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자의 초상 - 지젝부터 베컴까지 삐딱하게 읽는 서구 지성사 이매진 컨텍스트 7
테리 이글턴 지음, 김지선 옮김 / 이매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무더운 올 여름,돈이 없어 어디 시원한 바닷가에도 가지 못해 도서관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다가 신간코너에서 우연찮게 발견해서 읽은 책중의 하나가 반대자의 초상이다.

이 책은 뭐랄까 상당히 읽기가 수월치 않은 책임에 틀림없다.저자인 테리 이글턴은 현존하는 문화 평론가 중 가장 영향력 있다고 인정받는 영국의 평론가라고 하지만 솔직히 이 책을 들기 전까지 누구인지 잘 모르고 이 책을 읽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반대자의 초상은 초상은 저자가 영국의 신문에 발표한 서평을 모은 책이다.쉽게 말하자면 장정일의 독서 일기의 럭셔리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아마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까 싶다.물론 그보다는 아마 10배이상 어렵지만 말이다.

반대자의 초상은 위에서 말한대로 서평집이다.이 책에는 41편의 글이 있으니 한마디로 말해서 41편의 책을 이 한편을 읽음으로써 다 읽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물론 수박 겉 핧기 식이지만 그래도 방대한 주제와 다채로운 저자들을 단 한권의 책으로 만난다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말이다.
이 책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100페이지 까지는 읽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추리 소설의 근간중 하나인 고딕소설에서 시작해서 오스카 와일드와 엘리옷까지는 적어도 이름 정도는 알기에 어느 정도 읽을 수가 있는데 루카치,비겐슈타인부터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인물들이라 읽기가 힘든 편이다.아마 영문학에 어는 정도 통달한 사람이 아니라며 마찬가지라고 생각되는데 이는 마치 우리의 박경리나 고은,이어령등에 대해 미국의 독자가 알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된다.

그나마 이 책을 잘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 대강 대강-지루한 곳은 팍팍 건너 뛰면서-이라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비비 꼬는 듯한 뭐라고 해야되나 하고 싶은 말을 대 놓고 다하면서도 슬쩍 한걸음을 피하는 듯한 그의 재치와 유모덕에 버틸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근본은 영미권의 유명한 작가들의 책이다 보니 이 책들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그의 이런 비비꼬는 유머와 촌평도 사실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된다.이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속에 100년 영국 사회의 비평과 루이스 캐롤과 영국인들이 웃고 즐길수 있는 당대의 유머 코드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대의,그리고 영국의 아닌 한국의 독자자가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우리가 앨리스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면 주석달린 앨리스를 읽어야 하듯 우리가 이 책에 대해서 저자의 독설과 유머를 즐기려면 41편의 책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되어 있거나 아니면 상당한 주석이 달려 있지 않는한 이 책을 제대로 이해 할 수 없을 것이다.

가끔은 선택의 실수를 하는 법이다.이 책을 들은 순간 알아봤어야 하는데 앞에 좀 아는 부분이 있다고 읽다보니 읽는 내내 어려웠는데 이 책은 뭐랄까 상당히 영미 문학에 정통한 사람들이 읽어야 될 책이라고 생각된다.아니면 만나는 이성에게 뭔가 지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을 때 슬쩍 가슴에 안고 나가도 될만한 책이다.
하지만 장삼 이사가 같은 필부가 읽기에는 좀 어렵지 않나하는 생각이 여전히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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