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쿠 살인사건
다카하시 가츠히코 지음, 안소현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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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미술중에 우키요에(浮世繪, 일본어: 浮世絵 (うきよえ))라는 것이 있는데, 일본의 17세기에서 20세기 초, 에도 시대에 성립된, 당대의 사람들의 일상 생활이나 풍경, 풍물 등을 그려낸 풍속화의 형태로 현재는 일반적으로 '우키요에'라고 하면 여러 가지 색상으로 찍힌 목판화인 니시키에(錦絵)를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복하지 않아 원화를 고가에 구입할 수 없었던 도회지의 서민들에게 많이 받아들여졌다고 하는데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우키요에의 화가중 가장 신비로운 인물이 도슈사이 샤라쿠인데 10개월간 140점의 작품ㅇ르 내놓고 홀연히 사라졌는데 일본에서 잊혀진 인물이었으나 서구의 화가들의 극찬에 따라 다시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은 화가이다.

이처럼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보니 도슈사이 샤라쿠의 정체를 밝히려는 노력이 일본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일본에서 샤라쿠(寫樂)에 대한 연구서가 100여권이나 나와 있고, 샤라쿠(寫樂)로 추정되는 사람이 30여명이나 된다고하니 연구자마다 샤라쿠가 다르다고 할 ㅅ 있다.
일반 서민들도 일기등 자료를 남기는데 철저한 일본인의 특성상, 심지어 자료를 뒤지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일본 학자들조차도 여태껏 샤라쿠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보니 이영희씨(한일비교문화연구소장)같은 이는 샤라쿠(寫樂)는 일본인이 아니라 조선의 김홍도라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다.
그래선지 김영희씨의 저서 또 한 사람의 샤라쿠를 보고 국내의 작가들중에는 이와 관련된 추리 소설을 써 놓은 분도 있다.

이처럼 흥미로운 인물이고 국내에서도 추리 소설로 나올만한 샤라쿠다보니 일본에서 이와 관련된 추리 소설이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테니 1983년 무명의 작가였던 저자 다카하시 가츠히코는 이 한 작품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29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던 것이다.

