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을 통해 동물은 부재 지시 대상이 된다. 동물의 이름과 신체는 고기로 존재하는 동물에게는 부재하는 무엇이다 ...(중략)... 동물이라는 이름은 소비자가 고기를 먹기 전에 죽은 동물의 신체에 다시 이름을 부여하는 언어, 곧 각 부위별 명칭에는 부재하는 무엇이다. (p104)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쩔 수 없이 기억에 되살려지는 것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육식에 대한 폭력성을 대비하기에 앞서 내가 스쳐 지나쳤던 동물에 대한 기억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해체되기 전의 동물, 그리고 해체된 동물, 어쩌면 해체되었을 것 같은 동물.


어릴 때 키우던 개를 생각한다. 이름이 에스였지. 짧은 흰털을 가진 잡종견이었는데 영민한 녀석이었다. 답답할 때 가끔 집을 뛰쳐나갔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제 집을 찾아 돌아오고 우리가 들어가면 야단스럽지 않은 모양새로 컹컹 거리며 다가오던 개였다. 나는 지금이나 예전이나 동물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아주 살갑게 대하진 않았지만, 동물이라든가 반려견이라든가 얘길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걸 보면 어릴 때 추억과 결부하여 내게 꽤 깊숙이 박혀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잘 지내다가 어느날 집을 나간 에스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 때 엄마가 불쑥 말씀하셨다. "어디 개장수한테 잡혀갔나보다... 에스가 우리집에 다시 안 올리가 없는데.." 그 때 내 머릿속에는 개장수라는 것과 보신탕이 바로 연결되진 않았다. 어린 마음에 개장수가 우리 에스를 잡아가서 어떻게 했을까 죽였을까 라고만 생각하고 안타까와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개장수가 데려갔다면... 버~얼써 어느 사람의 뱃속에 들어갔겠다 싶다. (으악) 내 옆에 있던 개가 누군가에게 잡혀가서 죽임을 당하고 나누어져 누군가의 뱃속으로 들어갔을 거란 생각 자체가 뭐랄까. 그냥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되고야 만다. 


그리고 나서 우리집에 새로 들어온 개는 돌이였다. 이름 한번 촌스럽게 지었다 싶지만, 이 개는 긴 갈색털이 산지사방으로 자란 그냥 잡종견이었다. 영민하지도 않았고 그냥 얌전하기만 했다. 어디 뛰쳐나가는 법도 없었고, 그 자리에서 맴맴 돌기만 하는 녀석이었다. 내 동생이 꽤나 예뻐해서 엄마가 너무 돌보기 힘들다고 작은 아빠 집에 보내버렸을 때 울고 불고 하여 다시 데려온 기억도 있다. 돌이는, 우리가 아파트로 이사를 오면서 같이 못 가게 되어 지나가던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잡종견이고 집에 들여 키우기도 힘든 개라 아무리 찾아도 누가 받아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결심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날 그렇게 팔려가던 돌이는, 철제 케이스에 갇혀 바깥으로 주둥이를 내민 채 우릴 쳐다보던 그 눈길을 잊을 수 없다. 슬프다고만 딱 잘라 얘기할 수 없던 그 눈빛. 알고 있었던 거지. 헤어짐과 자신의 (먹힐) 운명을. 어쩌면 내 감정이 이입되어서 더 그렇게 느꼈는 지도 모른다.... 아뭏든,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나는 장면이다.


누구나, 이런 기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개든, 소든, 돼지든... 닭이든... 동물은 살아 숨쉬고 뛰어다니고 내 곁에 와서 몸을 부벼댈 수 있는 뜨거운 피를 가진 생명체인데 그것이 고기로 전락되는 순간, 원래의 그것은 사라진다. 내가 이 책이 정말 고마운 것은, 잊고 싶었거나 몰랐거나 그냥 지나쳤던 그 '생명과 고기 사이의' 과정을 명확히 인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동물과 인간은 똑같이 고통을 받으며 죽는다. 당신이 자기가 기른 돼지를 잡아 먹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죽여야 했으면, 십중팔구 당신은 돼지를 죽이지 못한다. 돼지 멱따는 소리 듣기, 솟구쳐 흘러내리는 붉은 피 지켜보기, 이 광경이 무서워 엄마 뒤로 숨어버리는 아이 바라보기, 동물의 눈에서 죽음의 그림자 보기 등은 당신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그래서 당신은 돼지를 대신 잡아줄 사람을 고용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게토가 지저분하다고 비웃는 부유한 귀족들이 그 고통에 찬 비명을 들었으면, 배고픔에 서서히 죽어가는 어린아이들을 봤으면, 사람들의 사나이다움과 위엄이 교살되는 장면을 목격했으면, 살인을 계속 저지를 수 없었다. 그러나 부유한 사람들은 이런 공포를 겪을 기회가 없다... 만약 당신이 고기를 먹기 위한 동물 살해를 정당화할 수 있다면, 당신은 게토의 이런 실상도 정당화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 어느 쪽도 정당화할 수 없다. (Gregory 1968, 69~70) (p110) 



