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명저는 88년 월간 경향 신년호의 별책 부록으로 각국의 신화,박물지,여행기,성서외전,위서,암호서,의사과학,악마학,성문학,전기문학등 당시로는 다소 파격적인 내용의 책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88년은 국내에선 순 문학만 인정받던 시절이라 이런류의 책들이 과연 번역될 수 있을까 여겨지던 시기고 이 책을 읽은 저 역시도 이런 책들이 번역될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신비의 명저가 나온후 36년이 지난 현재 알라딘을 살펴보니 신비의 명저들이 하나 둘씩 번역 출간되었네요.그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부.신화학
신통기 (헤시오도스) : 태고의 신들의 탄생
사자의 서 (아니의 파피루스) : 고대 이집트 사자의 의례
길가메슈 서사시 (바빌로니아 신화) : 점토서판으로 된 가장 오래된 서사시
샤 나메 (폐르두수이) : 이란의 민족 서사시
가요.에다 (북구 신화) : 신과 영웅.영광과 비참
리그 베다.마하바라타 (인도 신화) : 고대 인도 신들의 찬가
신비의 명저 두번째는 길가메쉬 서사시입니다.아마 신비의 명저에 있는 책들 중에서 가장 먼저 번역된 책이 아닌가 싶은데 알라딘에서 확인해보니 범우사본이 2000년에 출간된 것으로 나옵니다.하지만 범우사본보다 더 오래된 번역본이 있는데 제가 소장하고 있는 평단문화사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란 책에 길가메쉬 이야기가 나오는데 1986년에 간행된 작품이므로 88년에 나온 신비의 명저에 소개된 책들중 유잃하게 먼저 번역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평단문화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길가메쉬 서사시는 우리가 아는 그리스 신화보다도 훨씬 더 전에 존재했던 메소포타미의 수메아 지역르 문명의 신화인데 우룩의 전설적인 왕 길가메시에 관한 영웅 서사시 설화군인데 일리아스처럼 단일한 저자가 저술한(혹은 결정적 영향을 끼친) 통일된 서사시가 아니라, 최초의 수메르어 이야기(추정: BC 2100년경)부터 앗수르바니팔 도서관의 판본(추정:BC 1250-1000)까지 1000여년 간 누적되고 수집된 설화군(群)모음집이기 때문입니다.
<길가메쉬 이야기가 적혀있는 점토판>
길가메쉬는 기원전 28세기경 우루크를 126년 동안 지배한 왕이며, 신화에 따르면 3분의 1은 인간, 3분의 2는 신인 영웅이라고 합니다.
<길가메쉬 동상>
길가메시는 수메르의 도시국가 우루크의 왕으로 우루크의 군주인 인간 남자 루갈반나와 암소의 신인 여신 닌순 사이에 난 반신(半神)이었으며, 잘생기고 총명한 데다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 정확히는 3분의 2는 신이고, 3분의 1이 인간으로 자신의 힘에 심취해 백성을 괴롭히자 천신아누는 백성들의 소원을 듣고 대지와 창조의 여신 아루루를 시켜 엔키두를 만들게 하고 둘이 호각으로 싸우다가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고 무승부로 종료한다. 둘은 화해하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됩니다.이후 길가메쉬와 엔카두는 괴물 훔바바를 무찌르는 영웅적인 행동을 하나 길가메쉬를 짝사랑한 여신 이슈타르의 구애를 모욕하자 신들의 분노를 사게되어 반신인 길가메쉬대신 신들의 피조물 엔키두가 대신 죽게되고 이에 슬퍼한 길가메쉬는 불사를 찾아 떠나게 되나 실패하고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입니다.
<엔키두의 탄생>
<길가메쉬와 엔키두의 결투>
<괴물 훔바바를 처단하는 길가메쉬와 엔키두>
<엔키두의 죽음을 슬퍼하는 길가메쉬>
길가메쉬 서사시는 1852~1853년 영국의 탐사 팀이 아시리아 왕 아슈르바니팔이 세운 니네베 도서관에서 아카드어로 된 길가메시 서사시의 점토판을 발굴하였고 그 뒤 1872년 홍수에 관련된 내용(성경의 노아의 방주의 원형)이 번역되면서 길가메시 서사시는 학계의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는 아주 유명한데 그보다 앞선 이야기로 생각되는 길가메쉬 서사시에는 노아의 홍수와 아주 유사한 우트 니파쉬티(노아의 모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7일간의 대홍수와 동물을 실은 방주이야기가 나옵니다.
책소개에는 길가메쉬 서사시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보다 1,700년이나 앞서 씌어진 이야기로, BC 2812년부터 126년동안 우르크를 통치했던 영웅 길가메쉬 왕의 이야기다. 길가메쉬 왕은 역사적인 인물이며 동시에 신화적인 영웅이기도 한데, 이 유서 깊은 이야기는 점토서판으로 기록되어 있다가 19세기에 들어서야 마침내 해독, 알려지게 되었다. 1부에는 길가메쉬 서사시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2부에는 길가메쉬 서사시의 본 내용이 소개된다. 3부에서는 길가메쉬 서사시를 음역하여 써 내려가며 느꼈던 저자의 감상문으로 재미를 주고, 4부에는 길가메쉬까지 이어지는 왕명록과 이후 등장한 악카드의 연대기를 정리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국내에 최초로 번역된 평단사본외에도 여러 출판사에서 간행되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이야기인데 가장 큰 장점은 원전 번역이라는 것이며, 또한 문체가 의역 위주라서 길가메쉬 서사시를 '이야기'로서 즐기려는 독자에게 적합하다. 반면 단점은, 김산해 씨는 전문적인 학자가 아니어서 운문을 산문으로 풀어쓴다거나, 토판 번호를 생략한다거나, 주석이나 해설에서 비전문적인 사족을 다는 등 학술적 색채는 옅은 편입니다.
그리고 영어권의 매우 유명한 학술서인 《Ancient Near East Texts》의 한국어판인 고대근동문학선집에도 길가메쉬 서사시가 실려있는데 이 번역의 장점은 학술 번역이라는 것입니다. 가령 원문의 운문을 산문으로 풀어쓰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였으며, 토판 번호를 일일이 명시하였고, 번역자의 복원 부분은 사각괄호[18]로 묶었으며, 전체적으로 직역되어있습니다. 단점은, 길가메쉬 서사시를 어디까지나 '고대 문헌'으로서 번역했기 때문에, 하나의 통합된 이야기로서 읽는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는 점인데 무슨 말인가하면 길가메쉬 서사시는 한 개인의 작품이 아니고 천년의 세월속에 토판에 조각조각 나뉜 이야기를 다른 책들처럼 읽기 쉽게 하나의 줄거리로 되어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또한 완전한 원전 번역이 아니고, 원전 번역과 영어 중역 사이에 위치한 애매한 성격이 단점이기도 합니다.
길가메쉬 서서시를 신화로써 가볍게 읽어보시고 싶은 분들이라면 범우사본을 원문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휴머니스트를 학술적인 것을 읽고 싶다면 기독교문서선교회를 추천 드립니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