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71 | 172 | 17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집에 자두가 있는데 집을 나섰다. 자두만 있는 아니고. 자두도 있고 수박도 있고 바나나도 있다(과일 열전). 우유도 있고, 요구르트도 있고, 치즈도 있다(유제품 열전). 밥도 있고, 라면도 있고, 초코파이도 있다(식사 열전). 그런데도 집을 나섰다. 집에 자두도 있는데 



물론 일이 있어서 나온 거다. 일이 없으면 일을 만들어서라도 나온다는 문제라면 문제지만. 책을 반납하려고 집을 나섰는데, 오늘은 부끄러운 날이다. 3권을 빌렸는데, 권도 읽지 했다. 보통 6권을 빌리면 2.5권을 읽고, 5권을 빌리면 2 정도 읽는데, 3 빌려서 그런가. 권도 읽지 했다. 미안한 마음에 도서관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마사 C. 누수바움의 책을 펼친다. 
















마사 누스바움의 이름은시적 정의』라는 책을 통해 처음 들었는데,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 내게는 어려웠다. 오히려 나는 그녀의 이름을 다른 곳에서 만났다. 





공손함, 자기의심, 내면적 침묵은 젊은 여성을 상대적으로 취약한 표적으로 만든다.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 Martha Nussbaum 1969 하버드에서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 최근 그때 일을 회상하기를 지도 교수가팔을 뻗어 가슴을 만지려고 했을 (…) 교수에게 창피를 주지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그저 가만히 그를 밀어냈다 한다. (83)  







세계의 중심 미국, 세계 최고의 대학 하버드.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그녀를 얽어 매는여자라는 굴레. 분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슬퍼했다. 그래? 미국도 그래? 하버드도? 하버드에서도 그런단 말이야? 




방학 때는 자주 오지 못할 같아 책을 대출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눈에 띄는 책들이 있어서 3권을 대출했다. 















『문맹』 전에 대형서점에서 읽었다. 앞부분을 읽어보고 구입하려 했는데, “? 끝났어?” (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느낌을 이해할 것이다. ? 끝났어? 벌써?) 하는 바람에 구입하지 않았는데, 읽고 싶기도 하고, 아이들에게도 읽어 줘야겠다 싶어 얼른 책을 집었다. 아이에게는 첫번째 에세이 <시작> 읽어주고 싶다. 문장을 들려주고 싶다.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9) 



둘째 아이에게는 번째 에세이 <말에서 글쓰기로> 읽어주겠다.  


내가 비밀 하나 알려줄까?”

어떤 비밀.” 

출생의 비밀.”

출생에는 어떤 비밀도 없어.” 

아니야. 그렇지만 네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다고 맹세해야지만 말해줄 거야.” 

맹세할게.” 

있잖아. 너는 주워 아이야. 우리 식구가 아니라고. 사람들이 발가벗고 들판에 버려진 너를 발견했어.” (21) 















『엄마의 독서』 jsshin님의 리뷰를 보고 제목을 기억해 두었던 책이다. 소설가다운 입담과 진솔한 이야기라는 평가에 귀가 솔깃했다. 육아서를 많이 읽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도입부가 특별했다. 저자가엄마 육아서들이 취하는 기본적인 스텝과 많이 달랐다. 엄마가 되었을 때의 기쁨과 놀라움, 초보 육아의 당황스러움과 사랑스러운 아이, 실패와 난관을 딛고 진정한(?) 엄마로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었다. 엄마가 시시각각 떨어져 내리는 온갖 책임에 이리저리 치이며 필사적으로 붙잡았던이라는 동아줄에 대한 이야기이되(7), 첫번째 책이 <역사 속의 매춘부들>이다. ‘엄마로서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기 , 사회 생활과 결혼 생활을 통해 여성이투명인간으로 처리되는 불합리함을 인식하게 저자가 그대로페미니즘 모먼트 겪어내는 광경이 책의 시작점이다. 



