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 양: 소주 두병, 영안실에서

 

98년인가 당시 신장투석을 받고 계시던 아버님은 갑자기 어머니한테 사진을 찍자고 하셨다. 아버님과 어머님은 각각 독사진을 찍으셨는데, 그로부터 3년 후, 아버님이 그때 찍으신 사진은 영정사진으로 쓰였다. 아버님이 허리에 병이 생겨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고, 혈액투석을 받느라 목에 주사바늘을 꽂고 있어야 했던 게 그 이듬해니, 비교적 멀쩡한 상태의 영정사진을 쓸 수 있던 건 큰 다행이었다. 그래서 어머님은 말씀하신다.

“얼마 안있어서 몸이 안좋아지실 걸 아신 걸까?”

그 사실에 감명받은 나머지 어머니께 “나도 영정 사진 찍어놓을까?”라고 했다가 무지하게 혼났던 기억이 난다.


서른넷의 나이에 불귀의 몸이 된 박재환, 그의 사진 앞에서 절을 두 번 하고 난 뒤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국화꽃 더미 위에 놓여 있는 그의 사진은 박사학위를 상징하는 사각모와 노란색 띠를 걸친 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사학위 사진은 영정사진 따위로 쓰여서는 아니된다. 아버님이 사진을 찍을 땐 그런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박사를 받은 직후, 세상을 향해 몸을 날릴 자격을 막 갖춘 그때, 그가 단 한번이라도 그런 생각을 했겠는가. 평소 잘 웃지도 않는 그가 애써 지은 미소 속에 어디 죽음의 흔적이 있는가. 어머니한테 혼나긴 했지만, 내가 옳다. 영정사진은 매년,까지는 아닐지라도 3년에 한번은 찍어 놔야 한다. 애꿎은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둔갑하는 일이 없도록. 지금 내게 갑자기 일이 생긴다면, 나 역시 9년 전, 사각모를 쓴 박사학위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써야 하며, 그런 사진 앞에서 절을 하는 건 두배로 슬프니까.


처음엔 제 정신이 아니던 박재환의 아내, 2월이면 애 엄마가 될 만삭의 그녀는 예상보다 빨리 정신을 수습했는지 의연한 모습이었다. 내 지도교수에게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단다.

“그래도 그가 남겨준 애가 있잖아요.”

너무 세속적인지 모르겠지만, 난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 편견과 차별이 횡행하는 우리 사회에서 여자 혼자 애를 기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기에. 최근 4년 사이에 난 젊은이의 죽음을 세 번이나 경험했다. 하나는 결혼 일주일 전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당시 인턴이던 내 지도학생이며, 두 번째는 평소 음주운전을 습관적으로 하다가 결국 음주운전으로 사고사한 모교 비서의 남편이고, 세 번째는 바로 박재환이다. 세 건 모두 남자가 죽었다는 게 공통점인데, 슬픔의 정도를 계량화한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내 나름의 순위를 매겨 본다면, 가장 슬퍼할 사람은 박재환의 아내고, 두 번째는 모교 비서고, 세 번째는 내 지도학생의 아내가 될 뻔한 여자다. 이 기준은 순전히 남은 여자가 새 인생을 살 수 있는지 여부, 2월에 태어날 아이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의 존재는 그녀가 새 삶을 살 가능성을 많이 줄여 놓을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이 따위 한심한 소리를 하는 이유는, 여자 혼자 애를 키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이다. 어느 분의 말씀처럼 그 아이의 삶이 신산하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지만, 글쎄다. 우리 사회가 그리 따스한 사회가 아니라서.


* 전에 말한대로 그의 사인은 장파열이고, 외부의 충격에 의한 것으로 결론이 난 모양이다. 타살로 단정지은 검찰은 수사를 지시했는데, 범인이 잡힌다면 박재환이 살아 돌아오지는 못할지언정 그의 넋이 조금은 위로받지 않을까. 아쉬운 대목. 장파열이 된 이후 바로 병원에 갈 수 있었다면 그는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벤치 밑에 숨겨진 그를 발견한 사람은, 아쉽게도 한 사람도 없었고, 결국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었을 때는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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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7-01-0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씁쓸하고 많이 슬픕니다. 녜..저도 동감합니다. 그녀의 삶이 얼마나 고단할지..
왜 이런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인지..원망감만 드네요..ㅠㅠ

바람돌이 2007-01-0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끔찍한 일이... 사고도 아니고 병도 아니고... 더 많이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돌아가신 분의 부인도 걱정이네요. 이런 돌연한 죽음은 초반에는 오히려 쉽게 의연해지는듯 보일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그사람의 죽음을 이성이 받아들였지 마음이 온전히 받아들인건 아닐테니.... 곧 엄마가 될 그분이 앞으로 더할 마음의 고통을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영엄마 2007-01-09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가슴 아픕니다. 정말 혼자 몸으로 어찌 아이를 키워나가실지... 아이 낳을 때도 그렇고, 앞으로도 아이 볼 때마다 남편 생각 나실텐데... 부디 주위분들이 많은 힘이 되셔주셨으면 좋겠네요.)

로쟈 2007-01-08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파열이라고 해서 타살이겠구나 싶었는데, 그럴 가능성이 농후한가 보네요. 여기가 무슨 러시아도 아니고... 위로해드릴 말이 없네요...

하루(春) 2007-01-08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人生無常

해리포터7 2007-01-08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효~~ 님이 곁에서 지켜보신 그들 모두 맘이 아프네요.. 너무 젊어가서 안타깝고 남은이들이 힘들껄 생각하니 더욱 가슴아파요..

전호인 2007-01-08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나이에 불귀의 객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아픈데 타살에 의한 것이라니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하는 글입니다. 더군다나 유복자라니..... 이 세상이 여자혼자 살기에는 만만챦은 것은 사실이고, 아이가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범인은 꼭 잡히리라 봅니다. 토닥토닥

BRINY 2007-01-08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사람과 이름이 같아서 순간 철렁했습니다...

