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성> 1권을 다 읽었다! 저녁마다 공부하듯이 읽어나가는 재미도 재미였지만, 이 놀라운 저작을 지은 시몬 드 보부아르에게는 책 읽는 내내 감탄의 파노라마였다. 물론, 백퍼센트 다 동의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한다, 작가는 천재이고, 그 시대에 이런 페미니즘 책을 쓰다니 진정 시대를 앞선 사람이었다고.

 

12월까지 2권을 다 읽어야 하니... 이제 다시 2권으로. 다행히 1권은 532페이지이고, 2권의 본문은 926페이지까지라 (나머지는 시몬 드 보부아르에 대한 이야기) 400페이지 정도만 다 읽으면 (두꺼워 두꺼워) 한 달 안에 다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살포시 기대를... 12월에 하나 가득인 송년회의 쓰나미를 잘 피해서 매일 또 읽어나가 보련다. 홧팅,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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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9-11-28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꺄~~~!! 이런 반가운 소식이!!!❤️

비연 2019-11-28 23:13   좋아요 0 | URL
냐하하~ (에구 힘들어 ㅠㅠ;;)

다락방 2019-11-29 0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어엇 고생하셨습니다.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다니 다행이지 뭡니까!! 자, 2권도 파이팅입니다. 5만원을 지킵시다! ㅋㅋㅋㅋㅋ

비연 2019-11-29 08:31   좋아요 0 | URL
홧팅! ㅎㅎㅎ

블랙겟타 2019-11-29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이 1권을 완독했다는 소식이 흘러흘러 제 귀에 들려와서 급하게 들렀습니다. ^^
읽느라 수고하셨어요!! 그럼 2권도 화이팅!!
(그나저나 저도 12월 가기전에 <제2의성- 2 >대한 글을 써야할텐데.. 이 글이 저에게 좋은 압박을 주는군요. ㅋㅋ)

비연 2019-11-29 14:18   좋아요 1 | URL
겟타님에게 제가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니 느무나 기쁘고.. 다시한번 1권 완독한 제게, 뒤늦은 (매우 뒤늦은)완독에도 불구하고 괜한 으쓱함을 안겨줍니다.ㅎㅎㅎㅎ 2권도 얼렁 완동하여 기쁨의 페이퍼를 올리겠나이다. 아마 2권 완독한 날은 민족해방의 날보다 더 기쁠 것으로 생각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주말에 '제2의성' 상권을 달려야 하는 입장인데, 일등은 못해도 꼴등은 안 하고 싶은 절박한 심정인데, 이 책이 자꾸만 눈에 밟혀서 결국 이 책부터 읽느라 '제2의성'을 아직 달려보지 못하고 있다는 슬픈 현실. 제2의성을 읽는 동안 소설이란 존재는 거의 사탕과 같은, 아니다, 내가 스트레스 받을 때 먹는 버터링이나 약과와 같은 대상으로 한번 들면 이전보다 더더더 재미있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는 것. 요즘 안 그래도 버터링과 약과를 상시로 먹어서 살도 꿀렁꿀렁 찌는 판인데... 이젠 소설까지 내 머리 속을 잠식하여 나를 제2의성에서 멀어지게 하고.

 

그러나 이 책은 재미있다. 아니 앤 클리브스가 누구지? 하고 읽어보니 이미 나는 그녀의 작품을 읽은 상태였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 <레이븐 블랙>. 근데 왜 이렇게 이 작가의 이름이 낯선 거지?

 

 

 

 

 

 

 

 

 

 

 

 

 

 

 

 

 

책 내용이 기억도 안 납니다만, 이 책을 읽었다는 사실은 기억에 있고. 재미있게 읽었었나 그것도 가물가물. 당췌 이럴 거면 책을 왜 읽느냐 라고 스스로 자책 하다가 우선은 <하버 스트리트>를 읽겠어요 하고 패스해버렸다는, 아름다운(?) 이야기ㅠ

 

<하버 스트리트>는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 8편인가 중에 6편에 해당한다. (아니 왜 1편부터 안 내는 겁니까, 투덜) 주인공인 베라 스탠호프는 상당히 독특한 캐릭터이다. 그리고 무척이나 내 마음에 드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다.

