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아니라 당신이 착각한 거야

 

 

 

어느 블로그(서재)에 들어갔더니 악성 댓글이 몇 개나 있었다. 다른 블로그에서도 악성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이런 댓글을 쓰는 사람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모양이다.

 

 

TV로 개그 프로를 보다가 어느 개그맨의 말에 크게 웃고 말았다. 내 기억을 더듬어 써 보면 이렇다.

 

 

“개그맨은 왜, 꼭 웃길 거라고 생각하니? 왜 개그맨은 웃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 안 웃길 거야. 앞으로도 안 웃길 거야.”

 

 

나, 이 말 듣고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또 다른 개그맨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뚱뚱했다.)

 

 

“사람들은 왜, 뚱뚱하면 맛있는 음식집을 잘 알 거라고 생각하니? 맛집으로 어디 아냐고, 왜 다 나한테 물어보니? 뚱뚱하면 맛집을 알아야 하니? 나, 맛집 몰라. 나, 귀찮아서 우리 집에서 가까운 음식점에 가서 대충 먹는다.”

 

 

정말 재밌지 않은가. 얼마나 신선한 발상의 유머인가.

 

 

이런 발상으로 나도 다음과 같이 써 본다.

 

 

“왜 블로거는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건 당신의 착각이야. 나, 그냥 글을 쓰기 좋아해서 블로거가 된 거야. 나, 글 잘 쓰지 않을 거야. 앞으로도 글 잘 쓰려고 노력하지 않을 거야."

 

 

블로거에겐 이런 배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블로거 자신이 글을 잘 쓰는 줄로 착각하고 우쭐대는 모습이 싫어서 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향해 착각은 바로 당신이 한 것이라고, 블로거가 글을 잘 써야 한다고 당신이 착각한 것이라고 말하는 배짱 말이다. 그래야 악성 댓글에도 기죽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개그맨들에게 한 수 배웠다.

 

 

“기죽지 마세요, 악성 댓글을 받은 사람들 파이팅!”

 

 

나는 웃기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이면서 좋아진다.

 

 

“나 당신들 팬 할래, 개그맨들 파이팅!”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간은 바보라도 괜찮고 성질이 못돼먹어도 괜찮다. 어리석은 언행은 만인의 권리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우둔함 ‧ 열등감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말하는 것은 죄악이다. 그것은 선량한 풍속과 예절을 거역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 A.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362쪽.

 

 

 

 

 

2. 부부들의 착각

 

 

 

사랑에 대한 명언 중 이런 게 있다.

 

 

“무수한 사람이 너무 희미한 불빛 아래 여자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좀 더 밝은 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슈발리에)

 

 

대부분의 사랑은 착각이 만든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겠다. 그런데 사랑한다고 여기는 착각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착각도 있는 것 같다. 평소 부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부부도 한쪽의 배우자가 죽고 나면 깊은 슬픔에 빠진 경우를 많이 봤는데, 그중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늘 가까이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몰랐어요.”

 

 

이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은 한쪽의 배우자가 심각한 병으로 다 죽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될 듯하다.

 

 

 

 

3. 바보짓에 대한 해석

 

 

 

내가 어느 블로그(서재)에 들어가서 이런 댓글을 쓴 적이 있다.

 

 

“전 왜 바보 같을 때가 많은 건지 모르겠어요. 책에서 얻은 지혜는 다 어디 가고, 점점 바보가 되는 느낌이에요. 바보짓해서 미치겠어요.ㅋ”

 

 

그랬더니 그곳의 서재인님이 이런 좋은 답글을 달으셨다.

 

 

“pek님께서는 분명히 책을 통해 더 지혜로워진 게 틀림없으리라 믿습니다. 다만 '점점 바보가 되는 느낌'은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일 거예요. 책을 점점 더 많이 읽을수록 종전보다 훨씬 더 '높은 기준'이 생겨날 테고, 그런 새로운 기준에 비춰 봐서 자기 자신이 바보가 되는 것처럼 착각할 뿐이겠지요.”

 

 

이 분의 말씀처럼 정말 내가 바보라고 생각한 게 착각이면 좋겠다. (이 통찰력 있는 답글에 감탄했다. 꼭 쇼펜하우어의 말씀 같다.) 

 

 

 

 

4. 허태균 저, <가끔은 제정신>

 

 

 

이 책에 착각의 즐거움에 대한 글이 있다.

 

 

 

 

복권구입이 금전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복권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안다. 그럼에도 복권이 그렇게 많이 팔리는 것은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라는 심리적 기능이다. (…) 일요일 아침에 사면 그 상상의 즐거움을 다음 주 토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토요일 오후에 그날의 추첨복권을 산다면 고작 반나절밖에 즐길 수 없다. 같은 돈을 투자해서 누구는 일주일 내내 상상을 즐기며 삶의 고통을 잊게 해 주는 효과를 누리는데, 누구는 같은 돈을 투자해 2시간만 즐긴다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그러므로 복권은 일요일 아침에 사야 한다.

 

 

- 허태균 저, <가끔은 제정신>, 83쪽~85쪽.

 

 

 

 

착각을 조심하라는 글도 있다.

 

 

 

 

그래서 내 친구는 현명하다. 엊그제 회를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누군가 사망했다면, 회는 오늘쯤이 가장 안전하다. 보건당국은 횟집들을 상대로 일제점검에 들어갔을 테고, 횟집 주인들은 수조와 생선의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다. 아마 오래된 생선도 버리고 수조도 새로 청소하고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할 것이다. 그런데 손님은 한 명도 없다. 그래서 그때 횟집에 가면 서비스는 물론 최고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안전한 생선을 가장 싸게 먹는 것이다. 나와 내 친구가 그렇게 안전한 생선을 실컷 즐기고 나면, 얼마 뒤 사람들은 다시 횟집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제는 안전할 거라 안심하며, 그때가 언제냐 하면 그 깨끗하던 수조에 다시 이끼가 끼기 시작하고 싱싱하던 생선이 흐물흐물해질 때쯤이다. 역시 똑똑한 친구 따라 강남 갈 만하다.

 

 

- 허태균 저, <가끔은 제정신>, 131쪽~132쪽.

 

 

 

“당신은 나에 대해 착각하는 게 있고, 나는 당신에 대해 착각하는 게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아니고, 마찬가지로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은 당신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구입한 책이 <가끔은 제정신>이다. 책 제목이, 우리는 늘 착각 속에 살고 가끔만 제정신이라는 뜻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의 착각이 얼마나 심한지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다. 물론 나 역시도 착각을 하고 산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5. 때론 착각이 필요하다

 

 

 

나 역시 착각을 하고 산다. 지금은 좋은 글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언젠가는 내게 책을 내자는 출판사가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내 글의 애독자가 생길 것이라고 착각한다. 착각인 줄 알면서도 착각은 즐겁다. 착각임을 아는 것은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그래도 즐거운 것은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건 마치 로또 복권을 사서 당첨이 되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혹시 당첨될지 모른다고 착각하고 즐거워하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착각하는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다. 물론 그 착각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게 아닐 경우에 한해서다. 경우에 따라선 착각을 깨게 하는 진실이 마음에 상처를 주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착각해서 행복한 사람이 있다면, 그 착각을 이왕이면 긴 시간 누리도록 해 주고 싶다. 그가 먼 훗날 임종의 시간에 그동안 살아온 삶을 행복한 시간과 불행한 시간을 나눠 계산해 보았을 때, 불행한 시간보다 행복한 시간이 많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착각도 좋은 것이다. 누군가에겐 살기 어려운 세상이고, 누군가에겐 우울한 세상이며, 누군가에겐 싱겁기 그지없는 권태로운 세상이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려면 때론 ‘착각’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에 책을 7권 구입하면서, 이 책들을 읽고 나면 내가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내게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을 것이다.

 

 

 

 

일생을 독서를 하며 지혜를 얻은 사람은 어떤 나라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많은 여행기에서 얻은 사람과 비슷하다. 이런 사람은 많은 것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지만, 결국 그 나라의 상태에 대해 정리된 지식, 즉 명확한 기초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반대로 일생을 사색하며 보낸 사람은 실제로 그 고장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과 같다. 이런 사람만이 화제에 오른 이야기들의 진상을 알고 여러 가지 관련을 이해하며, 그 나라 사정에 정통하고 있다.

 

 

- A.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377쪽.

 

 

 

그래도 나는 책을 읽으면 똑똑해질 것이라고 착각하련다. 이 착각이 있어야 열심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때론 착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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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관련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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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2-1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 언니, 언니께서 현명하고 지혜롭고 많은 지식이 있으시단건
제 입장에서 볼 때 착각이 아닌 진실입니다... 아님, 저 같은 사람은 어쩌라구요. ^^

그런데 어느 서재에 악성 댓글이 그리 달렸는지 궁금하네요.
요즘은 그다지 많이 보질 못 해서요. 한때는 참 시끌한 일들이 많았는데,
요 몇달은 꽤나 조용한거 같습니다. 알라딘 서재가 그런 시절이 그다지 없었다던데
음... 너무 조용하니, 서재의 활기가 사라지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 역시
착각이겠지요.

평온할 때는 무엇인가 짜릿한 것들이 일어나기를, 정신 없을 때에는 어서 평온해지기를 바라는 욕심처럼 말이예요. 아, 전 왜 만족하지 못하는걸까요! 에헤헤...

페크pek0501 2012-02-15 21:35   좋아요 0 | URL
저를 그렇게 높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악성 댓글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제가 많은 서재를 돌아다니지도 않는데...ㅋ

마녀고양이님은 만족 못 하셔서 '발전'이 있는 거랍니다. ㅋ

2012-02-15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5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2-02-15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잘하고 싶어요! (좀 생각하고 댓글 달아야 하는데 지금은 이것밖에 생각이 안나요)

페크pek0501 2012-02-15 21:38   좋아요 0 | URL
으음~~ 지난번의 글이 너무 글 잘 쓰려는 콘셉트로 쓴 것 같아 부담스러워
이번에 살짝 풀었어요. 그냥 막 편히 쓰자는 콘셉트로... 그러면 균형을 찾게 되겠죠?ㅋ

잘잘라 2012-02-1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각은 자유,라는 말이 생각나요. 어릴때 친구들한테 많이 하기도 하고 듣기도 했던 말, 착각은 자유! ^^ 어차피 착각은 그것이 착각이라고 밝혀지기 전까지는 착각이 아닐테니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싶어요.

페크pek0501 2012-02-16 19: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메리포핀스님. 착각을 그저 즐기면 되는 것 같아요. 착각은 자유니까. ㅋㅋ. 사실 착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 들어요. 또 뵙겠습니다.

신지 2012-02-15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이 소개한 유머를 보면, 페크님 의외로 참 해맑으신 분일 것 같아요.(혹시 낙엽만 떨어져도 웃는다는 그 소녀같은 분?? ^^^^)
(에구 악플 아닙니다요, 부럽습니다 +_+ )

페크님의 서재지인님이 해 주신 말씀, 참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을 바보라고 칭하셨잖아요.
저는 그 말씀을 들을 때, 참 이해가 되더군요. 또 김수환 같은 분도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위안을 받았구요.

쇼펜하우어의 저 말은 페크님에게 하는 충고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론을 좋아하는 지식인들이 귀담아 들어야겠지요.

"내가 잘 났으면 뭘 그렇게 크게 잘 났겠어요. 다 같은 인간인데.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니 내가 제일 바보스럽게 살았는지도 몰라요."
(김수환)

페크pek0501 2012-02-16 19:21   좋아요 0 | URL
아, 신지님한테 들켰다.ㅋㅋ 이제 제 수준을 정확히 보셨군요. 저, 정신연령이 낮아요. 소녀 같답니다. ㅋ
어릴 적 친구집에 놀러가서 친구가 없으면 그 동생하고 놀았는데, 그러면 수준이 딱 맞았어요. 요즘도 나이 훨씬 적은 후배하고도 잘 놀아요.

지식인 -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많이 배웠다고 해서 정신이 성숙해지거나 판단력이 생기는 건 아닌 듯해요. 많이 배우고도 기본 없는 사람들 많죠.

해맑다, 그것 칭찬 같은데요? 한때 제 별명이 천진난만, 순진무구였는데...
지금도 저의 그런 면을 귀여워하는 친구가 있답니다.

