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있는 선배에게 카톡을 했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랑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져 힘들겠다는 선배의 위로에 다른 집 아이들이라 생각하고 친절하게 대하려 애쓴다고 말했다. 요즘 삶의 낙이 뭐냐 물으셔서 밤에 빠새 먹으면서 소설 읽을 때 행복하다고 했다. 대학 졸업하고 계속 외국 생활을 했던 선배는 빠새가 무언지 검색해 봐야겠다고 했고, 나는 담에 만나서 빠새 하나 하자고 했다.

 





























태그 기능은 여러모로 유용한데, 예전에 썼던 리뷰를 찾아볼 때는 물론이고 본문에 쓰기 어려운 속마음 토크에도 참 좋다. 잭 리처를 6권 읽은 줄 알았는데 가장 최근에 읽었던 책 리뷰에 잭 리처태그를 넣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책을 읽었으니 총 8권을 읽었다. 잊을만하면 돌아온다는 잭 리처 랭킹에 따르면, 1030 - (잭리처) 어페어 – 10호실 - 잭리처의 하드웨이 웨스트포인트 2005 – 61시간 네버 고 백 퍼스널 되시겠다.

 



잭 리처를 좋아하는 지점은 여러 군데가 있겠으나, 나는 이런 순간을 좋아한다

 


8마일. 리처는 생각했다.

걸어서 갈 거요.” 그가 말했다. “지금은 아니고. 거기에 도착하자마자 어두워질 테니 내일쯤 갈 것 같군요. 저녁 함께하겠소?”

?”

저녁식사.” 그가 말했다. “일반적으로 저녁에 먹는, 하루 중 세 번째 끼니. 배를 채우려고 먹거나 사교 목적으로 먹거나 가끔은 둘 다를 위해 먹는.” (114)

 


각기 다른 장소에서 일어났던 별개의 사건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제멋대로 자란 나무를 헤치며 깊은 숲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잭 리처를 따라갈 때, 의심할 만한 정황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뭔가 이상해라는 뇌 뒷부분의 속삭임에 주의를 기울이는 잭 리처를 볼 때. 아, 이 순간을 위해 나는 이 책을 읽었구나. 해치우기 전에 그 악당이 충분히 나쁜 악당임을 충분히 밝히는 일은 중요한 것 같다. 돈가방을 내려놓고 사람 목숨을 게임으로 여기는 놈들이야 그 최후가 당연하지만, 겉멋 든 애송이에게 핵주먹은 너무 무시무시하지 않은가 말이다.

 


2+1이라 총 3개의 빠새가 있었는데, 리처랑 같이 한 개 먹어서 이제 두 개 남았다. 빠새 2번과 함께 찍었다.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an22598 2021-08-29 1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빠새!!! 저도 하나 하고 싶어요 빠새!!!!😿

단발머리 2021-09-03 08:58   좋아요 1 | URL
언제 빠새 하나 같이 하시지요, han님!!!

mini74 2021-08-29 1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에겐 아직 2개의 빠새가 있습니다 ㅎㅎ 잭 리처 영화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요. 탐 크루즈 ~~

단발머리 2021-09-03 08:59   좋아요 1 | URL
톰 아저씨는 사랑입니다. 늙지 마소서, 톰 아저씨!!

다락방 2021-08-29 14: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빠새가 뭔지 지금 처음 알았네요 ㅋㅋㅋ 마침 마트에 갈 참인데 저도 하나 사봐야겠어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8-29 14:19   좋아요 3 | URL
저도 뭔가 빠에야랑 같이 먹는 술인가 했다능 ㅋㅋㅋ

다락방 2021-08-29 17:46   좋아요 4 | URL
잠자냥 님, 저 빠새 사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29 17: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뭔가 스페인쪽 요리이거나 술인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
2위를 다시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달리고 계신 단발머리님… 큭- 지금 읽고 있는 전자책 끝내고 저도 다시 리처 만나러 갈 겁니다!

다락방 2021-08-29 17:46   좋아요 5 | URL
괭님, 천천히 달리세요 천천히... 저는 소설의 정치사 읽는 중이란 말입니다.