샤라쿠 살인 사건을 간략히 요약해 보면 우키에요 연구자로 유명한 사가가 바다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소설속 주인공인 츠다는 그의 처남인 미즈노로부터 아카타 난화라는 화집을 싼값에 구입한다.화집을 보던중 츠다는 치키마트 쇼에이란 인물을 발견하고 그가 혹시 샤라쿠가 아닐까 의심하며 그의 뒤를 추적하며 쇼에이가 샤라쿠라는 사실을 입증해 간다.그리고 이 사실을 그의 스승인 니시지마 교수에게 알리는데 교수는 그후 화재로 사망한다.이에 두 죽음사이에 의문을 품은 츠다는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드디어 놀라운 진실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83년도 작품인데 국내에선 08년도에 번역되었다.80년도에 나온 점성술 살인 사건이 92년도에 번역된것에 비해 상당히 뒤늦었는데 아마도 책을 읽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샤라쿠 살인 사건은 국내 독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우키에요/샤라쿠 와 관련된 미술 전문 서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한 내용이 들어있는데 일본인들 조차 일본 미술사에 관심이 없으면 알지 못한 내용들이 수두룩 하다보니 추리 소설 치고는 각주도 무척 많은편으로 이런 각주 많은 추리 소설은 반다인의 파일로 밴스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처음 본다.
일반인들은 잘 모를 일본 미술사와 관련된 내용-솔직히 대다수 국내 독자들 역시 한국의 미술사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지 않을까 싶다-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읽다가 자꾸 앞으로 다시 넘어가는 일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몰입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고 수많은 일본인들의 이름이 나오다보니 책 내용을 한번에 관통해서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샤라쿠 살인 사건을 우키에요/샤라쿠의 전문 연구 자료에 작가가 슬쩍 추리라는 숟가락 하나 엊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추리 소설 애독자의 시각에서 우키에요와 샤라쿠에 대한 지리한 전반부의 설명이 지나가면
반전이 들어나고 일종의 명예욕이라고 할 수 있는 우키에요와 관련된 양분된 학회사이의 암투와 인간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특출한 트릭은 등장하지 않지만 살인 동기와 해결방안이 매우 합리적인 추리 소설로서도 일급의 작품임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샤라쿠 살인 사건은 미술이란 어찌보면 추리 소설과는 좀 동떨어진 주제를 이처럼 재미있게 쓴 작가의 재능과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미술과 관련된 추리 소설들은 이미 국내에 여러권이 번역되어 있지만 이 작품처럼 하나의 미술 주제를 이처럼 깊이있게 풀어 쓴 작품은 과문해서 그런지 읽어본 적이 없다.
마치 한편의 미술사를 읽은 듯한 느낌을 주는 샤라쿠 살인 사건은 흔히 추리 소설을 한단계 아래로 여기는 일부 식자들에게 필히 권하고 싶을 정도로 지적인 충만감을 주는 정말 학술적 가치도 높은 추리 소설이지만 이게 양날의 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국내 독자에게 아주 생소한 우키에요란 일본의 미술과 일본인이나 미술사를 연구한 사람들이 알 만한 도슈사이 샤라쿠의 정체를 밝히려는 츠다의 여정이 거의 절반을 할애하며 잘 외어지지도 않는 인물들이 무수히 등장하는 이 책이 거꾸로 국내 독자들한테는 외면 당할 소지도 무척 크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긴 호흡을 갖고 여유를 가지면서 이 책을 읽어 나간다면 아마도 지적 충만감과 함께 재미있는 추리 소설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하 추리 소설에 이런 분야-책소개에는 아트 미스터리의 수작이라고 나와있다-도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될것이다.
그리고 샤라쿠 살인 사건을 읽은후에 샤라쿠가 김홍도 혹은 신윤복이라는 설을 바탕으로 한 국내 작품-색 샤라쿠등-을 읽으면 아주 재미있는 비교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작가는 이 작품을 포함해 3부작을 저술했다고 한다.나머지 작품들도 국내에서 번역되길 희망해 보는데 그건 아무래도 이 작품의 판매량에 달려 있지 않을까 싶다.제발 번역 해죠 잉~~~

Good:정말 오래간에 보는 지적인 추리 소설
Bad:책의 반절을 할애하는 우키에요와 샤라쿠에 대한 설명이 독자를 지치게 한다.
Me:작가의 나머지 시리즈 2작품도 어서 번역되었으면..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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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1-18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추리에 대해선 그다지 끌리지 않지만 웬지 이 작품은 제가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카스피 2011-01-18 17:08   좋아요 0 | URL
넵,한번 읽어보세요.최소한 절반정도는 일본의 미술사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용^^
 
도구라마구라 - 상
유메노 큐사쿠 지음, 이동민 옮김 / 크롭써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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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떤 분이 요즘 너무 어려운 책만 읽어서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하시기에 머리좀 휴식하실 겸 가벼운 마음으로 추리 소설을 읽으리사고 권해드렸더니 추리 소설은 너무 가벼워서 읽을 마음이 없다고 한다.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이 이처럼 추리 소설에 대해 약간의 편견을 가지시는 것 같은데 아마도 자신보다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추리 작가들의 작품을 읽는 다는 것이 자신의 격을 낮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런 분들에게 S.S 반다인을 소개해 주고 싶은데 본명이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Willard Huntington Wright)인 반다인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후, 미술과 문예, 음악 비평가와 편집자로 활약하다가 신경쇠약에 걸려 병원에 입원후 의사의 만류로 가벼운 책인 추리 소설을 2천권을 읽은후 파일로 번스 시리즈를 쓴 사람이다.

