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491
문승용 지음 / 살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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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 이야기/문승용/살림]인류의 스승들의 가르침, 빛나는 통찰을 만나다!

 

살림지식총서의 491 번째는 <중국 고전 이야기>이다.

논어, 주역, 맹자, 도덕경, 장자, 묵자, 순자, 명가, 관자, 한비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전은 인류 문화유산이자 인류 스승들의 통찰을 담은 지혜의 산물이다. 때로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이야기다. 때로는 석판에, 파피루스에, 갑골에, 죽간에 적혀 내려온 이야기다.

수백 년 전, 수천 년 전의 통찰이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통하고 있기에 놀라울 따름이다.

 인류의 스승 공자. 그의 출생은 미천하였으나 그의 나중은 창대함 그 자체다.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은 반듯한 아들을 얻고자 64세의 나이에 16세의 안징재가 야합하여 공자를 낳았다. 공자는 3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17세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그리고 창고를 관리하거나 가축을 돌보는 일을 하면서도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주경야독인 셈이다. 늘 자신의 뜻을 펼칠 나라를 찾던 그는 50세에 노나라의 재판관인 대사구를 지내게 된다. 하지만 이후 14년의 세월동안 전국을 돌며 주유방랑을 해야 했다. 공자가 말한 인의예지는 이상향에서만 가능한 정치원리일까. 어찌하여 그 많은 나라들이 공자의 지혜를 못 알아 본 걸까.

 

공자의 언행과 일부 제자들의 언행을 담은 <논어>는 중국 고전 중에서도 최고의 위상을 갖고 있다. <논어>에서도 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얼마나 학문에 관심을 두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학이'편의 첫 구절은 '배우고 늘 그것을 익히면 , 참으로 기쁘지 아니한가?'다.

 

평소 공자는 주나라의 문화와 제도를 전수하여 천하의 안정을 되찾고자 했다. 가난한 중에도 배우고 가르치기를 즐겼던 공자의 마음이 담긴 구절이다. 늘 배움을 즐겼던 공자는 모든 이들이 학문을 배워 인의예지를 익히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가 되는 세상을 꿈꾸었을 텐데…….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공자

 

사주를 보려면 주역을 알아야 한다던데. 주역의 기원이 기원전이라니, 놀랍다.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인 삼황오제 가운데 복희씨가

황하에서 용마를 지고 나왔다는 그림인 하도를 보고 8괘를 고안하였다.

그리고 주나라 건국의 기틀을 세운 주문왕이 이것을 참조하여 8괘의 해설을 지었으며,

공자가 그것들을 해설한 십익을 붙였다고 한다.(본문에서)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64괘의 효 284개로 인간의 길흉화복을 점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주역을 보며 점을 치고 있으니, 대단한 주역의 역사다.

 

인간이 본래 악하다고 본 순자는 전국 시대 조나라 사람이었다 제나라 양왕 시절, 순자는 세 번이나 제주(祭酒)의 자리에 올라 최고의 학자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한때 순자는 초나라 난릉의 수령이 되었지만 벼슬에서 물러나 제자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공자와 맹자의 사상을 체계화하여 유가사상이 뿌리를 내리는 데 공헌했다.

 

그런 순자를 맹자에 밀려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순자의 제자인 이사가 폭군정치를 펼친 진시황을 도왔고 분서갱유, 가혹한 법치정치의 바탕에 순자의 성악설이 있기 때문이라는데......

 

순자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利)로운 것을 좋아하는데,

그 이로운 것을 차지하기 위해 쓰게 되고,

사양할 줄 모르게 되면서 악하게 된다고 보았다.

(본문에서)

 

순자는 인간은 악하게 태어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선한 품성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았다. 이상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했다고 할까. 순자가 지금의 현실을 보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진다. 솜방망이 법이 지배하는 세상인데...... 범죄자의 인권은 중요하고 피해자의 억울함은 배려하지 못하는 현실이니까.

 

예나 지금이나 통하는 고전 이야기다.