독서괭 2021-08-29 19:30   좋아요 4 | URL
전 원래 천천히 달린단 말입니다 다락방님 ㅋㅋ 읽은 속도가 두분이 황새면 저는 뱁새라구욧

단발머리 2021-08-29 20:37   좋아요 4 | URL
저 2위였다 다락방님 페이퍼 하나에 현재 3위에요. 저도 맘 급하기는 마찬가지랍니다. 푸하하하하!!

독서괭 2021-08-29 20:51   좋아요 2 | URL
아맞다 얼마전에 다락방님이 2위 탈환하셨다고 하셨죠 ㅋㅋㅋ 2,3위 경쟁이 치열하네요.

단발머리 2021-08-29 21:50   좋아요 2 | URL
참고로… 제겐 아직도 잭 리처 많이 남아있습니다. 8권 밖에 안 읽었다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29 21:53   좋아요 2 | URL
전 6권밖에 안 읽었습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1-08-29 21:58   좋아요 2 | URL
아이구… 졌다!! (풀썩!!!!!)

오후즈음 2021-08-29 22: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꼬북칩 이후로 빠새에 빠졌었어요. 다른맛이 나와도 오리지널이 젤 좋드라고요

단발머리 2021-09-03 09:00   좋아요 1 | URL
전 아직 오리지널 밖에 몰라서요. 다른맛도 찾아봐야겠습니다. 하하하.

붕붕툐툐 2021-08-29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은 잭 리처와 빠새 전도사~ㅎㅎㅎ
저도 잭리처 도전해 보고 싶은데 첫번째로 읽어야 할 책이 있을까요? 없다면 저는 먼저 쓰여진 순으로 읽겠습니다. 근데 뭐가 첫번째일까요?ㅎㅎㅎㅎ

단발머리 2021-09-03 09:21   좋아요 2 | URL
저는 제목이 끌리는대로 읽었습니다만, 차례대로 읽으신 분들이 잭 리처의 성격을 잘 파악하시고 그러더라구요. 전 일단 <1030> 추천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읽은 이 책 <10호실>도요^^

syo 2021-09-09 2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basae라고 써놓은 데가 킬포인트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9-09 21:06   좋아요 2 | URL
역시 안목이 남다르군요. 다른 분들 다 빠새 좋다고 하시면서 그걸 눈치챈 사람이 아무도 없었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없다가 생기면 반갑지만, 있다가 없으면 서운하다. 예전에 상시 이북 적립금 이벤트가 있었는데, 매일 100, 크레마 구입자에게 따로 100원의 적립이 가능해, 말일마다 한 달 동안 차곡차곡 모아놓은 6,000원으로 전자책 사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는 전월에 전자책 산 사람에게만 혜택이 있다고 하는데, 그 이후로는 이북을 한 번도 구입하지 않아 모르겠다.

 


최근에는 구매 만족도 설문 조사 후 지급되던 적립금 100원이 없어졌다. 100원이지만 좀 서운하다.




 


며칠 전에는 심심해서 여기저기 구경하다 몇 년 전에 전 세계를 강타했던 페란테 열병(Ferrante Fever)’ 시리즈의 첫 번째 책 『My Brilliant Friend』 1,780원에 판매된다는 걸 알게 됐다. 말 그대로 90% 할인. 집에 같은 책이 있는데, 표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즐겁게 구매했다100원의 아쉬움을 당분간은 잊을 수 있을 듯하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08-22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3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8-22 2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90%할인이라닛! 파격적이네용~ 신기신기~~
적립금이 야금야금 없어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구요~~

단발머리 2021-09-03 08:53   좋아요 0 | URL
네, 출고 후 100원 적립금 전 너무 안타까워요. 흐미...

레삭매냐 2021-08-22 22: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나의 100원이 그렇게 날아가 버렸군요.

