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계속 확산된다 하고... 덕분에 12월 송년회 다 엎어지고... 오늘 일하느라 한 끼밖에 못 먹고... 저녁에 괜한 서러움이 솟구쳐 며칠 전 먹다 남은 Porto wine 한잔을 벗하며.. 누군가가 말한 이승환의 노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듣는다.

 

 

 

 

울적하고, 와인도 한 잔 들어가서인지.. 이 노래 가사가 왜 이리 가슴을 치는 지.

 

"... 마지막 사람일 거라 확인하며 또 확신했는데 욕심이었나봐요."

 

그건 맞는데 말이다. "우린 어떻게든 무엇이 되어 있건 다시 만나 사랑해야 해요."

이건 상대에게 너무 한거 아니냐. 심지어 "그 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사랑은 변하는 거지. 그리고 그 상대가 이게 마지막 사랑일 거라 여기며 평생 독수공방 외롭게 사는 꼴보다는 다른 이를 사랑해서 잘 사는 게 마음 편하지 않겠니... 근데 왜 이리 쓸쓸한 거지?

 

.

.

 

와인 탓이다.

아니, 코로나 탓이다..

 

이럴 땐 버지니아 울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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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1-26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밥 잘 챙겨드세요. ^^

비연 2020-11-26 00:20   좋아요 0 | URL
역시 밥을 안 먹어 이리 맘이 약해진 거겠죠? ㅎ 내일은 잘 챙기기로.

라로 2020-11-26 0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탓 맞아요. ㅠㅠ 우리 코로나 미우니까 다 코로나 탓 해버리자구요!!
저는 와인 알러지가 있는지 먹으면 토했는데 비연 님 글 읽어보니 우울할때 와인이 가장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을 팍 받았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은 좀 괜찮은 날이되길 바랍니다.....

비연 2020-11-26 07:39   좋아요 0 | URL
코로나 탓이에요!!!!! 다시 한번 소리지르고 ㅎ 와인 알러지가 있으시다니 아쉽.. 우울할 때 한 잔의 와인은 벗과 함께 있는 느낌인데요. 오늘은 어제보단 낫겠죠? ㅋ 라로님도 알흠다운 하루요!

단발머리 2020-11-26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송년회 다 엎어졌어도, 비연님!!

그 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안 돼요
안 돼요....

비연 2020-11-26 08:59   좋아요 0 | URL
아흑...

다락방 2020-11-26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저도 그럴거에요.
그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안돼요, 안 돼요, 안돼.....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연 2020-11-26 09:19   좋아요 0 | URL
우앙... ㅠㅜㅜㅜ

수연 2020-11-26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이를 사랑해도 되니까....... 다시 돌아오기만 해줘요.......... 푸코 들고 나왔는데 악 울프 들고 나올걸!!!!

비연 2020-11-26 13:52   좋아요 0 | URL
한쪽엔 푸코 한쪽엔 울프. 좌푸코 우울프로 장전하여 돌아가기로 ㅋㅋㅋ
 

건강형평성학회에서 '젠더관점의 건강돌봄체계'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한다고 해서 참여를 했다. 최근에 이 문제에 대해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된 터이기도 하고, 주제강연 1의 강연자가 최근 읽은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전희경 선생이기도 해서 일부러 시간 내서 들어보아야겠다 했다. 역시, 글도 중요하지만 말로 들을 때 더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주제강연자들도 다 좋았지만 토론자들도 각기 자료를 준비해와서 주제강연만큼이나 열심히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이런 이야기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자체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싶고, 이게 고무적인 일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 일보 이보 전진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이 든다.

 

 

 

 

 

 

 

 

이 중에서 김향수 선생의 질병서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왔다. 통증은 말하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니 말을 하게끔 만들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같은 증언 혹은 서사에 방점을 둔 연구방법이었는데, 이런 영역에서의 연구들, 돌봄이나 통증이나 하는 것들의 연구에서는 반드시 함께 진행되어야 하는 방법론이 아닐까 싶었고. 수전 손탁의 <은유로서의 질병>에 나오는 낙인이라는 선명한 주제는 여기에서도 계속 환기되고 있어서 다시한번 그 놀라운 사람에 대한 경의를 품게 된다.

