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아니라 당신이 착각한 거야

 

 

 

어느 블로그(서재)에 들어갔더니 악성 댓글이 몇 개나 있었다. 다른 블로그에서도 악성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이런 댓글을 쓰는 사람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모양이다.

 

 

TV로 개그 프로를 보다가 어느 개그맨의 말에 크게 웃고 말았다. 내 기억을 더듬어 써 보면 이렇다.

 

 

“개그맨은 왜, 꼭 웃길 거라고 생각하니? 왜 개그맨은 웃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 안 웃길 거야. 앞으로도 안 웃길 거야.”

 

 

나, 이 말 듣고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또 다른 개그맨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뚱뚱했다.)

 

 

“사람들은 왜, 뚱뚱하면 맛있는 음식집을 잘 알 거라고 생각하니? 맛집으로 어디 아냐고, 왜 다 나한테 물어보니? 뚱뚱하면 맛집을 알아야 하니? 나, 맛집 몰라. 나, 귀찮아서 우리 집에서 가까운 음식점에 가서 대충 먹는다.”

 

 

정말 재밌지 않은가. 얼마나 신선한 발상의 유머인가.

 

 

이런 발상으로 나도 다음과 같이 써 본다.

 

 

“왜 블로거는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건 당신의 착각이야. 나, 그냥 글을 쓰기 좋아해서 블로거가 된 거야. 나, 글 잘 쓰지 않을 거야. 앞으로도 글 잘 쓰려고 노력하지 않을 거야."

 

 

블로거에겐 이런 배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블로거 자신이 글을 잘 쓰는 줄로 착각하고 우쭐대는 모습이 싫어서 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향해 착각은 바로 당신이 한 것이라고, 블로거가 글을 잘 써야 한다고 당신이 착각한 것이라고 말하는 배짱 말이다. 그래야 악성 댓글에도 기죽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개그맨들에게 한 수 배웠다.

 

 

“기죽지 마세요, 악성 댓글을 받은 사람들 파이팅!”

 

 

나는 웃기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이면서 좋아진다.

 

 

“나 당신들 팬 할래, 개그맨들 파이팅!”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간은 바보라도 괜찮고 성질이 못돼먹어도 괜찮다. 어리석은 언행은 만인의 권리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우둔함 ‧ 열등감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말하는 것은 죄악이다. 그것은 선량한 풍속과 예절을 거역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 A.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362쪽.

 

 

 

 

 

2. 부부들의 착각

 

 

 

사랑에 대한 명언 중 이런 게 있다.

 

 

“무수한 사람이 너무 희미한 불빛 아래 여자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좀 더 밝은 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슈발리에)

 

 

대부분의 사랑은 착각이 만든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겠다. 그런데 사랑한다고 여기는 착각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착각도 있는 것 같다. 평소 부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부부도 한쪽의 배우자가 죽고 나면 깊은 슬픔에 빠진 경우를 많이 봤는데, 그중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늘 가까이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몰랐어요.”

 

 

이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은 한쪽의 배우자가 심각한 병으로 다 죽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될 듯하다.

 

 

 

 

3. 바보짓에 대한 해석

 

 

 

내가 어느 블로그(서재)에 들어가서 이런 댓글을 쓴 적이 있다.

 

 

“전 왜 바보 같을 때가 많은 건지 모르겠어요. 책에서 얻은 지혜는 다 어디 가고, 점점 바보가 되는 느낌이에요. 바보짓해서 미치겠어요.ㅋ”

 

 

그랬더니 그곳의 서재인님이 이런 좋은 답글을 달으셨다.

 

 

“pek님께서는 분명히 책을 통해 더 지혜로워진 게 틀림없으리라 믿습니다. 다만 '점점 바보가 되는 느낌'은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일 거예요. 책을 점점 더 많이 읽을수록 종전보다 훨씬 더 '높은 기준'이 생겨날 테고, 그런 새로운 기준에 비춰 봐서 자기 자신이 바보가 되는 것처럼 착각할 뿐이겠지요.”

 

 

이 분의 말씀처럼 정말 내가 바보라고 생각한 게 착각이면 좋겠다. (이 통찰력 있는 답글에 감탄했다. 꼭 쇼펜하우어의 말씀 같다.) 

 

 

 

 

4. 허태균 저, <가끔은 제정신>

 

 

 

이 책에 착각의 즐거움에 대한 글이 있다.