어쩐지 헌책 샀는데 이메일이 오지 않아
궁금하던 차에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1-09-03 08:53   좋아요 0 | URL
그게 큰 금액은 아닌데 저도 많이 아쉽네요. 백원씩 모아야 천원되고 천원씩 모아서 만원 되니까요ㅎㅎㅎㅎㅎ

독서괭 2021-08-23 0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구매만족도 설문조사 적립금 아쉽더라구요~ 엘레나페란테 90% 할인이라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1-09-03 08:55   좋아요 0 | URL
설문조사 적립금은 없어졌어도 설문조사는 계속 하는 것 같더래요 ㅋㅋㅋㅋㅋ
엘레나 페란테 사셨나요? 최근에 다시 14000원대로 올라간 듯 하던대요.

독서괭 2021-09-03 09:05   좋아요 0 | URL
저 약간 미루다가 얼마전 주문할 때 샀거든요. 근데 가격을 다시 보다보니 14000원인 거예요 ㅜㅜ 그래서 취소했어요 ㅠㅠㅠㅠ 빨리 살걸…

단발머리 2021-09-03 09:19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 아쉽군요. 저도 이 글 올리고 며칠 있다 봤더니 다시 원래 가격 ㅠㅠㅠ 담에 또 기회 있을 거에요. 그렇지, 알라딘아?!?

공쟝쟝 2021-08-3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백원......... (아쉬운 사람 2)

단발머리 2021-09-03 08:54   좋아요 0 | URL
내 백원..... 난 그래도 많이 주문하는 편 아닌데도 이렇게나 아쉬워요. 자주 많이 주문하시는 분들 아쉬울 듯 (먼 산)
 






 














나는 왜 소설가들이 광기의 여자가 그 한가운데 놓여 있는 폭력과 환영과 혼란의 이야기에 창작 에너지를 쏟아붓게 되었는가 하는 점뿐 아니라, 이런 소설로의 이행이 왜 가족을 감옥과 흡사한 공간으로 변형시키고 제한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도 설명해 보고 싶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장()은 왜 미친 여자들이 갑자기 1840년대 후반의 위대한 가정소설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브론테, 개스켈, 디킨스, 새커리의 소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듯이, 이런 새로운 빅토리아 소설의 생산은 텍스트에 악마적 여성들을 불러들인 후 그들을 처벌하고 추방하는 것에 달려 있었던 것 같다. 이 작가들이 이런 악마적 여성들을 보여 주는 방식은 이들로부터 모든 사회적 정체성을 벗겨 내는 것이었다. 이 작가들은 이런 정체성의 상실을 젠더 구별의 상실로 표현했다. (331)  

 


1840년대 후반 가정 소설에서 갑자기 떼로 등장하는 미친 여자들에 대해 낸시 암스트롱은 작가들이 이런 악마적 여성들을 보여주는 방식은 모든 사회적 정체성을 벗겨 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공동 저자 길버트와 구바는 상상력이 구속당했던 여성 작가들에게서 광기의 여성의 기원을 발견했다고 적었다. (332)

 


반면에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은 『제인 에어』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읽기를 통해 버사를 야생 속 광기 어린 동물적 존재로 취급하면서, 미쳐 날뛰어 스스로 지른 불에 목숨을 잃게 하는제인 에어』의 서사 구조는 서구 주체가 인식하는 타자에 대한 인식의 폭력성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46)

 

또한, 헬렌 티핀은 “『제인 에어』가 일조하는 식민주의 담론에 따르면, 술에 취해 있고 난폭하며 음탕하고 제정신이 아니라는 말은 곧 백인이 아니라는 말과 같다고 주장하며, “식민주의 이데올로기가 브론테의 서사에 미친 영향을 파헤쳤다. (『비평 이론의 모든 것』, 884)

 


, 낸시 암스트롱, 길버트와 구바가 미친 여자를 사회적 정체성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작가의 분신으로 해석한 데 반해, 스피박과 티핀은 버사를 미친 여자로 이해하는 제인 에어의 식민주의적 시선, 백인 위주 세계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더 큰 관심을 두었다. 


 

바로 여기다. 나는 너무나 제인이어서 제인이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이 세상 어디 하나 의지할 데 없는 천애 고아에 못생긴 고집불통. 어른들 말끝마다 토를 달고, 졸도할 정도가 아니라면 자기 뜻을 굽히지 않는 아이. 자신의 힘으로 살아야 하고, 살아내야만 하는 젊은 여성. 고용주인 로체스터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스스로는 그의 애정을 얻을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다짐하는 사람. 도덕적 우위를 위해 숀필드를 떠나고,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 사랑을 쟁취하는. 사랑하는 로체스터를 구원하는 그런 사람.