 

 

밖에는 거대한 여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트위드 치마, 눈사람 같은 파카 차림이었다. 커다란 얼굴, 작은 갈색 눈, 머리에는 파카 후드를 쓰고 있었다. 발에는 장화, 머리카락과 몸은 눈에 덮여 있었다. 여자 뒤에 한 사람이 더 있었지만, 앞사람의 덩치에 가려 특징을 알아본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가공한 말한 설인이다. 케이트는 생각했다.

여자는 입을 열었다. "들어보내 주시죠? 여기 밖은 얼어붙을 것 같군요. 내 이름은 스탠호프. 베라 스탠호프 형사입니다." (p19)

 

덩치 큰 독신녀. 그리고 형사.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 사람의 배경에 대해 수다스럽게 캐묻기 좋아하는 사람. 수시로 눈과 홍수에 길이 막히는 산꼭대기의 아버지집에 그냥 그렇게 계속 살고 있는 여자. 그리고 약간의 골칫거리를 안은 살인사건에 꽤나 흥분하며 좋아하는 사람.

 

 

"살인사건입니다." 가슴이 다시 부풀어 올랐지만, 곧 죄책감이 엄습했다. 피해자는 누군가의 친척이나 친구일 것이다. 그녀의 즐거움을 위해 죽은 것이 아니다. "전철에서 칼에 찔렸어요."  (p21)

 

마가렛 크루코스키라는 외국인의 성을 가진 분위기 있어 보이는 노부인이 지하철에서 난데없이 칼에 찔려 죽었다. 그녀는 하버 스트리트에서 숙박업을 하는 케이트 듀어라는 미망인과 그 두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부유한 집에서 남부럽지 않게 자란 미모의 젊은 마가렛은 어느 폴란드인과 좋아하게 되어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이라는 걸 했고 2년 만에 남자가 달아나버리는 바람에 이렇게 저렇게 살아와야 했던, 생각하면 좀 비운의 인생을 살았던 노부인이었다. 그런 그녀를 누가 죽였을까. 작은 동네에 어렸을 때부터 줄곧 보아온 사람들도 많은데 이 속에서 누가 그녀를 지하철에서 칼로 찔러 죽일만큼 미워했을까... 사건을 파헤쳐나가면서 드러나는 마가렛의 과거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뭔가 아련하고 서글프고... 그러나 그걸 파헤쳐나가는 베라와 그 부하들, 조, 홀리, 찰리의 활약은 상당히 재미있다.

 

 

"자." 베라는 입을 열었다. "마가렛 크루코스키. 얼마나 진전됐지?" 베라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복잡한 사건과 맥주, 그리고 생각을 나눌 상대: 조 애쉬워스. 아내가 남편의 성공을 고대하고 있고, 언제든 승진해서 옮겨갈 수 있는 친구.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알고 있어야만 진정 무언가를 즐길 수 있는 걸까? (p134)

 

 

이 부분에서 얼마나 동감이 되던지. 내가 집중할 일과 맥주, 그리고 그 얘길 할 수 있는 상대 혹은 친구만 있다면, 세상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적중된 느낌. 갑자기 내게 얘길 나눌 수 있는 상대나 친구가 누가 있지, 머릿 속을 헤집게 된다. 이런 행복한 순간을 맞기 위해서는 뭔가 영혼이 통하는 느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흠흠.

 

 

"사실 약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내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떠난다니까 난리를 피우는지?" 홀리는 몸을 죽 폈다. 베라는 그녀가 진정한 고독의 아픔을 알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다. 젊음과 건강이 넘치는 그녀라면 자신이 혼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p248)

 

 

