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이해’라도 이해를 원한다면


 

올해 2021년에는 책읽기 습관을 좀 바꿔볼까 한다. 대 여섯 권 정도를 동시에 돌려가며 읽는 편인데, 3분의 2 지점에서 책의 존재를 잃어버리거나, 아예 책 자체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난감하다. 작년에 시작한 책들을 정리하고 있다. 올해의 새 책은, 올해의 열 번째 책이 될 듯 하다.

 

 














이 책에 대한 리뷰는 필요 없는데 알라딘 똑똑이 친구의 서재에 가면 아주 좋은 리뷰가 있다. (위에 먼댓글 참조) 붙일 말도 없고 뺄 말도 없다. 한국의 우치다 타츠루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134) 가치중립적인 어법 속에 그 사회집단 전원이 무의식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깃들어 있다는 바르트의 생각을 보다 교묘하게 활용한 것이 페미니즘 비평의 언어론입니다. ….. 교묘라는 번역을 정밀이라는 단어 쯤으로 교체했으면 어땠을까.

 

읽는 내내, 줄 친 부분과 친구가 인용한 부분이 완전 일치해서 무척 즐거웠는데, 특히 이 대목에서는 똑똑이 친구의 정밀이라는 제안에 물개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사르트르는 역사를 궁극적인 재판소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사는 미개로부터 문명으로, 정체에서 혁명으로 진행되는 단선적인 과정 위에서 모든 인간적 삶의 영위의 옳고 그름을 판정합니다. 그러나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사르트르가 역사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역사적으로 옳은 결단을 내리는 인간역사적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인간을 구별하는 것은 멜라네시아의 야만인이 그들의 독자적인 잣대로 자기들주변 사람들을 구별하고 있는 것과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행위입니다. (163)

 

책을 읽으며 4명의 철학자 중 제일 관심이 생긴 사람은, 실존주의의 살아있는 전설 사르트르를 박살냈다는 레비스트로스이고, 그래서 반 읽고 던져 둔 양자오의 『슬픈 열대를 읽다』를 다시 읽으려고 한다.

 

 














100쪽 읽었다. 한 문장을 읽고 가슴에서 복받쳐 오르는 세 문장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중간에 포기했다. 『김대중 죽이기』로 20여년 전 강준만 교수님께 평생 까방권을 선사해 드렸으니, 더 길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일을 하고 싶기는 하다) 부패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의 자유일 터이나, 권력은 정치만의 것은 아니기에 그 역시 권력의 한 가지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아셨으면 좋겠다. 정치권력, 문화권력, 언론권력에서 한참 떨어진 구석에서 그가 신랄하게 비판하는 힘없는 한 시민의 생각이다. 의견은 다르지만, 존경하고 애정하는 마음만은 변함 없다. 변함 없습니다, 선생님!

 















아이를 키워 보았든 혹은 직접 키워보지 않았든, 7-8개월 정도의 아이와 잠깐만 있어보면, 이 아이가 뭔가를 알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놀라운 진화의 산물일지 모르는 초롱초롱한 눈빛의 아기, 아직 말하지 못하되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아이의 눈망울을 마주칠 때면 난 항상 확신한다. 이 아가는 알고 있다. 이미 알고 있다.

 


따로 계산해 드릴까요?”

어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은 어린이에게 책을 받아 아빠와 계산을 마친 다음 다시 어린이에게 따로 담아 드릴까요?”하고 물으셨다. 어린이 손님은 그렇게 해 달라고 했다…. 나는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 주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어린이 앞에서만 그러면 연기가 들통나기 쉬우니까 평소에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감사를 자주 표현하고, 사려 깊은 말을 하고, 사회 예절을 지키는 사람. 세상이 혼란하고 떠들썩할 때일수록 더 많이,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45)

 


이 세계의 소중한 일원이자 동료로서 어린이를 대하는 작가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저자의 소망 또한 마음 한가득 부럽다. 내 아이들이 이미 자라버린 것이 진심으로 아쉽다. 아니면, 이 책은 더 빨리 나왔어야 했다. 반 정도 읽었는데 줄어드는 책장이 아까울 따름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 책은 이번이 세번째다. 이 작가와 내가 잘 맞는 것 같다는 (나만의) 생각이 든다. 쉬운 말로 쓰고, 적당한 순간에 등장하는 유머 포인트도 나랑 잘 맞는다. 겸사겸사 소설책도 한 권 구매했다. 창조 행위야말로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그녀의 주장에 더해, 그녀가 알고 있는(친한) 전 세계 예술가들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10월부터 조금씩 읽어서 12월 말이 되어서야 다 읽었으니 꽤 오래 걸린 셈이지만 꾸준하게에 방점을 찍는다. ‘꾸준하게해도 안 되면. 안 되면나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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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01-06 1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저저 똑똑이 친구 저예요?ㅠㅠ 우와 나 계탔다! 똑똑이 친구라는 칭호를 획득하다니! 정말로 똑똑해져 버려야겠어요🥵

단발머리 2021-01-06 20:16   좋아요 2 | URL
혹시 그래도 의심이 생긴다면, 저기 위에 먼댓글 클릭하면 리뷰가 한 편 나와요. 그거를 위에서 아래로 쭈우욱 읽어봐요.
그럼 알게 돼요. 어머나, 이 친구! 진짜 똑똑이 친구네그려!!!!!!

유부만두 2021-01-06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네요, 단발머리 님도 똑똑이 친구분도. 어려운 책들도 막 다 읽어버리시고.