 

하지만, 나는 어쩌면 제인이 아니라 버사이다. 유색인이라는 공통점 이외에도 불에 타 죽는 순간까지 침묵을 강요당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말했다는 이유로 광인 취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나는 오히려 버사에 가깝다. 버사 메이슨. 앙투아네트 코즈웨이. 다만 제인이고 싶을 뿐. 사실은 버사, 버사 메이슨. 

 

















나는 뭐든 미루는 사람이다. 매일 쌓이는 집안일을 최후의 순간까지 미루고 미뤘다가 어쩔 수 없는 순간에야 후다닥 해치우고, 중요한 약속에도 미리 나가는 법이 없어 지하철 안에서도 분초를 다투며 뛰기 일쑤다. 그럼에도 오늘은 많이 아쉬운데, 친애하는 알라딘 이웃님께서 권해 주셨을 때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미리 읽어 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가 밀려온다. 다 읽지 못해도 <2: 허구의 집안에서 - 제인 오스틴의 가능성의 거주인들>, <4: 샬롯 브론테의 기괴한 자아>만이라도 읽어둘걸. 마침 어제는 친애하는 이웃님께서 이들의 새 책이 나왔다고 알려주셨는데, 미국에서도 막 출간된 터라 조금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적립금 많이 쌓였을 때 큰맘 먹고 구입했던비평 이론의 모든 것』도 얌전히 모셔져 있어서, 이번에 꺼내 보니 완전 새 책이다. 미리미리 읽어 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을 뒤로 하고 책장을 넘긴다. 아직도 343. 시원한 바람에 한껏 여유로운 마음에도 한참 읽어야 할 만큼 남았다. 넉넉히 남았다.











댓글(8) 먼댓글(1)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다락방의 미친 여자] 버사는 제인의 분신인가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11-09 14:51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2부 4장 <산문 속에서 입 다물기>, 294쪽까지 읽었다. (작년에 300쪽 정도 읽었으니 여기까지는 재독이라고 주장하는 나란 사람, 누구?) 가부장적 서구 문화에서 텍스트의 저자는 아버지이자 창시자이며 ‘낳는 자’이고, 펜을 음경처럼 사용하며 자손을 만들어내는 힘을 가진 존재다(78쪽). 남성 예술가들이 만들어놓은 여성에 대한 지독한 혐오, 즉 ‘여성에 대한’ 천사와 괴물의 양면적 이미지 속에서 성장한
 
 
2021-08-22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3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1-08-23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ㅡ 관련서적들이 차곡차곡 준비되어 있군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 저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단발머리 2021-09-03 08:51   좋아요 0 | URL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현재 품절상태인데 중고로 사시면 10만원 넘습니다 ㅠㅠㅠ
원서는 구입 가능하고요. 아니면 재출간을 기다리는 걸로.... (먼 산)

독서괭 2021-09-03 09:05   좋아요 0 | URL
컥…. 원서는 정말 읽기 포기하고 소장만 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라 ㅋㅋㅋㅋ 나중에 도서관에 찾아보든지 해야겠네요

단발머리 2021-09-03 09:18   좋아요 1 | URL
ㅎㅎㅎ 참, 저는 한글판 도서관에서 찾았어요. 그래서 지금 집에 소장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님, 건투를 빕니다!!

