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서 조금씩 읽었는데, 그렇게 아꼈는데 결국 다 읽었다. 팬의 입장으로서는, 책이 너무 얇아서 그런 거라고 선생님을 탓하고 싶다. 저녁 9시 반. 자리에 앉아 책 펴면 눈 앞이 뿌옇고 잠이 쏟아지려고 할 때(9시 반부터 졸린 사람) 선생님 책을 읽었다. 눈이 커졌다. 아침에 1차 등교 완료시키고 2차 온라인 등교 사이 시간에 식탁에 앉아 선생님 책을 읽었다. 원래 성경 읽는 시간인데, 예수님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천지 만물이 고요한 시간, 경건한 자세로 앉아 읽었다. 머리가 상쾌했다.

 


여러 번, 선생님은 자신이 읽은 책의 저자들을 부럽다고 하셨다. 어딜 감히. 나는 선생님이 부럽지 않고, 부러울 수 없다. 선생님에 대한 내 마음이 진심인 만큼 이 말도 진심이다. 빨래를 널면서 생각한다. 이런 사람이, 이렇게 쓰는 사람이 왜 대학교수일 수 없을까. 왜 선생님을 모셔간 대학이 하나도 없을까. 교수 중에 선생님처럼 읽는 사람이, 쓸 수 있는 사람이 대체 있기는 한 걸까. 아침부터 생각은 음모론으로 치우쳐지고, 어쩌면 그건 음모가 아니라 구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털지도 않은 빨래를 건조대에 축축 걸쳐 놓는다. 될 대로 돼라.

 


읽어야 할 책을 읽고 싶어요에 넣어둔다. 그리고, 다시 읽어야 한다. 책에는 한 줄도 긋지 못했다. 두 번쯤 읽은 후에,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어야 하니까. 처음 읽을 때 줄 치는 호사를 부려서는 안 된다, 선생님 책에는.

 













































『세상과 나 사이』 사이는 도서관에서 진즉 빌려다 놓았고(책 빌리는데 진심인 편), 전에 읽었던 마리 루티의 책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와남근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을 꺼내 놓았다. 한 번 읽은 책의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 아니, 확실히 알게 됐다.

 


볕은 따뜻한데 바람은 차고. 시간은 부족한데 책은 쌓여만 간다.

 

 




독자로서 나는 이 책과 어느 정도 소통했고, 이해했고, 공감했다. 질병, 돌봄, 노년, 그리고 죽음에 관한 ‘나의 경험’을 정확히 써주어 고마웠다. 나 역시 "페미니즘을 끝없이 펼쳐진 언어, 해석, 정치학의 들판이라고 생각하다가, 내가 그 들판을 계속 달려갈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 들판에도 무섭고 인기 없는 장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희경, 저자 소개) ;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_메이 외, 65쪽)


나는 나 자신을 포함해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공감과 위로 대신 이렇게 말한다. "타인에게 이해를 구하지 마세요.", "안 아픈 사람을 배려하세요(아픈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안 아픈 사람은 피해 의식에 시달리기 쉽다).", "주문으로 ‘감사합니다’를 반복하세요."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_엄기호, 89쪽)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지식은 근대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다. 자신의 앎을 상대화하는 것이 이 시대 가장 중요한 지식 혁명이다. 그러나 남녀에 대한 통념은 완고하다 못해 자연의 질서처럼 인식되고 있다. (아내 가뭄_애너벨 크랩,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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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4-15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두번 세번 읽고 싶은 책이었습니다~♡아니 그냥 다 외워버리고 싶었어요.ㅠㅇㅠ(능력이 안되니 생각 날때마다 펼칠 수 밖에 없네요)리뷰 잘 봤습니당!

다락방 2021-04-15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책 사두었는데 너무 얇아요. 더 두꺼웠으면 좋겠어요 ㅠㅠ

정희진 쌤의 책을 읽은 단발머리님의 후기를 읽는 것을 제가 좋아합니다.
재독하고 삼독하고 또 써주세요, 단발머리님!

