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 제목에 걸맞게 책은 여성주의 고전을 차분히읽어준다’. 저자를 소개하고 배경을 설명한다. 주요한 개념을 소개하고 해당 여성주의 고전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하며, 여성주의 발달과 역사에 있어서 관련 도서가 갖는 한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는다. 여성주의 연구자들이 명의 작가와 작품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 여성주의 같이 읽기 모임의 참고서쯤으로 생각해도 좋겠다. 



차례 번역본에서 <여성의 신비>라는 제목을 가졌던 베티 프리단의 『Feminine Mystique』 2018 다시 번역될 때는 <여성성의 신화>라는 제목을 가졌다. 절판된 데다가 동네도서관 6곳에서는 찾을 없어, 집에서 떨어진 도서관에 버스를 타고 가서서고 보관된 책을 서고의 먼지와 함께 대출해 차근히 읽어나갔던 , 혹시나 필요할지도 모를 가능성을 대비해 구입한 『Feminine Mystique』 함께 찬찬히 다시 읽었던 . 읽었는데도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주저없이 구매했던 책도 바로 책이다. 


















여성주의 책을 읽다 보면 베티 프리단의 책에 대한 소개를 자주 보게 된다. 『빨래하는 페미니즘』 스테퍼니 스탈에게 책이 그의 삶에 다시 울린 종소리 같았다면,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카트리네 마르살에게 책은 그의 논의를 전개하는데 주요한 지점을 건드려준다. (실제로 그는 베티 프리단의 책을 페이지 이상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훅스는 입장이 달라서백인 중산층 교외에 살고 있는 전업주부만을 대상으로 책의 한계와 단점을 아주 냉혹하게 비판하곤 했다. 




베티 프리단이라고 하면이름 없는 문제 발견이 제일 주요하게 거론된다. 무엇 하나 부족한 없이 물질적으로 풍요한 삶을 살고 있는 교외의 중산층 전업주부들에게서 나타나는 이유를 없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문제들을 그녀는이름 없는 문제라고 명명해 존재를 드러냈다. 여성을 어머니, 아내의 역할로만 한정 지어 인간으로서 추구하고자 하는 자유와 자아 실현의 가능성이 가정이라는 이름의 감옥 속에서 억압된다는 주장이었다. 



내게 인상깊었던 것은 당시 사회적으로 만연했던여성성강요의 근거인 프로이트 이론에 대한 그녀의 반박이었다. 




프로이트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중산층 여성들의 정신적 고통을 설명하기 위해남근 선망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정통 프로이트 학파는 모든 노이로제는 성적 기원을 가진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프리단이 보기에 이론은 프로이트가 활동한 시대와 사회, 여성들이 성적 억압으로 인해 히스테리 증세를 보였던 사회의 문화적 산물이었다. 프로이트가 보편적인 인간성의 특질로 묘사한 것들은 19세기 유럽중산층 남녀의 특성일 뿐이다. (340)




신념이요, 법이며, 과학이며 종교인 프로이트에게 그녀가 대항했다. 대학 졸업자, 기자 출신의 전업주부. 프리랜서 자유기고가인 베티 프리단이 주장했다. 프로이트 이론 역시 프로이트가 살았던 현실과 문화의 영향과 압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없음을 말이다. 





토요일 저녁 늦게 영화를 봤다. 친구와 보고 와서 가족 같이 봐야 한다는 큰아이와 큰아이와 함께라면 어디든 행복한 작은 아이와 피곤한 남편과 아무 생각 없는 내가 나란히 앉아 <알라딘> 보았다. 영화 제목을 잘못 지은 하다. 영화를 때도, 보고 후에도 오로지 쟈스민 생각 뿐이다. 영화 제목은 <쟈스민>이어야 했다












쟈스민 공주 역의 나오미 스콧이 귀에 들어가는 작은 이어폰을 끼고 (옆에 사람들은 음악 반주 소리를 듣지 못한 ) 아카펠라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어차피 영화에는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노래가 삽입될 텐데도, 열창한 탓에 실핏줄이 터졌다고 한다. 영상을 보면 말이 무슨 뜻인지 있다. 여자가 침묵하지 않겠다고 했을 , 용기의 근원이 분노라는 사실처럼, 아주 확연히 눈에 보인다. 










