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사람들 -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 보고서, 개정판
M. 스콧 펙 지음, 윤종석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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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위험한 책이다, 로 시작하는 위험한 책, <거짓의 사람들>을 읽었다. 저자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거짓의 사람들>은 정신 치료 과정에서 저자가 만나고 치료했던 여러 환자의 임상과 그 현장에서 맞닥뜨린 악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이 책의 중요한 논거는 악하다는 것을 인간 성격의 한 측면으로 파악한 것이 아니라, ‘질병의 하나로 보았다는 점이다. 정신 의학자이며 의사로서 가지고 있는 학문적 배경과 임상 경험을 통해 거짓말을 잘 하는정도를 넘어서 악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과 대응이 비교적 소상하게 그려져 있다. 챕터 6에서는 <집단의 이름으로 악을 자행하는 사람들>에 대해 말하며, 그 실례로 미국의 베트남전 파병과 민간인 학살을 비롯해 그 곳에서의 악행을 다루었고, 당연히 한나 아렌트의 논의와 다른 철학적 접근도 이야기하고 있다.



챕터 5에서는 축사라는 부분이 다뤄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듯싶다. 일단 인간에게는 영혼이 있다라고 믿는 사람들과 영혼이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고, ‘악한 영의 존재는 실재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그런 건 오로지 사람들의 상상력의 산물이다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을 테다. 저자는 기독교인이면서 정신과 의사로서 오랫동안 이런 악한 영의 존재에 대해 불신해 왔는데, 부인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경험을 한 이후에 생각의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대한장로회 통합 측의 엄격하고 경직된 분위기의 장로 교회에 자랐지만,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여러 장소(기도원 등등)에서 여러 초자연적인 장면들의 일부가 되었던 터라, 그런 서술이 전혀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나는, 인간에게 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고, ‘육체라는 이 껍데기 너머에 (내부에, 이면에) 하나님의 거룩한 일부(하나님의 영)가 거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73쪽의 이 문장들을 이해할 뿐 아니라 믿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안에는, 인간의 삶 속에는 성스러운 의미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태초에 하나님이 우리를 그분의 형상대로 지으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과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우리는 신을 닮은 존재로서의 책임을 받아들이고 있는가? 인간의 삶에는 성스러운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가? (73)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정신 상담을 위해 찾아온 십대 환자악한부모에 대한 이야기다. 전문가인 의사의 조언이나 설명을 듣지 않고 자기변명에 빠진 부모들. 자신들은 괜찮은 정도를 넘어 좋은부모라는 착각에 빠진 부모들을 세세히 관찰한 부분이다.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사실 그 문제에 제대로 파고 들어가 보면 문제의 진짜 원인은 자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 가정, 학교, 사회에 있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곤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아픈 아이 뒤에는 아픈 부모가 있다는 것이다. 부모 생각에는 아이들을 고쳐야 한다고 판단할지 몰라도 대개 서둘러 고쳐야 할 사람들은 바로 그런 판단을 내리고 있는 부모 자신들이다. 진짜 환자는 부모들인 것이다. (105)

 


나는 경험에 의해 악은 후손에게 이어지는 것 같다는 결론을 얻었다. 4장에서 예로 들게 될 그 사람에겐 악한 부모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대물림 현상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오랜 '유전이냐 환경이냐'는 논쟁의 해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악이 후손에게 내려가는 것은 그것이 유전자를 통하여 전달되기 때문인가 아니면 아이가 부모를 보면서 배우고 따라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부모에 대해 자신을 방어하려다 그렇게 되는 것인가? 악한 부모를 둔 많은 자녀들이 상처는 받으면서도 악한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우리는 모른다. 그리고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과학적인 연구 작업이 지속되지 않는 한 우리는 여전히 모를 것이다. (145)

 

 

인간 성격 형성에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당연히 부모다. 유전적인 요인의 핵심이 바로 부모이고, 유아기에 특히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인 역시 부모가 결정한다. 정확히는 부모가 결정한다기보다는 부모 자체가 환경이다. 유전과 환경이 부모에게 달려있다. 악한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악한사고의 흐름과 생활방식을 학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악한 부모에 대해 자신을 방어하려다 오히려 더 악한 사람이 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악한 부모를 두었는데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부모 같은 사람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흔한 경우는 아닐 것이다. 저자는 설명하기 어려운 이 상황에 대해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인간 삶에 미치는 다양한 변인을 통제하거나 관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에 나 역시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 알 수가 없다.

 

 


모든 책이 육아서로 읽히던 계절을 지나왔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내 자신의 부모됨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이제 아이들이 제법 자랐으니, 이제 무언가를 주기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놓아주는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276쪽 저자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자면 자녀의 독립과 분가를 위해서는 부모가 자신들의 외로움을 견딜 수 있어야만 한다는데 동의한다. 나 역시 그러고 싶고, 또 현재로서는, 부모인 내가,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기대지 않으면서 나 자신의 외로움을 잘 견뎌낼 수 있을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남편과 부모님과는 다른, 그러니까 내게 전혀 다른 질감과 무게의 감정을 불러오는 아이들에 대한 내 사랑이, 아이들에게는 물론이고 내게도 각별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완벽하게 구별된 존재이되 하나의 공간 속에 같이 살았던 공존의 시간 말고도 아이와 나만이 공유했던 경험과 느낌이 존재하니 말이다.

 

 


지난주, 출근하는 중에 라디오를 들었다. 10. 29 참사 희생자 어머니의 인터뷰를 듣고 있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그날따라 렌즈를 끼고 있어서 눈앞이 금방 뿌옇게 변하는 것을 핸들을 꽉 움켜지고 눈물을 참고 또 참았다. 먼저 죽은 자식의 생일상을 준비하는 마음에 대해서, 나는 모른다. 여행 계획을 맡아했던 아이가 이제 이 세상에 없어 아무 데도 가지 못하는 마음을, 나는 모른다. 알 수 없는데. 알 수 없는 내 마음은 같이 울고 있었다. 오히려 그 어머니는 덤덤하신데도 말이다.

 

 

10. 29 참사에 대한 글을 머릿속으로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한다. 내 생각과 내 느낌, 내 글의 뿌연 배경으로서가 아니라, 그 사건의 원인과 현재, 그리고 잃어버린 159명의 사람들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됐다. 서울 한복판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벌어진 이 참혹한 사고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그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애도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오를 때마다 마음 한 켠이 너무 무겁다.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절절한 외침이 꼭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책임자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원한다. 크게 도울 수 없다면, 적어도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다. 계속 말하고 싶고, 그리고 또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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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돌아옵니다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11-02 11:21 
    댓글을 쓰다가 또 길어져서 페이퍼로 씁니다. 저는 이게 혹시 질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 길게 쓰다 페이퍼 쓰면서 먼댓글로 연결하는 병 말입니다. 사회주의와 유물론, 무신론에 관한 부분을 같은 선상에서 연결해 설명하는 건 어려울 거 같고요. <신을 옹호하다>의 테리 이글턴의 주장을 중심으로 제가 이해한 범위 내에서 이야기해 볼게요. 건수하님의 물음에 대한 간편한 대답이라면, 그렇습니다. 사회주의는 무신론과
 
 
다락방 2023-11-01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스캇펙의 다른 책-아직도 가야할 길-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읽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 책 너무 읽고 싶네요.