춤추는인생. 2007-01-0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분께서 앞으로 짊어지고 가야할 인생의 무게가 만만치 않겠지만. 고인이 준 마지막 선물이니까요.
. 저한테 저런 용기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세실 2007-01-08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아빠의 부재로 인해 상처받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많이 힘드시겠군요......

프레이야 2007-01-08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망연자실 하셨겠어요. 게다가 타살이라니... 어쩜 그럴 수가요. 그토록 선하게 산 사람이요. 고인의 명복을 다시 빕니다. 남은 아이와 아내의 삶이 절대로 힘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영정사진은 3년에 한 번씩은 찍어두어야겠다는 님의 생각에 저도 떠오르는 사진이 있네요. 폰카메라로 셀카 찍은 어느 선생님의 영정사진이요..

마노아 2007-01-09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먹합니다. 재차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인과 아이가 덜 춥게 살아갈 수 있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요. 모두의 힘이 필요하지요.

다락방 2007-01-09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도, 엄마도 남은 삶이 결코 쉽지 않겠지요. 정말 힘내시길 바랄뿐이어요.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여울 2007-01-0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태우스님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멜기세덱 2007-01-09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히 고인의 명복을 빌 자격이 제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 가장 가슴아픈 사람들이 굳건히 이 사회를 살아가게끔, 우리의 편견과 차별을 하나하나 없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고인을 위한 우리의 예의일 듯 싶습니다.

해적오리 2007-01-09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있는 사람이라도 잘 사셔야 할 텐데... 아직 보호막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우리 사회의 모습도 새삼 서글프게 다가오네요...

건우와 연우 2007-01-0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사람은 가서 안타깝고 남은이는 창창한 시간이 안타깝고, 태어나기전부터 남들 대부분 가지고 있는 울타리하나가 없는채로 세상에 놓여질 아이는 그래서 더 안타깝네요. 부디 주위분들이 낮으나마 따뜻한 울타리가 되길 빕니다.

무스탕 2007-01-0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어날 아기가 씩씩하게 자라길...
남겨진 가족분들 얼렁 기운 차리시길...
고인께서도 편안하게 잠드시길...

sweetrain 2007-01-09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 한 분 없이 우리나라에서 사는게 얼마나 힘든건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태어나지도 않은 그 아이가 가엾네요.
그 아이가 다른 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기를,
그리고 앞으로 세상이 많이 달라지기를 바래요.

미즈행복 2007-01-12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먹먹해지고 눈물이 납니다. 우린 이런 얘기가 다 남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죠. 사실 내 일이 될 수 있는데...
부인, 아기? 그 부모 마음도 못지 않을 겁니다. 박완서씨 책을 추천합니다.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박완서씨 역시 장성한 아들을 잃은 슬픔을 지니셨지요. 겉보기엔 모두 다 좋아보여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다들 만신창이가 되어 상처와 슬픔과 싸우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물론 박완서씨가 그렇다는게 아니고.
아들얘기는 나오지 않는데 자식잃은 부모 마음이 한 줄 나옵니다. 그게 왜 그리 슬프던지...
죽는다는건 너무도 아픈 일이군요. 아무리 자연법칙이라 하더라도... 더구나 이렇게 젊은 죽음은....

조용욱 2009-04-2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환이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아마 그 날 뵈었을듯 합니다. 재환이는 잊혀지겠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한 사람이 있슴을 우리들도 늘 숙지하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재환이를 추억해 주심을 감사드리며 언제 한 번 시간되면 한성대 운동장가서 마음껏 그 놈 욕이나 합시다. 그 무책임한 자식을...삶의 좌표를 바꾸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아직도 혜화에 가면 기꺼이 소주한잔 사주고 자기 방을 내어 주며 편히 자라고 말할것 같은데...눈시울만 붉어지게 만드는 녀석이 그립습니다. 착하고 착하던 친구를 가슴에 묻으며
 

 

 

 

 

토요일에 본 <올드미스 다이어리>에 감동한 나머지 ‘어머니가 보시면 좋아하겠다’는 깜찍한 생각을 했다. 서른둘의 ‘노처녀’인 예지원의 러브 스토리만큼 김영옥을 비롯한 나이든 세 자매의 사랑에 대한 욕망이 비중있게 그려지고 있어서, 어머니가 보시기에도 무리가 없겠다 싶었다. 과연 어머니는 젊디 젊은 다른 관객들이 그러는 것처럼 2분에 한번꼴로 폭소를 터뜨리며 즐거워하셨다.

“영화 너무 잘 봤다. 정말 재미있더라.”


영화 속에 나오는 조그만 반전 하나. 쭈그리고 앉아 있는 세 자매에게 보조기를 이용해 걸음을 걷는 한 할머니가 다가온다. 영화에서 ‘하와이 할머니’로 불리는 그 할머니는 하와이에 있는 아들이 자기를 오라고 했다면서 자랑을 한다.

“아들이 하와이에 있는데 어떻게 한번도 안올 수가 있냐면서 됐다는데도 계속 오라고 하지 뭐야.”

다음번에 만났을 때, 하와이 할머니는 “아들이 비행기표를 보내줘서 다음달에 하와이에 간다”고 자랑을 하셨다. 미국에 딸이 있는 서승현에겐 “왜 너희 딸은 오라고도 안하냐”며 타박을 한다. 나중에 하와이 할머니는 목을 매서 자살을 하며, 경찰서에 달려온 딸 때문에 아들이 하와이에 오라고 한 게 전부 거짓말임이 드러난다.

“하와이는 무슨 하와이... 오빠랑 연락 안된 지는 벌써 수십년이 다 됐어요.”

그 광경에서 난 뒷머리를 맞은 듯 충격을 느꼈었다.

‘저런 호로 자식이 있나... 어머님을 내팽개치다니...’


하지만 어머니는 달랐다. 아들이 하와이에 오랬다고 하와이 할머니가 자랑을 할 때, 옆에 계신 어머니는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저거 거짓말이야!”

놀랬다. <올드미스 다이어리> 드라마판을 본 것도 아닌데 그걸 어찌 아셨을까. 집으로 가는 길에 여쭤 봤다.

“그게 거짓말인 거 어떻게 아셨어요?”

어머니가 대답하신다.