수연 2021-04-15 1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는 이제 막 몇 장 펼쳤는데 어느덧 다 읽으셨네요 단발님 저도 차곡차곡 이제부터~

잠자냥 2021-04-15 14: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하, 이 책에서 <인 콜드 블러드>가 나왔군요. 전 아직 책 사기 전인데 얇군요! -_-;

얄라알라북사랑 2021-04-15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라딘 서재에서 정희진 (선생님? 작가님? 박사님?) 님에 대한 넓은 스펙트럼의 반응들을 읽기만 하고 정작 이 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전혀 모르니...^^ 강단에 계신 분은 아니신데 내공이 깊으신가봐요. 태그에 ˝좀더두껍게˝는 진정 강렬한 팬심의 표현인데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몸에 딱 맞는 옷을 입고 외출한 날은 얼른 집으로 돌아오고 싶다. 즐거운 자리여도 맘껏 즐겁지 않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내가 왜 이 옷을 입고 나왔을까 후회만 머릿속을 뱅뱅 돈다. 신발이 불편하면 더 가관이다. 이 신발이 벗고 싶어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이 신발 때문에 걸음이 늦어진다. 내가 선택한 옷이라도 이럴진대 불편한 옷을 입어야'만한다면.

 


유행의 첨단을 걷는 여성의 코르셋은 내부 장기에 평균 21파운드에 달하는 무게의 압력을 가했고, 극단적인 경우에 그 무게가 88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여기다 잘 차려입은 여성은 겨울에는 평균 37파운드의 외출복을 입었고, 그중 19파운드는 억지로 조인 허리에 매달려 있었다는 사실을 더해보라) 꽉 조이는 레이스가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호흡 곤란, 변비, 허약함, 극심한 소화 불량 징후였다. 장기적 영향으로는 휘거나 부러진 갈비뼈, 간 이탈, 자궁 탈출증이 있었다. (165)

 


이런 옷차림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쉽게 피곤해질 것이다. 먹는 것도 말하는 것도 모두 불편할 테니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옷차림으로 인한 여성의 무기력함이 여성스러움으로 변신할 때, 중류 계급 여성들은 병을 앓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163) ‘환자 계급으로 탄생한다. 전문적(이라고 주장하는)인 의사 집단이 더 숙련되고 능숙한 민간 치료사, 약제사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질병의 치료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하던 여성들은 그 자리에서 쫓겨나고 여성은 치료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또 한 번, 여성은 남성과의 전투에서 패배하고 자신의 자리를 빼앗긴다.  

 


덜 복잡한 형태로부터 현재의 상태로 진화해 왔다는 다윈의 주장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과학자들은 생물학적 연구 결과를 인간 사회에 적용하면서 존재하는 인간 종은 각각 다른 진화 단계를 대변한다는 주장(175)에까지 이르렀다.

 


1860년대 자연 과학자들은 정밀하게 표시한 진화의 사다리에 여성의 위치를 꼭 집어서 표시할 수 있었다. 여성은 흑인과 같은 수준에 있었다. 예를 들어 명망 있는 유럽의 자연사 교수 카를 포크트 Carl Vogt는 흑인(남성)의 위치를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성인 흑인은 지적인 특성에서 볼 때 아이, 여성, 노쇠한 백인의 본성과 같다.

 

(다른 인종의 노쇠한여성은 말할 것도 없이 흑인 여성을 어디에 두었을까는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진다) (176)

 


이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수컷이 변이하며서로 간에 구분되는 것과는 구별되게 암컷은 재생산이라는 오래된 동물적 기능에 집중하게 된다는 주장으로, 여성은 난소의 지배, 자궁의 지배 아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의사들은 독서, 파티, 연애, “뜨거운 음료가 여성들에게 야기한 야한 생각도 생체 기능 전체를 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들은 로맨틱한 소설을 읽는 것이 어린 여성들에게서 발생하는 자궁 질병의 가장 강력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며 그러한 독서에 반대하는 것을 엄중한 의무로 받아들였다. (187)

 



