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냐? 넌! - 장자가 묻는다 후 엠 아이 Who am I 시리즈 1
명로진 지음 / 상상비행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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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스승 장자가 묻는다. [누구냐? 넌!]

 

 

<장자>가 동양 최고의 스토리텔링 교과서라고!??

우화이자 독설이고 개콘 대본이자 철학서라니!?

서양철학자인 마틴 부버, 하이데거가 장자의 애독자라는데…….

헤르만 헤세도 중국의 사상을 다룬 책 중에 가장 매력적인 책이라고 했다는데…….

<장자>의 상상력과 상징성은 도대체 무엇이 길래, 모두가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대학 논술에서도 가장 많이 출제되는 <장자>.

 

장자에 대한 책을 사놓고도 아직 읽어보진 못했는데 오늘은 장자를 쉽게 풀이한 책을 만났다.

요즘 들어서 제자백가 중에서 가장 끌리는 사람이 노자이고 그 다음으로 장자이다.

대입논술에 많이 나온다니 궁금하기도 했지만 노자와 함께 노장사상이라고 배워온 인물이라서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할까.

 

장자의 이름은 주이고, 몽 지역 (지금의 허난 성 상구 근방)출신이다. 그에 대한 자료는 많지 않다. 사마천이 쓴 <사기열전>에 "학문이 넓고 깊어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 같았다. 그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고 뛰어난 글 솜씨로 인생사에 대해 썼다."는 기록이 있다. 장자는 한때 옻나무 밭을 관리하는 말직을 맡았지만, 대체로 벼슬을 하지 않고 평생 자연과 벗하며 살았다. 벼슬이 없으니 가난하고 배가 고팠으나 장자 곁에는 그의 지혜를 사랑하는 많은 친구들과 제자들이 있었다. (책에서)

 

맨 처음에 나오는 대목이 요임금과 국경지기의 대화다.

 

-임금님은 소문대로 성인이십니다. 제가 임금님의 장수를 빌겠습니다.

-됐소, 사양하겠소.

-그럼, 부자가 되시라고 빌겠습니다.

-됐소, 사양하겠소.

-그럼 아드님을 많이 낳으시라고 빌겠습니다.

-됐소, 그것도 사양하겠소.

-예로부터 장수와 부귀와 다산은 모두가 바라는 일인데 어찌 사양하십니까?

-오래 살면 욕보는 일이 많고, 부자가 되면 할 일이 많아지고, 아들이 많으면 근심이 많아지오, 이 세 가지는 덕을 기르는 데 방해가 되오.

―오래 살면 신선처럼 도를 닦으면 되고, 부자가 되면 가진 것을 다른 이와 나누면 되고, 아들을 많이 낳으면 그들에게 천하를 위해 각자 할 일을 맡기면 될 것을, 무슨 욕될 일이 있겠습니까?

-모자란 저를 가르쳐 주십시오.

-됐소, 사양하겠소. (책에서)

 

태평성대를 다스린 중국의 전설적인 요임금이 한낱 국경지기에게 한 수 배우고 깨달음을 얻는 장면이다.

저자의 말처럼 개그대본을 보는 느낌에 크크~ 웃음이 나온다.

장자의 글에 이런 유머가 깔려 있다니!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다 보기에 작다고 깔보지 않고, 크다고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우리 생각에 가장 큰 것도 우주에 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생략)

무엇을 얻었다고 기뻐하지 않고 잃었다고 근심하지 않는다. 사물에도 운명이 있어 내게 속할 때가 있고, 사라질 때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추수>편 (책에서)

 

장자의 목소리에는 노자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하는데…….

그래서 노장사상으로 묶어서 부르는 걸까.

 

도를 깨우친 사람은 소문이 나지 않고

지극한 덕을 지닌 사람은 덕을 의식하지 않는다. 장자의 <추수>편

 

최고의 덕을 지닌 사람은 자기의 덕을 의식하지 않기에 진실로 덕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장자>와 <도덕경>의 일치된 부분은 우연일까, 정말 장자가 노자의 영향을 받았던 걸까.