저는 보고 있기 힘들어서 금쪽이 상담소인가? 그 프로 안보는데요, 거기에서도 보면 오은영 박사님이 아이들 관찰하시면서 부모의 과거를 묻거나 하는 일일 종종 있는 것 같더라고요. 아픈 아이에게는 아픈 부모가 있다는 말씀, 고개 끄덕여집니다. 그런 한편,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를 읽다 보면, 총기로 아이들을 무차별 학살한 가해자는 누가 보기에도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거든요. 그리고 부모를 사랑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죽이고 자신까지 죽이는 일을 할 수 있기도 하다는 걸 보면 역시, 부모가 환경 그 자체일 수 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또 아닐테고요. 저는 ‘악‘에 관심이 많은데, 이 책 제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아, 저 일전에 읽었던 책 중에 부모가 살해당하는 걸 목격한 형은 연쇄살인범이 되고 동생은 경찰이 되는 그런 책이 있었어요. 한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고 그리고 그 성인이 ‘어떤 ‘성인이 되느냐는 알 수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작가의 말처럼 ‘모르겠다‘ 라고 밖에 답할 수 없을 듯요.

저도 이 책 읽어볼래요!!

단발머리 2023-11-01 17:53   좋아요 0 | URL
저도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기억나요.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다른 사람을 죽이고 자신까지 죽이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걸까. 저는 그 엄마의 말을 믿거든요. 그 아이는 죽이러 간 게 아니라, 죽으러 간 거라는 말.... 그게 자기 아이가 그 끔찍한 범죄의 주동자가 아니라 소극적인 가담자라는 변명으로 들리기는 하지만.... 그 책을 읽고 나서, 전 그렇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형은 연쇄살인범이 되고 동생은 경찰이 된다는 거, 똑같은 상황을 겪은 후에 완벽하게 반대의 그런 행동이 나온다는 거... 저도 항상 궁금하기는 합니다. 결국 알 수 없다,라고 말하게 되네요.

<아직도 가야할 길>을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읽지는 않았구요^^


공쟝쟝 2023-11-01 1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 저는 기억할 것입니다.
단발님 아이를 낳지 않아도 경험하지 않아도 그런 상실을 절대적으로 모른다고 하여도 헤아려 볼 수는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안하는 걸, 기능적 실용적으로만 보려하는 것, 그걸 말이라고 떳떳해 하는 건 악이죠.

저는 친구님 덕분에 ‘사랑’을(내가 폐기하고자 했던 것) 종교적인 맥락까지 포함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있어요. 그 역시 제가 완전히 이해하긴 어렵겠으나. 믿는다는 건 이해의 영역이 아니고 사랑의 영역이라는.

“(49)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 말을 인정하기가 어려워 진다. 현실에서는 사랑이 역사의 중심이 아닌 게 명백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리가 사랑마저 실질적으로 사유화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독교 신앙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이유의 하나가 여기 있다.
디치킨스가 빚지고 있는 자유주의적 인본주의(liberal humanism)의 유산에서 사랑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사랑은 디치킨스의 정치적 어휘에 포함되지 않으며, 그들이 혹시라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쓴다면 당혹스럽게만 느껴질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인간 실존의 중심에 놓여 있다고 여기고 개인의 삶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자유주의 전통의 시각으로는 세상사에서 주변적 위치를 차지할 뿐이다. 예컨대 정치적 사랑이라는 개념은 디치킨스에게 별 의미가 없을 듯하다. 한데 사회주의에선 정치적 사랑이라 할 만한 것이 윤리의 근간이다. 문제는 사랑이 그저 성애와 로맨스, 개인과 가정의 일로 거의 완전히 축소되어 버린 사회에서 정치적 사랑이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디치킨스가 지금과 같은 글들을 써내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랑의 문제에 대해 자유주의와 다른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전통이 오늘날 흔적도 없이 가라앉을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 신을 옹호하다

(찡긋-)

단발머리 2023-11-01 17:57   좋아요 2 | URL
일단 이 댓글에서는.... 디치킨스가 누구인지 밝혀줘야 합니다.

* 무신론 과학자들의 대표자로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크리스토퍼 히킨스와 <만들어진 신>의 리차드 도킨스를 합쳐 부르는 말이 디치킨스입니다.

급, 양자역학이 떠오르네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이다.

(찡긋-)

건수하 2023-11-01 20:09   좋아요 3 | URL
디치킨스라는 단어를 처음 보았네요. 그러면… 사회주의 맥락에서는 무신론이 가능하겠군요?

(이 책이 의도하는 바는 아닐 것 같지만…?)

공쟝쟝 2023-11-01 22:12   좋아요 2 | URL
수하님 참 사회주의자는 참 종교인과 같다... 정도로 갈음하는 걸로! ㅋㅋㅋㅋ
저는 너무도 심오해서 점점 독서의 맥락을 잃어버렸고... 신앙이란 역시나 제 이해를 넘어서는 영역이지만...
바로 그 이해할 수 없는 영역에 *사랑*을.. 배치하고 일단... 신은 사랑이고요......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역시).. 그러니까 신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인간이 신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사랑은 그런 원리를 포함하는 것... 사회주의가 무신론이라고 떠들어봐야 신(사랑)은 있음...ㅋㅋㅋㅋ 아직 덜 읽었지만... 신을 옹호하는 부분이아니라... 19세기 자유주의 합리주의 자장안에 있는 잘나가는 영미지식인들(디치킨스)까는 걸로 읽기엔 매우 재밌습니다.
˝(30)스스로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은 부르주아적 환상의 전형이다˝ 신을 폐기한 자들이 만든 신(무신)은 정통 기독교만 못하다(이 부분은 확언)는 게 1/3 읽은 제 생각입니다. (참고로 제 종교는 거의 유교임을 밝히...ㅁ)

건수하 2023-11-02 10:02   좋아요 1 | URL
사회주의도 좋지만
자유주의 합리주의를 버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몸에 새겨져있달까 ㅠㅠ

단발머리 2023-11-02 11:22   좋아요 1 | URL
댓글로 쓰다 길어져서 글 썼어요. 급하게 쓰느라 허접하지만 두 분은 읽으셔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댓글의 창시자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11-01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떠오릅니다. 강압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아버지(로버트 드니로)
아래에서 두 형제의 성격이 극명하게 엇갈리거든요. 국내 한 프로파일러가 범죄심리학 관점에서
영화를 해석하는 프로가 있었는데(제목이 생각안남ㅜ) 같은 폭력에도 다르게 반응하는 심리를
잘 설명해주어서 인상적이었어요. 10.29 참사는 무책임과 혐오 때문에 현재진행형인것 같습니다.
저도 뭔가 쓰고 싶었는데 못했어요. 피해자 유족들은 물론 세월호에 이어 전국민적 트라우마가 더해졌네요.

단발머리 2023-11-01 18:04   좋아요 1 | URL
아롱이 다롱이라는 말이 실감나네요. 똑같은 상황에서 각자 사람들이 다르게 반응한다는 게 말이에요.

저는 10.29 참사의 가족들은 세월호 가족들보다 훨씬 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세월호 때는 국가 경제 자체가 휘청했잖아요. 사람들이 놀러도 안 가고, 외식도 안 하고요. 전 국민이 같이 아파해준 시간이 있었다고, 전 그렇게 생각해요. 아직 진상조사 제대로 안 되었지만요. 근데 10.29 참사는 사진 위패도 없이 추모하고, 그냥 덮어버린 측면이 많아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이고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3-11-01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처음 보는데 말입니다.
요즘 저도 부모란 어떤 존재인가?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읽으면서 눈이 확 뜨이네요.^^
저도 지난주 지인과 대화 속에서 금쪽이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다들 아이를 관찰하기보다 부모를 관찰하고 부모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는데 어떤 분이 요즘 젊은 세대는 금쪽이를 보구선 부모를 전국적으로 망신을 주는 프로그램같아 보인다고 얘길 하더라는군요.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인가? 싶었는데 이렇게 세태가 바뀌어가는 것인가? 또 그런 생각도 드는 거에요.
부모가 바라봐도 부모의 잘못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부모의 아픔이 먼저 보이는 것일까? 혼자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결론은 참부모가 되어야 자식이 올바로 성장하는 것이다.라고 생각되어지는데 말입니다.
사람 마음이 다 제각각이어 어떤 기준점이 흔들린다는 게 무섭기도 했네요.