문고판이고 가벼운 책이지만 인문학의 품격과 깊은 사유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인문학 책을 이렇게 부담 없는 착한 가격에 접할 수 있는 줄 몰랐다. 그래서 더욱 반가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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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십대, 대답하는 인문학 비행청소년 2
정창우 외 지음 / 풀빛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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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십대 대답하는 인문학]청소년이 묻고 인문학에 답하다!

 

청소년을 위한 카페강의 <꿈과 행복을 찾아가는 청소년 인문학 여행>.

(사)관악사회복지는 서른 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카페에서 청소년과 부모님들을 위한 청소년 인문학 강연을 열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공부의 틀, 학력의 틀, 직업의 틀을 벗어나 청소년들이 삶의 주인이 되도록 하자는 추지에서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만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꿈과 행복을 그릴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였다. 청소년들이 남과 함께 어울려 사는 연대의 기쁨을 누리게 하자는 목적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이 말은 너무도 유명한 말이기에 학창시절에 말장난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니꼬라지를 알라.

-내꼬라지가 머 어때서.

-소쿠리가 말하던데. 플라스틱의 쌤, 아리스의 할배 쌤이라던데…….

학창시절에 많이 하던 말이다. 니꼬라지, 내꼬라지, 우리꼬라지......ㅎㅎ

 

농담 삼아 얘기하면서도 학창시절엔 늘 인문학이 고팠나 보다. 성적에 시달려 책을 많이 보지 못했고, 단답식 암기에 시달려 토론은커녕 질문조차 못했던 청소년기…….

지금은 달라졌다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시험에 시달리고, 여전히 책 읽을 시간이 없고, 여전히 꿈 꿀 시간이 없다는 청소년…….인문학이 고픈 건 아닐까.

지금의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질문은 무엇일까.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이 아닐까. 나는 누구인가.

 

자신을 아는 사람은 무엇이 적합한지 스스로 알며,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분별하며, 또한 어떻게 할 것인지 아는 바를 해냄으로써 필요한 것을 얻고, 그러고는 모르는 것을 삼감으로써 비난받지 않고 살아가며 또 불운을 피하게 된다네. -크세노폰 <소크라테스의 추억> (책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던져야 할 질문이다. 그렇기에 청소년기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는 건 더욱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다. 삶을 출발하기 바로 직전이니까. 성인이 되기 위한 직전이니까.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진정한 자기 자신에 눈뜨지 않고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에 지배당한다면, 결코 마음이 고요한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 없으며, 좋은 삶을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책에서)

 

자신을 안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가치, 자신의 재능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첫 출발선에 있기에 탐색하고 실행하고 방황하는 것은 특권이자 의무가 아닐까.

 

잔 다르크가 프랑스군을 이끌고 오를레앙 성을 되찾는 나이가 17세였고, 3.1 만세운동 정신의 상징이며 겨레의 꽃이라 불리는 유관순 열사가 순국한 나이가 18세였습니다. 또한 마르코 폴로는 17세 때 아버지와 함께 베네치아를 떠나 중국으로 향했으며, 알렉산더 대왕이 그리스 연합군과 싸워 승리한 나이가 18세였습니다. (책에서)

 

사춘기를 전후해 뇌와 신경의 발달은 폭발적이라고 한다. 지적 에너지가 어느 때보다 충만하고 열정적이다. 이런 뇌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자신의 신념과 열정과 결합한다면 역사적인 일을 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자아 발견의 순간, 재능 발견이 순간이 열정으로 연결된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기에........

 

저자가 추천하는 자아 탐색에 도움을 주는 책.......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에크하르트 툴레의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반성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 -소크라테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폴 부르제

 

내면 깊숙이 숨겨진 질문을 꺼내어 자신의 가치를 끌어내는 질문은 스스로 주인이 되는 주체적인 삶일 것이다. 삶에 대한 끝없는 물음에 대한 해답은 스스로 내려야겠지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도 인문학이리라. 청소년기에 인문학의 힘을 강조하는 책, 삶을 통찰하며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가지라는 책,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15명 선생님의 강연이 열정으로 담긴 책이다. 15인 선생님들의 강연료, 모든 책 인세가 청소년 인문학 배움에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청소년에 대한 애정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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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프레데리크 그로 지음, 이재형 옮김 / 책세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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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걷기와 사유의 함수 관계!