그래서, 이런 구절, 조금 과하게 비교한다 싶은 이런 구절도 어느 면에선 마음에 와닿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과연 채식주의가 될 것인가, 육식을 줄이게 될 것인가는 자신할 수 없지만, 계속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해보인다. 동물에만 그치는 내용이 아니라 그 하나하나가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억압과 해체와 소비에 대응된다는 것으로 말미암아 더 기억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고기는 늘 권력을 쥔 자가 먹었다. 유럽의 귀족 사회는 온갖 고기로 가득한 음식을 소비한 만면 노동자들은 합성 탄수화물을 소비했다. 식습관은 계급 구분을 명확히 해주며 가부장제에 기초한 구분도 확실히 한다. 2류 시민인 여성이 먹는 음식, 그러니까 채소, 과일, 곡식 등은 가부장제 문화에서 2류 식품으로 여겨진다. 육식에서 드러나는 성차별은 형식은 다르지만 계급 차별로 되풀이된다. 고기는 남자의 음식이고 육식은 남성적 행동이라는 신화가 모든 계급에 스며들어 있다. (p98)


따라서 동물권 옹호자들도 동물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폭력을 묘사하기 위해 은유적으로 여성에게 적용되는 '성폭행rape'이라는 단어를 쓸 때는 주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성폭행이라는 단어를 은유적으로 동물에 적용할 때, 우리 문화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성폭행의 사회적 맥락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이런 선결 조건 없이 단지 동물 억압을 설명하려고 여성 성폭행이라는 단어에 의존하고 마는 은유적 차용은, 결국 가부장제의 근원적 폭력에 맞서지도 못할 뿐 아니라 동물 억압과 여성 억압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도 못한다. 우리의 목적은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는 폭력에 맞선 저항이자 부재 지시 대상을 만들어내는 가부장제 구조의 제거다. (p139)




오늘은 여기까지. 


아직 절반 좀 넘게 읽긴 했어도, 이 책, 좋다. 내 행동에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겠고 (자신은 못하겠지만, 내 일부는 변하리라 본다) 그 전에 내 인식의 지평을 좀 더 넓혀 주는 책이다. 아울러 이 책을 읽으면서 보관함에 푱푱 담은 책들..은...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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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 2021-01-14 16: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돼지고기 찌개감을 500g 사다가 김치, 청국장 끓여서
돼지고기가 아니면 이게 이렇게 맛있겠냐 같은 생각이 지금도 진심으로 들지만
이러던 것도 ˝그땐 그랬지˝ 하게 될 거 같기도 해요. 육식에 대한 관점이 결정적으로 바뀌는 때가
오고 말 거 같은.

한편 그래서 불안하기도.. ㅎㅎㅎㅎㅎㅎ
돼지고기 찌개 먹고 싶은데 아직은요.

붕붕툐툐 2021-01-14 16:35   좋아요 3 | URL
돼지고기가 아니면 이렇게 맛있겠냐에서 공감을 안할 수가 없네요~ㅋㅋㅋㅋㅋ

비연 2021-01-14 20:26   좋아요 1 | URL
아.. 정말 딜레마에요. ㅜㅜ 돼지고기 찌개라고 하니 뭔가 확 당기는..
근데 <육식의 성정치>가 절 쳐다보고 있고..
관점이 결정적으로(!) 바뀌게 될 때 다른 선택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위안.. (먼산;;)

붕붕툐툐 2021-01-14 16: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현대사회는 푸른 풀밭에서 뛰어놀던(실제야 어쨌든) 소, 돼지, 닭이 어떻게 우리 식탁에 오르는지 그 과정을 지우려고 무척 애쓰고 있죠.. 아는 분 딸이 어린 시절 시골에서 닭 잡는 모습을 보고, ˝꼬꼬 불쌍해..... 맛있겠다.˝ 했다는 얘기가 떠오르네요..

비연 2021-01-14 20:27   좋아요 1 | URL
푸하하. 불쌍해.. 에 이어 맛있겠다..가 나와서 빵터짐... ^^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는 과정들이, 그러니까 의식 속에서 생략된 과정들이 너무나 많은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읽는 내내 제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금 회의하게 되는...

청아 2021-01-14 1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덤스 책 읽고 ‘프랑켄슈타인‘ 다시 보게됐어요! 여성작가의 소설인줄도 몰랐구요.저도 푱푱 담아갑니다 ㅋㅋ

다락방 2021-01-14 17:26   좋아요 4 | URL
프랑켄슈타인은 진짜 엄청 재미있어요, 미미님! 제가 그걸 2017년엔가 읽었는데, 그 해 읽은 최고의 소설이라고 페이퍼 썼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청아 2021-01-14 17:36   좋아요 2 | URL
어머 페이퍼 찾았음요! 1년에 한권 읽을 수 있음 이 책이라니 저 또 조급해집니다!!

다락방 2021-01-14 17:43   좋아요 3 | URL
아니, 찾아보실거라 생각했다면 제가 링크 드릴걸 그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님이 프랑켄슈타인 읽으시면 어떤 감상을 들려주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꺅 >.<

비연 2021-01-14 20:28   좋아요 2 | URL
저도 예전에 다락방님이 쓰신 <프랑켄슈타인> 관련 글, 기억나요...
한번 읽어봐야지 할 정도로 뽐뿌질 막 느끼게 하는 페이퍼였는데^^

미미님. 푱푱~ 자꾸 하시면..ㅋㅋㅋ 어느 새 보관함이 그득... 자꾸만 사게 되는 스스로를 발견... 흠냐.