 

 

 

 

복권구입이 금전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은 복권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안다. 그럼에도 복권이 그렇게 많이 팔리는 것은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라는 심리적 기능이다. (…) 일요일 아침에 사면 그 상상의 즐거움을 다음 주 토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토요일 오후에 그날의 추첨복권을 산다면 고작 반나절밖에 즐길 수 없다. 같은 돈을 투자해서 누구는 일주일 내내 상상을 즐기며 삶의 고통을 잊게 해 주는 효과를 누리는데, 누구는 같은 돈을 투자해 2시간만 즐긴다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그러므로 복권은 일요일 아침에 사야 한다.

 

 

- 허태균 저, <가끔은 제정신>, 83쪽~85쪽.

 

 

 

 

착각을 조심하라는 글도 있다.

 

 

 

 

그래서 내 친구는 현명하다. 엊그제 회를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누군가 사망했다면, 회는 오늘쯤이 가장 안전하다. 보건당국은 횟집들을 상대로 일제점검에 들어갔을 테고, 횟집 주인들은 수조와 생선의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다. 아마 오래된 생선도 버리고 수조도 새로 청소하고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할 것이다. 그런데 손님은 한 명도 없다. 그래서 그때 횟집에 가면 서비스는 물론 최고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안전한 생선을 가장 싸게 먹는 것이다. 나와 내 친구가 그렇게 안전한 생선을 실컷 즐기고 나면, 얼마 뒤 사람들은 다시 횟집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제는 안전할 거라 안심하며, 그때가 언제냐 하면 그 깨끗하던 수조에 다시 이끼가 끼기 시작하고 싱싱하던 생선이 흐물흐물해질 때쯤이다. 역시 똑똑한 친구 따라 강남 갈 만하다.

 

 

- 허태균 저, <가끔은 제정신>, 131쪽~132쪽.

 

 

 

“당신은 나에 대해 착각하는 게 있고, 나는 당신에 대해 착각하는 게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아니고, 마찬가지로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은 당신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구입한 책이 <가끔은 제정신>이다. 책 제목이, 우리는 늘 착각 속에 살고 가끔만 제정신이라는 뜻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의 착각이 얼마나 심한지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다. 물론 나 역시도 착각을 하고 산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5. 때론 착각이 필요하다

 

 

 

나 역시 착각을 하고 산다. 지금은 좋은 글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언젠가는 내게 책을 내자는 출판사가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내 글의 애독자가 생길 것이라고 착각한다. 착각인 줄 알면서도 착각은 즐겁다. 착각임을 아는 것은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그래도 즐거운 것은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건 마치 로또 복권을 사서 당첨이 되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혹시 당첨될지 모른다고 착각하고 즐거워하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착각하는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다. 물론 그 착각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게 아닐 경우에 한해서다. 경우에 따라선 착각을 깨게 하는 진실이 마음에 상처를 주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착각해서 행복한 사람이 있다면, 그 착각을 이왕이면 긴 시간 누리도록 해 주고 싶다. 그가 먼 훗날 임종의 시간에 그동안 살아온 삶을 행복한 시간과 불행한 시간을 나눠 계산해 보았을 때, 불행한 시간보다 행복한 시간이 많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착각도 좋은 것이다. 누군가에겐 살기 어려운 세상이고, 누군가에겐 우울한 세상이며, 누군가에겐 싱겁기 그지없는 권태로운 세상이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려면 때론 ‘착각’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에 책을 7권 구입하면서, 이 책들을 읽고 나면 내가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내게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을 것이다.

 

 

 

 

일생을 독서를 하며 지혜를 얻은 사람은 어떤 나라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많은 여행기에서 얻은 사람과 비슷하다. 이런 사람은 많은 것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지만, 결국 그 나라의 상태에 대해 정리된 지식, 즉 명확한 기초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반대로 일생을 사색하며 보낸 사람은 실제로 그 고장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과 같다. 이런 사람만이 화제에 오른 이야기들의 진상을 알고 여러 가지 관련을 이해하며, 그 나라 사정에 정통하고 있다.

 

 

- A. 쇼펜하우어 저, <쇼펜하우어 인생론>, 377쪽.