 

돌봄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것이 사람의 생애주기 전반을 지배하는 화두가 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 중심축에 젠더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젠더 이슈가 해결되는 국면이 보여야 돌봄의 문제들도 많이 해결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있다. 물론 시민적 돌봄이라는 주제를 말한 전희경 선생의 의견에도 일견 동의하고. 돌봄이라는 문제를 보상이나 환경개선 등의 문제에 국한하면 여기저기 헛점을 메우기에 급급해져서 누더기가 되기 십상이다. 철학과 체계를 가지고 접근하는 이런 움직임이 필요한 이유이다.

 

세상은 넓고 똑똑한 사람은 많고 알면 실천하는 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뜨고 계속해서 공부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겠지. 아. 체력을 키우자. (이 무슨 생뚱맞은 결론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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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0-11-20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뇨, 너무 맞는 결론! 와우! 비연님 멋져요! 멋지게 알아가고 공부하고 결론내고 실천하는 체력 녀성!!!

비연 2020-11-20 19:46   좋아요 0 | URL
ㅎㅎ 정말 체력을 키워야겠어요. 좇아다니면서 알아가려면~^^

다락방 2020-11-20 1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 너무 멋져요! 관심 있는 분야에 시간을 투자하고 더 알고자 노력하는 모습이라니 ㅜㅜ 멋져요 멋집니다!!

비연 2020-11-20 19:47   좋아요 0 | URL
우히힝. 좋은 시간이었어요. 비슷한 고민들 논의들 하는 많은 연구자들이 있는 거죠. 외롭지 않아요~

단발머리 2020-11-20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관심 주제의 학술대회까지 섭렵하는 부지런함과 실천성에 물개박수 보냅니다!

비연 2020-11-21 16:30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건강형평성(Health Equity)에 관심이 많아서 이 학회 내용 늘 챙기는데(소소한 학회에요) 이번 주제가 이랬던 거죠. 참 놀라운^^
 


인생의 input과 output도 그렇고 일의 input과 output도 그렇고. output > input 이어야 가성비 높은 삶이 되는 걸텐데 말이다. 그 input이 무엇이고 output이 무엇이냐는 때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일의 input은 노력이 될테고 output은 ... 예전같으면 보람, 이라고 답했겠지만 이제는 돈.. 이라고 답해야겠지. 일했는데 돌아오는 금전의 양은 별로다 라고 한다면 그만큼이 보람이나 명예나 칭송이나로 채워지던가 하면 그나마 상쇄되겠지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 인생이 되는 것 아닐까. 나의 요즘은 몇 달전에 비해서 무지하게 가성비가 떨어지고 있는데, 그 나머지 부분이 뭔가로 채워지고 있는가, 문득 궁금해져서 도닥거린다. 


기본적으로 누가 나를 칭찬하거나 잘했다고 잘한다고 열심히 말해주는 것은 나의 기분을 낫게 하지 못한다. 그냥 그런가 보다.. 그보다는 내가 나한테 만족이 되어야 의미가 부여되는 게 나라는 사람인 것 같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지양하고 있는 일이, 그런 입으로 하는 부추김들인지라, 이런 것에 기분 좋아지는 스스로가 좀 더해지면 꼰대가 되기 딱 맞다 싶어서 말이다. 누구나, 그런 것에 약하고 그래서 어깨가 으쓱해질 수는 있지만 그런 것에 취하게 되면 나중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만 주위에 두게 된다. 쓴소리 하는 사람이 싫어지게 되는 순간, 소위 말하는 꼰대의 길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지. 그래서 항상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나이를 먹으니 그게 그렇게 쉽지 않고.. 나이먹을수록 귀만 얇아진다더니 달콤하고 띄우는 말들에 혹하는 게 사실인 듯 하다. 나이 많은 선배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고나 할까.. 아니다. 이게 꼰대의 첩경이지. 이해. 이거. 