다락방 2021-01-14 1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은게 겹치네요, 비연님. 아마도 겹칠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말예요.
언급하신 것처럼 내 인식의 지평을 좀 더 넓혀주는 책이라서 읽기에 신나고 흥분되는가 봅니다. 업튼 싱클레어의 정글은 절판이라 번역본을 구할 수가 없어 아쉬워요 ㅠㅠ

비연 2021-01-14 20:30   좋아요 1 | URL
아 그런가요? ㅎㅎ 비슷한 데가 좋았던 모양이네요.

<정글>은 번역본을 구할 수 없길래.. 세상에. 이 책은 왜 절판이 된 것이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원서를 보관함에 담긴 했는데.. 그냥 번역본이 다시 나와주십사.. 하는 게 솔직한 심정 ㅜ

han22598 2021-01-14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엉뚱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잡아먹을 동물을 짐승이라고 따로 구별해서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슬픈 이름 짐승 ㅠ

비연 2021-01-15 01:55   좋아요 1 | URL
짐승.. 그럴 수도. 그런 짐승이란 단어가 인간에게 적용될 때는 반대 입장이 되는 게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syo 2021-01-15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멍뭉이 이야기만 나오면 높아지는 나의 집중력.....

비연 2021-01-15 01:48   좋아요 1 | URL
역시나 멍뭉 하면 쇼님...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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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이 좀 떨어진다 싶긴 하지만, 데커가 (수없이 머리를 두들겨 맞으면서) 공감각이 살아나면서 주변 사람과의 유대관계가 깊어지는 과정은 좋다. 주인공의 내적 성장이 시리즈물의 재미를 더해준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 시리즈는 좀더 길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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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1-14 0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둘두둘 맞은 후 유대감이 깊어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맞을 머리가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ㅠㅠ

비연 2021-01-14 13:1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이 책에서 나온 ‘두들겨 맞는‘ 걸 보면 생각이 바뀌실 지도...ㅎㅎㅎ;;;;
 

 

어제, 그러니까 난 세탁기에 세탁물을 넣고 돌렸더랬다. 근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 세탁기가 어느 순간 정지 상태로 공회전하는 것 같더니만, 결국 에러 메시지를 남긴 채 장렬히 서버렸고 난 이 급작스러운 사태에 허둥지둥 매뉴얼을 꺼내 들었다. 그러니까 이 메시지는 '급배수가 막힘' 이란 뜻이라니 물을 빼고 필터를 청소하고 다시 돌렸다. 아. 같은 시점에 다시 에러 메시지와 함께 장렬히 서고. 이렇게 매뉴얼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몇 번 시도하고 나니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갔으나.. 세탁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서둘러 AS 센터에 전화했으나 토요일은 1시까지만 접수를 받는다는 기계음이 들리고. 좌절.

 

결국 그 탓인지, 기진맥진하여 어제 하루는 소위 말해 공쳤고... 꿈자리도 사나왔다. 애시당초 꿈을 잘 꾸지 않는 나인데 어제는 길게 꿈을 꾸었다. 우리집에 사람들이 놀러와 마구 어지럽히며 노는데 나는 뭔가 자꾸 어지럽고 잠만 오고 무기력하여 허우적거렸다. 그러다 잠시 잠들었다가 깨보니 아침이었고 (꿈에서 ㅜㅜ) 그런데도 우리집에 사람들이 여전히 가득한 거다. 그러니까 다 여기서 잤다는! 놀래서 이 방 저 방 다 기웃거리는데 그들의 잔해가 어지러이 놓여 있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몸만 빠져 나가고.. 나는 이걸 언제 다 치우지 라는 고뇌를 안은 채 속상해하다가... 깼다.. 머리가 너무 아팠고 심장은 벌렁거렸고... 그렇게 뜨거운 물에 들어간 깨구락지 마냥 (이런 표현... <육식의 성정치>를 읽고 나면 써서는 안되는 표현인데..쩝) 침대 위에 망연자실, 벌러덩 누워 있다가 10시 쯤 겨우 일어나 없는 입맛을 되살려 토스트를 굽고 사과를 깎고 커피를 내리고.. 겨우 아침을 해치웠다.

 

내일 AS 센터에 전화걸어 해결해달라고 하면 되지 뭐. 라고 생각하면서 어쨌든 평안을 되찾고 싶었으나.. 이 생각이 머리 한 구석에 껌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는 거다. 에휴. 그래서 일요일도 계속 찜찜한 상태로 계속 버티고(!) 있다. 생활인은 힘들어. 전자제품 고장나니 세상만사가 힘들어보이는 것은... 문명의 폐해인가.

 

 

 

 

 

 

 

 

 

 

 

 

 

 

 

 

게다가 이 책을 읽다보니, 갑자기 냉장고에 들어찬 고기가 싫어져서 지금 끼니를 때우는 것이 어려운 지경이 되어 버렸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고기에 의존해 살았는가를 여실히 느끼고 있다. 그냥 밥때가 되면 가장 쉬운 게 고기를 꺼내 살살 구워서 먹는 거였구나.. 이걸 못 먹겠다 싶으니 도대체 뭘 먹어야 하지 하다가 그래도 먹을까 하다가.. 아 근데 방금 읽은 부분이 걸려 뭐 이런 생존적 고뇌를 안고 요 며칠을 살고 있다. 냉장고도 고장났는데 먹는 것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지경. 오호. 통재라.

