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은이는 요즘 기다가 앉다가 붙잡고 일어서다가 부딪혀 다치고 소리도 고래고래 지르는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넘어져 부딪히면 엄청 울어서 바닥이나 귀퉁이 어쩔땐 장난감을 보고 혼내면 그치곤 해요.
어떻게 혼내는걸 아는지
이러다 좀 크면 작은 일도 엄마한테 와서 이르는 고자질 쟁이가 되는 건 아닌지 이른 걱정도 됩니다.
빨리 걸었으면 그래서 일어서다 넘어지는 일이 없어졌으면 하고 바랄뿐이에요.
짐보리에서 저 짐보 인형만 보면 뚫어지게 보다가 다가와서 볼을 만지고 가면 으앙하고 울어버려요. 낯을 심하게 가려서 다른사람한테는 안갈뿐아니라 웃지도 않아서 걱정입니다.
겁도 많아서 저기 보이는 색색낙하산 속에 인형이 매달려있고 엄마랑 까꿍놀이하는 게임이 있었는데 태은이 낙하산 속에 들어갔다가 소스라치게 노라 엉엉울어서 결국 못했답니다.
지난 토요일은 오랫만에 인사동에 갔습니다.
태은이 챙기느라 전 사실 머리도 제대로 못빗고 갔는데요.태은이 처음으로 수타자장면도 먹고 단무지도 먹고 쌈지길고 구경했어요.
동네 또랴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장난감 핸드폰에 필이 꽂힌 태은.
나중에 놓고 오려니 하도 울고 안뺏길려고 소리소리 지르기에 억지로 뺏고는 나와서 문방구에서 하나 사주었어요. 그랬더니 밤늦게까지 가지고 놉니다. 그래도 자기 전에는 낱말카드로 다시 돌아오더군요,
요즘 낱말카드의 그림보는 재미에 쏙 빠져있어요.
낱말카드는 워낙 그림그려진 종이를 좋아해서 일찍주었는데 상자속에서 빼는 재미에 그림보는 재미 엄마가 낱말 읽어주는 재미가 쏠쏠한 모양입니다.
낱말카드는 신기한 아기나라인데 알라딘 숨은 친구님이 보내주셨지요. 이기회를 빌어 살짝 감사의 맘을 전합니다. 님 이렇게 태은이가 잘 보고 있어요.
지난 화요일날엔 친구들이 와서 태은이 옷과 모자 내복을 사주었어요. 위의 빨간 조끼티는 제가 임신했을때 떴던 것이지요. 지금 딱맞네요. 친구가 머리가 없는 태은이를 위해 가발달린 비니 모자를 사주었어요. 머리 없는 태은이에게 모자는 필수라서 전 너무 기뻤지요. 가발이 달려 다른아이가 되었지요?
태은이는 이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