여자가 침묵하지 않겠다고 했을 , 소리 지르는 여자가 되었을 , 그녀/들의 외침이 성공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알베르 카뮈마저도 시몬 보부아르의2 성』 출간되었을 , 이건프랑스 남성의 수치라고 했을 정도로, 시몬 보부아르는 출간 심한 비판과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은 스물 다섯의 나이에성의 변증법』 완성한 정신병원을 오고 갔고 스스로를 대중으로부터 유폐시켜 버렸다. 그에 비하면, 아니 페미니즘 전체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베티 프리단은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그녀는 자신이 발견한 진실을 소리 내어 말했고, 그것이 사회적 의제로 받아 들여졌고, 그녀의 책은 그러한 변화와 개혁의 발판이 되었다. 그녀는 유명인사가 되었고, 존경을 받았으며, 오랫동안 그녀의 발언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쟈스민의 노래를 다시 들으며 생각한다. 

많은 여성들의 침묵이 깨어지기를, 많은 여성들이 노래하기를. 

쟈스민처럼, 베티 프리단처럼. 보부아르처럼, 파이어스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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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9-08-03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쟈스민 ㅜ 그가 술탄인 나라에서 원숭이 아부로 살고 싶당🥰
저는 이 책에서 다루는 저자들도 기억에 남지만 그걸 정리해준 한국 여성학 연구자들 이름에도 새삼 눈길이 가더라구요. 여성의 신비가 여성성의 신화로 재판되서 나온 데는 한정숙 님의 목소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 같고, “현명하지 않겠다”라 말씀하신 베벨을 다룬 이순예님의 글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단발머리 2019-08-05 17:33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쟝쟝님이 이 책 추천해주셔서 한국 여성학 연구자들도 많이 알게 됐어요.
전, 읽었던 책들일수록 이해가 더 잘되서...(당연한 말씀^^) 다른 여성학 고전들 읽고 나서 이 책 다시 봐도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선배들이 읽고 연구하고 번역해 두셔서 이제야 읽는 우리들은 너무 좋은 거 있죠.
감사할 일입니다.
 























왜 이렇게 세상을 남녀로만 보냐고, 여자들의 지나친 피해의식이 모든 걸 망치고 있다고, 그런 이야기를 한참 들었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다. 여성주의,를 말하는 여자들은 별난 여자들이라고 생각했다. 여성,이 하나의 계급으로 존재하며 그것이 실제로 내 삶을 옥죄어왔다는 사실을, 여성주의책을 이만큼이나 읽고 나서야 비로소 인정하게 됐다.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반전(反戰)과 자유와 평등한 시민권을 요구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1968년 5월, 남성들과 나란히 바리게이트를 치고 함께 싸웠던 여성들은 그들의 투쟁 속에서 성차별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것이 제2물결 페미니즘을 형성한 동력이 되었다. 투쟁의 과정에서 여성들은 자신들이 청년문화 속에서조차 ‘동지인 줄 알았던’ 남성들의 성적 대상에 불과하거나, 비서 혹은 요리사의 역할을 요구받는 존재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평등과 진보를 외쳤던 남성 동료들이 자신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285쪽)






투쟁의 과정에서 함께한 남성들이 자신들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던 평등과 진보의 자장에 여성들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 여성들을 '성적 대상'으로만 보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여성들은 절망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이 출간되었을 때, 좌우의 지식인들은 책에 대한 거침없는 비난과 공격에 한 목소리로 임했다. 이 때 지식인이란 말의 뜻은 남성이라는 의미다. 



2019년 7월 20일자 <"내 인생에 행복하고 바쁜 시간" ...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한겨레 토요판 인터뷰 기사에서 최영미 시인은 성폭력을 고발하며, "운동권도, 문단도 다 똑같아"라고 말했다.  