세월호 참사나 10.29참사등 내가 해당되지 않으니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 자식 세대들이 보고 배울까봐 두렵네요.ㅜㅜ

단발머리 2023-11-01 18:08   좋아요 1 | URL
이 책에 ‘문제적인‘ 부모의 임상 경험을 읽다보면, 특히 그 대화를 읽다보면, 아... 사람들이 자신의 악행, 잘못에 대해 이렇게까지 무감각할 수 있겠구나, 싶어요. 좋은 사람인척 하지만, 실제로는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선 사람들인데... 사회에서는 정상처럼 보이구요. 그 피해는 오롯이 그 집 아이들 몫이더라구요.

저는 <페이드포>의 인용문이 눈에 들어와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잡자마자 후르륵 읽었네요.
근데도 잘 모르겠어요.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요? @@

꼬마요정 2023-11-01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말씀하신 그 어머니의 마음을 완전히 알 수 없겠지만, 소중한 사람을, 소중한 존재를 잃는 슬픔은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까요... 가슴이 아픕니다. 책임지는 일이 무엇보다 어려운 나라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일이 호구가 된 것처럼 느끼나봐요. 아마 부와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다 빠져나가고, 어느 잘못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해서 결국 해결되는 것 없이 사회에 화와 억울함이 쌓여가나 봅니다. 같은 부모 밑에서도 자녀들이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이런 사회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네요. 추모하는 사람들과 조롱하는 사람들로 나뉘는 걸 보면요. 그래도 생명에 대해서는 좀 진지하고 너그러워지면 좋겠는데... 오늘 마세라티 운전자가 차를 치고 도망치다가 가드레일을 부수고 추락해서 사망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댓글이 너무 무섭더라구요. 셀프 정의 실현이라고... 음주 운전 여부도 아직 모르는데, 피해자가 심하게 다치거나 죽은 것도 아닌데 너무 무서웠어요.
자꾸 과하게 잘못에 대해 비난을 하니 또 다들 책임을 회피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런 현상은 부모들이 중심을 잡고 바로잡아 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단발머리 2023-11-01 18:26   좋아요 1 | URL
책임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거 같아요. 세월호로 처벌받은 사람이 딱 한 명이라고 하더라구요. 이번 10.29 참사에서도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도 안 하고 처벌도 안 받는 거 보면서..... 참, 뭐라 더 할 말이 없어지더라구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랄 뿐이에요.

꼬마요정님 글 보고 그 사고 찾아봤는데 그러게요. 사람들 말이 다 독하네요. 그 사람이 잘못했다면 딱 그만큼의 처벌만 받으면 될 것을 말입니다. 삶과 죽음이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닌데... 혐오가 대세가 되어버린 이 세대... 어쩌면 좋을까요 ㅠㅠㅠ

2023-11-02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02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11-02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휴... 이 글 읽고 무거운 마음에 댓글을 못 달고 있었습니다. 아직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저는 이 책도 육아서로 보여 솔깃하군요. 최근 김애란 작가의 ‘입동‘이라는 단편(<바깥은 여름>에 실림)을 다시 읽었는데 너무 슬퍼서 제대로 이입하기가 무섭더라고요. 세월호, 이태원.. 사고의 이름이 어떻든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부모의 역할, 악한 부모 밑에 선한 아이, 선한 부모 밑에 악한 아이.. 참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저는 이런 주제 나오면 항상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는데, <너를 기억해>예요. 서인국이 자기가 괴물이 아닐까 걱정하며 자라는데, 어느날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이 ˝살인마 아버지를 둔 자신의 안에도 살인마가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며 상담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아, <굿 걸 배드 걸>이라는 소설도 떠오르네요. 악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녀의 성장기, 극복기 같은 책인데..
이제 먼댓글 읽으러 갑니다 ㅋ

단발머리 2023-11-07 18:07   좋아요 0 | URL
아.... 김애란 작가가 그런 글을 썼군요. 너무 오랜만입니다, 김애란...

<너를 기억해>가 그런 내용이군요. 전 처음 들었구요. 이게 엄청 무겁고 답을 찾기 어려운 주제인데 드라마나 소설을 읽으면 좀 다를까 싶습니다. 전 어디서인지 기억 안 나는데, 정신과 의사이던가 정신분석학자가 ‘사이코패스‘ 연구하는데... 자기 뇌가 딱 사이코패스 뇌여서... 깜놀하면서 그런데 자기는 왜 사이코패스 범죄자가 안 되었나, 그걸 추적하는 책이 있더라구요.

육아가 쉽지 않지요ㅠㅠㅠ 24시간 부족하구요. 애쓰십니다, 독서괭님! (토닥토닥)
 


 












언제나 글을 썼다. 10대에는 종잇조각들, 상자, 맥주 받침 뒤에다 끄적거리곤 했다. 공책, 책 앞뒤에 붙은 백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급하게 찢어 낱낱이 흐트러진 종이 쪽지들로 가방이 꽉 차곤 했다. 영수증은 모두 펼쳐서, 납작하게 눌러 뒷면에 반 정도만 알아볼 만한 낙서로 뒤덮었다. 한번은 여성 경찰관에게 붙잡혔는데 그 경찰관이 내시와 운문들을 읽는 부끄러움을 참아야 했는데,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이거 네가 쓴 거니?"라고 물었다. 수치가 증발했다. 비웃을 거라 짐작했다. 대신 그 경찰관이 감동해 나도 감동받았다. 내가 살던 삶이 내게 적합하지 않음을 누군가 생각해줬다는 사실을 알아서 좋았다. (355)

 

 


레이첼 모랜이 언제나 글을 썼다라고 말할 때, 그 문장이 주는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정신질환을 앓는 엄마와 가끔 나타나는 우울한 아빠 사이에서 자란 가난한 소녀가 쓰고 싶어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영수증을 납작하게 눌러 거기에 글을 쓰는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두 번째로 읽기 시작하면서 내 의문은 사실 하나였다. 어제의 글은 이 책에 대한 나의 답이자 결론이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사로잡았던 질문은 다른 거다. 그러니까, 내 질문은. 어째서 어떤 사람은 이 난관을 극복해 내는가? 이다. 어떻게 레이첼 모랜은 이 지옥 같은 세계에서 탈출했을까. 어떻게 다른 사람을 저주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까. 어떤 여성들은, 그녀처럼 우연한 기회에 혹은 어쩔 수 없이 성매매에 발을 디디고, 다시는 거기에서 탈출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녀는 그 일을 해낼 수 있었을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어떤 사람은 작은 일에 크게 낙담하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큰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 갈까. 어떤 사람들은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힘들어하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들마저도 용서하는 걸까. 왜 어떤 사람들은 포기를, 또 다른 사람들은 도전을 선택하는 걸까. 질문에 대한 답은 찾지 못 했다. 일단 질문을 여기에 써놓는다. 어디선가 해답에 가까운 그 무엇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생각해 볼 뿐이다.