장자는 노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이 차이가 난다고 했다는데…….

 

동곽자와 장자의 대화를 보면…….

-도대체 도라는 게 어디 있소?

-없는 것이 없소.

-이런! 좀 더 분명하게 가르쳐 주시오.

-땅강아지나 개미한테도 있소.

-그런 미물한테 있다고요?

-풀 속에도 있소.

-그건 더 하찮은데?

-돌 쪼가리에도 있소.

-아니, 왜 점점 더 심해지시오?

-오줌에나 똥에도 있소, (책에서)

 

세상을 이루는 모든 것에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듯이 나름의 도가 있다는 대화가 의미심장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각자의 개성, 각자의 특성에 따라 제 멋에 사는 자유가 도인 걸까.

장자의 도 이야기가 멋스럽다.

 

<장자>는 읽고 싶은 대로, 끌리는 대로 앞뒤 순서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다양한 우화, 비판적인 독설, 명쾌한 직설, 합리적인 일화들이 <장자>를 가득 채우고 있다.

금기 없는 언급, 성역 없는 비판, 거침없는 독설이 깔려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다.

유유자적 하며 청빈함마저 즐길 줄 아는 여유로움도 배우고 생각하는 힘을 배우게 된다.

나는 나 자체로 소중하고 귀중함도 깨치게 되는 책이다.

나도 장자에게 답하고 싶다. 나는 나요!^^

 

 

<장자>는 원래 10만 자 52편이 있었는데 지금 전해지는 것은 서진 시대 곽상이란 사람이 처음으로 정리한 것이다.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의 이야기로 모두 6만 5천 자로 되어 있다. 물론 그 외에도 수십 편의 장자 해석본이 존재한다. (책에서)

 

이 책의 저자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저술가라는 의미의 인디라이터, 명로진이다.

연기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전직 기자 출신에 책도 여러 권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장자읽기라고 할까.

청소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부분을 골랐다고 한다.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유쾌하고 재미있고 톡톡 튀는 일화들에 웃음을 감당하기 힘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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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충성 - 충성과 배신의 딜레마
에릭 펠턴 지음, 윤영삼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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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충성] 충성에 대한 빛나는 통찰~~

 

 

 

아무런 기대 없이 주었을 때 가장 눈부신 보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바로 이타성의 원리다.

그러니 충성하라!

 

내가 왕을 위해 종사했던 것만큼 부지런히 신을 위해 종사했다면, 신은 내가 백발이 되어도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책에서)

 

헨리 8세를 위해 헌신했던 추기경 울시가 권력을 쥐었다가 반역의 혐의로 비참하게 죽으면서 외친 말이다.

 

 

충성이란 군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라서 사회와 국가를 위해 몸과 마음과 목숨을 바쳐 최선을 다한다는 뜻으로만 알았다. 하지만 저자는 충성의 개념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국가, 사회, 직장, 가족, 전우, 사랑, 고객에 대한 충성으로 세분화 하고 있다.

 

충성은 믿음, 신뢰의 단계보다 더 깊은 관계일까.

충성은 우리의 삶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근본 중에서도 근본인 걸까.

충성이 없으면 사랑, 가족, 친구, 국가나 사회도 존재할 수 없다고 하는데....

충성을 진부한 삶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삶의 필수조건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충성이 소중한 덕목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충성이 우리에게 안전망이나 구명보트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리 있는 친구나 가족은 우리가 언젠가 위험에 처할 때 보호해주는 보험 같은 역할을 한다. (책에서)

 

충성은 우리를 위험에서 보호해주기도 하고 새로운 위험에 맞닥뜨리게 하는 양면성이 있다는데, 공감이다. 또한 충성과 배신은 동전의 양면처럼 늘 서로의 이면에 숨어 있는 존재니까.

