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力사전 - 세상을 읽는 힘
김동주 지음 / 종합출판(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감성과 유머 가득한 직설 사전^^! [인문力사전]

 

 

 

 

오랜만에 사전을 펼쳐 들었다.

헐~

ㄱㄴㄷ 순서로 찾아보기가 되어 있는 사전이지만 기발하고 깜찍하다.

 

 

 

 

 

세상을 읽는 힘 인문力 사전.

표지에 있는 책 제목의 의미가 서서히 와 닿는다.

 

 

 

 

 

가격 돈으로 살 수 없는 유일한 것

가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기준의 척도

거짓말 참말보다 하기 어려운 말을 참말처럼 하는 것

건강 아프기 전까지는 전혀 문제가 안 되는 이슈, 수 만 가지의 질병과 싸우는 독불장군

광고 영악한 공갈과 아첨의 혼합, 긴가민가한 사실을 완전 거짓말로 바꿔 놓는 기술, 상품이 지독히 안 팔릴 때 그것의 장점에 대해서는 벙어리, 장점에 대해선 떠버리로 일관하는 알랑방귀 선전

 

 

 

 

말단에 있다는 이유로 고되고 험한 일만 해야 하는 신체부분 (예) 다른 신체부분을 위해 대신 진창에 빠지는 일, 시들해진 애인을 걷어차는 일, 싸울 때 상대방을 공격하다가 그가 쎄게 나오면 허벌나게 도망치는 일

번개 하나님의 자필 사인, 하나님이 인간세상의 사진을 찍을 때 터뜨리는 플래시

부자들을 보호하는 시스템, 사이가 부패할수록 더 많아지는 규칙, 깨끗한 사회에선 소용없고 부패한 사회에선 깨져버려 이래저래 쓸모없는 원칙, 특별법이 있어 일반법은 있으나마나 한 헛것.

벼락 눈 먼 자연현상(참고: 죄는 막둥이가 짓고 벼락은 샌님이 맞는다. 한국 속담) 골퍼들이 골프채를 내던지고 달아나는 꼴을 보려는 하느님의 심심풀이 장난

보험 인간이 고안한 가장 지능적인 영악한 사업, 현실의 불확실성을 빌미로 겁을 주고 떼돈을 뜯어가는 사업

 

 

 

 

 

 

 

 

 

 

 

천재지변 자연의 자연적 몸살

착각 인생을 사는 이유, 감각의 차질, 제 잘난 멋에 의한 오해

천당 모두 원하지만 일찍 가기를 원치 않는 곳

철학 인간이 삶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담요

청년 열정, 낭만, 갈등이 뒤범벅이 된 실존적 혼란기의 젊은이

 

 

 

 

 

 

이 사전은 일반사전처럼 속담, 관련예문, 유의어, 반의어, 참고 등이 있다.

하지만 내용은 직설적이고 냉소적이고, 자극적이고, 공격적이기까지 하다. 우리가 평소에 하던 행동, 사고 패턴을 그대로 보여주는 직설 사전이다. 그래서 더욱 해학과 풍자가 넘쳐난다. 지식충족 뿐만 아니라 감성까지 풍부해지는 사전, 위트와 해학이 넘치는 사전, 촌철살인의 인용구 사전, 경구, 금언, 명언이 가득한 사전이다. 딱딱한 사전이 아니라 말랑말랑하면서도 그 속에 알갱이가 가득한 사전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며 호기심을 폭발시키는 사전이다. 인문학 용어를 시대적 감성으로 녹여 낸 사전이다. 언어적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사전이다. 인문학에 대한 잡학사전이다. 유머와 시대적인 감각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인문학이 무엇인가를 온 몸으로 설명한 느낌이다.

 

이 책은 저자가 다독하면서 메모하거나 떠올렸던 생각들을 지인들에게 소개해보고 싶은 마음에 정리해 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문 내용의 배열 형식은 이미 100여 년 전에 미국 작가 앰브로스 비어스가 <악마의 사전>을 통해 시도한 방법으로 폭발적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이 책은 <악마의 사전>과 비슷한 배열 형식을 하고 있으나 주제와 세부 내용, 책의 내용 등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일상회화, 스피치, 에세이, 소설, 칼럼, 방송, 기타 글쓰기, 취업 시 면접 등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혜안을 주는 책이다.