가성비가 떨어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능률의 문제인 것 같다. 예전에는 많은 일들이 주어지면 밤을 새서라도 하고 그렇게 몇날 며칠 쭉 달려도 괜찮았다. 그러니 시간을 좀더 폭넓게 쓸 수 있었던 게지. 지금은 일을 하려고 해도 피곤하고 힘들고 며칠 죽자고 하면 그 다음 며칠은 그로키 상태가 되니, 일의 양을 다 해치울 수가 없는 상태인 것이다. 그렇다. 나이를 먹은 거고.. 나이를 먹으면 이런 식으로 효율이 떨어지는 모양이다. 예전 생각하고 일을 하다간 너도 나도 망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절실히 깨닫고 있다. 술이랑 비슷한가. 예전처럼 술 먹었다가는.. 정말 아멘 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는 걸 얼마 전부터 알게 되어서 가급적 많이 먹는 것은 자제하고 있는 중인데, 아마 이런 거랑 비슷한가 보다. 나이에 장사 있겠는가. 인정하고 내가 일을 조절해야 하는 때가, 내게도 드디어 온 것. 


















바빠도 책을 거를 순 없어서 <성의 역사 1>을 조금씩 꾸준하게 읽어나가면서 (이렇게 읽다간 내년에나 다 읽겠다 싶지만) 소설책 한 권도 집어들었다. 콩쿠르상에 빛나는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제목이 정말 맘에 든다. 


요즘 사유리씨의 비혼 출산에 대해서 말이 많은 모양이다. 사유리씨의 용기에 정말 경의를 표하는 바다. 아마도 이걸 계기로 사람들의 잠재된 욕망이 겉으로 표출되면서 결혼에 관계없이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로 출산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남자들은 대부분 , 아빠 없이 정상적인 가정도 아닌 데서 아이가 제대로 크겠는가, 아빠의 사랑을 안 받고 자라는 게 그 아이에게 행복한 일인가, 뭐 이따위 논리로 반대하는 것 같던데, 그렇게 생각하면 유복자나 한부모 가정이나 고아는 기본으로 불행을 깔고 들어간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아빠가 없다고 그 아이가 불행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누구도 남자가 아빠를 하고 여자가 엄마를 하는 가정을 정상적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해서 그게 정상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예전에 보던 미드 내용 중에 그런 게 있었다. 어떤 상류층의 부자인 중년 남자가 있었다. 평소에는 아주 멋진 수트를 입고 많은 사람들의 리더를 하는 근엄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살해를 당했고 그래서 그의 주변을 파다 보니 그에게 비밀의 방이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거기서 그는 기저귀를 차고 아이 침대 위에 누워 손가락을 빨며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 특히 엄마가 너무나 엄격하여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자란 배경을 가져서 퇴화증상을 보이는 상태였다... 애정이란, 명칭으로 존재한다고 해서 그 명칭만큼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엄마라는, 아빠라는 명칭 속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안/못 주는 사람도 있고 어쩌면 더 심하게 아이를 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생물학적 아버지라야 그 아이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아마도 남자들은 그런 대의명분보다는 자신들이 한낱 '정자기증자'로 전락할까봐 두려운 게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문제가 하나도 없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어떤 결정이든 문제가 있다. 사유리씨의 아이가 크면서 아빠가 없어서 외로울 수도 있다. 아빠의 애정을 갈구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상황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지금부터 그럴 것이라고, 그런 일이 일어나서 그 아이 인생에 애초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이라고 단정지을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 라지 않는가. 


일하자.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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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 2020-11-19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장바구니에 퐁당 넣어놓았어요.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_ 제목 좋아요. 제가 꿈꾸는 세상 풍경 중 하나는 이런 게 있어요. 비연님은 저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주시고 저는 비연님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쳐드리는 거요. 책상에는 커피도 있고 마들렌도 있고 와인잔도 있고 와인도 있고 막 그래요. 그래서 공부는 조금 하고 나중에 놀아요 ㅋㅋㅋㅋ 오늘도 힘.

비연 2020-11-19 18:48   좋아요 0 | URL
수연님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상상해보니.. 입가에 미소가.. 우힛.