진실한 지도자에 대한 충성도 있고 부정한 보스에 대한 충성도 있기에 충성은 그 대상에 따라 가장 굳건한 힘이 될 수도 있고, 나약한 미덕이거나 위험한 관계일 수도 있다.

 

충성의 종류는 다양할 것이다. 고집스러운 충성, 순진한 충성, 영리한 충성, 단순한 충성 등

아마도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의 불안한 속성이 이런 충성과 속박을 요구할 것이다.

혼자이기 보다는 서로가 연결되어 있을 때 힘이 되는 법이니까.

하지만 충성이 문제해결이 될 수도 있지만 충성이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딜레마가 문제다.

 

태평양전쟁 당시에 친구가 있는 사람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분명 충성은 우리 생명을 지켜주는 본질이요,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어주는 생명줄이다.

그러니 충성은 불안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준다.

 

고대 그리스와 스파르타의 엘리트 군대는 동료 간의 충성심을 바탕으로 조직되었다.

10대 병사와 머리 희끗한 병사의 결합은 사랑하는 사람, 사랑받는 사람의 관계였다.

일본 사무라이들도 견습생과 애정으로 결속되어 있었다.

 

전쟁 같은 상황에서 병사들의 사기는 물론 전우애다.

동료병사에 대한 확신이 두려움을 이기고 결속력을 높인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 현대적인 군대는 동료와 오래송안 맺는 충성심을 평가절하한다는데......

과거에는 상사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만이 최고의 덕목이었다.

 

미군해병의 무한한 충성 강조가 그 예이다.

전쟁터에서 부상병이나 죽은 전우를 두고 그대로 떠나지 않는다는 전통이 성공적으로 구현되었으니까.

군대에서 충성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이다. 명령을 잘 받들면서 전우애도 살리고 병사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적당한 해법이었던 셈이다.

 

충성은 근본적으로 상호적인 것이며, 신뢰는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일부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책에서)

 

인간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으며 믿고 신뢰할 만 하다는 평가가 있어야 충성이 생기게 된다.

 

충성은 믿음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할 때에만, 상대방은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자신의 몫을 지불해야하는 순간이 왔을 때 배신할지도 모르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불가능하다. (책에서)

 

죄수의 딜레마는 충성을 맹세한 두 공범 간의 배신을 말한다. 충성심조차 없는 범죄자들은 믿을 수 없고 그들의 배신은 두렵다.

결국 충성은 합리적 결과가 아니라 느끼는 것일까.

하지만 충성이 언제나 진실하고 싶다는 내면의 욕구와는 다를 때는 어떻게 될까.

 

충성은 힘을 부여하고 존엄함을 부여한다. 도덕적 동기를 부여하는 훌륭한 원천이기도 하다. 하지만 충성에는 비극적 경향이 있다. 충성은 서로 갈등하는 골치 아픈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순된 의무의 양립할 수 없는 요구 사이에 처하는 경험은 매우 고통스럽다. (책에서)

 

가정, 사회, 국가, 직장 모두에 충성하려면 충돌이 생긴다.

모두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갈등하는 충성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충성과 의무가 중요한 곳이라면 반드시 도덕적 갈등이 존재할 텐데 말이다.

정부의 윤리강령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실제로 친구와 국가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국가를 우선시할 수 만 있을까.

 

저자는 자기 앞에 놓인 소박한 의무가 우선이게 된다는데......

아무래도 치열한 전쟁 경험이 없는 세대들이 대다수인 세상에서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덜 하지 않을까.

저자는 삶이 복잡해질수록 모순되는 충성 사이의 갈등의 골은 깊어진다고 한다.

충성의 딜레마는 계속 될 것이다. 왜냐하면 충성은 도덕적 딜레마와 이해관계에 따른 딜레마를 늘 소유하고 있으니까.

 

 

 

이 책에는 충성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통찰이 들어 있다.

충성과 반역의 이유, 정조와 불륜의 사이, 우정과 배신의 이유, 충성마케팅과 배신당하는 고객, 충성하는 삶, 충성의 속성, 충성의 위험성 등에 대한 통찰이 들어 있다.