 

 

 

그래도 나는 책을 읽으면 똑똑해질 것이라고 착각하련다. 이 착각이 있어야 열심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때론 착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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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관련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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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2-1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 언니, 언니께서 현명하고 지혜롭고 많은 지식이 있으시단건
제 입장에서 볼 때 착각이 아닌 진실입니다... 아님, 저 같은 사람은 어쩌라구요. ^^

그런데 어느 서재에 악성 댓글이 그리 달렸는지 궁금하네요.
요즘은 그다지 많이 보질 못 해서요. 한때는 참 시끌한 일들이 많았는데,
요 몇달은 꽤나 조용한거 같습니다. 알라딘 서재가 그런 시절이 그다지 없었다던데
음... 너무 조용하니, 서재의 활기가 사라지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 역시
착각이겠지요.

평온할 때는 무엇인가 짜릿한 것들이 일어나기를, 정신 없을 때에는 어서 평온해지기를 바라는 욕심처럼 말이예요. 아, 전 왜 만족하지 못하는걸까요! 에헤헤...

페크pek0501 2012-02-15 21:35   좋아요 0 | URL
저를 그렇게 높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악성 댓글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제가 많은 서재를 돌아다니지도 않는데...ㅋ

마녀고양이님은 만족 못 하셔서 '발전'이 있는 거랍니다. ㅋ

2012-02-15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5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2-02-15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잘하고 싶어요! (좀 생각하고 댓글 달아야 하는데 지금은 이것밖에 생각이 안나요)

페크pek0501 2012-02-15 21:38   좋아요 0 | URL
으음~~ 지난번의 글이 너무 글 잘 쓰려는 콘셉트로 쓴 것 같아 부담스러워
이번에 살짝 풀었어요. 그냥 막 편히 쓰자는 콘셉트로... 그러면 균형을 찾게 되겠죠?ㅋ

잘잘라 2012-02-1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각은 자유,라는 말이 생각나요. 어릴때 친구들한테 많이 하기도 하고 듣기도 했던 말, 착각은 자유! ^^ 어차피 착각은 그것이 착각이라고 밝혀지기 전까지는 착각이 아닐테니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싶어요.

페크pek0501 2012-02-16 19: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메리포핀스님. 착각을 그저 즐기면 되는 것 같아요. 착각은 자유니까. ㅋㅋ. 사실 착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 들어요. 또 뵙겠습니다.

신지 2012-02-15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이 소개한 유머를 보면, 페크님 의외로 참 해맑으신 분일 것 같아요.(혹시 낙엽만 떨어져도 웃는다는 그 소녀같은 분?? ^^^^)
(에구 악플 아닙니다요, 부럽습니다 +_+ )

페크님의 서재지인님이 해 주신 말씀, 참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을 바보라고 칭하셨잖아요.
저는 그 말씀을 들을 때, 참 이해가 되더군요. 또 김수환 같은 분도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위안을 받았구요.

쇼펜하우어의 저 말은 페크님에게 하는 충고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론을 좋아하는 지식인들이 귀담아 들어야겠지요.

"내가 잘 났으면 뭘 그렇게 크게 잘 났겠어요. 다 같은 인간인데.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니 내가 제일 바보스럽게 살았는지도 몰라요."
(김수환)

페크pek0501 2012-02-16 19:21   좋아요 0 | URL
아, 신지님한테 들켰다.ㅋㅋ 이제 제 수준을 정확히 보셨군요. 저, 정신연령이 낮아요. 소녀 같답니다. ㅋ
어릴 적 친구집에 놀러가서 친구가 없으면 그 동생하고 놀았는데, 그러면 수준이 딱 맞았어요. 요즘도 나이 훨씬 적은 후배하고도 잘 놀아요.

지식인 -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많이 배웠다고 해서 정신이 성숙해지거나 판단력이 생기는 건 아닌 듯해요. 많이 배우고도 기본 없는 사람들 많죠.

해맑다, 그것 칭찬 같은데요? 한때 제 별명이 천진난만, 순진무구였는데...
지금도 저의 그런 면을 귀여워하는 친구가 있답니다.

순오기 2012-02-16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이라도 제정신을 차리고 살도록 힘써야겠어요.
'기준'이 높아졌다는 말이 공감되네요~~~
아래글도 제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2-02-16 19:23   좋아요 0 | URL
아, 유명인사께서 오셨군요.ㅋㅋ아, 이런 분과 같은 동네에 살아야 하는 건데... 그래서 자주 봐야 하는 건데, 하는 생각...ㅋㅋ
저, 어디 가서 순오기님하고 친하다고 해도 되죠? 허락 안 하셔도 친하다고 뻥 칠건데...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의하면 오만한 사람은 높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지 않는데요.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 그런데 허영 있는 사람은 높은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한대요. 그러면 자신도 덩달아 높은 사람과 똑같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으로 착각해서요.