그러나 당시 나는 상황을 그렇게 거시적으로 통찰해내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존재감이 완전히 소멸될 예정인 사람으로서, 닥쳐올 나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쩔 몰라 하며 버둥거렸다. 다시는 사회에 나가지 못할 것이며 그저 이렇게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애를 보다가 한생이 가버릴 거라는 절망감, 사회적, 경제적 표식들을 모조리 잃고 오직 육아의 담당자로서만 자리매김된 나에 비해 사회적, 경제적으로 아무것도 잃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라는 조력자가 스물네 시간 집을 지키고 앉아 육아와 살림을 온전히 도맡을 것이기에 가정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출근하고 대학원에 가고 회식도 가고 5 6일짜리 출장도 있는 남편의 대조적 상황에 대한 분노로 억장이 무너질 같았다. (50) 



그녀가 말하는 고민은, 어제부터읽고 있는 책에서 말하는이름 붙일 없는 문제들 닿아 있다. 




문제는 미국 여성들의 가슴 속에 여러 동안 묻혀있었다. 동요는 낯설었고, 불만족스러웠으며, 20세기 중반의 미국 여성들이 애타게 기다리며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다. 교외에 사는 가정주부들은 제각기 문제를 가지고 홀로 싸웠다. 침대를 정리하면서, 식료품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서, 의자에 커버를 씌우면서, 아이들과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아이들을 보이스카우트와 걸스카우트에 태우고 다니면서, 그리고 밤마다 남편 옆에 누워이것이 과연 전부일까?”하고 스스로에게 조용히 묻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61) 






『여성성의 신화』. 출간된 50주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출발선에 다시 세우는 이라고 정희진이 말한 이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부만두 2018-07-2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엔 복숭아가 있지요. 아몬드랑 우유, 가지랑 오이도 있고요. ^^

단발머리 2018-07-21 07:32   좋아요 0 | URL
저희집에 없는 것 중에 복숭아가 제일 부러운데요.
복숭아, 복숭아....^^

유부만두 2018-07-21 07:50   좋아요 0 | URL
어제 밤, 아이 수영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 자두 샀지요!!!!

라로 2018-07-21 08:38   좋아요 0 | URL
저희집엔 체리랑 포도랑 수박이랑 바나나랑 다 있는데 복숭아랑 자두가 없어요!! 어제 복숭아 산다고 하면서 마트에서 그냥 걸어나왔어요. 엉엉 다시 마트 갈래요. 실화에요!!

단발머리 2018-07-21 09:56   좋아요 0 | URL
아하~~~ 유부만두님 자두까지~~~^^
자두까지 집에 있다면 퍼퍽트인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8-07-21 09:59   좋아요 0 | URL
미국의 체리는 저희 동네의 체리랑 비슷할 것 같은데요 ㅎㅎㅎㅎㅎㅎ 바나나도요.
수박은 웬지 다른 모습일 것 같구요.
복숭아는 저도 아직이예요. 라로님이랑 저랑 ˝복숭아 없는˝ 동지네요^^
 
















1. 생애 번은 피아노 연주하기


책의 약속이라면 6 안에 바흐의 피아노 명곡프렐류드 1 C장조’ (BWV 846) 연주할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피아노를 번도 쳐봤어도, 악보를 몰라도 책의 안내를 따라가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루 45, 6. 비범한 일을 이룰만한 시간! 바흐의 명곡은 체르니 100 혹은 체르니 30 초반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연주할 있는 곡이다. 많이 어렵지 않은 곡이고, 곡을 연주하는 것을 비범한 일이라고까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피아노 명곡 연주해보기 버킷리스트에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한다. 


일부러 책을 찾아 읽은 이유는 바흐 명곡을 연주해보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피아노를 1 모르는 사람에게 피아노와 악보와 연주의 기본을 어떤 방식으로설명하는가를 알고 싶어서이다. 건반 52, 검은 건반 36, 88개의 건반이 ‘CDEFGABC’ 음의 자리와 어떻게 만나지는지 설명하는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오랫동안 피아노 레슨을 받아왔고, 현재는 가정집에서 야마하 피아노로 피아노 레슨을 하고 있는 지인이 말하기를 어려운 곡일수록손가락 번호 정확히 짚어주는 중요하다 강조하던데, 책에서도손가락 번호 인지하고 연습해야 함을 강조했다. 




2. 낯선 시선 


정희진을 다시 읽었다. 