“엄마들은 다 그렇거든. 나도 우리 딸들이 한번도 반찬 해온 적이 없지만 우리 딸이 반찬도 해와요,라고 자랑하거든.”

그랬다. 어머님이 그게 거짓인 걸 아신 건 다 당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거였다. 어머님의 입을 통해 내가 드린 여비 십만원이 “아들이 100만원 줬어요. 얼마나 효자인지”로 둔갑하고, 전화 한번 안하는 자식들의 무관심이 “매일 밤마다 전화해요”로 바뀌었었다. 부끄러웠다. 갑자기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우리한테서 자랑할 걸 찾지 못하신 어머니는 상상 속에서 우리를 효자로 만드셨고, 그걸 친구들한테 자랑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으신 거였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하와이에 있으면서 엄마와 연락을 끊은 그 호로자식과 우리 네 형제는 별반 다를 게 없다. 우리 넷은 모두 호.로.자.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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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1-08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어쩐지 눈물 나는 글이네요....


그렇지만요, 마태우스님.
어머님과 같이 영화보는 것도 전 정말 너무 근사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속 어머님과 같이 영화보는 시간 가지세요 :)

hnine 2007-01-08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영화속 할머니의 마음을 간파하신 마태우스님의 어머님과, 그 어머님의 마음을 간파하신 마태우스님...
올드미스다이어리 드라마 버전 안보신 마태우스님 어머님께서도 무리없으셨다면 저도 제 어머니께 한번 보여드릴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비로그인 2007-01-08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태우스님.
..부모님 마음이 그러신가봅니다.
눈물이 납니다.

깊은 겨울의 명문입니다.
제가 한부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 마태우스님


Mephistopheles 2007-01-08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들은 술을 입에도 못대요.." 가 왜 떠오르는 것인지....

moonnight 2007-01-0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서 마태님은 빼셔야죠. 어머니 영화도 보여드리고, 얼마나 효자신데요. ^^

바람돌이 2007-01-08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어머니랑 같이 영화보러 가는 아들 정말 흔치 않거든요. 부모님 생각을 하면서 조금 슬퍼지는 글입니다. 에구 잘해야 하는데.... 저도 별로 좋은 딸 좋은 며느린 아니거든요. ㅠ.ㅠ

비로그인 2007-01-08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자신이처한 상황에서 사물을 본다고, 저는 왜 좋은 딸이 될 자신은 있지만 좋은 며느리가 될 자신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 더, 불효자였던 아들이 결혼하며 효자가 되려는 현상을 많이 보아와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그게 완벽한 이유는 아닐 거에요.

무스탕 2007-01-0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로자식은 절대 자기를 호로자식이라고 안합니다. 자기가 나쁜아들인지도 모르고 살지요.
마태님은 안그러니까 걱정마세요. 그저 술 조금만 줄이시면 어머니 걱정 두 되는 덜어내실거에요 ^^

물만두 2007-01-08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잘해야합니다 ㅜ.ㅜ

2007-01-08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1-08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므낫, 새벽별을 보며 님의 말에 동감합니다. 언젠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자랄 때부터 전교 1등에, 아르바이트해서 부모님 용돈 드리고 결혼해서도 부모님께 효도하는 남자를 보고 저도 모르게 `그 유명한 엄마 친구 아들이로세'랬더랬어요.

전호인 2007-01-08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수하시는군요. 저도 자수합니다. 호로자식이란 것을 ......이 글을 보고 지금 바로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드렸습니다.

모1 2007-01-08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영화같이 보러 간것 자체가 호로자식은 아닌듯 한데요. 엄마랑 영화보러 간지가..어언 몇년인지...에휴..영화의 그 부분 좀 씁쓸하군요.

클리오 2007-01-08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이야기보고 저도 뭉클해서 전화할까 하다가... 역시 앞 이야기들의 연결이지만, 저런 '엄마 친구 자식'들 땜에 뭘 잘해도 티도 안나고 엄마들의 불평만 서로 늘어날거면서 서로 자랑하는 엄마들 땜에 스트레스 받는 생각이 갑자기 물씬물씬... ^^;;

마태우스 2007-01-08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오오 댓글 열다섯개 중 님같은 의견을 가진 분이 무려 네분... 머,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머니의 삶은 자식과 뗄 수가 없지요.자식 잘되기만을 바라고, 그 자식이 잘해주기를 은근히 바라시고... 후자가 바로 자식자랑으로 나타나는 거 아닐까요. 요즘과 달리 그 시절엔 어머니의 낙이 그거밖에 없었자나요...
모1님/영화 한번 가지고 그리 평가하시면 안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전호인님/아아 그러시군요. 제 글 때문에 님의 부모님이 기뻐하셨을 걸 생각하니 제가 글쓴 보람이 있네요^^
주드님/으음, 님 말씀도 맞습니다. 늘 옆집 아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기억이...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기엔 어머님의 낙이 자식자랑 말고는 없으신지라... 이해해 드리고 싶습니다
속삭이신 ㅎ님/그러니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그 시절의 어머님들은 당신의 즐거움을 찾는 걸 배우지 못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만 해도 제가 집에서 밥을 먹으면 옆에서 춤을 추십니다. 당신이 맛있게 드시는 걸 기뻐하시는 게 아니라 자식이 잘먹는 걸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자랑을 해도 당신이 책 100권을 읽었다,는 걸 자랑하는 게 아니라 자식이 당신한테 뭘 해줬는가,밖에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해했어요 저는.... 하지만 이건 엄밀히 말해서 옳은 건 아니죠. 자식에게 올인하면 결국 실망하게 되고, 없는 자식자랑을 하면서 스스로를 위안하려 할 수밖에요. 저랑 동세대의 어머니들은 스스로의 기쁨을 찾을 줄 아니까 자식자랑은 점차 사라지지 않을까 싶어요.
새벽별님/님의 댓글은 최고예요!! ^^ 제마음 아시죠?
만두님/그뤟게 하겠습니다... 님의 마음을 제가 10분의 1이라도 닮아야 하는데..
무스탕님/수, 술을 줄여야 호로자식을 면하는 건가요? 더 늘리면 전 ....막가파 자식인가요 흑흑. 너무 어려워요
주드님/갠적으로 시부모께 효녀가 되는 건 어렵다고 봅니다. 효자 아니던 아들이 갑자기 효자가 되는 건 며느리로 인해 자기가 편해 보자는 이기심의 발로가 아닐까 싶어요.... 내가 이렇게 잘하니 너도 잘해,라는..... 아무튼 남자가나쁩니다
바람돌이님/님도 영화 한편에 판단이 흐려지시네요. ^^
달밤님/그런데 달밤님은 왜 제게 댓글도 잘 안남기시나요 흑흑. 잘해 주세요 엉엉
메, 메피님/어머님은 술을 잘해야 영웅호걸인 시대를 사셨고, 아직도 그런 줄 아십니다...
한사님/부모님 마음을 제가 어찌 헤아리겠냐만은, 가끔씩 보이는 마음 씀씀이에 가슴이 뭉클하죠.. 글 가져가신다니 제가 감사드립니다
hnine님/그럼요 님의 어머님도 즐감하실 걸 확신합니다.^^
다락방님/어머니는 로맨틱코메디 좋아하십니다. 이 영화, 아주 딱이어요^^