순오기 2012-02-16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이라도 제정신을 차리고 살도록 힘써야겠어요.
'기준'이 높아졌다는 말이 공감되네요~~~
아래글도 제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2-02-16 19:23   좋아요 0 | URL
아, 유명인사께서 오셨군요.ㅋㅋ아, 이런 분과 같은 동네에 살아야 하는 건데... 그래서 자주 봐야 하는 건데, 하는 생각...ㅋㅋ
저, 어디 가서 순오기님하고 친하다고 해도 되죠? 허락 안 하셔도 친하다고 뻥 칠건데...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의하면 오만한 사람은 높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지 않는데요.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 그런데 허영 있는 사람은 높은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한대요. 그러면 자신도 덩달아 높은 사람과 똑같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으로 착각해서요.

아무래도 저는 오만하기보단 허영 있는 사람인 듯... 크하하~~~

이진 2012-02-16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런 멋진 댓글을 다시는 분이 있다니.
얼마나 인생을통달하셨으면 그렇게 멋진 생각을 해내실수가 잇는걸까요.
아, 제가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언제나 페크님이 읽으시는 책들과 제가 추구하는 장르는 너무나 큰 갭이 존재해서
페이퍼를 읽고, 댓글을 읽노라면 버거울때가 많아요.
하아, 저도 인생론같은데에 도전을 해보아야할텐데요 ㅠㅠ

페크pek0501 2012-02-16 19:24   좋아요 0 | URL
<쇼펜하우어 인생론>이란 책을 적극 추천해요. 쉽게 읽히고 그 뜻은 심오하답니다. 연필로 밑줄 그으며 읽으면 재밌을 거예요.

제가 소이진님의 나이 때는 정보와 지식이 바닥이었는데, 그걸 비교하면 소이진님은 너무 멋쟁이!!!!!!!!!

숲노래 2012-02-16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좋은 꿈을 꾸면 되리라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12-02-16 19:26   좋아요 0 | URL
아니, 된장님, 새벽3시에 뭐하는 거예요?ㅋㅋ 잠을 안 주무시고...
혹시 다 주무시고 깨신 건가요?

아, 님의 집 앞마당에 반해 버렸어요. 오늘과 내일은 제가 뭐 제출할 게 있어서 바쁘고요. (저도 오늘은 새벽까지 일하게 될지 몰라요.)
토요일쯤 님의 서재에 방문해서 그 앞마당 사진을 비롯, 꼼꼼히 봐야겠어요. 그때 소감도 남겨 드리죠. ㅋ

마립간 2012-02-1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같은 무플 서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어떤 착각 속에 사는 것이 좋을까요?

stella.K 2012-02-16 12:47   좋아요 0 | URL
음...그건 마립간님이 다른이의 서재에 가시게되거든
댓글 달고 나오시면 될 것 같은데요.ㅋ

페크pek0501 2012-02-16 19:28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스텔라님의 말씀이 저의 말씀입니다. ㅋ여기저기 다니셔야 되는 거예요. 누구나 그런 과정을 거쳤답니다. ㅋ자신의 존재를 여기저기 알리셔야 되는 겁니다. 키득.

그런데 님의 서재가 무플은 아니던데요.ㅋㅋ어쨌든 앞으로 제가 댓글 남겨 드리는 1인이 될게요. 독서일기에...ㅋ

마립간 2012-02-17 07:52   좋아요 0 | URL
stella09님, pek501님, 나름 노력해서 발전한 모습이 이 모양입니다.^^ 존재를 알릴려고 할 때 항상 심적 동요를 느낍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새해 결심인 일주일에 한번씩 지인에게 먼저 전화걸기는 지키고 있습니다. (내년 새해 결심으로 알라딘에 '댓글 남기기'를 한번 해 볼까?)

stella.K 2012-02-17 11:14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내년까지 어케 기다려요?
당장 실천하세요. 아님 3월부터.
3월은 뭐든 새로 시작하기 좋은 달입니다.ㅋㅋ

페크pek0501 2012-02-17 11:58   좋아요 0 | URL
아, 스텔라님의 의견에 한 표 던집니다. 아, 던지면 안 되고 한 표 드립니다. 스텔라님은 말씀도 잘 하세요. 3월은 뭐든 새로 시작하기 좋은 달, 참 좋은 표현입니다.(스텔라님에게 '참 잘했어요' 표를 드리고 싶어요.)

마립간님 아셨죠? 제가 (감히)정해 드리면 3월부터 하루에 한 번씩 댓글달기를 하세요. 그러면 아마 4월부턴 저절로 그 수가 늘어날 것입니다. 장담합니다. 한 번씩 달다 보면 님의 서재에 답방 오는 사람들이 생길 테고, 그러면 또 마립간님은 고마운 마음에 그 분 서재에 또 답방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된장님의 서재에서 봤는데, 된장님은 하루에 5번의 댓글달기를 실천하기로 하셨다고 하네요. 댓글달기도 덕을 쌓는 일이랍니다.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죠. ㅋㅋㅋ(나, 너무 맞는 말만 하는 것 같다.ㅋ)

stella.K 2012-02-17 15:1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ㅋㅋ
와, 된장님이 그러신 분이셨군요.
어느 날 제 글에 된장님의 댓글이 달리면 그날은 특별한 날이군요.
영광으로 알아야겠는데요?^^

마립간 2012-02-18 14:08   좋아요 0 | URL
하루에 한번 댓글 달기, 결심하게 된다면 너무 어려운 결심이 될 것 같아요. 일단 오늘부터 시작은 아니구요. stella09님, peK0501님, 격려해 주신것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2-02-18 14:19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한 개도 안 어려워요. 그럼 우선 비밀댓글로 남겨 보시면 어때요? 저의 경우, 처음 방문해서 비밀댓글로 남긴 분들에게도 답방을 가게 되어 댓글을 쓰게 되더라고요. 그럼 그쪽에서 그 다음엔 공개댓글로 남기죠. 그러면서 친해져요. ㅋㅋ 아효!!!

stella.K 2012-02-1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니가 글을 못 쓴다는 착각속에 사시면 어쩝니까?
저 추천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믿으시겠습니까?ㅎㅎ
월요일날 밤에 하는 <안녕하세요>란 프로를 아시나요? K2에서 하는.
거기 보면 착각남, 착각녀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이건 상식이고 기본인데라고 하는 저의 생각이 차라리 잘 못 됐나 할 정도죠.
그리고 그런 사람 보면 별 사람 다 있다 싶어요. 근데 좋은 건 그걸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한다는 거죠. 기 죽지 않고.ㅋ

블로그에 대해 쓰신 건 맞는데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은 추천과 알라딘 적립금 때문인 것 같아요. 추천을 많이 받아야 내 블로그가 뭔가 괜찮은 것 같고, 적립금이 높지 않을 땐 까짓 꺼 했는데 높이 책정되고 중복이 가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이 박탈감? 열등감? 그런 게 있는 거죠. 한달치 책값을 그냥 벌 수 있는 거잖아요. 난 좀 이게 시정이 됐으면 하는데 참 안 돼요.ㅠ

악성댓글이 달린다는 건 지적하셨지만, 그 서재쥔장이 글을 잘 써서 음해하는 거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니 정말 기죽을 거 하나 없어요.^^



페크pek0501 2012-02-16 19:32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으음~~ 악성 댓글을 받고 나니 누군가가 꼭 제 글을 관찰하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가 제 글을 보고‘늘 글이 그타령이군, 나아지질 않아’, 하면서 폄하할 것만 같답니다.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 모르겠어요. 자만심보다는 낫지만 이것도 심하면 이상한 피해의식으로 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심각하진 않음ㅋ)

적립금은 이달의 당선작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글이 새로 올라오는 걸 보면 마이페이퍼에 비해 마이리뷰가 두 배 가량 많던데, 그러니 당선작도 두 배로 뽑아야 옳다고 생각은 해 봤어요. 너무 조금 뽑는 것 같아요. 한 달 동안의 글 중에서인데... ㅋ 좋은 리뷰가 뽑히지 않은 경우를 많이 봤어요.

oren 2012-02-1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님의 재미있는 글 가운데 담긴 '부부들의 착각'과 '가끔은 제정신'이라는 단어들을 만나니, 문득 아내를 잃은 김상기씨의“아내의 묘비명”이란 시집에 담긴 시가 떠오릅니다. 가끔씩 조차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살고 있는 저부터 '엄청난 착각'으로부터 어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습니다.
* * *

시간이 있을 줄 알았다 (김상기)


시간이 있을 줄 알았다

실점을 만회할 시간

잘못을 돌이킬 수 있는 시간


시간이 정말 충분한 줄 알았다

네가 나보다 십 년이나 젊고

여자는 남자보다 또 십 년은 더 사니까


내가 얼어 죽을 직장을 그만두고

일 핑계로 잊고 산 가족을 돌아볼 시간이

적어도 일이십 년은 더 주어질 줄 알았다


나는 보답하고 싶었다

나에게 잡혀 하늘을 날지 못한 네 젊음과

자식들에게 묶여 꽃피우지 못한 네 꿈을

늦게나마 조금이라도 보상해 주고 싶었다


나는 너에게 일생

숱한 실수를 되풀이하며 살았지만

내 최악의 잘못은

우리 목숨을 단순 덧셈뺄셈으로

바보처럼 예단한 일이다


하루 앞도 모르는 미물 주제에

삼라만상의 지배자인 시간을 멋대로 재단하고

결코 오지 않을 미래에

무책임하게 당장 할 일들을 미뤄 놓았다


나는 우선 하늘로부터 용납이 되지 않고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용서를 구할 수가 없는데

무엇이든 내 잘못을 무조건 덮어주던

단 하나 관용의 천사가 이젠 나를 떠났다

페크pek0501 2012-02-16 19:33   좋아요 0 | URL
오렌님, 이 시, 참 좋네요. 부모님은 자식의 효도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부부도 그럴 수 있는 거군요. 아직 젊어서? 그런 생각은 안 해 봤는데... 좋은 시네요. 시 옮겨 주신 것, 감사 드립니다.

스누풀즈 2012-02-17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쌤~~저 근웅이에요ㅋㅋㅋ

페크pek0501 2012-02-17 22:10   좋아요 0 | URL
아, 근웅군이 맞습니까? 너무 반가워서 쌤이 기절하겠네요.
근웅이가 보낸 이메일을 너무 늦게 봐서 미안한 마음으로 급히 답장 보냈는데, 수신확인 보니 이메일을 열어 보지 않더군... 지난 10월 1일의 이메일을 찾아보도록 해.ㅋㅋ찾을 수나 있을까 싶네. 스팸메일에 묻혀 있겠지.ㅋ

또 보자. 나의 이메일 주소 알지? 이제 자주 열어 볼 테니 이메일로 보내용.

글샘 2012-02-17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런 개그를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개그도 하도 진화해서... 점점 감각이 떨어지는 듯... ^^

페크pek0501 2012-02-17 22:07   좋아요 0 | URL
반가운 글샘님, 예, 저런 개그 매우 좋아해요. 직접 봤다면 글샘님도 웃으셨을 거예요. 제 친구에게 흉내내서 말해 줬더니 그 친구도 웃던데...ㅋㅋ

개그가 정말 많이 진화해서 가끔 놀라곤 해요. 예전에 억지 웃음을 자아내는 개그가 많았다면 요즘은 저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훌륭한 개그가 많아요. 전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좋아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는 그들을 응원해요. ㅋㅋ

글샘님이 방문해 주셔서 얼마나 반가운지...ㅋㅋ

마태우스 2012-02-23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글입니다.
1) 저는 요즘 책을 별로 안읽습니다. 그러니까 글도 잘 안되고, 사람이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책을 안읽으면 기준이 낮아져야 하고, 그럼 제가 똑똑해지는 느낌을 받아야 되는데 그렇질 않거든요. 그러니 기준 이론은 답이 아닌 듯.
2) 비브리오 얘기엔 100% 공감합니다. 저는 그런 이유에선 아니지만, 그 업계를 살리기 위해 사건이 터지면 해당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었답니다.
3) 알라딘 서재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새로운 서재인이 서재계의 정상권으로 진입하려면 그전보다 몇십배 힘들다"는 말을 우리끼리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페크님이 추천을 다 쓸어가시는 걸 보면서 "역시 알라딘 서재는 글을 잘쓰는 사람이 왕이구나"는 걸 느낍니다. 님, 짱이십니다.

페크pek0501 2012-02-23 21:27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님이 짱이십니다.ㅋ

님이 쓴 댓글에서 “턱선이 살아났다고 다들 칭찬하더군요. 전 살찌는 체질도 아닌데 엄청난 먹성으로 체질을 극복한 경우지요.” - 요런 글이 있던데, 그 유머감각은 댓글에서도 살아나네요. 요런 글을 페이퍼에 넣어 주셔야지 여러 사람들이 보지 않겠습니까. (혼자 보기 아까웠음.ㅋ)

어떤 님의 서재에 있는 매력적인 멘트가 생각나서 옮겨 봅니다.
.........................................
"아니 언제 이렇게 연구를 많이 했나요?"라고 묻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답해줬다.
"해보니까 논문이 제일 쉽더라고요."
.........................................