그래그래, 홀리 너는 너무 어려. 이런 인생의 쓴맛을 내 일로 여기게 되기까지에는 많은 연륜과 경험이 필요한 것이란다.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떠남을 슬퍼하고 괴로와하는 것은 사실 내게 남겨진 외로움과 고독이 두려워서일 수도 있는 거니까. 더 커라 홀리. 베라는 독특하지만 이렇게 인생에 대해 노년에 대해 밑바닥 인생에 대해 따뜻함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 시리즈는 무조건 나와야 한다. 이런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인 베라 스탠호프 이야기를 이렇게 뜨문뜨문 내서 사람을 고문하면 안된다. 찾아보니 한 권 - <나방 사냥꾼> - 이 더 나와 있다는 기쁜 발견을 해서 지금 주문 들어간다. 이후.. '제2의성'을 달리기 위해 채비를 해야지. 이랴이랴. 다들 지금쯤 아주 멀리까지 읽으셨겠지. 흐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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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1-10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비연님! 나방 사냥꾼은 하버 스트리트 보다 훨씬 훨씬 더 재미납니다! 제 말을 믿으셔도 됩니다! (단호)
저도 제2의성 읽어야 하는데... 하면서 떡볶이랑 만두 먹고 있어요 ㅋㅋ 그리고 좀전에 터미네이터를 ‘또’ 보고 왔습니다. 저는 오늘 제2의 성을 읽을 수 있을까요? 하하

비연 2019-11-10 21:29   좋아요 0 | URL
이런. 나방 사냥꾼 주문을 취소해야할까봐요. 이러다가 제2의성 내년까지 가겠다는.
저는 요즘 이눔의 회사 일 때문에 쉬는 시간엔 뻗어 있느라 영화를 영 못 보고 있답니다... 으헝.
<조커>도 못 봤고 <터미네이터>도 못 봤고. 이건 아니지 않나요?
제2의 성을... 읽으려고 펼친 이 저녁. 전 몇 장이나 읽을 수 있을까요 ㅜㅜㅜ

단발머리 2019-11-10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조커>도 못 봤고, <터미네이터>도 못 봤고, 나방 사냥꾼도 모르고 게다가 야근도 한 하는데.....
왜왜왜! 제2의 성을 읽지 못하고 있단 말입니까.
비연님 주춤거릴 때 얼른 추월할 생각을 왜 못 하고 있단 말입니까.
왜 지금은.... 10시 15분이란 말입니까 ㅠㅠ

비연 2019-11-11 07:51   좋아요 0 | URL
흑흑... 저도 어제 책을 펼친 후 어룽어룽한 눈앞을 못 견뎌 곧 침대로 직행...
정녕.. 이것이 현실이란 말입니꽈...ㅜ

공쟝쟝 2019-11-11 0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2의성에 심리적으로 쥬말을 차압당한 여자들의 댓글 대잔치 ㅋㅋㅋㅋㅋ

비연 2019-11-11 08:21   좋아요 0 | URL
진정, ‘차압‘..ㅎㅎ ㅜㅜ;;;;;;;

공쟝쟝 2019-11-11 0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비욘님 출근했나요? ㅋㅋㅋ 이번주도 힘!!🤗

비연 2019-11-11 08:41   좋아요 1 | URL
출근한 지 이미 1시간 30분... (먼산;;;)
카누 한잔 마시면서 마음을 달래고 있네요... 허허.
공쟝쟝님도 홧팅요! 이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고 있는.. 이 즈음.
 

 

 

 

 

 

 

 

 

 

 

 

 

 

1949년. 시몬 드 보부아르가 이 책의 초판을 낸 연도이다. 그러니까 70년 전에 이 책이 나왔다. 아 근데 지금 읽어도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는 이 책. 촘촘빽빽에 여백도 별로 없고 책 중간에 그림 하나 없는 이 지루해보이는 책이, 내게 흥미로 바짝 다가오는 것은 왠일인지. 처음에 펼쳐들었을 때, 가슴이 턱 막힐 정도로 책의 밀도가 너무 높아보였었는데 읽다보니 시몬 드 보부아르는 천재로구나, 생각보다 재미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 있다. 열심히 열심히 읽어도 진도는 많이 못 나가지만. (두 권 다 합해서 1,000페이지다. 허허허)

 

여자는 난소와 자궁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이한 조건 때문에 여자는 언제까지나 주관성 속에 갇혀 있고, 한정된 속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여자는 자궁으로 생각한다고들 말한다. 남자는 자신의 신체에도 고환이 있으며 거기서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산다. 남자는 자기 신체를 세계와의 직접적이며 정상적인 관계로 보며, 따라서 자신이 세계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한편 남자는 여자의 육체를, 여성이라는 특성을 규정하는 것들로 억눌려 있는 장해물이나 감옥처럼 여긴다. (p18)

 

그래서 이러한 인식의 한계를 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성 토마스가, 미슐레가, 여자에 대한 설명을 남자를 기본으로 한다. 결국 남자는 '주체이고' 절대'이나, 여자는 '타자(他者)'이다. (p19) 라고 선언한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이러한 생물학적인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여자를 정의하는 데에 턱없이 부족하다.