기인 2007-01-0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정말,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만 항상 있는 게, 자식된 사람의 한계인 것 같아요. 그래도 마태우스님은 잘 해드리시 잖아요 ^^*

로쟈 2007-01-08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장가를 가셔야 합니다. 올해는, 기필코...

마노아 2007-01-09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찡해요. 울 모두 반성의 시간을...ㅠ.ㅠ

마냐 2007-01-0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그 장면에서 저거 거짓말일 거야...라고 직감 비슷한건 했지만, 님의 어머님처럼 깊은 뜻은 생각도 못했죠. 정말 반성의 시간을....ㅠ.ㅜ

건우와 연우 2007-01-0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용돈을 부쳐드린 예금통장을 슬쩍 펴 놓고 <우리 아들이 이렇게 무시로 용돈을 보낸다>며 자랑하시는 우리 아버지가 생각나네요...

2007-01-09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도 2007-01-1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로자식'의 '호로'는 '좋아할 호'에 '늙을 로'죠? 고로 효자란 뜻이죠?

마태우스 2007-01-11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드플루토님/아앗 그렇게 심오한 재치가.....그나저나 반갑습니다. ^^
속삭님/제가 한건 했군요 호호.
건우님/자식이란 그런 존재인가봐요... 조금만 해줘도 마냥 기쁜, 그리고 자랑하고픈....
마냐님/아앗 님도 아셨단 말이죠?? 아아 글쿠나. 저만 센스가 좀 떨어지네요.... 하지만 그 덕분에 반전이 충격이었죠..... 디아더스 같은 영화 볼 때도 전혀 짐작 못하구, 빌리지도 그랬죠. 노센스=충격 왕창 호호
마노아님/아유 저같은 사람만 반성함 됩니다....
로, 로쟈님/그, 그거랑 무슨 상관이......ㅠㅠ
기인님/그, 그게 전혀 아니라서요...부끄럽습니다...

미즈행복 2007-01-12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부모가 다 그렇게 자식을 사랑할까요? 자식 등쳐먹는 부모, 학대하는 부모, 차별하는 부모...
오래전 읽은 조한혜정씨의 "또하나의 문화" 시리즈에도 그런 글이 있었지요. 며느리나 시어머니들이 새로운 관계에 서로 잘 적응 못하고 쌓인 울분을(?) 털어놓은 글들이었는데 -혹 현명한 해결방법을 - 그렇게 없는 사실 지어내지 말고 자식 흉도 보고 그러라고. 그렇게 거짓 자랑만 하니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고, 그런 얘기요. 상상속의 자식을 만들어놓고 그냥 있음 다행이지만 사실 그렇게 만들어놓고는 현실과의 괴리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더 화나지 않을까요? 그리고 왜들 그렇게 자랑들만 하는지... 전 친구들에게 말해요. 만나면 우린 욕만 하자고. 애들 자랑, 남편 자랑하면 너무 재수없다고... 좋죠?
 

 

애마부인 3편인 스페인애마-이화란이 주연을 했었죠-을 보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한 남자가 이럽디다.

“역시 한국영화는 안돼!”

만족스럽게 극장을 나오던 저는 놀라서 그 남자를 쳐다봤습니다. 그는 도대체 애마부인 시리즈에 뭘 기대한 걸까요? 육체파 여배우가 하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고, 말도 나오고, 제목에서 예고한대로 투우를 비롯한 스페인의 거리도 나오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애마부인 시리즈가 한국의 대표영화인가요? 니네 나라에서 딱 한편을 출품하라면 애마부인을 내놓을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스페인 애마를 보고 한국영화를 판단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요?


<올드미스 다이어리-극장판>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수없이 웃는 가운데 가슴이 찡하기도 했답니다. 예지원이 아니면 그 역을 누가 하겠는가 싶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연기파로 정평이 난 조연들의 연기야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드라마를 보고 안보고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 정도면 전 정말 만족합니다. 근데 “기대치보다 실망했다”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며 낮은 별점을 준 분들이 여럿 있더군요. 사람마다 영화에 대한 의견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전 그런 분들이 재미있게 볼 영화가 과연 있을까 하는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를 영화화한 것이니 내용은 뻔한 그 영화에 뭘 그리 큰 기대를 하셨을까 싶어서였죠. 그러고보면 저란 놈은 참 세상을 살아가기 훈련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네요. 전 말이죠, 세상일에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뭐든지 안될 거라고 생각을 하니 정말 안돼도 실망하지 않고, 운좋게 되면 뛸 듯이 기뻐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더라도 그녀에게서 반응이 있을 거란 생각을 안하니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법도 없고요. 너무 염세적인가요, 제가? 하지만 제가 지금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어쩌면 염세주의에 물든 제 가치관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대를 안 하고 사는 제게도 재미가 없는 영화는 도대체 어떡해야 하나요? 영화를 보는 동안 두사부일체의 속편인 <투사부일체> 생각이 이따금씩 났어요. 제 영화인생 중 괜히 봤다고 후회한 베스트 5에 들 정도의 졸작인 그 영화를 제가 본 이유가, 저희 집 근처 극장에서, 그것도 2개 관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어땠던가요. 개봉한지 겨우 3주밖에 안되었는데 상영하는 곳은 달랑 두 군데밖에 없고, 관객이 드는 꼬라지를 보고 상영 여부를 결정하려는 듯 다음주 목요일 이후의 스케쥴은 나와 있지도 않답니다. 혹시 <투사부일체>가 610만인가를 동원해서 한국영화 사상 관객동원에서 10위 안에 드는 거 아세요? 허접하기로 따지면 위 영화와 쌍벽을 이룰만한 <가문의 부활>이 400만을 넘긴 것도 아시나요? 그게 다 스크린 수가 워낙 많아서, 저처럼 아무 영화나 보자고 생각 없이 표를 산 사람들 때문이라니까요.