 

걷기를 스포츠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행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걷기를 사유의 시간, 철학의 시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창작의 바탕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걷기는 두 발만 있으면 되는 단순한 스포츠, 저렴한 여행, 소박한 철학, 열린 창작의 도구인 셈이다. 실제로 세상의 많은 철학자, 수학자, 과학자, 문학가들도 그렇게 걷기를 즐겼다고 한다.

가능한 앉아 있지 마라.

야외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생겨나지 않은 생각은 무엇이든 믿지 마라.

근육이 춤을 추듯이 움직이는 생각이 아닌 것도 믿지 마라. 모든 편견은 내장에서 나온다.

-니체 (21쪽)

 

니체의 '차라투스트라'와 '영원회귀'는 걷기에서 얻은 결과물이다. 24살에 문헌학 교수로 임용될 정도로 천재였던 그는 음악가 바그너를 스승으로 삼았고 그의 부인인 코지마를 짝사랑했다. 하지만 잘못된 짝사랑은 스승과 감정적인 오해를 일으키면서 견디기 힘들게 했고 결국 두통에 시달리던 그는 학교를 사직하고 걷기와 글쓰기에 전념하게 되었다. 그의 걷기는 그를 괴롭히는 두통에 대한 치유책이었으며 자신과 이야기 하는 시간이었다. 하루에 8시간을 걷기도 하면서 <방랑자와 그의 그림자>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길을 걷는 도중에 생각이 났으며 그것을 옮겼을 뿐이라고 한다. 걸으면서 구상된 것들, 떠오른 생각들에 스스로도 놀라워했고 감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걷기 예찬론자가 된다.

 

책, 인간 음악의 가치와 관련된 우리의 첫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그는 걸을 수 있는가?(.....)" <즐거운 학문>(34쪽)

 

그는 손으로도 글을 썼지만 발로도 글을 쓴 셈이다. 눈과 귀로도 자연을 느꼈지만 영혼으로도 느낀 것이다. 그의 저서들은 걷기에 빚을 진 셈이다. 허약해진 몸이 더 이상 걷기를 허락하지 않을 때까지 그는 걷기를 즐겼다고 한다.

 

진정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것, 그것은 곧 긴 여행을 시도하는 것이다.<서한집>(152쪽)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역시 산책가로 유명하다. 그는 에머슨이 사놓은 월든 호수 근처에 손수 지은 오두막집에서 자급자족의 소박한 생활을 했다. 그 2년의 생활동안 그는 규칙적으로 걷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그가 남긴 책은 <시민불복종>, <월든>, <산책> 등인데, 이 중에서 <월든>은 그의 숲 속 체험기를 소박하게 철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사랑과 돈, 명예보다는 내게 진실을 다오.<월든>(151쪽)

 

하루 3~5 시간을 걸으며 숲 속의 모든 동물, 식물, 햇빛, 공기와 대화하던 그는 욕심을 버린 소박한 삶이 모두를 건강하게, 더욱 행복하게 함을 손수 체험으로 보여주었다. 소로는 걸은 시간만큼 똑같이 글 쓰는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그는 언제나 현실에 두 발을 내리고 진실 된 삶을 살고자 했고 그렇게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평생을 소박하게 살며 행동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철학자, 수학자, 과학자, 문인, 민족지도자들은 그렇게 걷기를 즐겼다.

시인 랭보, 철학자 니체, 교육이론가 루소, 철학자 소로, 철학자 칸트, 철학자 벤야민, 민족운동가 간디 등은 걷기를 통해 사유를 즐겼고 책을 썼고 학문을 완성했다.