이를테면, 이런 소설들. 따뜻한 커피 마시며 이런 소설 읽을 때, 여성의 경우 생체 기능 저하되고 자궁 질병의 원인이 된단다. 푸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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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14 08: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학창시절부터 로맨스 소설 미친듯이 읽어왔지만(고등학교 수업시간에는 교과서에 감추고 읽다가 선생님한테 걸렸어요..) 자궁 검사에서 자궁도 질도 모두 건강하다는 질단을 받았는데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궁이여, 건강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연 2021-04-14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린 시절부터 로맨스를 읽기 저어하다가 제가 생애 최초 산부인과에서 자궁이 많이 약해요 자궁 건강에 신경쓰셔야겠어요 해서 얼마 전부터 로맨스를 읽기 시작했는데 자궁이 튼튼해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로맨스 읽으러 얼른 소파로 풍덩 날아가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1-04-14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1-04-15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8파운드면 얼마지 하다가 찾아보니 거의 40kg
거의 쌀 한가마! 죽음이네요.
예나 지금이나 남자들이 여자들을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말들은 참....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의 스토리 중에는 하루키의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팀명이 야구르트였던가. 야구 관중석에서 3루 쪽으로 날아가는 공을 지켜보다가 불현듯 , 나도 소설을 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 이야기(정확하지 않으니 혹 정확히 기억하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이야기도 이와 비슷하다.

 


1956, 축구장을 가로질러 하교하던 중에 그냥 갑자기 그렇게 된 거였어요. 머릿속으로 시를 쓴 뒤 종이에 옮겨 적었는데 그때부터 오로지 글을 쓰고 싶다는 것 외엔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내가 쓴 시가 훌륭한지 어떤지도 몰랐지요. 하지만 알았대도 아마 신경 쓰지 않았을 겁니다. 나를 사로잡은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경험이었으니까요. 너무 가열한 경험이었어요. 내게 비작가에서 작가로의 변화는 B급 영화에서 유순한 은행원이 송곳니 뾰족한 괴물로 변신하는 것만큼이나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43)

 


마거릿 애트우드에게 운명의 장소는 축구장이었다고 한다.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여! 야구장으로 가라. 축구장으로 가라. 농구장으로 가라. 배구장으로 가라.

 

 

내가 마거릿 애트우드를 알게 되었을 때, 그녀는 이미 세계적인 작가였고, 강력한 노벨상 후보 중의 하나였다. 『시녀 이야기』의 마거릿 애트우드라니. 그 이름을 부르기도 황송한 세계적인 작가. 이 책에는 그녀가 이제 막 읽기와 쓰기를 배웠던 아주 어릴 적부터 작가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영역으로 진입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져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을 떠나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계속 한국에 살 것 같은 내가 보기에, 마거릿 애트우드는 중심에 속한 사람이다. 하얀 피부의 백인이고 영연방 왕국에 살고 있으며 세계공통어가 아니라 지구어인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가 작가가 되려고 할 때의 사정은 내 예상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미국도 그랬겠지만, 유럽 대륙에 대한 동경과 문화적 열등감은 캐나다 문화계에 강력한 힘으로 작용했다. 똑같은 신생 국가였지만 거대한 출판 시장을 가지고 있던 미국과는 달리 캐나다의 시장은 소박하기 그지없었다. 그런 풍토에서 애트우드는 꿈꿨다.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여지는 작가가 되겠노라고. 문학 장르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다는 시를 써 보겠노라고. 남자도 성공하기 어려운 이 세계에 여자로서 발을 들여놓겠노라고.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가 중심인가. 중심과 주변을 나누는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중심은 생각보다 훨씬 더 협소하다. 클럽하우스는 초대장을 가진 사람만 입장할 수 있어서 인기가 있다. 이너써클은 이너써클로 존재할 때만이 빛을 발한다.

 

 


내가 보기에 이너써클로 보이는 마거릿 애트우드마저도 자신이 중심이 아닌 주변에 속해 있음을 알았다.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성공하기 어렵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그녀는 자기가 해야할일을 해나갔다. 그냥. 묵묵히. 꾸준히. 중심이 아닌 주변에서만 보이는 풍경을 포착하면서. 주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풀어내면서. 주변에서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작가는 언제나 좋은 독자여서 작가들의 책 목록을 엿보는 일은 항상 즐겁다. 작가들의 이름은 언뜻 들어본 듯하지만 작품들은 처음 보는 게 많았다. 애트우드를 좋아하니 그녀가 좋아하는 책을 찾아보고 싶지만, 많아도 너무 많다. 다 받아 적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래도 이 부분을 읽을 때는 흥에 겨웠다. 몰리님의 추천으로 레이 브래드버리를 알게 되었고, 원서도 한글 개정판도 바로 구입해 두 번이나 읽었으며, 식구들에게 즐겁게 해설했던 작품 <화성인>을 애트우드님이 두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사람에겐 누구나 특별한 의미를 가진 작품(보통은 어린 시절 읽은 책이지요)이 있습니다. 내겐 그중 하나가 레이 브래드버리의화성 연대기』에 실린 단편 <화성인>이지요. … 브래드버리는 설명합니다. “그의 얼굴에 각자의 요구가 녹아들었다.” (197)

 



중심의 기록 대부분은 승자의 것이다. 지구인의 말, 침략자의 말, 강한 자의 말, 지배자의 말 그리고 남자의 말. 그들의 말에 속지 않으려면, 그들의 요구대로 녹아버리지 않으려면. 방법은 단 하나. 변방의 자리에서 쓰는 것. 쓰고 다시 쓰는 것.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의 조애나 러스가 기술한 것처럼.