전요, 눈오는 이 밤에 ... 야한 책 읽었다요?

비연 2021-01-06 22:00   좋아요 0 | URL
어떤 책...? (쇼님이 궁금해합니다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1-06 22:10   좋아요 0 | URL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하권이에요.
정확하게 54장이에요.
(쇼님껜 시시할지도 몰라요.)

비연 2021-01-06 22: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쇼님 실망하는 소리가 들려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1-07 20:46   좋아요 0 | URL
야한 이야기가 어울리는 밤입니다.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고 하대요 ㅎㅎ

syo 2021-01-07 20:50   좋아요 0 | URL
궁금해한 적은 없지만 실망은 해버렸어... 😞

단발머리 2021-01-07 20:52   좋아요 0 | URL
정상위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고려할만한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고, 전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하권부터 빌려오는 신기술을....
실망치 마소서!

syo 2021-01-06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랑스런 우리 똑똑이!!

단발머리 2021-01-07 20:46   좋아요 0 | URL
자랑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본인도 알고 있겠죠? ㅎㅎㅎ

비연 2021-01-06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르기 전부터 똑똑이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지만, 확인하니 더욱 자랑스러운. 똑똑이 친구.

단발머리 2021-01-07 20:47   좋아요 0 | URL
이 똑똑이 친구는 제 똑똑이 친구이지만 비연님의 똑똑이 친구가 될 수도 있겠네요.
자랑스러운 우리의 똑똑이 친구 ㅎㅎㅎ

수연 2021-01-06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똑똑이가 푸코를 넘어설 거 같은 느낌!!

단발머리 2021-01-07 20:47   좋아요 0 | URL
똑똑이 친구가 푸코 다른 책 읽고 또 페이퍼 써주었으면 해요. 우아, 신난당!!!!!

다락방 2021-01-07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코 마음의 결을 이해하는 그 똑똑이 친구 말씀하시는겁니까?!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1-07 20:48   좋아요 0 | URL
이해하다 이해하다 못 해 푸코 마음의 결을 이해하다니. 진정한 똑똑이 친구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yche 2021-01-0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린이라는 세계> 읽으면서 제 아이들이 다 자란 것이 아쉬웠어요. 물론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ㅎㅎ 저도 책장이 줄어드는 걸 아쉬워하며 아껴서 조금씩 읽었네요.

단발머리 2021-01-07 20:49   좋아요 0 | URL
아쉽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전 일년에 두번 정도는 둘째의 막강 귀여운 사진 보면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둘째가 다섯살 때로요. 아....다시 생각해 보니 안 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21-01-07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똑똑이 친구를 두셨군요. 단발님 ^^

단발머리 2021-01-07 20:5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겟타님. 이 똑똑이 친구는 저의 자랑이에요^^

icaru 2021-01-15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치다 다츠루 저도 좋아해요! 푸코 바르트~ 쉽게 읽기는 저도 사두긴 했건마는... 딱 저런 판형의 책이 가진 물성을 너무 사랑하여서,,, 근데 완독은 못했네요 ㅠ;; 어린이라는 세계도 사 보려고요! 이 책을 엮은 이진 편집자 님의 다른 책 아이들의 권력투쟁 왕 추천이용!!

단발머리 2021-01-18 10:38   좋아요 0 | URL
전 이 책이 처음이라 다른 책으로도 우치다의 매력을 맛보고 싶네요. 판형은 진짜 완전 딱! 독서를 부르는 각이지요.
<아이들의 권력투쟁> 찾아볼께요. 전 작가님만 알고(실물 영접) 편집자님은 사실 잘 몰랐거든요^^
 
















해마다 설레는 올해의 첫 책으로 정세랑의시선으로부터』(10만부 기념 새해 에디션)을 골랐다. 적립금이 남아 그래24’에서 구매했는데, 결제할 때는 배송일이 1 4일이었는데, 오늘 오후에야 책이 도착했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1월의 책육식의 성정치』는 작은 사전이랑 같이 구매했더니 토요일에 배송된다고 한다. 하여, 올해의 책 1, 2번이 공석인 관계로, 작년에 읽던 책들을 마저 읽어야 하겠으나, 그럴 수 없어서. 올해의 첫 책은 이 책이다.

 

다정한 친구가 영화를 선물해 줘서(친구에게 선물 받기 전에는 영화를 선물한다는 것이 가능한 지도 몰랐다) 아이패드에 넣어두고 가끔씩 꺼내 보는데, 교회에 갈 수 없는 고요한 주일 아침에 갑자기 생각나서 책을 꺼내 들었다. 대본을 샅샅이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구매해 놓고는 한 번도 읽지 않았던 바로 그 책이다. 영화를 볼 때는, 안나가 윌리엄에게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제안하는 장면이 제일 좋았는데, 이번에 읽을 때는 이 대사가 눈에 들어온다.

 


Bella     : I just want to say to Tony, don’t take it personally. The more I think about things, the more I see no rhyme or reason in life – no one knows why some things work out, and some things don’t – why some of us get lucky and some of us… (250)

 


인생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참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그게 더 자연스럽고 다행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다. 나는 예수님을 믿고 기도하는 사람이니까, 만약 하나님께서 내 모든 기도를 들어 주셨다면. 나의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기도가 모두 응답되었다면... 그래서는 안 되고, 결국 그렇게는 안 됐다. 자연스럽고 다행한 일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나도 벨라처럼.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는 알라딘 똑똑친구의 서재에서 보았던 책인데, ‘들어가는 말을 읽고는 당장 우치다 타츠루를 검색해 보았다. 잘난척 하지 않고, 목에 힘 주지 않고, 내가 아는 한도에서 설명하겠다는 자세가 마음에 쏙 들었다.  