 

혼자 걷기는 자신과 만나는 고독의 순간일 것이다. 혼자일수록 만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자연의 소리를 듣고 식물이나 동물과 만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내면과, 자신의 영혼과 만난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걷는 순간은 귀에 들리는 모든 것, 눈에 보이는 모든 것, 마음에서 울리는 모든 생각이 친구가 되는 순간인 것이다.

 

발걸음의 규칙성은 리듬감을 주고 뇌를 자극하는 걸까. 걸을 때의 온 몸의 경쾌한 흔들림이 심장을 자극하는 걸까. 걷다 보면 모든 것이 흡수될까.

피부로 스며들고 감각기관을 통과하는 걷기인데...... 뒤에 남겨진 발자국마저 예술이 되고 그렇게 자연과 동화가 되는 걷기...... 몸 건강에도 좋고 마음 건강에도 좋은 걷기는 나를 살리는 행위일 것이다. 걷기에 대한 철학책을 읽으니, 나도 사유하며 느리게 걷는 순간을 즐기고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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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5
최재천 외 7인 지음 / 꿈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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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청소년 인문학, 읽는 재미가 있어!!

 

 

 

인문학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공부이기에 인간이 인간 공부를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삶의 본질을 알기 위해, 사람의 생각을 알기 위해, 지금의 나를 알기 위한 공부는 그래서 의미 있고 가치 있을 것이다.

단답식의 수업을 벗어나, 일방적인 주입식 공부를 벗어나 자유롭게 질문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을 학교에서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게 된다. 왜냐면 이 책은 청소년 인문학 이야기니까.

 

 

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첫 번째로 나온 환경이야기는 마치 동물의 왕국을 보는 기분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승자법칙, 적자생존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진진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데…….

 

도도새와 펭귄의 비유를 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도태할 것이냐 아니면 살아낼 것이냐. 살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란 무엇일까.

도도새는 마다가스카르 섬 곁에 있는 모리셔스 섬에 살았던 비둘기목에 속한 새다, 섬에는 먹을 것이 풍족하고 천적이 없었다. 모리셔스 섬에서 도도새들은 유복하게 자란 것이다. 너무 좋은 환경이 문제였을까. 도도새들은 너무 많이 먹어 뚱뚱해졌고, 먹이를 구하러 날아다닐 필요가 없었기에 더 이상 날지 못했고 달리기조차 버거웠다.

결국 인간이 섬에 들어오면서 인간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인간이 데려온 짐승들의 먹이가 되면서 도도새는 종족 멸종으로 막을 내렸다. 생태계는 느림의 미학이 아닌 걸까. 치열한 자연의 현장이 우리의 모습 같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펭귄은 어떤가. 새이긴 하지만 환경이 나쁜 극지방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영과 달리기로 자신을 특화했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바다 수영이 절실했던 것이다. 같은 새이면서도 날지 못했던 도도새와 달리 펭귄은 다른 기술을 개발해서 생존의 역사를 만들어 왔던 것이다. 환경의 차이가 삶에 반전을 줄 수도 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를 자연에서 배우게 된다.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자신만의 특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살려서 즐겁게 하라고 한다. 자기 교만은 금물이지만 늘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인정하고 격려하라고 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책에서는 공룡의 멸종, 치타가 달리기 선수가 된 이유, 아귀가 살아남은 이유, 북극곰의 피부가 검은 이유 등이 있다.

열악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이유, 자신만의 특수화, 자기만의 전문화가 필요한 이유 등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 자기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라는 이야기, 꿈을 향해 날갯짓을 하라는 이야기……. 이 모두가 자연과 사회의 적자생존법칙임을 생각하게 된다.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생태계의 모습과 생태계에 혼란을 주는 환경문제를 접하면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지구를 지키기 위해…….

역사에서는 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우리가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그 역사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데…….

과거의 역사는 전제군주의 역사였다. 과거, 왕의 권력은 절대적이었다. 중국 갑골문자나 그 뜻을 풀어놓은 <설문해자>에는 王이라는 상형문자가 있다. 王이라는 글자는 도끼를 형상화한 상형문자였다니…….