젠더를 해결하려면 젠더를 가시화하는 동시에 젠더를 넘어서야 한다. 젠더를 조금이라도 해체하고 무력화해야 한다. 환경 문제가 지구의책임 아니듯, 여성 문제(젠더, 인간을 성별로 구분하는 제도) 역시 여성의책임 아니다. 이성애에 기반을 가부장제 사회가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했고, 구별의 권력이 성차별을 가능케 했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근원적으로 구별(젠더) 반대하지만, 구별이 만들어낸 효과(차별)로서 젠더가 작동하는 현실을 문제 삼는다. 한편으로는 젠더가 본질적인 구별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젠더로 인한 구분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14) 






3. 아무튼 피트니스  

















의도한 아니지만 운동 관련 세권을 연달아 만났다. 『마녀 체력』 스타일이 아니어서 읽다가 말았고,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금방 그만두었다. 책은 다락방님 리뷰가 좋아 일부러 찾아 보았는데, 역시나 좋았다. 즐거워서 하는 운동, 스스로 힘을 쓰는 운동, 사치라고 부를 테면 그러든 말든. 나는 하늘을 들어 올리는 사치를 마음껏 부려볼테다. 문단이 기억에 남는다. 



(농사 짓는 후배는) 역도 선수 장미란을 때마다 힘을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일손이 아쉬운 처지에서 나온 서글픈 농담이었다. 농사일뿐이랴. 힘을 써야 일은 차고 넘친다. 그리고 죄다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일이다. 


아틀라스처럼 일로 힘을 쓰는 것만이 아니라, 헤라클레스처럼 쓰는 힘도 필요하다. 일이 아닌 데다 에너지를 들이는 ,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가리켜 흔히 사치라 한다. 그러나 어디 삶이 필수품만으로 이루어지는가. 살아가려면 간혹이라도 사치품이 필요하다. 여유와 틈을사치라고 낙인찍은 아닐까. 그렇게 사치라는 말은분수를 지켜라하는 말로도 바뀌어 우리 삶을 단속하고 있는 것은 아니까. 필요해서가 아니라 즐거워서 힘을 쓰는 일이 사치라면, 힘을 하늘을 들어 올리는 쓰는 사치를 마음껏 부릴 것이다. (60)  



일주일에 체육시간에도 선생님의 레이더를 피해 나무 그늘 속을 헤매던 내게 운동은 언제나 언감생심. 작년에 일생일대의 결심으로 아파트 내부 헬스클럽에 3개월 등록을 하고, 상하 운동복을 사고, 운동화를 꺼내고 난리를 쳤지만, 3개월 동안 5.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태생적 운동 거부자.

 

지은이의 트레이너인 나이스샘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좋아요, 그래요, 더요. 운동할 마지막 세트를 가능하게 해주는 나이스샘의 격려와 화이팅. 인생에도 퍼스널트레이닝 같은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 지은이의 말에 동감한다. 하고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사람, 마지막 힘을 쥐어짤 같이 해주는 사람. 우리 모두 그런 사람, 그런 퍼스널트레이닝을 원한다.  





4.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책은 syo님의 서재에서 봤던 책이다. syo님은 평가는 정확하고, 냉정하고, 유머러스했는데, 그래서 더욱 읽고 싶었다. 

거칠게 이야기하는 공부란 결국 다음 3단계의 반복이(). 





1990년대 독일 베를린에서 앤더스 에릭슨이 이끄는 연구진이재능 무엇인지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결론은 물론모든 것은 재능이 아닌 연습의 결과이다. 에릭슨이 말한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란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골라내 그것을 반복하는 연습으로서 1)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특별하게 설계된 활동이며 2) 수없이 반복할 있는 활동이며 3) 교사나 전문가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있는 활동을 가리킨다. (76) 


혼자 공부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번째 공부 원칙이운동이다. 태생적 운동 거부자에게는 청천벽력이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공부도 잘한다(맞아요). 운동을 하면 우리 뇌는 최고의 상태가 된다(그래요?). 신경 전달 물질이 증가한다(정말요?). 뉴런이 증가한다(어째요ㅠㅠ). 