ㅋㅋㅋ 저도 이것을 흉내 내어 이렇게 대답할 날이 올까요?
“해보니까 글쓰는 게 제일 쉽더라고요.”
요런 날이 오겠습니까?
 

 

 

 

모든 앎은 ‘관찰’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알고 싶은 무엇이 있다면 그것에 대하여 관찰하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자신을 알고 싶다면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볼 일이다. 난 내 마음을 관찰 중에 있다.

 

 

마음과 관련해 내가 생각한 것들을 열거해 본다.

 

 

 

1. 몸과 마음이 분리될 때가 있다

 

 

 

위대한 철학자들은 몸과 마음이 하나이기에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보면 몸과 마음은 두 개의 존재로 분리된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반응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나는 운동하고 돌아와 고단한 몸으로 침대에 눕고 나서 갈증을 느낀다. 몸은 물을 마시고 싶어 한다. 그런데 마음이 귀찮다고 한다. 너무 고단해 몸을 움직이기 싫다. 물을 마시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는 일이 귀찮은 것이다. 이럴 때 물을 마시고 싶은 몸과 물을 마시기 싫은 마음이 충돌한다. 그 결과 몸이 마음을 이겨서 물을 마시든지, 아니면 마음이 몸을 이겨서 물을 마시지 않게 된다.

 

 

이것과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내 몸은 물을 마시기 싫다고 한다. 물을 마시고 싶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 그런데 마음은 물을 마셔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하루에 몇 잔의 물을 마셔야 건강에 좋은데, 오늘 한 잔밖에 마시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을 적게 먹으면 노화현상도 빨리 일어난다는 말이 생각나서 마음은 몸에게 빨리 물을 마시라고 재촉한다. 이럴 때 물을 마시기 싫은 몸과 물을 마셔야 한다는 마음이 충돌한다. 그 결과 몸이 마음을 이겨서 물을 마시지 않든지, 아니면 마음이 몸을 이겨서 물을 마시게 된다.

 

 

이런 경우도 있다. 나는 사우나를 하고 싶다. 그런데 날씨가 춥고 밖에 나가기도 싫어서 사우나를 포기하고 싶다. 그런데 몸은 사우나를 간절히 원한다. 땀을 빼는 사우나가 하고 싶은 것이다. 이럴 때 사우나를 원하는 몸과 사우나를 하기 싫은 마음이 충돌한다. 그 결과 몸이 마음을 이끌어서 사우나를 하러 갈 수도 있고, 반대로 마음이 몸을 이끌어서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백화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매장에서 맘에 드는 멋진 핸드백을 발견한다. 가격이 비싸다. 몸은 그것을 원하는데, 마음은 그것이 비싸니까 사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사지 않기로 했는데, 내 몸은 이미 그 핸드백을 어깨에 메어 보더니 어느새 계산대에서 그 핸드백의 값을 치르고 있다.

 

 

이것에 대해 내 안의 감정과 이성의 분리로 볼 수도 있고, 두 개의 마음의 분리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난 몸과 마음의 분리로 생각하곤 한다.

 

 

 

2. 물건을 살 때 정확히 판단했는지 모를 때가 있다

 

 

 

만약 물건을 산 당신에게 누군가가 “당신이 방금 카드로 긁은 그 물건, 정말 꼭 필요한 거 맞느냐”라고 묻는다면 당신의 대답은 어떻게 나올까. 이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책이 있다. 마틴 린드스트롬 저,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라는 책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정말 필요해서 물건을 샀을까, 하고 묻는다. 물건을 살 때조차도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

 

 

이 책에 의하면, 기업은 소비자가 어디에 살고 있으며, 얼마를 벌고, 뭘 잘 먹는지를 다 알고 있다. 하긴 우리는 자신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있으며, 자신의 소비를 기록하는 포인트 카드가 있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자신에 대한 정보를 여기저기 흘리고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대로 자신의 지갑을 조종당하는 일이 가능하겠다. 또 이 책은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비물질적인 것(성적이 올랐을 때의 성취나, 친구와 스케이트보드를 타러 갔을 때의 유대감 등)을 좋아하는 반면,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물질적인 것(새 옷이나 아이팟 등)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나는 물건을 사고 나서 정확히 판단해서 잘 산 것인지를 모를 때가 있다. 특히 옷을 사러 다니는 것을 귀찮게 여겨서 옷을 살 땐 한꺼번에 여러 벌 사곤 하는데, 이럴 때 후회하곤 한다. 이건 왜 샀지, 하면서.

 

 

 

3. 누군가가 괴롭혔을 때 드는 생각

 

 

 

누군가의 ‘악’으로 인해 괴로워질 때 직접 복수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직접 복수를 하지 않고 그가 스스로 괴롭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가령 자신을 겨냥해서 모욕감을 주는 악성 댓글을 받았다고 하자. 이때 우리는 두 가지의 생각으로 태도를 취할 수 있다. 하나는 ‘당신의 악성 댓글 따윈 무섭지 않다. 나는 끄떡없다.’라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그의 악성 댓글의 위력이 없음을 증명하려는 태도. 즉 당신은 헛수고를 했다는 걸 보여 주는 태도다. 또 하나는 ‘당신의 악성 댓글로 인해 나는 정신적 타격이 심해 병원에 다닐 정도다. 그러니 당신은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해야 마땅하다.’라는 태도.

 

 

앞으로 나는 후자 쪽을 따르려 한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나를 괴롭혔다면, 그의 목적, 즉 그가 나를 괴롭히고 싶었던 목적이 달성되었는지를 검토해서 그 목적을 달성하도록 해야겠다. 그러면 그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만족할 테고, 그 만족이 있어야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뒤에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할 수 있을 테니까.

 

 

상대방이 총을 빵, 하고 쏘면 총알을 맞지 않더라도 죽는 시늉을 해 주고 싶다. 상대방에게 우선 통쾌함을 주고 싶다. 그런데 그 다음에 그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통쾌한 만족감만을 누렸다면 어쩔 것인가.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겠다. 한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었으니 덕을 쌓은 거야, 라고. 좋은 일을 했으니 복을 받을 거야, 라고.

 

 

 

4. 인간의 마음은 이렇게 똑같을까

 

 

 

 

 

그녀는 남편에게 자신이 훌륭한 가정 주부가 되는 데 필요한 여섯 가지 요구 사항을 기입해 달라고 했다. 남편은 그 강좌에서 이렇게 보고했다.

 

 

“저는 그런 요구 사항에 놀랐습니다. 솔직히 말해 아내가 고쳐 주었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는 여섯 가지를 적는 일은 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내도 제가 고쳐 주었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수천 가지는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기입하는 대신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 내일 아침에 대답을 하겠소’라고요.

 

 

다음날 아침, 저는 일찍 일어나서 꽃집에 전화를 걸어 붉은 장미 여섯 송이를 아내에게 보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꽃다발에는 ‘당신에게 고쳐 달라고 할 여섯 가지 일을 생각할 수가 없었소. 나는 지금 당신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오’라고 쓴 카드를 붙여 놓도록 했습니다.

 

그날 저녁 집에 도착했을 때 누가 저를 문 앞까지 마중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눈물을 가득 담고 있는 제 아내였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저는 아내가 요구한 대로 비판하지 않은 것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했습니다.

 

- 데일 카네기, <카네기 인간관계론>, 64쪽~65쪽.

 

 

 

칭찬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상대가 아무리 자신에 대해 비판해 달라고 해도 그 속마음은 칭찬을 바라고 있다는 것. 인간의 마음은 이렇게 똑같을까.

 

 

 

5. 나는 나를 모르겠다

 

 

남을 아는 것이 지혜(智)라면,

자기를 아는 것은 밝음(明)입니다.

 

- 노자, <도덕경>, 147쪽.

 

 

노자에 의하면, 남을 아는 게 지혜에 불과하다면, 자기를 아는 것은 사물의 깊은 이치를 깨닫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라는 얘기다. 그만큼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너 자신을 알라”(소크라테스)라는 말이 있는데, ‘주제 파악’처럼 어려운 게 또 있을까 싶다. 아마 난 죽는 날까지 주제 파악을 못하리라.

 

 

나는 물욕이 없는 편이어서 허영심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애덤 스미스 저, <도덕감정론>을 읽고서다.

 

 

 

 

오만(傲慢)한 사람은 표리부동(表裏不同)하지 않고, 마음속 깊숙이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優越)하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러한 확신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를 알아맞히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는 당신이, 그가 당신의 입장에 있을 때 자기 자신을 바라볼 그런 눈으로, 자기를 보아주기를 바란다.

 

 

허영심(虛榮心)이 많은 사람은 표리부동(表裏不同)하여, 자기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는 자신의 우월성(優越性)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에게 그런 우월성이 있다고 당신이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483쪽~484쪽.

 

 

 

이 책을 통해서 조금씩 ‘나’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나는 끝까지 나의 진실을 모를 수도 있겠다. 그냥 아는 데까지 알아볼 거야, 하고 생각해야겠다.

 

 

몇 년 전, 어떤 모임에 갔더니 누군가가 나에 대해 개성이 강하다고 했다. 튄다고도 했다. 놀라운 건 여러 사람들이 그 의견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평범한 내가? 기막히군. 그동안 없던 개성이 최근 갑자기 생긴 걸까?’

 

 

어쩌면 그들이 나를 잘 모를 수도 있다.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어떤 사람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에 속한다.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자신을 아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어떤 점을 지적당하면 당황하게 되는 건 흔한 일이다. ‘내가 그런가?’ 하면서 깨닫게 되는 일이 있다.

 

 

이런 말이 생각난다.

 

 

“사람은 우주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자기 자신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은 그 어느 별보다도 먼 것이다.”(체스터턴)

 

 

 

 

 

 

 

.........................................................................................................

<이 글과 관련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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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2-02-03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구절 참 좋아요. 어린왕자를 흉내낼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그 멀고 먼 소행성으로 돌아가서 보고싶어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말이죠~^^

페크pek0501 2012-02-04 00:0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굿바이님.

아, 어린왕자. 여러 번 읽었죠. ㅋ

비행기 조종사 되고 싶을 때 있어요. 하늘을 날으는 기분을 체험하고 나면 세상이 좀 달라보일 것 같지 않나요?

2012-02-03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4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2-02-04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건을 살 때'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이유는 가장 쉽게 속일 수 있는 대상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답니다. ㅎㅎ
* * *
지적 겸손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놀아라.
일치하지 않는 증거를 찾아내고 이를 잘 이용하라.
가짜 정확성과 가짜 확실성을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에 저항하라.
무엇보다도 절대로 자신을 속이지 마라. 가장 쉽게 속일 수 있는 대상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 찰리 멍거

페크pek0501 2012-02-04 13:46   좋아요 0 | URL
아, 오렌님, 배 타고 오셨군요.ㅋㅋ

자기 자신을 속이기 쉽다는 글은, 제가 언젠가 제 글에서 인용해 본 적 있었어요.

“인간이란 늘 남에게 속기보다 스스로 자신에게 거짓말을 시키고 싶어하는 존재지요. 그리고 물론 남의 거짓말보다는 자신의 거짓말에 더욱 잘 넘어가고요.” - 도스토예프스키 저, <악령>에서.

찰리멍거의 글, 참 좋네요.

숲노래 2012-02-04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날 세상에서는
가게에 가서
참말 내가 바라는 것을
살 수 있다고는
할 수 없다 하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하면
이 말이 참 맞구나 싶어요.

페크pek0501 2012-02-04 13: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반가운 된장님. 시대의 요청에 따라 사기도 하고(스마트폰처럼), 또 광고에 현혹되어 사기도 하고, 없으면 창피해서 사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정말 인간은 무엇에 의해 늘 조종당하는 것 같아요. 저 위의 책 제목처럼요.

숲노래 2012-02-04 13:5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가게에는
'우리가 사야 한다'고 여기도록 강요받는 물건만 있지,
우리가 스스로 찾으려 하는 물건은 없다고... 할까요...