 

이 책도 서문이 무지하게 길다. 길다기보다는 여러개다. 처음에 내고 10년 뒤에 또 내고 또 10년 뒤에 낼 때마다 서문을 썼으니. 처음 책을 낼 때 태어난 둘째가 20년 뒤엔 채식 레스토랑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육식의 성정치'란 무엇일까? 여성을 동물화하고, 동물을 성애화하고 여성화하는 태도이자 행동이다. (p17)

 

명확하다. 이 책은 아마도 이 정의를 구체화하고 자세히 설명하는 데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명확하다. 책제목을 보고 이건 뭐지? 라고 생각했던 또 하나의 고뇌가 이 한 구절로 그냥 없어져버렸다.

 

 

모든 동물 가공 식품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Veganism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상상하는 채식주의는 우유와 달걀조차 먹지 않는 식사다. <육식의 성정치>는 동물 암컷이 재생산 과정에서 당하는 착취를 표현하는 특수 개념인 '여성화된 단백질feminized protein'을 사용한다(이를테면 우유와 달걀은 암컷의 몸에서만 생산된다). 대부분의 식용 동물은 다 자란 암컷이거나 어린 동물이다. 동물 암컷은 살아 있을 때와 죽은 때에 이중으로 착취당한다. 글자 그대로 고깃덩어리다. 동물 암컷은 자기의 여성성 때문에 억압당하고 대리 유모가 된다. (p40)

 

 

몰랐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렇게 글자로 박혀 있으니 동물의 암컷과 사람의 여성이 다를 바가 없다는 전제가 생기고 그렇다면 나는 우유와 달걀도 먹으면 안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 버렸다. 냉장고 안에 있는 15구짜리 달걀과 그제인가 주문한 우유가 생각난다. 난 이것들로 프렌치 토스트를 해먹고자 했다. 식빵에 달걀과 우유를 듬뿍 묻혀 구워낸 토스트 그것. 그러니까 내 뇌에서 음식이란 걸 생각하면 이 한계를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인데, 나는 이 <육식의 성정치>를 읽고 있는 것이다.

 

 

동물권과 페미니즘은 모두 먼 미래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붙박이 불침번을 필요로 한다. 만약 두 경우에서 모두 억압과 근원과 목적지가 지배라면, 견실한 행동주의자들은 모든 형태의 무정형 착취에 맞서 싸워야만 한다. 작가 카슨 매컬러스Carson McCulers의 말을 빌리면, 우리가 만진 모든 것은 다른 존재들이 겪은 고통의 결과다...(중략)... 캐럴 애덤스는 제도화된 폭력을 받아들이는 우리 삶의 핵심에 다다른다. 동물 학대를 지탱하는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먹여 살리는 논리적 근거 말이다. (p61)

 

 

자꾸만 공감이 가게 되고... 지금 1부 4장을 읽고 있는데.. 이 책 읽는 동안엔 적어도 고기 먹긴 글렀다 싶다. 일단 1부 다 읽고 다시 페이퍼 올리기로 하고.. 이제 다시 세탁기 고장과 육식 못먹는 상태의 점심에 대한 존재론적 고뇌로 되돌아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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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1-10 15: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탁기 반쯤 고장난 1인으로서 공감이 많이 가는 페이퍼입니다. 저도 육식의 성정치를 읽으면 고기를 더욱 덜 먹게 될거 같은 느낌입니다. 지금 있는 책들을 다 읽으면 그 다음 순번에 있는 책인데.. 순번이 오긴 오겠죠?;;;
다 잘 됩니다~ 마음을 쓰나 안 쓰나 결과는 다 잘되니 마음 푹 놓고 남은 주말을 즐겨 보아요:)

비연 2021-01-10 15:17   좋아요 2 | URL
붕붕툐툐님.. 위안이 많이 되는 댓글을 남겨주셔서 감사..^^ 세탁기라는 문명의 이기가 절 이렇게 고뇌스럽게 할 줄 몰랐는데 참으로... 고쳐지겠죠. 그렇게 믿고 잘 지내보기로 ㅎㅎ <육식의 성정치>는 잘 쓴 책임은 틀림없는 것이, 읽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육식에 대한 거부감이 깃들게 된다는... 그러나 읽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어쨌든 모른 척 지나칠 수는 없는 내용인 듯. 육식을 멀리 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지라도ㅜ 좋은 일요일 보내세요, 붕붕툐툐님!

수이 2021-01-10 15: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막 다 읽었는데 책을 버리고 고기를 선택했어요. 훌륭한 책인데 읽는 내내 뇌는 다 알겠는데 강하게 거부 반응이 일어나더라구요. 그래서 읽고 고기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이 구절들이 제게 와닿지 않아서 죄책감 없이 고기를 먹어버렸다는. 동물과 고기 사이에서 인간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지 마땅히 알면서도 이게 행동까지 나아가진 않더라구요. 아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인가 싶어서 좀 좌절하다가 일단 좀 더 공부하자 싶은 마음에 한쪽으로 치워두었어요.