예지원 씨가 제작자와 함께 직접 무대인사를 온 오늘밤, 삼성동 메가박스 10관은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추위도 무릅쓰고 멀리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정의가 언제나 승리한다’는 말이 맞다면, 재미있는 영화가 스크린수도 많고 관객들도 많이 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현실을 타개하는 유일한 방법은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난 영화는 직접 극장에 가서 관람을 해주는 게 아닐까요. 다른 영화는 모르겠지만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불법 DVD나 다운로드 대신 극장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그래서 최소한 한달 이상은 극장에 걸려 있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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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리콜 2007-01-07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별기대를 안하고 봤는데 (포스터가 영... 일부러 그렇게 촌스럽게 만든건지) 너무 재미있더군요, 007이나 중천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보는 내내 낄낄거리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예지원이라는 배우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몰랐습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되더군요^^

2007-01-07 0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7-01-07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올드미스가 아니어서였는지 그다지 보고픈 맘이 안들었는데 마태님이 재미있으셨다니 저도 맘이 당겨지네요

BRINY 2007-01-07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고 싶었는데, 정말로 하는 데가 근방에 없더라구요. 조폭마누라3는 하면서 말이죠.

건우와 연우 2007-01-07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을 보는게 반가워진건 좋은 현상인가요? 나쁜 현상인가요?
새해엔 더 많이, 내용 여하를 떠나 연기잘하는 배우를 만나고 싶어요.

가넷 2007-01-07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시반에 할때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그런데 세 할머니 중 한분이 바뀌신게 약간 아쉽네요. 물론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그 분을 대신에서 나오신 분도 역활을 잘 소화 하셨겠지만... 그나저나 많이 하는데가 없는 모양이네요. 보려는데, 여기서도 하려나 싶네요.-_-;

마노아 2007-01-07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시쿤둥해 하고 맛있다, 재밌다, 좋았다...라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 저희 집에도 있습니다. 같이 대화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세상..ㅡ.ㅡ;;;;

무스탕 2007-01-0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투사무일체를 보긴 봤지만 시간이랑 돈이랑 많이 생각났었습니다 --;;;
올드미스 다이어리... 보고싶네요. 울 동네 하나~?

다락방 2007-01-0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영화 봤어요.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미치겠다'를 연발하며 깔깔 웃어댔죠. 게다가 마태우스님의 말씀처럼 가슴이 찡한 부분도 있었구요. 감상 잘 읽었습니다, 마태우스님. 마태우스님과 같은 감상을 느꼈다는게 마냥 기뻐요 :)

해적오리 2007-01-07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근처 영화관에서 하고 있네요.. 내일이나 모레쯤 가서 볼라구요. ^^

모1 2007-01-07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기사의 줄거리같은 것을 통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고 마음에 들면 기대에 부풀어 극장에 가는데요...가서 후회한 영화 꽤 됩니다. 후후...이 영화 드라마를 재밌게 봐서 기대는 되는데...

진/우맘 2007-01-08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보고싶은 영화였는데 이렇게 고전하고 있었다니, 발걸음을 서둘러야겠네요. 흠....

moonnight 2007-01-08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아직도 못 봤어요. 죄송해요. 다행히 아직 상영중이네요. 꼭 볼께요! ^^

마냐 2007-01-08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그래도 아직 상영을 하는군여. 일주일됐을떄..이미 개봉관 몇군데 없었는데...암튼, 저로서는 넘들이 안 보는 영화에 같은 느낌을 받는 분들이 많다는게 넘 좋슴다. 이래서 역시 알라딘은 1%라는 걸까요..^^;;

마태우스 2007-01-0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1%라는 특권의식을 저역시 갖고 있어요 호호호. 알마도바르의 <귀향>을 여기가 아니면 어디서 말하겠습니까^^
달밤님/죄송할 게 뭐 있나요... 님은 그 자체로 훌륭한 분이세요!
진우맘님/바쁘셔서 서재활동도 못하시면서... 흥. 피. 쳇!
모1님/드라마 보신 분은 더 재미있다고들 하더군요^^
해적님/그렇다면 님의 회사는....xxxxxx 근처???
켈님/다 님 덕분입니다 베시시.
다락방님/어머나 다락방님과 같은 영화를 보고 공감했다니 기뻐요 꺄악
무스탕님/이 영화 보실 때 꼭 무스탕 입고 가셔야 합니다^^ 별로 안웃겼죠...ㅠㅠ
마노아님/기준을 조금만 낮추면 삶이 즐거워지는데...안타깝군요....
그늘사초님/한영숙님이죠 아마? 영화 끝날 때 자막으로 나오더군요. 드라마에 나오셨다는데... 근데 대신 나오신 분이 워낙 연기파라 공백을 못느꼈을 거예요..
건우님/연기파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 것도 한국영화 중흥에 이바지했죠 아마...^^
브리니님/속된 말로 스크린수의 압박이죠....정의가 살아 숨쉬는 나라가 되어야 하는데..
하늘바람님/저 역시올드미스가 아닌데도 재미있었거든요. 호호 아마 님도 재밌으실 거예요...
속삭이신 ㄴ 님/아 그때 뵜던 분이시군요. 누군신진 솔직히 모르겠지만....그래도 한번 뵌 적이 있다니 반갑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님의 서재에 올려진 글을 보고 싶네요!!!
토탈리콜님/저 역시 예지원을 재발견했습니다... 그렇게 연기 잘하는지 몰랐다는.... 님 말씀대로 007보다 훨씬 재미있죠!