 


그래서 그들은 썼다. So they write. (45p)  


 
















사실 ‘천재’라는 단어와 ‘여성’이라는 단어는 영어에서 보통 어울려 다니지 않아요. 남성 ‘천재’들이 하는 기이한 행동을 여성이 하면 보통 ‘미쳤다’는 꼬리표가 붙거든요. 심지어 ‘재능 있는’ ‘대단한’ 같은 단어들도 마찬가지예요.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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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1-04-12 0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고등학교 때 배구장에서 살았는데 저는 왜???????? 좌절.....😓😓😓

다락방 2021-04-12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너무 야구장 배구장 축구장 농구장 운동장... 다 안가고 살았네요... 하아- 이제라도 가야하는 걸까요..

수연 2021-04-1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 갖고 노는 건 모조리 못하는 저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려주세요 단발머리님
 
책상 생활자의 요가 - 생각 많은 소설가의 생각 정리법
최정화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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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으로서의 요가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편 읽어봤는데, 이 책은 또 나름대로 의미와 재미가 있다

 


학교에서 제일 많이 나를 곤란에 빠뜨린 과목은 늘 체육이었다. 한 번도 내가 체육을 좋아하게 되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심한 욕을 듣거나 매를 맞은 때도 체육시간이었다. , , 수 시간은 순탄하게 흘러갔다. (7)

 


여기까지. 여기까지 나랑 똑같다. 나와 달라지는 지점은 저자가 장편소설을 준비하면서 체력 보충을 위해 요가를 시작하는 지점부터다.

 


동네 주민을 위한 요가 수업에 일 년 반 정도 나간 적이 있는데, 거의 무료에 가까운 강좌라서 50대부터 70대까지의 어머님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스트레칭에 가까운 쉬운 동작이 주를 이뤘고, 그런데도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자세가 꽤 있었다.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게 아니고 언니가 접수해 주어서, 같이 가주어서 시작한 운동이라 툭하면 빠지기 일쑤였다.

 

꾸준히 하다 보니 순서에도 익숙해지고, 묘기처럼 보였던 쟁기 자세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잘하려고 한 적이 없고 그냥 몸에 좋으려니, 언니가 하자고 하니까, 수업 끝나고 언니들이랑 잠깐 놀 수 있으니까, 그렇게 수업에 참여했다. 안 되는 자세를 해보려고 힘써 본 적이 없었다. 하다가 안 되면 매트 위에 살포시 누워버렸다. 다리로 하는 동작들은 어렵지 않았지만, 코어의 힘이 약하고 팔 힘도 약해서 팔을 이용해 몸을 떠받치는 동작은 모두 어려웠다. 드세요! 하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하나 늦게 시작해서, 그만! 하시기 전에 혼자 내려왔다. 무리하지 말라, 는 선생님의 충고를 지나치게 충실히 따랐다. 무리한 적이 없으니 힘들지도 않았다. 운동을 마치고 느끼는 몸의 개운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개운할 만큼 애쓰지 않았다.

 

지금의 나는 이런 나다. 심지 않고 거두려 하고, 노력하지 않고 얻으려 하고, 애쓰지 않고 받으려 하는, 도둑 심보를 가진 나. 하지만 지금의 나는 결국 이런 나다. 열심히 하지 않는 나. 포기가 쉬운 나. 늦게 시작하고 먼저 끝내는 나. 요가 매트 위에 누워 자체적으로 휴식 시간을 갖는 나.