눈에 띄는 부분은혼자 공부하는 사람의 식사 관리편’.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매운 음식이 좋지 않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공부하는 사람은 순하게 먹고, 적당히 먹어야 한다.” 순한 음식은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지만, 너무 매운 음식은 몸의 기운을 밖으로 발산하는 성질이 있어서 먹으면 열이 오르고 땀이 나는데, 이렇게 발산해 버리는 기운이 우리가 일하고 공부할 써야 에너지라는 설명이다. (252) 수긍이 가는 적절한 설명이라고, 일주일에 떡볶이를 번씩 먹는 1인이 생각한다. 





사실 요즘에 책이 읽혔다. (그렇다. 책을 읽었다, 이렇게도 있다.) 날은 더웠고, 더위와 폭염과 열대아와 함께하는 즐거운(?)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굳이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보자면, 책을 탓하고 싶다. 



5. 흑인 페미니즘 사상 




흑인여성은 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는 노동자일 뿐이며 백인 가정의 외부인이다. 흑인여성 가사노동자는 내부의 외부인 outsider-within 이라는 흥미로운 사회적 위치에 처하며, 내부의 외부인 위치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흑인여성 고유의 관점을 가지게 특수한 주변적 위치이기도 하다. (38) 








책은 두껍고, 자간은 좁고, 도서관 책이라 줄을 수도 없는(당연한 말씀을…), 훌륭한 책을 앞에 두고 나는 갈팡질팡했다. 갈피를 잡은 마음이 더욱 가쁘게 요동칠 때는, 책을 읽었다.  




6. New Moon  




“Even if I had jumped off that cliff to die, that would have been my choice, and not your fault. I know it’s your … your nature to shoulder the blame for everything, but you really can’t let that make you go to such extremes! It’s very irresponsible – think of Esme and Carlisle and – ”

I was on the edge of losing it. I stopped to take a deep breath, hoping to calm myself. I had to set him free. I had to make sure this never happened again. (511) 






자신 때문에 벨라가 자꾸 위험에 빠진다고 생각한 에드워드는 벨라를 떠난다. 벨라의 인생에서 자신을 지우려고 떠난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을 때조차 벨라가 절벽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는 환상을 보게 에드워드는 자신도 불사의 삶을 마치려 한다. 앨리스의 도움으로 벨라는 간신히 이탈리아에 도착하고, 에드워드의 죽음을 막는다. 이제 에드워드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벨라는 말한다. 내가 절벽에 떨어져 죽는다 해도 그건 내가 선택한 일이야. 잘못이 아니야. 너하고는, 삶과는 상관없는 일이야. 



에드워드는 벨라를 사랑하고, 다시는 그녀를 떠나지 않겠다 굳게 결심했지만, 아직 사실을 모르는 벨라는, 그의 마음을 모르는 벨라는 그를 보내주기로 한다. 


그를 보내주기로. 그를 자유롭게 해주기로. 한다. 


I had to set him free.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8-07-19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가 등판했군요!!
뭐라고 평 해놨나 싶어서 찾아봤더니, 지금 봐도 납득이 가는 한줄평이었습니다. 잘했어 syo!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7-21 07:36   좋아요 0 | URL
암요, 그럼요, 잘했어요, syo님~~~~~~~~
syo님의 평이 하도 좋아 읽은거예요.
나도 지푸라기 좀 잡아보겠다는 심정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18-07-1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체력> 이 맞으셨군요. 저는 그런줄도 모르고~~~^^;;;;

단발머리 2018-07-21 07:38   좋아요 0 | URL
<마녀체력> 보다는 저는 <아무튼 피트니스>가 더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피트니스는 메롱인지라 ....
그래도 제일 맞는 운동이 요가인데, 그걸 또 열심히 안 하는....^^
 

