 

어휘력 부족을 느끼는 사람, 감성부족을 느끼는 이, 유머감각이 부족 한 분, 인문적 소양이 급하게 필요한 분들을 위한 책 같다. 누구에게나 적극 강추다. 창의적이고 기발하고 엉뚱하다. 퀴즈놀이용으로도 제격이다. 히히거리면서 읽는 사전이다. 개콘의 <현대 레알 사전>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만의 기발한 감성사전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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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슈퍼 리치의 종말과 중산층 부활을 위한 역사의 제언
샘 피지개티 지음, 이경남 옮김 / 알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부의 평등을 이룰 수 있을까~<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상위 1%의 부자인 슈퍼리치의 종말은 올까. 중산층의 부활은 언제쯤 이뤄질까.

지금은 빈익빈 부익부의 세상이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들이 공공연한 진리처럼 회자되는 세상이다. 갈수록 부의 편중이 심화되고 굶는 이들도 갈수록 늘어간다는 글을 읽을 때면 슈퍼리치의 부의 독점에 불편한 마음이다. 과연 부의 독점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부가 흘러넘치는 자와 늘 굶주리는 자의 간극을 메울 수 있을까.

 

저자의 말처럼 성숙한 사회란 평등한 사회일 것이다.

자본주의국가에서 부의 분배가 고르게 이뤄질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야 성숙한 사회가 아닐까.

그렇게 되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정부는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고, 서민들은 어떻게 행동해야하며, 부자는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할까.

 

 

이 책에는 오래된 금권주의의 역사, 부자들에 저항한 보통사람들의 끈질긴 승리사, 정치인들의 과감한 부자세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미국에서는 전쟁과 경제 대공황을 겪던 시절에 부자세의 효력을 톡톡히 보았다고 한다. 어려운 나라살림을 볼 때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쪽으로 급격하게 여론이 기울자, 정치권에서도 이를 놓칠세라 발 빠르게 소득세율을 제도화 시킨다. 물론 부자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대중들의 열망과 역사적인 대세 앞에 굴복한 부자들은 엄청난 세금을 내게 되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는 소득세율이 90%에 이른 부자도 있을 정도로 부자들을 쥐어짰다.

 

전쟁 중 루스벨트 대통령은 모든 기업에서 나오는 기업 이윤에 최대한의 세금물리기 정책을 펼쳤고, 세금을 내고 난 후의 순 소득이 25000달러 이상의 순소득을 가져선 안 된다고 못 박기도 했다. 그 이후로 중산층의 황금시대가 열렸고 활기찬 근로자들을 만들었으며 누구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시절이 되었다.

 

오늘날 슈퍼리치들에게 90%의 세율을 적용하면 어떨까. 부자들은 대부분 반대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당장이라도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부자들의 주장은 억측이며 통념일 뿐 진실은 아니라고 말한다. 1950년 전후 미국은 무너지지 않았고 오히려 부의 평등을 누리게 되어 사회적인 안정을 구가했다는 것이다.

 

1928 대공황 이전에는 최상위 1% 슈퍼리치들이 전체 국민소득의 25%를 쥐었고 1950년대에는 이들의 몫이 10%로 줄었다. 1956년 미국의 소득분포는 밑이 피라미드형에서 가운데가 통통한 다이아몬드 형으로 바뀌었다. 의사, 변호사, 상인, 성직자 등의 중산대중(mass middle class) 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서민들 뿐만 아니라 부자들도 안정과 안락을 누리는 시대였다.

 

 

세금을 부담할 여력이 충분한 사람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누진세율제도, 각 직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노조의 존재는 사적 재산의 무제한 팽창을 막아온 일등공신이다.

세계적으로 중산층의 증가추세는 평등주의의 개가인 셈이다. 하지만 경제가 약간만 불안해도 흔들리는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하며 위태롭다.

중산층의 메카였던 캘리포니아는 고등교육에 투입하는 돈보다 더 큰 몫의 국가 예산을 감옥에 쏟아 붓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안전과 안락을 누리는 삶을 살았던 1950년대와 달리 지금은 경기불안이 빈부극차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다시 시작된 금권주의 도래는 달라진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불평등한 사회는 평등한 사회보다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훨씬 높다고 한다.

부자들은 규제가 최소화돼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임금이 올라 소득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난한 자와 부자 사이의 엄청난 간격을 방치한다면 사회의 안정은 장담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저자의 말처럼 불편은 감수할 가치가 있고 부는 가치 있는 희생이다. 공감한다.