 

분명 충성에는 힘과 회복성이 있다. 위험을 무릅쓰는 자발성도 있다.

하지만 실망과 배반의 위험성도 있다.

충성이 희망이 될 수도 있고 충성이 올가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인간은 존재의 나약성 때문에 늘 힘이 되어줄 충성의 대상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도서는 예스24시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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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 - 시인 장석주가 전하는 1만 년을 써도 좋은 지혜
장석주 지음 / 예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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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 물과 도와 덕을 논하다!

 

 

이 책의 저자는 시인이자 비평가, 문장노동자인 장석주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시와 문학평론, 인문학 책을 쓰고 있다.

<인생에 한 수를 두다>, <철학자의 사물들>, <마흔의 서재>, <고독의 권유>, 시집<오랫동안>, <몽해항로> 등의 책을 썼다.

 

얼마 전에 저자가 쓴 <인생의 한 수를 두다>를 읽은 적이 있기에 이 책도 읽고 싶었다. 작가의 고전에 대한 사랑과 인문학적 통찰과 깊이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고, 요즘 들어서 제자백가 중에 관심이 많이 가는 이가 노자이기 때문이다.

 

네가 궁금한 게 있다면 흘러가는 강물에게 물어라.

그러면 강물은 웃을 것이다.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에서 (책에서)

 

2500여 년 전 춘추전국시대에 일어난 제자백가 중에서 요즘 가장 좋아하는 노자.

그는 중국 초나라 고현의 여향 곡인리 사람이다.

어지러운 천하를 도와 덕으로 다스리고자 했고 그의 사상은 <도덕경>으로 남아 있다.

 

세상에 도가 있으면 전쟁에 쓰이는 말로 농사나 짓지만, 세상에 도가 없으면 말들이 전선에서 새끼를 낳는다. -노자 (본문에서)

 

말을 민초의 은유로 본다면 어지러운 세상에서의 전쟁은 도가 없는 세상이다. 자신들의 의지나 도덕성과 관계없이 고달팠던 민초들에게 도는 유토피아다.

도의 범위가 넓어서 이해하기가 어려우나 물을 비유로 하는 노자의 이야기에서 도의 의미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남을 살필 줄 아는 자는 슬기롭고, 자신을 살필 줄 아는 자는 현명하다.

......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래서 도에 가깝다.

이런 물처럼 덕 있는 사람은 땅에 머물기를 좋아하고 마음가짐은 깊고 깊으며,

어진 사람과 더불어 어울리고 말은 참이어서 믿음이 있다.

잘 다스림에 능하고 일도 잘해낼 수 있으니 좋다.

움직일 때는 때를 잘 살핀다.

무릇 누구와도 다투지 않으므로 허물이 없다. -노자 (본문에서)

 

노자의 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물이 자연의 성질을 가장 잘 닮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도에 물을 비유하는 노자의 구체적인 설명이 귀에 쏙 들어온다.

 

수천석두. 물이 돌을 뚫는다는 이 말을 좋아한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고 부드럽고 형체가 없지만 강한 것을 제압하고 굴복시킨다.

물 같이 산다는 것은 순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항상 때를 가려 움직이며, 만물을 이롭게 하되 그 공을 자기 것으로 취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는 것에 깊은 동감이다.

 

물의 덕성....

부드럽고 약한 듯 하지만 사실은 굳세고 단단하여 강해 보이는 것들을 이겨낸다.

모두에게 생명을 주지만 드러내 놓고 자랑하지 않는다.

 

명성과 몸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가까운가.

몸과 재물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소중한가.

얻음과 잃음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해로운가?

이런 까닭에 너무 애착하면 반드시 크게 대가를 치르고

많이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오래갈 수 있다. -노자 (본문에서)

 

물길이 여러 갈래이듯 사는 길도 여러 갈래이다. 노자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 이유는 자연의 법칙 속에서 지혜를 주기 때문이다. 약한 것에서 강함을 발견하는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없음 속에서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천하에 물만큼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러나 단단하고 굳센 것으로 힘써도 이길 수가 없다.