페크pek0501 2012-02-04 13: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된장님. 그거 잊지 말고 살아야겠어요. ㅋ

oren 2012-02-04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괴롭혔을 때 드는' pek님의 생각을 읽어보니 마치 '도덕철학자'의 생각을 엿보는 착각이 듭니다.ㅎㅎ '복수'와 '양심의 가책'에 대해서는 쇼펜하우어도 '인간의 본성'인 '선과 악'을 다루는 대목에서 빼놓지 않고 다뤄 놓았더군요.
* * *
복수심은 이미 악의에 가까운 것이고, 악에 이미 보복하고, 형벌의 특질인 장래에 대한 고려에서가 아니라 단지 일어난 것, 지나간 것 때문에 복수한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아도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목적으로서 행하고, 가해자에게 고민을 일으켜 놓고 보고 즐기는 것이다. 복수가 순수한 악의와는 다르고, 어떤 점에서 변호되는 것은 그것이 정당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

앞에서 말한 고뇌는 악의와 같은 뿌리, 즉 격한 의지에서 생긴 것이고, 악의와는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악의에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특별한 고통이 주어져 있다. 그것은 이기심에서 나온 단순한 불의든, 순수한 악의든 간에 나쁜 행동에서 느껴지는 것이며, 그 고통의 지속적인 길이에 따라 '양심의 가책(Gewissensbiss)' 또는 '양심의 불안(Gewissensangst)'이라고 불린다. (905쪽)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선과 악' 그리고 양심의 가책] 中에서

페크pek0501 2012-02-04 13:48   좋아요 0 | URL
도덕철학자라고요? 과찬의 말씀입니다. 고맙습니다.

그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다보니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된 것 같아요.
인간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에게 이득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자신을 위해서(좋은 일 하면 복 받는다, 로) 결론을 내린 것이죠.


oren 2012-02-04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나오는 '오만한 사람'과 '허영심이 많은 사람'을 pek님의 글을 통해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좋네요. 이번 기회에 '오만과 허영심의 결합'과 '허영의 과오'도 다시 찾아 읽어보니 여전히 좋습니다.(비록 무척 길지만 붙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붙이고 갑니다...)
* * *
오만과 허영심의 결합

오만과 허영심이 각각 그 자신의 특성에 따라서 행동할 때, 이들의 두드러진 특징을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그러나 오만한 사람은 흔히 허영에 차 있으며, 허영에 찬 사람은 흔히 오만하다. 자신이 정당하게 받을 자격이 있는 것보다도 자기 자신을 더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훨씬 더 높게 평가해 주기를 바라며, 마찬가지로, 자기가 자신을 생각하는 것보다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더 높게 평가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은 자신이 정당하게 받을 자격이 있는 것보다도 자신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결점은 흔히 동일한 성품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양자의 특징들도 필연적으로 서로 혼동되고 있다. 우리는 이따금 허영심의 천박하고 주제넘은 과시(誇示)가 오만의 가장 악독하고 유치하고 가소로운 무례함과 함께 결합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어떤 특정한 성품을 어떤 것에 귀속시켜야 할지, 즉 그것을 오만으로 간주해야 할지 아니면 허영심으로 간주해야 할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흔히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492∼493쪽)


허영의 과오

나는 다만, 영예롭고 숭고한 것을 행하려는 갈망(渴望)과, 스스로를 존중과 시인(是認)의 적절한 대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갈망을 허영심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떤 적정성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보이고자 노력할 것이다. 심지어 충분한 근거와 이유가 있는 명예와 평판에 대한 애호, 진정으로 존중받을 만한 수단을 통해 존중받고자 하는 애호까지 허영심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 전자는 미덕(美德), 즉 인성(人性)에서 가장 숭고하고 가장 위대한 격정에 대한 애호이고, 후자는 진정한 영광에 대한 애호로서, 이것은 앞의 것보다는 분명히 열등하지만 그러나 그 고상한 정도에 있어서는 앞의 것 바로 다음가는 격정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는 허영(虛榮)의 과오(過誤)가 있다. 전혀 칭찬받을 가치가 없거나 또는 그가 기대하는 정도로 칭찬받을 가치가 있지도 않은 특성에 대해 칭찬받기를 갈망하는 사람들, 즉 자신이 착용하는 옷이나 장신구의 시시한 장식 또는 동등하게 천박한 표현인 자신의 일상적인 행동거지에 근거하여 칭찬받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확실히 칭찬받을 자격은 있는 것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자신에게 속해 있는 것이 아님을 그 자신이 완전히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칭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도 허영의 과오가 있다. 자신이 어떤 일에 전혀 중요한 인물이 아니면서 마치 자신이 그 일에 매우 중요한 인물인 것처럼 으스대는 골빈 멋쟁이(coxcomd), 자신이 결코 한 적이 없는 모험을 한 척하면서 그것에 대한 공로를 차지하려는 미련한 거짓말쟁이(liar), 자신에게 아무런 권리도 없는 책의 저자인 양 자처하는 우매한 표절자(剽竊者: plagiary), 이들 모두도 허영심이란 격정을 가진 사람들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분명히 표현되지 않는 존중과 시인(是認)의 감정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 그런 감정 자체보다는 자신에게 행해지는 시끄러운 칭찬의 표현과 환호를 더 좋아하는 사람, 자신에 대한 칭찬이 귓가에서 앵앵거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 직함(職銜)을 좋아하고, 인사받기 좋아하고, 방문 받기 좋아하고, 시중 받기 좋아하고, 존경받고 주목받기 좋아하는 사람, 이들 역시 허영의 과오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경박한 감정들은 앞에서 말한 두 가지 경우(즉, 진정한 미덕에 대한 애호와 진정한 영광에 대한 애호)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앞의 두 가지가 인류의 가장 고상하고 가장 위대한 격정들이라면, 이것은 인류의 가장 천박하고 가장 가져서는 안 될 격정들이다.(592∼593쪽)

페크pek0501 2012-02-04 14:00   좋아요 0 | URL
오만과 허영의 글은 오렌님의 서재에서 보고 제가 프린트해서 보았답니다. 반복해서 읽었죠. 그리고 그 글에 반해 도덕감정론을 샀다는 것이지요. ㅋ
도덕감정론이 많이 팔린다면 그건 오렌님 덕분일 텐데... 그것, 알라딘에서도 비봉출판사에서도 알아야 하는 것인데... ㅋㅋ

다시 읽으니 좋습니다.

프레이야 2012-02-04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먼 그 별로 가는 길이 참 쉽지 않아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제일 잘 모르는 존재 또한 나 자신인 것 같아요.
밝게 비춰 볼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어떨 땐 알고도 모르는 척 무시해야할 때도
있고 그냥 지나쳐 가야할 때도 있고 말이에요.
언젠가는 그 별까지 갈 수 있을까요?^^

페크pek0501 2012-02-04 14:01   좋아요 0 | URL
아, 향기가 나는 프레이야님.
끝까지 못가더라도, 제일 모르는 존재가 나 자신인 것 같다고만 생각하고 살아도 될 것 같아요. 그것도 큰 깨달음이고, 그러면 최소한 자만엔 빠지지 않을 테니까요.
어쨌든 ‘확신은 금물’인 것, 자주 느껴요. 반갑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2-04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계발서라면 뭔가 수준 낮은 책으로 무시하는 사람도 있죠.데일 카네기 같은...Ppek0501님은 고전적 인문서적도 인용하고 카네기 책도 인용하고...편견없이 골고루 독서를 해서 이런 글을 남기니 읽는 사람이 흡족합니다.

페크pek0501 2012-02-06 00:08   좋아요 0 | URL
아, 답글 늦어서 미안합니다. 오늘 바쁜 하루였어요.

카네기 인간관계론이 자기계발서라고 생각 않고 샀어요. 하도 카네기, 하길래
카네기의 명성이 왜 있는건지 궁금해서 샀어요. 궁금한 건 못 참아요.ㅋㅋ
카네기 책 중 특히 인간관계에 대한 책 같아서 샀지요.
그런데 생각보다 재밌어요. 심리학 서적도 그렇고 너무 원론적인 책보다 정통에서 비껴난 것들이 오히려 재밌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것저것 끌리는 대로 읽을 생각이에요.
반가웠습니다. 또 봅시다. ㅋ

gimssim 2012-02-04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화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매장에서 맘에 드는 멋진 핸드백을 발견한다. 가격이 비싸다. 몸은 그것을 원하는데, 마음은 그것이 비싸니까 사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사지 않기로 했는데, 내 몸은 이미 그 핸드백을 어깨에 메어 보더니 어느 새 계산대에서 그 핸드백의 값을 치르고 있다.'

- 끙! 이거 내 얘긴데. 사고 쳤다오. 조만간 페이퍼로 올려볼께요.


페크pek0501 2012-02-06 00:10   좋아요 0 | URL
아..., 오랜만에 방문하셨네요, 중전님. 반갑습니다.ㅋ
그때가 언제인가요, 무슨 상을 받으셨다고 해서 제가 댓글을 단 기억이 있어요.

공감하셨다니 반갑네요. 백화점에서 사고 치셨나보죠? ㅋ가끔 그러는 것도 괜찮다고 여겨요.(자주 그러면 곤란하지만...) 너무 계획적으로 사는 것, 재미없잖아요.
꼭 페이퍼로 올려 주세요. 기대되네요. 꼭 보러 가겠슴다.ㅋㅋ
그때도 말씀드렸지만 중전님은 글을 쓰셔야 된다니까요. 제가 팬이잖아요.(사진도 좋지만...)ㅋㅋ

마녀고양이 2012-02-06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나를 알아야 장점을 활용하고 단점을 보완하며, 나를 알아야 현실적인 대처를 할 수 있고, 나를 알아야 평온을 유지하며 발전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

정작 나를 들여다보는 자체가, 너무 괴로운 일이예요, 가끔은.

2. 악성 댓글, 또는 충고성 댓글 등등 말이죠,
저는 그 심리가 너무 궁금해요. 특히 daum과 같은 곳에 있는 기사에 달린 댓글들,
왜 그렇게 다는걸까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어요. 그에 비하면 알라딘 서재는 양반이죠. ^^

페크pek0501 2012-02-07 10:32   좋아요 0 | URL
반가운 마고님, 안녕?
그런데 이 글의 추천수가 왜 32인지 저는 궁금하네요. 그냥 생각의 잡동사니들을 모아 봤을 뿐인데...ㅋ 그만큼 공감한다는 뜻?인가요. 오늘 보고 깜짝 놀람.ㅋ

자신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득과 관련된 것도 있지만,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자신의 결점을 안다는 뜻도 되는데, 자신의 부족함을 모르면 자꾸 남 탓을 하게 되고 남을 비난하게 되죠. 한마디로 민폐가 돼요. 예를 들면 어느 부분에서 자신의 열등감 때문에 오바해서 화를 내는 경우도 있는데, 그걸 자신의 열등감 때문에 오바했다고 생각 안 하고 상대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죠.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자신에게도 이득이 되고 남에게도 해가 안 돼요.

1번의 내용은 좋네요. 그렇게 정리가 되네요. 결국 자신을 알아야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
2번의 악성댓글은... 사람들은 남이 잘 되는 꼴을 보기 싫어하는 사악한 경향이 있는데, 그것도 부당하게 인기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겨냥하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건 제가 따로 페어퍼로 써서 올릴 예정임.)
어쨌든 과도하게 악성댓글을 단다면 그가 외로워서일거야, 라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에너지를 적합하게 쏟을 무엇을 찾지 못한데다가, 잘 되는 일은 없고, 외로운 게 아닌가 생각 들어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게 궁금해서 이쪽으로 공부를 해 볼 생각입니다. ㅋㅋ 글을 쓰기 위해 이책 저책 뒤지다 보면 조금 알게 될 것 같기도 해요. ㅋㅋ 반가웠어요.

마녀고양이 2012-02-07 10:40   좋아요 0 | URL
알라딘의 추천수가 글의 품질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지만,
저는 이 페이퍼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했다는 뜻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렇게 카테고리를 나누시는 자체가 전 항상 감탄스러워요. ^^

네, 외롭기 때문에 집착의 일부분으로 악성 댓글을 쓰는게 아닐까도 싶고
인정받고 싶거나 주의를 끌고 싶어서인 것도 같고.... 한번 연구하고픈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논문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RISS 사이트로 날아갑니다, 저... 페크 언니, 쪼옥~

페크pek0501 2012-02-07 10:50   좋아요 0 | URL
아, 몰라요. 자꾸 호평을 해 주시면 어떡해요? 그럼 마고님이 더 좋아지잖아요. 에구에구... (나의 이 즐거운 착각질! 늘 착각질은 즐겁다.ㅋ)
 

 

1. 시간 : 벌써 2012년 1월로 넘어섰다. 새 달력을 걸었고 나이 한 살 더 먹었다. 가끔 흘러가는 시간이 두렵다. 앞으로 시간이 바퀴가 달린 듯 빠르게 달려가서 어느 새 내가 폭삭 늙어 버릴 것 같아서.

