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추적 Panda Mystery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한국추리작가협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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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문에서 나온 새벽의 추적은 월리엄 아이리시의 작품인데 이 책의 원제는 Deadline at Dawn으로 팬더 미스터리에서 알수 있듯이 이 책은 성인용을 아동용으로 축약한 작품이다.

물론 팬더 미스터리 새벽이 추적은 성인용으로도 번역이 되었는데 80년 중반 자유출판사에서 나온 자유 추리 문고에 들어있는 새벽의 데드라인이 바로 이 작품이다.

흔히 세계 3대 추리 소설중의 하나라고 잘못 알려진 환상의 여인의 경우 다른 출판사에서 간간히 재간되고 아직까지 구입해서 읽어 볼수 있는 반면에 비해 이 작품은 앞서 말한대로 자유 출판사에서 80년대 나온 이후 절판되어 헌책방에서조차 찾을 길이 없어 추리 소설 애독자라도 이 책을 읽은 이는 아마 적을 듯 하다.

21세기들어 국내에서도 해외 추리 소설이 다수 번역되고 그간 절판되었던 많은 추리 소설들이 재간되는 것에 비해 새벽의 데드라인이 아직까지 재간되지 않는다는 것은 월리엄 아이리시가 차지하는 추리사적 위치에 비해서 국내에서 그를 다소 홀대하는 것이 매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아이리시의 책이 대부분 그렇듯이 상당히 서스펜스하고 스릴러적 느낌을 주고 있는데 아이리시의 다른 작품에 비해 더욱 긴박감은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 작품이 새벽 12:50분에 시작해 아침 6:15분에 끝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여 주인공은 대도시의 변두리 술집에서 단 얼마의 금액으로 티켓을 끊으면 아무 남자와 함께 시간제로 댄스를 함께 추는 댄서이다.그녀는 어는날 댄스 티켓을 끊고도 안절부절하는 남자를 만나고 어느샌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들의 고향이 서로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삭막한 대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하지만,남자에게는 새벽까지 필히 마무리 해야 될 일이 있었는데……

원제 Deadline at DawnDeadline은 조간 신문이 신문 윤전기를 들어가는 마지막 마감 시간을 의미하는데 제목 그대로 두 남녀는 새벽까지 어떤일을 마무리 지어야만 한다.

 

새벽의 추적에는 본격파 추리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트릭이 일절 없다.하지만 아이리시 특유의 음울하면서 뭐랄까 딱 잡아 말할수 없는 우수에 젖은 분위기가 이 책 속에는 한 가득 들어있다.

두 남녀 주인공은 시골에서 도시로 꿈을 찿아 들어왔지만 삭막한 대도시에 사로잡혀 생기를 잃어가면서도 도시에서 살아남을 용기도 도시를 떠날 용기도 잃은 사람들이다.하지만 그런 사람들끼리 서로 보담고 위로하면서 용기를 내어 도시를 떠나는 모습에서 30~40년대의 우우울한 미국 도시 생활의 한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주는데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대단한 작품이로 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아쉽게도 현재는 해문의 아동용 축약본인 새벽의 추적으로만 읽을 수 있다.성인용으로 재간되길 희망해 보지만 솔직히 언제 재간될지 모르기에 해문판 새벽의 추적을 읽을 수 밖에 없는데 이걸 읽으면 나중에 성인용으로 재간되면 김이 빠질수가 있어 참 계륵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하루 바삐 성인용으로 재간되길 희망해 본다.(성인용이 아니어서 별 2개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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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와의 결혼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3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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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 작가는 대체로 두 부류로 나뉜다고 여겨지는 데 그 하나는 명탐정의 대명사로 불려지는 셜록 홈즈처럼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명탐정을 창조하는 이들로 앞서말한 셜록 홈즈-코난도일,에르큘 포와르,미스 마플-아가사 크리스티,가디언 펠박사-존 딕슨 카,앨러리 퀸-앨러리 퀸,파일로 번스-S.S 밴다인등 수많은 작가들을 들을 수 있는데 아마 대부분의 추리 소설 작가들은 적어도 한 명이상의 명탐정을 창조하지 않았나 싶다.