최 시인은 운동권 시절 합숙을 하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새벽까지 회의하고 한방에서 다 같이 자고 다음날 새벽부터 포스터 붙이러 나가고 그랬거든요. 게다가 그 시절에는 그런 일이 흔했고요. 그래도 문단 사람들은 안 그럴 줄 알았어요. 고상한 사람들일 거라는 환상이 있었어요. 근데 다 똑같더라고요. 제가 불쾌함을 표하면 다들 나보고 까칠하다고, 그런 것도 못 받아주냐고, 그러면서 무슨 시를 쓰냐고. 저도 처음엔 그들의 말이 맞나, 반신반의할 정도였어요.”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02602.html#csidx4480cae20ddff9b947be4a7c554f242 





모두 다 똑같아, 라고 말하면 너무 나이 들어 보일 것 같아 싫은데, 현실은 모두 다 똑같은것 같아 마음이 울적하다. 성추행하려는 손을 거부하는 시인에게, 여성 시인에게, 그러면서 무슨 시를 쓰냐고 말했던 그런 감성의 남성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마음이 울적할 때는 책 구입. 최영미 시집 사러 가야겠다. 현재까지 4쇄에 8천부.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당해 최영미 시인이 직접 출판 등록을 하고 만들어낸 첫번째 책이다. 『다시 오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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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7-22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녀오세요! 저는 최근에 읽은 시집들중 가장 좋았습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내주지 않는다고 포기하는 게 아닌, 본인이 출판사 차려 시집을 내주어 시인님께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몰라요. 세상은 점점 더 나아지는 거겠죠.

단발머리 2019-07-22 09:56   좋아요 1 | URL
저도 대형서점에서 살짝만 보려했다가 다 읽어버렸어요. 고민하다가 알라딘에서 사야지.. 하는 착한 생각에 그냥 집으로 왔지요.
최영미 시인 용감해요.
용감하고 고마운 사람이에요.

수이 2019-07-22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안 사고 빌려 읽으려고 했는데 단발머리님이 산다고 하시니 저도 사러 가요......

단발머리 2019-07-22 13:19   좋아요 1 | URL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응원의 뜻이기도 하고 감사의 뜻으로도 구입하려고요.
우리 모두 최영미 시집 사기 운동^^

공쟝쟝 2019-08-03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느꼈던 내가 진심담아 했던 그 많은 말들의 대부분이 튕겨져 나갔겠구나, 그들은 한 톨도 이해하지 못했구나.
페미니즘 책 읽을 수록 여남 소통의 불가능에 대해 되짚게 되었더랬죠. 내 의도를 이해할거라 기대했었던 순진한 과거의 내가 가엾기도 하구요...
만나서 좋았고 그리고 이별해서 더 좋았다(한때) 나의 동지들아,
최영미 시집은 언니 힘줘! 마음으로 사야겠습니다 흑!

단발머리 2019-08-05 17:24   좋아요 1 | URL
왜 아니겠습니까.... 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이해해 주려고 매우 노력합니다.
소통 불가능이 어떻게 개인만의 문제겠습니까.
다만 제일 고통 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꼭 밝혀야 할 것 같아요.

최영미 시인은 진짜 용기있는 사람이에요!!!
 



















1. 버려진 사랑 



스포일러 없이 책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어떻게 전할 있을까. 속의 사건, 사고들은 책소개만 읽어보아도 있는 것들이다. 모두 그렇지 않을까. 사람들은 줄거리를 알고 싶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의 최후가 궁금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내용을 알고 있는 책을 읽는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 고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경험하고 싶어 읽는다. 주인공의 생각을 알고 싶어 읽고, 주인공의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 읽고, 주인공이 되고 싶어서 읽는다. 



올가의 충격과 절망, 그리고 연이은 그녀의 행동들 일부는 이해되지 않는다. 그건 페란테의 필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올가의 상황을 나의 상황으로, 올가의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일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망가질 있나. 그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절망 속에서 우뚝 일어서지만 어떤 사람들은 몸을 웅크리고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심한 충격을 받았을 , ‘정상 범주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런 충격과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쉽게 이해한다, 말할 없다. 헤아릴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올가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그녀의 지인이 되었다가도, 그녀 내면의 다른 자아불쌍한 여자 되어 그녀의 불행을 즐기기도 했다. 사랑이 떠나갈 느끼는 감정 가장 파괴적인 감정은 슬픔이나 절망이라기보다는 배신감이라는 , 올가는 보여준다. 