 


지성이 스스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해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물음 아래 밑줄을 긋는 일입니다. (9)    

 


지성의 정의나 범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지성이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밑줄을 긋는 일이라면, 그거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답을 내놓는 일은 어차피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물음 아래 밑줄을 긋는 일이라면, !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물음 한 두 가지는 가지고 있지 않던가. 그렇다면 그 물음 앞에, 아니 그 물음 아래에 밑줄을 그으면 된다. 저자의 설명대로라면, 입문서야말로 물음 아래에 밑줄을 그어준다고 하니, 이제 이 입문서에 밑줄을 그으면 되겠다. 마침 스테들러 코끼리 색연필, 보르도 색상에 더해 보라색까지 준비완료다.




 

 












『강으로』는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한 가장 지적인 여행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고, 데뷔작인 이 책의 출간 당시 올리비아 랭은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서 크게 주목받았다고 한다. 『강으로』의 밑줄은 좀 더 낭만적이다.

 


결혼은 사적인 일이다. 스스로 방대한 양의 일기와 편지를 남기고 떠난 데다 제삼자들 사이에서 숱한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이라 해도 예외가 아니다. 결혼 생활의 속사정이 어떠하며 결혼 생활을 유지시키는 끈이 무엇인지는 아무리 오지랖을 떨어대도 당사자가 아닌 남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심지어 전혀 가늠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남겨진 글을 통해 느껴지는 인상은 변치 않는 사랑이다. 애정과 지적 자극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변치 않는 사랑. 버지니아는 레너드를 내 불가침의 중심축이라고 불렀으며 세상을 떠날 때도 그에게만 마지막 글을 남겼다. 이런 사실은 두 사람이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서로 행복했다는 증거이다. (49)

 

 















지인 추천책은 이렇게 두 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일단 목차는 살펴보고, 이진경 책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올해의 할 일은 밑줄을 긋는 일이다. 코끼리 색연필로, 보르도로 밑줄을 그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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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5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7 2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1-06 0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시선으로부터>도 <육식의 성정치>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니 시무룩..

2. <육식의 성정치>는 번역본 사셨어요, 원서 사셨어요? 이번에 재독인거죠, 단발머리님?

3. 영어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 오만년간 하고 있고, 그래서 저도 <노팅힐>대본집 무려 스프링분철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펼쳐보지 않으며, 단발머리님 이 페이퍼에 영어 나오는순간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패쓰...하고 한글만 읽었어요. 시무룩..

4. 페이퍼를 다 읽고는 안돼, 영어로 돌아가, 영어를 피하지마, 영어로부터 도망가지마, 하고는 다시 영어 인용문으로 가 읽으면서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문장으로 풀이할 순 없지만.. 대략적으로 흐음.. 이런 뜻인가.. 하였으나 맞는지 모르니 집에 가서 대본집하고 비교해봐야 겠어요.

5. 밑줄 그으면서 삽시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21-01-07 20:57   좋아요 0 | URL
1. 육식의 성정치는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눈이 왔네요.

2. 물론 번역본을 샀습니다. 이번에 재독이지만 줄을 치게 됐으니 이번이 진짜죠.

3. <노팅힐>을 한 번 읽고 영어 공부 조금 했다, 하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생각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까요. 휴일에 한 번 도전하심도 괜찮습니다.

4. 도망가지 않고 다시 돌아온 다락방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유 아 그레이트.

5. 밑줄 그으면서 살아요, 다락방님!

수연 2021-01-06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노팅힐은 제가 이걸로 영어 리스닝 다 끝내버려야지! 하며 샀다가 딱 다섯 페이지 읽고 듣고 창고에 박아둔 그 노팅힐이 아닙니까!!!!!!!!!!!!!!! 먼지 뽀얗게 얹은 저 유물이 아직도 제 품안에 있는지 일단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올리비아 랭의 강으로_는 어떠한가요? 읽어야 하나 그래야 하나 읽고싶은데 읽어봐야겠지? 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푸코 버리셨던 거 아니었습니까?! 정녕 저만 푸코를 버렸던 겁니꽈?!

단발머리 2021-01-07 20:59   좋아요 1 | URL
내용 아는데도 노팅힐 재미있습니다. 안나 라고 생각하면 더 재미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으로>는 버지니아 울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얼마 전 읽은 책이랑 연거푸 읽으니 버지니아 울프의 삶이 흐릿하게라도 그려지네요. 저는 아주 좋게 읽고 있어서 수연님께도 1독을 권합니다.
저도 푸코를 버렸습니다. 안 비밀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1-06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노팅힐 ㅠㅠ 너는 안돼! 성매수범!!했던 휴그랜트에 감겨버렸다는 ㅠㅠ 그리고 다시 정신을 후딱 차리고 흐린눈을 버리기 위해 브리짓 존스를 (다시) 보고 언제나 처럼 콜린퍼스에 스며든 저.. 아, 반성합니다.... (응?)

단발머리 2021-01-07 21:00   좋아요 0 | URL
그랬단 말이에요?!@@ 아, 정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추억이, 우리에겐 얼마나 부족한가.
근사한 영화인데.... 너무너무 아쉽네요. 반성하지 말아요.... 콜린 퍼스도 쫌 멋져 ㅠㅠㅠㅠ

유부만두 2021-01-06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팅힐, .... 영화 하도 봐서 제가 대사를 다 외웁니다. 누가 나랑 대사 맞춰줘바바요.
안나 역할은 양보 못해요.


