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오디오북으로 이 책 선택해 보았다. 

두 권 택할 수 있는데 이걸로 시작. 많이 듣던 때는 하루 3시간, 심지어 8시간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는...) 

듣기도 했었지만 요즘은 애써야만 1시간 정도라 끝내지 못한 오디오북들이 쌓여 있다.


니나 콜린스는 갱년기가 시작하면서 그녀 자신 예상 못했고 주변에서 경고도 없었던 여러 어려움들을 

겪게 되는데, 그에 대해 비슷한 상황 여자 친구들과 페이스북 그룹에서 대화를 시작한다. 그 그룹 이름이 

What would Virginia Woolf do? 이 그룹은 친구들의 모임에서, 친구들의 친구들의 모임으로, 알아서 찾아온 

모르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확장되었다. 


시작할 때, 외모, 패션, 다이어트 주제 얘기가 많다는 걸로 반감을 갖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한다. 

그리고 그런 주제에 관심이 많지만 동시에 자신이 진지한 페미니스트이며 대학원에서 20페이지 길이 

버지니아 울프 주제 페이퍼도 쓴 적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사실 그녀의 위와 같은 말에서부터 좀 유보하는 심정 되었다. 똑같은 얘기를 다르게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녀가 한 것 같이 한다면 옳지 않다.... 까지는 아니라면 어쨌든 적어도 '좋지 않다' 심정이었다. 


본격적으로 책이 시작하면 

실제로 외모, 패션, 다이어트 주제 얘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이게 버지니아 울프와 무슨 상관입니까. 울프 여사가 반대합니다...  

(.....) 설마 책 전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책의 앞부분에서 중년, 노년과 함께 오는 

패션 감각의 위기, 외모의 몰락, 다이어트의 실패 등에 대해 끝없이 이어지는 말들을 듣고 있자니 

반감이 인다. 


남자가 중년의 위기, 노년의 위기에 대해 생각할 때 

이 정도로 패션, 외모, 다이어트에 대해 생각할까? : 하고 진지하게 자문했다. 

그것들에 대한 몰두가 존중받을 수 있는가? 존중받기 어렵다면, 그게 실은 이 문화의 실패인가?  


여성의 노화와 죽음에 대해 

난해함과 깊이로 독자들을 기절시킬 

저세상 성찰들을 울프를 경유하면서 주는 책이었다면?! 

그 성찰은 존중받을 수 있는가? 이 역시 존중받지 못한다면, 역시 그것도 이 문화의 실패인가. 





이 책이 그 방향에 가까운 책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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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fix. 유튜브 많이 보게 되면서 발견한 이 채널. 

구독자 3백만이 넘는다. 영상이 거의 저런 식이다. top 10, top 5, 무엇무엇. 

가장 잘 만든 롱테이크. 가장 비범한 모놀로그. Watchmojo, 이젠 대기업 된 거 같은 이 채널에서도 

이 형식으로 영화 관련 내용 영상 많이 만들지만 왓치모조는 피상적이고 표준적이고 그런 반면 

cinefix는 거의 모든 컨텐츠에 뭔가 놀라운 면 있다. 진행자의 진행 방식은 유튜브가 표준화시킨 

그 방식이지만, 내용이 적어도 영화학 전공 대학원생들이 쓸 거 같은 대본. 세상에 아직 안 본 영화가 

없게 하기 위하여 살고 있는 인간들이 쓰는 거 같고, 그와 함께 (그로 인한) 특유의 허세.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힘든 시기, 어쩌면 대작 영화를 제대로 볼 기회. 

이러면서 "top 10 uplifting movies"에서 1위로 이들이 선정한 게 Fanny and Alexander다. 

tv 버전으로는 5시간 12분. 





인생이 낭비였나 아니었나 

판단할 기준이 될 수도 있지, 베리만 영화는. 

그의 영화를 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는 인생을 살았던 것이다. 

볼 수 없다면, 볼 수 없게 된다면, 너는 살지 않았던 것이다. 살지 못했던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웃게 되지만, 정색하고) 저런 생각을 품어왔다. 





이런 인간. 이런 대사. 이런 표정. 

이것들에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논평할 수 있어야 한다. 

진지해질 수 있어야 한다. (.......) 그럴 수 있다면 너는 살았던 것이다. 


거의 술 마시지 않다가 지난 열흘 동안 세 번 마셨다. 맥주 캔 하나 남은 거 있어서 

하나로는 부족하지... 나가서 두 캔 사왔고 지금 또 마시고 있는 중이다. 여름이 맥주의 계절이긴 한데 

...... 아 아무튼 지난 열흘,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이런 말 붙여줘도 될 시간이었. 


그래도 조금씩 꾸준히 쓰기는 했고

쓰는 글에 기대를 갖게 되기도 한다. 


가장 기대되는 건 회고록이다. 

Counterpoint, 이 책이 알게 한 그것. 살면서 일어난 무엇이든 극히 중요하고 극히 흥미로울 수 있다. 

...... 음 그래서 서재에 다시 제가 뜸하게만 오게 된다면, 회고록 쓸 그 때를 위한 준비 중이라서일 

것이라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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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counterpoint 책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저자와 저자 어머니 사진. 

1974년 플로리다 해변. 