비연 2021-01-10 16:10   좋아요 1 | URL
헉.. 이미 다 읽으신!!! 저도 어쨌든 먹기는 하는데 마음 한켠 이전엔 없던 죄책감이 생긴다고나 할까..ㅜㅜ 좀더 읽어봐야 할 듯요~ 워낙 고기를 좋아해서 확 취향을 바꾸긴 힘들 것 같고.. 좀 생각하며 먹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붕붕툐툐 2021-01-10 20:01   좋아요 1 | URL
잘하셨어용~~ 수연님이 그러셨다니 위로가 되네용~~ 저는 억지로 더 안 먹으려고 하면 오히려 요요 오더라구요~ 서서히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받아 들여지면 그 때하면 되죠~!! 이번 생애 안되면 다음 생으로..ㅋㅋㅋㅋㅋ

비연 2021-01-10 20:35   좋아요 1 | URL
븅븅토토님... 흠.. 다음 생에 해도 되겠....죠....?? ^^;;;;;;

붕붕툐툐 2021-01-10 20:39   좋아요 1 | URL
아.. 비연님, 당근입니다!! 나에게 너그러운게 최고예요~ 그 후에야 다른 존재들에게도 너그러울 수 있으니까요!!^^

고양이라디오 2021-01-14 10:42   좋아요 1 | URL
저도 채식주의를 지지하고 채식주의자를 존경합니다만... 저도 이번 생에 채식주의는 힘들 거 같다는...

비연 2021-01-15 01:57   좋아요 0 | URL
고양이라디오님... 저도 사실은.. 이 책만 벗어나면 다시 육식의 세계에 머무르게 될 듯한.. 넘 스스로를 강박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ㅠㅠ

scott 2021-01-10 15: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강추위에 비연님 세탁기 까지 . 꿈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부디 as 센터에서 고쳐주시길 바래요

비연 2021-01-10 16:09   좋아요 2 | URL
으흐흑. 고쳐주시겠죠? 그냥 믿고 편히 쉬려 해요 ㅠㅠ

유부만두 2021-01-10 16: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세탁기도 (아마 급수관과 배수관이) 얼었어요. 빨래는 쌓여가고 내 맘은 에헤라 ... 에요. 이럴땐 게으른 성격이라 견딜만합니다;;;

비연 2021-01-10 16:42   좋아요 1 | URL
아 요즘 세탁기가 말썽 부리는 시즌인거군요 ㅠㅠ 그러려니 하고 견뎌야하겠다는... 쩝쩝;;;;;

붕붕툐툐 2021-01-10 20:02   좋아요 0 | URL
게으른 성격 소유자 여기도 한 명 추가요!!ㅎㅎ

고양이라디오 2021-01-14 10:40   좋아요 1 | URL
저희 세탁기도 같은 증상이었는데 아마 얼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ㅎ

비연 2021-01-15 01:58   좋아요 0 | URL
다행히 AS를 부르지 않고도 해결이 되었어요! 아주 살짝 얼었었나 봅니다 :)

레삭매냐 2021-01-10 19: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곳곳에서 빨래 전쟁이 벌어졌는데
비연님네 댁에서는 아예 세탁기가
장렬하게 전사하는 시츄라니...

얼마나 스트레스에 시달리셨으면
꿈에까정!

모쪼록 책으로 심란한 마음을 달래
보시길 조심스레 권해 봅니다.

비연 2021-01-10 20:32   좋아요 1 | URL
책으로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고 했는데 <육식의 성정치>를 읽으면서 더 심란해진 ㅋㅋㅋㅋㅋㅋ
아 다른 책을 읽어야겠어요 ㅎㅎ

공쟝쟝 2021-01-10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앍 달았던 댓글이 사라졌어영 ㅠㅠ
비연님의 와인과 스테이크 사랑을 알기에 저는 눈물이 납니다 ㅠㅠ

붕붕툐툐 2021-01-10 20:0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와인과 스테이크의 조화가 갑자기 확 와닿습니다...

비연 2021-01-10 20:32   좋아요 1 | URL
눈물...ㅜㅜ 와인 안주로 이제 뭘 먹어야 할까요. 치즈도 안되고..
견과류와 과일로만? 흐미...ㅜㅜ

다락방 2021-01-10 2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앗 비연님은 열심히 읽는 중이시고 수연님은 다 읽으시고.. 저는 주말 내내 조카들하고 노느라 독서랑 세이 굿바이 였어요.
세탁기 빨리 고쳐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조카들 돌아간 저녁, 와인과 김치찜(?) 먹고 있어요.. 육식의 성정치는 좀 더 있다가..

비연 2021-01-10 20:33   좋아요 1 | URL
와인과 김치찜... 뭔가 부조화스럽지만 또 조화로운.. 어쨌든 부러운.
<육식의 성정치>는 좀 이따 읽는 게 좋을 것 같은... 육식을 멀리 하게 되니 먹을 게 없어지는.

syo 2021-01-15 0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비연님 무의식에 영향을 크게 끼치긴 끼쳤나봐요.
고장 난 건 세탁긴데, 다시 돌아오지 않은 건 ‘냉장고‘야....

비연 2021-01-15 01:49   좋아요 1 | URL
헉.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 이런. 요즘 <육식의 성정치> 때문에 냉장고 안의 고기를 자꾸 생각해서인가....ㅠ 내일 pc 들어가 고치리라. 아 나의 무의식..ㅠ
 
두 늙은 여자 - 알래스카 원주민이 들려주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짐 그랜트 그림, 김남주 옮김 / 이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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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환경도 사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나이 탓에 환경 탓에 주저앉아 버린 내가 중요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한 소중한 책이었다. 두 늙은 여자의 우정이 아름다왔고 고군분투 끝에 찾아낸 안정에 응원을 보냈다. 그리고 자신들을 내친 사람들을 용서로 다시 받아들이는 것에 뭉클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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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9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9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올해는 기필코 책을 덜 살 것이다. 읽지 않고 쌓여 있는 책 무더기들을 바라보며 올해 초에 결심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만 사기로... 결심. 결심. 그리고 1월에 한 번 밖에 없는 구매찬스를 썼다. 벌써 도착. 다음은 2월이다. 불끈!