사실 추리 소설이란 심오한 지적 탐구를 하고자 쓴 어려운 인문 과학 서적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에 지친 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책이므로 약간의 지적 탐구력만이 필요한 가벼운 책인 것은 맞다보니 독자들이 맘 편히 쉽게 읽을 수 있게 하다보니 가벼운 책으로 종종 오인 받기 쉽상으로 게다가 추리 소설은 책의 성격상 쉽게 읽혀지고 게다가 주된 목표가 범인 찾기와 범행동기 및 범행 방법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보니 보통은 한번 보고는 다시 안 읽게 되는 편이다 보니 편견이 자꾸 쌓이는 것 같다.

이처럼 추리 소설의 경우는 보통 한번 읽으면 그 내용을 쉽게 머릿속에 기억하므로 웬만큼 복잡한 트릭이나 명작이 아니면 보통 2~3번 이상 읽기기 쉽지 않은데 추리 소설중에서도 웬만한해서 독파하기 힘든 책이 사실 몇권이 있기는 하다.
서구의 책중에서 현학적 탐정으로 유명한 파일로 밴스 시리즈가 있다면 일본의 책중에선 보통 일본 추리 소설의 3대 기서 혹은 괴서라고 불리우는 책들이다.

일본 추리 소설의 3대 괴서는 흔히 오구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사건,유메노 큐사쿠의 도구라마구라,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공물을 꼽는데 개인적으로 흑사관 살인사건을 읽었지만 참 읽기가 힘들고 다 읽은 후에도 내용의 연결이 쉽게 되지 않는 책이다.
하지만 흑사관 살인사건보다 더 읽히지가 않는 것이 바로 도구라마구라이다.솔직히 상권만 읽었다고 중도에 쉬고 있는 것이 한참 전인데 과연 하권까지 다 읽을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할 정도다.

워낙 내용이 들쑥 날쑥해서 책 내용도 요약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냥 알라딘 책소개를 그냥 인용하면 신비하기 이를 데 없는 선조의 저주받은 피를 이어받은 미소년이 깊은 밤 환마에 휘둘려 눈뜨게 되고, 한두 번도 아닌 세 번이나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비극을 연출한다.
그 소년이 정신병과 병실에 수용된 가운데 자기 자신을 모델로 삼은 지극히 전율스러운 한편의 소설을 완성한다. 소년은 그것을 통해 갖가지 정신과학실험을 당하며 상상도 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자기범죄 사실을 알아가는 괴로움을 상세하게 토로한다. 이것이 이 작품의 개요이다라고 썼을 정도다.

우선 나가사키 지방에서 '환마술'을 가리키는 방언이라고 한다는 도구라마구라라는 제목에서 알수 있는 것처럼 흔히 추리 소설하면 셜록 홈즈에서 연상되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이 책에선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소설은 주술과 과학,정신 의학과 정신 이상등 서로 대치되는 것들이 교묘하게 얽혀있어 책 뒷면에 적혀있는 반드시 한번쯤은 정신이상을 불러 일으킨다!라는 문구가 일견 수긍이 갈 정도이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책을 작가는 10년이란 세월에 걸쳐서 저술했다고 한다.이처럼 환상적이고 기괴하며 스물 스물한 공포감과 기괴한 불쾌감을 주는 작품은 서구의 추리 소설에선 쉽게 찾아보기 힘든데 아마도 추리 소설의 아버지인 애드가 앨런 포우의 공포소설등이나 H. P. 러브크래프트등의 작품에서나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들 작품보다 도구라마구라가 더 읽기 힘들다고 생각되는데 아마도 당시의 시대 상황과 일본 정계 우익의 흑막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일본 특유의 정서가 복합적으로 어우려저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개인적으로 추측해 본다.