단발머리 2021-01-07 21:02   좋아요 0 | URL
대사 제가 맞춰드릴까요? 저는 대본집 보면서 할께요.
근데, 저도 양보 못 해요, 저는 스파이크!!!!!
 






 












한 번 읽고 평생 자랑 가능한 고전 중의 고전을 읽었다. 1권 말미 대심문관의 독백은 한 번 더 읽어봐야 한다. (나에게는) 올해 최고 화제의 신간빌레뜨』. 제인 에어 순한 맛이라 할 수 있는데 샬럿 브론테 팬이라면 강추. (팬이라면 뭔들^^) 12세 관람가 수준의 겁쟁이 1인은 늦은 밤 침대에 누워 『블러드 차일드』가 떠올라 며칠 밤을 힘들어했다고 한다. 올해 읽은 가장 강렬하고 가장 눈부신 단편은 옥타비아 버틀러의 것.

 

















에이드리언 리치의 글은 항상 나를 가슴 뛰게 한다. 솔직하다고 해서 모두 감동을 주는 건 아닌데, 그녀의 글에는 그런 힘이 있다. 완벽한 역할수행이라는 게 아예 불가능한 엄마라는 이름 앞에서 에이드리언 리치는 완벽하다. 아들 셋 어머니는 어떻게 모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힘을 창조해내는가. 절망과 차별 앞에서 마야 안젤루는 씩씩하다. 좌절하지도, 낙담하지도 않는다. 살고 살리고 결국엔 이겨낸다. 그녀의 삶이 바로 흑인 페미니즘 사상이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나의 안락함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제3세계 여성들과 어린이들의 고통과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 쉽지 않았지만 반드시 다시 읽어야 할 책이다. 『사람, 장소, 환대』는 자랑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의 언어로 쌓은 인간아닌 사람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결정체. 그녀(김현경)는 새 책을 써야만 한다, 반드시. 『성 정치학』은 페미니즘 고전 중에서도 단연 빛난다. 사회와 문화를 관찰하고 평가할 때, 새로운 시각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특히 문학 작품 속 남성의 성 판타지를 날카롭게 파헤치는데, ‘물건무기로 사용하고자 할 때, 찌질한 남성들의 환희에 찬 비명소리 곳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개척자이며, 선구자이면서도 그 일을 완벽하게 해낸 그녀에게 경의를 표한다.


 



 













2020년 올해의 책. 연달아 두 번 읽은 책. 여성이 남성의 눈으로, 남성의 시선으로 보겠다는 그 위험한 도전을 아름답게 이뤄낸 책이다. 사람에 대한 호의와 선한 의도가 다르게 이해되는 것은 흔한 일이나, 사랑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호의와 관심, 노력과 수고가 얼마나 부질없는지 보여준다. 나의 사랑은, 어쩌면 영원히 나만의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한 해가 갔다.

 

어떤 라디오 방송에서 서먹서먹하던 가족들이 코로나 때문에 같이 지내게 되면서 사이가 좋아졌다는 사연을 소개하던데, 우리 집은 반대다. 난 평소에 우리 집은 유난히는 아니어도, 대체로 가족들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진짜 서먹서먹해지기 직전이다. 서로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지만 같은 공간에, 그것도 좁은 공간에 북적이며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도 내년에는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래본다. 밖에 나가지 못하고 친구들 만나는 시간도 줄어들어서 책을 더 많이 읽을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프루스트의 책 제목이라기보다는 2020년을 보내는 나의 마음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습니다.

 

 


알라딘에서 만난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서로의 글을 읽고 소개해 준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알라딘 이웃들이 있어서,  ‘읽는다는 이 평범한 일이 훨씬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계속 올라오는 올해의 책페이퍼들이 반갑고 고맙다.

 

고개를 끄덕이며 내 오랜 고민, 그 길고 긴 고민을 들어준 친구들과 빵! 터지는 웃음을 하염없이 선물해주는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따뜻한 응원 때문에라도 내년에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알라딘 마을 이웃 여러분, 올 한 해 감사했어요. 

2021년 새해에는 원하는 바 이루시고, 온 가정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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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31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 너무 질투나요 질투나. 단발님 페이퍼 속 책들의 목록을 보니 질투가 나요. 가장 먼저 성정치학은 제가 아직 읽지 못했는데 단발님 읽으셔서 질투나고 옥타비아 버틀러도 질투나요! 나의 사촌 레이첼도 질투나요!! 그렇지만 제가 이미 다 가지고 있으므로 곧 단발머리님을 따라잡도록 할게요. 불끈!! (이러면서 오늘도 책 샀대요?)

저도 알라딘에서 연말결산 올라오는 거 보는게 너무 재미있어요. 이렇게 단발님의 것도 볼 수 있어 씐이 납니다! 씐이나 씐이나 엣헴엣헴 씐이나~

내년에도 제가 질투할만한 독서목록 일궈나가시길 바랍니다.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 사랑 커다랗게 한 덩어리 놓고갑니다. ~♡

단발머리 2020-12-31 17:14   좋아요 2 | URL
이런 사랑스러운 질투를 한 몸에 받는 몸이라니 정말 영광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이 영광을 지금 집에 부모님들, 오늘 연말인데 왜 재미있는거 안 하냐고 궁금해 하시는 부모님께 바칩니다.