 


내가 가장 어려워했던 동작은 아무 힘도 쓸 필요 없는 사바 아사나였다. 지금은 틈만 나면 하는 동작인데 처음에는 그 자세로는 아무래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일단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나를 이완하지 못하게 했다. 모르는 사람이 곁에 누워 있는데 내가 어떻게 힘을 풀 수 있겠는가. 사람들이 내는 소리들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누군가는 거친 호흡을 하고 있다. 나는 사바 아사나 시간에 오히려 더 몸에 긴장이 들어갔다. 혼자 살고, 혼자 일하는 생활에 익숙해져서 누군가와 그렇게 가깝게 있다는 것은 나를 긴장 상태로 몰고 갔다. (68)

 


45분 요가 수업을 마치면 마지막 수련 자세는 사바사나(Sabasana)’. 사바사나는 말 그대로 매트 위에 누워있는 게 전부다. 턱을 당기고 다리를 편안하게 벌리고, 팔을 몸 옆에 그대로 놓고 손바닥을 위로 가게 하고 손가락에 힘을 빼고. 호흡을 길게 들이마시고 내쉬고. 호흡을 통해 몸을 치료하는 수련이 사바사나다. 요가는 미용상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련을 위한 운동이다. 복잡한 동작을 배우고 익혀서 이효리 같은 동작을 따라 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원하는 바가 그쪽이라면 그쪽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 사진 참조), 결국 요가 수련을 통해 도달하고자 목표는 명상이다. 사바사나는 명상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길목이다. 단순하게 누워서 쉬는 자세 같지만, 사바사나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그것이 사바사나가 쉽지 않은 이유다.


 



45분 요가 수업을 마치면 사바사나. 나는 사바사나가 너무 좋았다. 수련에 열심히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내내 쉬었는데, 공식적으로 쉬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매트에 똑바로 누워 팔, 다리, 손가락의 힘을 빼고 명상에 빠지는 그 짧은 5분이 그렇게나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빛 때문에 깨어난(?) 나는, 다른 분들은 이미 선생님과 인사하기 위해 바르게 앉아 있는 걸 보게 됐다. 나는 이제 막 일어났는데. 괜히 옆에 있던 언니에게 짜증을 냈다. 언니! 나 왜 안 깨웠어요? 그 다음 주였다. 이번에는 나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바르게 앉았는데, 내 앞에 옆의 옆에 앉으신 분이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혼잣말하신다. 아이고, 누가 코를…… 그 누구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았다.

 


차가운 마룻바닥. 피곤하지 않은 오전 시간. 모르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눈을 감고 있노라면 걱정이, 염려가, 딴생각이 몰려올 것 같기도 하다만. , 나는 사바사나 전문가가 되어서는 끝도 알 수 없는 명상의 저 어느 깊은 곳으로 한없이 빨려 들어가고 만 것이다

! 나의 명상이여! ! 나의 사바사나여!

 


별로였던 요가 수업을 계속하게 해준 나의 즐거운 사바사나 시간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다음 수업부터 사바사나시간에는 진정한 명상에 도달하지 않기 위해 갖은 애를 써야 했다. 처음에는 딴생각을 했고, 그다음에는 오늘의 할일을 생각했다. 그다음에는 혼잣말을 하고, 마지막에는 오늘의 기도를 했다. 의식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50분 수업 시간 중에서 가장 애쓰는 시간이 되었다. 진정한 명상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의식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물론 수면은 사바사나와 다르다. 수면은 생리적인 의식 상실 상태로서, 외부에 대해 반응하지 않는 상태인 데 반해, 사바사나는 의도적으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다.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며 몸의 순환에 집중하며 에너지와 호흡을 느끼는 수련이다. 하지만, 깊이 있는 명상의 순간과 수면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꿈과 환상과 깨달음은 수면과 사바사나 중 어느 한 곳에만 속한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며 몸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얕게 호흡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가는 과정은 수면인가 아니면 사바사나인가.

 


즐거운 사바사나 시간은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지만, 코로나 시대에는 홈트를 통해 새로운 사바사나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무리하지 않기. 늦게 시작하고 빨리 끝내기. 마무리는 사바사나로. 이제 결심만 남았다. 어디 보자, 결심이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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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07 1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책은 또 뭐죠? ㅋㅋ 이것도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아니 세상에 읽을 책 왜이렇게 많아? 참 그래서 좋으면서 싫으네요.