신하 臣은 눈을 크게 뜨고 주인을 바라보는 노예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지배자의 손과 발이 되어 모든 것을 돕는 존재. 백성 민은 눈을 감은 노예, 눈알을 빼버린 노예라는 뜻이다.

재상의 宰는 왕의 음식을 만들던 조리사이고, 相은 왕을 위해 나무를 베어다가 집을 지어주는 사람이다. 즉 재상은 왕의 의식주를 해결해주며 왕의 살림을 관리해주다가 왕의 세력이 커지면서 더불어 세가 커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정승이나 재상이 오늘날의 총리 격인데, 총리( Prime Minister)를 나타내는 Prime 은 '최고의'라는 뜻이고 Minister는 '노예'라는 뜻이다. 영어 표현 역시 왕의 의식주를 담당하던 노예 중에서 우두머리를 뜻한다니, 이런 우연이…….

 

지금은 국민주권 시대에 살고 있다. 짐이 왕인 시대가 아니라 국민이 왕인 시대다. 하지만 아직도 왕정시대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은 점은 없는지, 왕정 시대의 노예근성은 없는지를 생각해보자는데……. 과연 나는 남에게 좌우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살고 있는가.

고전문학에서는 괴테를 다루고 있다. 독일 문학의 거장인 괴테는 독일의 자부심이다. 나치시대의 히틀러조차 괴테를 함부로 어용하지 못했을 정도로 말이다. 괴테가 살던 시절, 독일은 문화후진국이었고 이런 독일에 문화적 위상을 세워준 사람이 바로 괴테였다.

그의 작품인 <젊은 베르터의 슬픔>은 그 당시 전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젊은 남녀들은 주인공의 복장을 따라하거나 주인공들의 연애방식을 따라하거나 심지어는 주인공처럼 모방 자살까지 유행이 되었다. 유명인의 자살을 따라하는 것을 '베르테르 효과'라 할 정도인데……. 그래서 한때는 금서가 되기도 했던 책, <젊은 베르터의 슬픔>.

화가였으나 능력이 부족한 베르터,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환경, 내면적 고민까지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는 작품을 통해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멘토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작품을 읽을 때 줄거리 이상의 시대적 상황, 내면적 고민까지 읽으라는 말에 정말 공감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책 읽을 시간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할 텐데…….

 

책에서는 이외에도 김종갑의 우리 몸에 대한 이야기, 최재천의 동물사랑, 배병삼의 공자와 배움, 소래섭의 시와 백석, 강유정의 예술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책을 통해 많이 접했던 내용들이지만 청소년의 취향에 맞게 쓴 글이어서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맛이 있다. 환경, 역사, 사회, 과학, 동양철학, 문학, 예술 등 8가지 주제들……. 한 권의 책에 다양한 분야를 담았다는 점도 읽을거리가 풍부하다는 뜻이리라. 입맛대로 읽을 수 있는 청소년 인문학이다. 쉽고 재미있는 인문학 강연이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다섯 번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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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콘서트 - 지루할 틈 없이 즐기는 인문학
이윤재.이종준 지음 / 페르소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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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콘서트]지루할 틈 없이 즐기는 인문학, 말의 매력에서 인생의 묘미까지~

 

말 많은 세상이다.

초원에서 뛰어노는 말이 아니다. 강이나 바다에서 자라는 미끌미끌한 식물이 아니다. 사람의 입을 통해 내뱉어지는 소리다. 매일 내뱉고 매일 듣는 말. 말. 말.

말 콘서트라니! 제목만 들어도 가슴 펄떡인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말잔치, 말장난이 일상이다. 그런데 말 콘서트라니까, 더욱 우아하고 멋스럽고 속 깊은 느낌이다. 클래식하다.

 

처음부터 매력덩어리다.