정말이다. 나는 바보 같았다. 감정의 수로가 막혀서 삶의 에너지가 흐르지 않게 오래다. 마리오가 세심하게 제공하는 황홀한 부부생활에 취해 존재의 의미를 가정주부로만 한정지은 것은 너무 실수였다. 마리오의 만족감과 기쁨, 날이 갈수록 성공 가도를 달리는 그의 삶을 자존감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너무나도 실수였다. (275)  




현실과 환상 속에서 방황하던 올가는 자신이 전날 노트에 필사한 문장들을 발견한다. 시몬 보부아르의위기의 여자』 구절과안나 카레니나』 나오는 문장들인데, 기차가 안나를 쓰러뜨리고 짓밟기 전에 안나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올가의 것이기도 하다. 

여기가 어디지? 나는 지금 하고 있지? 대체 ?” 





2. 문학은 어떻게 삶을 구했는가 

















문학이 무언가를 구할 없다는 알기에, 문학이 누구도 구할 없다는 알기에 책은 의미 있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느낌의 지점이 분명 존재하고, 이를 테면, 호밀밭의 파수꾼의샐린저 대한 그의 후한 평가에 동의하지 않지만,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 다시 읽을 있는 작가가 있는 삶의 소박한 기쁨에 대해서라면 동의할 밖에 없다. 의지할 있는 작가. 내게는 의지할 있는 작가가 명이나 될까.   




잠이 좀처럼 오지 않을 나는 일어나서 책꽂이에서 책을 꺼낸다. 내가 그런 상황에서 의지할 있는 작가는 서른 명이 된다. 샐린저는 여전히 그중 명이다. 나는 그의 모든 책을 각각 최소한 십여 번은 읽었다. 그의 작품의 어떤 점이 새벽 시의 영혼을 위로하는 걸까? 내가 좋아하는 점은, 그의 목소리가 책마다 조금씩 다른 정도와 방식으로 자기 자신에게 대꾸한다는 점이다. (218) 





3. 뉴욕과 사랑에 빠지기 전에 
















어제 다락방님 서재에 올라온 <안전한 나의 -작은 희망> 문장을 읽었을 숨을 골랐다. 문장이 이랬다. 재작년 뉴욕에 갔을 때였다. 기억이 맞다면 다락방님은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뉴욕을 방문했다. 비행기를 타면 뉴욕에 있고, 비행기표를 있으면 뉴욕에 있다. 그럼에도 문장은 얼마나 멋진가. 재작년 뉴욕에 갔을 때였다. 재작년에 갔던 장소가 부산이여도 좋다. 천안이여도 춘천이여도 물론 좋다. 방콕이여도 좋고, 블라디보스토크여도, 홍콩이여도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문장은 얼마나 근사한가. 재작년에 뉴욕에 갔을 때였다. 







나는 아직 뉴욕은 커녕 미국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생겨 뉴욕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책을 읽는다. 구글앱의 도움을 받게 것이고, 가까운 사람들의 지도(?) 받게 테지만, 뉴욕의 일부를 미리 알고 싶어 책을 읽는다. 맨해튼의 도로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세심히 살핀다. 남북 방향으로 길이 애비뉴, 동서 방향으로 길이 스트리트, 브로드웨이는 예외적으로 대각선. 5 애비뉴를 사이에 두고 이스트사이드(동쪽 지역) 웨스트사이드(서쪽 지역)으로 나눈다,까지.    





4. 숨/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your life  



















책은 AgalmA님의 페이퍼에서, AgalmA님이 종이책으로 구입한 후에 빨리 읽고 싶어 이북까지 구매했다는 이야기에 솔깃해서 구입했다. AgalmA님이 특히 칭찬한 단편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라 이 작품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마침 오늘이 알라딘 격한 ebook 쿠폰 사용이 가능한 마지막 날이라(여러분, 10,000 이상 이북에 2,500 쿠폰 사용하면 얼마나 좋게요?) 서둘러 결제를 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단편을 전부 읽지 했지만, 읽으면서도 읽은 후에도 꼭 다시 읽어야겠다, 계속 생각나는 책이다. <콘택트>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된 < 인생의 이야기> 영화도 나름대로 의미 있고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지만, 작품 저자의 천재성과 탁월함은 글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같다. 





