나머지는 특별한 명탐정 없이 각 작품마다 주인공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인데,이 경우는 앞서 말한 것 보다는 독자들의 뇌리에 각인되기 쉽지않다보니 대체로 추리 작가들은 이 방법을 선호하지 않다고 여겨지는데 특별한 명탐정이 없어도 추리 소설 독자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은 매우 드문 작가중의 한사람이 바로 이 책 죽은자와의 결혼에 저자 월리엄 아이리쉬가 아닌가 싶다.

 

사실 독자들에게 명탐정이 각인된다면 저자의 입장에서 그것보다 편한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독자들은 이미 그 캐릭터에 커다란 흥미와 지지를 보내기에 다소 작품간의 편차가 있어도 모두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인데 그러다보니 저자보다 오히려 소설속 탐정에 더 지지를 보내는 경우도 생격서,요컨대 코난 도일처럼 자신의 소설속 명탐정을 죽이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특정한 주인공이 없이 작품 하나 하나마다모두 다른 주인공을 내세울 경우 작가는 매 작품마다 상당한 공을 들이지 않으면 독자들한테 쉽게 선택받기 어려운데 그런면에서 특정 캐릭터 없이도 독자들을 사로 잡은 아이리쉬의 필력은 대단하다고 할수 있다.

 

죽은자와의 결혼은 서스펜스가 넘치는 아이리시의 작품중 하나인데 남자에게 버림받고 임신한체 수중에 단돈 5달러만 쥔체 기차를 타게된 헬렌은 절한 신혼 부부를 만나게 된고 신부가 잠시 건네준 다이어반지를 끼고 있다고 기차 사고를 당하게 된다.사고후 병원에서 깨어나보니 헬렌은 결혼반지 때문에 오해를 받고 부잣집 며누리로 살게 된다.(참고로 친절한 신혼 부부는 모두 사고사를 당한다)

이성적으로 진실을 밝혀야 되지만 아이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는 헬렌앞에 그녀의 정체를 알고있는 협박범이 등장하고 결국에는 살인 사건마저 발생하는데 과연 살인범은 누구며 헬렌은 행복할수 있을지….

 

첫부분은 무척 지루한 듯 싶지만 어느새 책속에 깊이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점이 아이리시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책속의 주인공인 헬렌이 겪는 딜레마는 현실속의 누구에게나 닦칠수 있는데 바로 그런점이 아이리시의 책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의 반전과 더불어 마지막까지 남는 무언가 불쾌하면서도 찜찜한 기분이 마치 3~40년대 흑백 느와루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강하게 주는데 이점이 바로 아이리시답다는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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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01-17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바로 보관함에 담습니다. ^^

카스피 2012-01-19 22:58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합니다^^
 
구석의 노인 사건집 동서 미스터리 북스 63
에무스카 바로네스 오르치 지음, 이정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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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의 노인 사건집은 국내에서 70년대 동서 추리문고에서 나온이후 절판되었다고 2003년 동서 DMB로 재간된 것이 유일할 정도로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은 탐정인데 이름도 없어 통칭 구석의 노인으로 불리우는 이 정체 불명의 탐정은 빨강 별꽃으로 유명한 헝가리 출신인 오르트 남작부인이 창조한 캐릭터로 초창기 안락 의자 탐정중의 한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셜록 홈즈 시리즈의 거대한 인기에 기대어 탄생한 당시의 다른 많은 탐정들처럼 불쑥 나타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스트랜드 매거진> 실린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시리즈가 크게 히트해서 인기가 많았던 1900년쯤 셜록홈즈의 최신작 선전 포스터를 보고 미스터리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은 오르치는 셜록 홈즈의 포스터에서 자신만의 탐정을 만들 계획을 세웠지만, 셜록 홈즈를 전혀 연상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런던의 스트랜드 노포크가에 있는 작은 찻집〈ABC 숍〉에서 치즈 케이크를 베어 물며 밀크를 훌쩍거리고 있는 정체 불명의 괴인물을 창조했는데 이름/출신/연령/경력/직업 등은 모두 불명이라고 하는 추리 소설사에 매우 드문 탐정을 창조하게 된다.