 

 

 

2. 친구 : 그래도 다행이다. 나만 늙는다면 억울할 것을, 같이 늙어갈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들을 보며 위안 삼는다. 내 늙음의 서글픔을 친구들 말고 누가 알아줄 것인가. 부모님에겐 자식의 도리로써 늙음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고, 남편에겐 부질없는 어리광이 될 것 같아 말할 수 없고, 자식들에겐 내 마음을 공감하기 어려울 터이니 말할 수 없고. 결국 친구들에게만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은 내 마음을 알아줄 터였다. 그래서 그런 말이 있나 보다. 친구 없는 사람이 가장 외로운 사람이라고. 같은 시대를 같은 나이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3. 올해의 독서 계획 : 어느 서재인님의 서재에 들어갔더니 자신이 일 년 동안 읽은 책의 권수를 적어 놓은 글이 있었다. 그 서재인님은 남들이 일 년 동안 읽을 책을 한 달에 읽는 듯했다. 그만큼 많은 양의 책을 읽고 리뷰를 올린 분이다. 그 성실성에 저절로 존경심이 생겨 댓글을 남기고 왔다.

 

 

나도 한때는 다독을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나는 다독의 즐거움을 포기한 지 오래다. 다독을 하려면 최소한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한 것 같다. 첫째,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 책을 많이 읽으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하며 시간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시간이란 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냥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 나가는 모래알과 같기 때문이다. 둘째, 몸이 건강해야 한다는 것. 책을 많이 읽어도 병이 나질 않아야 하므로 몸의 건강은 필수다.

 

 

그런데 나는 그 두 가지 조건에서 실격이다. 우선 부지런하지 않다. 아니 부지런하기가 싫다. 일 년 전만 해도 아주 바쁘게 살았는데, 그 바쁜 일들을 정리하고 난 지금의 생활에 이미 익숙해져 버렸다. 이제 그 생활로 되돌아가서 살게 된다면 살지 못할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생활이 마냥 한가롭기만 한 건 아니다. 지금도 바쁘긴 마찬가지라는 생각마저 든다. 책을 읽으려고 마음먹지 않으면 하루가 그냥 지나가 버릴 정도다. 그리고 몸에 탈이 잘 난다. 어느 날 하루에 책 한 권을 다 읽었더니 병이 났다. 내가 지금 공부하다가 병이 날 나이는 아니다. 고시생도 아니고.

 

 

그래서 결심했다. 이젠 한 달에 4권의 책을 읽고 4편의 글을 쓰기로 하고 무리하지 않기로.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므로.

 

 

 

4. 기억해 두고 싶은 글 : 애덤 스미스 저, <도덕감정론>에서 좋은 글을 발견하여 그것을 인용해서 쓴 글을 서재에 올린 적이 있다. 바로 이 글을 인용했다.

 

 

“도둑놈이 어떤 부잣집의 물건을 훔치는 경우, 그는 부자는 이 물건이 없더라도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며, 그리고 비록 도둑을 맞더라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어떤 악(惡)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간부(姦夫)가 자기 친구의 처(妻)를 유혹해서 간통을 하려는 경우, 그가 자신의 음모를 감추어 그 남편의 의혹만 사지 않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가정의 평화만 깨뜨리지 않는다면, 자신은 어떤 악(惡)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단 우리가 이처럼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굴복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행하지 못할 정도로 흉악한 범죄행위는 하나도 없게 된다.” - 애덤 스미스 저, <도덕감정론>, 327쪽.

 

 

참 탁월한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굴복하기 시작하면 못할 일이 하나도 없게 된다는 뜻이겠다. 이 글이 좋은 까닭은 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앞으로 자신을 성찰할 시간을 갖게 될 것 같아서다. 예를 들면 친구의 단점에 대해 충고를 할 경우, 충고하는 사람이 자신이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굴복한 것인지를 성찰하게 될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너에게 충고를 하는 건 다 너를 위해서야.’하면서 상대방의 단점을 상처 받을 정도로 마구 늘어놓고서, ‘아픈 만큼 성숙해질 테니 나는 친구를 위해 좋은 일을 한 것이고 어떤 악도 행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여기는 것을 경계하게 될 것이다.

 

 

애덤 스미스가 참 좋은 글을 썼다. 꼭 기억해 두고 싶은 글이다.

 

 

 

5. 나쁜 댓글 : 나도 악성 댓글을 받아 봤다. 이런 댓글은 방문자 수가 많은, 인기 있는 파워블로거만 받는 걸로 알았다. 악성 댓글이 달렸다는 건 곧 그 글쓴이가 사람들로부터 주목 받고 있음을 말하는 게 아니던가. 그런데 방문자 수가 많지 않은, 별로 인기도 없는 내 서재에서 악성 댓글이 출현한 것은 좀 어이없었다. 당황스러웠다. 그 분에 대한 예의상 그 댓글을 그대로 옮길 수는 없겠고, 내 글이 말이 안 된다는 내용의 댓글이었다고만 밝히겠다. 그런데 나는 그 댓글에서 그가 말하지 않은 메시지까지 읽을 수 있었다. 그가 말하지 않았지만 내게 전달된 메시지는 이런 내용이었다.

 

 

‘나는 당신의 글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음부턴 이런 글 따위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대가 비밀 댓글로 썼으므로 나도 비밀 댓글로 이런 답글을 달았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셨군요. 잘 알겠습니다. 제 글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처음에 내가 쓰고 싶은 답글은 이런 게 아니었다. 사실은 요렇게 쓰고 싶은 충동을 잠시 느꼈다.

 

 

‘제 글이 못마땅하신 모양인데, 저 같으면 그런 글이 있는 서재에 다시는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아요. 웬 관심이십니까?’

 

 

요렇게 썼다는 게 절대 아니다. 충동을 느꼈을 뿐이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정도의 댓글은 악성 댓글이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악성의 정도가 약하고 또 예의를 갖추고 쓴 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내 기분을 상하게 할 목적이 아니고 진심으로 내가 잘못 쓴 부분을 지적해서 내가 앞으로 신중하게 글을 쓰길 바라는 목적으로 썼을 것이라고 느껴지기까지 했다. 만약 그렇다면 감사해야 할 일이다. 또 하나 감사할 일은 그 댓글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 댓글로 남긴 점이다. 나를 악의로 공격하고 싶었다면 비밀 댓글로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여러 서재를 다니면서 악의적인 악성 댓글을 몇 번이나 본 적이 있다. 예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글쓴이가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낄 만한 글이었다. 이럴 때 나는 궁금하다. 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이 그런 글을 쓰는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지, 또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러고도 어떻게 삶을 살 수 있는지.

 

 

 

6. 좋은 댓글 : 내 글에 가장 찬사를 보내 준 댓글이 있다.

 

 

‘역시 보통 분이 아니다 싶었는데, 이런 대단한 글을 써 주시네요. 어느 정도 내공이 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요?’라고 쓴 아무개님의 비밀 댓글이다.

 

 

이에 대해 나는 이렇게 답글을 쓰고 싶었다. 물론 장난삼아서다.

 

 

‘역시 탁월한 분은 탁월한 글을 알아보시네요.’라고.

 

 

그런데 이렇게 쓰면 얼마나 재수 없고 밥맛 떨어지겠는가. 그래서 다음과 같이 답글을 썼다.

 

 

‘과찬이십니다. 고맙습니다.’라고.

 

 

 

7. 언젠가는 알게 된다 :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어리석은 존재라고 말하겠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무지해서 착각을 잘 하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본다.

 

 

하지만 사람은 언젠가는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다고 믿는다. 그 당시엔 알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는 자신이 무얼 잘못했는지 알게 된다. 또 그 당시엔 알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는 자신이 어느 정도로 못났는지도 알게 된다. 내가 경험함으로써 안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인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어떤 착각을 한다고 해도 안심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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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1-07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페크 언니는 참!
나 같으면 정말 언니가 써 주고 싶었던 그대로 썼을 것 같아요.
그렇게 싫으면 안 보면 되는 거지 꾸역꾸역 보고 그런 댓글을 달 건 뭐란 말입니까?
비단 그 사람만이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정말 이 비판하고 단죄하는 게 좀 사라져야 하는데 언제쯤 가능할런지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저도 좀 찔리네요. 어디가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ㅜ

페크pek0501 2012-01-08 20:04   좋아요 0 | URL
에그에그... 제가 보기엔 스텔라님도 마음 약해서 세게 못 나가실 것 같은데요.

으음~~, 저도 어디선가 이상한? 댓글을 쓰고 있을지 몰라요. ㅋㅋ

숲노래 2012-01-08 0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스스로 얼마나 좋은 삶과 목숨인가를 느낀다면 참으로 기쁘겠어요..

페크pek0501 2012-01-08 20:04   좋아요 0 | URL
예, 이 추운 날 따뜻하게 지내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 갖겠슴다. ^^

그리고 된장님의 댓글 매일 달기 계획을 저도 따라하겠어요. 호호...

숲노래 2012-01-09 02:24   좋아요 0 | URL
네, 참말 따스한 날씨는
고마운 축복이에요.

페크pek0501 2012-01-09 13:27   좋아요 0 | URL
된장님의 또 다른 닉네임은 따스함이세요, 따스함님.ㅋㅋ

이진 2012-01-08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페크님의 글을 못마땅하다고 하였단 말입니까...
저는볼때마다 감탄을 내뱉는걸요.
그 증거로 매달 이달의 당선작에도 당선되시지 않습니까 ㅋㅋ
페크님도 인기블로거시라니깐요~

페크pek0501 2012-01-09 13:26   좋아요 0 | URL
와우, 제가 인~기~블~로~거? 란 말입니까? 푸하하~~~
이러면 또 소이진님이 좋아지잖아요. 아휴~~~

듣기만 해도 좋습니다. 인기라는 게 거품과도 같이 쓸데없는 것이긴 하지만 인간이란 그렇게 무의미한 것에서 의미를 찾는 존재니까요.

그런데 제가 인기가 있다한들(있다고 치고) 소이진님의 인기만 하겠습니까? 모두들 님을 아주 좋아하시던데요.
(아, 남들이 보면 우리 둘이 '놀고 있네' 하겠네요.ㅋㅋ)그만 해야지... 반가웠어요. 또 봐요. 새 글 올리시면 당장 달려가서 흔적을 남기겠음...ㅋ

잘잘라 2012-01-0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 나이 먹어가는 친구가 있다는게 새삼 든든하게 느껴져요^^ 1,2,3,4,5,6,7. 일곱 번 웃고 일곱 번 공감하고 일곱 번 추천.. 추천은 한번만 하고 갑니당~ ^^

페크pek0501 2012-01-09 13:28   좋아요 0 | URL
아, 일곱 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처음엔 몰랐어요.
제가 쓴 글이 7번까지 있네요. 히죽~ 웃었음.

일곱 번 웃으셨다니 감사해요. 늘 재밌는 글 쓰고 싶지만 그게 안 되죠. ㅋㅋ
그러나 언젠가는 재밌는 글, 꼭 쓰고 말 거예요. 다음의 새 글이 궁금해질 만큼 재밌는 글을요.

프레이야 2012-01-09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분차분 하나씩 '나'와 '우리'를 생각하며 읽었어요.
새해 정말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또 하게 되네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렵지도 않겠지요.
첫인사 새해인사와 더불어 드립니다. 좋은 글 자주 뵈어요^^
새해 복 담뿍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2-01-10 14:00   좋아요 0 | URL
첫인사,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많인 본 닉네임이라 낯설지 않네요. ㅋ
이 변변치 못한 글에 댓글 남겨 주시니 황송하네요.

저도 글을 많이 써서 유능해 보고 싶은데, 사람마다 능력의 크기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유능하지 못해서인지 유능한 사람을 좋아해요. 예를 들면 서재의 달인이 되신 분들... 크하하~~

4년 연속 서재의 달인님께서 오셔서 영광으로 생각한답니다. 또 뵈요!!!!!!

아이리시스 2012-01-1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진짜 싫으면 물러가라고 공개글로 댓글을 함 달아볼까ㅋㅋㅋ 생각해봐요. 그 정도는 돼야 장인정신ㅋㅋㅋ 인정을 하죠. 다들 책을 그만 사겠다는데 심지어 저는 사고싶은 책 참지말고 그때그때 사자, 이렇게 다이어리에 적어놨다니까요ㅋㅋㅋ

친구가 좋긴 한가봐요. 나이 들수록 자식도 남편도 저 멀리멀리 호호호.