아무래도 저는 오만하기보단 허영 있는 사람인 듯... 크하하~~~

이진 2012-02-16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런 멋진 댓글을 다시는 분이 있다니.
얼마나 인생을통달하셨으면 그렇게 멋진 생각을 해내실수가 잇는걸까요.
아, 제가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언제나 페크님이 읽으시는 책들과 제가 추구하는 장르는 너무나 큰 갭이 존재해서
페이퍼를 읽고, 댓글을 읽노라면 버거울때가 많아요.
하아, 저도 인생론같은데에 도전을 해보아야할텐데요 ㅠㅠ

페크pek0501 2012-02-16 19:24   좋아요 0 | URL
<쇼펜하우어 인생론>이란 책을 적극 추천해요. 쉽게 읽히고 그 뜻은 심오하답니다. 연필로 밑줄 그으며 읽으면 재밌을 거예요.

제가 소이진님의 나이 때는 정보와 지식이 바닥이었는데, 그걸 비교하면 소이진님은 너무 멋쟁이!!!!!!!!!

숲노래 2012-02-16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좋은 꿈을 꾸면 되리라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12-02-16 19:26   좋아요 0 | URL
아니, 된장님, 새벽3시에 뭐하는 거예요?ㅋㅋ 잠을 안 주무시고...
혹시 다 주무시고 깨신 건가요?

아, 님의 집 앞마당에 반해 버렸어요. 오늘과 내일은 제가 뭐 제출할 게 있어서 바쁘고요. (저도 오늘은 새벽까지 일하게 될지 몰라요.)
토요일쯤 님의 서재에 방문해서 그 앞마당 사진을 비롯, 꼼꼼히 봐야겠어요. 그때 소감도 남겨 드리죠. ㅋ

마립간 2012-02-1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같은 무플 서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어떤 착각 속에 사는 것이 좋을까요?

stella.K 2012-02-16 12:47   좋아요 0 | URL
음...그건 마립간님이 다른이의 서재에 가시게되거든
댓글 달고 나오시면 될 것 같은데요.ㅋ

페크pek0501 2012-02-16 19:28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스텔라님의 말씀이 저의 말씀입니다. ㅋ여기저기 다니셔야 되는 거예요. 누구나 그런 과정을 거쳤답니다. ㅋ자신의 존재를 여기저기 알리셔야 되는 겁니다. 키득.

그런데 님의 서재가 무플은 아니던데요.ㅋㅋ어쨌든 앞으로 제가 댓글 남겨 드리는 1인이 될게요. 독서일기에...ㅋ

마립간 2012-02-17 07:52   좋아요 0 | URL
stella09님, pek501님, 나름 노력해서 발전한 모습이 이 모양입니다.^^ 존재를 알릴려고 할 때 항상 심적 동요를 느낍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새해 결심인 일주일에 한번씩 지인에게 먼저 전화걸기는 지키고 있습니다. (내년 새해 결심으로 알라딘에 '댓글 남기기'를 한번 해 볼까?)

stella.K 2012-02-17 11:14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내년까지 어케 기다려요?
당장 실천하세요. 아님 3월부터.
3월은 뭐든 새로 시작하기 좋은 달입니다.ㅋㅋ

페크pek0501 2012-02-17 11:58   좋아요 0 | URL
아, 스텔라님의 의견에 한 표 던집니다. 아, 던지면 안 되고 한 표 드립니다. 스텔라님은 말씀도 잘 하세요. 3월은 뭐든 새로 시작하기 좋은 달, 참 좋은 표현입니다.(스텔라님에게 '참 잘했어요' 표를 드리고 싶어요.)