공쟝쟝 2021-08-30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에어 좋아하신다니 너무 좋다. 저... 제인에어 좋아요. 가슴아파하며 읽고있어요! 꼭 읽고 단발님의 제인에어 사랑 스토리 찾아봐야지~

단발머리 2021-09-03 08:52   좋아요 0 | URL
제인 에어 다 읽고 쟝쟝님의 제인 에어 이야기 해주세요. 뭐, 그런 설문조사 있잖아요. 무인도 간다면 가지고 가야할 책.
제인 에어는 무인도에 가져갈 책 3권 안에 드는 책으로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읽고 리뷰를 쓰던 페이퍼를 쓰던 해야 할 텐데, 또 이렇게 책도 안 읽고 뭔가를 쓴다. 희망도서로 신청했던 책을 선물처럼 받아온 지 어언 18. 다음 주 화요일이면 책을 반납해야 하는데 무려 희망도서로 받은 책인데 열어보지도 않아서 주말을 맞이해 책을 펼친다. 그래, 이 책도 정희진 선생님 해제만 읽자. 그래도 되겠지? 아니면 또 어쩌리.

 


아무튼 책을 탁 들었는데 저자 이름이 익숙하다. 나는 기억력이 워낙 좋지 않아서 이 세상 모든 일이 매일 새롭고, 항상 새로우며 마냥 새로운 사람인데, , 이 이름 어디서 본 듯해. 그래서 물어보았다, 구글에게.

 


, 『남성됨과 정치』의 저자 웬디 브라운의 이름을 나는 주디스 버틀러의 인적 사항에서 보았구나. 연인, 웬디 브라운. 버틀러와 브라운. 브라운과 버틀러. 이건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에서 읽었던 이야기다. 주디스 버틀러는 같은 대학 정치학 교수이자 파트너인 웬디 브라운과 살고 있는데, 버틀러가 전 남편과 낳은 아이를 두 사람이 함께 키웠다고 한다. 아이가 아직 어릴 때버틀러가 아들 이삭에게 물었다여자 둘이 부부인 우리 가족이 이상하지 않니이삭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그건 저에게 이상하거나 어려운 게 아니고요진짜 어려운 건 집안에 두 명의 학자가 있다는 거예요.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89)  

 

직업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집안에 두 명 있을 때, 그 두 사람이 부모일 때, 자식이 느끼는 공부의 압박. 지금에서야 공부를 즐거움과 연결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만, 어린 시절 공부란 이 세상 제일 싫은 모든 일의 총합이 아닌가. (그렇지 않은 한국의 중고등학생이 있다면, 그들에게 축복을!)  

 



개인적인 관심이 더해지니 서문도 읽어보기로 한다. 그리고 한국어판 서문(2021)에서 만나는 이런 문장들.

 


내가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갔던 1979년 당시 정치학과에는 나를 포함해 여자 동기가 셋뿐이었다. 당시 학과장은 "여자들은 박사 학위를 받아도 쓸 데가 없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그만이야"라고 말하며 내가 장학금을 못 받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프린스턴 대학교는 개교 이래 상당 기간 동안 백인 남성 프로테스탄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었다. 내가 입학할 무렵에는 그 지배적인 문화를 들쑤시거나 뭔가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오래도록 배척해 온 우리 같은 존재에게 입학을 허용하는 정도의 관용을 베풀고 있었다. 그때까지 나는 나한테 그렇게나 까칠하게 구는 곳을 접해 본 적이 없었다. (15)

 


딱 한국어판 서문이랑 해제만 읽고 『소설의 정치사』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오늘의 목표.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붕붕툐툐 2021-08-21 18: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헤헷~ 저도 그럴 때 많아요~ 심지어 신청해서 우선 대출 신청해 놓고 안 받으러 간 적도~;;;;;ㅋㅋ
목표 달성 기원합니당~😄

단발머리 2021-08-22 09:27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그랬습니다 ㅎㅎㅎㅎ 근데 희망도서는 우선권 주는 대신 대출 안 하면 다음달에 책신청이 안 되어서요. 전 그런 적 많거든요. 읽고 싶어서 희망도서 신청했는데, 앗! 사야되겠다! 싶어서 책을 구입한 경우요. 집에 책이 있지만 책 받으러 갑니다. 다음달을 위해서요. ㅎㅎㅎ 목표 달성은 실패했습니다. 한낮의 꿈나라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8-21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못 읽고 반납하면서 그길에 또 다른 책 한 아름 갖고오는 사람 여기 있는데요???? 그런다고 책을 안 사는 것도 아니더래요?