셜록 홈즈와 대결하기 위해서 당시 독특한 캐릭터의 많은 탐정들이 창조되었지만 이름마저 없는 이 구석이 노인의 외모는 비쩍 마른 풍모, 훌렁 벗겨진 머리에 얼마없는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자태, 푸른 눈동자에 각진 안경, 실 끝을 신경질적으로 만지작거리며 복잡한 매듭을 만들고 있는 가느다란 손가락등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음울한 구석이 있는 호감이 전혀 가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그래선지 이 소설의 화자인 젊은 여기자 폴리 버튼은 노인의 모습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노인의 풍모는 아무리 젊쟎은 사람이라도 그만 웃음이 나올 것 같은 무언가가 있었다.폴리는 마음속으로 지금까지 이렇게 창백하고 이토록 바싹 여의고,이다지도 우수운 엷은 빗깔의 머리털을 가진 사람을 본적이 없었다고 생각했다.그는 상당히 벗어져올라간 정수리에 엷은 빗깔의 머리털을 얌전히 빗어 붙이고 무척 수줍고 신경질적인 동작으로 손에 쥔 끈을 줄곧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펜쳐치거리의 수수께끼중에서)

구석의 노인 시리즈의 이야기 패턴은 항상 동일한데 구석의 노인은 ABC 숍에서 만난 <이브닝 옵저버>의 기자 폴리 버튼-그녀는 큰컵에 든 커피(3펜스),버터를 곁들인롤빵(2펜스),소 혓바닥 요리 한접시(6펜스)먹는 재미로 ABC숍에 들린다-에게 들은 대충 들은 미해결 사건을 설명하고 그걸 해결한다는 것으로 노인은 얼마전까지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그러나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들려주고는 자신의 추리를 여기자에게 들려 준다는 것이다.

구석의 노인은 한가지 버릇은 폴리 버튼에게 사건의 진상에 대한 자신의 추리를 설명하기 시작하면,포켓에서 한 개의 끈을 꺼내,앙상하게 뼈밖에 없는 손가락으로 복잡한 매듭을 묶다가 사건의 진상을 풀면 다시 매듭을 풀어 버린다.
물론 구석의 노인이 지목한 사람이 정말 범인인지의 여부는 알수 없는데 왜냐하면 노인이 여기자 폴리 사이의 단순한 이야기일뿐 다른 탐정들처럼 범인을 경찰에 지목하지 않기 때문이다.따라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단지 폴리 버튼에게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구석의 노인이 말한 추리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보인다-뭐 이를 논리적으로 반박할 만한 실력이 없어 개인적으로 좀 거시기 하다-라고 생각하며 노인의 지목한 인물이 범인이 아닐까하고 부지불식간에 생각할 따름이다.

구석의 노인은 이처럼 음울하고 괴팍한 노인으로 설정되어 있다보니 당시의 명탐정인 홈즈나 브라운 신부와 같은 다른 명탐정들과는 달리 진리추구나 정의를 위해 사건에 관심을 갖지 않는 안티 탐정으로 그려지는데 화자인 여기자 폴리가 왜 경찰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려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멍청한 경찰이 풀지 못하는 복잡 괴기한 사건의 진상을 푸는 것을 즐길 뿐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구석의 노인 사건집의 마지막 작품인 구석의 노인 마지막 사건에서 작가는 이 노인이 살인자임을 암시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서 노인의 정체가 셜록 홈즈의 모리아티 교수와 같은 범죄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독자들에게 심어준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이런 노인의 캐릭터가 작가인 오르치가 일정 기간만 추리 소설을 쓰기 위한 복선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그녀가 자신의 작품중에서 모험 소설인 빨강 별꽃에 비해 구석의 노인은 1~2번 언급한 점에서 알 수가 있다고 여겨진다.

구석의 노인을 흔히 안락의자 탐정의 대표적 하나로 여기는 경향이 많은데 아마도 항상 ABC숍에 안자 화자와 이야기를 하기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 의뢰인이 사건을 맡기기전에는 사건에 대해 독자와 마찬가지로 백지상태인 셜록 홈즈와 같은 다른 탐정과는 달리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노인은 폴리에게 이야기 하기전에 신문에 난 사건의 검시심문 에 참석하는등 사방 팔방으로 조사를 벌이기에 실제로 안락 의자 탐정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생각이다.

