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질환, 중독과 가난. 중독은 극빈의 생활로 이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중독의 손아귀 안에 있는 사람이 처음부터 이미 가난할 때만 가난에 가속이 붙을 수 있다. 정신 질환은 당연히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감소시켜서 정신 질환 그 자체나 중독에 성공적으로 대항하지 못하도록 한다. - P62
아들이 열다섯이 된 이후로 아들을 바라보면서 그 나이에 내가 하던 일들을, 성매매가 내게 한 짓들을 때때로 생각한다. 성매매로 인해 몸 안에서 느꼈던 역겨움,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하고 뒤틀어놓았는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당시에 내가 얼마나 어렸는지 인정하지 않고는 나의 어린 삶이 얼마나 오염되었는지 숙고해보는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에 달했다. - P112
사회적으로 더 권력 있는 남성들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은 줄곧 수그러들지 않았고, 도망칠 수 없었기에 우리에게 실질적 혜택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착취를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했다‘라고 표현하는 일이었다. 성매매를 ‘성적 자기 결정권‘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뒷받침될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성적인 이유가 아닌 경제적인 이유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성적인 요소는 즐길 수 없었고 견뎌야 했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더라면 업주에게는 빈 업소가, 성구매자들에겐 빈 필름이 남았을 테다. - P127
여기서 타락의 상호작용이라 함은 심리적으로 취약한 남성의 마음이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성매매 여성이 고의적으로 이용하여 조종한다는 점과 관계가 있다. 인위적인 조작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종류의 남자에게는 필수적으로 그렇게 하게 된다. 성매매에서는 이를 수행해내는 능력이 요구될 뿐이다. 이것이 성매매 여성이 일종의 자율성을 지닌다는 증거는 아니다. 이런 종류의 구매자는 조종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주인‘을 알아봐야만 한다는 증거일 뿐이다. 한 가지 이유이다. 그것이 성적으로 그를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여성이 실제로 통제력을 가진다기보다 그렇게 인식하고픈 남성의 필요가 그 중심에 있다. - P133
그 남성은 생리혈에 성적으로 도취되었다. 그의 성향은 평생 성매매 여성을 방문하도록 이끌었는데, 당연히 사생활에서 만나는 여성들과는 이런 욕망을 공유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야말로 성매매를 지탱하는 주춧돌이다. 자신과 인생을 공유하는 여성에게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이성적으로 기대를 할 수 없는 변태 성향을 다른 계층의 여성에게 떠넘기려는 남성의 고집이다. 여성들은 존중과 경멸, 품위와 천박, 존경과 비난이라는 두 부류로 구별되게 나뉜다. - P145
성매매 여성은 성매매라는 생활 방식에서 자신을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대체로 정신적 측면에서 스스로를 분리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성매매 여성의 행위에 전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특성이다. 구매자가 진정한 정체성을 인식하지 못하게끔 극도로 거부하는 모습은 실제로 성매매에 유입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거부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 P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