나는 딸들의 일정이나 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 신경 쓰지 않고 일할 있게 되었다. 밤늦도록 음악을 들으면서 학생들의 논문을 교정하기도 하고 귀마개를 꽂은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자기도 했다. 하루에 끼만 먹었는데 그마저도 앞에 있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11) 





생각보다 페란테가 너무 빨리 읽히고 있어 마음이 심난하다. 휴가가 예상보다 너무 일찍 끝날 싶어 테드 창을 불렀다. 의지할 있는 작가에게 의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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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7-1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딱히 좋아하진 않았지만,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는 좋아했어요. 페이퍼 써둔 게 있는데 기억이 1도 안나니, 잠깐 보고 올게요. (갔다가 너무 길어서 읽기를 포기하고 그냥 돌아옴 ㅋㅋㅋㅋㅋ)

2. 저는 뉴욕에 여러차례 까지는 아니고 두 번 다녀왔고요, 2주 뒤에 다시 가게 됩니다. 그러면 세번째 방문이에요. 아아, 단발머리님 이 페이퍼 읽으니 뉴욕 관련 책을 막 사들이고 싶어요 ㅠㅠ

3. 엘레나 페란테 책 중 인용하신 부분이요, 너무 좋아요.

정말이다. 나는 바보 같았다. 감정의 수로가 꽉 막혀서 삶의 에너지가 흐르지 않게 된 지 오래다. 마리오가 세심하게 제공하는 황홀한 부부생활에 취해 내 존재의 의미를 가정주부로만 한정지은 것은 너무 큰 실수였다. 마리오의 만족감과 기쁨, 날이 갈수록 성공 가도를 달리는 그의 삶을 내 자존감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너무나도 큰 실수였다. (275쪽)


4.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써주세요, 단발머리 님. 요즘 소설 잘 안읽는 단발머리 님이었는데, 엘레나 페란테가 다시 소설로 오게 해줘서 저는 엘레나 페란테에게 감사하네요. 히히. 저는 소설도 좋고 단발머리 님도 좋고 소설 읽는 단발머리 님도 좋으니깐요. 물론, 페미니즘 서적 읽는 단발머리님은 최고!!


5. 이곳에 사랑을 두고 갑니다. ♡

단발머리 2019-07-19 13:11   좋아요 0 | URL
1. 저는 테드 창,을 딱히 좋아한다기 보다는, 이 사람은 천재인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고요.
또 하나는 소설가들이 그리는, 혹은 그려냈던 미래가 우리의 실제가 되는 일을 우리가 현재 겪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나의 미래를 보는 방법 중의 하나로 SF소설 읽기가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많이는 안 읽는.... 미래가 궁금하지 않은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님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벌써 읽으셨군요. 저도 얼른 가서 읽어볼래요, 테드 창 말고 다락방님 페이퍼~~

2. 세 번째면은 말이죠. 페이퍼에 이렇게 쓰는 거죠.
그건 뉴욕에 세 번째로 갔을 때 생겼던 일이다. 우아~~ 부럽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3. 제가 공유하고 싶은 구절, 주옥같은 문장이 얼마나 많게요. 제가 심사숙고 고르고 골라서 ㅎㅎㅎ

4. 전 부지런히,는 사실 잘 안되는데요. 일단 부지런하지를 않아서요. 근데 아침에도 다락방님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 페이퍼 읽다 보니까 내가 이 책을 ˝읽는 중˝이었다는 게 생각나더라구요. 소설도 페미니즘 읽을게요. 살살 그리고 꾸준히^^

5. 다락방님 사랑 잘 수령하였습니다💜
 



















원래 매년 휴가를 가지도 않거니와 올해는 학교의 등교 일정이 겹치지 않는다.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대는 쇼핑몰에 서너 피서(?) 가겠지만, 떠나는 휴가다운 휴가는  없을성 싶다. 생각해 보면 휴가가 특별한 있을까. 좋아하는 책이 있고, 끼니 걱정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시간이 있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잔이 있다면, 그게 바로 휴가 중의 휴가, 바캉스 중의 바캉스다. 



휴가 계획은 없는데, 휴가 준비는 마쳤다. 신간도서 신청하면 서둘러 구입하는 도서관에서 책이 준비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어제는 공사다망하여 도서관에 들리지 했고, 오늘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4명의 친구들을 찾아왔다

오늘의 문장은버려진 사랑』의 첫 문장. 