단발머리 2020-11-19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연님 꿈을 제가 응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본적으로 누가 나를 칭찬하거나 잘했다고 잘한다고 열심히 말해주는 것은 나의 기분을 낫게 하지 못한다. 그냥 그런가 보다.

: 이건 말이지요. 득도한 분의 생활자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희일비하잖아요. 제가 바로 그런 사람인데요. 그냥 누가 칭찬해주면 그 말을 3회는 반복한답니다. 진정한 득도인 비연님! 제가 심히 존경하옵니다!!!!

비연 2020-11-19 18:49   좋아요 1 | URL
흠흠.. 그것은 득도라기보다는... 흠흠.. 그냥 제가 좀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성격이라 그런 것 같..;;;;

라로 2020-11-20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풋과 아웃풋은 대부분 -가 아닐까요?? 그나저나 저도 단발머리 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비연 님은 득도하신 것 같아요!! 진정한 득도인은 알라딘의 비연 님!!!!! 멋지십니다!!^^

비연 2020-11-20 13:07   좋아요 1 | URL
(-)가 기본..그럴까요.. 흑. 단발머리님께도 답글 드렸지만.. 제가 남의 말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런 듯 ㅠㅠㅠㅠㅠ 득도는 다혈질이라 안 되구요ㅠ

라로 2020-11-21 02:4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비연 님이 다혈질이라니 안 믿어져요!!ㅎㅎㅎㅎㅎㅎㅎ

비연 2020-11-21 07:26   좋아요 0 | URL
앗 ㅋㅋㅋㅋㅋ 글에선 안 보일 지 몰라도 ^^;;;
 

1. 


이 맘 때 첫눈이 오지 않았던가.


2. 


어젠가, 한겨레신문에 난 김민식 PD의 글이 화제가 되었었다. 화제가 되었다.. 라고 하니 뭐 좋은 일인 것 같네. 구설수에 올랐었다... 가 맞겠다. MBC 파업을 주도했었고 나름 반짝이는 (글이 훌륭하다기보다는) 책을 낸 사람이라 내가 뭔가 기대란 걸 했었나보다. 그 글을 읽고 그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내가 아는 사람이 맞는지 사실 다시 한번 봐야했다. 그렇다. 다시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느껴지는 것은, 배신감? 절망감?.. 보다 욕설터짐. 


사과의 글을 올렸고 컬럼글도 내렸다지만, 그런 글을 쓰면서도 (아마 몇 번은 고쳤겠지?)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한 저자나, 그런 글을 실으면서도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한 신문사 데스크나... 다 그놈이 그놈인가 싶고.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싶진 않은데 그 저자가 남성임을 생각하게 한다. 편견을 가지지 않겠다고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데, 어제는 정말 입에서 욕이 나오고 있었다. 그 어머니의 인생과, 그 어머니의 인생을 바라보는 아들(놈)이 교차하면서 이 세상의 지식인이라고 하는 남성들의 수준은 도대체 그 바닥이 어디인가 라는 비통함까지 들었다. 


3. 


오늘, 세미나가 있었다. 기업 임원이 와서 자기네 현황이랑 얘기하는 시간이었는데, 너무나 재미가 없었다. 끝나고 누군가 질문을 했다. 현장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어떻게 하느냐고? 귀가 솔깃. 내가 관심있어하는 부분이다. 근데 그 분의 대답. "서로 스킨십을 하면서 잘 지내야죠." 이게 뭔 말인가. 커뮤니케이션 얘기하는데 왠? "글고 남자들만의 그런 거 있잖아요. 술 먹으면 얘기 잘 되는 거. 저 술 잘 합니다." ... 여기가 21세기 맞나? 타임머신을 타고 "back to the past"를 한 이 더러운 느낌은 뭔지. 그 앞엔 젊은 여성들도 삼분의 일은 차지하고 있었는데 아니 그럼, 술 잘 먹어야 일이 잘 된다는 뜻인가?... 물론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 있나요? 할 수도 있지만 그 한마디에서 그 사람의 업무태도가 드러났고 나머지 질문들에 대한 답도 딱 그 수준이었다. 