 














<포스트모던의 조건>은 시작한 지 2주 정도 됐는데 내내 그 자리다. 구입한 책 아니면 안 읽었을 분위기다. 정희진쌤이 극찬하셔서 구입했는데, , 진짜 제 스타일이 아니네요.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참고도서나 기타 등등 자료 가지고 계셔서 뭐든지 가르쳐주실 분, 연락 바랍니다! (이 문장 쓸 동안에는 마음 속에 건수하님 두고 있음^^)

 

<전체주의의 기원>은 밤에 20쪽씩 읽는데 이러다 언제 다 읽나 싶다. 다른 책을 다 미뤄두고 집중적으로 읽어야 할 텐데, 아직은 용기가 부족하여 내내 미루고 있다. 그대, 아렌트. 아직은 내게 너무 멀리 있네요.

 

<504 Words> 어제 안 해서 하루치 밀리고 오늘도 안 해서 이틀째 밀렸다. 어째 잘 나간다 싶었다.

 














<거짓의 사람들>은 레이첼 모랜 책의 인용구를 보고 어제 도서관에서 상호대차로 받았는데, 시작부터 흥미롭다. 서문 첫 문장.

 


이 책은 위험한 책이다. 암요, 그렇구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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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0-25 16:3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네, 맞아요 단발머리 님. 아마 페이드 포를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점에 놀라고 또 그 점이 궁금했을 것 같아요. 어떻게 그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성매매로 몰아간 남자친구를 만나고 그리고 자신을 학대하는 고통스러운 성구매자들을 만났음에도, 분노와 혐오를 품는 대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스와 사랑의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었을까, 하고 말이지요. 정말 단단한 사람입니다. 단단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단단한 사람이기 때문에 분노에 자신을 넘기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분노와 타락과 수치, 그 부정적 감정들을 품고있으면 그 감정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옮겨간다는 것도 잘 아는 사람이었잖아요. 너무 대단한 사람이고요, 정말이지, 앞으로도 어떤 글이든 계속 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레이첼 모랜이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 써주었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출판계는 발빠르게 그녀의 글들을 번역해 내놓아라!!

단발머리 2023-10-27 16:10   좋아요 0 | URL
저는 그래서... 그 부분에서 더 생각하고 싶어요.레이첼 모랜을 그 절망과 비극에서 구해준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물론 그녀 내부의 그런 힘이 있었겠죠. 그런데 왜 어떤 사람들은... 그런 힘을 갖지 못한 걸까. 왜 포기한 걸까. 비록 정신적으로 연약한 분들이었지만 전 모랜의 부모님이 그런 힘을 주었다고 짐작하거든요. 모랜도 책에서 그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구요.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전 그런 생각도 잠깐 했어요. 아프고 부족하고 그리고 자주 화를 내는 부모였지만, 사랑을 줬잖아요. 아... 인생사 참 복잡합니다.

다락방 2023-10-25 16: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포스트모던의 조건> 사두었는데.. 어떡하죠? (그렁그렁)

DYDADDY 2023-10-25 17:02   좋아요 5 | URL
“읽을 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것”이라는 김영하 작가의 말을 내 식으로 바꾸면 책은 보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다.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중에서

단발머리 2023-10-25 17:17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이 좀 읽고 나 좀 갈쳐주세요!! 네? (그렁그렁)

대디님 / 대디님 인용의 말씀 ㅋㅋㅋ 너무 큰 위로가 됩니다! 더 사도 되겠어요, 그죠? 😆

햇살과함께 2023-10-25 20:12   좋아요 1 | URL
저도 샀는데,, 단발머리님이 이해 못하시면 저도 어쩌죠?

단발머리 2023-10-27 16:11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님 / 설마 그럴리가요.... 저는 이 쪽은 진짜 영 몰라서 그런 거랍니다. 너무너무 좋은 책,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정희진쌤이 그러셨어요. 햇살과함께님 힘 내주세요!!

건수하 2023-10-25 17: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불러주셔서 감사하지만 <포스트모던의 조건>을 제가 갖고 있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 😃

단발머리 2023-10-25 18:33   좋아요 4 | URL
아........ 아쉽습니다. 근데 표정 ㅋㅋㅋㅋㅋㅋ 아쉬운 표정 맞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끼 2023-10-25 19:03   좋아요 3 | URL
아! 이제 사신다는 뜻?!

건수하 2023-10-25 19:15   좋아요 4 | URL
네….? 단발머리님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책을 제가 굳이…. 🫥

단발머리 2023-10-27 16:12   좋아요 2 | URL
우끼님 / 우끼님도 사신다는 뜻?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님 / 굳이 읽으시길 강권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0-25 1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째 잘 나간다 싶었다“ ㅋㅋㅋ 아직 포기하지 마세요!!
지난주부터 계속 바빠서 책 별로 못 읽고 있는데 ㅠㅠ 읽는 내내 레이첼 모랜이 굉장하게 느껴지는 건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어 더 그런 것 같아요.. ㅜㅜ

단발머리 2023-10-27 16:14   좋아요 1 | URL
이번주에는 계속 밀렸다는 슬픈 소식입니다. 슬픈 소식 아니에요. 그럴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 포기하지 않으나 많이 늦어질 예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이첼 모랜 책 참 좋지요. 바쁘신 와중에 읽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이 책은 특히 더 고생스러움)
영광의 완독 타임 기다립니다^^

은오 2023-10-26 0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각 장 맨 앞마다 붙인 인용구마저 하나같이 다 찰떡에 와닿더라고요. 저도 페이드포 읽다가 눈에 들어와서 <거짓의 사람들> 담아놨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3-11-01 08:52   좋아요 1 | URL
<거짓의 사람들> 다 읽었어요. (은오님에게만 고백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맞춤법 때문에 리뷰를 못 쓰고 ㅋㅋㅋㅋㅋㅋㅋ 은오님 페이퍼 참고하면서 얼른 써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3-10-26 15: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페이드 포 며칠 째 잡고서 힘겹게 읽고 있는데요. 딱 짚어주신 그 부분 어떻게 이런 상황을 극뽁했는가! 계속 그 생각에 머물러 있어요. 저 그거 백자평 쓰려고 했는데 앞서 읽으신 모두들 그 부분을 언급하고 계셔서 참 뭐라고 쓸 말이 없을 듯 합니다.ㅜㅜ
레이첼 모랜은 위인인 것 같아요.
나라를 구해야만 위인입니까?
요즘같은 세상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여 끝까지 잘 이겨내는 개인도 위인인 것 같아요.
레이첼 모렌의 정신 세계는 일반인들의 정신 세계 그 위에 우뚝 서 있지 않나? 그런 존경심이 깃듭니다.

단발머리 2023-11-01 09:07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백자평 너무 좋았어요. 저는 백자평 쓰는게 제일 어려워서 항상 여러권 묶어서 휘리릭 써버리고 말거든요. 저도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낸 레이첼 모랜이 위인 같은 사람이라고 느껴요.
오래 공부하면서 결국 이 책을 써낸 것도, 본명으로 세상에 맞선 것도요. 정말 용감하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또 이 훌륭한 책을 이렇게 마무리하네요^^ 어뜩해요, 우리도 훌륭하다, 이렇게 가야합니까 ㅋㅋㅋ
 















기본소득이다. 그게 내 결론이다.

 

 

성매매의 본질을 흐리는 여러 논의를 안드레아 드워킨은 실로 간단하게 깨부순다.