이것은 바뀜이 없다.

악한 것이 굳센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알고 있으나 따라 하지 않는다.

-노자 (본문에서)

 

바른 말은 반대로 들린다, 만족하면 욕됨이 없다, 만물이 장성하면 노쇠한다, 말을 적게 함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물 흐르듯 살라, 그릇이 크면 늦게 이루어진다.......

 

노자의 이야기에서 뼈대를 추리고 살을 발라 이 시대의 아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이 한권에 담았다.

어려울 수도 있는 노자를 아들에게 들려주듯 쉽게, 다정하게 풀었다.

위로가 필요한 먼 곳에 있는 아들에게, 방황하며 고민할지도 모를 미지의 아들에게, 삶의 지혜를 구하는 이 땅의 모든 아들에게 주는 편지다.

 

시인의 눈으로, 아버지의 마음으로 풀어낸 [노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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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행복한 놀이다 - 질문하고 상상하고 표현하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4
김무영 지음 / 사이다(씽크스마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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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행복한 놀이다] 인문학이 놀이라면 좋겠어. 정말!

 

 

 

인문학이 놀이가 될 수 있을까.

행복한 삶, 만족한 삶,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모두들 잡고 있는 것이 인문학인데, 인문학이 행복한 놀이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들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인문학의 주된 관심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인간답게 사는 것은 무엇일까 등인데 이런 물음들을 갖고 놀이처럼 즐길 수 있을까.

인문학이니까 결국 책과 노니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놀이로 만들었을까.

 

저자는 어릴 적 아킬레스건 수술로 병원입원, 물리치료를 받는 동안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친구들과 같이 놀기가 불편한 몸이라서 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의 유일한 친구는 책이었다고 한다. 유일한 취미가 독서가 되면서 책읽기의 재미에 빠져 글자로 된 것은 모두 잡아먹을 듯 읽어댄 듯 같다. 교과서 ,참고서, 만화, 사전, 소설, 성경, 그리스신화, 로마신화, 고대 역사, 이스라엘 역사, 기독교 역사, 그리스 철학, 중세철학, 근대 문학 등을 신나게 읽었다고 한다. 독서하는 시간이 그에게는 상상의 놀이터를 신나게 누비는 시간이었던 셈이다.

 

인문학적 사고란 무엇인가.

스무 고개 같은 시시콜콜한 질문을 하는 것이 인문학 놀이의 출발점이다.

사람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더 나은 인생인가.

.....

 

인문학적으로 생각하는 사는 연습이 일상화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문학 놀이는 질문과 상상부터 시작한다.

당연한 줄 알았던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자. 왜 사는 걸까, 왜 공부하는 걸까, 왜 잠을 자야 하나, 왜 밥을 먹어야 하나,......

실감나게 상상하는 놀이다. 학교에 가지 않고도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 잠을 자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식사대용들......

질문하고 상상한 것들을 글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직접 행동으로 바꿔 보는 놀이다.

이것이 진짜 살아있는 공부이다.

 

책은 나에게 앞서 세상을 살았던 이들의 상상과 표현이 담긴 생생한 보물창고와도 같다. 그래서 인문학은 뗄 수 없는 탁월한 장난감이다. 책을 통해서 질문과 상상, 표현과 탐색을 마음껏 펼쳐보는 것, 그럼으로써, 우리 사회가 암묵적으로 무시하거나 감춰버린 인문학적 가치들을 재발견하는 작업, 그리고 다시금 원래의 가치대로 살아보려는 시도, 이것이 바로 인문학 놀이인 것이다. (본문에서)

 

저자가 말하는 인문학 놀이의 3원칙은…….

인문학을 맛보는 동안만이라도 돈으로 환산하지 말고 본래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아본다.

사물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인문학적 사고전환이 일어난다.