 

 

 

 

 

 

 

 

 

 

 

 

 

 

 

 

 

이건 내가 읽으려고 산 건 아니다. 엄마의 부탁. 엄마는 예전 범우사 판으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를 두 번 정도 읽으셨다. 읽어도 읽어도 좋다며 이번에 간만에 또 읽겠다고 펼쳤더니 판형이나 글씨가 눈에 잘 안 들어온다고 최근에 나온 책으로 다시 사달라고 연락을 하셨다. 찾아보니, 의외로 <율리시즈> 번역본이 별로 없었다. 일단 범우사 새로 나온 것을 사긴 했지만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동서문화사 것도 있던데 개인적으로 동서문화사의 번역이나 편집 상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쉬운 대로 범우사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재미있다고 한번 읽어보라고 엄마는 말씀하시는데.. 엄마. 4권 짜리 책을 읽을 여유가 지금은 없네요. 조금 이따가. ㅜ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여성주의 책 함께 읽기 3월 책이라 미리 샀다. 보면서 긴장하려고. 확실히 긴장되기는 한다. 책 표지부터가 빨갛고 두께도 두껍고. 3월이 기대되면서도 부담스러워지는 이 느낌이란. 하지만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있던 것이고 이렇게 같이 읽지 않으면 한 권 뚝딱 하기 어려운 내용인지라 3월에 필승. 하기로. 이라영 독서 에세이는 어디선가 재미있다고 해서 샀다. 제목이 맘에 들기도 하고. 이 분, 유튭이나 알라딘 TV인가에서도 말을 잘 한다고 하던데. 한번 읽어보기로.

 

 

 

 

 

 

 

 

 

 

 

 

 

 

 

 

 

 

 

정세랑의 책은 이미 한 권 사둔 게 있다. <지구에서 한아뿐>. 아직 안 읽었다 (ㅠ). 그럼에도 이 <시선으로부터>를 또 산 건, 이 책이 갑자기 더 재미있어 보였기 때문이라고... 민망스럽게 고백한다. 어쨌든 둘 중의 한 권은 조만간 읽을 생각이다. 정세랑이라는 작가의 글이 도대체 어떻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그녀, 클로이>는 수연님의 페이퍼를 보고 고른 책이다. 마르크 레비의 책은 처음인데, 일단 출판사가 '작가정신'이라는 것에도 믿음이 가고 내용 자체도 내가 선호하는(?) 내용이기도 해서 선듯 골랐다. "다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코미디" 라니. <좋았던 7년>은 이스라엘 작가의 글이다. 누군가의 글에서 이 책이 너무 좋아서 여러 번 봤다는 대목을 읽고 (장강명의 글이었던가. 또 장강명?) 집어 보았다. 이스라엘 소설가라고는 아모스 오즈만 접한 터라. 어떨까 궁금하다. (궁금한 것도 많다, 비연..ㅜ)

 

 

 

 

 

 

 

 

 

 

 

 

 

 

 

 

이 책은 작년부터 계속 알라딘 서재에서 많은 분들이 좋다고 올려서 사서 봐야지 라고 내내 생각했었다. 그 생각이 깊었던 걸까. 이걸 친구네 서점에 신청한 걸 깜빠닥 잊고 알라딘에서 또 사버렸다.. (이넘의 정신ㅜ).. 그러니까 나에게 이 책이, 새 걸로 두 권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아 정말. 우짜지. 어쩐지 사면서 뭔가 기시감이 느껴지더라니. 한 권은 올케한테 선물로 줄까. 조카는 다 커서 이제 어린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주면 좋아할라나. 흑.

 

 

 

 

 

 

 

 

 

 

 

 

 

 

 

 

 

도시사회학 연구자의 글이고, 2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기도 하다. 내용이 흥미롭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묶었는데,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여성 도시 노인의 생애사적 특징과 재활용품 수집이라는 일을 통해 가난을 들여다본다.. 라고 책소개에 나와 있다. 가난이라는 것. 노인이라는 것. 인생이라는 것.. 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책으로 보인다.

 

 

 

 

 

 

 

 

 

 

 

 

 

 

 

 

크크크. 잠시 멈추었던 만화책 수집을 다시 시작해볼까 한다. 소년탐정 김전일은 애장판으로 13권까지 있는데 14권부터 다시 모아야지 싶고. 이걸 e-book으로 보는 건 어떨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하드카피로 모으기로 결정했다. 만화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간식을 먹는 재미가 쏠쏠해서 말이다. 물론 넘 길어서 소장하기 힘든 책들은 e-book으로 볼까 싶기도 하고.  

 

 

 

 

 

 

 

 

 

 

 

 

 

 

 

 

이 책은... 내게는 필요없는 책이지만... 요즘 학생들은 논문 작성하는 것도 가르쳐줘야 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한 권 구입했다. 물론 내가 그냥 정리할 수도 있으나, 아무래도 좀더 깊이있게 얘기해주려면 책 한 권 정도는 참조해야지 하는 마음에. 요즘은 학위/학술논문 작성 컨설팅이 유행이라는데. 인터넷 들어가서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이걸 유료로 컨설팅하는 업체가 여럿이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 우리 때(라니까.. 뭔가 라떼는.. 이 생각나서 이렇게 말하기는 싫지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요즘은 뭐든 누군가의 강의를 듣지 않고는 습득이 안되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다시 라떼는..) 선배들과 교수님이 하는 걸 잘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머리 속에서 정립되는 그 무엇이 있어서 그걸로 논문을 썼었는데 말이다. 아뭏든 세상이 변했으니 적응해야지... 학생들에게 유료 컨설팅 받으려 하지 마라, 내가 다 가르쳐줄게 라고 큰소리 빵빵 쳐서.. 부담이 좀 된다.