셜록 홈즈와 비슷한 시기에 활약하던 구석의 노인의 사건집에 등장하는 트릭들은 대부분 현재 독자들의 시각에서 보면 무릎을 탁치며 감탄할 만한 것들은 없다고 여겨진다.구석의 노인의 사건집은 단편이기에 대개의 트릭은 우리의 무의식적인 편견에 뿌리를 두는데 등장하는 인물들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살인을 통해 가장 이익을 보는 사람이 범인이며 알리바이를 조금 비틀어보면 어떻게 살인을 저질렀는지도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작품을 읽는 또다른 재미는 당시 영국의 범죄 소설의 전형과도 같은 불행한 결혼 생활과 가족 재산의 불공정한 배분등과 같은 그 시대의 모습이나 지하철의 살해에서 등장하는 초기 지하철과 같은 당시의 사회상을 본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단편이다 보니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독특한 노인의 캐릭터와 추론 방법 등이 상당히 재미있기 때문인데 나머지 2편의 단편집-참고로 구석의 노인의 사건집은 일본에서 번역된 것을 중역한 것인데 3편의 단편집중에서 이거 저거를 임의로 선택해서 번역한 작품집이다-도 국내에서 번역되길 희망해 보지만 워낙 국내 추리 독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탐정이라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Good:세상에 유래가 없는 이름없는 명탐정의 첫 등장
Bad:탐정이 범인??
Me:나머지 단편들도 국내에 출간되려나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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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브라운 신부 전집 1
G. K. 체스터튼 지음, 홍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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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문학계에서 추리 소설과 같은 장르 소설은 대체로 충무로에서 심형래 감독과 같은 처지인 3류 취급을 흔히 받는다.그러다 보니 국내에 번역된 추리 소설도 예전에는 극히 드물어 70년대에 나온 세로 일기 동서 추리문고를 찾아 헌책방을 전전하던 매니어들이 2003년 동서DMB가 재간 때 까지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다행히 2천년대 들어 추리 소설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좋아져서인지 상당히 많은 양의 추리 소설들이 번역되고 있지만 아쉽게도 대체로 일본 추리 소설의 번역이 많은 편이다.

이와 같은 국내 출판계의 상황속에서 한 추리 소설작가의 전집이 나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현재까지 추리 소설 작가의 전집이 번역된 것은 명탐정의 대명사라고 불리우는 셜록 홈즈 전집-아마도 홈즈 시리즈는 상당히 오래전에 이미 다 번역된 바 있다-과 자칭 홈즈의 라이벌이라고 자청했던 뤼팽-그러첨 유명한 뤼팽도 2003년인가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권이 다 번역되었다-,그리고 추리 소설의 여왕이라고 불리었던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뿐이다.
앞서 말한 작가들의 작품은 추리 소설의 문외한이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명탐정들이 나오므로 수긍이 가지만 이 외에도 드물게 전권이 다 번역된 작가의 작품이 있으니 바로 G.K 체스타톤이 창조한 브라운 신부가 나오는 시리즈가 전 5권으로 다 번역된 것이다.솔직히 브라운 신부가 추리 소설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인물이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인물일 터인데 출판사가 무슨 생각으로 전집을 출판하려고 했는지 다소 의아스럽기까지 하다.(물론 추리 소설 애독자 입장에선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브라운 신부는 영국의 작가 G.K 체스타톤이 창조한 인물로 특이하게 성직자인 카톨릭 신부인 아마츄어 탐정으로 단편 추리 소설이 주를 이르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홈스의 라이벌로서 매우 중요한 탐정중의 한 사람이다.
범죄사건을 수사하는 성직자라고 하면 브라운 신부 말고도 몇 몇 유명한 인물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윌리엄신부와 <캐드펠 시리즈>의 주인공 캐드펠 수사가 그들로 이들 세 명은 모두 영국인이고, 자신의 신분을 상징하는 옷을 입고 다니면서 뛰어난 통찰력으로 사건의 전모를 꿰뚫어보는 눈을 가지고 사건을 해결한다.비록 <장미의 이름>과 <캐드펠 시리즈>는 모두 중세를 배경이고 브라운 신부가 등장하는 시리즈는 모두 20세기 초반이 무대지만 1910년에 처음 나온 브라운 신부가 성직자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원형 모델로 윌리엄신부나 캐드펠 신부의 직계 선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라운 신부는 아마추어 탐정이자 성직자이고 철학자면서 사색가인 사람으로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가끔은 어리버리해 보이기까지 하는 신부님이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놀라운 통찰력과 날카로운 추리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부터가 독자의 시선을 강하게 잡아끄는데 흔히 브라운 신부의 캐릭터는 '외적 단순함과 내적 섬세함'이라고 정의되는데, 작품의 전체 분위기도 이와 유사하다.
브라운 신부가 등장하는 작품은 약 50편이 넘지만 단편소설 이다 보니 브라운 신부에 대한 자세한 프로필은 작품에서 이외로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브라운 신부의 외모는 상당히 평범한데 책속에는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다.
이 몸집이 작은 신부님은 동부 지방의 전형적인 멍청이철머 생겼고 그 얼굴은 노포크의 명물인 경단처럼 둥글 동굴하고 얼빠져 보이며 눈은 북해처럼텅 흐리멍텅 했다.(브라운 신부의 동심-푸른 십자가중에서)