아직 다 읽지 못했기에 자세한 리뷰는 할 수 없지만 이것 하나만을 말해두고 싶다.
웬만큼 비위가 좋거나 번스와 같은 현학적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나름 천페이지를 넘는 장편을 독파한 적이 없다면 별로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괜히 읽다가 중도에 포기해서 책값만 날리면 안되기 때문이다.
보다 자세한 리뷰는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할 생각인데 과연 다 읽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Good:일본 추리 소설의 3대 괴서중 하나!(3대 괴서가 다 국내에 번역되었다.만세)
Bad:정말 읽는데 내용이 중구난방이어서 정말 미칠 것 같다
Me:흑사관을 읽었다,도구라마구라도 읽는 중,꼭 3대 괴서를 다 읽고야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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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걷다 노블우드 클럽 4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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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들어 일본 추리 소설만이 아니라 30~40년대 이른바 본격 추리 소설의 황금시대를 연 작가들의 작품들이 몇권씩 번역되어서 추리 소설 애독자로 상당히 기쁜데 요새 자주 번역되는 작가중의 한 사람이 바로 존 딕슨 카이다.

존 딕슨 카는 불가능 범죄에서 역사 미스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했으며, 상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불가능한 범죄를 주제로 삼은 걸작들을 많이 써서 흔히 불가능 법죄의 대부로 불리우는 인물이다.
그의 대표적인 탐정 캐릭터라면 바로 H.M경인 헨리 메리베일경이나 아니면 가디온 펠 박사가 유명한데 사실 그의 첫 탐정이라고 한다면 바로 앙리 방코랑이라고 할 수 있다.초기 4작품에서 나온 방코랑은 국내에선 동서에서 나온 해골성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었는데 로크 미디에서 카의 첫 작품인 밤에 걷다가 출간되었다.
참고로 밤에 걷다는 국내에서 최초로 번역된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는 1970년 말에 풍림 출판사에서 이미 번역되었는데 이번 로크 미디어의 작품과 비교해 보니 다소 축약되어 번역된것으로 사료된다.

책 내용은 스포츠맨이자 잘생긴 검사에 그야말로 대중의 우상인 살리니 공작은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을 앞두고 신붓감의 전남편으로부터 결혼을 그만두라는 협박 편지를 받은 것이다. 요청을 받아들인 방코랭은 결혼식 날 저녁 신혼부부를 만나러 가는데 바로 그날 그곳에서 끔찍하게 살해당한 공작의 시체와 마주하게 되고 방코랑은 사건을 조사하면 결국 진범을 밝혀낸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집필했지만 파리에서 수학한 영향이 있었는지 무대도 파리고 탐정도 파리를 관할하는 법원의 고문이자 경시청 총감 앙리 방코랑이다.방코랑은 해골성에서도 묘사되었지만 좌우가 뿔처럼 꼬인 머리카락, 굽은 눈썹 아래 어두운 빛을 띤 두 눈, 얇은 매부리코, 깊은 주름이 새겨진 입가, 끝이 뾰족한 턱수염을 가진 인물로 인물 묘사에서도 드러나듯이 악마를 연상시키는 비정한 인물로 사람들을 체스의 말 처럼 움직이고, 이용하고, 괴롭히는 유머가 전혀 없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밤에 걷다는 이른바 밀실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아무래도 출간된지 80년이 넘는 작품이고 작가의 첫 추리 소설이다 보니 이후 카의 전성기의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그 트릭이 다소 허술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뭐라고 해야하나 그 괴이한 분위기는 이후 카의 작품 모두에 흐르는 이른바 오컬트적인 느낌을 생생히 전달해 주고 있으며 차후 그의 작품에 이런 방향으로 흐를거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딕슨 카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국내에 좀더 번역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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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와정 살인사건 1 - 시마다 소지의 팔묘촌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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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와정 살인사건은 일본의 신 본격 추리소설의 문을 열었다는 시마다 소지의 작품으로 국내에서 3번째로 번역되어 소개되는 작품이다.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고 감탄했다고 마신 유희를 읽고는 급 실망한 시마다 소지여서 이 작품을 읽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한데다가 상하 두권에 거의 천페이지를 넘는 작품이라 솔직히 처음에는 읽을 염두가 전혀 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 잡고 읽어보니 이런 된장할, IQ 300의 뇌과학자로 변신한 미타라이 가요시는 이번에는 등장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주인공이니 쉽게 등장하지 않는 것이겠지 하면서 읽어 갔는데 결국에는 미타라이는 북유럽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의 친구이자 추리작가인 이시오카 가즈미는 갑자기 방문한 니노미야란 여성의 부탁으로 오카야마 현까지 제령을 하러 가게 된다. 두 사람은 영(靈)의 인도를 따라 한적한 역에 내리고, 한 산골마을로 들어가서 마침내 '용와정'이라는 여관에 다다른다. 바로 그곳에서 이시오카는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한 연쇄살인사건과 조우하고 결국에는 북유럽 어딘가에 있다는 미타라이의 조언을 얻어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일단 용와정 살인 사건은 1938년(쇼와 13년) 5월 21일 밤, 일본 오카야마 현 도마타 군에서 실제 일어난 “츠야마 30인 살인사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데 역시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쓴 요코미조 세이시의 팔묘촌이 있어선지 이 책의 부제는 시마다 소지의 팔묘촌이라고 적혀 있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실제 사건인 “츠야마 30인 살인사건”처럼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살인 방법이 매우 엽기적이고 충격적인데다 각 사건이 나름 밀실이나 그에 준하는 상황속에서 발생되기에 책을 읽는 독자들은 소설속으로 몰입 시키고 있다.
나름 다양한 밀실과 살인사건이 발생하므로 천페이지를 넘는 장편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닥 지루하지 않게 읽었는데 아마도 현학적인 내용이 가득해 이보다 더 읽기 힘든 승정 살인사건과 같은 파일로 번스 시리즈를 읽으면서 단련되어서 그렇지 않은가 싶다.아마도 어떤 독자들은 지루하다고 읽다가 책을 휙하니 던져 버릴수도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진도가 늦은데 그것은 주인공이 추리 소설가인 이시오카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책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니 어쩔수가 없었을 것이다.