해적오리 2007-01-0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회사는 아마도 ++++++ 근처일것 같습니다. ^^
그리고 제가 잊어버린 게 있었는데 제가 예지원하고 많이 비슷합니다.외모가...홍홍홍...

마태우스 2007-01-0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적님/아앗 그렇군요. 제 생각이 맞군요!! +++++++ 근처에서 잠복해야겠습니다. 글구 앞으로님을 지원님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해적오리 2007-01-0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마태님 잘못 찍으신것 같은데요. 날씨도 추운데 엄한데서 잠복하다가 감기 걸리시면 어쩔려구요. 특히나 음주 후에 추위에 노출되는 것은 별루 안 좋다고 들었는데요..(제가 마태님 앞에서 별소릴 다하고 있습니다. ;;;) 좀 더 정확한 장소를 아신 후에... 꽃피는 춘삼월에 추위가 좀 물러간 후에 시도해 보시지요..^^
참, 지원씨는 괜찮아요.

마태우스 2007-01-0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적님 아니 지원님/지현우 씨 직접 보니까 어떤가요?^^ 춘삼월 전까지 무슨 일이 있나요 혹시? 왜 그때 시도해 보라고 하는가요? 조사할수록 뭔가 의혹이 짙어지네요. 흠...^^

Mephistopheles 2007-01-1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나름대로라면 기념비적인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드라마를 영화로 만든 시도는 종종 있어왔지만 그 텀이 비교적 짧게
이루어진 경우는 드물거든요..^^ 옆나라 일본의 경우 애니메이션만 하더라도
TV편이 인기 있으면 시즌별로 극장판을 만들어 상영하는게 일상다반사이다 보니
나름대로 신선하다고 생각되요..^^

도도 2007-01-10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 너무 재밌었어요. 재미없을줄 알고 보러갔다가(나, 변태?), 홀딱 반해서 눈에 하트를 그리고 나왔음. 지난 12월 개봉한 로코(로맨틱 코미디) 3인방(로맨틱 홀리데이, 미녀는 괴로워, 올미다) 가운데 '올미다'가 최고였어요. 이번에 개봉하는 '내 남자 길들이기'도 무자게 재밌더라는 보너스 정보도 드림. 참고로 독일 영화임. 아직 개봉 안 했는데, 어떤 경로로 봤냐고 묻지만 마셔요.^^;;;

마태우스 2007-01-11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드플루토님/아핫, 3인방^^ 저 역시 올미다가 그 중 최고였죠. 내 남자 길들이기는 제목이 좀 거시기한데 재밌군요! 제게 재밌는 영화의 정보를 주는 분은 고마운 분이죠!!
메피님/그리고...드라마를 영화로 만들 때 잘 만든 경우는 거의 없지 않았던가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서 대충 만들어서 그런지 히트는 못했죠 아마....

비연 2007-01-13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봐야겠군요, 마태우스님의 적극적인 추천이라면...^^
전 티비에서 할 때도 한번도 보지 않았는데, 영화는 어떨까 궁금하긴 해요...
<투사부일체>는 말도 마세요..그런 영화를 찍을 돈 있으면 절 주세요..하는 심정으로 극장문을 박차고 나왔다니까요...(영화관계자가 보면 째리겠군요..ㅠㅠ)
 

 

1996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박재환은 서울의대 기생충학교실의 문을 두드린다. 중앙의대에 있는 그의 선배처럼 의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꿈을 안고서.

“안녕하세요? 서민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공보의 신분으로 교실을 드나들던 내가 갓 들어온 그에게 인사를 건넸을 때, 그는 수줍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처음부터 그는 말이 없었다. 일을 할 때는 물론이고 술자리에서도 그는 말없이 자리에 앉아 있기만 했다. 그런 그에게 지도교수는 “답답해 죽겠다”고 했고, 다른 사람들은 “재환이가 두마디 이상 말하게 하면 천원 준다”며 내기를 걸기도 했다.


말 없는 사람이 대개 그렇듯 그는 무척이나 성실했고, 묵묵히 맡은 바 일을 해냈다. 전임자인 나 때문에 폐허가 된 우리 교실은 서서히 연구하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하나둘씩 업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 지도교수가 외국논문에 가장 많이 실은 교수상을 몇 번이나 탄 건 순전히 그의 공이다.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던 어느날의 노래방, 그는 갑자기 일어나더니 노래와 더불어 현란한 율동을 선사해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내가 가끔 추는, 벽에 바싹 붙어서 몸을 비비는 춤은 사실 그에게서 배운 것이었다. 그런다고 해서 그의 말없음이 사라진 건 아니어서, 그 다음날부터 그는 다시금 말없음 모드로 돌아왔다.


작년에 이미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여전히 그는 서울대에서 조교로 있다. 비의대 출신을 차별하는 풍토 탓인데, 연구 능력만 놓고 봤을 때 그는 나보다 먼저 교수로 풀렸어야 했다. 그래서 난 그를 만날 때마다 부끄러웠고, 가끔씩 술을 사면서 면죄부를 얻고자 했다.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나 선배가 동물병원에서 많은 돈을 버는 걸 보면서 그는 많이 힘들었을 거다. 그래서 그는, 한때 교실을 그만두고 선배와 동업을 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잠시의 방황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다시 말없이 맡은 바 일을 했고, 좋은 논문을 만들었다.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연구도 안하면서 술만 먹는 날나리? 원체 말이 없는데다 이제는 물어볼 수도 없지만, 난 그가 나를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친한 사람이 모두 사라진 모교에 갈 때마다 날 가장 반겨준 게 바로 재환이였으니까.


어제, 난 심복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박재환이 죽었대요.”

너무 갑작스러운 말은 비현실적으로 들리는 법이라 난 그 박재환이 내가 아는 박재환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게 아니면 박재환의 모친께서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다.