4. 


세상은 많이 변헀다.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은 20세기에 살고 있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회사라는 데 다니면서 술 잘 먹으면 유리할 수 있다. 남자들의 교류는 주로 그렇게 이루어진다. 그래서 여자들이 회사에서 자리 매김하기 위해 술자리에 억지로 가고 술 잘 먹는 시늉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런다고 남자들끼리의 오고가는 이야기들을 다 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성별이 섞여있으니 재미나다, 그 정도. 무엇보다 21세기에는 이제 밤에 늦게까지 술을 먹으며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교류를 하는 건 지양해야 할 일이다. 집에서 일할 판이고 얼굴 안 보고 화상으로 다 해결해야 할 판이다. 실력을 키워야 하고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그걸 바탕으로 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세워야 한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는 여성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술을 먹어야만 커뮤니케이션이 된다고 생각했던 남성들이 걷어지면, 남는 것은 실력으로 무장한 여성들일 수 있다. 


5. 


이 맘 때가 되면 좋은 시절이 오리라 생각했었다. 첫 눈을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다들 첫 눈 오는 시기가 마음 속에 다르게 각인되는 것처럼, 어쩌면 좋은 시절도 다들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할 때, 좋은 시절은 좀 남아 보인다. 정서적 폭력 운운하며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걸 당연시하고 남자들끼리 술 진탕 먹고 교류하는 것을 업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으니.. 좀더 기다려야 할까보다.


6. 


책이나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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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1-11 13: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킨십...... 술도 그렇지만 스킨십도 빻았는데요? 미쳤나봐요 진짜 -.-
에휴.... 갈 길이 정말 멀어 보이네요.

성의 역사.. 저도 가방에 있습니다. ㅜㅜ

비연 2020-11-11 14:37   좋아요 1 | URL
정말 갈 길이 멀어요...ㅜ
<성의 역사> ㅎㅎ 저도 매일 들고‘는‘ 다니는..ㅜㅜ

라로 2020-11-11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의 역사] 저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글이에요!!! 빡쳐! 한국은 아직도 20세기에요??? 화나요!!!

비연 2020-11-11 14:38   좋아요 0 | URL
라로님이 빡친다고 하시니... 왜이리 반가운 거죠.. ^^;; 저도 막 빡칩니다. 한국은 아직 20세기 맞는듯요.
다음 세대는 제발, 이런 세상에서 좀 벗어나 살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ㅠㅠ
<성의 역사>는.. 뇌구조를 바꾸는 지난한 작업이 좀 필요해서 진도가 더디네요 ㅎㅎ 같이 읽어요 라로님!

라로 2020-11-12 13:26   좋아요 0 | URL
이 책 전자책으로 있을까요?? 안 그러면 저는 불가ㄴ...ㅠㅠ

비연 2020-11-12 13:57   좋아요 0 | URL
흠.. 전자책은 없어보이는데 ㅜㅜ

수연 2020-11-11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간만에 욕을 아주 찰떡지게 어마무시하게 했지요. 이래저래 만우절도 아니고 만우절에 칠 장난도 아니고 어째서 한없이 존경심만 담아서 우러러봐야할 책 많이 읽는 어머님을 욕되게 하는지 그것도 지식인이라는 틀로_ 아 다시 말하고 있으니까 마구 또 욕 방언 터져나오려고 해요. 비연님 오늘 세미나 같이 한 그 분도 참 뭐라고 말을 못하겠어요. 아 진짜 다들 왜 그럴까요......

비연 2020-11-12 01:20   좋아요 1 | URL
입으로 욕설 뱉은 게 얼마만인가 싶었죠. 지식인이라는 정의 자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구요.
오늘 세미나 한 분은... 악의는 없었겠죠. 그렇지만 악의가 없다고 다 용서되는 건 아니잖아요? 요즘 이런 책도 더 읽고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서인지... 속에서 불길이 화악.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에요. 정말, 앞으론 달라져야 할텐데. 조금씩 말고, 획기적으로.

syo 2020-11-12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노의 포도알갱이가 나타나서 다 뒤집어 엎으까?! 으아아아아아아!!!