사바아사나 저도 진짜 좋아해요! 사바아사나를 위해 다른 모든 수련을 견디는게 아닐까 싶을 만큼요. 크-
저는 사바아사나가 쉬운 자세라고 하지만 처음에 그 자세를 못잡았어요. 저같은 경우는 인용하신 문장처럼 누가 신경쓰여서가 아니라 원체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가 심해서 누우면 어깨가 땅에 닿질 않았어요. 그래서 사바아사나 시간에 선생님이 돌아다니시다가 항상 제게 오셔서는 양 손으로 살면시 제 어깨를 바닥을 향해 눌러주셔야 했답니다.

아, 사바아사나 할 때가 너무 그립네요. 요즘 너무 요가를 안해서..
사바아사나 시간에 주무시는 분 많아요. 저도 까무룩 잠들 때도 있었어요. 어떤 날은 눈물이 또르르 흐르기도 했어요. 사바아사나에 온전히 나를 맡기기 위해서 사람들은 요가를 하는게 아닐까, 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 사바아사나에 대한 글을 단발님의 리뷰로 읽다니 진짜 너무 행복합니다. 요가 만세 단발머리님 만세!
단발머리님의 사바아사나와 요가를, 홈트를, 명상을 응원합니다.

아, 맞다. 저는 쟁기자세 여전히 못한답니다? 다리가 뒤로 안넘어가는데 뱃살 때문일까요? ( ˝)

단발머리 2021-04-08 09:56   좋아요 1 | URL
저는 다락방님 요가 이야기가 너무 좋아요. 안 되는 자세에 도전하는 거나 흠뻑 젖는 땀 이야기나 선생님 이야기 전부 다요. 전 운동을 원래 좋아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크게 전념하고픈 마음은 안 들지만, 어떤 운동이든 하게 된다면 그건 요가일 거 같아요. 요가가 저한테 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부끄럽네요.

전 집에서 그 유명한 ‘요가 소년‘과 요가하다가 사바사나 하는데, 집에서도 그렇게 깊은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었어요. 전 정말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이 집중력이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사바사나를 그렇게 좋아해요.

응원 감사합니다. 요가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요? ( ˝)

미미 2021-04-07 1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구~찜합니다!! (요가 책으로 좀 하다 말았던 1인🙄)

단발머리 2021-04-08 09:45   좋아요 1 | URL
이 책 말고도 요가에 대한 에세이가 여러 권인데 어쩌다보니 전 4권 정도 읽은 것 같아요. 요가는 안 하고 요가책 읽는 포스^^

공쟝쟝 2021-04-07 1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나의 사바사나!!!! 맞아요 사바사나 최고죠 ㅠㅠ 쟁기자세도 너무 좋지 않나요?? 저도 모닝 요가로 아침을 여는 그런 멋진 백수를 꿈꾸었으나... 당분간은 러닝 한우물만 파자로 (24시간이 모자라)~ 그치만 단발님의 요가글 기다릴꺼예요! 글구 전 디아님의 요가책도 추천해요! (더덕모임에서 다락방님께로 갔던 책..ㅋㅋ)

다락방 2021-04-07 12:27   좋아요 4 | URL
요거는 제가 단발머리님께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 절반쯤 읽었어요. 호호.

공쟝쟝 2021-04-07 13:1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읽고 단발님께 전하세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4-08 09:44   좋아요 1 | URL
저, 어제 침대 위에서 쟁기자세 되는 게 맞는가, 이게 정말 맞는가 확인하는 위험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쟝쟝님의 러닝이 전 더 근사해요. 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런닝이 최고 아닌가요. 저 요가에 진심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의 합동 작전으로 저 요가 열심히 할까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연 2021-04-07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가하다가 사바아사나 하다가 코 고는 모습 사운드 모두 다 재현됐습니다 쿠쿠쿠쿠

단발머리 2021-04-08 09:42   좋아요 0 | URL
증강현실 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4-07 2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바사나 진짜 너무 좋죵? 넘나 기다려지는 시간~ㅋㅋㅋ 저 며칠 전에 물구나무서기 성공해서 혼자 신났어요~ 물론 젤 쉬운 기초동작으로요~ㅎㅎ
요가가 수련이라 너무 좋아요~ 내 몸을 돌아보고 살펴볼 수 있는 시간. 단발머리님 페이퍼 읽으니 또 요가에 대한 애정이 불끈!!