용와정 살인 사건은 요코미조의 팔묘촌 사건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데 둘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따왔지만 팔묘촌이 소설이라면 용와정 사건은 마치 다큐같다는 느낌을 받는데 그것은 아마도 용와정이 실제 사건을 직접 책속에 들여와 놓고 마지막에 무츠오의 수기까지 있어 더욱 그렇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 책은 앞서 말한대로 1,100페이지나 되는 장편인데 1편에서는 현재의 시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고 2편에서 도이 무츠오가 저지른 1938년의 사건을 다루고 있어 너무 길게 다루고 있어 책이 이렇게 상당히 두꺼워졌다는 느낌인데 팔묘촌이 모티브만 따와서 책 한권 분량으로 마무리를 지었다면 이 책은 도이 무츠이 사건을 너무 자세히 독자들에게 설명함으로써 오히려 현재의 사건이 빛을 바랜 느낌을 받게 하고 있다.물론 도이 무츠이 사건이 현재 살인 사건과 커다란 연관성이 있지만 이 부분을 압축했으면 아마도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물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것이 작가의 특징이긴 한데-점성술과 마신유희의 경우도 내용이 과거를 넘나든다- 용와정은 그게 너무 심해 과유 불급이란 말이 생각날 정도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추리 소설로서의 재미만이 아니라 일본의 근대사의 한 단면을 보는 재미도 느낄수 있는데 츠야마 사건을 전후로 당시 제국주의 및 군국주의가 최 고조로도 가던 시기의 억압된 일본 대중의 삶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독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거란 생각이 드는데 본격 추리 소설을 좋아하고 장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좀 지루한 일편을 꾹 참고 읽고나서 드디어 사건의 비밀이 밝혀지는 2편을 읽어 나간다면 아마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싶다.