 

이 책에는 지난 100년 동안의 미국경제사, 부의 독점, 부의 불공평을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담았다.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변화인 평등을 무기삼아 인간존중, 심화되는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오랫동안 세상을 지배했던 부자들의 역사를 읽으며 최저임금문제, 복지세 등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시간이다. 좋은 사회에서 위대한 사회가 되려면 경제적 평등을 이루어 사회적 평등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기본적인 인간다운 생활이 보장되는 사회일 때 진정 행복한 사회임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사회적, 경제적 성숙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샘 피지개티이며,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르몽드 디플로 마티크 등에 수십 년 간 글을 기고하는 베테랑 언론인이다. 경제 불평등에 대한 깊은 관심을 글로 쓰는 노동전문기자다.

 

 

**이 도서는 예스24시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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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빛난다 - 허무와 무기력의 시대, 서양고전에서 삶의 의미 되찾기
휴버트 드레이퍼스 외 지음, 김동규 옮김 / 사월의책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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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빛나는 삶, 환희의 날을 위하여^^ - 모든 것은 빛난다.

 

 

세계는 과거의 방식으로 더 이상 우리에게 중요성을 띠지 못합니다. 호메로스 시대의 그리스인들이 영위했던 열정적이고 의미심장한 삶, 그리고 단테의 중세 기독교 세계를 구성했던 의미의 거대한 위계질서는 모두 우리의 세속 시대와는 뚜렷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과거 세계는 다양한 형태로 성스럽게 빛나는 사물들의 세계를 이루곤 했습니다. 그러나 빛나는 것들은 이제 멀리 사라진 듯합니다. 이 책은 그 빛나는 것들을 다시 한 번 가까이 가져오고자 합니다. (서문 중에서)

 

 

시대가 다르면 행동양식이나 사고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현대를 인간성 상실의 시대라고 표현할 때면 한 편으로는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섬뜩해진다.

예전의 따스한 인간적인 모습들이 사라지고 기계적인, 획일적인, 집단적인 특성들이 차츰 현대를 덮게 된다면 우리의 희망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가치의 기준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저자들은 현상학과 실존주의 철학 연구의 대가인 휴버트 드레이퍼스 교수와 숀 도런스 켈리 교수다.

 

 

저자들은 현대를 인간의 이성이 빛나던 시대가 사라지고 무기력과 허무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남자가 있다고 하자. 과감히 뛰어들어 구해주는 사람은 시민 영웅이 되고 그 외 사람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구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여기서 선택의 짐을 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본다. 시민영웅은 단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았기 때문에 손을 내밀었을 뿐이고, 주저 없이 행동했을 뿐이라고 한다. 그는 자기 선택의 기준이 명확해서 확실히 행동한다. 반면에 다른 이들은 불확실성과 주저함 속에서 자기 확신과 자기 의지로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이 약하다.

 

 

마음은 있으나 행동은 없는 무기력의 시대는 모든 이들을 버겁게 한다.

마약이나 오락, 그 밖에 자기 자신에 대한 감각마저 잃게 만드는 다양한 유혹들에는 자신의 길을 명확히 갈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강박과 심취와 중독의 노예로 살고 있지 않은가.

마약, 알코올, 약물뿐만이 아니라 게임, 블로그, 스마트폰, 상품 따위로 자신이 하려한 일을 잊은 적은 없는지.

통제력을 상실하고 대중적인 방향으로 끌려 간 적은 없는지.

이러한 무기력이 선택의 기로에서 회피하게 만든다.

그러니 영웅적인 행동, 주관적인 결단이 점점 희귀현상이 되고 있다.

 

 

하루를 왜 사는지 생각도 없이 그저 주어진 대로 살아갈 뿐이라는 사람들도 많다.

위대함의 특징은 상황의 요구에 따라 일관되게 반응한다. 주춤거리지도, 동요하지도, 눈치 보지도 않는다. 우리 모두를 괴롭히는 인간적인 우유부단함 같은 것에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다. 위대함을 존중하면서도 일상은 위대하지 않다는 모순들.

어쩌면 매순간 선택을 해야 하는 나 자신의 존재는 부정할 수 없다. 선택의 짐이 인간 실존의 필연적 특징처럼 보인다.

 

 

시민 영웅들의 선택에는 의미 있는 삶에 대한 가치가 깔려 있다. 용기 있는 선택이 개인적일 수도, 사회적일 수도 있지만 그런 선택이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현대인의 무기력을 보게 된다.

삶의 방식이란 특정한 지역, 문화 보다 훨씬 깊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선택의 문제가 단순하지 않은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음을 본다.

모두에게 이런 특징들이 일반화 되어 있다면 지금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성향들에 과연 희망을 걸어도 될까.