“한성대 안에서 시체로 발견됐대요. 신분증 보고 경찰에서 전화했어요...”

한 3분간 설명을 들었어도 난 그게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1974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서른네살, 한창 때인 젊은이가 왜 갑자기? 그는 2년 전에 결혼했고, 2월이면 첫 아기가 태어난다. 더구나 그는 그 전날 내게 전화를 걸어 교실 신년회 때문에 지도교수 댁에서 모이기로 했는데 어느 날짜가 좋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었다. 그 목소리는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고, 011-9944-9041로 전화를 걸면 그가 특유의 어눌한 목소리로 “여보세요”라고 할 것만 같은데, 그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니 믿어지는가.


고대병원 영안실에 달려간 어제 저녁, 난 그를 만나지 못했다. 변사인지라 부검을 해야 하는데, 그 부검이 오늘 아침에야 이루어진다나. 사건 당일 그는 새벽 한시 반까지 동문 모임에 나가 술을 마셨고, 같이 갔던 룸메이트가 그를 집까지 데려다 줬다고 한다(그는 주말부부로, 부인은 대전에 살고 자신은 한성대입구에서 자취를 한다). 룸메이트에 의하면 그는 술에 취한 뒤면 한성대 안을 산책하며 술이 깨길 기다렸다는데, 그날 역시 한성대로 갔고, 그 후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인이 도대체 뭘까. 난 구토를 하다가 그게 기도로 들어간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오늘 아침에 나온 부검 결과는 장파열. 왜 장이 파열되었는지는 알 수 없단다.


하긴, 사인이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중요한 건 그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으며 그의 순박한 미소를 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닐까. 세상에 억울한 죽음이 어디 하나 둘이겠냐만은 한달 후면 태어날 아이의 얼굴도 못본 채 세상을 하직한 재환이의 죽음은 안타까움의 측면에서 보면 최상위일 것이다. 오늘밤 난 그의 영정사진 앞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해야 한다. 잘 가라, 재환아.... 잘 못해줘서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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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1-04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럴때는 도대체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하는걸까요? 어떤 댓글을 달아야 하나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moonnight 2007-01-04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이런 일이. 너무 허망하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스탕 2007-01-04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 읽지 말걸... 속상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로그인 2007-01-0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야.. 참담한 일입니다. 마태우스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로렌초의시종 2007-01-0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aviana 2007-01-0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우리가 이렇게 황망한데,
그 부인은 지금쯤 어떨까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7-01-04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1-04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가 삼류소설 카테고리였으면 좋겠습니다...
돌아가신 분도 그렇지만...남겨진 부인과 아이는 어찌 한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게으름뱅이_톰 2007-01-0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젊고 성실한 사람을 왜 이리 일찍 데려가실까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해적오리 2007-01-04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이런 사연을 접할 때마다 전 신의 존재에 대해 되묻게 됩니다.
그렇다고 답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답답하고 아파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프레이야 2007-01-0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새해벽두부터 마음 아픈 일이 생겼군요.
남은 가족들도 얼마나 힘들까 싶어요.

stella.K 2007-01-04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년초에 이런 슬픈 일이...뭐라 할 말이 없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ooninara 2007-01-0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분이...아깝네요. 욕 먹는 사람들은 오래만 사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07-01-04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뭐라 말을 해야 할 지..고인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

레와 2007-01-04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모1 2007-01-04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허무하게 세상을 뜨셨군요. 너무 안타까워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건우와 연우 2007-01-0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겨진 가족들이 하루빨리 몸과 마음을 추스리실수 있길...

춤추는인생. 2007-01-04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안타깝네요.
세상은 공평하지 않은것 같아요. 하느님은 좋은사람들을 너무 일찍데려가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水巖 2007-01-04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영엄마 2007-01-04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 곧 아기 아빠가 되실 참이었는데 어쩌다가.... 정말 안타깝습니다. 남은 가족분들이 얼마나 황망하실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__)

마노아 2007-01-0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이와 부인이 너무 가여워요ㅠ.ㅠ

sweetrain 2007-01-04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말이 지금 이 상황에 위로가 되겠냐만,
그저,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바랍니다. ㅠ.ㅠ

짱꿀라 2007-01-05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이런 일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냐 2007-01-05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겨진 유가족들이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고인의 운명도 가슴아프지만, 유복자의 삶도 신산하지 않기를 바랄 뿐임다. 때로는 살아숨쉬는 하루하루가 소중한거라 알려주는 이런 '사건'들이 야속할 뿐임다.

토탈리콜 2007-01-06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글을 읽을때마다 오늘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하게됨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key6700 2007-01-07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읽다가 넘 놀라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태우스 2007-01-08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러서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전 아직도 그가 세상에 없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군요. 내일 모교 갈 건데, 그때 그 친구가 절 여전히 반겨줄 것 같아요... 마냐님 말씀대로 유복자의 삶이 신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까칠한 가족 - 과레스키 가족일기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김운찬 옮김 / 부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늘 말하지만 난 맞고 자랐다.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 자라느라 숨 한번 크게 쉬어 본 적이 없다. 아빠, 하고 다정하게 불러본 기억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없다. 내가 밥을 빨리 먹는 습관을 갖게 된 것도, 말을 더듬었던 것도, 그리고 지금도 그 잔재가 남아있는 틱마저도 난 무시무시했던 우리집 분위기 탓으로 돌린다. 아버님 덕에 내가 이만큼 될 수 있었으니 감사하는 마음이 더 많지만, 아버님이 덜 무서운 사람이었다면 유년의 기억이 이토록 황무지는 아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


<까칠한 가족>을 읽었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을 쓴 과레스키가 쓴 가족일기란다.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지만 난 이내 그 책에 매료되었고, 낄낄대며 웃은 게 여러 번이다. 그 집은 도대체가 말이 안되는 집이었다. 과레스키 자신은 ‘평범한 가족’이라고 강변하지만, 그 가족의 구성원들은 어쩜 그리도 천방지축인지! 예컨대 여섯 살 난 그 딸은 “서 있느라 피곤했을 거예요”라면서 자전거를 자기 침대에 눕혀 놓고, 말을 잘 들었으니 약속대로 원하는 걸 들어주겠다는 아빠 말에 태연히 대답한다.