1957, 아이의 어머니이자 여성운동가인 36 여성 베티 프리단 Betty Friedan 동창생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스미스대를 졸업한 15년이 지난 후였다. 엘리트 여대의 졸업생 대부분은 가정과 아이들을 돌보는 전념하고 있었는데, 임신 기자로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된 프리단은 동창생들이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보는지 알고 싶었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를 있겠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름 없는 문제 대한 연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97)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 훅스는 현대 페미니즘 사상의 형태를 만든 프리단의 책이가진 것이 많은 여성들에게 성차별이 미치는 영향 관한 논의에서는 유용할지라도, 백인 여성들 내면의 뿌리 깊은 인종적, 계급적 편견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름 없는 문제라는 프리단의 유명한 말은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자주 인용된다. 그러나 실제로 말은 대학 교육을 받은 중산계급과 상류계급 기혼 백인 여성이라는 선택받은 집단이 겪는 처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남아도는 시간과 가정과 아이들과 쇼핑에 지치고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가정주부가 겪는 문제인 것이다. (22) 











어느 오는 날 오후, 반스앤드노블에서 스테퍼니 스탈이여성의 신비』 다시 읽게 되면서 이 책은 시작된다. 2세대 여성주의를 촉발시킨 책이지만 1963년에 출간되어 이미 고전 중의 고전으로 인식되던 책을 다시 읽으면서 그녀는 놀라운 기분에 사로잡힌다. 결혼하기 위해 열아홉 살에 대학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어느 여성의 이야기, 대학생 때에는 다른 나라 사람 이야기로만 여겼던 여성의 사연이 바로 지금의 자신과 다를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스테퍼니 스탈은여성의 신비』 시작으로 페미니즘 고전다시 읽기 시작한다. 







작년 봄이었나. 『여성의 신비』 절판 상태이고, 근처 6개 도서관에서 딱 한 권 있는 그 책도 도서관 일반열람실에 비치하 않고 도서관 직원들을 통해특별 관리되고 있다는 걸 알게 , 출판사에 전화를 했었다. 재출간할 의사는 없으신가요? 아니요,라고 간단하게 출판사 직원은 대답했다. 32,000원. 보통의(?) 책 두 권 값이라 조금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다른 출판사를 통해 이제라도 다시 출간되었다니 일단은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사실 제일 반가운 , ‘정희진 해제라는 안내 혹은 광고 문구다. 당연히정희진 해제부터 먼저 읽어볼 생각인데, 출간일이 7 18일이라 지금 주문해도 7 17일이출고 예상이다. 


기다림의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7-14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14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게 무해한 사람』 읽기 전,  준비 운동

최은영을 읽기 전, 최은영으로 준비 운동. 

차분하고 단정한 준비운동.  




<쇼코의 미소> 


분명히 쇼코도 그때 느끼고 있었겠지. 내가 쇼코보다 정신적으로 강하고 힘센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마음 한쪽이 부서져버린 인간을 보며 나는 무슨 일인지 이상한 우월감에 휩싸였다. (263) 



순결한 꿈은 오로지 일을 즐기며 있는 재능 있는 이들의 것이었다. 그리고 영광도 그들의 것이 되어야 마땅했다. 영화는, 예술은 범인의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자들의 노력 속에서만 진짜 얼굴을 드러냈다. 나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재능이 없는 이들이 꿈이라는 허울을 잡기 시작하는 순간, 허울은 천천히 삶을 좀먹어간다. (271) 



새벽에 눈을 뜨면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우리가 밟고 있는 단단한 땅도 결국 흘러가는 맨틀 위에 불완전하게 있는 판자 같은 것이니까. 그런 불확실함에 발을 내딛고 있는 주제에, 그런 사람인 주제에 미래를 계획할 있다고 생각했다니. (294)



이제 나는 어디로 가나. 

나는 간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배낭을 메고 가볍게 걸어가는 떠돌이처럼

그건 내 오랜 꿈이었다. (작가노트, 305)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7-09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10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공개 2018-07-1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쇼코의 미소>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책입니다. 누군가 한국소설을 시작한다고 추천해 달라고 하면, 이 책을 추천할 거예요 ^^

단발머리 2018-07-10 19:2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전 어제, 다시 읽는데 좋은면서도 가슴이 조금 쿵쾅거리고 그러면서도 막 읽은 문단을 다시 읽고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쇼코의 미소> 진짜 강추지요^^
 



나란히 앉아 소파에 삐딱하게 기대 책을 읽는다. 엄마, 읽는 뭐야? 이거? , 제목이 뭐야? 『페미니즘의 작은 역사』. 그제야 알겠다. 내가 읽는 책의 제목을 물어보는 이유를. , 이거 만화야. 물어보지 않는 굳이 말해준다. 내가 좋아할 만한 만화겠나. 내가 읽을 만한 만화겠나. 고민하는 어린이 1. 화난 여자들의 화난 표정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괴짜 탐정의 두번째 사건노트 2』 돌아간다. 각자 자기 책으로, 자기 세계로 돌아간다.  