 

 

_________

 

 

이 정도면, 한 달에 한 번만 구입해도 되지 않을까. 여러 권 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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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1-08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머님 닮아 지적이었군여! 멋짐폭발♡ 저도 언젠가 다른 출판사로 다시 읽어보고싶어요.
저에겐 율리시스는 ‘눈을 감고 보라!‘이거 하나 남았어요ㅋㅋㅋㅋㅠ

비연 2021-01-08 14:51   좋아요 2 | URL
아.. 제가..지적.. 이진 않지만.. ^^;; 엄마가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 건 저도 신기.
미미님은 벌써 읽으셨군요! 다른 출판사에서도 번역되어 나오면 좋겠는데...

단발머리 2021-01-08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는 평생 한 번 읽기도 어려운 책 아닙니까. 어머님은 진정한 독서인이십니다!!! 근데 진짜 표지가 너무 옛스러운데요 ㅎㅎㅎㅎ

비연 2021-01-08 14:52   좋아요 2 | URL
엄마가 책을 워낙 좋아하셔서.. ㅎㅎㅎ 제가 그 영향을 좀 받은 듯.
표지가 정말이지... 범우사는 표지 디자인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

Falstaff 2021-01-08 14: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율리시즈>는 예전 독수리 그림 범우사 세 권짜리 금속활자본을 가지고 있고 읽었는데요, 범우사가 금속활자 시대에서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거의 기적적으로 망가진 것이 바로 오탈자, 교정수준입니다. <율리시즈>를 계속해 번역하지 않는 OECD 국가, 아마 대한민국 말고 별로 없을 듯합니다.
이 책,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어렵긴 좀 어려운데, 못 읽을 수준 아닙니다. 너무 쫄지 마시고 한 번 도전해보세요. ^^
걍 열일곱 편의 중단편과 한 편의 희곡을 읽는다고 생각하시고 하루에 딱 한 개 씩만 해치우면 한 달 안에 끝낼 수 있습니다. ㅋㅋㅋ

비연 2021-01-08 14:53   좋아요 3 | URL
Falstaff님도 읽으셨군요! 저도 이번에 찾아보면서.. <율리시즈>같은 책을 민음사나 열린책들이나 등등등의 문학전집 펴내는 출판사에서 왜 외면하고 있지? 라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Falstaff님이 안 어렵다고 하시니.. 흠.. 제게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흠... 가까운 시일 내에 한번 도전해볼까 싶기도 하고..ㅎㅎ;;;;

Falstaff 2021-01-08 15:16   좋아요 6 | URL
아마, 모르긴 몰라도, 김종건 선생이 워낙 제임스 조이스를 꽉 쥐고 있어서 후학들이 감히 번역을 하겠다, 즉 선생을 극복해보겠다고 나설 수 없어서... 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의 문제점은, 사실은 선생을 뛰어넘는 후학이 있음에도, 새로이 조이스를 번역하겠다고 나서기가 쉽지 않는다는 것입지요.
비슷한 예가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번역하기 위해 유재원은 이윤기의 죽음이 필요했을 수도 있었지 않나 싶어요. 이윤기와 유재원이 절친한 사이였음에도(함께 크레타 섬에 있는 카잔자키스의 무덤에 가서 한국 소주와 북어 놓고 절 두 번 반, 성묘한 건 사실입니다), 완전 야사라서 증명할 수 없는 유언비어인데요, 이윤기가 자기 죽기 전에 번역하지 말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거든요. 이윤기의 조르바는 그리스어-불어-영어-한국어의 3중역이고, 유재원의 조르바는 직역임에도 불구하고요.
우리나라 문학계가 대충 이렇습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는 전제로 말하자면 말입니다.

비연 2021-01-08 16:37   좋아요 0 | URL
아.. 김종건 선생님이 제임스 조이스로 유명한 털사 대학교를 나오셨길래 이 분야 대가구나 하긴 했었는데.. 그런 점이 있군요. 학계라는 것이, 더 경직되어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이윤기 선생님의 이야기도 사실이라면 아니 사실이 아니어도 그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고. 조금 씁쓸합니다...

페크pek0501 2021-01-08 14: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율리시즈를 포기. 너무 읽을 분량이 많아서요.
그러나 내용은 궁금합니다. ^^

비연 2021-01-08 14:53   좋아요 2 | URL
그쵸. 넘 길어요.. 도대체 몇 권짜리 책을 읽어낸다는 게 요즘은 더 힘든 것 같아요.
저도 내용이 궁금한데. 이게 내용을 설명하긴 좀 힘든 내용인 듯 ㅎㅎㅎㅎㅎ

몰리 2021-01-08 15: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대화가 <율리시스>에 집중...!
저도, 헉! <율리시스> 읽는 어머니!
우리 세대에도 읽은 사람 극히 희귀할 텐데요.
예전 어느 친구 부친이 오래 진보정당 지지자였던 것에 (그 친구는 민주당)
모두가 놀라던 기억이 납니다.