4월의 어느 오후, 점심식사를 마친 남편은 나와 헤어지고 싶다고 했다. (7쪽) 




아이들 방학이 이틀 남았고, 나는 휴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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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9-07-17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청하신 책이라면 이 책들을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접하는 회원이시겠네요. ㅎㅎ

저는 작년까진 매년 가족여행을 갔었는데요. 올핸 저도 집에서 책과 함께 하려고요.. (실제론 거의 안 읽을 것 같은 기ㅂ..ㅠㅠ)

단발머리 2019-07-17 20:35   좋아요 1 | URL
긴긴 사정을 돌이켜보면,
제가 희망도서로 구입을 신청했는데, 부결되었거든요. 그 대신 몇월 몇일에 입고되니 그 때 대출 신청하라 하더라구요.
깜빡하고 다음날 도서관 홈에 가봤더니, 이 착한 책들이 얌전히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제가 이 책들을 처음 접하는 회원이기는 해요^^

휴가를 가지 않으시더라도 집 밖으로 나가시기를 추천합니다. 저 역시 집에 있으면 아무래도 책을 안 읽을 것 같은 ㄱ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07-17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주의 페미니즘이라는 책, 생긴것부터가 분노의 포도알갱이를 잡아끄는 뭔가가 있군요. 색감하며, 두께하며....

단발머리 2019-07-18 06:31   좋아요 0 | URL
으음~~ 요런 거 좋아하시는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8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엘레나 페란테 도서관 신청!! 이런 좋은 방법이 있었네요. 저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19-07-18 10:19   좋아요 0 | URL
출판 문화 진흥을 위해 페란테는 구입해줘야 하는데 ㅠㅠ 구입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공간의 문제가 되어버려서...
도서관에게 구입하라 했습니다.
다락방님 도서관의 빠른 일처리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ㅅㄱㅅ어린이도서관에서 단발머리였습니다^^

책읽는나무 2019-07-1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찬 휴가 잘 보내고 오시길요~~^^
전 이미 어제부터 한 녀석 때문에 휴가 떠밀렸고,오늘은 마지막 두 녀석 덕분에 휴가 풍덩입니다ㅜㅜ
다음 달에 저도 엘레나 페란테 신청해야겠어요.
책 표지 색감들이 절로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입니다ㅋㅋ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순간 백래시인줄 알았네요...올 초 백래시 읽다가 무한정 멈춤인데 언제 완독할지....^^

단발머리 2019-07-18 10:23   좋아요 0 | URL
아... 다음달이면 좀 오래 기다리셔야 되겠는데요. 저희 동네는 한 달에 1인당 2권이라서 제가 온 가족 아이디로 원하는 책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빠르면 10일, 늦으면 20여일 걸려요.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논문을 모아놓은 책이라 저자가 여럿이라서 베스킨 라빈스 31도 아닌데 골라먹는 재미가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백래시 화이팅!!!

psyche 2019-07-18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은 찹쌀 모나카에 뙇! 모나카 먹어본 게 언제인기 기억도 안나네요. 다음에 한국가면 꼭 먹어야지

단발머리 2019-07-19 16:43   좋아요 0 | URL
가까이 계시면 제 꺼 드리고 싶어요~~~~
이 모나카로 말씀드리자면, 한살림 꼬마 찹쌀 모나카로서,
큰아이가 좋아한다고 사 와서는엄마 아빠가 다 먹는다는 소문입니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책을 읽게 됐다. 복잡한 사거리 , 약국과 김치만두 사이에 서서. 




발을 삐어 병원에 가야겠다는 큰아이와의 약속 장소에 나와보니 아직 20분이 남았다. 국지적으로 물폭탄이 쏟아진다더니 하루 종일 비는 내려 장우산은 거추장스럽고, 노트북을 넣은 코끼리 에코백은 자꾸만 아래로 처진다. 이제 18 남았다. 18분이 남았는데 배터리가 4%. 오는 전화를 받고, 정도 전화할 있으려면 4% 고수해야 한다. 아직 17분이 남았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닌데, 어쩔 없이 붐비는 사거리 쪽에 서서 책을 펼친다. 얼마나 읽었을까. 글자를 따라 어디만큼 갔을까. 이런 말이 들리는 듯하다. “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인가?” 누군가 왼팔을 잡고,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다. 책을 읽고 있어서, 시선이 아직도 책에 있어서. 


