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처의 가르침
부처님 당시에 ‘끼사고따미’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아장아장 걸을 무렵 아기가 그만 죽고 말았다. 자기 아이가 죽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던 여인은 죽은 아이를 안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아이를 살려달라고 애걸했다. 사람들은 점점 미쳐가는 그 여인에게 부처님을 찾아가 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여인은 부처님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면서 사랑하는 내 아이를 좀 살려달라고, 죽은 아이를 끌어안고 간청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를 얻어오시오.”라고 한다. 이에 여인은 희망을 안고 죽은 아이를 안은 채 집집마다 두드리면서 물었다.
“혹시 이 집에 돌아가신 분이 있습니까?”
“돌아가신 분이요? 얼마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요.”
“아, 그래요?”
또 다른 집에 가서 “혹시 이 집에 누구 돌아가신 분이 있습니까?” 물으니 이번엔 “얼마 전에 내 조카가 죽었는데요.” 한다.
- 원영,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 77~78쪽.
* 이 여인은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서 겨자씨를 구할 수 있었을까?
** 이 여인은 부처님이 자신에게 어떠한 가르침을 주시려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어떤 가르침이었을까?
(부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맞혀 보십시오. 답은 맨 아래 7번에 있습니다.)
2. 행사가 많은 5월
5월인 이 달은 행사가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게다가 나의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이며 두 애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결혼기념일에 남편에게서 꽃을 받았고,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가족이 외식을 했으며,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친구들과 만나 은사 님을 모시고 다섯이서 식사를 했고, 부처님 오신 날은 절에 갔다 왔다. 또 뭐가 남았나? 아이들의 생일이 남아 있다.
3. 영화 모임
그저께는 영화 모임에서 제출하라는 영화 리뷰를 써서 이메일로 보냈다. 모임 구성원들이 4월에 회의를 거쳐서 5월에 보기로 정한 영화는 ‘69세’였다. 69세의 여성이 29세의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구성원들은 각자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하고 한 달 후에 만나 이 영화에 대해 두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고 5일 안에 리뷰를 간단히 써서 제출한다. 만날 때마다 다음에 볼 영화를 정한다. 영화 모임은 월 1회, 구성원은 9명. 독서 모임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4. 하루에 3천 보 이상 걷기
‘하루에 3천 보 이상 걷기’의 밴드에 가입했다. 가입자는 걷기 운동을 하고 나서 걸음 수가 나와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캡처하여 밴드에 올려야 한다. 인증 숏(인증 샷은 규범 표기가 아님)이 뭐라고 이 밴드에 가입한 날부터 걷는 날이 많아졌다. 많이 걸으면 피로를 느껴 오히려 병이 날 수 있으니, 내 체력으로 매일 걷는다면 4천~5천 보가 적당할 것 같다. ‘하루에 3천 보 이상 걷기’의 밴드이지만 1만 보 이상의 기록을 보여 주는 인증 숏을 찍어 올리는 사람이 많다.
5. 시 필사
하루에 시 한 편을 골라 필사하여 사진을 찍어서 밴드에 올리는 걸 계속하고 있다. 내가 매일 하지 않으니 어제가 겨우 41일차였다. 그래도 시 41편을 필사했다니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오늘 뽑은 시.....
뻘 같은 그리움
문태준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조개처럼 아주 천천히 뻘흙을 토해
내고 있다는 말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언젠가 돌로 풀을 눌러놓았었다는
얘기
그 풀들이 돌을 슬쩍슬쩍 밀어올리고 있다는 얘기
풀들이 물컹물컹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얘기
6. 시간만 보내며 살 수는 없다
야망 같은 것은 없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뭔가 붙잡고 살지 않으면 그냥 시간이 가고 그냥 늙을 것만 같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는 일만 남은 것 같다. 그래서 글쓰기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자 시간을 아껴 쓰려 한다. 시간이 소중해지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인생의 허망함, 부질없음이 느껴질 때가 있어 야망을 품고 살되 안달복달하지 않으려 한다.
7. 답
그제야 여인은 깨닫게 된다. 죽음에 당면한 것은 자신의 가정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죽었고, 현재도 죽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난 후, 그녀는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은 물론, 자기 삶에 대한 태도까지 달라졌다. 더 이상 육신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 원영,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 78쪽.
부처님이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를 얻어오시오.”라고 했으나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은 찾을 수 없었기에 여인은 겨자씨를 얻어 올 수 없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