사실 다락방님의 페이퍼에서 전 이름조차 모르는 작가들이 있었어요.(많았어요, 사실) 그래서 1단계부터 시작하자며 <올리브 키트리지>와 <다시, 올리브>를 집에 대령했습니다. 질투에 불타는 저도 곧 읽기 시작합니다.

올 한 해도 감사했어요. 감사한 마음이야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만요. 다락방님이 계셔서 이 공간이 훨씬 더 흥미롭고 알차고 즐거웠어요. 내년에도 우리 잘 지내봐요!!!

Falstaff 2020-12-31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덕분에 즐거운 한 해가 됐습니다. 내년에는 좋은 일만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지기 기원합니다. ^^

단발머리 2020-12-31 17:27   좋아요 1 | URL
오히려 제가 Falstaff님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제가 모르는 신세계의 작가들이 Falstaff님 서재에는 아주 많더라구요 ㅎㅎ
우수수 새해 복 감사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겨울호랑이 2020-12-31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지난 한 해 많이 배워 갑니다. 새해에도 잘 부탁드리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바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단발머리 2020-12-31 19:48   좋아요 1 | URL
저야말로 겨울호랑이님 글을 통해 좋은 책들 많이 소개받고 있네요.
새해에는 또 어떤 책을 소개해주실지 기대 많이 됩니다. 온 가족 평안한 한 해 되시길 바래요^^

잠자냥 2020-12-31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넘치는 레이첼 사랑~!!
단발머리님 지난 한해 따뜻한 댓글들 감사드립니다.
2021년에도 열심히 읽고 좋은 이야기 나눠요~!

내년에는 <싸람, 장소, 환대>와 <성 정치학> 저도 꼭 읽을게요!

단발머리 2020-12-31 19:51   좋아요 2 | URL
레이첼을 사랑해서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아실랑가 모르겠지만 시작은 잠자쟝님 서재의 레베카 였습니다 ㅎㅎㅎㅎㅎ
대프니 듀 모리에 다른 단편들도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래서, 올해의 인물은 잠자냥님과 레이첼이 공동 수상이네요!!!

수연 2020-12-31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사람~~ 내년에도 부탁드립니다! 든든하다, 알라딘에 단발머리님 있어서!

단발머리 2020-12-31 19:53   좋아요 1 | URL
내년에는 또 어떤 사랑이야기 펼쳐질지 기대 만땅입니다. 우리 오래오래 같이 있어요, 수연님!

mini74 2020-12-31 1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물욕을 일으키는 글입니다. 항상 감사하고 고맙게 글 읽고 있습니다. 멋진 새해를 보내시길 *^^* 내년에도 좋은 책들 소개 부탁드립니다 ~

단발머리 2020-12-31 19:54   좋아요 2 | URL
부지런하신 mini74님의 독서여행을 저도 내년에는 열심히 따라가보려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온 가족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는 더 자주 뵈어요^^

Falstaff 2020-12-31 2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강 보니까 여기 저.... 먼 시절, 집단 지랄의 힘 당사자 분들이 많이 모이셨군요. ㅋㅋㅋㅋㅋ 제 인생 다 해서 정말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만들어주신 락방님, 자냥님, 단발님께, 경의를 바칩니다!

잠자냥 2020-12-31 20:33   좋아요 1 | URL
폴스터프 님 서재에서 많은 책 정보 얻고 있습니다! 오래오래 활동해주세요~ ㅎㅎ

단발머리 2020-12-31 20:42   좋아요 3 | URL
집단 지랄의 힘의 당당한 성과로서 제가 저기 위의 <빌레뜨>와 즐겁게 함께 할 수 있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 함께 힘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책 읽는 독자들의 단결된 힘으로!!! 내년에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0-12-31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뭔가 고상한 독서 목록이어서 저두 탐이 난다!’ 2020 올해의 책 목록 페이퍼들이 반갑고 한해를 정리해주는 것 같아 훈훈스러버요.

단발머리 2020-12-31 21:40   좋아요 1 | URL
꼭 그렇지는 않지만서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에는 철학책도 좀 읽어보고 싶어요. <푸코, 라캉.... > 이케저케 네 명 나오는 철학책 나도 빌려왔어요. 쟝쟝님 따라 읽을 것이야!!!!!!!

2020-12-31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1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20-12-31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 2020년 한 해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 내년에도 많이 뵐게요~

단발머리 2021-01-01 14:29   좋아요 1 | URL
초딩님! 감사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좋은 책이야기로 자주 만나뵙기 바랍니다!

유부만두 2021-01-01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고 알찬 독서를 하신분! 새해에도 열심히 읽고 이야기 나눠주세요, 제가 따라 읽을거걸랑요.
일단 시작은 ‘레베카‘

단발머리 2021-01-01 14:33   좋아요 2 | URL
유부만두님이랑 이야기 나눈 순간들이 너무 좋았어요. 자주 만나지 못하더라도 (엉엉ㅠㅠ) 알라딘에서라도 자주 뵈어요! 제가 그 노래도 좋아해요!
레베카~ 지금 어디 있든
멈출 수 없는 심장 소리 들려와
바람이 부르는 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

psyche 2021-01-05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공간에 하루종일 붙어있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에요. 여기는 3월 중순부터 모든 게 다 재택으로 되었으니 이제 거의 10개월이 되어가거든요. 첫째가 집에 없을 때는 이제 대충 정리가 되서 네명이 각자 자기의 방이나 책상에서 자기일 하다가 밥먹을 때만 만나니 좀 나은데요. 첫째가 집에 오면 바로 평화가 와장창 깨진다는. 지금 겨울 방학이라고 왔는데 저는 속으로 큰 애가 자기 아파트에 갈 날짜만 세고 있답니다. 저 나쁜 엄마일까요? ㅜㅜ