페크pek0501 2012-01-11 14:06   좋아요 0 | URL
남편들은 여자들이 늙었다고 하면 공감 못해요. 저희 부부는 동갑인데, 여자들은 사오십대를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반면 남자들은 자신이 한창때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얘기가 안 되죠. 또 부엌일의 피로감도 공감 못해요. 이럴 땐 친구들이 제일이죠.

그렇지만 아이님은 꼭 결혼하시기 바랍니다. 남편이 있다는 것은 영원한 내 편이 한 명 있다는 것이거든요. 만약 친구와 싸웠다면 남편은 아내 편을 들어줄 겁니다. 또 친정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가장 큰 위로를 해 줄 사람도 남편이랍니다. 친구는 멀리 있어서 도움을 요청할 때만 위로해 줄 수밖에 없어요. 육체가 멀리 있다는 건 마음도 멀리 있는 거예요.

서로의 인생을 죽는 날까지 책임져 주는 부부의 관계가 멋지지 않나요?(어, 쓰고 보니 결혼 예찬론자가 되었네.ㅋ)제 딸들도 꼭 결혼시킬 거예요. 참고하시길... 앞으로 물어 볼 일이 있으면 물어 보세요. 이 부분에선 해 줄 말이 많습니다. ㅋ

아, 중요한 한 가지, 여자를 구속하는 남자보단 여자에게 자유를 주는 남자가 남편감으로 좋습니다. 또 여자를 이기는 것에 관심 없는 남자가 좋아요. 호호~~

마녀고양이 2012-01-1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처음에 누군가가 <인기 블로거>라고 해서 너무 당황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타인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걸까 아니면 그냥 인사치례일까 하구요.
그담에 어떤 서재에 처음으로 놀러갔는데, "아니 마녀고양이님이 이런 곳에" 라고
하신 분께 다시 한번 당황했구요..... 물론 그분들은 선의셨습니다, 감사하기도 했어요.

제가 서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사람마다 악성 댓글의 정의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분들은 당연히
잘못은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그대로 행하십니다. 그걸 악성이라 생각하지 않으시지요. 그런데 그걸 받는 사람은, 그 글의 형식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뉘앙스가 다르거든요. 재미있는 것은, 악성 댓글 또는 비난이나 힐난성의 댓글을 달았던 분의 서재에 비슷하게 댓글을 달면, 달았던 분도 마찬가지로 그것을 기분나빠하고 상처받으신다는 겁니다.

그러니 결국 받는 입장의 악성 댓글은 비슷하고,
쓰는 입장의 악성 댓글은 다른거 같아요... 제 생각에는 비판은 해도 좋으나
예의는 지켜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용이 옳다 해서 형식을 아무렇게나 취해도 되는건 아닌거 같아요. 결국 상처받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

그러니 말은, 아무쪼록 예쁘게 하고 사는게 제일 좋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페크 언니, 제가 말을 예쁘게 하나요? 네?

페크pek0501 2012-01-11 14:09   좋아요 0 | URL
예, 예쁘게 하십니다. ㅋㅋ 저도 동감이에요. 잘못된 글을 지적할 땐 예의를 갖추면 좋겠고 그리고 비밀 댓글로 해 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말 맞습니다. 악성 댓글 다는 입장에선 의도가 다를 수 있으나 상대편의 기분은 똑같이 나쁜 것.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특징이 있어서... 다시 말해 자신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해서 자신이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해서요. - 마고님의 좋은 관찰력이었음.ㅋ

아, 마녀고양이님은 인기 블로거 맞습니다. 저도 처음에 저의 서재에 방문하실 때 같은 느낌이었어요. 인기 블로거가 이런 데 오시다니... 그런 느낌?...ㅋㅋ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루의 방문자가 백 명 넘으면 인기블로거라 생각해도 될 것 같은데요. (저는 며칠 합쳐야 백 명 된다는...크크)

순오기 2012-01-12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 4권, 4편의 리뷰~~~~ 많은 게 꼭 좋은 건 아니니까요.^^
님의 글은 항상 저를 돌아보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2-01-13 13:03   좋아요 0 | URL
반가운 순오기님, 고맙다니요.ㅋㅋ
순오기님이 늘 인기 블로거로서 그 자리에 계신다면 저야말로 고맙겠습니다.
저도 늦지 않았다는 희망을 얻으니까요. 늘 그 모습으로 계세요. 늘 지금처럼... ㅋ

저도 글을 쓰면서 저를 많이 돌아보게 됩니다. 글쓰기는 마음의 점검이지요.


노이에자이트 2012-01-14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나이면 남자보다 여자가 더 일찍 늙는다고 의사들도 말하더군요. 어떤 여자의 블로그 글에 "이제 나이를 먹고 늙으니 운운" 하는 내용이 많아서 저는 그 여인이 최소한 50은 넘었고 혹시 60대인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는데 알고 봤더니 이제 사십대 초반이더라고요.사십대 후반이나 오십대에 접어든 여인이라면 사십대 초반이 그런 소리한다고 언짢아 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여자는 사십줄에 접어들면 이제 늙었구나 하고 푸념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해요.

페크pek0501 2012-01-15 12:52   좋아요 0 | URL
ㅋㅋ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미모를 많이 따지고, 그 미모가 젊음과 직결된 문제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흰머리만 해도 남자들은 멋있거든요. 흰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자 대학교수님들, 멋있잖아요. 그런데 흰머리 있는 여자에게서 멋을 느껴 본 적이 없어요.(안타깝게도...ㅋ)물론 염색약이 있긴 하지만요...

남자분들은 좋으시겠어요? ㅋ

노이에자이트 2012-01-15 16:02   좋아요 0 | URL
그런데 남자들도 30대 중반 넘으면 배 나오고 목소리도 변하기 시작하죠.옷으로도 망가진 몸매를 못감추는 거죠.바지가 계속 내려간다든가, 엉덩이가 펑퍼짐해진다든가 합니다.

남자 목욕탕 가보면 배는 불룩 나오고 상체와 사지가 빈약한 몸매가 많아요.

제가 아는 사람들은 교수나 그런 직업을 가진 이는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요즘은 남자도 외모를 가꾼다지만 그래도 남자는 여자만큼은 외모에 집착하지 않는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2-01-16 16:40   좋아요 0 | URL
늙음에서 체형은 생각 못 했네요. 우리 남편은 결혼 전이나 지금이나 체중이 같아서요. 저도 그렇고요. 살이 안 찌는 체질들이라서...ㅋ


2012-01-18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9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참았네

 

 

친구 넷이서 만났다. 친구들 중 한 사람이 만둣국을 잘 하는 음식점을 안다고 해서 점심을 먹으러 거기로 갔다. 겉으로 보기에 깔끔한 음식점이었다. 우리는 만둣국을 주문했다. 우선 종업원이 물을 가져왔다. 그런데 그의 손가락이 컵 안의 물에 닿은 걸 내가 보았다. ‘종업원의 손가락을 적신 물을 먹으라는군.’

 

 

불쾌했지만 참았다. 그 종업원은 바빴고 청결문제 같은 건 관심도 없어 보였다. 그 다음, 주문한 만둣국이 나왔다. 만둣국은 맛있었다. 아, 그런데 반쯤 먹었을 때 내가 먹고 있는 만둣국에 긴 머리카락이 하나 빠져 있는 게 보였다. 비위가 상해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까지 비위가 상할까 봐 그들에겐 말하지 않았다. 종업원에게 따질 수도 있었으나, 또 참았다. 친구들을 만나서 기분 좋은 날에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해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으므로.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참기만 한 게 잘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컵 안의 물에 손가락이 닿았다고, 만둣국에 머리카락이 있었다고, 음식점의 사람들에게 말해 주어야 옳은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야 앞으로 나처럼 불쾌함을 느끼는 손님이 또 생기지 않도록 그들이 주의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2. 이번엔 못 참았네

 

 

대구에 사는 친구 둘이 서울로 놀러 왔다. 나처럼 서울에 사는 친구 한 명도 함께여서 넷이 모였다. 대구의 두 명과 서울의 두 명이 만난 것이다. 원래 대구와 서울의 중간 지점인 대전역에서 넷이 만나곤 했는데, 이번엔 대구에 사는 둘이 아예 서울로 오겠다고 한 것이다. 그 덕분에 내가 편했다. 대전까지 갈 필요가 없으니까. 차비도 굳었다.

 

 

일단 우리 집에서 모였다. 두 친구가 대구에서 얼마나 부지런을 떨며 일찍 출발했는지 오전 11시쯤 되니 네 명이 다 모였다. 우리 집에서 빵과 과일과 커피와 함께 수다떨기가 신나게 시작됐다. 점심은 나가서 먹기로 해서 12시가 넘자 우린 외출 준비를 했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 음식점과 카페가 모여 있기로 유명한 카페촌에 가서 먹기로 했다. 점심은 내가 사기로 했다.

 

 

우리 넷은 한정식을 먹기로 의견을 모아 한정식을 파는 음식점을 찾아 들어갔다. 들어가니 분위기가 고급스러웠다. 음식 가격이 비싼 편이었지만 반찬 종류가 다양하고 다 맛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음식점을 잘 선택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런데 문제는 질 낮은 서비스였다. 우리가 음식을 다 먹고 숟가락을 놓자마자 바로, 종업원이 와서는 양해를 구하는 말도 없이 그릇을 치울 모양으로 쟁반에 옮겨 담는 게 아닌가. 그것도 달그락, 쾅쾅 소리를 내면서였다. 마치 우리에게 빨리 나가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푸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다. 그 순간 고급 음식점으로 보이던 그곳이 싸구려 음식점으로 보였다. 손님이 많아 자리가 없어서 그런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비어 있는 자리가 많았다.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이런 고급스런 음식점에서 이런 불친절이라니….

 

 

대구 친구 중 한 명이, 서울은 다 이러냐고 물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친구들 모두 기분이 상해 보였다. 내 기분이 슬슬 나빠지기 시작했다. 밥은 잘 먹었는데, 이렇게 기분을 구겨 놓다니. 우리의 기분이 구겨진 종이처럼 느껴졌다. 이건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음식 값을 내면서 한마디 해야겠다고 별렀다. 우리의 기분이 나빠서이기도 하지만 우리처럼 기분 상하는 손님이 또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종업원의 불친절에 대해 지적해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음식 값을 내러 계산대로 갔더니 음식점 주인이 있었다. 그에게 음식 값을 지불한 다음에 종업원의 불친절에 대해 말하며 우리들의 불쾌함을 표명했더니, 상대편에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릇을 치우는 게 그렇게 급한 일인가요? 모처럼 지방에서 친구들이 올라와서 점심 사 주러 왔는데, 그 불친절한 종업원 때문에 우리 넷 다 불쾌해졌어요.”

 

 

“죄송합니다. (그 종업원이) 그릇을 치우고 깨끗한 테이블에서 이야기 나누시라고 그런 것 같아요.”

 

 

그건 핑계 같았다. 하지만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태도를 보고 기분이 풀렸다.

 

 

 

 

3. 며칠 뒤, 애덤 스미스가 생각났네

 

 

그 일이 있은 지 며칠 지나 그 일을 생각해 보니 내가 종업원의 불친절을 지적해서 사과를 받은 일이 잘한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 나로 인해 음식점 주인한테 그 종업원이 혼나게 되었다면 그래서 그 종업원이 상처를 받았다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준 건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를 돌아보면 내가 음식점 주인에게 종업원의 불친절을 지적한 것은 단순히 한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니었단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 단 한 가지의 이유로 그랬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정확하지 못한 법이다. 내가 왜 그랬는지를 곰곰이 분석해 보니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첫째, 지난번에 음식점에서 종업원의 손가락이 닿은 물도 참았고, 머리카락이 빠져 있는 음식도 참았는데, 이번에도 또 참으면 내가 아주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지난번의 일이 없었다면 이번엔 참았을지 모른다.)

 

 

둘째, 이번에 참으면 내가 처신을 잘하지 못했다고 나중에 후회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셋째, 이번에 참으면 내가 친구들 앞에서 바보가 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넷째, 우리들이 자존심이 상했으므로 우리들의 상한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의 이유가 한마디 해야겠다는 나의 태도에 대해 갈등 없게 만들었다. 내가 ‘악’을 저지르는 게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해 준 이유다.

 

 

다섯째, 내가 느낀 불쾌감을 얘기해 줘야 앞으로 나처럼 불쾌한 손님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다섯째 이유로 인해서 애덤 스미스의 글이 떠올랐다.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대한 글이다.