“나는 벽에다 낙서를 하고 싶어요.”

딸보다는 덜하지만 부인도, 아들도 결코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런 집이 어떻게 잘 굴러갈 수 있을까?


300페이지 가량 읽었을 때 깨달았다. 과레스키의 가족들이 아무리 제멋대로 행동하더라도 내가 살아냈던 우리집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걸. 그건 과레스키가 돈을 많이 버는 작가여서가 아니었다. 가족 내에서의 평등, 내가 파악한 비결은 바로 이거였다. 과레스키는 아버지라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말이 안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묵살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다. “나는 집 안에서도 민주주의의 원칙을 버리지 않는다...나는 우리 집의 가장이지만 결정은 다른 사람들이 내린다. 왜냐하면 집 안에서 나는 단지 하나에 불과하니까(54쪽).” 딸이 벽에다 낙서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그는 “안돼”라고 말하는 대신 페인트와 붓을 들고 딸의 마음에 드는 벽을 찾아 나서고, 딸이 낙서를 하는 동안 망을 봐준다. 그런 가정이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민주주의가 모두에게 행복을 제공하는 건 아니다. 과레스키가 말도 안되는 상황을 수차례 겪어야 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가정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먼저 가장이 자신의 행복을 반납해야 하며, 어머니 역시 자식들에게 군림해선 안된다. 자식은 오직 게임만 하려들고, 부모는 오직 자식이 공부 잘하는 것에서만 행복을 찾으려 하는 우리네 가정에서 과레스키같은 민주주의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스럽지만, <까칠한 가족>은 우리가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는지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내가 이 책에 별 다섯을 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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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3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1-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들이 나누는 자유분방한 대화(상대방의 비위에 맞추지 않고 자신에게 솔직한, 최대한 냉정한 분석과 예리한 비판, 본질을 잊지 않는, 그러면서도 상대에 대한 애정이 깔린)가 가장 부러웠어요.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이 구현되는 가정의 분위기, 그런게 사회로 확대되어야할텐데요. 이런 대화를 못 하고 산 건, 생각해보니 저도 마찬가지네요. 그래서 이들의 대화가 유쾌하고 부러웠지요.^^

짱꿀라 2007-01-03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칠한 가족을 읽으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웠답니다. 혜경님께서 쓰신 리뷰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지만, 오늘 마태우스님의 리뷰를 보고도 많은 것을 느끼고 갑니다. 가족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유로운 의사를 주고 받는 그런 가정은 앞으로 만들어 갈 21세기의 모델이 아닌가도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요즘에는 소가족 중심으로 가정이 이루어져 대화가 사라져 가고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지만, 억압받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그런 가정, 가정의 분위기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chika 2007-01-0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깐요,, 재밌는 민주가족을 이루시길 바래요! (어머님께 효도도 하시고...^^;)

hnine 2007-01-03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계속 제 보관함에서 기다리고 있는 책이랍니다. 마태우스님의 리뷰룰 읽으니 언젠가 꼭 읽어야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락방 2007-01-03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보관함으로 이동 :)

moonnight 2007-01-03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책을 몰랐네요. 바로 보관함에 넣을께요. 마태우스님이 가정을 이루신다면 이렇게 즐겁고 유쾌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H 2007-01-0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마태우스님도 가능할 것 같은...리뷰 읽고 이 책 보관함에 집어 넣습니다. 제목도 그렇게 혜경님의 리플도 그렇고 읽어보고 싶네요.

stella.K 2007-01-03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첫 리뷰시군요. 저도 중학교 때 <신부님...>읽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기억에 안 나지만...저 책과 함께 <신부님...> 다시 읽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7-01-03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시절, 저의 아버지는 저랑 잘 놀아주셨지요.
본받아 저도 아들과 딩굴거리며 잘놉니다.
저의 아버지는 매라는 걸 모르는 분입니다. Never..

한국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특별합니다.
단순히 '평등'이라는 관점이상의 뭔가가 있지요.
아들과 놀다보면 느끼게 됩니다. 하하


게으름뱅이_톰 2007-01-0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 보관함, 보관함, 보관함..
저렇게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부모가 되는거, 쉽지 않겠군요.

마노아 2007-01-04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석한 리뷰였어요. 책의 재미와 감동이 다시 밀려와요. ^^

마태우스 2007-01-04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앗 리뷰 선배님이다... 감사합니다. 꾸벅
게으름뱅이님/그럼요... 절대 쉬운 건 아니겠지요... 그래도 저 책을 보고나면 애들의 의견도 존중해주는 부모가 될수 있을거예요.
한사님/대를 이어 좋은 아빠시네요. 님의 자제분들이 다 잘된 뒤안길엔 좋은 아빠가 계셨네요.
스텔라님/신부님보다 이 책이 더 재미있는 것 같사옵니다. 유머 면에서 한수위...
에고이스트님/호호 말씀 감사드려요 근데 전 애를 안낳을 거라서요....아빠 되기가 불가능...
달밤님/사람은요 겉보기랑은 다르답니다. 전 그냥 자유로운 늑대로 살아갈래요. 저 자신을 잘 알걸랑요
다락방님/오오 제 리뷰가 포쓰가 있었나요?
hnine님/보관함은 빨리빨리 비우셔야...^^
치카님/그냥 어머니 곁에서 효도하면 안될까요...??
산타님/웃음과 더불어 교훈도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님이 일기 쓰시는 걸 보면 님도 좋은 가정을 이루고 계신 듯 싶은데요...^^
배혜경님/ 제 리뷰는 사실 님의 리뷰를 어설프게 표절한 것에 지나지 않지요... 님 리뷰 보고나서 기가 죽어 있다가..... 그냥 썼답니다. 죄송합니다.... 님의 리뷰에서 배운 게 더 많았습니다...
속삭이신 ㅎㅈ님/사람은 겪어봐야 안답니다. 전 님이 아는 그런 사람이 아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