 

여자의 육체가 남자의 육체보다 더 연약한지 아닌지, 또 그것이 유인원의 육체에 더 가까운지 아닌지 하는 물음은 무의미하다. 막연한 자연주의를 그보다 훨씬 더 막연한 도덕론이나 심미론과 혼동하는 이런 논의들은 모두 말장난에 불과하다. 남녀 인류의 비교는 오로지 인간적인 관점에서만 가능하다. 인간이란, 주어진 존재가 아니라 현재의 자기를 스스로 만들어 나아가는 존재이다. 메를로 퐁티의 아주 지당한 말처럼, 인간은 자연의 종이 아니라 역사적인 관념이다. 여자는 응고된 현실이 아니라 하나의 생성(生成)이다. 그러므로 이런 생성의 관점에서 여자와 남자를 비교해야 한다. 즉 여자의 '가능성'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많은 논쟁들이 그토록 과오를 범하는 것은, 여자의 능력을 문제삼으면서 여자를 과거나 현재의 상태로 고정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p64)

 

 

뭔가 생물학적인 측면을 얘기할 때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나 그럴싸한 말로 얘기 못하고 속에서만 부르짖게 될 때 이 내용을 상기시키면 되겠다. 인간은 역사적인 관념이고 여성을 고정화해서 규정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라는 말. 생물학적 차이만으로 설명하려고 할 때는 해결되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생물학적인 육체를 타고 났지만 사회와 관계 속에서 유지하는 존재이므로 그런 맥락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기 위해 시도해야만 한다.

 

 

베벨이 묘사한 여자와 프롤레타리아의 유사성은 아주 훌륭한 근거를 지닌 셈이다. 프롤레타리아는 수적으로 열세하지도 않고 또 그들만의 집단이 형성된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존재는 역사적 발전에 의한 것으로서 설명이 가능하며, 또 그들이 그 계급에 배분된 것도 설명이 된다. 프롤레타리아가 언제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자는 언제나 있었다. (p21)

 

 

따라서 과거의, 현재의 여성의 억압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이 상황. 비슷한 처지의 계급, 대상, 부류 모두에게는 근원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여자는 계속 이 자리에 존재해 있었고 남자와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전혀 다른 방향의 위치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 그것에 대해서 계속 고민한 필요가 있는 것이로구나. 시몬 드 보부아르가 일깨워준다.

 

예속현상은 객관적으로 자기의 우월성을 성취하려고 하는 인간 의식의 제국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간의 의식 속에 타자라는 근본적 범주와 타자를 지배하려는 근본적 의지가 없었더라면, 청동기의 발견도 여성의 억압을 초래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p86)

 

역사와 사회의 맥락 속에서도 어떤 내재된 무엇인가가 억압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것은 생물학, 정신분석학, 유물론적 사관 등을 쪼개어 하나씩 예를 들어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무언가 통합적인, 실존적인 의미와 설명이 있으리라 보여진다...

 

내용이 많고 어려운 말들도 많지만, 그냥 내가 이해되는 만큼 조금씩 머리속에서 정리하고 있다. 주중에 도저히 시간이 안되어 주말을 틈타 좀더 읽어보려고 하는데, 글자수가 많아 진도 팍팍은 아니더라도 뭔가 지적인 부분이 채워지는 느낌, 그리고 설명 안되는 부분들에 대한 문제제기와 여러 설명들을 보면서 느끼는 충족감들로 인해 뭔가 좋은 시간이다. 아. 시몬 드 보부아르의 책을 제대로 읽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냥 말로만 이런 사람이구나 라고 듣는 것과는 천지 차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대단한 사람이다. 대단한. 70년 전에 이런 얘길 쓰다니.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들이 여전히 지금도 찬찬히 읽으며 나의 인식을 확대시킬 수 있는 자양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니. 감탄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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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11-03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쌰으쌰!! 😣

비연 2019-11-03 18:07   좋아요 0 | URL
열심히 좇아가고 있습니다만... 역부족 -.-;;

