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와정 살인사건 1 - 시마다 소지의 팔묘촌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용와정 살인사건은 일본의 신 본격 추리소설의 문을 열었다는 시마다 소지의 작품으로 국내에서 3번째로 번역되어 소개되는 작품이다.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고 감탄했다고 마신 유희를 읽고는 급 실망한 시마다 소지여서 이 작품을 읽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한데다가 상하 두권에 거의 천페이지를 넘는 작품이라 솔직히 처음에는 읽을 염두가 전혀 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 잡고 읽어보니 이런 된장할, IQ 300의 뇌과학자로 변신한 미타라이 가요시는 이번에는 등장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주인공이니 쉽게 등장하지 않는 것이겠지 하면서 읽어 갔는데 결국에는 미타라이는 북유럽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의 친구이자 추리작가인 이시오카 가즈미는 갑자기 방문한 니노미야란 여성의 부탁으로 오카야마 현까지 제령을 하러 가게 된다. 두 사람은 영(靈)의 인도를 따라 한적한 역에 내리고, 한 산골마을로 들어가서 마침내 '용와정'이라는 여관에 다다른다. 바로 그곳에서 이시오카는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한 연쇄살인사건과 조우하고 결국에는 북유럽 어딘가에 있다는 미타라이의 조언을 얻어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일단 용와정 살인 사건은 1938년(쇼와 13년) 5월 21일 밤, 일본 오카야마 현 도마타 군에서 실제 일어난 “츠야마 30인 살인사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데 역시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쓴 요코미조 세이시의 팔묘촌이 있어선지 이 책의 부제는 시마다 소지의 팔묘촌이라고 적혀 있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실제 사건인 “츠야마 30인 살인사건”처럼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살인 방법이 매우 엽기적이고 충격적인데다 각 사건이 나름 밀실이나 그에 준하는 상황속에서 발생되기에 책을 읽는 독자들은 소설속으로 몰입 시키고 있다.
나름 다양한 밀실과 살인사건이 발생하므로 천페이지를 넘는 장편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닥 지루하지 않게 읽었는데 아마도 현학적인 내용이 가득해 이보다 더 읽기 힘든 승정 살인사건과 같은 파일로 번스 시리즈를 읽으면서 단련되어서 그렇지 않은가 싶다.아마도 어떤 독자들은 지루하다고 읽다가 책을 휙하니 던져 버릴수도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진도가 늦은데 그것은 주인공이 추리 소설가인 이시오카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책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니 어쩔수가 없었을 것이다.

용와정 살인 사건은 요코미조의 팔묘촌 사건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데 둘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따왔지만 팔묘촌이 소설이라면 용와정 사건은 마치 다큐같다는 느낌을 받는데 그것은 아마도 용와정이 실제 사건을 직접 책속에 들여와 놓고 마지막에 무츠오의 수기까지 있어 더욱 그렇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 책은 앞서 말한대로 1,100페이지나 되는 장편인데 1편에서는 현재의 시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고 2편에서 도이 무츠오가 저지른 1938년의 사건을 다루고 있어 너무 길게 다루고 있어 책이 이렇게 상당히 두꺼워졌다는 느낌인데 팔묘촌이 모티브만 따와서 책 한권 분량으로 마무리를 지었다면 이 책은 도이 무츠이 사건을 너무 자세히 독자들에게 설명함으로써 오히려 현재의 사건이 빛을 바랜 느낌을 받게 하고 있다.물론 도이 무츠이 사건이 현재 살인 사건과 커다란 연관성이 있지만 이 부분을 압축했으면 아마도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물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것이 작가의 특징이긴 한데-점성술과 마신유희의 경우도 내용이 과거를 넘나든다- 용와정은 그게 너무 심해 과유 불급이란 말이 생각날 정도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추리 소설로서의 재미만이 아니라 일본의 근대사의 한 단면을 보는 재미도 느낄수 있는데 츠야마 사건을 전후로 당시 제국주의 및 군국주의가 최 고조로도 가던 시기의 억압된 일본 대중의 삶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독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거란 생각이 드는데 본격 추리 소설을 좋아하고 장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좀 지루한 일편을 꾹 참고 읽고나서 드디어 사건의 비밀이 밝혀지는 2편을 읽어 나간다면 아마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싶다.

Good:1,100페이지를 육박하는 본격 장편 소설의 등장
Bad:이런 안타깝게도 미타라이는 없다.
Me:마신 유희를 읽고 입었던 내상이 용와정을 읽으면서 상당히 치유된 느낌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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