 

 

 

 

도둑놈이 어떤 부잣집의 물건을 훔치는 경우, 그는 부자는 이 물건이 없더라도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며, 그리고 비록 도둑을 맞더라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어떤 악(惡)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간부(姦夫)가 자기 친구의 처(妻)를 유혹해서 간통을 하려는 경우, 그가 자신의 음모를 감추어 그 남편의 의혹만 사지 않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가정의 평화만 깨뜨리지 않는다면, 자신은 어떤 악(惡)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단 우리가 이처럼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굴복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행하지 못할 정도로 흉악한 범죄행위는 하나도 없게 된다. - 애덤 스미스 저, <도덕감정론>, 327쪽.

 

 

 

 

도둑이 어떤 부잣집의 물건을 훔칠 때, 집 주인이 부자니까 이 물건이 없더라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도둑질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 또 부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기꾼도 그런 생각으로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겠다. 또 빈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기꾼도 당신의 형편이 나보단 나으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겠다. 그래서 그들은 ‘악’을 행하면서도 자신이 ‘악’을 행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은 ‘합리화의 명수’여서 자신이 한 일을 합리화함으로써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의 나에 대해서도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다른 손님이 나처럼 기분 상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 종업원의 불친절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니 종업원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된다고 해도, 나는 어떤 악(惡)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건 옳은 일인가. 아니면 혹시 나도 애덤 스미스의 말처럼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속아서 잘못을 저지른 걸까.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누군가가 불친절해서 내가 불쾌해졌을 때 참아야 할지, 참지 말아야 할지를.<끝>

 

 

 

 

................................................................................................................

 

 

<이 글을 쓰고 나서>

 

 

며칠 전에 친구들이 놀러 와서 생긴 일을 글로 옮겨 보았다. 만약 내가 애덤 스미스 저, <도덕감정론>을 읽지 않았다면 이 글을 쓸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이 책의 어떤 구절(위에서 인용한, 327쪽의 글)이 떠올라서였으니까.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의 저자로 잘 알려진 뛰어난 경제학자이다. 내가 보기엔 인간을 통찰한 학자로서도 뛰어나다. 요즘 나는 <도덕감정론>을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교과서’로 읽고 있다. 그래서 아직 읽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기회에 ‘역자 서문’의 글을 옮겨서 이 책에 대해 소개한다.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특히 어떠한 천성 내지 심성을 가진 존재인가? 인간 속에 있는 <마음이라는 자연(自然)>은 어떠한 법칙(法則)을 가지고 있는가? 인간의 심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인간완성의 조건, 인간행복의 조건을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심성을 올바로 이해하여야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인간 개개인들이 모여 사는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 아담 스미스가 근대 시민사회 형성기에 올바른 사회과학 이론과 올바른 사회발전 원리를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이론이 인간의 심성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이해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근대 시민사회의 구성원리와 발전원리를 가장 명쾌하고 정확하게 밝힌 최고의 명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國富論)>의 밑바탕에는 바로 <도덕감정론>에 나타난 아담 스미스의 인간 심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 ‘역자 서문 <초판>’에서.

 

 

<도덕감정론>은 보기 드물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책이든 좋은 책이라고 해서 책 전체의 내용이 다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요즘 내가 하는 독서란, 마치 모래밭에서 숨은 보석을 찾아내듯, 책을 읽으며 좋은 문장을 찾는 일인 것 같다. 그 ‘찾는 일’이 참 재밌다. 이게 독서의 달콤한 맛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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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12-25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정남이나 애정녀가 필요하신 것 같아요.ㅋㅋ
저는 그런 상황 같으면 즉시 말해 버립니다.
남이사 어쨌거나 그건 그쪽이 알아서 할 일이고,
손님을 상대로한 장사라면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되죠.
그럼 장사를 하지 말던가...
아, 그렇다고 제가 애정녀라는 건 아니고.
그런 상황에선 복잡하게 여러가지로 생각할 거 뭐 있나요?
(아, 그러니까 오히려 심각해지네.-_-;;)

와, 근데 정말 책을 세심하게 찾아 보시는군요.
저는 아직 말씀하신 책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글은 참 쉽고 또렷하게 잘 쓰세요.^^
저는 감정의 뒤범벅인데.ㅎㅎ

페크pek0501 2011-12-25 20:27   좋아요 0 | URL
무슨 겸손의 말씀을...

책은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밑줄 친, 인상적인 구절을 자주 들춰 보는 취미가 있을 뿐이에요. 그래서 좋아하는 책은 표지가 닳아 헌 책이 되지요. 하지만 저도 읽고도 놓치는 글, 많아요. 그래서 가끔 남의 리뷰를 보고 그 책에 그런 내용도 있었나, 하고 다시 들춰 보곤 해요.

첫 댓글, 고맙습니다. ^^ 크리스마스 밤을 잘 보내세요. :)

이진 2011-12-25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낯도 많이 가리고 쑥스럼도 많아서, 절대
사장에게까지도 그렇게 말을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음식점에서 머리카락이 나온것은 참을수가 없는걸요?
가끔 저희 학교 급식에서 파리가 나오는것은 제가 겪어도 봤고 보기도 많이 봤지만
그때마다 불쾌감과 짜증이 확 밀려오더라구요.
어떨때는 한 숟가락 펐는데 파리가 나오고 , 우동을 신나게 먹고있는데
파리가 둥둥 떠있어서 얼마나 속이 메슥거리던지...
그 종업원도 꽤나 불쾌하셨겠어요.
저는 그릇치우는 것을 평소에 신경안쓰는 타입인지라...
그런데 치워달라는 말도 안했는데 치우나요? 이상한걸요 ㅎㅎ

그나저나 저 애덤스미스의 말 너무 좋아요
가끔 제가 자기 합리화를 하고있을 때 생각해야겠어요.

페크pek0501 2011-12-26 10:53   좋아요 0 | URL
예, 치워달라고 안 했는데, 그러더라고요. 순간 무안하고 당황스러웠어요. ㅋ

저도 마음 약한 편이라 싫은 소리, 따지는 것 잘 못하는데, 그날은 힘좀? 썼어요.

자기합리화인지 아닌지... 애덤스미스의 말을 상기하면 자기 성찰에 도움이 될 듯해요. 저도 그러려고요.

친구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며 충고를 하면서 아픈 말 던지면 안 될 것 같아요.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일지 몰라요.ㅋㅋ 고맙습니다.

아이리시스 2011-12-2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빼놓고 다시 먹었을 거예요. 아 저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특별히 건드리지만 않으면 그냥 참는 편인 것 같네요. 그런 상황에서는요. 벌레 나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요. 그나저나 친구들이랑 만나 즐거우셨겠어요. 저 지금 [나홀로 집에] 찍고 있어요. 뭘 좀 하는 중인데, 눈이 빠지겠어요.ㅋㅋㅋ 프린터가 고장나서 생긴 일.ㅠ

예전에도 [도덕감정론] 말씀하셨었죠? 맞아요, 좋은 책이라도 다 좋진 않죠. 좋은 영화라도 다 좋진 않고. 그래서 재밌냐 아니냐로 물어보면 아주 난감하다는;; 좋고 싫은 건 지극히 제 기호죠. 그래서 쓸때마다 조심스럽고. 누군가 영향을 받으니까요. 이건 눈치 보는 것과는 다른 문제 같아요 :)

오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어요?^^

페크pek0501 2011-12-26 10:56   좋아요 0 | URL
24일엔 친정에서 크리스마스 보냈어요.
어젠 집에서요. 기됵교인이 아니라서 크리스마스보단 연말이 더 의미가 있죠. 나이 한 살 더 먹네요. ㅋㅋ 더 이상 나이 안 먹고 싶은데...ㅋㅋ

연말 잘 보내세요. :):)

oren 2011-12-25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아담 스미스의『도덕감정론』은 저 역시 올해 가장 흥미롭게 (그리고 꼼꼼하게) 읽었던 책 가운데 한 권이었는데, pek님의 글을 읽어보니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대해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네요. 문득 `합리화`에 관한 재미난 댓글이나 하나 남겨볼까 싶네요. ㅎㅎ
* * *
영화 「새로운 탄생(The Big Chill)」에서 제프 골드블럼은, "합리화는 섹스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친구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그는 이렇게 묻는다. "한 번도 합리화를 하지 않고 일주일을 보낸 적이 있는가?"
- 스티븐 핑커,『빈 서판』중에서

페크pek0501 2011-12-26 10:59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오렌님이 이 글을 읽으셔서 좋네요.
오렌님이 도덕감정론을 추천해 주신 분이니까요. 그 점, 감사 드립니다.

누군가를 알고 지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져요.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니까요. 이걸 다르게 표현하면 노는 물이 중요하다...ㅋㅋ 그런 점에서 오렌님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소개해 주세요.

새로운 탄생, 대사 멋지네요. 저런 게 통찰이죠.

곧 연말이네요. 망년회가 많으시겠어요. 즐겁게 보내세요.


숲노래 2011-12-26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만 담기엔 생각주머니가 아주 커서
이렇게 글 하나로 솔솔 풀려나왔구나 싶어요.
생채기 받을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믿어요.

페크pek0501 2011-12-26 11:01   좋아요 0 | URL
이 세상에 된장님 같은 분만 계신다면 불친절, 불쾌감 같은 건 없을 텐데요. ㅋㅋ

이 해, 잘 마무리하시고 연말 잘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12-2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언니, 글이 너무 좋아요, 진짜루요... (이렇게 입에 짝짝 붙을수가!)

언니랑 저랑 고민하는(?) 주제가 비슷한거 같아요.
저도 타인에게 싫은 소리(?)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최근 제가 상담심리 공부를 하면서 살짝 든 생각은 이것이 일종의 `투사`구나 싶더라구요. 투사란게 자신에게 버겁거나 힘든 사고와 감정을 타인에게 넘기는거거든요. 즉,
내가 타인에게서 듣기 힘든 소리를, 타인에게 해야할 때도 힘들어하는거 아닐까 하는거죠.

하지만 또 한편으로
사람마다 들을 때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서, 모든 사람이 상처받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특히 사소한 문제인 경우 말이죠. 그리고 해야할 말을 못 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에서 적응하는데 문제가 있고, 나중에는 우리나라의 소위 홧병(?)으로 남아서요, 갑자기 욱하고 폭발하는 성향을 보이더라구요. 평소에 얌전하다가 욱하는 그런.

결국 이슈는, 어떻게 부드럽게 나의 의견을 전달하는가 인거 같아요.
제가 평소 고민하던 문제라 댓글이 무지하게 길어졌어요,,, 아하하. 페크 언니,
즐거운 연말 되시고, 올해 언니를 알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답니다~~~~~~

페크pek0501 2011-12-27 13:16   좋아요 0 | URL
저도 마녀고양이님을 알게 되어 무척 기쁘답니다.~~~~~~~~
입에 짝짝 붙는 글을 썼군요, 제가...ㅋㅋ
아마 마녀고양이님과 제가 심리학을 좋아하고 관심 갖는 게 비슷해서 좋게 읽어 주신 것 같아요.

김형경은 <사람풍경>이란 책에서 투사를, 내면의 부정적인 면을 타인에게 옳겨놓기라고 요약했어요.
지역감정, 인종차별주의, 마녀사냥 등이 대표적인 투사 방어기제라는 군요.
게슈탈트의 말 - "모든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결국 투사를 살펴보면 누구에게 화를 내는 것은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다, 가 되지요. 예를 들면 게으른 동생을 보고 지나치게 화를 낸다면 그건 자신의 게으름을 동생을 통해 보게 되어서 화를 낸다는것...

아, 저도 얘기가 길어졌어요. 마녀고양이님과는 얘기가 무궁무진할 것 같은 이 예감... 좋은 예감이죠? ㅋㅋ 연말 잘 보내세요.

마태우스 2011-12-26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의 사건에서 전에 읽은 책을 떠올리다니, 삶과 독서를 연결시키는 훌륭한 태도인 것 같습니다. 저도 배우고 싶어요!

페크pek0501 2011-12-27 13:16   좋아요 0 | URL
ㅋㅋ, 저도 배우고 싶어요! 마태우스님의 그 유머를요.
그래서 우울증이 싹 날아갔아요, 라는 댓글을 저도 받고 싶어요.
심하게 반갑습니다. ^^

달사르 2011-12-26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습니다. 일상에서 하는 이런 탐구, 이게 바로 스스로 터득하는 삶의 지혜, 뭐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저도 많이 공감되는 지점입니다. 뭔가 정의로운 일인듯해서 행했으나 뒷끝이 개운치 않을 때 주로 드는 생각들인데요. 매번 무언가를 행하고 나서, 그 행함에 교묘한 지점은 없었는지 체크하는 버릇. 아주 멋진 버릇 같애요. ^^

방명록 글은 오늘 읽었어요. 감사드립니다. ^^

페크pek0501 2011-12-27 13:18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오랜만이네요. 삶의 지혜라는 표현은 과찬이시고요.ㅋㅋ

제가 방명록에 근황을 묻는 고런 기특한 글을 남겼네요. 새 글이 올라오지 않아서 궁금했어요. 앞으로는 글을 올리실 거죠? 일이 바쁘셔서 그런 건 알지만요...