카스피 2019-11-03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오래전에 간행된 제 2의 성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비연님 말씀처럼 촘촘빽빽에 여백도 별로 없고 책 중간에 그림 하나 없어 중간에 포기했던 기억이 나네요ㅜ,ㅜ

비연 2019-11-04 09:27   좋아요 0 | URL
정말 어렵다기보다 읽기 어려운 구조의 책이라는... 흑흑

다락방 2019-11-04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비연님. 정말 대다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우리가 지금 주장하고 있는 것들을 보부아르는 앞서 깨닫고 주장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읽으며 내내 감탄합니다.
그리고 상권을 저는 다 읽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레 전하고 갑니다. 꺄울 >.<

비연 2019-11-04 09:21   좋아요 0 | URL
이 아침, 제게 좌절감을 안기는, 우등생 다락방님 ㅠㅠㅠㅠㅠ

공쟝쟝 2019-11-04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하하... 이런 글을 읽었던 것 같은 데 이런 내용이란 말이었다는 말인가?? 이렇게 물르르듯 한 번역이었어....(을유문화사 책을 집어던진닼ㅋㅋㅋ)

비연 2019-11-04 21:57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 ㅎㅎㅎ 을유문화사 버리시고 동서문화사로 얼렁 갈아타소서 ㅋㅋㅋㅋㅋ

공쟝쟝 2019-11-04 21:59   좋아요 1 | URL
그럼 다시 읽어야 하잖아욬ㅋㅋㅋㅋㅋ!! 절레절레!!!💆🏻‍♀️ 후후!!

비연 2019-11-04 22:00   좋아요 0 | URL
헉 ㅎㅎㅎㅎㅎ

공쟝쟝 2019-11-04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힘내요! 저 뒤따라 가고 있어욥 ㅋㅋㅋ🏃🏽‍♀️

비연 2019-11-04 22:01   좋아요 1 | URL
컥. 저 이제 집에 왔어요 ㅠㅠㅠ 천천히 오세요 ... 흑흑

공쟝쟝 2019-11-04 22:02   좋아요 1 | URL
저 아직 도착 안햇다는 거 ㅋㅋㅋ (물론 늦은 퇴근 후 요가하러 왓지만요 ㅋㅋㅋ)

비연 2019-11-04 22:03   좋아요 0 | URL
와우 요가! 저 이제 씻고 제2의성 펼칠거에요. 불끈! (아 금방 코박고 졸듯 ㅠㅠ;)

공쟝쟝 2019-11-04 23:08   좋아요 0 | URL
20분뒤의 제 모습입니다. 가까운 미래... ㅋㅋㅋ
 

7권 전부 소장. 나머지 3권 어여 부탁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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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9-11-03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집은 늘 기분 좋아요:)

비연 2019-11-03 01:04   좋아요 1 | URL
ㅋㅋㅋ 시리즈물을 이렇게 쌓아놓으면 왜이리 뿌듯한지요~
 

 

 

 

 

 

 

 

 

 

 

 

 

 

나이가 들면서 나는 점점 더 여성의 대의를 위해 투쟁하게 되었다. 내가 점점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역설적이지만, 살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얻은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항상 선생님들의 예쁨을 받는 학생이었다. 아우슈비츠에서는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한 여성이 일이 덜 고된 작업반으로 나를 지정해서 나를 보호해준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쉽지 않은 삶이었지만 나를 지켜준 사람들을 만나왔다. 이 모든 것은 여성의 권리에 대한 내 입장이 개인적인 복수심에서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여성을 위한 기회는 그저 운에 맡겨져 있었고 법이나 제도를 통해서 기대할 수 없었다. 차별을 시정하는 대가로, 사회는 여성이 신음하는 불평등을 줄임으로써 구체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p239)

 

 