마립간님 아셨죠? 제가 (감히)정해 드리면 3월부터 하루에 한 번씩 댓글달기를 하세요. 그러면 아마 4월부턴 저절로 그 수가 늘어날 것입니다. 장담합니다. 한 번씩 달다 보면 님의 서재에 답방 오는 사람들이 생길 테고, 그러면 또 마립간님은 고마운 마음에 그 분 서재에 또 답방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된장님의 서재에서 봤는데, 된장님은 하루에 5번의 댓글달기를 실천하기로 하셨다고 하네요. 댓글달기도 덕을 쌓는 일이랍니다.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죠. ㅋㅋㅋ(나, 너무 맞는 말만 하는 것 같다.ㅋ)

stella.K 2012-02-17 15:1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ㅋㅋ
와, 된장님이 그러신 분이셨군요.
어느 날 제 글에 된장님의 댓글이 달리면 그날은 특별한 날이군요.
영광으로 알아야겠는데요?^^

마립간 2012-02-18 14:08   좋아요 0 | URL
하루에 한번 댓글 달기, 결심하게 된다면 너무 어려운 결심이 될 것 같아요. 일단 오늘부터 시작은 아니구요. stella09님, peK0501님, 격려해 주신것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2-02-18 14:19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한 개도 안 어려워요. 그럼 우선 비밀댓글로 남겨 보시면 어때요? 저의 경우, 처음 방문해서 비밀댓글로 남긴 분들에게도 답방을 가게 되어 댓글을 쓰게 되더라고요. 그럼 그쪽에서 그 다음엔 공개댓글로 남기죠. 그러면서 친해져요. ㅋㅋ 아효!!!

stella.K 2012-02-1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니가 글을 못 쓴다는 착각속에 사시면 어쩝니까?
저 추천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믿으시겠습니까?ㅎㅎ
월요일날 밤에 하는 <안녕하세요>란 프로를 아시나요? K2에서 하는.
거기 보면 착각남, 착각녀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이건 상식이고 기본인데라고 하는 저의 생각이 차라리 잘 못 됐나 할 정도죠.
그리고 그런 사람 보면 별 사람 다 있다 싶어요. 근데 좋은 건 그걸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한다는 거죠. 기 죽지 않고.ㅋ

블로그에 대해 쓰신 건 맞는데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은 추천과 알라딘 적립금 때문인 것 같아요. 추천을 많이 받아야 내 블로그가 뭔가 괜찮은 것 같고, 적립금이 높지 않을 땐 까짓 꺼 했는데 높이 책정되고 중복이 가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이 박탈감? 열등감? 그런 게 있는 거죠. 한달치 책값을 그냥 벌 수 있는 거잖아요. 난 좀 이게 시정이 됐으면 하는데 참 안 돼요.ㅠ

악성댓글이 달린다는 건 지적하셨지만, 그 서재쥔장이 글을 잘 써서 음해하는 거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니 정말 기죽을 거 하나 없어요.^^



페크pek0501 2012-02-16 19:32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으음~~ 악성 댓글을 받고 나니 누군가가 꼭 제 글을 관찰하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가 제 글을 보고‘늘 글이 그타령이군, 나아지질 않아’, 하면서 폄하할 것만 같답니다.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 모르겠어요. 자만심보다는 낫지만 이것도 심하면 이상한 피해의식으로 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심각하진 않음ㅋ)

적립금은 이달의 당선작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글이 새로 올라오는 걸 보면 마이페이퍼에 비해 마이리뷰가 두 배 가량 많던데, 그러니 당선작도 두 배로 뽑아야 옳다고 생각은 해 봤어요. 너무 조금 뽑는 것 같아요. 한 달 동안의 글 중에서인데... ㅋ 좋은 리뷰가 뽑히지 않은 경우를 많이 봤어요.

oren 2012-02-1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님의 재미있는 글 가운데 담긴 '부부들의 착각'과 '가끔은 제정신'이라는 단어들을 만나니, 문득 아내를 잃은 김상기씨의“아내의 묘비명”이란 시집에 담긴 시가 떠오릅니다. 가끔씩 조차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살고 있는 저부터 '엄청난 착각'으로부터 어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습니다.
* * *

시간이 있을 줄 알았다 (김상기)


시간이 있을 줄 알았다

실점을 만회할 시간

잘못을 돌이킬 수 있는 시간


시간이 정말 충분한 줄 알았다

네가 나보다 십 년이나 젊고

여자는 남자보다 또 십 년은 더 사니까


내가 얼어 죽을 직장을 그만두고

일 핑계로 잊고 산 가족을 돌아볼 시간이

적어도 일이십 년은 더 주어질 줄 알았다


나는 보답하고 싶었다

나에게 잡혀 하늘을 날지 못한 네 젊음과

자식들에게 묶여 꽃피우지 못한 네 꿈을

늦게나마 조금이라도 보상해 주고 싶었다


나는 너에게 일생

숱한 실수를 되풀이하며 살았지만

내 최악의 잘못은

우리 목숨을 단순 덧셈뺄셈으로

바보처럼 예단한 일이다


하루 앞도 모르는 미물 주제에

삼라만상의 지배자인 시간을 멋대로 재단하고

결코 오지 않을 미래에

무책임하게 당장 할 일들을 미뤄 놓았다


나는 우선 하늘로부터 용납이 되지 않고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용서를 구할 수가 없는데