1. 페미니즘의 작은 역사 





나는 모든 책을 설렁설렁 읽는다. 읽고 나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생각해보니 교과서도 그렇게 읽었다. 꼼꼼하게 읽은 거라면 <성경> 뿐인데, 성경은 워낙 방대하다 보니 기억을 한다. 근래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읽는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특한 생각을 했다. 이런 책을 읽고 나서페미니즘의 역사 작게나마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면 좋으련만. 평생의 습관이 금방 바뀌지는 않을 같고, 길은 멀다. 














2. 여자라는 문제 















부제는 <교양 있는 남자들의 우아한 여성 혐오의 역사>이다. 여자가 어떤 일을 없다고 주장할 때의 근거는 여자의 뇌가 작다는 것이었다. 남자의 뇌보다 작고 부드럽고 폭신하고 가벼운 물질로 이루어진 여자의 . 정리 정돈을 위한 여자의 .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없는 여자의 . 







여성이라면 연약한 손목과 가느다란 손가락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가정부와 여자 노예, 탄광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남자같은 손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했다. 

 






3. 흑인 페미니즘 사상 





인종, 계급, 젠더, 섹슈얼리티가 서로 맞물리면서 작동하는 여러 억압은 그것을 정당화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 없이는 지속되지 못한다. 세릴길케스가 주장한 대로, “흑인여성이 불평등의 전체 구조와 갖가지 방법과 형식으로 표현되는 인종차별주의에 담대하게 저항하는 것은 기존 질서의 유지에 지속적이고 다층적인 위협이 된다”. 흑인여성을 유모, 가모장, 복지수당 수령자, 섹시한 여자 등의 정형화된 이미지로 묘사하는 것은 흑인여성억압을 정당화하는데 복무한다. 흑인여성을 억압하는 통제적 이미지 controlling images 도전하는 것은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핵심 주제이다. (129) 





책을 조금 일찍 읽었어야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열심히 읽어서 겨우 184. 반납일을 5 앞둔 사람이 말은 아니지만 





4.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이주의 발견>으로 책을 꼽는다. 그대로 페미니즘 리부트의 시대. 출간되는 페미니즘 도서를 모두 읽을 수는 없다. 소설도 읽어야 하고, 시도 읽어야 하고, 무더기로 출간되는 페미니즘 도서 중에서  책은 빛난다. 페미니즘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가 치른 곤욕부터 시작해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뜨거운(?) 고등학생들과의 페미니즘 공부는 실천하는 페미니스트의 면모를 보여준다. 여성혐오에 대한 아래 문단은 가히 압권이다. 



대한민국에 여성혐오가 어디 있냐며, 이제는 남자가 살기 힘든 시대라 주장하는 남자들이 많다. 그런 분들 같이 모여 러시아 한번 가보시면 좋겠다. 늦은 길거리를 누비다 생명의 위협을 느껴보도록. 현지인 친구에게 인종차별 때문에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는 하소연을 했다가요즘 세상에 인종차별이 어디 있냐 핀잔을 들어보도록. 모든 백인이 그런 아니니 일반화하지 말라고, 자신을 욕하는 같아 기분 나쁘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면, 그럼, 아니 그래야만 당신도 여성들의 공포와 분노에 공감할 있을까? (80) 




남자가 페미니스트일 있을까. 남자도 페미니스트가 있을까. 어느 만큼 여자를 이해할 있을까. 오바마 같은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가진 아빠가 페미니스트가 되기 쉬울 같은데, 그렇지도 않은 같다. 저자는 자신의페미니즘 사고 시작된 때를 이렇게 기억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에게는 자연(?)스럽. 고단한 엄마의 삶이 자신의 삶에 대한예고편이라는 사실을, 여자들은 불길하게 예감한다. 