Good:1,100페이지를 육박하는 본격 장편 소설의 등장
Bad:이런 안타깝게도 미타라이는 없다.
Me:마신 유희를 읽고 입었던 내상이 용와정을 읽으면서 상당히 치유된 느낌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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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우 저택 사건 1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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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추리 소설가로 알려져 있는 미야베 마유키는 국내에서도 많은 추리 작품들이 번역되어 있는데 그런 그녀가 가모우 저택 살인 사건 같은 SF소설을 썼다는 것이 약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실제 일본에선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비롯하여 사회비판 소설, 시대소설, 청소년소설, SF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제목만 보면 전형적인 추리 소설 같은 느낌을 팍팍주고 있지만 이 책은 SF의 하부 장르에 속하는 타임 슬립이란 개념을 도입한 SF소설이다.타임 슬립은 웰즈의 타임 머신과 같은 개념인데 타임 머신이 기계적인 설명이 필요한 반면 타임 슬립은 시공간의 구멍 같은 곳에 우연히 빠져 과거나 미래로 간다는 참 어떻게 보면 편리하게 시간 여행을 할수 있게 만든 개념이다.물론 SF소설이면서도 제목에 있는 그대로 주인공이 과거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에 추리 소설이라 불러도 크게 무리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대학 수험에 실패하고 예비교 수험을 위해 상경한 수험생 다카시는 2월 26일 밤 호텔 화재에 휩싸이지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한 중년 남자에게 구조되어 2•26사건이 한창인 전쟁 전의 도쿄의 육군대장 가모우 노리유키의 저택으로 가게되고 그날 밤, 가모우 대장이 자결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현대로 돌아가는 데 실패한 다카시는 저택에서 일어난 가모우 대장의 죽음에 수상함을 느끼고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기본적으로 이 소설은 일종의 대체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 다카시가 가모우 대장의 자결에 의문을 품고 자결한 대장의 옆에 총은 왜 없는지 저택외부에서 침입 흔적이 없으므로 그럼 저택안의 누군가가 범인인지 하는 여부를 알아가는 과정이 나오기는 하지만 소설에서 주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일본은 2차 대전 패망이후 일본의 근 현대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일본 군국주의의 잘못을 삭제하고 그들을 미화시키는등 역사를 왜곡시키는 일을 많이 자행해왔다.그러다보니 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자신의 역사에 대해서 상세히 알지 못하는데-그건 요즘 우리도 마찬가마 인 것 같지만-작가 미야베 마유키는 책 서두에 2.26사건의 배경과 그 이후 일본의 패망까지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정리해 감으로써 이 책을 읽는 일본의 젊은 독자들에게 당시의 역사와 시대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SF소설의 주요 장르중의 하나인 시간 여행에는 타임 패러독스란 것이 있다.흔히 드는 예가 과거로 돌아가 할아버지-할머니의 결혼을 방해하면 과연 시간 여행을 한 사람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하는 것이다.이와 반대로 아무리 시간 여행자가 과거의 역사를 바꾸려고 해도 도도한 시간의 흐름을 막을수 없다는 이론도 있다.
주인공 다카시 역시 전쟁에 진 일본의 비참한 상황을 책으로 배웠기에 이를 막아보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픔을 가누지 못한채 다시 자신이 살던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착하지만 스스로를 비하시키던 성격의 다카시-어떠한 일에도 무책임하고 핑계나 되며 도망치는 다카시는 어쩌면 현대 일본 젊은이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는 과거의 인물들과 부닥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게 된다.

가모우 저택 살인 사건은 주인공 다카시가 타임슬립을 해서 과거의 살인 사건을 조사한다는 점에서 SF소설과 추리소설을 절묘하게 배합한 작품이지만 사실은 한 소년의 성장을 지켜본다는 성장 소설이란 생각이 들면서 이런 세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 미야베 마유키의 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자만 SF소설+추리 소설+성장소설이란 세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려고 하다보니 장르 소설 독자의 입장에서 좀 이도 저도 안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단 한권의 책으로 SF소설+추리 소설을 읽으려고 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지만 본격적인 미스터리를 원하는 독자들은 다소 실망할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Good: SF소설+추리 소설,두 장르를 한번에 맛보는 소설
Bad:그러다 보니 어느쪽으로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Me:이런류의 소설은 역시 다이시경 시리즈가 최고.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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