시몬 베유의 자서전이다. 원제는 저자가 앞에서 밝혔다시피 모파상의 소설 제목 'Une Vie'. 하나의 일생 정도의 뜻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제목이 '여자의 일생'으로 번역되었다고 역자가 옮긴이의 글에 써두었다. (우리나라 제목은 왠지 별루다. 여자의 일생이라니) 이 책을 읽고 나면, 모파상의 소설 제목과 시몬 베유의 인생이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프랑스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나 아무 걱정없이 자라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로 끌려갔었던 사람. 그 곳에서 아버지와 오빠를 잃고 어머니는 잃었고 그렇게 겨우 살아나 프랑스라는 나라에서 보건부 장관과 유럽연합의 수장까지 맡았던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베유법>이라는 임신중단법을 만들어낸 사람. 남들의 곱절 아니 열곱절의 경험을 하나의 인생에서 해 낸 사람이 바로 이 사람, 시몬 베유이다. 스스로 써낸 이 글을 읽으면서, 사실 프랑스라는 나라의 정치구조를 잘 몰라 조금 당황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내내 시몬 베유라는 사람에 대한 경외감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투쟁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p118)

 

 

이 얼마나 멋지면서도 강단 있는 말인가. 이런 사람이기에 남자들로 그득한 의회에서 단 하나의 여자로 나타나 임신중단법의 당위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온갖 야유와 질타를 받으면서도 그것을 꿋꿋이 밀어붙일 수 있지 않았는가 싶다. 후기에 있는 1974년 의회 연설 전문은, 진심 감동이다. 나도 우리나라 국회에서 이런 연설을 들어보고 싶다.

 

이런 부정의를 피하기 위하여, 허가는 자동으로 내려져야 합니다. 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는 무용해질 것이며, 법정에 선 양 모욕을 느끼고 싶어 하지 않는 여성들에게 결정권이 돌아갈 것입니다. 입법자가 발효된 법조문을 개정하고자 하는 까닭은 음지에서 실시되는 낙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함입니다. 사회적인 이유, 경제적이거나 심리적인 이유로 곤경에 처했다고 느낄 때 여성들은 어떤 조건에 있든 상관없이 임신을 중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구체적이거나 모호한 문형으로 정의하기를 거부하고 현실을 마주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여 낙태에 대한 결정이 궁극적으로 여성에 의해서 내려져야 한다는 점을 인정코자 합니다. (1974년 의회연설 중 일부)

 

 

낙태는 여성의 권리임을 말하는 이 말. 그것을 무분별하게 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며 낙태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도 하겠으나, 궁극적으로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주체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두려워하고 불안해하고 이렇게 해서 출산율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며 이 연설을 끝맺는다.

 

저는 미래를 두려워하는 류의 사람이 아닙니다. 젊은 세대들은 우리와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곤 합니다. 우리 역시 우리가 길러지던 방식과 다르게 그들을 길러냈습니다. 젊은 세대는 다른 세대와 같이 용감하고, 열정과 헌신을 다할 줄 압니다. 그들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부디 신뢰합시다.

 

 

우리가 얘기하는 페미니즘은 결국 남녀의 성대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결국 인간으로서 이 땅에 있는 존재들끼리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서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는 것, 휴머니즘이라는 것. 그렇게 되기까지 정말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것은 누가 뭐라 해도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하게 되었었다. 

 

최근에 번역되어 나온 시몬 베유에 관련한 책은 삼종 셋트이다. 당연히(!) 다 사서 내 책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 두었고 이제 연이어서 읽을 생각이다. 우선은 시몬 베유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알고 싶어서 이 책부터 펼쳐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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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9-08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링크하신 세 권의 책을 모두 갖추어두었고, 마지막의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은 9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이고, [국가가 아닌 여성이 결정해야 합니다]를 오늘 읽기를 마쳤습니다. 반가워요, 비연님!

비연 2019-09-08 23:39   좋아요 0 | URL
그래서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이 다음에 읽을 책이랍니다~ <국가가 아닌 여성이 결정해야 합니다>는 두께가 얇아서 얼른 읽어보고 싶은.. 아 읽을게 왜이리 많은 걸까요..쩝쩝..

다락방 2019-09-08 23:40   좋아요 1 | URL
ㅋㅋ 두께가 얇아서 저는 가장 먼저 읽었어요 ㅋㅋ

비연 2019-09-08 23: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서니데이 2019-09-12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추석을 맞아 인사왔습니다.
가족과 함께 즐겁고 좋은 명절 보내세요.^^

비연 2019-09-15 20:18   좋아요 1 | URL
앗 서니데이님. 이제야 봤네요 ;;;;
추석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가족들과 함꼐 좋은 시간 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