 

우리가 기본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성매매란 무엇인가? 섹스를 목적으로 남성이 여성의 몸을 이용하는 것이다. 구매자는 돈을 내고 원하는 걸 한다. 성매매가 진정으로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에서 멀어지는 순간 관념의 세계로 옮겨간다. 기분 좋게 더 나은 시간을 보내며 재밌는토론을 하겠지만 결국 토론하는 건 관념이지 성매매가 아니다. 성매매는 관념이 아니다. 성매매는 입, , 항문이고, 주로 남성 성기, 때로는 손, 때로는 물건들이 삽입되는데 한 구매자에 이어 다음 그리고 그다음 그리고 그 다음 그리고 그다음 구매자에 의해 계속된다. 그게 성매매다.  (- 안드레아 드워킨", 성매매와 남성우월주의, <페이드포>, 292)

 

 

성매매는 입, , 항문이다. 성매매의 근본은 여기에 있다. 남성의 욕구, 가장 동물적이고 근원적인 욕구를 위해 여성의 몸을 사용한다는 것. 다른 사람의 노동 혹은 노동의 결과물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성매매는 다른 어떤 인간의 경제 행위와 구별되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성매매에 나섰던 여성의 인간성은 훼손을 당한다.

 

 

성매매에 발을 디디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원인은 경제적인 이유. 이 세상 어떤 사람도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성매매를 통해 여성에게 지급되는 은 파괴적인 성행위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지옥 같은 현실에서 성매매 여성이 탈출할 수 없도록 막는 가장 강력한 장애물이 된다. <레이디 크레딧>을 읽고 요약해 두었던 글을 가져온다.

 













부채 조절 과정을 통해 여성들은 교환 가능한 몸, 즉각적으로 화폐화 가능한 몸을 갖게 되었다. 여성들은 급하게 빌린 고리의 부채를 갚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나를 믿고 빌려준 돈을 모른 척할 수 없으며, 남의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한다는 부채의 도덕률에 의거, 여성들은 자신이 빌린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의 이자와 원금을 갚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한다. 포주와의 억압적, 폭력적 관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여성 몸의 증권화를 통해 합법적인 금융 활동을 했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몇 겹의 부채에 대한 담보물이 되어 성매매 산업 안에 더욱 중층적으로 결박당하고 영영 탈출할 수 없게 된다. (<레이디 크레딧>, 393)

 

 

돈 때문에 시작할 일을 돈 때문에 그만둘 수 없을 때, 성매매 여성은 영영 그 지옥을 탈출하지 못한다. 몸과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품고, 사회에서 완벽하게 유리된 채, 더러운 욕망의 제물이 된다. 성산업은 이런 여성들, 젊은 여성들을 계속 필요로 한다. 어쩌면, 이 사회가 이런 여성들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의 더러운 욕망과 부의 축적을 위해.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복지 사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논리인데, 아주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 국가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다시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다. 국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외적의 침입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거기까지인가. 그게 다인가. 물론 통신 기술의 발달로 국가의 기능이 심각한 수준으로 비대해지고, ‘감시 사회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의해야겠지만, 그건 이번 논의와는 좀 별개로 하고. 내가 궁금한 건, 개인의 삶에서 국가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이다. 국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개인의 삶이 현재 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도 예측가능하도록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교육, 주거, 의료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문제는 부의 재생산과 증여와 상속, 수도권 과밀화 등의 문제와 얽혀있어서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여러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과 경기권의 아파트 값의 미친 폭등을 잠재우지 못했다. 부동산으로 돈 벌겠다,는 사람들의 욕망 앞에서 국가 정책은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가하기는 하다. 능력 있는 정부가 묘책을 내놓아 부의 재분배방향으로 끈기 있게 밀고 나가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의 건강 보험은 이미 전 세계적인 수준이다. K-장녀이며 큰며느리이기도 한 내가 특별히 감동 받은 지점은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요양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국가가 부담하는 부분이다. 부모를 돌보는 일은 자식의 당연한 도리이지만, 늙으신 부모님을 모시는 일에 국가도 함께할 수 있다. 당연히, 함께 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처럼, 부모님을 돌보는 일도, 나의 일이며 또한 이 사회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다시 기본소득.

 

 

 

추운 거리를 방황하지 않아도 되고, 안전한 거처가 있었다면, 그 남자친구가 절망적인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레이첼 모랜을 속이지 않았다면, 레이첼 모랜이 성매매에 나서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이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돈, 아주 적은 돈만 있어도 성매매라는 온 사회가 비난하면서도 수요가 항상 넘치는 성산업 안으로 스스로걸어 들어가는 여성은 없을 거라는 뜻이다. 아주 적은 돈, 일정하게 지급되는 아주 적은 돈이, 튼튼하게는 아니더라도, 사회의 마지막 안전망이 되어 줄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성매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채팅앱을 통해 가출 청소년들에게 접근할 때, 일정 시간 채팅앱에 들어온 아이들에게 커피 쿠폰, 케잌 쿠폰을 보내 주는데, 그것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유인 요소가 되는지를 설명한다. 지금 당장 머물 곳이 없어서 찜질방, 피씨방을 떠도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커피 쿠폰, 케잌 쿠폰. 성매매와 관련된 또 다른 사항을 차치하고서라도. 돈이 필요해서, 그것도 아주 적은 돈이 필요해서 성매매에 발을 디디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바로 그 마지막 안전망이 필요하고, 그 안전망의 시작점이 오히려기본소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일하지 않고 받는 돈이라는 부분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이다.

 














결론적으로, 가부장제 착취는 여성들에게 특수하고도 핵심적인 공통 억압을 만들어낸다. 이때 억압이 '공통적'인 까닭은 이 억압이 모든 기혼 여성(시기에 상관없이 여성의 80퍼센트)에게 적용되기 때문이고, '특수한 까닭은 가정 내 무급노동을 제공할 의무가 여성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며, '핵심적'인 까닭은 여성들이 '에서 일을 할 때조차, 이들이 속한 계급은 여성으로서 겪는 착취에 의해 조건화되기 때문이다.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 주적>, 63)

 

 

일에 대한 정의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나는 오랫동안 그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그 의미에 대해서 정확히는 아닐지 몰라도 어렴풋하게는 안다. 나는 아이를 낳고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놀아주었는데, 내가 하는 은 일이 아니었다. 남편이 가사와 육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는 이 부분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아무도 내게 돈을 주지 않았다. 첫째는 둘째를 임신했을 때 잠깐 어린이집을 다녔고, 유치원은 1년을 다녔다. 둘째는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고, 유치원만 2년을 다녔다. 고만고만한 아이들 둘과 계속 지낸다는 게 어떤 일이라는 건, 겪어본 사람은 잘 안다. 엄마, 이모, 시어머니, 교회 언니, 교회 동생이 가까이에서 매우 자주, 매우 능동적으로 도와주는 환경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둘 다 학업과 관련된 학원에 다닌 일이 없다. 피아노와 영어를 내가 가르쳤다. 하지만, 엄마, 이모를 제외하고는 나의 이 노고를 알아준사람은 없었고, 나는 공식적으로 비공식적으로 노는사람이었다. 내 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계산되지 않는일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수십억 명의 부모가 자녀를 돌보고, 이웃이 서로를 보살피고, 시민들은 공동체를 조직하는데 이런 가치 있는 활동들이 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사고를 전환해, 단언컨대 아이를 돌보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컴퓨터와 로봇이 모든 운전사와 은행원과 변호사를 대체하더라도 일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문제는 누가 새롭게 인정된 일을 평가하고 대가를 지불하느냐는 것이다. 6개월 된 아이가 엄마에게 봉급을 지불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정부가 이 일을 떠맡아야 할 것이다. 이 급여가 가족의 기본 필요를 모두 충당할 거라고 가정하면 결국에는 보편기본소득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무언가가 될 것이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72)

 

 

이라 불려야 마땅하지만 이라 불리지 않는 을 하고 있는 전업주부, 고등학교 졸업 후 새로운 진로를 찾고 싶은 20, 밥을 먹여줘야 하는 아기를 돌보는 젊은 부부들, 새로운 취미 활동을 시작하려는 40, 먼 나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50대 등등.... 곤경에 처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오늘을 계획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 소득은 작은 힘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힘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제 남은 건 돈 걱정이 되시겠다. 그 재원을, , 어디에서 마련할 것인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50~60조원의 국세를 추가 수확하며 세수 풍년을 맞았던 정부가 1년 새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한편으로 정부가 세수 전망에서 3년 연속 10% 넘는 오차를 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며, 정부의 고장 난 세수 추계 시스템을 하루속히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0500114, 서울신문, 20230910)

 


양도소득세로 추가 세수를 거두었던 문재인 정부 때와는 정반대로 윤정부는 세수 펑크60조이다. 전방위적인 감축 예산으로 난리법석인데, 특히 과학계가 난리다. 국민 혈세로 월급 받아 먹고 살면서 6천만원도 아니고, 6억도 아니고, 60조 세수 펑크라니. 모조리 해고감이다. 이건 정희진 선생님의 오디오 매거진을 듣고 알게 된 건데.