필사 진도가 궁금했답니다. 또 뵈요.

노이에자이트 2011-12-2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초로 도덕감정론을 번역한 박세일 씨는 요즘 장기표 씨와 함께 보수주의가 거듭나야한다며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총선준비 중이더군요.문제는 인지도가 너무 낮아 내년 총선에 몇 명이나 당선될지 암담하다는 거죠...저는 이런 사실에도 관심이 많아서...

페크pek0501 2011-12-27 18:58   좋아요 0 | URL
아, 정보맨이시군요.
제가 갖고 있는 책도 박세일님 번역입니다.
아무튼 노님은 그냥 평범하게 사시기엔 아까운 분이신 것 같습니다. ㅋㅋ
 

 

지난 12월 13일에 마태우스님의 서재에서 <물만두님 베스트셀러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물만두님의 책 홍보를 위한 이벤트로서 간략히 쓰면 이렇습니다.  

 

고인이 되신 물만두님의 1주기를 맞이하여 물만두(홍윤)님의 책 <물만두의 추리책방>을 읽고 마태우스님이 만든 열 개의 문제에 대한 정답을 쓴 분들 중에서, 다음과 같이 선정하여 상품권을 선물로 준다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정답을 맞추신 분이 2등,

4번째로 정답을 맞추신 분이 3등,

7번째로 정답을 맞추신 분이 1등.

 

1등 알라딘 상품권 5만원,

2등 알라딘 상품권 3만원,

3등 알라딘 상품권 2만원."

 

그리고 재밌는 당첨이 또 있는데, 이 이벤트에 댓글을 달은 분들 중에서도 네 분을 뽑아 물만두님의 책을 선물로 준다는 것입니다.  

 

"12번째와 25번째 댓글을 달으신 분, 그리고  26번째와 42번째 댓글을 달으신 분께 물만두님의 책을 드립니다."

 

바로 제가 42번째 댓글을 쓴 사람이라서 댓글 당첨자로 뽑혔다는군요. 그래서 제가 물만두님의 책을 선물 받게 되었답니다. 물론 몇 번째의 댓글이 당첨되는지는 주최측(두 분이 비밀댓글로 알림)만 알고 진행되었습니다.

 

저로 말하면 가위바위보를 해도 늘 지는 쪽이어서 이런 행운이 온 걸 좀 의아하게 생각하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비용을 들여서 책 홍보에 나선 분들도 있는데, 그런 생각으로...

 

이 이벤트를 주최해서 상품권을 선물로 내놓으신 마태우스님을 비롯하여 댓글 당첨자에게도 선물을 주시겠다는 조선인님, 진/우맘님께 감사 드립니다. 또 저처럼 참여해서 댓글을 남겨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 이벤트의 훈훈한 마음이 쭉~ 이어져서 물만두님의 책이 많이 많이 팔리길 기원합니다. (선물 받는 책은 제가 읽고요, 저도 누군가에게 선물할 일이 있을 땐 이 책을 구입해서 하겠습니다.)

 

저도 물만두님의 책이 많이 팔리도록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여러분도 물만두님의 책이 많이 팔리도록 응원해 주세요.

 

 

 

.....................<물만두님의 책 두 권>.....................................................................

 

 

<알라딘, 책소개>

 

전설의 서평 블로거 물만두 홍윤의 <물만두의 추리 책방>. 저자가 11년간 동명의 블로그에 올린 추리소설 리뷰 중 200편을 엮어낸 유고집이자 국내 최초의 장르문학 서평집이다. 20여 년간 희귀병인 봉입체근염으로 투병생활을 하다 2010년 12월 13일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저자는 방대한 독서량과 따뜻한 시선으로 양질의 리뷰 세계를 구축했다.

이 책은 고전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통틀어 엄선한 물만두표 '죽기 전 읽어야 할 추리소설 필독서 200선'이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괴도 뤼팽 시리즈로 유명한 모리스 르블랑, 정통 추리소설의 대가 엘러리 퀸에서부터 사회에 대한 시각을 날카롭게 녹여낸 히가시노 게이고와 유쾌함과 치유를 동시에 선사하는 미야베 미유키까지 153명 작가의 200개 작품에 대한 리뷰를 모았다.

저자는 2000년 3월 2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시작으로 세상으로 떠나기 전인 2010년 11월 17일 <메타볼라>까지 공식적으로만 1838편, 비공개 글까지 포함하면 무려 1만 2334편의 글을 올렸다. 그중에서 추리소설에 대한 리뷰만 1296편(원고지 12,000매)을 써 압도적인 분량으로 이미 장르문학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존재로 여겨졌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추리소설을 읽고 싶었던 그녀의 리뷰 세계를 집대성한 이 책은 시대별, 국가별 대표작을 골라 차려낸 푸짐한 추리소설의 만찬이다. 개별 리뷰들 외에도 '뤼팽 전집, 순서대로 읽기'나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소설 베스트 8', '처녀작이 우수한 추리소설 7' 등 물만두가 정성껏 기획하고 선정한 리스트들을 통해 추리소설의 지형도를 한눈에 그릴 수 있다.

 

 

 

<알라딘, 책소개>

 

물만두라는 이름으로 10년간 활동한 서평 블로거 홍윤의 비공개 일기를 모은 에세이. 스물다섯의 나이에 진행성 근육병을 판정받은 그녀는 마흔둘에 세상을 뜨기 전까지 방대한 양의 독서를 하면서 꾸준히 서평을 올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고인의 1주기를 기리며 출간된 이 책에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 가족 이야기, 바깥세상과의 소통 통로였던 서평 활동 이야기, 인터넷을 통해 맺은 인연 이야기 등을 비롯해 그녀의 단상과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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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12월 25일에 씀) :

오늘 물만두님의 책 두 권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제가 아주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어요. 제가 이런 멋진 선물을 받게 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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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2-2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저두 생일 선물로 그 책들을 받았답니다.
좋은 책이예요, 물만두님의 책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훈훈한 이벤트를 주최하신 분들께, 저도 감사 꾸벅~

페크pek0501 2011-12-21 14:36   좋아요 0 | URL
에그그, 잽싸라... 우리 마녀고양이님이 첫 테이프를 끊으시네요. 고맙게도...
댓글이 없어 썰렁할까 봐, 걱정했는데...ㅋㅋ

예쁜 사람은 예쁜 짓?만 골라 한다니껴. 호호호...

재는재로 2011-12-2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댓글 당첨되서 책을 받는데 이런책은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추리소설은 좀 좋아해서 홈즈시리즈하고 애거서 크리스티 시리즈는 다읽었는데
물만두님 책을 읽고는 도저히 비교불가능한 독서량과 그 리뷰에 두손들어죠
한사람이 살면서 책 안읽는 사람도 많지만 책을 읽어도 이렇게 많은 책을 읽기힘든데
그분은 진짜 대단한 독서량과 그책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꼬집어주시는 그분의 책을 읽고
이번에 도서관에서 말타의 매를 빌려보려구요 요세는 앨러리퀸의 재발행된 책을 두권다읽고
앨러리퀸을 책을 다시 읽고있어요 아무튼 많은사람에게 그분의 책이 읽혀을면 하네요
그분의 살아온 이야기 에시이집도 이번에 책받으면 읽어봐야죠 아무튼 축하드려요

페크pek0501 2011-12-22 13:19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축하 드려요. 그리고 반갑습니다.
저는 추리소설 분야는 셜록홈즈와 애거서 크리스티의 것만 읽어서 좀 무식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선물 받으면 많이 배우려고 그래요. 목차 보니깐 책 제목이 꽤 많던데요...

나중에 무엇을 사 볼지 조언을 부탁드려야겠네요. ㅋㅋ

아이리시스 2011-12-2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서재에서도 어제 언뜻 보고는 지나쳤는데 거기 페크님이 계셨군요. 이벤트 시작하신 분들, 당첨되신 분들 다 추카추카. 페크님도 추카.

제가 침대위,머리맡공간에 책을 하도 쌓아놔서(쌓기는 쉬웠어요)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제가 자다가 책에 깔려죽을지도 모른다고 치워라, 바닥에 놓던지.해서 설마 떨어지겠어 하다가 걱정이 좀 돼서 오늘 그것만 거실로 꺼냈어요. 책장도 없고 책꽂이도 없고, 거실 한복판에 으하하, 책상 책꽂이는 교재,연습장,노트,정리본만으로도 한가득이고, 정말 책만 갖다버려도 집이 엄청 깨끗해지겠다고 생각했어요.ㅜㅜ 지금 팔다리가--;; 오랜만에 책상정리도 좀 하고~ 저는 아주 나중에 물만두님책을 읽을지도 모르겠어요.^^

페크pek0501 2011-12-22 13:21   좋아요 0 | URL

아, 나랑 똑같네요. 저도 침대 옆에 50~60권쯤 책들이 쌓여 줄지어 있어요. 그중 반은 읽은 책이고, 반은 안 읽은 책이에요. 본 것은 다시 책장에 꽂아야 하는데, 또 볼 일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러고 있어요. 책상도 갖다 놓은데다, 그래서 예쁘게 꾸며야 할 침실이 엉망이지요. 그런데 좋은 점은 책상에서 글 쓰다가 바로 침대에 누워 낮잠 잘 수 있다는 거지요. ㅋㅋ

다음엔 런닝머신도 사다 놓으려고 그래요. 책 읽다가 뛰려고요. ㅋㅋ 티브이 보면서 뛰면 시간이 금방 갈 것 같아서... 요즘 추워서 운동하러 나가기 싫어요.

stella.K 2011-12-21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더 없이 좋은 선물이시겠어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저는 이렇게 말로만...;;

페크pek0501 2011-12-22 13:22   좋아요 0 | URL
말로만이라니요, 무슨... 얼마나 수고 많이 하셨는지, 저는 알고 있는데염...ㅋㅋ

좋은 분들이 많아서 참 훈훈한 12월입니다.

숲노래 2011-12-21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받는 즐거움 마음껏 누리면서 섣달그믐 즐거이 맞이하셔요~

페크pek0501 2011-12-22 13:23   좋아요 0 | URL
예, 된장님도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아, 며칠만 있으면 새해가 되네요.
새해인사는 나중에 해야겠지요?
고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12-22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이 평론한 소설 중에는 제가 즐겨 읽던 것도 많더군요.저도 언젠가 추리소설 평론도 해보고 싶어요.

페크pek0501 2011-12-23 15:20   좋아요 0 | URL
아, 반가운 분이 와계시네요.ㅋ 추리소설 평론이라, 역시 팔방미인이시네요 .님이 하시면 잘 하실 거예요. 다방면으로 쌓은 지식이 많으니까요.

한 분야를 정해서 그쪽으로 깊이 파고드는 것, 멋지죠. 저도 제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지 모색중이에요. 문제는 모색만 하다가 인생이 끝나지 않을까 싶은 거죠.ㅋ

저는 말콤 글래드웰이나 수전 손택이나 정희진님의 글을 좋아해요. `지루하지 않음, 재밌어서 읽고 싶음`을 느끼게 만들거든요. 이것이 글이 꼭 갖추어야 할 점이라고 봅니다. 교훈이나 감동은 그 다음이고요. 그런데 이게 어렵죠. 어려워서 매력이 있죠. ^^

2011-12-23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1-12-23 15:21   좋아요 0 | URL
매우 감사합니다.
앞으로 종종 뵙길 바랍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12-23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추리소설이건 본격소설이건, 외국 소설이건 한국소설이건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에요.그게 재밌더라고요.소설작법도 공부하고 또 소설의 배경이 되는 나라,민족,역사적 사건을 알아가는 것도 재밌잖아요.

pek0501님은 최근에 화제가 된 책들도 많이 보시는군요.

페크pek0501 2011-12-25 20:06   좋아요 0 | URL
예,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닥치고 정치, 그리고 하루키 잡문집도 읽기 시작했어요. 오늘 페이퍼에 올린 도덕감정론도 함께 읽고 있는데, 내용이 좋습니다.

고전과 현대를 5:5로 읽으려고 해요. ㅋㅋ

페크pek0501 2011-12-2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물만두님의 책 두 권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제가 아주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어요. 제가 이런 멋진 선물을 받게 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이 내용을 위의 페이퍼에도 맨끝에 추신으로 썼습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 모두 즐거운 연말 보내시고요,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