단발머리 2021-08-22 09:25   좋아요 0 | URL
다 못 읽고 반납하면서 그 길에 또 다른 책 한아름 안고 오면서 책 많이 사시는 분을, 제가 좋아합니다^^

공쟝쟝 2021-08-3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그렇구나. 웬디 브라운 버틀러 웬디 브라운.!! (으아 신기해!!) 그리고 어쩐기 기뻐요!!!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 관련해서 아는 거 나오면, 그리고 한번 더 알아가면 왜이리 좋죠?

단발머리 2021-09-03 08:49   좋아요 0 | URL
웬디 브라운 책 잘 읽혔는데 또 반납일이 와버렸네요! @@
 




 














7월 초였는지, 중순이었는지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수도권 4단계 조치로 방학 이전부터 시작되었던 기나긴 여름방학이 드디어 어제 끝났다. 1인 개학하고, 대체 연휴 마치고 1인 출근하니, 이제 집에 남은 건 2. 온라인 학습인과 알라딘인 뿐이다.

 


차근히소설의 정치사』 페이퍼 한 개 올리고 알라딘 구경하는데, 미국의 아프칸 철수와 관련된 레삭매냐님의 글이 있어 여유로운 마음으로 읽는다. 후세인 혼내주겠다며 시작된 걸프전이 힘의 공백 상태를 오랫동안 허용함으로써 오히려 탈레반의 탄생과 성장에 도움을 주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레삭매냐님 글 읽으면서 쏟아부은 돈에 비해 미국의 헛발질이 얼마나 정교하게 멍청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다 읽을 계획은 없지만, 우리 정희진 선생님이 기획하신 책이니 해제나 읽어볼까 싶어서 도서관에 희망 도서 신청해서 받아둔 책에 이런 구절이 눈에 띈다.  


 

페미니즘의 주장은 평화를 대상화하거나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존의 전쟁과 평화는 반대말이 아니라 같은 말이다. 침략과 정복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전쟁은 없다. 모든 전쟁은 정의justice에서 출발한다. ‘텔레반으로부터 이슬람 여성 같은약자를 보호하고, ‘악의 축인 북한과 같은 깡패 국가로부터’ 평화를 지킨다는 설득력 있는 명분이 따른다. 미국의 (우익) 페미니스트들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지지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18년 한국의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난민 수용을 거부한 명분 역시 한국 여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여성주의‘였다. (12)

 


만듦새에 대해 말하자면, 튼튼한 양장에 표지도 근사하다. <메두사의 시선 01>이고, 2남성됨과 정치』도 출간되었다. 이어서 계속 나올 것 같기는 한데, 그래서 오늘 이 책을 읽어야 하나 어째야 하나 싶다. 쌓아두고 미뤄두는 나쁜 버릇을 딱히 오늘 고칠 수는 없을 것 같다. 개학 날에는 수업도 안 하던데, 오늘은 말 그대로 개학 날 아닌가 말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1-08-17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정희진 쌤 기획한 책이라니 저도 궁금합니다~♡ 저도 뉴스에서 봤는데 미국이 또 한건 했네요.ㅎㅎ 희망도서 저는 항상 신청하면 구매중 뜨는데 발빠른 단발머리님 멋지심👍

단발머리 2021-08-18 13:21   좋아요 4 | URL
저 지금 해제만 읽고 잠시 휴지기인데,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페미니즘과 군사학이라니 근사하지 않습니까? ㅎㅎㅎㅎ 저희 동네 도서관이 이제 막 생긴 곳이라 그런지 아직까지는 신청을 잘 받아줍니다. 하하하.

수이 2021-08-17 14: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버.....벌써.......개학인가요?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흐르는 건가요? 여성주의는........ 계속 읽고 있지만....... 공부할 게 정말 많고 많아서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단발머리 2021-08-18 13:22   좋아요 2 | URL
축! 개학! 플랭카드 제가 저희집 안방에 걸려고 했으나 출력하기 귀찮아서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개학입니다. 감사합니다, 공부할 것은 정말 차고 넘칩니다!!!

공쟝쟝 2021-08-20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평화학자 정희진샘!

단발머리 2021-09-03 10:27   좋아요 1 | URL
평화학자 정희진! 아자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