 


시사저널이 단독입수한 방사청의 ‘3000억원 이상 해외 무기체계 구매 사례를 보면, 윤석열 정부는 20225~현재(202344)까지 12건의 해외 무기 구매를 결정했다. 구입한 모든 무기가 미국산이다. 사업예산은 모두 186725억원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임기 5(20175~20224) 동안 해외 무기를 구매한 경우는 4건에 24922억원이다. 구매 건수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1년 만에 문재인 정부를 3배 넘어선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윤석열 정부와 달리 미국 외에도 이스라엘과 이탈리아로부터 무기를 사들였다(1 <해외 무기체계 구매> 참조). (시사저널, 2023-10-21, 1775,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3168)

 

 

윤정부는 1년 만에 문재인 정부의 3배 넘는 비용을 국방비에 썼다. 대북용 무기가 대부분이라고 하던데, 대북 강경노선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건 바로 이 정부다. 북한을 자극하고, 더 많은 비용을 무기를 사는 데 쓴다. ‘바보 같은 일이다. 아니라고 할 사람? 미국 무기상 아니라면 그 누구인가.

 

 













국내 정치인 중에 기본소득에 제일 적극적인 사람은 이재명이고, 경기 성남시는 전국 최초로 기본소득 개념을 적용해 청년 배당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2023718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종환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17명이 지난달 발의한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 폐지조례안이 가결됐다. 재적 의원 34명 중 민주당 의원 16명은 전원이 반대했으나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모두 찬성해 통과됐다. 시의회가 가결한 폐지 조례안이 공포 절차를 밟게 되면서 성남시의 청년기본소득 사업은 내년 1월부터 전면 중단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71909480001202, 한국일보,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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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0-24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가사와 육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는 이 부분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아무도 내게 돈을 주지 않았다.˝

단발님 힘 빡 주고 글 쓰면 이 정도 이시다! 와.

저는 ‘돈 버는 것‘ 빼고 소중한 대부분의 모든 것을 거의 다. 심지어 말을 잘하는 것까지도요. 엄마한테 배웠어요. 아빠는 없었어요. 돈을 벌어다주시는 분이었지만. 없었다고 보는 게 옳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집에서 아빠 대신의 역할을 수행했는 데, 그런데 제가 자라서 사회가 요구한 것은 아빠의 능력 + 엄마의 자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중의 억압ㅋㅋ) 여러모로 어려웠던 사회화 과정을 통해 둘다 하게 되고 난 뒤에....번아웃이 와서.... 엄빠 둘다 안하기로 한 상황... 현시점..?ㅋㅋ

돌봄과 재생산노동에 대한 가치 재평가라는 막연한 해답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을 단발님은 기본소득에서 찾고 계시는 군요.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의식개선과 함께 내면에 왜곡된 노동중심주의(ㅋㅋㅋ 인 사람 치고는 만성적인 근로의욕 저하에 시달림)도 고쳐나가야겠죠? 사유와 노동이 전해지는.. 돈.안.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덧붙임. 윤석열이 미국산 무기*만* 계속 사대는 거 너무 비합리적 소비인데.... 투자도 몰빵은 하는 거 아닌데 정신차려라! 정신은 안차리겠지. 미국한테 뭐 받았냐. 뭐 안받아도 그러는 거면 답이 없는 데. 집에서 자식들에게 윽박지르고 밖에서 힘쎈 사람들에게 설설기는 가부장 = 윤석열(은 애도 없던데.) 서울대 한남검사의 나라 살림 방법 넘나 구림.

단발머리 2023-10-24 20:30   좋아요 1 | URL
저.... 힘은 안 줬고, 얼른 써야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봄과 재생산노동에 대한 가치 재평가라는 지점에서 사실,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문장도 넣고 싶었는데, 책이 집에 있....

다른 누군가의 임금에 의존하고, 따라서 다른 누군가의 의식에 종속되는 이 고립된 여성, 이 여성에게서 탄생한 여성 무능력의 신화를 깨부수는 길은 이제껏 오직 하나뿐이었다. 바로 여성이 자기 임금을 버는 것이다. 사적인 경제적 의존의 허물을 깨고, 집 밖 세상으로 나와서 독자적 경험을 쌓고, 공장이든 사무실이든 사회화된 구조 내에서 사회적 노동을 수행하며, 전통적인 계급 유형과 더불어 여성 자신만의 사회 저항 유형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투쟁>, 55쪽)

우리 사회가 무엇에 가치를 두어야 하는가, 가 페미니즘이 물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자연 파괴가 괜찮은가. 이런 노동 시간에 만족하는가. 그런거요. 전 그 초석이 기본 소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사실은, 그렇게 될 거라 확신해요. 다른 방법이 없거든요. 문제는 그 시점이 언제 오느냐인데.... 일하지 않아도 된다면 노는 인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요. 아니면 공부하는 인간도 괜찮고요. 전 노는 인간 쪽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 쟝님은 그리로 가요, 공부하는 인간. 호모 쿵푸스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0-24 22:52   좋아요 2 | URL
페투 오랜만!! ❤️

제게 페미니즘의 투쟁의 문장은 이것 입니다.

“(46)노동 계급 가족은 더욱 무너뜨리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노동 계급 가족이 노동자를 지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동자로서, 그리고 노동자라는 이유로 노동 계급 가족은 자본을 지탱하고 있기도 하다. 노동 계급 가족은 계급의 유지 및 생존을 좌우하지만, 이때 계급의 유지 및 생존은 계급 자체에 반하여 여성을 희생시킴으로써 가능해진다. 여성은 임금 노예의 노예이며, 여성의 노예상태가 남성의 노예상태를 보장한다. ”

부르주아 가족과는 달리 노동계급은 정상가족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써야하고 그 걸 유지한 것만이 자랑이고 자긍심이지요. 내 부모의 애씀과 자긍심. 가족. 그래서 제 안에서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는 것이 참 어려웠더라 하는 것!

그렇지만 상쾌했습니다. 주부를 기준으로 둔 자본주의의 분석은. 사유는 급진적으로, 투쟁은 사랑으로!! ㅋㅋㅋ

다락방 2023-10-25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그래서 결론은> 이라고 쓰신 걸 보면 이 책 다 읽으신거죠?
재독이셨을텐데 힘든 내용 다시 한 번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완독하드라 수고하셨어요.
저는 두 번 읽으니까 지난번보다 내용이 더 잘 들어오던데, 그렇다면 모든 책은 두 번 이상은 읽어야 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레이첼 모랜은 자기 성찰이 가능했던 사람인만큼, 성매매의 매 순간들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더라고요.
읽기에 괴로워도 읽게되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시간 함께해요, 단발머리 님.
:)

단발머리 2023-10-31 18:51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댓글이 늦었습니다 ㅠㅠ
완독하느라 너무 많이 수고하고요. 지금은 포테토칩 먹으면서 <파묻힌 여성> 찾으러 가려고요. 미리 구입했음요!!!