7월이 왔고 오전에 이 책 포함 여러 책 주문했다. 이런 내밀한 개인사 회고가 이렇게 재미있고 

이렇게 도움을 주고 이렇게 삶을 (저자의 삶만이 아니라 독자의 삶도....) 바꿀 위력과 함께 할 수 있는 거라면........ 

저런 느낌, 생각이 경이감으로 밀려들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세상엔 얼마나 아직 쓰이지 않은 

그 무수한 걸작들이 있는 것이냐. 모든 인간에게 그가 모르는 걸작이 있는 것이란 말이냐 (....) 느낌. 

그 걸작들이 빛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런 심심한 표지 철학사 책도 주문. 

철학사 책들, 아주 조금 본 게 몇 권 있긴 하다. 러셀의 철학사. 

코플스톤. 그리고 그..... 강유원이 50번 필사했다던가 주황색 "서양철학사". 

이것도 오디오북 듣다가 종이책도 사는 것인데, 철학사 장르의 진화를 보여주는 책 같다. 

적지 않게 개인적인 (어쩌면, 사적인) 접근이면서 동시에 핵심에 충실하다는 인상. 

핵심으로 결코 가지 않는다(못한다), 코플스톤 책에서 받았던 느낌. 칸트라는 나무가 있다면 

계속 잎만 따고 있음? 칸트 핵심이 뭐냐, 보려고 코플스톤 책을 폈다가 물론 그게 단 몇 페이지로 

정리되고 그럴 것은 아니겠지만 .... 이거 어디까지 가야 칸트 철학으로 갈 열쇠 비슷한 것 나오는 건가요. 

나오긴 나오나요? 


천천히 힘들게 몇 장 읽다 덮은 적 있다. 

이 책은 (사실 분량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짧은 분량이기도 하다) 바로 바로, 빨리 빨리 

핵심을 준다. 빠르고 어느 정도 내실도 있는 "개관" 목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철학사 책이 많지는 않을 거 같다 짐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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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terpoint 구글 이미지 검색하면 이 사진도 찾아진다. 저자와 저자의 어머니. 

여기서 바로 호퍼 (호퍼풍) 쓸쓸한 사람들의 그림이 나와도 될 거 같은, 남남 같은 모자. 


나는 대학원 시절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기도 했는데 (회고록 형식? 에세이? 자전? 자서전?) 

자기 삶을 기록하고 싶다 느끼는 사람들 다 그렇겠지만, 글쎄 그걸 어떻게 말하나.... 아무도 그걸 주제로 아직 쓴 적이 없다. 이런 주제, 소재가 글감이 될 수 있는가도 사실 알 수 없다. 


같은 생각 있었다. 시절만 대학원 시절이고 내용은 대학원과 거의 관계 없는. 아무튼.. 

그랬다가 Counterpoint, 이 책 읽으면서 오 신이여.... 이렇게 쓸 수도 있는 거구나요. 



대학원 시절 좋은 기억으로는 좋은 쌤들이 있다. 

연락이 오가지는 않는다. (나는.... 이렇게 생겨먹은 인간. 연락 못하는 인간...) 

그 쌤들을 위해서라도, "그 선생님들께 감사한다" 이 한 문장을 "감사의 말"에 쓰기 위해서라도 

책을 (그러니까 영어로) 써야 한다고 언제나 생각했었다. 


오후에 울프 연구자 집단 이메일 리스트서브에 보냈던 질문 이메일에 

바로 그 샘들 중 한 분이 답장을 보냈다! 


거의 기절하는 줄. 아무튼.... 

바로잡고 되살리고 "newly tempered"하고. 그래야 할 것들이 있다면, 너무 늦기 전에 그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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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부고 들었던 이충민 교수. 

개인적 인연 없지만 오래 트위터 보아왔던 분이다. 비싼 프루스트 원서들 주문했는데 

오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던 트윗이 이 달 초쯤 올라왔던가. 집에서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고 

밥도 책상에서 먹으므로, 밥 먹을 때 주로 유튜브 보지만 트위터도 본다. 아는 계정 보기도 하고 

검색해서 보기도 하고. 수시로 트윗이 올라오는 계정이었는데 지난 주 월요일에 전날 오후 남긴 

트윗 이후 트윗이 없었다. 오래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다 부고 보게 되었고 

.... 충격이었다. 바로 전날 오후의 트윗이 있는데. 어떻게? 트위터를 오래 보아 왔기 때문에 

인연 없어도 아는 사람 같았던 분이다. 말투나 제스처가 상상되기도 하는. 아직 젊고 

다음 학기 수업에 대한 열정, 이런 내용 트윗들도 주목하면서 보게 됐었고. 


아 지금도 사실 충격이다.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갑자기 모두가 끝날 수 있는지.

어떻게 자주 트윗 올라오던 트위터가 아무 업로드 없게 되는지. 어떻게 갑자기 사람이 사라지는지.  

어쨌든 일주일 동안 휘청거린 느낌. 남 일 같지 않기도 하다. 내게 남은 시간은....? 



Counterpoint, (이 책 종이책이 온다면 또 종이책으로 주구장창 인용하면서 떠들 수도 있겠군요....) 

이 책 "애도"가 주제이기도 한 책이라, 인생의 짧음과 덧없음, 그 짧음과 덧없음 안에서 그래도 우리에게 

의미를 가질 일들... 이런 얘기들도 한다. 좋은 책과 좋은 음악. 이것이 그가 주는 답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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