눈을 들어 보니, 내가 좋아하는 집사님이 있다. 집사님~~ 어머, 집사님~~ 누가 여기에서 이렇게 책을 읽나 했더니, 집사님이네. , 그게, 제가 지금 ** 기다리는데, 원래는 기다릴 핸드폰 보고 있는데, 배터리가 되어서요. 그래서 어쩌구, 저쩌구. 지금 (집에) 가시는 길이에요? 어쩌구, 저쩌구. 


같이 횡단보도를 건너 집사님이 버스 타는 것을 지켜보고 원래 있던 자리로 가기 위해 돌아선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거리에 서서 읽는 사람이 아닌데, 책을 , 열심히, 그렇게 읽는 사람이 아닌데. 헤어질 , 집사님이 잡은 손을 놓으며 했던 말이 자꾸 걸린다. 

책을 읽는구나, 책을. 책을, 읽는구나. 




생각해보면 ,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면서 살았던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페미니즘을 알게 되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졌다는 느끼기는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가까운 곳에 나갈 때도 눈썹 없이 나가는게 꺼려지고, 아직도 예쁜 옷을 사는 , 입는 좋아라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벗어나 그냥 나이고 싶은데, 편으로는 그러고 싶지 않은 내가 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아닌 아닌 거다. 나는 책을 열심히, 길에 서서 책을 읽고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냥 핸드폰 배터리가 4%라서 그래서 책을 꺼낸 거고, 책을 읽은 거고,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든 거고, 빠져든 뒤에는 옆에 누가 다가와 팔을 잡는데도 책만 보고 있던 거다. ,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아무래도 나는, 번잡한 사거리 모퉁이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되어버린 같다. , 이건 아닌데 




내가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구절은 여기, 39.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친구 파니가 출산 아이와 함께 1785년에 사망했다는 이야기. 의지하는 친구의 죽음에 메리는 크게 실망한다. 함께 열정적으로 운영했던 여학교도 파산하고 만다. 독립적인 삶, 유용한 삶을 꿈꿨던 그녀들의 희망찬 미래가 일순에 무너지고 말았다. 아이를 낳다가 혹은 아이를 낳은 후에. 여자들의 암울한 삶은 아주 오래 전,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금 읽어보자. 조금 더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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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19-07-1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을 많이 읽지 않지만,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짜투리 시간에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단발머리님처럼 다독가이신분에게 거리에서 책을 펼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의외라는 생각이 드네요.

단발머리님도 쓰셨듯이 책을 읽은 행위는 누구에게 보여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책을 통해 재미를 찾기 위한 행동이셨던 것 같아요 ^^

저는 오히려 아주 시끄럽고 번잡한 곳에서 독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혼자만의 상황속으로 빠져드는 그 쾌감이 있어서 ㅎㅎ

단발머리 2019-07-13 11:06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어디갈 때도 책을 두 권씩 가지고 다니고... 근데 알라딘 이웃분들 전부 그러실 것 같아요.
요는 제가 책을 읽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요즘 전, 핸드폰과 아주 가깝거든요.
핸드폰을 쓸 수 없어서 책을 읽었는데, 책을 읽는구나~~ 그런 감탄을 받기에 좀 많이 부끄러웠다는 뜻입니다. ㅎㅎㅎㅎㅎㅎ

2019-07-13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13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9-07-17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남은 휴대폰은 진짜 아슬아슬한 느낌인데요. 다시 읽어도 그래요.
갑자기 전화가 올 곳이 없어도 전원이 곧 꺼질 것만 같은 불안감이 느껴져서요.

오늘도 비가 많이 오긴 했는데, 날이 다시 더워지네요. 내일 아니 오늘은 조금 더 더울 것 같아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하고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9-07-17 06:56   좋아요 1 | URL
예전에는 핸드폰 없이 잘 살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핸드폰이 생활의 중심이 되버린 것 같아요.
그 때는 전화를 받아야 해서 핸드폰을 못 하게 되니 또 그렇게나 핸드폰이 아쉽더라구요.

오늘 아침은 흐릿한데 습도도 높고 그러내요.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요.
서니데이님도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 하루 좋은 날 되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