단발머리 2021-01-07 21:11   좋아요 0 | URL
첫째가 오면 다들 방을 나와서 같이 있고 싶어하나봐요 ㅎㅎㅎ 저희집은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이틀에 한 번씩 싸우니까요. 나가야 하는데 나갈수가 없으니 방에 들어가라고, 들어가라고! 제 대사가 들어가라고! 입니다.
나쁜 엄마 아니에요~~~~~ 어쩔 때는 좀 떨어져 있어도 좋기는 하잖아요. 힘내세요, 프시케님!!!!!
 
















빠른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잘하게 되면 빨리 하게 되는 것 같다. 세계 최고 수준의 피아니스트들은 누구보다 빨리 치고, 독서 훈련이 된 애독가는 빨리 읽는다. 청소, 빨래, 설거지에 능숙한 살림꾼에게 손이 빠르다고 하는 것도 같은 경우다. 후다닥 만든 음식이 맛이 없거나, 금방 해치운 설거지 상태가 엉망이면, 빠르다고 할 수 없다. ‘대충이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나는 청소, 빨래, 요리가 모두 느린 데다가 미루는 습관까지 있어, 말 그대로 살림 못해 3종 세트를 구비한 사람인데, 오늘 아침에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문 앞에 쌓여있던 습기제거제를 정리했다. 플라스틱 뚜껑을 열고, 붙어있는 플라스틱 칼로 종이를 제거하고, 그 안의 용액을 하수구에 버리고, 플라스틱 통을 통통 털어 재활용함에 넣어 두었다. (내가 사는 중부지방에서는 장마철이 6월 말에서 7월 중순이고, 이 친구들은 여름이 끝나갈 무렵 임무를 마치고 퇴역했다. 그리고 오늘은 영하 11도의 12월 30일) ‘특수 마대에 넣어 배출해야 하는 지저분한 물건들은 그것대로 정리하고, 세탁실 옆면에 자꾸 결로가 생겨 바닥에 깔아 두었던 신문을 새 것으로 갈았다. 생활쓰레기 모인 것을 들고 나가 음식물 쓰레기와 같이 내다 버리고, 작은 아이 출석체크 & 자가진단 하라고 깨워 두고 제육볶음 휘저은 뒤, 상추를 씻는다.

 

상추 봉투에 검은 게 보여 자세히 보았더니 무당벌레. 너무 예쁜데 함께 살 곳이 없어 그럼 이만, 안녕을 고한다. (여러분, 한살림 상추에는 무당벌레 있습니다. 주황색 바탕에 검은 땡땡이 무당벌레 보고 싶으신 분들 한살림 애용해주세요) 잠깐 앉아 작은 아이 밥 먹는 거 바라보고, 친구 블러그에 들어가 동영상 하나 감상하고. 설거지를, 우리 집 식구 도대체 몇 명인가요. 아침만 먹었는데 설거지가 산 같아. 설거지를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10 20.

 


예전에 미니멀리즘 실천하시는 분이 동영상에서 살림살이가 적으면 살림에 사용하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하셨다. 나같은 경우 모든 살림을 줄여야 하는데, 냉장고, 냉동고의 식재료, 수납장 속 정체 불분명 물건들, 사용하지 않는 컵, 접시, 그릇들, 화장대 속 옛날 화장품, 옷장 속 옷들, 그리고 책장의 책들이 그렇다. 지상 과제다.

 


살림이라는 단어로 검색해 보니 마음에 쏙 드는 책이 이 책이다. 3배속 살림 처리되면 모두에게 알려 드리리.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은 이런 책들. 코끼리 빨강 색연필 새로 샀다. 정확한 색상명은 보르도. 보르도로 줄을 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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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0-12-30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림못해 3종 세트 여기에도 있습니다.ㅋㅋㅋ
저는 어제 상추 씻다가 작은 민달팽이 나와서 얘를 죽여 말아 1초간 고민하다가 마당에 방생했어요. 텃밭 아닌 텃밭으로 흉내 내본 경험으로 달팽이들은 무조건! 텃밭의 적임을 알게 되었는데 지금은 안 하니까 그래 너도 살아라, 방생.ㅎㅎ
무당벌레는 우리집에도 가끔 집안에서 출몰하는데^^;; 그거 아세요? 등에 점이 칠박이 이하면 농사에 이롭고 그 이상으로 많으면 농사에는 해충이래요. 그거 알고 난 뒤로는 등에 점 갯수 보며 어 너는 착한 애 어 너는 나쁜 애 이런 선입견이 생겨버렸다는요. 하하하.

단발머리 2020-12-31 19:59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 댓글 읽고 마음이 너무 편안해졌어요. 그 무당벌레는 점이 아주 많았습니다. 아주 작은데 아주 많았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앞으로도 상추 씻을 때 조심히 봐야겠어요.
살림못해 3종 세트 참여를 매우 감사드립니다. 사실이 아니더라도 말이지요^^

수연 2020-12-30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림못해 3종 셋트 여기 🤚 번쩍! 달팽이는 싫지만 단발머리님은 좋아. 🥰 앤 헤서웨이 닮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앗 앤 헤서웨이닷! 소리질렀던 기억이 납니다. 내년에는 프랑스어 조금 영어 조금 더 잘하면 좋겠습니다. 살림은 영원히 못할 거 같아 잘하고픈 마음이 안 생긴다고 합니다. 보르도 보르도 하면 와인 마셔야 하는데!!