잃어버린 가치를 발견하고 싶다면 왜? 라고 따져야 한다.

 

첫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에 부모도 갓 태어나는 것이라는 말이 공감이다.

이전에 배운 적은 없지만 육아의 어려움을 하나씩 겪으며 해결하는 법을 알아가는 초짜 부모들. 이들은 갓 난 부모들인 것, 맞다. 부모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고 하질 않는가.

 

영화 <7번방의 선물>, 영화 <아이 앰 샘>의 공통점은 무능한데도 좋은 아빠라는 점이다. 저자는 여기서 '좋은 부모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

 

동화 <빨간머리 앤>이야기에서는 좋은 부모, 좋은 가정의 모습에 대한 질문을 내놓는다.

책을 더 깊이 읽으며 인문학적 사고로 나아가는 질문을 해 본다면......

 

용구와 샘이 무능하지만 좋은 아빠인 이유는?

좋은 부모에 대한 고정관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빨강머리 앤>에서 매슈와 마릴라 남매가 앤을 잘 키웠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좋은 관계란 무엇일까? 용구와 예승, 샘과 루시, 매슈와 마릴라 남매와 앤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생각해보자. 부모가 자녀와 친구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

......

 

이 책에서는 모두 25편의 인문학 재료들이 있다.

가족, 연애와 결혼, 학교와 공부, 일과 직업, 인터넷으로 나누어 재료들을 담아 두었다.

고전, 철학, 심리학, 문학 작품, 에세이, 그리고 영화와 만화 등을 골고루 인문학의 소재로 삼고 있어서 친근하고 쉽고 구체적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삶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답게 실생활과 관련된 상상과 질문들이 수두룩하다.

 

여러 분야에서 뽑은 이야기를 통해 올바른 삶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고 상상하고 체험하는 과정들이 저자에게는 인문학이 행복한 놀이터인 것, 맞네.

이제 인문학이 즐거운 놀이라는 말, 행복한 놀이라는 말에 공감이다.

인문학이 어렵거나 딱딱한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달콤하고, 미소를 번지게 하는 놀이 같다.

소꿉놀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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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2 - 우리 시대를 읽기 위한 최소한의 인문 배경지식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2
주현성 지음 / 더좋은책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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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2] 사람에 대한 인문학, 읽을수록 설레게 하네.~

 

 

 

부제가 '우리시대를 읽기 위한 최소한의 인문 배경지식'이다.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것이 인문학이기에 인문학의 범위를 한정할 수가 없겠지.

이 책은 철학, 심리학, 역사, 사회학, 문학, 회화, 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인문학적 기본이 되는 것들이 모여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원시 미술에서 사실주의까지인 모네 이전의 회화사를 시작으로, 문학과 문예사조, 철학에서 뛰쳐나온 과학의 독립사, 사회를 과학처럼 다룬 사회이론의 대가들,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인 미학의 역사와 대중문화를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원시미술의 시작은 언제부터일까.

약 1만 5천년 전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라스코 벽화, 최소한 3만 5천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슈바벤의 비너스에서 알 수 있듯이 아마도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되었다는 추측이다. 그 시절의 예술적 감각이 훌륭한 것을 보면 예술은 인간의 본능 같이 보인다.

 

최초의 회화로 여겨지는 라스코 동굴 벽화는 거대한 한 편의 서사 회화다.

마그네시아와 황토 등을 갈아 만든 검은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 등 4가지 색이 주를 이루며 약 2미터 높이의 동굴 천장에 1200여 미터에 걸쳐 펼쳐져 있다. 말, 소, 사슴 등 200여 마리의 동물들 그림, 사냥하는 모습, 옆구리에 창을 맞아 내장이 흘러나온 들소, 남근이 묘사된 사냥꾼 등의 모습 등 매우 사실적이고 역동적이며 생기가 넘친다.

 

라스코 벽화에서 발견된 매우 사실적인 그림들이 추상적인 그림에서 사실적인 그림으로 발전해왔다는 이전의 미술사 이론에 충격을 줄 정도 이었다는데…….