그러나 올바르게 살기 위한 규범에 일치하도록 행동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이런 어려움을 아크라시아, 또는 의지의 허약함이라고 불렀다. 선택의 어려움, 행동의 어려움이 본질이라면 지금 우린 무엇이 문제일까.

 

햄릿의 유명한 독백,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는 선택의 근본적인 문제를 담은 것이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 - 도스토옙스키 (본문 중에서)

 

 

중세의 신은 실존적인 문제를 묻기도 전에 답해주는 역할을 했다. 현대인들은 실존의 기본 문제들에 대해 이미 답을 가지고 있던 중세가 아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답이 없는 질문이 현실을 허무하게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 걸까.

 

 

나는 오랫동안 되풀이 된 경험을 통해 느낀 바 있다. 인간이란 어떤 경우에서건 자기가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한 기대치를 결국에는 낮추거나, 적어도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행복은 결코 지성이나 상상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심장, 침대, 식탁, 안장, 난롯가, 그리고 전원 등에 있는 것이다. - 모비딕 (본문 중에서)

 

 

선택의 자유가 현대의 삶이 이룩한 위대한 진보의 표식 가운데 하나일까.

 

현대 세계의 특징은 우리들 대다수에게 그 이전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그 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보다는 우리가 이런 종류의 실존적 선택에 직면했을 때, 저것 아닌 이것을 선택하게끔 해주는 참다운 동기가 없다는 점이다. (본문 중에서)

 

앞으로 고도의 문화를 가진 어느 시적인 민족이  그들의 타고난 권리로써 옛날의 쾌활한 오월제 신들을 불어내어   오늘날의 이기적인 하늘 아래   신들이 사라진 언덕에 그 신들을 다시 앉힌다면,   거대한 향유고래는 틀림없이 제우스처럼 높은 자리에 군림하게 되리라. - 모비딕 (본문 중에서) 

 

 

 저자들은 호메로스, 아이스킬로스,  예수, 바울, 아우구스티누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 단테, 데카르트, 칸트, 사르트르,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끌어 들인다.

 

다시 신들을 불러 모으고 신념을 일반화하면 허무와 무기력을 극복 할 수 있을까.

 

 

진짜 문제는 형이상학적인 데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초자연적인 실체로서 신 혹은 신들이 존재하는지, 또 그 속성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진짜 문제는 현상학적인데 있다. (본문 중에서)

 

우리가 어떻게 세계를 경험하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지의 문제가 더 앞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진짜 쟁점은 신이 원인자인가 아닌가에 있는 게 아니라, 감사가 과연 적절한 반응인가 하는데 있다는 얘기다. (본문 중에서) 

 

 

이 책에는 우리 시대의 문제점들에 대한 인식과 해결점을 풀어 갈 때, 소설, 영화, 고전 등의 친숙한 소재들을 가져 온다.

그리고 문학도 예술도 빛에 이르는 길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성스러움의 가능성을 찾아 나서기 위해서는 말이다.

 

지적 이해만 가지고 세계를 대하다 보면 무의미와 허무주의는 필연적 일지도 모른다. 머리의 한계처럼.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작동시켜 온 몸과 영혼으로 삶을 대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다시 신의 시대로 회귀할 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은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주제들을 가지고 가치를 선택하고 발견하기 위한 실존적 선택의 기로에 선 현대인의 무기력과 허무함을 친숙한 소재들로 풀어냈다.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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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 소비문화와 풍요의 뒷모습, 쓰레기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
제프 페럴 지음, 김영배 옮김 / 시대의창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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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 - 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소비문화와 풍요의 뒷모습, 쓰레기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이라는 거창한 부제가 마음을 끈다.

 

풍요의 시대에 소비가 미덕이 되면서 어느덧 절약의 미덕은 쓰레기통으로 사라져 버렸다.

'마냥 그래도 되는 걸까' 라며 걱정하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났다.

 

쓰레기탐색자.jpg

 

 

최근에 읽은 <에네르기 팡>에서는 지구의 자원들이 정점을 지나 고갈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는 자원고갈의 심각성을 모르는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소비와 낭비는 도시에 흘러넘친다.

자원이 한정된 지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자자손손 풍요를 누리려면 대책이 필요한 법인데....

 

 

 

이 책은 쓰레기가 주는 문화적 코드를 이해하자는 걸까, 쓰레기를 재활용하자는 걸까,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걸까, 그냥 쓰레기 자체에 대한 해부일까.....