단발머리 2021-04-08 09:4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요가를 하는 분들은 모두 사바사나 좋아한다고 그러시대요. 저도 이제 슬슬 다시 요가 매트를 펴볼까 싶은데 워낙 작심하루라 좀 걱정스럽기는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원순 서울시장이 처음 선거에 나왔을 때는 전화를 돌렸다. 리스트를 작성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 전화를 했다. 결혼할 때보다 몇 배 더 진심이었고, 몇 배 더 정성이었다. 지금은 전화 돌릴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냥 찌그러져서 주위만 챙긴다. 엄마, 아빠, 이모. 엄마랑 이모는 순조로웠는데, 아빠가 걱정이다. 화내고 달래고, 싸우고 절하고. 아빠의 선택이 무엇이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아빠도 엄마도 이모도 사전 투표를 마치셨다.

 


사전 투표율이 20.54 %로 역대 최고라는 기사를 봤다. 일반적으로 사전 투표는 진보 진영 쪽에서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다. 앞서가던 판세가 사전 투표함만 열면 우수수 쏟아지는 저쪽 민심에 보수 쪽에서는 사전 투표는 모두 조작 투표라고 주장하던 때도 있었다. 이건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우표 투표보다는 현장 투표를 선호한다는 기사를 봤다. 사전 투표율이 왜 역대 최고일까. 편리성에 더해 사람들이 일찍 투표에 참여하게 하는 동인은 뭘까. 기자들은 이런 걸 취재할 생각은 1도 하지 않고, ‘사전 투표율 역대 최고 아직은 오세훈에게 유리같은 기사를 쏟아낸다. 언론을 믿지 못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선거는 좀 심하다.

 

하지만 언론만을 탓하랴. 이명박이 전과 13범이었다는 걸 몰랐을까. 아니다. 전과 13범이어도 괜찮으니 아파트값만 올려다오.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에 투표했다. 광화문에 명박산성이 세워지고 나서도,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걸 지켜보았으면서도 다음 대통령은 박근혜였다. 나의 투표 원칙은 오로지 하나, 더 나쁜 놈 고르기다. 나쁜 놈을 고르기 어려우면 더 나쁜 놈을 고르면 된다. 나쁜 놈 vs 더 나쁜 놈.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이 무려 61년간 싸워서 얻게 된 참정권을 그냥 모른 척하기에는 선배들의 노력이 너무나 찐하고 눈물겹다. 세상을 완벽하게 바꿀 수는 없겠지만 더 나은 세상은 반드시 투표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난, 믿는다.  

 


 

친구들은 모두 예쁜 벚꽃 사진을 보내줬는데 내 사진은 별로다. 금요일 오후, 사전투표를 마치고 벚꽃이 흐드러진 도로를 걸으며 핸드폰을 내밀었지만, 마음에 드는 컷이 하나도 없다. 정성이 부족한가. 우리 동네 벚꽃들이 유독 안 예쁜가. 친구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다정하게 위로해줬는데, 그래도 나는 계속 걱정하고 있나 보다. 눈처럼 날리는 벚꽃은 아무 걱정 없이 예쁘기만 한데, 예쁘지도 않은 나는 걱정으로 벚꽃 예쁜 줄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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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 2021-04-04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가 우리 단발님이 예쁘지 않대!!!! 다 나와!!!!!!!! 날이 꾸리꾸리해서 빛을 받지 못해서 벚꽃 사진이 좀 어두워서 그렇지 예쁘기만 하오. 그나저나 저 이미지 어디에서 가져오셨어요? 너무 맘에 든다. 공주부터 재봉사까지.......

단발머리 2021-04-08 09:41   좋아요 0 | URL
벚꽃은 이뻤는데 말이지요, 제 맘만 초조했네요.
저 이미지는 맨 첫번째 책에서 가져왔어요. <서프러제트>요.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읽기에 좋을 것 같아요. 그래픽 노블이라고 하네요.

바람돌이 2021-04-04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면 가득 벚꽃 예쁜데요. ^^ 이번 선거는 언론은 너무 편파적인게 노골적이어서 아 쟤들이 정말 똥줄이 탔구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동네는 사실 좀 더 암담합니다. 여론이 좋아도 겨우 이길까 말까인데 뭐 이건 일방적이니....

단발머리 2021-04-08 09:40   좋아요 0 | URL
오늘은 4월 8일 아침이라 저의 암담함은 뭐, 이루 말할 길이 없으니 남아 있는 벚꽃으로 위안을 삼으려 합니다.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