무엇이든 내 잘못을 무조건 덮어주던

단 하나 관용의 천사가 이젠 나를 떠났다

페크pek0501 2012-02-16 19:33   좋아요 0 | URL
오렌님, 이 시, 참 좋네요. 부모님은 자식의 효도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부부도 그럴 수 있는 거군요. 아직 젊어서? 그런 생각은 안 해 봤는데... 좋은 시네요. 시 옮겨 주신 것, 감사 드립니다.

스누풀즈 2012-02-17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쌤~~저 근웅이에요ㅋㅋㅋ

페크pek0501 2012-02-17 22:10   좋아요 0 | URL
아, 근웅군이 맞습니까? 너무 반가워서 쌤이 기절하겠네요.
근웅이가 보낸 이메일을 너무 늦게 봐서 미안한 마음으로 급히 답장 보냈는데, 수신확인 보니 이메일을 열어 보지 않더군... 지난 10월 1일의 이메일을 찾아보도록 해.ㅋㅋ찾을 수나 있을까 싶네. 스팸메일에 묻혀 있겠지.ㅋ

또 보자. 나의 이메일 주소 알지? 이제 자주 열어 볼 테니 이메일로 보내용.

글샘 2012-02-17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런 개그를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개그도 하도 진화해서... 점점 감각이 떨어지는 듯... ^^

페크pek0501 2012-02-17 22:07   좋아요 0 | URL
반가운 글샘님, 예, 저런 개그 매우 좋아해요. 직접 봤다면 글샘님도 웃으셨을 거예요. 제 친구에게 흉내내서 말해 줬더니 그 친구도 웃던데...ㅋㅋ

개그가 정말 많이 진화해서 가끔 놀라곤 해요. 예전에 억지 웃음을 자아내는 개그가 많았다면 요즘은 저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훌륭한 개그가 많아요. 전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좋아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는 그들을 응원해요. ㅋㅋ

글샘님이 방문해 주셔서 얼마나 반가운지...ㅋㅋ

마태우스 2012-02-23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글입니다.
1) 저는 요즘 책을 별로 안읽습니다. 그러니까 글도 잘 안되고, 사람이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책을 안읽으면 기준이 낮아져야 하고, 그럼 제가 똑똑해지는 느낌을 받아야 되는데 그렇질 않거든요. 그러니 기준 이론은 답이 아닌 듯.
2) 비브리오 얘기엔 100% 공감합니다. 저는 그런 이유에선 아니지만, 그 업계를 살리기 위해 사건이 터지면 해당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었답니다.
3) 알라딘 서재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새로운 서재인이 서재계의 정상권으로 진입하려면 그전보다 몇십배 힘들다"는 말을 우리끼리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페크님이 추천을 다 쓸어가시는 걸 보면서 "역시 알라딘 서재는 글을 잘쓰는 사람이 왕이구나"는 걸 느낍니다. 님, 짱이십니다.

페크pek0501 2012-02-23 21:27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님이 짱이십니다.ㅋ

님이 쓴 댓글에서 “턱선이 살아났다고 다들 칭찬하더군요. 전 살찌는 체질도 아닌데 엄청난 먹성으로 체질을 극복한 경우지요.” - 요런 글이 있던데, 그 유머감각은 댓글에서도 살아나네요. 요런 글을 페이퍼에 넣어 주셔야지 여러 사람들이 보지 않겠습니까. (혼자 보기 아까웠음.ㅋ)

어떤 님의 서재에 있는 매력적인 멘트가 생각나서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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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언제 이렇게 연구를 많이 했나요?"라고 묻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답해줬다.
"해보니까 논문이 제일 쉽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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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저도 이것을 흉내 내어 이렇게 대답할 날이 올까요?
“해보니까 글쓰는 게 제일 쉽더라고요.”
요런 날이 오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