호기심을 잔뜩 가지고 이 책을 펼쳤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누추함을 강조했고, 그 속에서 묻어나는 위대함을 발견했다.

-진 게넛 <좀도둑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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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애리조나 대학의 종신교수직을 박차고 나와 텍사스 주 포트워스의 오래된 옛 고향에서 8개월 동안 거리를 떠돌며 여행을 하게 된다.

재활용품을 수거하기도 하고 쓰레기들을 수집하면서 길거리 세계에서, 쓰레기 더미에서 건져 올린 현장 연구들...그리고 법률적인 연결고리들...

 

 

 

한국에서도 이른 새벽을 다녀보면 도시의 쓰레기가 넘쳐 남을 볼 수가 있다. 그러다 해가 뜨고 출근 시간이 되면 거리는 말쑥한 모습으로 단장되어 있다. 그 사이에 분리수거 차량들이 다녀가거나 쓰레기 차량, 음식물 쓰레기 차량, 종이박스 모으는 노인들이 다녀간 것이다.

아파트에서도 쓰레기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분리가 되고 재활용이 되기에 쌓여서 지저분한 느낌을 받은 적이 별로 없다.

 

 

 

소비지상주의인 미국.

소비를 넘어 낭비가 넘실대는 미국의 거리들을 보며 자원고갈, 환경오염, 동물의 서식지 파괴에 대한 교육을 미국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개발도상국들이 낭비라고 하는 것은 미국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도시와 도시 사이의 사회적, 문화적 틈새에 존재하는 이들의 삶을 본다. 필요에 의해 구입한 물건이 보물이 되었다가 쓰레기로 버려지면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소중한 자원으로 재탄생하거나, 예술품으로, 대안 건축물로, 재활용품으로, 돈으로 탄생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속에서 그 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사회적 불평등의 깊이가 심각함을, 무분별한 낭비에 대한 전 지구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나는 '소비와 낭비는 오늘날의 우리 사회가 가진 가장 큰 파괴 행위 가운데 하나'라고 잠정적으로 판단한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보면서 미국은 왜 아직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건지, 왜 쓰레기를 줍는 게 불법인지, 주운 쓰레기 거래가 왜 불법인지가 의아했다.

 

쓰레기 수집과 관련된 비극들은 무엇일까.

 

 

베트남 하노이 정부는 6,000명의 ‘수집가와 중개상’을 지원해준다. 그러나 베트남 등지에는 전쟁 당시 폭발하지 않은 수류탄이나 지뢰, 포탄 등이 너무 많아서 금속류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 중 매년 많은 수가 희생된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도시의 한 쓰레기장에서 금속 폐품을 줍던 사람들이 쓰레기더미에 깔려 한꺼번에 아홉 명이나 목숨을 잃기도 했다. 북러시아에서는 핵연료 시설에 고용된 네 명의 고철 처리반원들이 발전설비의 뚜껑을 잘못 여는 바람에 방사능에 노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두 명은 심각한 화상과 함께 방사능 관련 질병으로 병원에 후송되었고 다른 두 명은 감옥에 갔다.(본문 중에서)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하는 작은 역사들, 감성을 자극하는 흔적들은 무엇일까.

 

 

이혼, 별거, 사망, 자녀의 유학, 거주지 이전 등과 같이 삶의 급격한 변화를 겪는 이들이 남긴 흔적이다. 일주일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나오는 생활 쓰레기와는 달리 이런 종류의 쓰레기더미에는 갑작스러운 비극이나 변화 때문에 일상적인 사회생활이 끊김으로써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누군가의 과거가 담긴 물건들이 엄청난 양으로 쌓여 있다. 그중에는 빛바랜 아기 신발, 학위증, 결혼사진, 티켓 영수증, 오래된 신문 스크랩 등과 같이 한 사람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녔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물건도 포함되어 있다. (본문 중에서)

 

 

쓰레기를 뒤지는 것도 취미가 될 수 있을까.

 

 

“저는요, 미쳤어요. 쓰레기를 뒤지는 데 완전히 빠졌지요.” 일레인이 웃으며 말했다. 일레인은 포트워스의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오랜 친구들은 그녀가 쓰레기 줍는 일을 그만두었으면 했지만, 결국 시 정부에 체포될 때까지 그만두지 못해 집 마당을 깨끗이 정리하라는 명령도 받았다.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카렌과 나는 특히 일레인이 주운 쓰레기를 가지고 장식하는 이야기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크리스마스나 할로윈데이, 추수감사절 같은 명절 때면 길거리에서 주운 물건들을 활용해서 현관에 있는 마네킹이나 나무 등을 꾸민다고 했다. 아, 한 가지 더 있다. 그녀는 내년에 작은 혼다자동차를 팔고 쓰레기를 줍기 안성맞춤인 차를 장만할 예정이다.(본문 중에서)

 

 

 

술 애호가라면 이럴 땐 어떻게 할까.  술파티를 할까.

