 훨씬 더 많은 모양이다. (p.193)

유배시절에 그의 마음속에서 1801년의 일들은 어떠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을까? 신앙인으로서 순교의 길을 끝까지 걸어간 약종 형님과 매부 이승훈의 죽음은 그의 마음 속에서 어떠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일까? ……….200년 후에 태어나 단지 책을 읽을 뿐인 후인이 그 침묵의 부당성을 공박할 수 있을까………. 삶 속에서 벌어진 일들 중에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다산의 치욕은 침묵 속에 잠겨 있다.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은 치욕이 아니라 그가 한평생 간직했던 침묵이다. 치욕은 생애의 중요한 부분이고, 침묵은 역사의 일부다. (p.236)


김훈의 자전거 여행2를 읽으면 독자들도 김훈이 페달을 밟았던 자전거 여행 코스를 따라 가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나역시 김훈 작가처럼 페달을 밟으면서 나만의 사진을 찍고 나만의 여행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일어난다.가볍기만 한 여행 에세이에 지친 독자라면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권해본다.
근데 이 책은 아쉽게도 현재 절판이다.출판사인 생각의 나무가 부도가 나서 그런 것 같은데 이 책을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할 수없이 헌책방에서 이 책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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