이번에 읽으면서 저도 한껏 확인한게 ㅋㅋㅋㅋㅋ 아, 책은 역시 두번째가 진짜인가 싶더라구요. 첫번째 읽을 때보다 덜 힘들고 더 좋았어요. 흠, 갑자기 잭 리처가 생각나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래오래 함께해요, 다락방님!!!
 



















정신 질환, 중독과 가난. 중독은 극빈의 생활로 이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중독의 손아귀 안에 있는 사람이 처음부터 이미 가난할 때만 가난에 가속이 붙을 수 있다. 정신 질환은 당연히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감소시켜서 정신 질환 그 자체나 중독에 성공적으로 대항하지 못하도록 한다. - P62

아들이 열다섯이 된 이후로 아들을 바라보면서 그 나이에 내가 하던 일들을, 성매매가 내게 한 짓들을 때때로 생각한다. 성매매로 인해 몸 안에서 느꼈던 역겨움,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하고 뒤틀어놓았는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당시에 내가 얼마나 어렸는지 인정하지 않고는 나의 어린 삶이 얼마나 오염되었는지 숙고해보는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에 달했다. - P112

사회적으로 더 권력 있는 남성들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은 줄곧 수그러들지 않았고, 도망칠 수 없었기에 우리에게 실질적 혜택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착취를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했다‘라고 표현하는 일이었다. 성매매를 ‘성적 자기 결정권‘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뒷받침될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성적인 이유가 아닌 경제적인 이유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성적인 요소는 즐길 수 없었고 견뎌야 했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더라면 업주에게는 빈 업소가, 성구매자들에겐 빈 필름이 남았을 테다. - P127

여기서 타락의 상호작용이라 함은 심리적으로 취약한 남성의 마음이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성매매 여성이 고의적으로 이용하여 조종한다는 점과 관계가 있다. 인위적인 조작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종류의 남자에게는 필수적으로 그렇게 하게 된다. 성매매에서는 이를 수행해내는 능력이 요구될 뿐이다. 이것이 성매매 여성이 일종의 자율성을 지닌다는 증거는 아니다. 이런 종류의 구매자는 조종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주인‘을 알아봐야만 한다는 증거일 뿐이다. 한 가지 이유이다. 그것이 성적으로 그를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여성이 실제로 통제력을 가진다기보다 그렇게 인식하고픈 남성의 필요가 그 중심에 있다. - P133

그 남성은 생리혈에 성적으로 도취되었다. 그의 성향은 평생 성매매 여성을 방문하도록 이끌었는데, 당연히 사생활에서 만나는 여성들과는 이런 욕망을 공유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야말로 성매매를 지탱하는 주춧돌이다. 자신과 인생을 공유하는 여성에게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이성적으로 기대를 할 수 없는 변태 성향을 다른 계층의 여성에게 떠넘기려는 남성의 고집이다. 여성들은 존중과 경멸, 품위와 천박, 존경과 비난이라는 두 부류로 구별되게 나뉜다. - P145

성매매 여성은 성매매라는 생활 방식에서 자신을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대체로 정신적 측면에서 스스로를 분리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성매매 여성의 행위에 전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특성이다. 구매자가 진정한 정체성을 인식하지 못하게끔 극도로 거부하는 모습은 실제로 성매매에 유입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거부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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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0-23 1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휴 저 두번째 읽는데도 왜케 좋아요. 탈성매매하고 약물중독으로부터 빠져나온 레이첼 모랜은 너무나 대단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저는 너무나 놀라운 것이 엄마를 비롯한 자신을 그렇게 자라게 했던 어른들과 그리고 고통스러운 성매매 시간들을 통해서 만났던 수많은 성구매자 남성들을 보면서도, 그녀는 혐오나 분노로 똘똘 뭉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정말 단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는 부정적인 감정이 타인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더라고요. 정말이지 대단한 성찰을 하는 작가인것입니다!!

단발머리 2023-10-24 19:03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저도 이번에 읽으면서 다시 감탄에 감탄을... 정말 멋지고 용감한 사람이에요.

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도 멋지고요.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기르는 ‘평범한‘ 삶을 원하지만 자기는 그 속에 속하지 않는 것 같다는 죄책감을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새로 일궈낸 게 너무 멋져요. 10년 걸렸다고 그러잖아요. 이 책 쓰는데.... 눈물과 피와 땀으로 쓴 책이 맞는 거 같아요. 정말 대단한 작가입니다!
 
















1.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책에 적어둔 바로는 작년 8월에 이 책을 읽었고 이번에 다시 읽었다. 선생님의 책은 내게 경전과 같아서 나는 밤마다 선생님의 글을 두 꼭지씩 읽는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든, 바로 전에 무슨 생각을 했었든, 선생님의 책을 펼치면, 펼치기만 하면 오직 그 생각만 하게 된다. 이번에 밑줄을 그은 부분은 여기.

 


분단(分斷) 체제의 기반은 이분법이고, 이분법은 문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논리다.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의 문해력이 낮은 근본 원인은 분단과 식민주의다.

'건국' 이후 지금까지 남한 사회의 문해력은 외부의 기준에 따라 좌우됐다. 반미, 반북, 친일……… 이와 관련한 언설이 그 자체로 '생명 줄이거나 '()국가'인 사회에서 어떻게 문해력을 논하겠는가. 국가보안법은 국가가 개인에게 행사하는 폭력이라는 점에서 인간과 지식 모두를 압살해 왔다. 그러나 색깔론도 국가보안법도 여전히 활발히 작동하고 있다. (94

 


우리(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우리)의 정치 현실, 모 아니면 도의 극단적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물론 이분법의 결과이고, 이에 대한 궁극적인 원인은 당연히 분단이다. 상대편이 빨갱이인데 어떻게 말을 나눌 수 있겠는가. 상대편이반국가세력인데, 어떻게 마주 앉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남북이 통일될 때까지 두 손 놓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면, 중동의 저 비극이 먼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현실적인 방안을 생각해 두어야 한다. 핵우산, 핵공조 같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 말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하며,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말이다.

 

 

















2. A politically Incorrect Feminist

 


원래 계획은 차근히 읽으면서 한글책과 비교하면서 미국 여성사, 여성 운동사를 일부라도 정리하는 거였는데, 그랬는데,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에는끝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오디오북도 미뤄두고(오디오북 구입한 사람) 가열차게 읽어나갔고, 그래서 오늘 완독의 기쁨을 누리는 뜻깊은 날을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책에 대해서는 이 부분을 여러 번 인용하기는 했는데, 굳이 다시 한번 인용해보면.

 


베티는 자기 자신을 3인칭으로 자주 썼다. 우리가 전부 눈을 아래로 깔거나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당황하거나 기분이 더러워진 것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래도 베티는 본인 모습 그대로 존경받을 자격이 있었다. 역사를 바꾼 수많은 남자들이 그랬듯, 베티 역시 까다로운 사람이었다. 성미가 고약하고 난폭하며 거칠고 말도 안 되게 집요했다. 그리고 통제 불능의 술꾼이었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 220)

 


그러니까 베티 프리단만 그랬다는 게 아니다. 케이트 밀렛도, 안드레아 드워킨도, 그 밖의 위대한 모든 여성들도 모두 다 인간이. 명석한 두뇌를 바탕으로 지적인 연구 및 탐구의 성과로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을 각성의 자리로 이끌었지만, 그들 역시 인간이었으므로, 질투하고, 시기하고, 원망하고, 그리고 다른 누군가에게 필요 이상으로 의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었으니, 천재로서의 위대함과 감출 수 없는 약점을 동시에 가진 그런 인간. 때로는 실수하고, 오해하고, 관계를 끊어버리고, 그리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그런 인간. 흔한 우리 인간들의 모습을여성들도 똑같이 가지고 있다. 여자도 인간이니까.