 

 

쓰레기 수집의 세계란 늘 술에 절어 있는 사람들의 세계가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쓰레기통이나 각종 쓰레기봉투에서 술병을 찾고 보면 어떤 것은 꽉 차 있고 어떤 것은 반쯤 차 있다. 종류도 샴페인부터 포도주, 증류주 등 다양하다. 깜빡 잊고 버린 것이든, 질려서 버린 것이든, 경찰 단속 때문이든 이유야 무엇이든 뚜껑이 열린 맥주 캔, 맥주병 등도 발견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증류주나 과실주 같은 것들은 집으로 가져가고 맥주는 보통 다른 사람을 위해 남겨둔다. (본문 중에서)

 

쓰레기 더미에서 미래의 직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지도 모른다. 이건 꽤 괜찮은 건데.....

 

자전거를 타고 나선 길에 구리선과 알루미늄 캔, 3페니, 낡은 고등학교 졸업장과 함께 1941년 판 《항공기술 매뉴얼》 한 권과 공군에서 1953년에 발간한 《훈련과 예절》 매뉴얼 두 권을 얻었다. 그중 한 권에는 내 미래의 직장 소유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텍사스크리스천 대학교, AFROTC, 정부 소유.” 몇 개월 후에는 길가 쓰레기더미와 쓰레기통에서 텍사스크리스천 대학교의 1950년대, 1960년대 연간물들을 얻었다. 몇 개월 후에는 《훈련과 예절》을 또 수집했고, 7월에는 《서비스 메카닉 핸드북, 모델 PV-1, 기밀》을 손에 넣었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되던 해군의 PV-1 항공기 매뉴얼로 페이지마다 ‘기밀’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책에는 그 의미를 일깨우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항공기는 물론이고 파일럿의 생명이 당신 손에 달려 있다.”(본문 중에서)

 

 

미국은 아직 쓰레기 분리수거가 안 될뿐더러 쓰레기 줍는 것도 불법이고 주운 쓰레기 거래도 불법이라고 한다. 우리로서는 납득하기가 힘들다. 쓸 수 없다며 버린 건데…….

 

 

시민들에게 허용된 앞마당 세일은 1년에 단 두 번으로 한 번에 사흘 이상 지속할 수 없으며, 모든 물건은 마당 안에만 진열되어야 하고, 광고물에도 ‘세일이 있다’는 내용과 일시, 장소 외에는 추가할 수 없다. “조례를 어기고 벌금을 내고 싶은 분은 불법 앞마당 세일을 계속하세요." 라며 시 당국은 경고한다.

벌금이 최고 2,000달러나 되므로 수거한 물건을 되파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본문 중에서)

 

 

 

도시정화를 위한 쓰레기 수거는 일거양득!!

 

 

2003년 6월이었다. 포트워스 시가 지역방송사와 연계하여 길거리 정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8주 동안 노숙자가 거리에서 빈 병을 주워오면 병당 3센트씩 주기로 한 것이다. 빈병들을 재활용하여 발생하는 수익은 도시 동편 언덕에 세워질 커다란 노숙자 캠프에 쓰일 예정이었기에 시는 3,000달러의 도시 정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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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인가, 낭비인가, 범죄인가, 불법인가.

 

사회학자가 들여다 본 쓰레기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을 읽으며 버려지고 재활용되는 자원의 흐름들을 본다.

쓰레기의 흐름을 보며 세상의 불평등을 보기도 한다. 그래도 세상은 유기적인 조직처럼 흘러감도 본다.

 

 

쓰레기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읽으며 구질구질하게 보이던 쓰레기가 달리 보이는 건 왜 일까. 쓰레기에서 꽃 피는 새로운 문화, 새로운 예술, 새로운 자원, 새로운 가치 창조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리라.

숨은 경제로서의 쓰레기의 미학, 경제적 약자들의 삶의 수단에 대한 배려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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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 역사를 관통하고 지식의 근원을 통찰하는 궁극의 수수께끼
짐 홀트 지음, 우진하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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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본질, 물질에 대한 질문과 토론이 유쾌할 수 있음을 보여준 책. 지적쾌락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느낀 책 . 정말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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