이처럼 넓은 모자에 함박 웃음을 짓는 땅달막한 성직자로 둥근 얼굴에 둥근 코와 회색의 눈,작은 몸에 신부복을 입고 있으며 시대에 뒤떨어진 크고 꾸불꾸불한 검은 모자를 쓰고 고물스러운 낡고 큰 검은 우산을 언제나 떨어뜨리거나 잊거나 하는 등 외관상은 어디를 보나 서투르고 몹시 느린 궁상스러운 성직자로 밖에 안보이는 이가 바로 브라운 신부로 순진하고 마음씨 좋은 신부님 같은 인상의 브라운 신부지만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어떤 상황하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타고난 관찰력과 날카로운 직감으로 진상을 간파해서 그 즉시 수수께끼 풀기를 해 보인다.

브라운 신부는 푸른 십자가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이때 브라운 신부가 갖고 있던 푸른 십자십자 노리던 것이 바로 시리즈 내내 브라운 신부의 조력자도 등장하게 되는 괴도 프랑보우이다.첫 단편에서 브라운 신부는 괴이한 행동을 함으로써 프랑보우를 쫒던 탐정의 호기심을 끌게 되고 결국에는 이 어리버리한 신부가 십자가를 지키게 되는데 괴도 프랭보우는 한때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범죄자로 강도, 사기, 절도 등의 범죄로 유명한 사람인데 전성기 때는 독일황제만큼 유명했던 인물로 그려지면서 브라운 신부의 초기 작품들에서 브라운 신부와 플랑보는 서로 쫓고 쫓기는 사이로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브라운 신부는 플랑보에게 관대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결국 플랑보는 범죄에서 손을 씻고 브라운 신부의 친구로 변하게 된다.

브라운 신부의 라이벌인 셜록 홈스는 돋보기를 들고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물적 증거를 수집했고 파일로 반스는 사건현장을 분석해서 범인의 기질과 심리적 특징을 간파하고 앨러리 퀸은 소거법을 사용했다고 한다면 브라운 신부의 추리법은 여타의 탐정들과는 다소 차이가 많은 편이다.
보통 사람들의 경우 흥분해서 감정에 치우고 당장 눈에 확 들어오는 이상한 것들에 신경을 쓰는 반면 브라운 신부는 차분하게 그 사건의 일상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가장 당연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셜록 홈즈가 전성기를 누리던 당시의 명탐정들과 달리 브라운 신부는 놀라운 사건을 독자들에게 차분하게 쉽게 설명하는데 뭔가 신기하고 기이한 사건들의 진상을 알고 보면 일상의 진실을 외면하고 돌아보지 않은 우리의 무지때문이라고 찬찬히 아르켜 주고 있다.사건의 핵심은 우리들이 생각지 못한,아주 뻔히 보이는 곳에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단편에서 이런 내용들이 발견되지만 이 책에서는 아마도 이상한 발걸음 소리가 가장 대표적이 아닐까 싶다.