 


















3. Unfortunately yours

 


무려 네델란드의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날아온, 내 진정 사랑하는 나만의 그대여. 이제 로맨스 그만,이라고 외쳤던 사람은 누구인가. 첫 챕터가 어려워 고심하던 1인은 읽던 책을 직장에 두고 와 무심히 책을 펼친 어느 날 밤, 무려 80쪽의 폭풍 리딩을 감행하고야 마는데... 네이비 실 출신의 남주와 사업가 여주의 강렬한 만남, 만날 때마다 폭발하는 육체적 매력과 가짜 연애를 충족시키기 위한 여러 장치들의 합작이 발랄하고 재미있는 로맨스 한 편을 완성해 간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남주는 아닌데, 건장한 남성의 근육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더더욱 즐거운 독서가 될 듯하다. 줄거리 위주로 빠르게 읽어나간 나로서는, 근육에까지 신경 쓸 여력이 부족하였다. , 많이도 부족하였다.

 


내가 좋아했던 장면은 여기.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두 사람은 크게 싸우게 된다. 여주는 너무 화가 나서 남주에게 방에서 나가라고 말하는데, 방에서 나가지 않은 채 버티던 남주가 말한다. 나 지금 질투하는 거야! 이런 사랑 싸움을 원래 이렇게 하는 건지 어떤 건지 잘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이 부분이 좋았다. 문을 쿵 닫고 나가버려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거나, 오해가 더 커지도록 방관하는 게 아니라, 나 지금 질투하는 거야! 라고 말하는 거. 그 질투가 잘못된 판단에 근거하고 있음을 말하는 거.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 전이라면 입 좀 다물고 있어! 라고 말하는 거. 그런 게 좋았다. 그거 말고도 좋은 거는 많은데, 지면이 부족한 관계로.

 



큰애가 근사한 커피숍에 데려간다고 해서 따라나섰던 어느 날, ‘읽고 있지않은 책을 부러 들고 나갔다. 오늘을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


 


 
















4. 504 Words : 우리 시대 지성들이 매일 쓰는 바로 그 단어

 

 

영어에 대한 사연은 항상 슬프게 끝나니까, 그만두기로 하고. ‘300 워드읽고 싶어요한 것을 보시고 친절한 라파엘님이 이 책을 추천해 주셨다. 기대가 매우 컸었는데, 레슨 1부터 하기 싫은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후회가 쓰나미처럼 몰려왔으나. 이미 구입한 책, 게다가 스프링 분철까지 했던 터라, 1과를 시작했다. 1과 다음에 2, 그다음에 3, 이런 식으로. 하루에 한 과씩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공부를 마치고는 1줄 감상을 썼다.

 

20231011 : 완전!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했다.

20231012 : 반만 하려다가 겨우 반을 더 했다.

20231013 : 까불면서 풀다가 그림 퀴즈 틀렸다.

20231017 : 어제 못 해서 2개 하려 했는데. 할까말까 고민 중이다. (결국 못 함)

20231018 : 아침에 해야겠다, 는 건설적인 생각을...

20231019 : 그림 퀴즈가 제일 어려운 건가? 아니면 센스 부족?

 

 

















5. Edible Economics

 


이 책을 왜 샀냐면, 장하준 박사의 인터뷰를 읽다가, , 그 책은 영어로 썼겠구나, 하면서 책을 찾아보다가, 13,580원짜리 저렴한 버전이 있어 아, 이거 하나 살까 하다가, 더 큰 사이즈의 페이퍼백(17,800)이 있어서 이거다 싶어, 구입한 게 아니고. 사실은 알라딘에서 적립금 만료일이라고 해서 부랴부랴 샀다. 아마존에서 미리보기를 읽어봤는데, 읽을 수 있을 거 같다는 희망이 생겼고. 1페이지 읽고 싶으신 분은 여기로.

 





다 읽을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는데, 일단 시작은 했다. <504 Words> 사놓고 할까말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1인으로서 느낀 건. 역시, 시작이 반이다. 시작하면 하게 되고, 중단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마친다. 언젠가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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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0-21 1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성경이군요! 정희진쌤 글은 ㅋㅋㅋㅋ 밤마다 두꼭지씩....🤭
정희진쌤 보고 계십니까?!
그나저나 저도 슬슬 5권 읽을때가 된 것 같네요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10-21 11:10   좋아요 2 | URL
저도 5권 아직 안읽었는데, 다음 달에..

단발머리 2023-10-22 13:13   좋아요 1 | URL
은오님 / 싹~~ 씻고 식탁(?)에 바로 앉아서 두 꼭지씩 읽습니다. 4권 두 번 읽어서 이제 1권 읽으려고요. 제 최애는 4권인데, 5권이 제일 밀도가 높다고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참고 바래요^^

햇살과함께님 / 5권의 행복하고 진지한 논의가 은오님과 햇살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어서 오세요!!

2023-10-21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22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3-10-21 1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아이폰 좋은 걸로 바꿔야 할까요. 아니면 제 센스 부족으로 제 사진은 엉망진창 인걸까요? 저도 놓고 있던 영어책 붙들어야 하는데, 네이비 실 저는 너무 궁금한데, 그런데 저는 뭘하는 걸까요? 저도 오늘 까페 가서 책 좀 읽으려고 준비해가지고 나왔습니다. 지금은 잠깐 순대국밥 먹으러 왔어요. 🙄

잠자냥 2023-10-21 11:53   좋아요 2 | URL
순대국밥 ㅋㅋㅋㅋㅋㅋ 저도 오늘 폰 바꿀까 생각 중인데… 나가기 귀찮다…

다락방 2023-10-21 13:07   좋아요 1 | URL
얼른 바꿔가지고 와요. 그리고 책장 사진 업데이트 부탁합니다! ㅋㅋ

잠자냥 2023-10-21 13:17   좋아요 1 | URL
ㅋㅋㅋ 나가려다 다시 누운자…

단발머리 2023-10-21 15:27   좋아요 0 | URL
여러분! 바꿔요! 잠자냥님도 다락방님도 오래 쓰셨어요 ㅋㅋㅋㅋㅋ 새 책장 사진을 위해서라도! 돈까스 먹으러 나가는 중인데 순대국밥 먹을까요? ㅋㅋㅋ

잠자냥 2023-10-21 14:52   좋아요 1 | URL
우웅 아직도 누워 있는 1인….

단발머리 2023-10-21 17:11   좋아요 0 | URL
일단 고객님! 오늘 개통은 어려우시구요. 그럼 어떻게…. 다음주에 진행하시는 거로 할까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22 16:18   좋아요 0 | URL
어제 귀차니즘 극복하고 바꾸긴 했어요. 그런데…. 새 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무슨 일이야… ㅠㅠ 암튼 이건 구폰… ㅋㅋㅋ

다락방 2023-10-22 17:55   좋아요 0 | URL
오옷 😱 어떤걸로요?

단발머리 2023-10-22 18:07   좋아요 0 | URL
저기 저… 새 친구 앞뒷모습 사진 좀… (굽신굽신)

잠자냥 2023-10-22 20:10   좋아요 0 | URL
안 알랴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