 

리파티(재치즉답)는 하나의 장르를 이루고 있다. 리파티는 재치 있는 즉답, 즉 단박에 재치 있는 한 방의 말 펀치로 받아쳐 상대를 압도하는 말대꾸를 말한다. (26쪽)

 

재치 있고 위트 넘치는 즉석대답을 순식간에 할 수 있다면 상당한 경지다. 고수의 세계다. 리파티는 오랜 숙련, 깊은 사고, 연습과 훈련의 산물이 아닐까. 아니면 리파티의 천재이거나. 적시에 내뱉는 리파티 한 방은 허를 찌르는 짜릿한 기습공격일 텐데……. 해학과 풍자와

기지가 가득해서 통쾌한 웃음을 주거나 유쾌한 스트레스 해결책이기도 할 텐데…….

 

매버릭이란 '홀로 튀긴 하지만 다수가 안일한 선택을 할 때 용기 있게 독립 입장을 취하는 지식인'이다. (29쪽)

예전에 친구가 권해준 영화에 <매버릭>이 있었다. TV로 봤는지 비디오로 봤는지 잘 기억나진 않지만 멜 깁슨과 조디 포스트가 나왔던 서부영화였다. 그러고 보니 주인공들이 개성이 강하고 용감무쌍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가진 도둑들이었는데……. 그때도 보면서 제목이 내용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매버릭.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일까.

 

-사람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람은 죽을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36쪽)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상어를 죽이고 나서 한 말이라고 한다. <노인과 바다>는 인생을 통틀어 자신이 슬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했던 헤밍웨이. 그는 쉬운 단어, 짧은 문장을 사용했고, 명사·동사 중심의 긍정문을 사용했다고 한다. 헤밍웨이에 의해 확립되었다는 하드보일드 스타일(강건체)은 사실만을 객관적이고 냉정한 문체로 적는 것이다. 그래서 헤밍웨이의 작품에서는 더욱 남성적인 느낌이다. 세계대전에 적십자사의 구급차 운전사로, 종군 기자로 참여했던 그는 사냥이나 낚시, 투우 등의 핏빛 취미를 즐겼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남성적인 글이라고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노인과 바다>에서는 망망한 대해에서 거대한 청새치와 사투하며 잡는데 성공한다. 실제로 헤밍웨이는 쿠바에서 20년 넘게 살면서 청새치 800마리, 참치 200마리를 잡은 것이라고 추산된다는데……. 고기잡이에 대한 반전문가적인 경험과 지식이 <노인과 바다>라는 명작으로 나올 수 있었으리라.

 

  

훌륭한 농담(joke)은 비평할 수 없는 결정적이고 신성한 것이다. 인간과 훌륭한 농담과의 관계는 절대적이며 신성하기까지 하다.(423쪽)

농담의 가치를 보여준 영국 비평가·시인·소설가 체스터턴의 말이다. 훌륭한 농담이든 아주 오래된 농담이든 조크는 말의 예술, 철학의 최고봉이 아닐까. 촌철살인이기도 하고 최적의 처방전이기도 하니까. 말 한마디에 울고 웃고, 말 한마디에 오해가 풀리거나 쌓이고, 말 한마디에 세계인들을 휘어잡기도 하니까.

 

나는 풍요로운 빈곤 속에 산다. (433쪽)

역설의 맛을 제대로 보여준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어긋난 논리와 상반된 표현, 대립적인 시각에서 한바탕 웃음이 나고, 깊이 생각하게 되고, 색다른 말의 묘미와 화려한 역설의 진미를 맛보게 된다. 역설은 말의 진국이다. 덤으로 인생의 맛까지 느끼게 한다.

 

말 많은 세상에서 말 콘서트를 보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다.  질적으로 다른 말, 세계사에 길이 남을 명문장, 영혼을 울린 말은 들어도 들어도 물리지 않으니, 더욱 아이러니다. 말 같지도 않은 말이 아니라 말의 깊은 빛깔과 진한 울림을 담은 말 잔치, 지루할 틈이 없다. 읽을수록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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