단발머리 2020-12-31 20:01   좋아요 0 | URL
제발 이제 그만을 외치는 나의 이 절규를 수연님은 반드시 들어야 하며.... (무슨 이야기인지 알 거에요)
전 살림을 잘하고 싶지는 않지만 빨리 하고 싶기는 한데, 잘해야만 빨라진다면 어쩌지.... 메롱인 건가 ㅠㅠ

비연 2020-12-30 2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림을 해보니 세상에 에너지와 시간 소모 최강자가 이것이로구나 싶어, 얼른 AI 집사가 나오거나 그 전엔 각종 현대식 전자제품으로 도배를 하거나 해야겠다 싶은. 먹고 쓰고 버리고의 연속선상에서 그저 먹고 쓰는 것만 좋아라하는 게으름 대명사 비연은 요즘 더더욱 괴롭고 말이죠. 배달시키면 버릴 게 세 배는 나오고. 살림보다 독서를, 내년엔. ㅎㅎㅎ

단발머리 2020-12-31 20:02   좋아요 0 | URL
세상이 아무리 나아져도 할만큼은 남아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건조기는 혁명이고요 ㅠㅠ
살림보다 독서를,를 저에게 주시는 말씀이라 믿으며 반드시 실천하리 다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0-12-31 0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31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0-12-31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림을 잘하기 위해 책을 사는 단발님, 그치만 그거 잘할 수록 하게 되는 거니까 못한다고 하고 최소화하시길!! 내년에는 단발님의 “살림을 책으로 배웠습니다?” 페이퍼를 기다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단발머리 2020-12-31 20:09   좋아요 1 | URL
이 댓글의 의도를 마음에 새길께요. 잘할수록 하게 된다는 말은 완전 맞습니다. 그래서 살림을 최소화하겠어요!! 개이득!!!!!!!!!
올 한 해 같이 웃었던 순간들이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우리 오래오래 다정하게 지내요.
새해 복 많이 왕창 받아요, 쟝쟝님!!!

han22598 2020-12-3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살림보다는 독서에 한표 추가입니다 ^^ 올해 알라딘 활동을 본격적으로 (^^)으로 시작하면서 다정한 단발머리님 알게 되어서 감사했어요. 2021년에도 따뜻한 좋은 글 많이 많이 써주세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단발머리 2020-12-31 20:11   좋아요 1 | URL
살림보다 독서에 주신 한 표, 소중한 한 표, 제가 잘 간직하겠습니다. 올해 알라딘에서 han님을 알게 되어 너무 좋았어요.
내년에는 더 자주 뵈었으면 좋겠구요.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n님!!!!

psyche 2021-01-05 0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일 화날 때가 진짜 간단하게 대충 먹었는데 설거지가 산더미일 때!! 아이들이 다 떠나고 셋이 살다 코로나로 다섯이 모이니 설거지가 한 세배로 느는 것 같아요. ㅜㅜ
저는 사실 설거지를 좋아하는 데요. 좋아하지만 잘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하고 나면 깨끗하게 안 된 게 너무 많거든요. 그 이유는 설거지할 때 항상 드라마를 보면서 하기 때문이라는... ㅎㅎㅎ 블루투스 헤드폰 끼고 노트북을 옆에 두고 그거 쳐다보면서 하니까 그릇이 깨끗한지 어쩐지 상관없이 대충대충.

단발머리 2021-01-07 21:1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전 원래 점심을 잘 안 먹는 편인데 아이들이 있으니 먹어야 하고 먹으니 치워야 하고ㅠㅠㅠ 저도 하루 중에 설거지 하는 시간이 젤 많은 것 같아요. 차린 게 없는데 설거지만 커다란 산입니다.
전 원래 매사가 대충대충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팟캐스트 들으면서 설거지 하는데요. 좀 진지하고 공부도 되는 거 들으면 좋겠지만서도 하릴 없이 히히대는 거 듣습니다. 저도 드라마 보면서 해볼까 싶어요!

유부만두 2021-01-06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색연필을 사야겠어요. 어제 단발님이 색연필 두 자루 비싼거 새거 막 자랑하고 그르더라구요.

단발머리 2021-01-07 21:14   좋아요 0 | URL
이 색연필은 아주 아름답고 고운 색상을 자랑하오며 훌륭한 그립감이 강점입니다.
가격이 유일한 단점이죠. 다 쓰려면 10년도 더 걸릴텐데 두 자루나 샀습니다. 허허허.

icaru 2021-01-15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책인데, 탁자가 탐나요~~~ 헤헷.. 굴곡이 예술~~

단발머리 2021-01-18 10:40   좋아요 0 | URL
탁자가 정확히는 식탁인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꺼라며 샀는데 전 아직도 식탁이고 식탁 이름을 가진 저 책상은 둘째가 사용합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듯 하더군요. 쩝쩝.....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으로
알렉산드라 해리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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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이 책을 알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알라딘이었을 거라 추측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에 대해서라면 책 읽기를 권하는 가정 분위기에, 일찍 어머니를 여읜 것, 이복 오빠들의 성적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다는 정도를 알고 있는데,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에 대해 말 그대로 소상히 기술하고 있다.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말을 전할 때는, 몇 년, 몇 월, 몇 일자 일기인지, 혹은 그녀가 누구에게 보냈던 편지에서 나온 것인지를 소상히 밝히고 있어 더욱 신뢰할 만하다.