 

이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그림 속에는 그 당시의 생존 방식이 사냥이었고, 거대한 동물을 정복하기 위한 바램도 담겨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사후세계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피라미드와 미라, 무덤벽화를 남겼다.

 

 

이집트 예술에서의 특징은 정면성의 원리다.

정면에서 봤을 때 팔, 다리가 겹치지 않고 다 보이도록 나란히 그린다는 점이다. 죽은 자들이 사후 세계에도 육체를 그대로 가지고 살아간다는 믿음에서 근거한 것이라고 한다.

 

이집트 미술의 특징은 중요한 것은 크게, 나머지는 작게 그렸으며, 남자는 어두운 갈색으로, 여자는 더 밝은 갈색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화가 개인의 관점은 중요하지 않고 엄격한 규칙에 따른 해부학적 정확성을 지키려 했다는 점이다. 이미 정해진 표준에 따라 그림을 그렸기에 실제 인체 비례와 거의 맞아 떨어지는 '캐논'이라는 신체 비례의 표준으로 객관적 비례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주관을 가진 예술가라기보다는 표준에 따르는 기술자였던 셈이다.

 

이집트 예술의 종교적 색채는 중세와 같은 종교 지배적 기원이며, 엄격한 기준을 만들고 따른 양식화의 기원이며, 시점을 무시하고 사물의 본질과 개념을 중요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20세기 입체파의 기원이라고 한다.

 

그리스와 로마 미술은 조각과 건축에서 빛을 발한다. 그리고 르네상스를 통한 고대로의 회귀로 미술적 완성도에 기여한다.

그리스 미술의 특징은 인간중심적이며 합리성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인체 비례를 통한 조화와 균형을 갖춘 완벽한 인간, 어쩌면 이상적인 균형미를 추구했다는 점이 미술사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근육과 몸동작,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가는 일명 '아르카이크 스마일'까지 영원한 훈남의 외형적 이상미를 잘 그리고 있다.

 

현재 세계문화유산 1호인 파르테논 신전은 세계에서 가장 균형 잡힌 건물로 인정받고 있다는데...

 

건물 자체가 하나의 조각처럼 조화와 균형을 강조했으며 기둥에도 약간의 곡선미를 주었고

눈의 안구가 둥글다는 점을 감안해 오히려 신전의 전면부를 느낄 수 없을 만큼의 원형으로 휘게 만들었다. 이렇듯 그들은 건축물 하나에서조차도 가장 현실적인 모습으로 또는 가장 이상적인 현실로 재현해내려고 했던 것이다. (본문에서)

 

로마 미술의 장점은 건축과 토목이다. 사실성과 실용성을 염두에 두고 공공시설에 공을 들였기에 지금도 실용적 가치가 높은 완벽한 건축미를 가진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 거리에 남겨져 있다.

공중목욕탕, 판테온, 도로, 카타콤, 콜로세움, 폼페이 유적.....

 

로마에서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판테온은 현재 가톨릭 성당으로 이용되고 있다.

판테온은 원래는 그리스의 모든 신들을 모시기 위해 만들어진 건물로 아치와 굽은 천장인 궁륭과 돔을 이용하여 콘크리트로 만들었다.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니 실용성에서는 세계 최고의 로마였어.

......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다양한 인문서적, 다양한 인문 번역서들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은 외국 번역서가 많았는데.... 특히 일본에서 들여온 번역서가 많았는데.....

 

지금은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들을 많이 접해서 좋다.

그만큼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이 책의 580여 쪽에는 인문학을 위한 배경지식들이 가득하다.

 읽을수록 설레게 한다.

시작하는 인문학 치고 깊이도 있고,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던 이야기들도 있어서 새롭게 다가온다.

인문학에 대한 방대한 배경지식창고 같다.

세계사의 흐름과 함께 인문학적 관점을 가지고 싶다면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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