열두 아이의 눈에도 어머니는 힘겨워 보였다. 고통을 덜어드리고 싶어 가사노동을 시작했다. 빨래와 청소, 설거지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지친 얼굴로 퇴근한 어머니가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들어가는 대신 이불을 덮고 소파에 눕는 것이 좋았다. “도와줘서 고마워, 아들.” 어머니는 혼자 끓여 먹은 라면 그릇을 씻어도 고맙다고 했다. 이상했다. 함께 먹고 같이 입고 모두가 더럽히는데, 씻고 빨고 청소하는 오롯이 어머니의 역할인 이해되지 않았다. (27) 



엄마, 내가 사랑하는 엄마가 힘들어하는 보면서 엄마를 돕고 싶다고 생각하는 열두살 아이. 내가 있는 선에서 엄마를, 내가 사랑하는 엄마를 도와야겠다고 결심하는 열두살 남자 아이. 뭉클하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8-07-08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달린 제 댓글에 대한 단발머리님의 답글과 이 글, [페미니즘 시작의 사고]를 보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어요.

단발머리님은 답글에서 ‘백인 여성‘은 흑인 여성 억압의 원인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면 백인 여성의 흑인여성 차별은 흑인여성 억압 문제와 별개라고 생각하시나요?

단발머리님은 《흑인 페미니즘 사상》 129쪽 문장을 인용했어요. 그 문장 내용에 따르면 흑인 페미니즘은 불평등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주의에 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상입니다.

단발머리 2018-07-08 20:47   좋아요 0 | URL
일단 저는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끝까지 읽지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으로서, 129쪽을 인용한 겁니다.

cyrus님 댓글대로, ‘백인 페미니스트들은 중산층의 삶 개선과 인권 신장에 집중했고, 흑인 여성의 문제를 외면했어요.‘
그랬습니다. 백인 페미니스트들은 자신들에게 시급한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했겠죠.
흑인 페미니스트들은 이에 분개했을 테고요.
전 다만. 쉽게 이것이 모두 백인 여성 탓이다, 백인 페미니스트가 ‘원인이다‘라고 말하는 게 불편합니다.

인종의 측면에서 백인 여성은 가해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겠죠. 자신도 모르게 자신과 같은 인종에 속한 남성의 편에 섰을 테니까요. 하지만 젠더의 측면에서 백인 여성은 흑인 여성과 똑같이 피해자입니다. 페미니즘이 인종, 계급, 젠더 억압의 상호 연관성까지 밝혀내는 것으로 확장되는 것에 동의하지만, 백인 여성들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건 아닐까요?
페미니즘의 역사를 어느 위치에서 이해하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다른 인종, 계급, 젠더를 악의적으로 억압해 온 백인 남성들이 있습니다.
페미니즘 의식을 갖게 되었지만, 아직 과거의 인종, 계급 차별에 익숙한 백인 여성들이 있습니다.
백인 여성들이 나쁘다, 라고 말하는 것에, 그렇게 쉽게 말해버리는 것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저는 단정하는 듯한 cyrus님의 댓글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겠네요.

‘백인 여성과 흑인 여성간의 현실과 인식의 차이’를 밝힌 사상이 흑인 페미니즘 사상입니다. 백인 페미니스트들은 중산층의 삶 개선과 인권 신장에 집중했고, 흑인 여성의 문제를 외면했어요. 계급, 인종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백인 중산층 여성’을 기준으로 여성 문제에 접근한 백인 페미니스트가 페미니즘 운동의 분열을 초래한 원인으로 볼 수 있어요.

cyrus님은 이미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다 읽으셨고, 요약의 의미에서 이렇게 댓글을 쓰실 수도 있겠지만...
다시 한 번 읽어보십시오. 댓글로서는....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읽힙니다.
저만 그런가요?

cyrus 2018-07-08 21:22   좋아요 0 | URL
제가 백인 여성이 나쁘다고 말했나요? 저는 그런 의도로 백인 여성을 비판한 건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단정적으로 주장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다소 억울하게 느껴지네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71 | 172 | 17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