 

그녀의 일상과 일기와 편지와 만남이 어떻게 소설과 에세이, 비평 작업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커다란 즐거움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자신의 눈으로, 자신만의 기준으로 보기 원하는 독자라면 작가의 해석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나같은 경우는 몇 달 전에댈러웨이 부인』을 읽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올랜도』, 『파도』, 『세월』등을 어떻게 읽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기에 이런 작가의 도움이 무척이나 고맙다. 내년에 버지니아 울프 전작 읽기 계획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이 책을 꺼내 해당 부분을 다시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느낌이다.

 


버지니아는 결혼 상대에게 성적으로 끌리지 않음을 분명히 하면서도 엄청난 힘으로 생동하는, 항상 살아 숨 쉬고 항상 뜨거운결혼 생활에 대한 기대를 전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계획하는 삶은 작업하는 삶, 대화하는 삶, 자유로운 삶이었고, 두 사람의 사랑은 공감에 기초한 즐거운 사랑이었다. (65)

 


똑똑한 아내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내조하는 남편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지만, 버지니아 울프는 그러한 내조를 받았던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전형적인 주부의 삶을 살았던 언니 바넷사를 보며 자신에게도 그런 삶이 가능할지 갈등했던 그녀, 독신 여성이자 이모이자 여성작가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고민했던 버지니아 울프에게 레너드 울프는 좋은 남편이자 훌륭한 동료였던 것 같다.           

 


어떤 종류의 글이든 특히 <서문>을 좋아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 문단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허마이오니 리 Hermione Lee버지니아 울프를 읽은 것은 십 대 후반에등대로를 처음 읽은 직후였다. 그때 나에게는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 책이자 영문학을 공부하는 계기가 되어준 책이었다. 내가 울프를 대하는 마음에 형태를 잡아주는 책인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의 짧은 전기가 허마이오니 리의 전기에 어떻게 빚지고 있는지는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다. 이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를 전하면서, 함부로 갖다 쓴 부분이 너무 많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8)



십대 후반에 버지니아 울프의등대로』를 읽고, 그리고 허마이오니 리의버지니아 울프』을 읽었던 알렉산드라 해리스의 경험은 이 책으로 결실을 보았다. 창작자로서의 고통, 지루한 자료 조사, 숱하게 지새운 밤들, 열정과 땀방울이 한곳에 모인다. 버지니아 울프에게서 시작된 생각과 기록들이 허마이오니 리를 거쳐 알렉산드라 해리스에게 전해져 이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고, 보통의 독자인 나는 그 모든 노력의 결실을 편안하게 받아 누린다. 부지런한 사람들의 지식이 축적되고, 새로운 발상들이 지구 반대편의 이곳까지 생생하게 전해진다. 놀랍고 고마운 일이다.




 







* 이 책의 원제는버지니아 울프 Virginia Woolf』이고, 허마이오니 리의버지니아 울프 Virginia Woolf』는 『버지니아 울프 (책세상, 2011)』로 번역되었는데, 현재는 품절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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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29 0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읽어볼래요! 내년에 단발님은 버지나 울프 전작 읽기가 목표입니까? 너무 근사해요! >.< 응원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쏙 담아가요!

단발머리 2020-12-29 08:08   좋아요 1 | URL
전 다른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그럴까요?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서라면 이 책의 접근법이 무척 마음에 들어요. 너무 가깝게 가지 않으면서도 울프 그녀의 말로 상황을 설명하려는 게 느껴집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차근히 함 읽어보렵니다^^

수연 2020-12-29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따라쟁이는 버지니아 울프 책 하나씩 모으고 있어요. 우와 떨린다 기대된다.

단발머리 2020-12-31 20:11   좋아요 0 | URL
자자잔!!!!! 짠!!!!

난티나무 2020-12-29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왓 저도 지금 읽고 있는 책에 버지니아 울프 부분 읽고 있어요!! ㅎㅎㅎ 전작 읽기 좋아요~^^

단발머리 2020-12-31 20:12   좋아요 0 | URL
자신이 없는데 일단 하겠다고 페이퍼를 써버렸네요. 하나씩 찬찬히 읽어보려고요. 12월에 올랜도인데 이제 12월이 끝나간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caru 2021-01-15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저도요, 저도 이책 읽어볼래요!!! ㅋ 얼마전에 어깨에 생긴 혹을 수술하러 집과 멀리 있는 병원에 예약하고 갔었는데요. 대기하면서 병원 대기실에 비치된 책들중에 민음사 세계문학 시리즈에서 나온 자기만의 방, 이 있는 것을 본 거예요... 그리고 나서 나중에 마이클 커닝햄의 책 세월ㅡ을 들춰보고, 영화 디아워스를 다시 봤어요(아 보다 말았지만..) 버지니아 울프를 더 캐봐야겠어요! ㅋ

단발머리 2021-01-18 10:42   좋아요 0 | URL
어깨에 혹이 생기셨다고요? 수술까지 받으셨다면 많이 고생하셨겠어요... 에궁 ㅠㅠㅠ 그런데 그 와중에도 책장을 살피신다니 icaru님 책사랑은 어디에서든 빛이 나네요.
치료는 잘 받으신 거지요? 날이 추워서 병원가는 것이 큰 일인데 무사히 깨끗하게 잘 치료받으셨기를 바래요!!!!!

2021-01-24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4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4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