비연 2021-01-08 16:38   좋아요 1 | URL
그..그러게요.. 제가 읽으려고 샀다는 책에는 그닥 관심이 없으시고.. <율리시즈>에만... (비연무룩)
친구분 부친이 진보정당 지지자였다는 게 더 놀랍습니다만, 허허.
저는 제 친구가 골수보수라..(이걸 보수라고 해야할지..) 요즘 난감한 상황인데 말이죠 ;;;;

라로 2021-01-08 15: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제목보고 웃으면서 페이퍼 읽어요. 아니 그럼 어머님은 율리시즈를 세번째 읽게 되시는 거에요?? 저는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데요. 유명한 책 중에 이제 겨우 코스모스 읽었는데 말이죠. 👍 올리신 리스트에서 저는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하고 <가난의 문법>요!! 하아 그런데 선편으로 받은 책 이제 겨우 읽고 있고요, 전자책으로 20개나 산 책은 아직 다운도 안 받았어요. 🤣🤣🤣🤣🤣 그런데 장바구니에 벌써 40권 정도 담아놨;;; 미챴나봐요. ㅠㅠ 이래서 알라딘에 들어오면 안 된다니까!!!!😰😰😰😰😰

비연 2021-01-08 16:39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목이 참..ㅎㅎ 맨날 안산다 안산다 하면서 사대는 책이라니.
<코스모스>는 저도 어릴 때 읽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 한번 다시 읽어볼까 싶어요.
근데 전자책으로 20개에, 장바구니에 40권! 흠.. 라로님. 알라딘에 들어오면 안된다는 말씀에 지극한 공감이;;
(저도 보관함에 담긴 책 숫자 보면.. 한숨 폭.. 그냥 다 확 사버릴까 싶다가도... 마음을 누르고)

2021-01-08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8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21-01-08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갖고(만) 있는 합본은 김종건 역이네요. 표지가 멋져서 맘에 듭니다.

비연 2021-01-08 17:32   좋아요 0 | URL
아. 합본도 있었군요. 분권한 표지는 정말 고풍스러운데(ㅜ) 합본 표지는 어떤가 문득 궁금.

수이 2021-01-08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르쳐주세요 비연님_ ㅇ-ㅇ 율리시스 율리시스 언제 읽어야죠. 넘 읽을 책 많아요. 율리시스 읽는 어머님이라니 너무 멋지다...... 이라영 에세이 깜박했는데 2월 책 사면서 넣어야겠어요.

비연 2021-01-08 19:28   좋아요 0 | URL
흠흠.. 수연님.. 저..저도 알 수가 ...;;;;; 언젠간 읽어야죠, 그럼요 그럼요 (먼산..;;;;)

Falstaff 2021-01-08 22:19   좋아요 2 | URL
아, 글쎄 지금 당장 읽으셔도 된다니까요. 넘 쫄지 마세요. 지가 기껏해봤자 소설밖에 더 됩니까. 읽다가 못 읽겠으면 그건 수연/비연 님 책임이 아니고요, 조이스 책임이라니까요! ^^

비연 2021-01-08 23:17   좋아요 0 | URL
ㅋㅋㅋ Falstaff님의 응원에 힘입어, 조만간 도전해보기로! 조이스 책임이니까요 그럼요 그럼요.

공쟝쟝 2021-01-08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필코 더 많이 사겠다가 아니라는 사실이 ㅋㅋㅋㅋ 놀라워요! 저는 올해 첫 책은딱 한권 샀어요 (소심) 미리 책 사도 미리 읽기는 없기입니다! (3월, 3월의 책 말이예용)

비연 2021-01-08 19:30   좋아요 0 | URL
제가 그 책을 받고 바로 든 생각. ‘이걸 과연 읽을 수 있을까?‘... 그러곤 책장에 바로 퐁당.
3월 초에 펼칠 수나 있을 지 모르겠어요. 넘 두껍... 800페이지가 넘... (흑)

블랙겟타 2021-01-08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학생때까지는 김전일 열심히 봤거든요 그 이후론 고등학생때 코난으로 갔다가 탐정학원q로 갔다가 지금은 보는게 없네요 ㅋㅋㅋ

저도 만화책은 종이로 봐줘야 그 맛이 산다고 생각하지만 책장 압박으로.. e북 나오는 건 e북으로 사고 있어요

비연 2021-01-08 23:12   좋아요 1 | URL
제가 김전일류를 좋아해서 코난도 좋아하고.
다른 건 소장하기 부담스러워서 e북으로 사볼까 싶지만, 이 시리즈는 소장하기로 결심. ㅎㅎㅎ

파이버 2021-01-09 0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전일... 초등학생 때 사촌오빠 방에 있던 만화책을 열심히 탐독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나네요ㅎㅎㅎ ‘어린이라는 세계‘는 저도 샀어요~ 기대중입니다^^! 알라딘에서만 사면 같은 책을 또 안 살 수 있는데 가끔 동네서점에서 구입하면 책이 겹치더라구요. 저도 몇번 그런적 있었어요ㅠㅠ

비연 2021-01-09 00:28   좋아요 1 | URL
아.. 파이버님. 다행입니다. 저만 까먹고 두 권 사고 그러는 게 아니었군요..^^;;;; 친구 서점에서 산 책과 알라딘에서 산 책, 같은 두 책을 나란히 두고 고민 중이에요. 우짤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