그외에도 브라운 신부는 여타 다른 추리 소설속에 등장하는 다른 탐정들-라이벌인 셜록 홈즈나 20세기 초반에 활약했던 기타의 명탐정들-과 다른 면을 보여주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언제나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잡는다는 탐정 소설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에 억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그래선지 가끔은 본 업인 신부라는 직업을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격언처럼 가끔은 범인을 일부러 놓치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이점이 이 책을 즐겁에 읽을 수 있는 한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라운 신부가 나오는 작품은 모두 단편이어서 장편과 같이 교묘한 복선이 깔려 있지 않아 독자가 그것을 간파하고 범인 혹은 트릭을 맞히거나 수수께끼 풀기를 즐기는 형태의 작품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인 체스터튼이 저명한 종교가인 점을 감안하다면 그는 브라운 신부 시리즈에서 단지 추리소설 독자와 수수께끼 풀기 제안하는 것에 아니라 책의 내용을 통해서 종교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단순한 기계적인 수수께끼 풀이가 아닌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브라운 신부 시리즈와 같은 이런 패턴은 이후 본격 추리 소설 황금 시대에 들어가고 나서는 추리 소설의 한 주체가 되게 된다.

그래선지 국내 독자들에게는 그다지 귀에 익숙하지 않는 브라운 신부지만 추리 소설의 왕이라고 불리우는 앨러리 퀸은 '가장 뛰어난 탐정 3인'의 명단에 브라운 신부를 포함시킬 정도였고 존 딕슨 카아는 자신이 만든 탐정 기드온 펠 박사를 체스터튼과 유사한 인물로 설정했으며 E.C 벤틀리는 자신의 작품인 <트렌트 최후의 사건>에서 이 작품을 체스터튼에게 바친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그 외에도 후대의 대표적인 문인들, 가령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레이엄 그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셜 맥루한, 애거서 크리스티 등은 체스터튼의 작품에 큰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하고 있다을 정도니 체스터튼과 브라운 신부가 추리소설역사외에 일반 문학계에도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 알 수 있을 것이다.

브라운 신부는 21세기인 현재에 들어서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인데 매 단편마다 아직도 읽는 이를 감탄시키는 다수의 트릭을 창안하여 그 결말에 대해 읽는이를 감탄케 해 주기 때문이다.이런 시리즈가 전집으로 다 출간되었다는 점은 추리 소설 애독자로서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추리 소설을 처음 읽는 분들이나 일본 추리 소설만 읽었던 분들이라면 필히 읽어야될 추리 소설의 고전이 아닌가 싶다.

Good:셜록 홈즈와 쌍벽을 이루는 라이벌의 등장
Bad:신부라서 범인을 일부러 안 잡는 경우도 있다
Me:브라운 신부 전집 5권 모두 구매완료^^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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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2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2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영목, 정태원 옮겨엮음 / 도솔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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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은 원래 90년 중반 도솔에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1, 2 두권으로 간행되었던 책을 추리 소설 붐을 타고 양장으로 합본해서 내놓은 작품이다.

이 책은 오래전에 읽었기에 뭐 단편 하나 하나를 리뷰할 수는 없지만 당대의 유명한 추리 작가들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일종의 진수 성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니아을 위한 추리 소설 단편집 답게 많은 작가들의 단편들이 나오는데 우리가 잘 아는 도일이나 크리스티 퀸 외에도 국내에서 한 두권정도 밖에 번역이 안된 샬롯 암스트롱,스탠리 앨런등의 단편들도 있어 국내에 그간 잘 소개되지 않은 서구의 추리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게다가 각 단편의 끝 부분마다 단편을 쓴 추리 소설가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생소한 작가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으니 일석 이조라고 할 수 있다.사실 좋은 추리 소설을 찾는 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모두 대가들의 작품이기에 독자들의 그런 수고를 많이 덜어준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더 좋은 것은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이 현재 거의 반값에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천페이지를 육박하는 양장이다 보니 편하게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읽을 수 없고 책상에 단정히 앉아서 읽어야지만이 책의 파손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단점과 몇몇 유명작가의 단편들은 이미 소개되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모든 단점을 가격이 상쇄하니 이 책이 없다면 필히 구매해야 될것이다.

Good:내용도 좋고 가격도 싸고 뭘 더 바라나?
Bad:책이 너무 두꺼워 읽기가 힘들다
Me:나는 1,2권으로 가지고 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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