라고 말은 해보지만 실제로는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입니다.

비연 2020-11-12 13: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you can do it!

han22598 2020-11-13 0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뮤니케이션의 뜻이 먼지 모르는 무식쟁이. 사람이 잘 변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그런 사람들은 내 눈앞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ㅠㅠ 세미나 같은 곳에서 알짱거리지 말고 ㅋ (걸리면 가만 두지 않겠어!)

비연 2020-11-13 12:32   좋아요 0 | URL
사실 요즘엔 나이가 들어서인지, 생각하는 게 막 말로 나오고 행동으로 튀어나오기 일보직전까지 가는 지라... 손이나 발 움켜쥐고 입 틀어막느라 힘들었어요.. =.=; 좀 말다운 말을 하는, 글다운 글을 쓰는 사람들만 보며 살 수는 없을까 계속 그 생각 하면서.
 

 

묘하게,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다. 그냥 그대로 남아서, 멋지게 살아줄 것 같은 느낌. 내게는 그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 숀 코너리(Sean Connery)였다. 그런 그가, 오늘 90세로 돌아가셨다는 속보가 떴다. 쿵.

 

 

 

 

 

 

 

 

 

 

 

 

 

 

 

 

 

 

1대 제임스 본드로 워낙 유명한 배우이지만, 내게는 <장미의 이름>에서 수사 역할을 했던 그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박혀 있다. 움베르토 에코가 그려냈던 그 수사를, 숀 코너리만큼 잘 소화해내기도 힘들겠다 생각하면서 영화를 봤었는데. 움베르토 에코도 세상에 없고 이제 숀 코너리도 없다. 책과, 영화만 남았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구나...

 

 

 

 

 

제임스 본드로 나올 때도 멋졌지만, 나이가 들수록 섹시함이 더해졌던 보기 드문 배우였다. 아버지는 노동자, 어머니는 청소부였고 스코틀랜드 혈통이었지만, 영국 이튼스쿨을 나왔다는 제임스 본드 역할을 멋지게 해냈고 <언터처블(Untouchable)>로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도 탔으며,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열렬히 지지했던 사람이었다. 2006년 은퇴를 선언하고는('백치들같은 영화인들에 신물이 난다" 라며..ㅜ), 유명한 영화 제의(반지의 제왕 같은)도 모두 거절한 채 조용히 지냈었다. 90세면, 천수를 누릴 만큼 누렸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왠지 서글픈 것은, 이런 그가 이제는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이 먼 타국에 있는 나라는 사람에게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참으로 허무하구나, 10월의 마지막날 다시한번 절감.

 

개인적으로 무진장 좋아하는 작가 움베르토 에코와 언제나 어디서나 멋진 모습이었던 숀 코너리를 기억하며 <장미의 이름> 책과 영화를 다시 보는 기회를 올해 내에 가져야겠다. RIP, Sean Conn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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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0-31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스타에서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20-10-31 23:56   좋아요 1 | URL
흑흑...ㅜㅜ

꼬마요정 2020-11-01 0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깜짝 놀랐네요ㅠㅠ 참 멋진 배우였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20-11-01 02:41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에요..ㅠ 명복을 빕니다...

라로 2020-11-01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근에 <장미의 이름>을 다시 읽고 있어요. 사실 읽기 시작한 이유는 숀 코넬리의 역할이 컸는데,,,이제 이 세상을 떠났군요!! 제 남편이가 제일 좋아하는 제임스 본드도 숀 코넬리인데,,,, 어떤 사람은 존재 그 자체가 압도적인 사람이 있는데 숀코넬리가 그런 사람이죠.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20-11-01 07:37   좋아요 0 | URL
정말 대체불가한 배우였다 싶어요. 이제 좋은 곳에서 평안하기를.. 괜히 쓸쓸해집니다.

페크(pek0501) 2020-11-0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멋진 배우였지요.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20-11-01 13:57   좋아요 0 | URL
Rest in peace.. 어느새 하늘나라에 계시겠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